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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정보/증상

격렬한 복통

by Healing New 2020. 6. 10.

대관 준명
축파대학 의학전문학군 임상의학계교수
통증의 종류에 따라 진찰순서가 정해진다.
- 환자가 배가 아프다고 호소해 오는 경우, 의사는 어떤 순서로 아픔의 원인이 되고 있는 질병을 알아내게 되나요? 한마디로 배라고 하지만 그중에는 위, 장, 간장 등 여러 가지 장기가 있지 않습니까?
배가 아프다는 것은 가장 많이 호소해 오는 증세의 하나이지요. 그러나 한결 같이 배가 아프다 해도 통증의 성질이나 정도 및 아픈 부위는 질병이나 사람에 따라 각양각색입니다. 쿡쿡 쑤시듯이 심하게 아픈 경우라든지 심하지는 않으나 쿡쿡 찌르듯이 아픈 경우 등 통증의 종류도 여러 가지이고 통증이 지속되는 시간도 경우에 따라 다릅니다. 게다가 방금 말씀하셨듯이 배 속에는 위, 장, 췌장, 담낭, 자궁, 난소, 신장, 방광 등 많은 장기가 있습니다. 이들 장기가 병에 걸리면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그 중에는 간장처럼 거의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장기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배가 아프다는 사실만으로는 무슨 질환인지 좀처럼 진단해 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어떤 통증인지 자세히 들어본 다음 진찰을 해보고 몇 가지 의심이 가는 질병을 상정한 다음, 어떤 검사를 하면 좋을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 그런데, 아픈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을 의사에게 적절히 설명할 수 없는 경우도 있지 않습니까?
그렇지요. 무엇이라고 표현할 수 없는 통증, 애매한 통증 등 여러 가지가 있으니까요. 남에게 좀처럼 설명할 수 없는 통증도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여러 가지 복통에 관하여 대충 애기해 보기로 합시다.
복통에는 저절로 일어나는 자발통과 바깥에서 배를 누르면 일어나는 압통이 있습니다. 자발통은 배 전체가 아픈 경우와 일정 부분만이 아픈 경우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갑자기 배 전체가 심하게 아파 오는 질병의 대표적인 것으로는 위장에 구멍이 뚫리는, 예컨대 위궤양의 천공때 일어나는 복막염입니다. 이런 때는 식은 땀이 쏟아지며 쇼크상태에 빠집니다. 또한 장폐색이나 자궁외임신의 파열 등이 있는 경우에도 복막염과 마찬가지로 배 전체가 심한 통증에 휘말리게 되는데, 이 경우 곧 수술을 받지 않으면 위험합니다. 이런 경우 우리 의사들은 위나 십이지장의 궤양, 급성위염, 위암, 담석, 췌장염, 맹장염, 신장결석 등이 아닌가 하고 일단 의시해 봅니다. 그리고 한걸음 나아가 각 질병의 특징과 환자의 호소를 대조해 가며 살펴봅니다. 식사 뒤나 공복일 때 통증이 오는 등 식사와의 관계가 깊은 것은 위나 십이지장의 궤양, 위염이라고 추정합니다. 위암일 때는 심한 통증이 있는 경우는 의외로 드뭅니다. 급성췌장염인 경우에는 배꼽과 좌상복부 사이에 심한 통증이 일어납니다. 오른쪽 늑골 밑부분에 심한 통증이 오는 대표적 질병은 담석증입니다. 예전부터 가장 지독한 통증이라고 일컬어 온 이 통증을 의학적으로는 산통이라고 하는데, 내장의 경련에 의하여 격통이 파도처럼 되풀이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통증이 배꼽부근, 혹은 그 오른쪽 늑골 밑, 즉 오른쪽 상복부로 나와 오른쪽 등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담석발작의 전형입니다. 상복부의 심한 통증을 통속적으로 위경련이라고 하는데, 그 원인이 위에만 있는 것이 아니므로 이 말은 의학적으로는 정확한 말이 아닙니다.
그 밖에 요관결석, 맹장염, 변비, 부인과질환 등 복통의 원인은 가지가지이므로 배가 쿡쿡 쑤신다는 것만으로 어느 장기의 질환인지 알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면밀히 진찰하고 어디에 압통이 있는가 하는 점 등을 참고로 검사하여 진단을 내리는 것입니다.
* 표 1: 상복부 통증을 일으키는 주요 질병
(구분 위 통증의 강도 확산성 발열)
위, 십이지장궤양 배꼽 여러가지 이따금 산통 없음 없음
위염 배꼽 여러가지 없음 없음
위암 배꼽 둔한 통증 없음 없음 때때로 있음
담석, 담낭염 우상복부 배꼽 여러가지 산통 오른쪽 등 없음 간혹 있음
급성췌장염 배꼽 좌상복부 격통 왼쪽 등 있음
만성췌장염 배꼽 좌상복부 여러가지 등 없음 간혹 있음
췌장암 배꼽 좌상복부 여러가지 없음 없음
요로결석 배꼽 옆구리, 아랫배 산통 하복부 없음 때때로 있음
담석의 정체
- 담석의 경우에는 갑자기 심한 통증이 일어나 구급차에 실려가는 일이 많은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담석증의 발작은 종종 밤중에 일어납니다. 몹시 심한 산통으로 견디다 못해 구급차를 부르는 경우가 대단히 많습니다.
- 밤중이라는 말은 이보다 앞서 저녁 때 먹은 음식이 원인이라는 뜻입니까?
그렇습니다. 담석통은 저녁 때 지방질이 많은 음식, 예컨대 튀김이라든지 뱀장어, 마요네즈 등을 많이 먹은 다음이나, 혹은 심리적 고통 및 과로가 계속된 다음에 일어나는 경우가 잦습니다. 물론 이와 같은 유인이 확실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 미리 아무런 자각증상 없이 갑자기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까?
어쩐지 오른쪽 상복부에 불쾌감이 있는 듯한 조짐이 있는 경우도 있고 갑자기 일어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 통증은 어느 정도 계속되는 경우가 많습니까?
이것은 사람에 따라 다릅니다. 수십분 정도에서부터 몇 시간이나 계속되는 경우 등 여러 가지입니다. 그러나 담석통의 특징은 복통이 일어났다가는 씻은 듯이 가라앉는다는 점입니다.
- 그런데 담석이란 어떤 것을 말합니까?
담석을 이해하려면 우선 담즙부터 이야기해야겠지요. 먼저 간장에서는 하루에 약 1?의 담즙이 만들어져 개울물이 강으로 모이듯이 모여서 십이지장으로 흘러갑니다. 이 답즙이 흐르는 관을 담관이라 하는데, 이 담관의 중간에 담낭이라는 자루가 있어 이곳에 담즙이 저장되어 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들이 식사를 마치면, 담즙은 그 속의 지방을 소화하기 위해 담낭으로부터 십이지장으로 흘러나갑니다. 담즙은 지방의 소화액인 셈이지요. 바꾸어 말하자면 지방이 담낭을 단단히 수축시켜 담즙을 짜내는 작용을 하지요. 그리고 이것이 담석증 발작과 동시에 일어나는 통증의 원인이 됩니다. 담석이 담낭 속에 있을 때 담낭이 강하게 수축하면, 담석은 담즙과 함께 밀려나가게 됩니다. 그런데 담낭은 출구가 좁기 때문에 담석이 걸려 버려서 그곳의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담석통의 정체입니다. 그런데 담석이란 담즙의 찌꺼기 비슷한 것입니다. 담즙이 흐르는 경로, 즉 담도의 어딘가에서 담즙 속의 성분이 굳어져서 돌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 그림 1: 담도계
- 담즙의 성분이 굳어져 버리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담즙이란 성분이 복잡한 액체입니다. 콜레스테롤이라든지, 레시틴, 담즙산, 빌리루빈 등의 물질을 함유하고 있는 콜로이드 용액입니다. 그것이 여러 가지 이유로 성질이 바뀌고 콜레스테롤이나 빌리루빈이 분리되어 굳어져 돌이 된 것입니다.
- 담즙의 성질이 변하는 원인은 무엇입니까?
최근에 와서야 어느 정도 실상이 파악되었습니다. 유전이나 인종차 등으로 인하여 태어날 때부터 담석을 만들기 쉬운 사람도 있으나 음식이나 성호르몬이 담즙의 성질을 바꾸는 데 크게 영향을 줍니다. 지방이 많은 음식을 즐기는 사람이나 비만증인 사람, 그리고 여성, 특히 아기를 많이 낳은 여성에게 담석이 많은 이유도 이 점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 담석은 어디서 생깁니까?
담즙이 형성되는 최상류 부분인 간장 속에서도 생깁니다. 간내담석이라 하여 동양 사람에게 이 담석이 많습니다. 그리고 하류의 담낭 속에 생기는 것이 담낭담석인데, 이것이 가장 많은 타입입니다. 또한 총담관이라는 최하류의 담낭 속에서 생긴 담석은 총담관담석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노인에게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요컨대 담즙이 흐르는 경로이면 어디서든지 생길 수 있습니다.
* 사진 1: 여러 종류의 담석
* 사진 2: 콜레스테롤계의 돌
* 사진 3: 빌리루빈계의 돌
- 담석은 어떤 모양을 하고 있습니까?
담즙 속에는 매우 복잡한 성분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담석의 성분 역시 복잡하며, 빛깔이나 가짓수, 크기나 생김새도 하나하나가 다르지요. 그러나 대충 분류하면 담석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주로 콜레스테롤이 분리되어 굳어진 흰색돌과 빌리루빈이 굳어진 갈색돌입니다. 빌리루빈이란 것은 담즙이나 대변색의 바탕인 황금빛 물질입니다. 핏속에 빌리루빈이 많아지면 황달이란 증상이 나타납니다. 제 2차세계대전 이전의 일본에서는 빌리루빈석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나 오늘날에는 구미인들과 마찬가지로 콜레스테롤석이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그 원인은 역시 음식물이나 생활양식이 서구화한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무증상에서 합병증을 일으키는 것까지
- 일본 사람들 가운데 담석이 많다고 듣고 있는데요?
최근의 통계로는 일본인 열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담석을 보유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이것은 구미지역과 대체로 비슷한 수준입니다. 유럽의 어느 지방에서는 4인중 1인이란 수치도 나와 있습니다. 북아메리카의 인디언들 가운데에는 10 중 8인이 담석을 보유하고 있는 특수한 실례도 있습니다.
- 어쨌든 담석이 생기면 틀림없이 통증이 일어난다고 보아도 좋습니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담석의 경과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담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검사를 하지 않으면 일생 동안 모르고 지내는 무증상담석인데 이것도 꽤 많은 편입니다. 이런 담석에는 침묵의 돌(사일런트 스톤)이란 이름이 붙어 있는데 평생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둘째는, 종종 혹은 항상 복통을 일으키는 경우입니다. 세째는 황달을 일으키거나 혹은 담관이나 담낭에 세균이 감염되어 발열을 일으키는 경우입니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담낭이 찢어져 버려 담즙성 복막염을 일으켜 긴급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와 같이 전혀 증상이 없는 것에서부터 중대한 합병증을 일으키는 경우까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사진 4: 정상
* 사진 5: 담낭담석
이와 같은 증상의 차는 앞에서 말한 돌의종류에 따라 생기는 것입니다. 콜레스테롤석은 담낭 속에 있는 경우가 많고 아무 증상이 없는 것에서부터 복통발작을 되풀이하여 일으키는 것까지 갖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빌리루빈석은 총담관 등에 많이 나타나서 세균에 감염되기 쉬운 것이 특징입니다. 황달이나 발열을 동반하기 쉽고 긴급처치를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잦으므로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 떼굴떼굴 구를 듯한 통증이 나타났다가 씻은 듯이 가라앉는다고 하는데 가라앉았을 때는 그냥 내버려 두어도 좋은 것입니까?
내버려 두면 안됩니다. 검사를 해보고 어디에 어떤 종류의 돌이 몇 개 정도 있는지를 조사하여 자신만이라도 그것을 알고 있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게 해두면 다음에 발작을 일으키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습니다. 신장결석이든 십이지장궤양이든 다같이 심한 통증이 옵니다. 이런 것을 구별해 두는 것도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는데 대단히 중요한 일입니다.
- 담석이 있는지 없는지는 어떻게 검사합니까?
담석이 있는 듯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 대해서는 먼저 뢴트겐검사를 하는 것이 상례입니다. 이것은 간단한 검사법인데 보통 사람이면 담낭은 계란형이고 크기도 그 정도인 것이 필름에 나타납니다. 그리고 담석이 있으면 그 속에 자국이 비치기 때문에 확실하게 진단할 수 있습니다.
- 큰 돌이든 작은 돌이든 똑같이 알 수 있읍니까?
모래와 같은 담석은 좀처럼 찾아내기 어렵습니다. 뢴트겐검사가 만능이 아니므로 여러 가지 개량된 검사법이 나왔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초음파를 사용, 아프지도 가렵지도 않게 담석을 찾아내는 방법이 개발되어 아무리 작은 담석이라도 거의 100% 발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초음파로 조사하면 어떤 식으로 보이게 됩니까?
사진 5는 초음파검사로 촬영한 사진인데, 몸안을 향하여 초음파를 발사하면 담낭의 형상이 찍힙니다. 만약 이 속에 담석이 있으면 돌에 초음파가 반사되어 특유의 그림자가 나타납니다. 앞 페이지의 사진 4는 정상적인 담낭을 찍은 것인데 이와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또한 위카메라를 사용하여 담관의 최하류 즉 십이지장으로 흐르는 부분에서 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것을 내시경적 역행성담췌조영법이라고 합니다. 이런 방법들을 통해 얻어진 정보는 치료나 수술에 중요한 참고자료가 됩니다.
- 담석을 치료하는 데는 어떤 방법이 있읍니까?
담석은 담낭을 제거해 버리면 대개의 경우 좋아지는데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치료방침을 세우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담석의 종류와 증상, 그리고 그때까지의 경과입니다. 고령자는 담낭염이나 황달이 일어나기 쉽다든지, 당뇨병이 있는 경우 담석은 증세가 갑자기 악화되기 쉽다든지 등 갖가지 조건을 따져서 치료방침을 결정해야 합니다. 무증상담석처럼 일상생활을 하며 경과를 관찰하기만 하면 되는 것도 있고 담관염처럼 긴급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이미 여러 차례 복통 발작을 일으킨 사람, 혹은 뢴트겐을 이용한 담낭검사에서 담낭이 찍히지 않을 정도가 되어 버린 사람 등은 수술로써 들어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에는 담낭제거수술이 안전하게 이뤄지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담낭을 들어내 버려도 해로울 것은 없습니다. 최근에는 담낭에 있는 콜레스테롤 담석의 일부 등은 내복약으로 녹여 버릴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각각의 경우를 전문의가 판단하여 치료방법을 결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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