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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정보/증상

혀가 꺼칠꺼칠하다

by Healing New 2020. 6. 9.

    죽본 충량
    산구대학 의학부 교수
    온몸의 상태를 반영하는 혀
- 예전의 의사들은 진찰할 때면 반드시 "입을 벌리고, 아 해봐요"또는 했었는데 요즘은 이런 일이 별로 없더군요.
  예전 의사들은 아닌게 아니라 진찰 때마다 꼼꼼하게 혀를 살펴보곤 했는데 최근에는 좀 소홀히 하는 것 같습니다. 매우 유감스러운 일로 생각됩니다. 혀를 보고 진단하는 일을 전문적인 말로는 시진이라고 하는데, 진찰 중에서 가장 간단하고 기계가 필요없는 진찰입니다. 게다가 진료상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점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혀의 변화라는 것은 온몸의 상태를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혀의 변화를 지나치게 중시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혀 노이로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매일처럼 거울 앞에서 혀를 내밀어 보는 등 혀의 변화에 신경질적으로 마음을 쓰는 사람도 있습니다.
- 그런데 혀는 어떤 일을 합니까?
  혀는 대부분의 근육입니다. 설근이라는 근육 위를 점막이 덮고 있지요. 혀가 하는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말을 하는 것입니다. 혀는 이와 함께 우리의 언어활동에서 없어서는 안될 것으로서, 대단히 섬세한 활동을 합니다. 또 하나는 맛을 보는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혀에는 맛봉오리라는 것이 있어서 달다, 시다, 짜다, 쓰다 하고 맛을 구별하고 있습니다.
    혀의 염증과 설태
- 혀가 꺼칠꺼칠해지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혀가 꺼칠꺼칠해진다는 말은 봄 속된 표현입니다만,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구내염이 일어나서 그 부분 증상으로서 혀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입니다. 다음으로는 혀에 이끼 같은 것이 끼는 경우인데, 이것이 가장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가 진찰할 때 중시하는 것은 설태가 있는지 없는지, 그리고 설태가 어느 정도 두껍게 끼어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예전의 임상의학에서는 혀의 상태를 무척 까다롭게 분석했었습니다. 예를 들면 위장이 나빠졌을 경우, 위액의 산도가 떨어지거나 무산이 되면 설태가 생기지만 과산 상태에서는 설태가 적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설태의 상태만으로는 산의 분비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실 입으로 숨을 쉬다 보면 입안이 건조해지기 쉽고, 입안이 건조해지면 설태가 생깁니다. 또 혀를 움직이지 않을 때, 즉 자고 있는 동안에도 설태가 생깁니다. 밤에 입을 벌리고 자는 사람은 아침에 일어나 보면 대개 설태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노인으로서 설태가 없는 사람이란 거의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 예전부터 혀에 하얗게 설태가 끼어 있으면 과로라느니, 또는 위장의 상태가 좋지 않다느니 해왔지요.
  정상적인 혀는 스스로 보기만 해도 누구나 알 수 있는데, 혀는 분홍색으로 축축하고 일정한 광택을 지니고 있습니다. 설태라는 것은 혀의 점막에 있는 유두의 세포가 부어서 그곳에 음식물 찌꺼기와 침 또는 누구나 입안에 지니고 있는 세균 따위가 번식하여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설태가 생겼으니 만성 위염이 아닐까, 암이 생긴 게 아닐까 하는 식으로 생각할 필요는 조금도 없습니다.
  오히려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구강내 염증의 하나인 아프타입니다. 혀에도 곧잘 생기는데 몹시 아픈 염증입니다. 그리고 혈액의 병이나 당뇨병이 있다든지, 질병을 고치기 위해 항생물질이나 부신필질호르몬제 등을 복용했을 때 입속의 세균의 성질이 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을 균교체현상이라고 부릅니다. 균교체현상의 결과 입안에 모종의 곰팡이, 정확히 말하면 칸디다 알비칸스라는 백선균에 의해 일어나는 병이 있습니다. 이것을 구강칸디다증이라고 합니다. 백혈병이 있는 경우 항생물질을 사용하는 관계로 이 병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곰팡이에 의해 일어나는 것으로 아구창이라는 구내염도 있습니다.
- 혀에 하얗고 동그란 궤양 같은 것이 생기는 것이 아프타지요?
  정확히 말한다면 미란이 생긴 것입니다. 그 미란이 있는 곳을 잘 보면 노랗거나 하얀 이끼 같은 것이 보입니다. 그것을 자세히 살펴보면 알 수 있지만, 그 둘레에 분명하게 발간 테가 둘러져 있으므로 간단히 진단됩니다.
  아프타는 여러 가지 케이스가 있어서 한마디로 물아서 애기할 수는 없지만, 되풀이해서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월경과 관련해서 주기적으로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프타의 원인으로 정신적인 스트레스라든지 위장장해 같은 것을 들기도 하지만 확실한 것은 아닙니다.
  치료법으로는 어느 의사나 다 해줍니다만, 질산은으로 살짝 지지는 것이 가장 간단합니다. 만일 염증이 심한 경우라면 스테로이드 호르몬제를 쓰거나 항생물질을 사용할 때도 있습니다. 쉽사리 나아 주는 아프타라면 그리 심각할 것이 없지만 재발을 되풀이하는 아프타에 대해서는 정신적인 원인에도 눈을 돌려서 환자의 생활환경의 조정도 고려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 그 밖에 설태가 붉어지기도 하고 검어지기도 하던데요.
  붉은 혀라고나 할까요? 설염을 일으켜서 설유두가 위축된 상태로서, 혀가 빨개 보이는 병이 있습니다. 악성빈혈로 인해 나타나는 설염인데, 이 악성빈혈은 매우 드문 병입니다. 이 병의 증례를 수집해서 조사해 보려 해도 연간 한두 건 발견하기가 어렵습니다.
  또 한 가지, 설유두가 딸기처럼 벌겋게 부어 오톨도톨 튀어나오는 수가 있습니다. 이것은 전염병인 성홍열에 걸렸을 때 곧잘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성홍열의 증상이 따로 나타나게 마련이므로 혀의 상태만으로 진단이 내려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 밖의 소견을 종합해서 진단합니다.
- 혀가 몹시 꺼칠꺼칠해졌을 때, 이를테면 허가 터졌다든지, 균열 같은 것이 생긴 경우말인데요, 이것을 혀만의 문제로 삼아도 될까요?
  갈라진 것처럼 된 혀도 있습니다만, 혀가 지니고 있는 기능에는 전혀 영향이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혀에 비해 다소 모양이 달라 남보기에 꼴사나울지는 모르겠으나, 혀는 일부러 남에게 구경시키는 것이 아니니까 조금도 신경을 쓸 필요가 없을 뿐 아니라 치료할 필요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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