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와의 대화44 19. 저능 환자와의 대화 지능이 낮은 환자와의 대화에는 특별한 어려움이 있다. 그 중 가장 어렵고, 동시에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저능 정도를 진단하는 일이다. 증세가 심한 경우에는 쉽게 알 수 있겠지만, 증세가 아주 가벼운 경우에는 세심한 관찰을 하지 않는 이상 정상인과 구별하기 어렵다. 저능 정도를 측정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행동을 관찰하는 것이다. 복잡하고 추상적인 행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지능이 낮은 환자일수록 그 행동이 더 단순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의 직업이나 하는 일부터 묻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반의의 진료 기록부에 적힌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환자가 자동차 공장에서 일하거나 공무원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대개 지능이 낮을수록 그의 직업도 따르지 않은 일일 경우가 많다. 주로 반복적이고 멋없는 직업.. 2020. 6. 2. 18.정신질환-병든 곳만 아프다 대개 의사들이 정신질환이 있는 환자와 이야기할 땐 좀 거북스럽고, 당황하기도 하며, 기분이 편하지 않다. 마치 외국사람이나 혹은 다른 행성에서 온 사람을 만난 것 같은 부자연스러움과 이질감을 느끼기도 하고, 이 환자는 어딘가가 근본적으로 잘못되어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물론 그것은 사실이다. 정신병 환자는 정신적인 질환의 정도에 따라서 보통 사람들과 현저하게 다르기도 한데, 이 점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들과의 대화는 이루어질 수 없다. 정신병 환자는 노이로제 환자하고는 다르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한다. 노이로제 환자는 보통 환자와 같은 방법으로 대화가 가능하지만 정신병 환자는 그렇지가 않다. 그러나 정신병이라고 해서 그 환자의 정신 전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특정한 부분만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을.. 2020. 6. 2. 17.우울증과 자살의 함수관계 '우울하다'는 말은 감정이나 기분 느낌을 의미한다. 우울증 환자는 그저 우울하다. 그러나 이것을 우울이 아주 가벼운 정도인 경우에 한해서다. 우울이 심해지면 정신 기능의 장애도 함께 나타난다. 우울증은 그 나타나는 형태나 정도도 여러 가지고, 유발되는 원인도 신경성, 반응성, 단순성, 급성, 조울성, 흥분성, 정신성, 우울성, 자살성, 혼미성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전문가로서 이 병명과 성질을 구분해 내는 것은 치료상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여기선 편의상 우울증을 경증과 중증 두 가지로 나눠서 이야기하기로 한다. 이것은 다만 일반 의사들이 치료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정도만으로 편의상 구분한 것이다. 중증의 우울증 환자는 정신과의사에게 맡겨져야 하기 때문이다. 경증 환자들의 증세는 노이로제에 가깝기.. 2020. 6. 2. 16. 상실과 소외, 정신 착란증을 부른다 정신 착란증(혹은 섬망증)은 아주 특이한 병으로, 가벼운 증세일 때에는 크게 신경쓸 것이 없으나 심한 경우에는 무서운 병이 된다. 정신 착란증은 여러 가지 증세가 복합되어 나타난다. 대개의 증세는 심한 노이로제 같지만, 환각과 망상을 동반하는 특징 때문에 정신병과도 비슷하다. 망상과 환각의 원인이 되는 현실과의 단절은, 정신 착란증에서 볼 수 있는 것과 정신 분열증 같은 정신병에서 볼 수 있는 것과 정신 분열증과는 달리 정신 착란증에서의 단절은 가볍고 일시적이며 환자의 성격 내면에까지 파로 들지는 않는다. 이와 같이 정신 착란증의 환각과 망상은 얼핏 보기에는 정신 분열증의 증세와 비슷하지만 실제로는 매우 다르다. 환각이나 망상이 생기는 원인은 아주 단순하다. 무서운 현실을 부정하려는 심리에서 기인한다. .. 2020. 6. 2. 15.병을 만드는 갈등과 분노 환자의 신체적 질환이 정신적 스트레스에 의해 생기거나 또는 악화되는 수가 있다는 것쯤은 정신과의사가 아니라도 상식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정신적 스트레스나 혹은 정서 장애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고 있다. 대개의 경우, 이러한 스트레스는 실제적인 것이며 현실적인 문제에서 출발한다. 가장 흔한 경우는 여러 형태의 대인관계로, 좋았던 인간관계가 어렵게 되면 스트레스가 생기게 마련이다. 이러한 관계에는 야망, 질투, 성공, 실패, 사랑이나 미움, 흥분이나 공포 등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대개의 사람들은 대인관계가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 관계에서 빠져나와 버린다. 그러나 정신 신체 장애 환자들은 그러지 못한다. 계속 거기에 말려 꼼짝하지 못한다. 수 년 동안 그 고통을 그냥 참고 견뎌낸다. 그들이 .. 2020. 6. 2. 14. 알코올 중독, 끝없는 인내만이 해결책 대부분의 의사들은 알코올 중독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한다. 알코올이 잘못 사용될 때 한 개인을 몰락시키고 가족을 파괴할 뿐 아니라 사회를 위협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의사 자신도 알코올 중독에 대해 뚜렷한 해결방법을 지세하지는 못하고 있다. 사실 누구도 확실히는 모른다. 의학적으로도 이를 성공적으로 치유하는 방법은 아직 없다. 과음으로 인한 부작용은 치료할 수 있어도 알코올 중독 자체는 정말 어려운 문제이다. 그렇다면 알코올 중독 환자와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해 보아야 한다는 결론인데, 이 또한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많은 의사들은 몇 번 속고 나면 다시는 알코올 중독자와는 이야기도 하고 싶어하지 않게 된다. 그래도 실망하지 않고 계속해서 줄기차게 알코올 중독자와의 대화를.. 2020. 6. 2. 이전 1 2 3 4 5 6 7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