
피임은 나름대로 재미있는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동물들 중에서 유일하게
인간들만이 하고 있는 행위 중의 하나이다. 고대 바빌로니아의 악어 똥에서부터 레몬
격막에 이르기까지, 또 질을 틀어막던 황금 구슬에서 백금 링에 이르기까지 현대의
발달된 피임기구와 유사한 것들이 고대에도 있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고대 사람들은
양의 창자나 정성들여 수놓은 가죽으로 작은 주머니를 만들어 현대의 콘돔처럼
사용하기도 했다. 그 주머니는 원하지 않는 임신을 피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성병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서였다.
한편 현대의 피임약과 유사한 아주 재미있는 것이 고대에도 있었다. 고대
중국에서는 묘령의 아기씨들이 원치 않는 임신을 피하기 위해 올챙이를 먹었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도 실패하면 그 이듬해에는 벌을 먹었다고 한다.
다음은 영국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피임법들이다 (1989년도).
(피임법 사용자수(p)순)
경구피임약(Oral Contaceptive pill) 25p
자궁내 피임장치(링) 6p
콘돔 16p
피임용 격막(Diaphragm) 1p
성교증절법(질외사정; Withdrawal) 4p
주기법(Rhythm Method) 2p
여성의 불임수술(Female Sterilisation) 11p
남성의 불임수술(Male Sterilisation) 12p
피임을 하지 않음 28p
그리고 5퍼센트는 확실한 피임을 위해 위의 방법들 중 두 가지를 병행해서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어떤 피임법을 선택하든 실패한 경우는 대개 사용자의 실수에 의한 것이다. 피임약
먹는 걸 잊어버렸다든지, 가위같이 날카로운 손톱으로 콘돔을 만졌다든지, 격막을
너무 빨리 제거해 버렸다든지 하는 실수를 자신도 모르게 저질렀던 것이다.
다음에서는 각각의 피임법들이 충분히 주의를 기울여 사용했을때, 어느 정도의 피임
효과를 갖느냐를 수치로 나타내 본 것이다.
(피임법 효율순)
성교중단법(질외사정: Coitus Interruptus) 83p
자연법들(Natural Methods) 80-98p
살정제만 사용(Spermicides alone) 85p
살정 스폰지(The Sponge) 75p
남성용 콘돔(Male Sheath) 85-98p
여성용 콘돔(Female Sheath) 85-98p
피임용 격막+살정제(Diaphragm+Spermicide) 85-98p
자궁내 피임장치(링) 97-99p
복합제제 경구피임약(Combined Pill) 99p
미니 필(미량 지속적 투여 경구피임약: Mini-Pill) 96-99p
사후 피임약(Morning-After Pill) 96-99p
성교 후 자궁내 피임장치(Morning-After IUCD) 99.9p
데포프로제스테론 주사(Depot Proger Injection) 99p
불임 수술(Sterilisation) 99.9p
정관 절제술의 실패율은 1000분의 1가량이다.
여성의 불임 수술은 1,000명 가운데 1-3명꼴의 실패율을 보인다.
바셀린이나 베이비 오일 같은 NB 오일 계통의 제품들은 콘돔의 고무를 녹여 비릴 수
있다. 여러 차례 시험해 본 결과 이들은 15분 이내에 콘돔의 강도를 95퍼센트 정도
약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7. 복합제제 경구피임약은 어떤 작용을 하는가?
복합제제 경구피임약( Combined Pill)은 두 가지 호르몬(황체호르몬과
난포호르몬)을 합성하여 만든 것으로, 3주 동안 하루 한 알씩 복용해야 한다. 그 다음
7일간은 복용을 중지하는데, 이 기간 동안 월경 비슷한 출혈이 약간 있기도 한다. 그
후 다시 3주일간 약을 복용하는 식으로 계속해 나가는데, 약을 복용해야 하는 3주일간
빠뜨리지 않고 제대로 복용한다면 그 사이 일주일간 약을 안 먹는 동안에도 임신은
되지 않는다.
이 피임약은 임신을 했을 때와 같은 호르몬 상태를 피드백으로 뇌에 알림으로써
배란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뿐만 아니라 난자의 생성과 성숙에 필요한
난포자극호르몬(FSH)과 황체화호르몬(LH)의 분배를 억제하기도 한다.
그밖에도 황체호르몬은 여러 가지 부수적인 작용을 함으로써 다양한 경로로 피임
작용을 한다. 즉 이 호르몬으로 인해 자궁경관에서 분비되는 경관 점액의 양과 점도가
증가함으로써 정자의 진입이 차단되고, 자궁내막이 얇아져서 수정란의 착상이
어려워진다. 또한 나팔관에서의 정자와 난자의 이동을 방해하는 역할도 한다.
35세 이상의 흡연 여성이라면 반드시 피임약 사용을 중단하고 다른 피임법을
사용해야 한다. 흡연 여성이 피임약을 복용할 경우 혈액 속의 노폐물이 증가되어
심각한 질환을 일으킬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위험도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더욱
커진다. 비흡연자의 경우는 소량 복용하게 되어 있는 요즘의 피임약을 폐경 때까지
안심하고 사용해도 좋다. 대부분의 의사들이 소량 복용하는 피임약이 35세 이상의
여성들에게도 안전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이밖에도 복합제제 경구피임약을 복용할 때 구토, 두통, 조울증, 유방 동통,
체중증가, 부정 출혈, 황달, 혈전증, 고혈압, 뇌졸증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18. 미니 필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황체호르몬을 주성분으로 하여 만든 미니 필(미량 지속적 투여 경구피임약)은
중간에 휴식 기간 없이 매일 복욕해야 한다. 월경은 보통 제때에 있지만 간혹 월경
자체가 완전히 사라지는 여성도 있다. 대부분의 경우 이 약을 복용하는 동안에는
월경이 규칙적으로 있다. 다만 양이 약간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미니 필은 반드시 배란을 억제하는 것은 아니다. 월경과 다음 월경 사이에 배란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이 약 속의 황체호르몬이 복합제제 피임약 속의 황체호르몬과
똑같은 역할-경관 점액의 양과 점도가 증가하고 자궁내막이 얇아지며 나팔관내에서의
정자와 난자의 이동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 모든 역할들이 합쳐져서 피임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 미니 필은 복합제제 피임약보다 피임의 효과가 다소 낮으며 매일 정해진 시간(세
시간 이내의 오차가 있기 때문)에 복용해야 한다. 만약 복용 시간을 놓칠 경우 점관
점액이 붉어지면서 피임효능을 상실하게 된다. 미니 필을 사용하는 여성들 가운데는
일정한 시각에 자명종을 맞춰 놓고 복용하는 경우도 있다.
미니 필을 복용할 때에도 월경불순 등 몇 가지 부작용이 있을수 있다. 월경이 없을
때는 배란이 억제된 것이므로 그다지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월경을 건너뛰는
게 정 마음에 걸린다면, 다른 형태의 황체호르몬 제제를 사용해 보라. 다시 월경이
돌아오는 수도 있다.
19. 복합제제 피임약의 복용을 잊어버리고 빠뜨렸을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약을 복용하지 않고 쉬는 기간을 일주일 이상 끌어서는 안 된다. 약을 먹는 도중에
하루 빠뜨리는 것보다. 휴식 기간 앞뒤로 한 알씩 빠뜨렸을 때 더욱 배란이 일어나기
쉽다. 약을 쉬는 일주일 동안 난포는 발달하기 시작하지만 다시 약을 복용하기
시작하면 곧 성장을 멈춘다. 그러나 약을 쉬는 기간 전후로 먹어야 할 약을 한
알이라도 빠뜨리게 되면 난포가 성숙하면서 배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만약 약을 복용해야 할 시각을 12시간 이상 넘긴 것이 아니라면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 '당장'이라도 약을 먹고 다음 약을 먹어야 할 시각부터 정상적으로
약을 복용하면 된다.
만약 약을 먹어야 할 시각을 12시간 이상 넘겼다면 아래와 같이 하면 된다.
1) 지금 당장 약을 먹고 다음 약을 원래의 정해진 시각에 맞춰 복용하라.
2) 앞으로 7일간은 다른 피임법과 병행하도록 하라(콘돔 등).
3) 못 먹고 빠뜨린 약 이후로 팩에 약이 몇 개 남았는지 세어보라. 만약 일곱 알
이상 남아 있다면 그것들을 모두 복용한 후 평소와 같이 일주일간 약을 쉰 후에 다음
팩을 복용하면 된다. 그러나 여섯 알 이하로 남았을 경우에는 지금 복용중인 팩을
모두 복용한 후 휴식 기간 없이 바로 다음 팩의 복용에 들어가도록 하라.
만약 두 알 이상 빠뜨렸으면, 특히 새 팩을 헌 저 다섯 알째부터 빠뜨린 것이라면
사후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번에 임신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서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 보도록 하라. 의사는 임신의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될 때까지는
당분간 피임약을 복용하지 말라고 권고할 것이다.
20. 미니 필의 복용을 잊어버리고 빠뜨렸을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럴 경우에는 별 뾰족한 수가 없다. 앞에서 황체호르몬은 경관 점액의 농도에
영향을 미쳐서 정자의 침투를 방해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황체호르몬의 이러한
영향력은 체내에 주입된지 4시간 이내에 가장 왕성하며 그 후 24시간 동안 서서히
쇠퇴한다.
따라서 원래의 복용 시각에서 3시간만 늦었다면(다시 말해 바로 앞의 약을 복용한
지 27시간 이내라면), 즉각 다른 피임법을 찾아서 이후 '7일간'그 방법과 병행해야
한다. 최근까지도 48시간 동안만 다른 피임법과 병행하면 된다고 여겨져 왔지만,
그러나 그 정도로는 부족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다.
만약 두 알 이상을 빠뜨렸다면 반드시 사후 피임약을 복용하도록 하라.
21. 무방비 상태로 섹스를 한 후 몇 시간 이내에 사후 피임약을 복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는가?
사후 피임약은 어휘 자체가 주는 느낌보다 훨씬 그 사용법에 있어서 융통성이 있다.
즉 피임을 하지 않고 성교를 가진 후 72시간 이내에만 복용하면 된다. 가장 일반적인
복용법은 성교 후 가능한 한 빠른 시간(늦어도 72시간이내에)에 두 알을 복용하고
다시 12시간 후에 두 알을 더 복용하는 것이다. 이 복용 시간은 꼭 지켜야 하므로
잠자리에 들 때는 자명종을 맞춰 놓고 자다가도 일어나서 제시간에 약을 먹어야 한다.
그러나 이 방법은 구토가 심하다는 부작용이 따르고 피임의 효과도 확실치
않다(실패율이 4퍼센트에 달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이 약을 복용한 지 3주 이내에 월경이 있으므로 피임이 제대로 되었음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출혈이 있고 난 후면 다시 원래 평소에 쓰던
피임법으로 돌아가면 된다. 만약 3주가 지나도록 출혈이 없으면 즉각 임신 진단
검사를 받아 보아야 한다.
사후 피임약은 다음과 같은 작용을 함으로써 비상시 피임법으로 사용된다.
자궁내막에 변화를 일으켜 수정란의 착상을 어렵게 한다.
난자가 나팔관을 내려가는 것을 방해한다.
배란 전에 복용할 경우에는 배란을 억제한다.
황체의 호르몬 분비 가능성을 교란시켜 임신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데 필요한
호르몬 분비를 억제한다.
22. 그밖에도 비상시에 사용할 수 있는 피임법이 또 있는가?
피임을 하지 않고 성교를 가진 후라도 원칙적으로 배란 후 5일까지(배란일은
월경일을 이용하여 계산한다) 링을 삽입하면 임신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성교 후 5일까지 삽입하는 경우가 많다.
그밖에도 황체호르몬이나, 또 최근에 개발된 항프로제스테론 미페프리스톤(RU
486)-일부에서는 이 물질에 '낙태약'이라는 낙인을 찍기도 했다-등의 호르몬을
이용하여 성교 후에 사용할 수 있는 피임약을 개발하려는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측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실험 결과 미페프리스톤이 피임 효과가
완벽하고 구토 등의 부작용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피임약으로서의 효용이 뛰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단 한 가지 단점은 간혹 다음 월경이 늦추어지는 수가
있어서 여성들이 임신하지 않았나 하는 불안에 빠지기 쉽다는 점이다.
한편 일부에서는 이러한 사후 피임약들이 엄밀히 말해서 낙태를 유발하는
물질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수정이란 난자의 수정이 이루어지는 순간부터
시작되어 착상이 되어야 비로소 완성되는 일련의 과정을 일컫는 것이므로 '비상용
피임약'이라는 용어는 정당하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며, 또한 이러한 용어는 법적으로도
인정을 받고 있다. 그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사용자의 도덕과 윤리의식에 맡기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사용자를 상대로 한 철저한 홍보와 상담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피임을 원하는 여성의 경우에도 올바른 선택을 위해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의을 거쳐야 한다.
만약 이 사후 피임법이 실패하여 임신이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약 속에 포함된
호르몬이 태아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듯 하다. 따라서 의학적인 소격으로는 그
때문에 인공유산을 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성들이 섹스 후 사용하는 비상용 피임약들을 자의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23. 피임용 격막은 쉽게 삽입할 수 있는가?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이전에 피임약등 다른 방법을 쓰다가
35-40세 가량 되어서 처음 격막을 사용하는 여성들은 격막이 의외로 아주 간편한 것을
보고 놀라곤 한다. 격막은 돔 모양의 얇은 고무로 되어 있으며 스프링이 달려있는
유연한 재질의 둥근 테가 가장자리에 둘러져 있다. 격막은 질 근육과 테에 달려 있는
스프링의 죄는 힘, 그리고 치골의 공동 작용으로 고정되어 자궁경부를 덮어 막도록
고안되어 있다. 크기는 직경 50-100mm까지 있는데, 어떤 크기를 선택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반드시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와 상의해서 결정해야 한다. 만약 한 가지
치수를 선택하여 사용하다가 체중에 3Kg이상의 변화가 일어났다면 반드시 새로 검사를
해보아야 한다.
격막을 삽입한다 하더라도 완벽한 피임을 위해서는 항상 살정제를 같이 사용하는
것이 좋다. 삽입할 때 어느 쪽이 위로 향해도 괜찮지만 가급적이면 둥근 부분(돔
모양)이 위로 향하게 하는 것이 위치를 정확하게 잡기에 좋다.
격막은 사랑을 나누기 전에 삽입해서 마지막 성교를 끝내고 6시간이 지날 때까지는
빼지 않도록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때까지 살아 있던 정자가 자궁 쪽으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격막을 삽입했다 하더라도 성교 때마다 살정제를 사용해야 하며 특히
격막을 삽입하고 세 시간 이상 지난 후 처음 성교를 가질 땐 더욱 유의해야 한다.
격막을 삽입할 때에는 반드시 자신의 방광이 비었나를 확인해 보아야 한다. 탐폰을
삽입할때 편했던 자세로 삽입하면 된다.
검지를 격막의 테두리 안으로 넣고 엄지와 다른 손가락을 이용하여 테두리 부분을
가볍게 누르면서 살정제를 바른 둥근 부분이 위쪽으로 향하게 한다. 다른 손으로 양
음순을 벌리고 격막을 질 안쪽으로 밀어넣는다. 앞부분의 테두리를 치골 바로 뒤까지
밀어 넣어야 꼭 맞게 고정된다. 다시 한 번 검지손가락을 넣어서 자궁경부가 완전히
막혀 있는지(제대로 삽입이 되었다면 마치 고무로 된 원뿔같이 느껴질 것이다)확인해
보아야 한다.
격막을 제거하려면 검지손가랄으로(필요하다면 중지도 함께) 격막의 테두리를 걸어
앞으로 당기면 된다. 격막은 24시간 이상 삽입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감염을
일으키거나 질 내벽에 압박을 가해 상처를 입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24. 피임 주사의 효과는?
피임 주사약은 미세한 입자의 황체호르몬 현탁액으로 12주에 한 번씩 엉덩이에
주사하면 호르몬이 서서히 지속적으로 방출되게 된다. 이 주사는 미니 필과 비슷한
작용을 하지만 동시에 배란을 억제하는 작용도 한다.
그러나 이 주사는 현재 의학상의 이유로(예를 들면 심각한 부작용을 보인다든지
하는 등의) 다른 피임법을 사용할 수 없는 여성에게만 사용되도록 그 용도가 제한되어
있다. 또한 피임약 복용 시간을 기억할 수 없는 여성들에게도 주사할 수 있다.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부작용으로는 생리불순, 부정기 출혈, 폐경 등이 있다.
그밖에도 체중 증가, 두통, 감정의 급변, 체액 체류(fluid retention)를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황체호르몬 제제도 날이 갈수록 부작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어
머지않아 몇몇 새로운 형태의 약품들이 실용화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질문 27항을
참조할 것).
25. 불임수술은 정말 복원 가능성이 전혀 없는가?
누구든 불임수술을 받을 생각을 하고 있다면, 일단 이 수술을 받고 나면 원상복구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는 정관수술을 받은 사람이 복원수술을 받을
경우 현미경수술의 경우는 40퍼센트, 전통적 수술인 경우는 30퍼센트가 임신할 수
있는 능력을 회복한다.
불임수술을 받은 여성이 복원수술을 받으려면 복부를 절개해야 하므로 흉터가 남게
된다. 50퍼센트 정도가 임신 능력을 회복하지만 골반에 감염을 일으키거나 자궁외
임신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26. 월경 기간중에도 임신될 가능성이 있는가?
만약 적절한 피임법을 쓰지 않는다면 월경 기간중에도 임신될 가능성은 있다. 조사
결과 여성의 생리 주기중 어떤 날-심지어 월경 기간동안에도-당일 단 한 번의 성교로
임신될 수도 있음이 드러났다. 생리 주기중 전혀 예상치도 않았던 날에 배란이
일어나는 경우가 간혹 있기 때문이다. 정자는 여성의 생식기 내부에서 최고 5일까지
생존이 가능하며 최소한 48시가 이상 동안 난자와 수정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7. 새로 개발중인 피임법은 없는가?
에스트로젠(난포호르몬)의 부작용 때문에 전문가들은
황체호르몬(프로제스테론)만으로 피임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피하에 이식하는 프로제스테론 캡슐, 프로제스테론을 첨가한 피임용
격막이나 자궁내 피임장치가 1993-94년 사이에 영국에서 실용화될 전망이다.
장치 콧구멍에 분사하면 마음대로 수태 능력을 조절할 수 있는 스프레이 제품도
나올지 모른다. 부작용이 적은 남성용 피임약도 개발중에 있다.
28. 임신중절에 대한 법 규정은?
(각주: 한국의 법규정임)
우리나라는 흔히 낙태라 불리는 임신중절의 남발을 막기 위하여
모자보건법(제14조)에 인공임신중절수술의 허용 한계를 명시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
태아의 기형 여부, 치료, 수술에 이르기까지 태아의학이 새롭게 등장하야 실제 많은
활약을 하고 있다. 이렇듯 법은 태아도 하나의 생명으로 인정하여 의사는 다음의
경우에만 본인과 배우자(사실상의 혼인관계에 있는 자를 포함)의 동의를 얻어
인공임신중절수술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본인 또는 배우자가 우생학적 또는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이 있는 경우
본인 또는 배우자가 전염성 질환이 있는 경우
강간 또는 준강간에 의하여 임신된 경우
법률상 혼인할 수 없는 혈족 또는 인척간에 임신된 경우
임신의 지속이 보건의학적 이유로 모체의 건강을 심히 해하고 있거나 해 할 우려가
있는 경우
위 사항의 경우 배우자의 사망, 실종, 행방불명,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인하여
동의를 얻을 수 없는 경우에는 본인의 동의만으로 수술을 행할 수 있으며, 본인 또는
배우자가 심신장애로 의사표시를 할 수 없는 때에는 그 친권자 또는 후견인의 동의로,
친권자 또는 후견인이 없는 때에는 부양의무자의 동의로 대신할 수 있다.
29. 임신중절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우선 중절을 하기 전에 그러한 당사자의 결정이 타당한 것인지에 대해 상담이 있다.
다음으로 임신 기간의 길이에 따라서 적당한 방법을 선택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임신 기간이 짧을수록 전체과정이 더 안전하고 순조롭다.
임신 12주 이내까지는 입원할 필요 없이 국부마취나 전신마취후에 흡인법(STOP:
Suction Termination of Pregnancy)으로 중절 수술을 할 수 있다.
12주가 지나면 태아나 태반 등이 많이 자라고 자궁벽도 훨씬 부드러워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자궁 천공이 일어날 위험성이 크고 수술 후의 상태도 순조롭지 않은
경우가 많아 처음 질내로 페사리를 삽입할 때도 가벼운 산통 같은 것을 느끼게 된다.
한편 인공 낙태수술을 받았을 때에는 수술 후에도 자궁내에 잔유물이 남기 쉬우므로
소파수술을 추가로 받아야 한다.
만약 임신이 비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예를 들어 태아가 기형이라든지 하는
경우)프로스타글란딘과 몇 가지 화학물질을 태아를 둘러싸고 있는 양수에 주입하여
낙태시킨다. 이 수술을 받는 동안에 산모는 깨어 있어야 하므로 앞서 말한 다른
방법들보다 특히 산모에게 심리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1991년 항프로제스테론 낙태약인 미페프리스톤 (RU 486)의 사용이 공식적으로
허가되었다. 이 약은 반드시 임신 기간을 확인해 본 후 9주 이내의 임신부에게만
사용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며 그 효과는 매우 높은 편이다.
병원에서 의사의 지시에 따라 미페프리스톤 정제를 한 알 복용하고 두 시간 동안
의사의 관찰을 받다가 일단 귀가한다. 다시 36-48시간 후에 병원에 들러
프로스타글라딘 페사리를 삽입해야 한다. 그 후 4-8시간 정도 있다가 낙태가
이루어진다.
이 방법에는 출혈과 통증이라는 부작용이 따르는데 출혈은 평균 12일 정도
계속된다.
낙태를 하겠다는 결정은 충분한 상담이 있은 후 매우 신중히 이루어져야 한다.
의료진 입장에서야 낙태를 원하는 여성에게 최선을 다해 한 단계 한 단계 아주
신중하게 시술을 해나가겠지만, 낙태 과정 자체가 감염이나 불임의 위험이 높고
오랫동안 심리적 상처를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불가피한 이유로 낙태를 해야
한다면, 임신 초기에 할수록 덜 위험하며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인 충격도 적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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