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임
일본의과대학 교수
- 감기에 걸렸을 때 코가 막히면 매우 답답합니다만, 날씨가 조그만 추워져도 금방 코가 막히는 사람들이 꽤 많은 것 같던데요.
네, 많습니다. 꽤 오래 된 일입니다만, 약 1만 명을 대상으로 한 집단검진 때 조사해 보았더니 약 10%의 사람들이 코가 막힌다는 것이었습니다. 10명에 1명꼴이지요. 코가 막힌다는 것은 어떤 현상이냐 하면 사람이 살아가자면 공기를 폐로 보내야 하지 않겠어요? 그 공기가 통과하는 첫 관문이 코입니다.
그런데 코의 상태가 나빠서 충분한 공기가 폐로 보내지지 않는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도면 폐에서는 좀더 공기를 들여보내라고 요구하게 되는데, 그 신호의 하나가 코막힘이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폐로 보내지는 공기는 적당한 온도(37℃)와 습도(100%)를 유지해야 하고, 또 깨끗한 것이어야 합니다. 코로 들이쉬어 코 내부를 지나는 동안에 공기는 이 폐의 요구에 맞게 바뀝니다. 폐라는 것은 매우 약한 조재여서 이들 조건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망가지고 맙니다. 폐렴을 일으키기도 하고 기관지염과 인두염, 후두염 같은 질병을 일으키기 쉽습니다. 그래서 코가 열심히 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코를 통하지 않고, 입으로 들이마셔서 폐로 보내진 공기는 폐가 요구하는 조건에 맞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 말썽을 빚게 되지요.
- 입으로 숨을 쉬면 금방 답답해지더군요.
그렇습니다. 특히 운동을 하면서 입으로 숨을 쉬다가는 곤란해집니다. 또 입으로 숨을 쉬면 금방 싫증이 나고 끈기도 없어집니다. 공부나 작업을 하는데 끈기가 없어져 학교성적이 나빠지기도 하고 작업능률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코가 막혀 있으면 코를 골게 되고 잠들기가 힘듭니다. 또 깊은 잠을 잘 수가 없으며 밤에 자다가 느닷없이 벌떡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어떤 때는 악몽에 시달리기도 하고 입을 딱 벌리고 자게 되므로 입안이 바싹 말라 버리는 수도 있습니다.
또 냄새를 못 맡게 되는 바람에 음식물의 맛이 없어지는 결과를 빚습니다. 향수나 음식물에는 후소라는 것이 들어 있어서, 그것이 공기에 섞여 콧속으로 들어와서, 우리로 하여금 냄새를 느끼게 해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코가 막혀서 그것이 들어가기 어렵게 되면 냄새도 맡을 수 없게 되고 자연히 밥을 먹어도 맛이 없게 마련입니다. 음식물의 맛은 냄새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목소리까지도 코에서 지나치게 울리기 때문에 변해서 이른바 콧소리가 되지요.
코가 막히는 원인
- 코가 막히는 원인으로는 어떤 것을 생각할 수 있습니까?
공기가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지는 것이 코가 막히는 큰 원인입니다만,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그렇게 되느냐가 문제겠지요. 그 원인이 되는 여러 가지 병이 있습니다. 비중격이라고 하는, 코를 두 간으로 갈라 놓고 있는 벽같은 것이 구부러져서 한쪽이 좁하지는 수가 있는데 이것을 비중격만곡증이라 하고, 코 점막의 주름이 커지는 것을 비후성비염, 코옆의 부비강이라는 공동의 점막에 염증이 생겨 고름이 괴는 것을 축농증, 점막이 버섯모양으로 변하는 것을 비용이라 하는데 이런 것들은 모두 공기가 소통되는 길을 좁게 만들어서 코가 막히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또 재채기가 많이 나오고 난 후 코가 막히는 알레르기성비염은 공기에 섞여 있는 꽃가루나 집안의 먼지 등을 빨아들인 결과, 그것이 코점막의 표면에 붙어서 일어나는 병입니다. 공기가 코 안으로 들어가더라도 콧속 깊이 장애물이 있어서 빠져나가지 못하는 병도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아데노이드(편도선이 증식하는 비대증- 편집자주)인데, 이것은 어린이들에게 많은 병입니다. 그리고 수자는 매우 적지만 생명에 관계되는 것으로서 코에 생기는 암이 있습니다. 이상이 코가 막히는 주된 병들입니다.
- 이와 관련된 현상으로서 추워지면 금방 코가 막히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던데요.
그렇습니다. 보통은 코의 점막이 조금 부어 올라도 별일이 없으나 코가 좀 나쁜 사람은 사소한 계기로도 코가 막히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예를 들면 혈압을 낮추기 위해 사용하는 강압제의 부작용으로 코가 막히는 일도 있습니다. 또 술을 마시면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얼굴의 혈관이 확장되기 때문입니다만, 마찬가지로 콧속의 혈관도 확장되기 때문에 코가 막히는 일이 의외로 많습니다. 또, 몸을 차게 식힌 경우에도 식힌 순간에는 코의 혈관이 수축되어 숨을 잘 통하지만, 그 뒤에는 반대로 혈관이 확장되어 코가 막히게 되는 일이 있습니다.
그리고 스트레스로 인해 코가 막히는 수도 있습니다. 하는 일이 마음먹은 대로 되어 주지를 않아 속을 부글부글 끓이다 보면 코의 혈관이 확장되어서 점막이 붓습니다. 춥고 공기가 건조한 겨울철이 되면, 폐로 보내는 공기를 따뜻하게 해주기 위해 코의 혈관이 확장되는데 여기에 스트레스가 가해지기 때문에 시험을 앞둔 학생들은 코가 잘 막힙니다.
치료와 예방
- 아까 코가 막히는 병을 몇가지 말씀하셨는데, 코가 막히는 것 외에도 증상이 있습니까?
축농증이나 비용, 비후성비염 같은 병에 걸렸을 때는 끈적끈적한 고름 비슷한 코가 나옵니다. 알레르기성비염이면 콧물이 줄줄 나오고 또 재채기도 나옵니다. 비중격만곡중이나 아데노이드에 걸렸을 경우에는 코는 막히지만 콧물을 별로 나오지 않습니다. 코에 암이 생기면 코가 막히면서 피가 섞인 냄새나는 코가 나옵니다.
- 이것 것들의 치료는 어떻게 합니까?
비중격만곡증은 외상으로 인해 생기는 일도 있으나 대개는 선천적인 것으로서, 수술을 하지 않으면 낫지 않습니다. 축농증, 비후성비염 등은 가벼운 것은 약으로는 치료됩니다. 그러나 중증인 것은 역시 수술을 해야 됩니다. 그리고 알레르기성비염은 코에 들어오는 꽃가루나 먼지, 티끌 같은 것에 몸이 적응하도록 하는 치료법 등 약물에 의한 치료법을 씁니다. 아데노이드는 사람이 성장함에 따라 자연히 낫는 경우가 많지만, 증상이 심한 사람이나 펀도선이 지나치게 커진 사람은 수술을 해야 합니다. 또 코의 암은 그리 많지는 않으나 일단 걸리면 방사선요법과 수술요법을 병행해야 합니다.
- 가볍게 코가 막혔을 때 스스로 그것을 완화시키거나 치료하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요?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코는 폐의 요구에 따라 열심히 애쓰고 있으므로, 그러한 노력을 좀 덜어주는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더러운 공기가 있는 곳에 가지 않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코는 공기를 깨끗이하려는 노력을 덜게 되므로 그난큼 코가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코가 막혔을 때는 사람이 북적거리는 곳에 간다든지 담배연기가 자옥한 곳에서 철야로 마작 같은 것을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반대로 목욕은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습도도 높여 주므로 코에는 좋습니다. 따라서 코도 뚫립니다. 또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뜨거운 물수건 같은 것으로 코를 덥게 해도 시원해지고, 조깅 같은 운동도 좋습니다.
- 감기가 들면 양치질을 하는 게 좋다는데, 이것은 코가 막힌 데에도 효과가 있습니까?
양치질은 입안에서 하는 것이니까 별로 관계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환자 가운데는 콧속을 씻으면 기분이 좋다는 사람이 더러 있습니다. 그러나 코의 점막은 매우 여리므로 알맞은 농도의 깨끗한 소금물을 섭씨 37도 정도로 데워서 씻지 않으면 오히려 점막을 상하게 해서 병을 덧나게 하는 수도 있습니다.
- 감기가 들었을 때, 코 막히는 것을 완화시키는 방법은 없습니까?
염증에 의해 점막의 혈관이 붓는 걱시 감기이므로, 그것을 가리앉히기 위해 약국에서 파는 혈관을 수축시키는 점비약을 콧속에 스프레이하면 좋아집니다. 그러나 이 약은 습관성이 생기고, 장기간 사용하다 보면 오히려 코가 더 막히기도 하고, 콧병이 악화되는 수가 있기 때문에 아주 심할 때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루에 많아도 한두 번, 10일쯤 사용한 다음에 쉬는 기간을 두는 식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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