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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정보/증상

토혈

by Healing New 2020. 6. 10.

화전 달웅
동경대학 의학부 교수
토혈의 원인
- 입에서 피를 토한다 하면 듣기만 해도 놀라 자빠질 것 같은데, 대단한 일이 몸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겠지요?
그렇습니다. 입 안에서 피가 나오는 것이므로 토혈을 한 본인은 물론 가족들도 놀라서 일종의 공포분위기에 빠져 들게 되겠지요. 의학적으로 토한다는 행위에 피가 섞이면 아무리 적은 양이라 하더라도 토혈입니다. 그런데 출혈이 소량이면 생명과 바로 연관되는 것도 아니고 원인만 밝혀내면 되는 것이므로 그렇게 당황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토혈량이 많아지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요. 그런 경우에 주의할 점 등을 중심으로 이야기해 보지요.
- 토혈이 있는 경우 그 혈액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입니까?
여러 곳에서 나오지요. 그러나 십이지장 아랫부분에서 입쪽으로 출혈하는 일은 없습니다. 여러 부분에서의 출혈이 토혈의 원인이 되는데 신체의 윗부분부터 차례대로 살펴보기로 합시다.
우선 코피부터 시작하죠. 예컨대 코딱지를 후비다 코 속에 상처가 생겨서 출혈하면 이것이 입안으로 흘러들어 입에서 혈액을 토하는 셈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혹은 들어마신 코피가 일단 위 속에 모였다가 나오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잇몸이나 혀, 목구멍, 식도, 위, 십이지장, 혹은 간장에서 출혈이 있는 수도 있습니다. 기관지 혹은 폐 쪽에서 나오는 혈액이 기침과 함께 나오는 경우는 토혈이라 하지 않고 객혈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이 양자의 구별은 상당히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 토혈인 경우에는 초콜렛과 같이 거무스레한 피, 객혈인 경우에는 붉은 피가 나온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실제로 그렇습니까?
옛부터 그렇게 알려져 왔지요. 객혈이란 것은 폐나 기관지에서 나온 혈액이 기침과 함께 나오는 것인데, 혈액이란 그 사이에 공기와 접촉하므로 산소의 영향을 받아 빨갛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토혈의 경우는 대부분이 위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혈액이 위액과 섞여 검게 변색하고 그것이 식도를 통해 입으로 나오는 것이므로 검은 것이 많습니다.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예컨대 식도의 출혈이면 위액과 접하지 않기때문에 비교적 산뜻한 빛깔의 혈액이 나오게 됩니다.
- 토혈을 일으키는 질환에는 어떤 것이 있읍니까?
무수히 많은 질환을 들 수 있겠으나 약 60%가 위나 십이지장의 궤양입니다.
즉 궤양 부분에서 출혈이 일어나서 그것이 토출되어 나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약 15%가 위암에 의한 출혈입니다. 이것은 암이 터져서 위 속으로 피가 흘러나오는 것입니다. 또한 10% 정도는 위점막이 진물러서 출혈을 일으키는 경우입니다. 이를테면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위점막이 진무르면 토해낸 것 속에 피가 섞여 있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나머지 15%는 여러가지 질환으로 인한 것입니다. 간장이 굳어져 버린 질환의 합병증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 식도정맥류의 파열도 그중 하나이지요. 뱃속의 정맥을 흐르는 피는 간장을 통하여 심장으로 돌아가는데, 간장이 굳어지면 혈액이 통과하기 어려워서 식도의 벽 속에 있는 정맥을 통하여 심장으로 되돌아가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이쪽 정맥이 점차 풍선처럼 부풀어올라 파열해 버리며 따라서 대량의 출혈이 일어나고 그것을 토해내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술을 지나치게 마신 후 토하고 싶어도 그것을 참아야 할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식도와 위 속의 압력이 높아져서, 그 때문에 식도나 위가 파열돼 거기서 출혈을 일으키는 경우가 최근 들어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그 밖에 담도출혈이 있지요. 이것은 좀 드문 증상인데 간장 속에서 출혈을 일으켜 십이지장으로 피가 흘러나와 이것을 토하는 경우입니다.
토혈의 응급조치와 의사에의 보고
- 피를 토했을 때의 응급조치로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우선 머리를 낮추고 발쪽을 높여서 누이도록 하는 것입니다. 베개를 빼고 대략 15도 정도의 경사를 만들어 하반신을 높게 하는 것입니다. 출혈을 일으키면 몸속의 혈액량이 부족하게 되고 심장이 헛돌게 됩니다. 그러므로 하반신의 혈액이 중력에 의하여 가능한 한 심장 쪽으로 돌아가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대량 출혈이 있는 경우의 이른바 출혈쇼크나 혈압강하를 다소나마 막을 수 있는 방법이므로 매우 중요한 응급조치라고 생각됩니다.
머리를 낮추면 출혈이 심해지는 것이 아닌가 걱정할지도 모르겠으나 머리를 낮게 함으로써 위 속에 괴어 있던 혈액이 입으로 나가기가 쉬워집니다.
또한 토해 낸 혈액에 목이 막혀 질식하는 것도 막습니다. 출혈과 입으로 피를 뱉어내기 쉽도록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예전부터 해온 것처럼 얼음주머니를 대고 위 주위를 차게 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이것도 어느 정도는 효과가 있다고 보겠습니다. 온도가 내려가면 피가 멎기 쉬워지는 것은 확실하니까요. 또한 얼음주머니를 대줌으로써 환자에게 안정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지요.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피를 토했다는 것은 식도라든지 위라든지 소화기관 속에 어딘가 상처가 있다는 뜻이므로 음식을 먹으면 그 상처를 다시 자극하여 또 출혈을 일으키게 하므로 음식을 당분간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되도록 일찍 의사에게 연락하여 적당한 처치를 받도록 해야 합니다.
- 물 같은 것은 마셔도 종겠지요?
소량의 물 정도라면 상관없습니다. 예컨대 얼음조각을 입에 물려주는 정도라면 지장이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 혈액을 기관지 쪽으로 빨아들이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군요.
그렇습니다. 좀 전에도 말했습니다만 토혈량이 많고, 더우기 환자의 용태가 몹시 나빠졌다든지 몹시 나이가 많은 사람인 경우 토한 것을 기관지 쪽으로 빨아들여서 그 때문에 질식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가정에서 어떻게 처치하느냐 하는 문제는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만 어깨를 두드리거나 등을 어루만져 주거나 해서 기침이 나오기 쉽게 해주는 것입니다. 즉 기침과 함께 기관지를 막고 있던 혈액을 토해내도록 하는 것입니다.
- 응급조치를 취하면서 동시에 환자의 상태를 자세히 관찰해 두는 것도 의사가 진단할 때 참고가 되겠군요.
그렇습니다. 피를 토했을 때의 상황 혹은 그전의 상황을 자세하게 얘기해 주면 좋습니다. 예컨대 토한 피의 성질과 상태를 알려 주어야지요. 붉은 색을 띠고 있었다든지, 검은 색을 띠고 있었다든지, 혹은 점액이 섞여 있었다든지, 혹은 담즙과 같은 녹색의 것이 섞여 있었다는 것과 같은 얘기입니다. 이것은 실제로 토한 것을 가지고 와 주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그리고 토혈량도 확실히 말씀해 주면 좋겠습니다. 세면기로 하나라든지, 반 정도라든지, 공기로 하나 정도라든지, 혹은 몇 번 토했다는 식의 얘기를 해줘야 합니다. 또한 먹은 것과의 관계도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 전날 또는 2, 3일 전에 무슨 특별한 것을 먹었다든지, 혹은 술을 많이 마셨다든지 하는 것 등입니다.
그리고 토혈의 대부분은 소화기관 속에서 출혈한 피를 토하는 것인데, 이와 동시에 그 혈액은 장을 통하여 항문 쪽으로 내려가기도 합니다. 그리하여 이른바 혈변 또는 하혈이라는 증세가 나타납니다. 이 경우 새까만 변이 나오는 수가 많은데, 그런 변의 배설 여부에 따라 몸 속에서 어느 정도 출혈량이 있었는지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도 꼭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그 다음은 병력이지요. 이전에 위궤양이라는 의사의 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지, 암과 같은 질환을 가지고 있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도 확실히 말해 주면 의사가 토혈의 원인을 밝혀내는 데 큰 참고자료가 될 것입니다.
토혈을 계기로 꼭 정밀검사를
- 병원에서는 어떤 처치를 받게 되나요?
우선 지혈부터 합니다. 이때는 약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위 속에 호스를 넣어서 출혈부위를 차게 하거나 직접 압박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내시경을 사용하여 전기메스나 레이저광선으로 피를 멎게 할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내과적인 수단으로는 도저히 피가 멎지 않는 경우나 암인 경우는 결국 수술을 하게 됩니다. 이와 동시에 출혈한 분량에 따라 적당한 양의 혈액을 수혈합니다. 수혈을 해도 제대로 안 멎는 대량출혈인 경우에는 긴급 수술을 하게 되는데, 보통의 경우는 출혈에 대한 처치가 일단락된 다음 여러 가지 방법으로 그 원인을 검사합니다. 뢴트겐진단, 혹은 위카메라라든지 내시경 등 정밀검사 수단이 개발되었기 때문에 아주 정확하게 원인을 규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피를 토할 당시에는 야단법석을 떨었으나 출혈도 멎고 통증도 가라앉으면 그대로 방치해 두는 경우가 뜻밖에도 많은 것 같은데요.
소량의 출혈이면 가족들에게 알려서 걱정을 끼칠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서, 아니면 환자 스스로도 그 원인을 밝혀내기가 어쩐지 두려워서 그대로 비밀에 붙여두는 경우가 흔히 있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손을 쓰는 것이 늦어져 버리고 마는 경우가 있습니다.
- 아직도 자기 몸의 병을 아는 것이 두려운 사람이 많습니까?
그렇게 많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만 평소에 건강한 사람에 한하여, 소량의 출혈이므로 대단한 것은 아니라고 자기 혼자서 처리해 버리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토혈의 원인에는 암과 같은 질환도 있으므로 토혈은 질병의 경계경보라고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애써 찾아낸 적신호를 헛되이 해서는 안됩니다. 몸의 상태를 올바르게 파악하여 문제가 있는 부분을 치료하는 계기로 삼아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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