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는 집에서 풀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집이 스트레스를 푸는 곳이라는 오해를 사
기 좋은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은 나쁜 스트레스를 풀어야 해소해주는 마지막 보루가 가정이
라는 뜻일 것이다. 가정에서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는 스트레스가
풀려아 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가정은 스트레스 관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곳이며, 가
정을 이끌어 가는 원동력이라고 할 부부관계가 스트레스 관리의 핵심 고리임을 알수 있게
해준다.
만일 가정이 스트레스를 주는 곳이라면, 그 가족은 피곤하게 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따
져보면 부부관계만큼 스트레스 관리에 적절한 장이 따로 없다. 그런데 부부 사이가 잘못되
면 서로 디스트레스원으로 작용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스트레스 관리는 치명적 손상을 입
게 된다.
가정은 포근하고 아늑한 곳이어야 한다. 편안한 어머니와 믿음직한 아버지가 있고, 정이
넘치는 아내와 남편이, 그리고 사랑스런 아들과 딸이 있는 곳에서는 스트레스가 저절로 해
소된다.
여기에 누구보다도 부인과 남편의 관계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부부관계가 나쁘면 포근한
가정이 되기보다는 싸늘하고, 항상 긴장 속에서 폭탄이라도 금방 터질 것 같은 불안함이 온
집안에 감돌게 될 것이다.
부부는 매일 함께 생활하고 가정의 많은 일이 부부의 이해와 관련되어 있으므로, 이 때문
에 서로 스트레스러를 주고받는다. 그리고 이러한 스트레스는 가족의 건강과 행복에 큰 영
향을 미친다.
부부생활은 건강하고 행복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부부사이에 발생하는 스트레스는 자신
이 주체가 되어 관리해야 한다. 그런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가정의 스트레스는 부인이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정에 스트레스가 발생하거나, 이를 관리하는 관정에 문제가 생
기면 부인에게 책임을 추궁하는 남편이 있다. 또한 반대로 부인이 남편에게 스트레스 관리
의 책임을 추궁하기도 한다. 이러한 가정은 아이들까지도 가정의 잘못된 일을 두고 서로 그
책임을 전가한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해야 한다. 그리고 건강하고 정력적으로 자신의 삶을 멋지게 주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 부부의 스트레스관리에 주도자가 되어야 할 뿐 아니라, 스트레스 관리 결과
가 잘못되었을 때도 자신의 잘못을 생각해야 한다. 그러므로 스트레스의 속성 및 관리방법
을 습득하여, 행복하도록 해야 한다.
부인은 남편을, 남편은 부인을 보거나 생각할 때마다 좋고 즐거워야 몸에서 배타-엔도르
핀이 생성되어 건강에 이롭다. 이렇게 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상대방을 좋
아함으로써 유스트레스를 받아 자신의 건강에 이롭게 하는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자신이
유스트레스를 줌으로써 상대방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다. 상대방이 자신 때문에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큰 기쁨이므로, 이렇게 하면 자신도 유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부부가 서로 유스트레스를 주고받는 관계라면 건강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남편이나 부인을 생각만 해도 괴롭거나 두렵다면, 아드레날린이 분비되
면서 에너지를 고갈시키고, 결국에는 병에 걸리게 된다.
마음이 편안해야 몸도 편안하고, 건강에 이롭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그게
생각처럼 잘 되질 않는다. 상대방이 자신에게 유스트레스를 주기를 바라거나, 자기를 좋아하
도록 만들어주기만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는 항상 불만스럽게 살 수밖에 없다.
자신을 항상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한 명도 없기 때문이다.
부부란 독립된 개체의 결합이지 통합된 개체는 아니다. 따라서 지극히 밀접한 관계일지라
도 남편과 아내가 항상 서로에게 꼭 맞출 수는 없다. 신과 함께 사는 것이 아니므로 이러한
한계와, 그 한계가 바로 인간다운 멋임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유스트레스를 느낄 수 있도록
상대방을 좋아하려고 노력하고 동시에 상대방을 즐겁게 해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상대방이
유스트레스를 주기를 기대하기보다는 자신이 유스트레스원이 될 때 즐거운 것이며, 이렇게
하는 게 자신의 건강에도 좋다. 그리고 바로 인간다운 멋이 흠뻑 배인 멋진 삶이다.
일생을 살면서 부부가 서로에게 좋은 스트레스만 준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현실적
으로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부부가 그렇게 하려고 노력해도 두 사람이 어떻게 할 수 없는
디스트레스가 수없이 발생한다. 결국 디스트레스의 발생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디스트레스가
발생하면 빠르고 건전하게 대처하는 수밖에 없다.
괴로울 때 괴롭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고통이 줄어든다. 부부란 이러한 기능을 가장 잘 발
휘할 수 있는 관계일 뿐만 아니라 디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함께 강구해 보는 사이
라고 하겠다. 배우자가 디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느껴지거든, 앞에서 살펴본 '나쁜 스
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에 따라 같이 점검해 보라.
그리고 다음에 소개하는 '스트레스 해소법'을 제안하고 도와주라. '스트레스 해소법'은 널
리 권장되는 디스트레스 완화법으로, 스트레스를 느끼는 사람이 실천해야 하는 일이지만, 배
우자가 거든다면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스트레스 해소법
1단계: 하느님. 평화. 사랑 등 자기 믿음체계의 근거가 되는 낱말 하나를 떠올린다.
2단계: 편안한 자세로 앉거나 눕는다.
3단계: 눈을 감는다.
4단계: 근육을 이완시킨다.
5단계: 천천히, 그리고 자연스럽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그 낱말을 마음 속으로 읽는
것을 반복한다.
6단계: 잘 되고 있는지 걱정하지 말고, 다른 생각이 끼여들면 '잘되고 있어' 하고 자신에게
말하고 다시 반복한다.
7단계: 10∼20분 동안 계속한다. 시간을 알아보기 위해 눈을 떠도 되지만, 괘종을 사용해
서는 안된다. 모두 끝나면 조용히 앉아 눈을 감았다 뜬다.
8단계: 하루에 1∼2번 정도 시행한다.
스트레스가 주는 가장 광범위한 효과는 정서적 불안이다. 반대로 부부관계는 특유의 안정
감으로 불안을 해소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불안은 안전 욕구의 결핍에서 나타나
는 측면이 강한데, 부부관계는 안전하고 편안하기 때문이다. 이를 뒤집어보면, 부부사이의
불화는 불안정을 초래한다. 그리고 혹시 무슨일이 일어나지나 않을까 서로를 두려워하게 만
든다는 말이 된다. 따라서 부부싸움이나 아이들간의 싸움, 고부간의 갈등 등은 가정의 포근
함을 깨는 일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부부는 싸우지 말아야 한다. 싸워야 정이 깊어진다는 말만 믿어서는 안 된다. 실제로
싸우고 나서 정이 깊어진 사람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이미 싸운 부부를 달래려고 하는 말의
의미가 더 크다. 그리고 싸움 끝에는 정이 깊어지기보다는 갈라서기가 더 쉽다는 것도 명심
할 일이다.
혹시 싸웠거나, 다른 여러 가지 이유로 부부가 불편하게 지내고 있다면 하루 빨리 제자리
로 돌아가야 한다. 불화는 불안감을 불러일으키고, 그런 상태가 지속되면 신체적으로도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증세가 나타나게 된다. 불안신경증 같은 정신적인 질병이 발생할 수도 있다.
부부관계가 안정되고, 서로 사랑하고 인정하며, 칭찬으로 용기를 북돋아주는 좋은 관계가 된
다면 이런 문제들은 다 해소된다. 이처럼 부부관계는 정서건강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이
다.
현대인 중에는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불면증은 시달리는 본인도 고통스
럽지만, 부부생활에도 큰 불편을 초래한다.통상 '잠을 못 잔다'는 것은 신체적인 건강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숙면이 주는 괘감이나 일시에 피로가 회복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없는
건 아쉽지만, 잠을 자지 않고 몇 시간 편하게 쉬거나 졸기만 해도 그 날의 피로는 풀 수 있
다.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잠이 오지 않는다고 걱정하거나, 잠을 자려고 고민하는 정서적이
고 정신적인 긴장이다. 고민과 긴장이 수면을 방해하므로 악순환이 계속된다. 이것이 불면증
이다.
불면증은 스트레스와 관련이 깊으므로 불면증을 초래한 스트레스를 제거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스트레스를 이겨내도록 안정감을 북돋아야 한다. 이렇게 하는 데는 부부간의 신
뢰를 유지하고, 상대방을 배려하고, 서로의 자긍심을 높여주고, 인정과 존경을 아끼지 않는,
지극히 다정스럽고 원만한 부부관계 이상 좋은 방법이 없다.
그리고 불면증을 극복하기 위한 좀더 구체적인 행동방법을 모색하는 게 좋다. 불면증 극
복을 위한 행동방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이 방법을 보면 알겠지만, 불면증도 극복하려
는 스스로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도와 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배우자이다.
다음은 불면증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혹시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면 이 방법을 사용해보
기 바란다. 그리고 배우자가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면 배우자에게도 권해보기 바란다.
불면증 치료법
① 운동 등으로 낮에 몸을 움직여서 휴식을 필요로 하게 한다.
취침전에 가벼운 산책도 좋다.
② 취침전에 카페인이 없는 따뜻한 음료수나 우유를 마신다.
③ 소량의 알코올은 수면에 도움이 되나 평소에 마시듯이 마시면 수면에 방해가 된다.
④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기분이 나른해지도록 한다. 샤워는 도움이 안 된다.
⑤ 업무나 공부에 관련 없는 기분전환용 독서를 한다.
⑥ 침실의 온도를 20도 정도로 적당하게 한다.
⑦ 조명. 소리. 환기 등 침실을 아늑하게 한다.
⑧ 잠자리에 누우면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내쉰다.
⑨ 생각을 멈추거나, 기도문을 암송하거나, 숫자를 헤아리거나, 아름답고 고요한 풍경을
생각하는 등 단순하고 반복적인 생각을 한다
⑩ 대범한 생각으로 고민이나 스트레스를 떨어버리거나 정리하여 마음의 평정을 갖도록
한다.
부부간에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가 쌓일 때, 어떤 스트레스가 강하게 압박할 때 여행이나
영화관람, 한바탕의 춤 등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부부사이의 스트
레스가 아니고 어느 한쪽이 외생적 스트레스에 시달릴 때에도 활용되는 방법이다. 이는 일
상생활에 적절한 변화가 있어야 부부관계와 건강에 좋다는 것을 암시한다.
살아가는 동안 이사. 전근. 장기출장. 해외파견, 자녀의 학업과 결혼 등 일상적 생활의 틀
에 큰 변화가 찾아온다. 이러한 변화는 불편과 고통을 주기도 하지만, 신선한 활기를 불어넣
기도 한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변화는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불편과 고통이 되기도 하
고, 활기가 되기도 한다. 변화를 유스트레스로 활용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나아
가 생활에도 잔잔한 변화를 줄줄 알아야 한다.
일상생활도 여러 가지 활동이 교직되어 있다. 일상이 하나의 활동만으로 채워진다면 지루
해서 질식할 지경이 될 것이다. 이역시 인간의 특성이다. 그러나 여러 활동이 교직되어 있어
도 일정한 틀이 지속되다 보면 그 자체가 일상이 되어 단조롭게 느껴진다. 이 때문에 계획
적인 변화가 필요한 것이다.
나쁜 스트레스가 쌓일 때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이나 변화가 효과적이었듯이 일상 생활을
즐겁게 하는 데도 변화는 필요하다. 부부가 여행이나 영화감상, 한바탕의 춤 등으로 생활의
변화를 줄줄 알아야 생활이 즐거워진다. 유스트레스가 되는 생활상의 변화를 창출하여 부부
생활을 활기차게 만들어 가는 게 인생과 부부생활을 훌륭하게 하는 지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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