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뢰 격
동경대학 의학부 부속 음성언어의학연구시설 조교수
가지가지의 원인
- 목이 쉰다, 목소리가 변한다, 음식을 삼킬 때 걸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러한 목의 이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매우 많습니다. 우리 이비인후과 외래의 경우를 실례로 들어 보면, 매일 한명쯤은 그런 사람이 옵니다. 연간 6000명 전후의 환자들 가운데 200명 이상, 즉 30명에 1명꼴이니까 상당히 많다고 할 수 있죠.
- 구체적으로 어떤 호소가 많습니까?
역시 가장 많은 것이 목이 막힌다, 음식 먹을 때나 마실 때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침을 삼킬 때면 무엇이 걸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는 호소입니다. 그리고 꼭 탁구공만한 물체가 목구멍에 걸려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는 사람도 많습니다
- 일반적으로 별생각도 없이 우리는 목이라는 말을 쓰고 있지만, 정작 어디냐고 되물으면 애매하게 얼버무리는 것 같은데요.
아닌게아니라, 목이란 말은 매우 막연합니다. 입을 벌려서 막다른 곳에 보이는 것이 인두부분, 그보다 조금 안쪽, 목소리가 나오는 곳이 후두 부분, 이 언저리를 몰아서 목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목에 무엇인가 이상한 느낌이 있다고 할 때, 이중의 어느 것이라기 보다는, 아무래도 이 근처가 하는 식으로 대단히 막연할 때가 많습니다.
- 성대 밑으로 기관가 식도가 나란히 있는데, 식도는 무척 가는 모양이지요?
식도의 입구는 보통 음식을 먹지 않을 때는 찌부러지듯이 닫혀 있다가 음식물이 통과할 때 열리는 구조로 되어 있으므로, 이 부분에 무슨 이상이 생기면, 물체가 목구멍을 원활하게 통과하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입니다.
- 목의 이상을 호소하는 환자는 몇 살 가량의 사람이 많습니까? 또 남성과 여성을 비교해 보면 차이가 있는지요?
76년초부터 77년초에 걸쳐 우리에게서 정밀검사를 받은 200명의 환자로부터 얻은 통계자료에 의하면 남성 여성 할 것 없이 30대, 40대가 가장 많습니다. 또 남성에 비해 여성쪽이 약간 많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40세 전후의 여성이 눈에 띄게 많습니다. 이 연배의 사람들은 이른바 암연령으로 막 접어들었기 때문에 무슨 이상이 생기면 그것이 몹시 마음에 걸리게 됩니다. 우리뿐 아니라, 다른 병원에서도 같은 경향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 40세 전후의 여성이 유독 많은 것은 갱년기장해 같은 것과 관계가 없을까요?
그에 관한 여러 가지 보고가 있습니다. 호르몬 분비의 저하가 원인이라는 보고도 있으나, 반대로 그런 것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것 같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 암연령이 되어서 더욱 신경이 쓰인다고 하셨는데, 실제로 암이었던 경우도 있습니까?
이 200명에 국한시켜서 말씀드린다면 매우 다행스럽게도 그런 악성의 병은 한 건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우연히 이 200명 가운데는 없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동경대 병원의 경우 수진자 200--300명에 1명의 비율로 암이 발견되고 있으며, 병원에 따라서는 80명에 1명, 50명에 1명꼴로 암이 발견되는 곳도 있으니까, 자각증상과 병의 유무의 관계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 역시 무슨 이상이 느껴지면 진찰을 받는 것이 좋겠군요.
그렇습니다. 목구멍에 이상한 느낌을 가지는 상태를 우리들은 인후두이상감증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그런 경우 여러 가지 병이 도사리고 있을 가능성을 생각하여 검사를 받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목에 이상을 느꼈을 때, 그것이 꼭 목 안의 국소적인 장해만은 아닌 모양이지요?
네, 목 안의 이상감은 여러 가지 요소가 얽혀서 생기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먼저, 목 자체에 국소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를 얘기해 봅시다. 물론 암이 있을 때도 있지만, 아주 단순한 염증이나 부어오른 것이 원인이 될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목 이외의 부분에 원인이 있는 경우로는 예를 들면 혈청의 철분이 부족하다든지 위장의 산이 적어지는 등의 상태가 되면 목안에 이상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습니다. 또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심인성 이상감입니다. 공연히 그런 느낌이 든다는 호소인데, 너무 거기에 신경을 쓰다 보면 점점 상태가 나빠지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여러 가지 원인이 있는데 이런 것들을 포괄해서 인후두이상감증이라고 한다고 생각해도 되겠지요.
목소리의 변화는 위험신호
- 목구멍의 이상감에 따라 여러 가지 질병을 생각할 수 있는 모양인데, 어떤 방법으로 그런 질병을 발견해 내는 것입니까?
먼저 목구멍 그 자체에 어떤 이상은 없는지 검사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목구멍의 내부를 거울로 보기도 하고 엑스선 촬영도 하고, 또는 최근 매우 발달한 기관식도과학의 기술을 사용해서 입이나 코로 튜브를 넣어 조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국소적인 원인이 있나 없나를 봅니다.
그 밖에도 전신검사, 혹은 최종적으로는 그것과 함께 정신상태까지 보는 것입니다. 역시, 한 환자의 인간 전체를 종합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목구멍의 단순한 이상은 거울로 비춰 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까?
글쎄요. 성대나 식도의 입구 정도까지는 거울을 입으로 넣어 들여다보기만 해도 비교적 간단히 알 수가 있습니다. 식도 아래쪽이 되면 거울로 보기는 좀처럼 어려워서 엑스선 촬영을 하거나 튜브를 넣어 관찰하기도 합니다.
거울로 들여다보는 검사는 간단하다고 말씀드렸지만, 환자에 따라서는 칫솔 만 물어도 구토증이 나는 검사하기 힘든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때, 최근에는 코를 통해서 파이버스코프라는 아주 가느다란 튜브를 넣어 볼 수도 있고, 가능한 한 환자에게 부담이 적은 검사를 해야 하겠지요.
- 목구멍의 상태가 이상해지는 것은, 감기가 들거나 담배를 지나치게 많이 피워도 그렇게 되기 쉽고, 원인이 밝혀져 2, 3일 만에 나을 정도의 것이라면 별로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요?
그렇지요. 감기가 들어 급성 염증이 생긴 경우에는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병원의 환자 중에는 한 달 이상, 두 달 이상 하는 식으로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이상을 느끼고 있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심인성의 경우 약 반 년 동안 이상감이 지속되는 사람도 결코 적지 않거든요
- 목의 이상이 얼마 동안이나 지속되면 '심상치 않은 병에 걸린 것이 아닐까?'하고 의심해야 될까요?
그것은 경우에 따라 다릅니다. 중요한 것은 이상감의 성질이 어떤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음식을 먹고 마시는 데는 별 탈이 없는데 침을 삼키려 하면 무엇인지 걸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라면 비교적 나쁜 병이 발견되는 일이 드뭅니다. 우리가 이건 어쩌면 하고 생각하는 것은 액체는 잘 넘어가는데 고형 음식물을 삼킬 때 무언가 걸리는 것 같다는 경우입니다. 즉 인두나 식도에 암을 포함해서 무엇인가 분명한 변화가 있으면 고형물이 넘어가기 힘든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본인의 느낌만 가지고 병의 유무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역시 침을 삼킬 때에만 걸리는 것 같은 느낌이 있는 경우라도 걱정이 된다면 충분한 검사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 목이 쉬거나 목소리가 변한 경우는 어떻습니까?
목 가운데서도 후두는 목소리를 낸다는 대단히 중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후두에 어떤 이상이 있으면 목소리에 변화가 생기는 경우가 많지요. 수자를 들어 얘기한다면 후두에 이상이 있는 사람의 90%쯤은 목소리가 변한다고 해도 좋습니다. 그 가운데는 극히 소수이기는 하지만 후두암도 있고, 그 밖의 예로는 양성의 폴립, 염증 등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목소리가 변하면 후두에 어떤 이상이 일어났다는 경계신호로 보아도 무방할 것입니다.
호르몬 투여에 의한 목소리의 변화
- 병의 치료에 사용된 호르몬의 작용으로 목소리가 변해 버렸다는 이야기를 들은 일이 있는데요.
네. 특히 10년쯤 될까요, 여러 가지 병의 치료를 위해 단백동화호르몬이라는 호르몬이 가끔 사용되고 있습니다. 골절 등의 치료나 뼈의 노화 방지 또는 유선증, 식욕부진 같은 증상이 나타날 때 이 호르몬을 씁니다. 이것은 몸안에 단백질을 받아들이는 작용을 합니다만 동시에 일종의 남성화 작용을 합니다. 그 밖에 갱년기의 생리불순과 월경곤란증의 치료를 위해 사용되는 남성 호르몬과 여성 호르몬이 혼합된 약도 비슷합니다. 이 남성 호르몬의 부작용으로서 만일 이것을 여성이 사용하면 일종의 변성현상이 일어납니다. 이를테면 말소리가 아진다, 가성이 잘 나지 않는다, 높은 소리가 약간 쉰 소리처럼 난다는 등의 변화가 생깁니다. 이 약은 매우 훌륭한 약효가 있어서 부작용만 없다면 많이 사용하는 것이 좋겠으나, 특히 젊은 여성이나 성대를 많이 사용하는 직업에 종사하는 여성의 경우에는 좀 문제가 되겠지요. 신중히 사용하여야 할 약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성에게 키를 크게 해준다는 이유로 단백동화호르몬을 투여하는 일이 있습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그 효과에 대해 저는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때로는 키는 커지지 않고 목소리에 변화가 생긴다, 여드름이 난다, 수염이
거뭇거뭇해진다는 부작용만 일어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이것은 남성에게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입니까?
남성에게는 그런 부작용이 전혀 없습니다.
- 그러나, 환자로서는 자신의 병치료를 위해 이 약이 사용되고 있는지 어떤지를 모를 것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목소리가 변했다고 우리에게 의논하러 오는 사람이 있습니다만, 그러한 약을 사용한 일이 없는가를 물어보면 '그러고 보니'하며 머뭇거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일단 남성화해 버린 목소리는 비교적 회복되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발성 연습에 의한 치료라든지, 최근에는 수술요법 등도 생각할 수 있으나, 좀처럼 낫기 어렵습니다. 결국, 약이라는 것은 항상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니까,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 그 목적, 적응, 부작용의 가능성 등을 충분히 고려한 후 사용하여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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