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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정보/증상

혈변

by Healing New 2020. 6. 10.

소금택 자
교성병원 항문병센터 외과 부장
혈변의 종류
- 대변에 피가 섞여 나왔다고 하면, 우리들은 우선 치질이 아닌가 하는 의심부터 하게 됩니다. 선생님을 찾아오는 환자들 가운데도 역시 그런 사람이 많겠지요?
혈변이라는 것은 육안으로 보아서 대변에 피가 섞여 있다든지, 육안으로는 판별할 수 없지만 현미경으로 검사해 보았더니 출혈이 보였다든지, 어떤 테스트를 했더니 잠혈반응이 양성으로 나타난 경우를 말합니다. 이처럼 혈변이 걱정되어 병원을 찾아온 환자 가운데는 역시 치핵이라든지 항문열창과 같은 양성 환자인 경우가 대부분(80%)입니다. 그러나 그중에는 대장의 염증이나 암과 같이 방치해 둘 수 없는 질병도 있으므로 항문에서 피가 나왔다는 환자가 찾아오면 우리들은 몹시 긴장하게 됩니다.
한마디로 혈변이라고 해도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눈으로 보아서 알 수 있는 경우과 잠혈반응을 보고 비로소 양성으로 판명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육안으로 보아서 피가 섞여 있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는 경우에 관하여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먼저 어떤 피가 어떤 상태로 변에 섞여 나오는가가 문제인데, 첫째는 신선혈, 즉 새빨간 피가 나오는 경우입니다. 이것은 배변 때 종이에 약간 묻는 정도,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는 것, 또는 쏟아지듯 나오는 것 등 여러 가지입니다.
다음으로 새까마면서도 윤기가 나며 코를 찌를 듯이 독한 냄새가 나는 혈변이 있습니다. 그 빛깔이 콜타르와 비슷하기 때문에 타르변(흑색변)이라고 합니다. 이것도 콜타르와 똑같은 상태의 것에서부터 갈색에 가까운 것까지 여러 가지입니다.
그리고 점액과 혈액이 함께 섞여 있는 변도 있습니다. 점액에 피가 섞여서 조금씩 번지고 있거나, 아니면 변에 점액이 붙어 있으면서 동시에 상당량의 출혈이 있는 경우입니다.
- 점액에 피가 섞여서 나오는 것입니까, 아니면 점액 위에 혈액이 묻어 있는 것입니까?
여러 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변에 혈액이 묻어 있거나, 혈액이 작은 덩어리가되어 점액 위에 떠 있거나 합니다. 혈액의 상태도 여러가지입니다. 혈액 그대로 묻어 있기도 하고 응어리가 져 있기도 합니다.
- 그렇다면 보통 사람들이 보아도 알 수 있습니까?
물론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환자 스스로가 걱정이 되어 의사를 찾게 되지요.
- 출혈은 언제 하는 것입니까? 변을 보고 난 뒤입니까, 그전입니까?
변을 보기에 앞서 하기도 하고 나중에 하기도 하며 배변과 동시에 변의 주위에 붙어서 나오는 등 여러 가지입니다.
검은 변이 나올 때
- 혈변의 종류에 따라 병이 있는 부위를 짐작할 수 있겠지요?
네. 예외는 있습니다만 대개의 경우는 알 수 있습니다. 예컨대 소장의 윗부분에 출혈이 있으면 변의 빛깔은 검어지게 됩니다. 실례로 식도나 위에 암이 있어서 출혈을 하면 혈액은 위 안에서 위액 속의 염산과 화학반응을 일으켜서 염산헤마틴을 생성함으로써 검은 색이 됩니다. 그리고 이것이 소장까지 내려와 소장의 소화액 속에 있는 세균이나 효소와 잘 혼합되어 거기서 부패, 발효하므로 검게 빛나는 것은 물론 악취를 풍기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좀전에 말씀드린 타르변입니다.
- 입에서 소장까지의 사이에 장해가 있으면 타르변이 되는거로군요.
물론 그것은 대량의 출혈이 있는 경우의 일입니다. 조금씩 출혈을 할 때에는 흑색까지는 되지 않고 갈색 혹은 정상변에 가까운 빛깔을 띨 때도 있습니다.
- 타르변으로 미루어 추정할 수 있는 질병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식도정맥류, 위암,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식도에 정맥류가 생기면 그것이 파열되어 대량으로 출혈을 하고 위궤양이나 위암의 경우는 위의 점막이 진물러서 피가 나옵니다. 그런데 위궤양이든 위암이든 조금씩 출혈하는 경우와 대량으로 출혈하는 경우가 있으며, 대량으로 출혈할 때는 입에서도 피를 토하고 밑에서도 새까만 변(타르변)이 나옵니다.
새빨간 피가 변에 섞일 때
- 소장의 아래쪽 부분에 출혈을 일으킬 만한 질병이 있을 때에는 변이 어떤 상태가 되는 것입니까?
소장 다음은 대장인데, 대장 가운데 맹장, 상행결장, 하행결장, S상결장까지를 결장이라 하고 거기에 직장을 덧붙여서 대장이라고 합니다. 이 대장내의 어디에 질환이 있느냐에 따라 혈변의 상태가 달라집니다. 맹장에서 상향결장, 횡행결장 부근까지에 이상이 있으면 신선한 혈액이 섞인 듯 한 변이 나오고 하행결장 아래서 출혈이 있으면 적은 양이라도 신선한 혈액이 나오게 됩니다.
- 원칙적으로 말하여 소장까지의 부분에서 출혈을 일으키는 병변이 있는 경우에는 검은 혈변이 나오고 아래로 내려감에 따라 혈액에 붉은 기가 많아진다고 할 수 있겠군요.
그렇습니다.
* 그림 1: 소화기의 구조
- 대장의 경우는 어떤 질환이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우선 대장암, 대장폴리프, 그리고 궤양성대장염 등을 들 수 있겠지요. 이런 경우에는 혈액이 섞인 대량의 설사를 하며 하루에 20차례 이상 화장실 출입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직장의 상부 또는 S상결장 하부의 암인 경우 출혈의 형태도 다양합니다. 조금씩 나오는 수도 있고 대량으로 나오는 수도 있으며, 혹은 그 중간 정도로 방울방울 떨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장에 생기는 폴리프에서도 출혈을 볼 수 있습니다. 대장폴리프란 대장의 점막이 사마귀처럼 튀어나온 것을 말합니다. 이중에는 자루가 있는 경우(유경성폴리프)와 자루가 없는 경우(무경성폴리프)가 있습니다. 폴리프는 혈관에 많이 있기 때문에 출혈을 일으키기 쉬운데, 항문에서 신선한 피가 나오는 주요 원인의 하나가 되어 있습니다. 또한 이 폴리프를 방치해 두면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 그림 2: 치질의 종류
치루: 농이 나온다
열치: 변을 본 후 통증이 계속됨
수치질: 항문에 사마귀가 만져진다
출혈탈항: 종이에 묻는다, 뚝뚝 떨어진다, 흘러나온다
내치질(암치질)
- 폴리프가 있어서 출혈을 하는 경우 이를 치료하는 데에는 어떤 방법이 쓰이고 있습니까?
폴리프는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아무리 작아도 발견 즉시 제거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때에는 내시경 같은 것을 이용, 항문으로 와이어를 넣어서 집어내든지, 전기응고방법을 씁니다. 많은 폴리프가 대장내에서만 발생한 경우에는 대장의 그 부분을 잘라내고, 비만성대장폴리포지스라는 병처럼 대장 전체에 수백 개나 되는 폴리프가 발생한 경우에는 대장 전부를 잘라내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 직장 아래는 바로 항문이니까 직장에서 출혈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치질로 인한 출혈인 경우도 있겠군요?
그렇습니다. 직장과 항문의 경계를 지상선이라고 하는데, 그보다 깊숙한 직장 아랫부분에 생긴 치핵을 내치핵, 바깥쪽에 생긴 것을 외치핵이라 합니다. 내치혁을 내버려 두면 치핵이 점차 커져서 결국은 항문 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이렇게 밖으로 나온 직장점막은 외계의 공기와 접해서 그 자극으로 진무르게 되어 변을 볼 때 출혈이 생기기 쉽습니다. 특히 치질이 있는 사람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딱딱한 변을 볼 경우 심한 출혈을 동반하게 됩니다. 그러나 외치핵에서는 출혈하는 경우가 드물며 있어도 정도가 가볍습니다.
갖가지 출혈의 형태
- 혈변이 나오는 질환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질환이 있으면 반드시 출혈을 한다는 뜻입니까?
질환의 종류에 따라 출혈하는 것도 있고 하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우리 병원의 경우 항문에서 출혈하는 질환으로 내치핵(암치질), 치열, 궤양성대장염, 직장암, s상결장암이 원인인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 내치핵, 치열, 궤양성대장염, 직장암, S상결장암 등의 경우 눈으로 보아서 알 수 있을 정도로 출혈이 많습니까?
그렇습니다. 우리 병원에서는 초진 때 항문경이나 S상결장경으로 출혈의 유무를 반드시 확인한 다음 중년 이후의 사람들에게는 특히 암과 같은 악성증상이 없는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 출혈의 형태로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가장 많은 내치핵의 경우는 빨간 선혈이 나오는 것이 특징입니다. 처음에는 출혈만이 유일한 증상인데, 변을 볼 때 종이에 묻어나오는 정도의 것부터 핏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출혈까지 여러 가지입니다. 그리고 탈항하는 경우는 출혈의 정도가 심해져 쏟아져내릴 정도가 됩니다. 또한 변비에 따르는 딱딱한 변의 자극이 있을 때나 설사가 날 때 생기는 출혈, 항문점막의 마찰에 의한 출혈, 그리고 대장에 궤양이 있을 경우에 거기서 조금씩 생기는 출혈 등 항문출혈에는 여러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이상은 모두가 양성질환입니다. 암과 같은 악성질환과는 달리 언제나 출혈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 직장암이나 S상결장암 등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의 피가 나오는 것입니까?
암으로 인한 대장의 출혈은 지속성이 있습니다. 그것은 장의 점막이 암세포에 의하여 파괴되고 그 부분의 혈관이 찢어져 피가 나오는 것입니다. 초기에는 암이 대장점막을 자극함으로써 점액만 나오지만, 그러다가 점막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까지 침범당하면 점액에 섞여서 소량의 피가 비치게 됩니다. 암이 진행됨에 따라 출혈량은 불어나고 변을 볼 때에는 변의가 있어도 대변은 나오지 않으면서 혈액만 뚝뚝 떨어지는 예도 있습니다. 여성 가운데는 월경때와 같이 대량의 응혈이 흘러나와 놀란 나머지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경우는 '이급후중'이라 하여 배변이 끝난 뒤에도 언제까지나 변의가 남아 있고, 그 변의 때문에 하룻밤에 몇 차례씩 쓸데없이 화장실 출입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즉 대장암의 경우 어느 정도 이상 진행되면 항문에서의 출혈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이에 덧붙여 '이급후중'이라는 증상까지도 따르게 됩니다.
- 좀 전에 말씀하신 위암 등 신체의 윗부분에 질환이 있다면 쏟아지는 듯한 출혈은 없고 변이 검어졌다고 호소해 오겠군요?
위의 출혈이라면 아무리 대량이라 하더라도 출혈의 상태를 알아 낼 수는 없습니다. 소량의 경우라면 물론 확실한 판단이 불가능하지요. 그러한 초기 위암의 진단에는 조금 전에 말씀드린 잠혈반응검사를 실시하여 양성인지 음성인지를 조사하거나, 인간도크와 같은 종합검진을 하거나 위뢴트겐검사를 합니다. 또 배에 무슨 증상이 있으면 그때 위뢴트겐검사를 받고, 위궤양(위암은 물론)이라 하더라도 생검, 즉 조직의 일부를 도려내어 조사함으로써 병의 본질을 알아내야 합니다. 암과 같은 악성질환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도록 해야 합니다.
"치질이므로 출혈은 당연하다"는 생각은 위험
- 혈변이 나왔다고 병원으로 뛰어오는 사람도 있는 반면 귀찮다고 진찰도 받지 않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최초의 출혈이 있고 난 뒤 어느 정도 지나서 진찰을 받는 사람이 많습니까?
아는 사람이나 집안 사람 가운데 암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있는 사람들은 항문에서 출혈만 있어도 암이 아니가 걱정되어 병원을 찾습니다. 그러나 치질로 인한 출혈이라고 자기 멋대로 짐작하고 있는 사람은 좀처럼 의사를 찾지 않습니다. 이것은 세계 어느 곳에서나 마찬가지입니다. 내치핵이 있는 사람은 대개 1년이 지나도 그중 반 정도밖에 찾아오지 않습니다. 개중에는 20년간이나 내치핵을 갖고 있었다는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어째서 병원에 오지 않았느냐고 물어 보면 "출혈해도 금방 나아 버리니까요" 하고 대답하든지 "아프지 않으니까" 하고 대답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또 주위 사람들로부터 "아니, 나도 그런 증상이 있지만 곧 없어지니까 걱정말라" 는 말을 듣고는 안심하고 방치해 버렸다는 사람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내치핵에 비해 외치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비교적 일찍 진찰을 받으러 옵니다. 외치핵은 신경이 많이 분포되어 있는 부위에 생기는 것이므로 심한 통증이 있기도 하고, 출혈이 있을 때는 국소가 파괴되어 응혈괴가 튀어나오는 경우도 있어서 불안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 궤양성대장염이나 위궤양의 경우는 얼마나 될까요?
위궤양의 경우 입에서 피를 토하거나 새까만 혈변이 대량으로 나오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놀란 나머지 득달같이 병원으로 달려옵니다. 궤양성대장염의 경우 처음에는 미소한 출혈이 있을 뿐이므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만 항문출혈증상이 나타나면 걱정이 되어서 의사를 찾게 됩니다. 그러나 내과의라 하더라도 직장경으로 진단하는 사람이 적으므로 의심스러운 경우는 직장경이 있는 큰 병원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 예를 들어 내치핵을 가진 사람이 "나는 치질이 있으므로 피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S상결장이나 직장에 암 같은 것이 생겼다면 이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겠군요.
본인으로서는 대단한 쇼크를 받겠지요. 치핵과 함께 그 깊숙한 쪽에 직장암이 생겼다는 증례도 있습니다. 환자에게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아주 신중을 요하는 경우입니다.
- 이 정도의 것을 가지고 병원에 갈 필요가 있느냐면서 수진이 늦어지는 경우가 문제겠군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손자병법에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지 말고 충분히 대비하도록 하라" 는 말이 있습니다. 환자쪽에서 적극적으로, 예컨대 사소한 증상이 있더라도 걱정하는 자세로 병원을 찾아오는 것이 나쁜 결과를 막는 최선의 방법이 아닌가 합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인간도크'라는 검사시스템도 이와 같은 경우를 많이 경험하고 난 뒤에 생긴 것이 아닌가 합니다. 비록 전문가라 하더라도 자기 자신의 질병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그런 만큼 우리들은 그날그날 자신의 건강에 대하여 겸허한 마음으로 주의를 기울여, 누구든 조금만 신경을 쓰면 발견할 수 있는 변의 이상 따위는 발견 즉시 의사와 의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끝으로 항문에서 출혈을 하는 경우 그것이 암과 같은 악성 질환이 원인인가 아닌가를 분명하게 확인하는 것이 첫째이고, 다음으로 악성질환이 아니라 해도 어떻게 치료해야 할지 그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 절대적인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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