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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정보/증상

식욕이 없다

by Healing New 2020. 6. 10.

죽본 충양
산전대학 의학부 교수
충분한 수면부터
-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다든지, 아무래도 식욕이 나지 않는다는 따위의 이야기를 이따금 듣게 되는데, 대체로 아침, 낮, 저녁 하루 세 번 식사를 하고 싶어지는 것이 정상이겠지요?
현재 선진국 사람들은 대개 하루 세 번씩 식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에도시대 중기까지 서민들은 하루에 두 번씩 식사를 했으며 1일 3식으로 늘어난 것은 에도막부 말기 이후라고 합니다. 하루에 세 번 식사를 하는 까닭은 식량의 생산능력과도 관계가 있습니다만, 어느 정도 조건반사에 따른 결과라고 보는 것이 좋으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지금 일본 사람들이 섭취하고 있는 식사 내용, 즉 단백질과 함수탄소 및 지방질 등의 비율을 고려할 때 하루 세번의 식사가 합리적이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샐러리맨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처럼, 아침밥을 거른 채 회사로 달려갔다가, 그 대신 밤에는 이를 보충이나 하듯이 과식에 가까울 정도로 많이 먹는 변칙적 식사방법은 좋지 않습니다. 식사의 내용이나 양은 별문제로 치더라도 아침, 점심, 저녁으로 일정한 시간에 식사를 하는 것이 좋으리라고 봅니다.
-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의 경우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밥이 먹고 싶고, 한낮이 되면 배에서 쪼르륵 소리가 나며, 밤이 되면 또 배가 고픈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하면 되겠군요.
그렇습니다. 그것이 정상입니다. 공복감이란 배가 고파올 때, 특히 배꼽 근처에서 일어나는 불쾌한 느낌인데,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제일 먼저 일어납니다. 우리는 이 공복감과 식욕에 따라 아침밥을 먹습니다. 그리고 잠시 뒤에는 장의운동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이것을 전문용어로는 위장반사 또는 위결장반사라고 부릅니다. 위 속에 음식물이 들어오게 됨에 따라 장의 운동이 활발해지고 이에 따라 변의를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그 결과 유쾌한 수면에 이어 유쾌한식사, 유쾌한 통변이라는 인간 건강의 이상적리듬이 형성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감각이나 감정이 좌우하는 식욕
- 그렇다면 수면, 식욕, 변의는 연동하는 것이로군요. 느긋하게 잠을 잔 뒤에는 식욕이 난다는 식으로.
네. 충분한 수면은 다음날 아침의 유쾌한 식욕이나 공복감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룻밤을 불안하게 보냈다면 다음날 아침에는 식욕이 없어지는 것이 당연하겠지요.
- 식욕이 없다는 것은 기분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모양이군요.
정신적인 원인에 따른 식욕부진도 매우 많습니다. 신경질적인 사람이나, 심한 스트레스를 느끼는 사람은 식욕부진에 빠지기 쉽지요. 마음과 몸의 얽힘이 매우 복잡한 것은 식욕의 경우도 예외는 아닙니다.
식욕은 시각이나 청각 등 여러 가지 감각이 뒤얽혀서 생기는 것입니다. 음식을 맛있게 먹으려면 즐거운 음악을 튼다든지, 깨끗한 식기에 볼품있게 담을 필요가 있습니다. 식사를 하는 환경은 식욕에도 미묘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 그러나 정말로 배가 고프거나 완벽할 만큼 건강하다면 이런 것들은 부차적인 것이 되겠지요?
그렇겠지요. 인간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보다 맛있다는 음식을 보다 많이 먹기 위해, 인간은 요리문화를 발전시켜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간이 생물로서 절대적인 생명을 유지하는 데 있어 가장 동물적인 욕구는 식욕입니다. 그 밖에도 종을 보존하는 욕망으로서 성욕이란 것이 있겠지만, 어쨌든 식욕은 인간의 생존을 보장하기 위한 기본적 욕망입니다. 이런 조건이 아니더라도 건강이 정상상태이면 우리의 몸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칼로리나 영양소는 충분히 섭취할 수 있습니다.
- 정신적 원인으로 생긴 식욕부진이라면 본인은 물론 주위 사람들도 알아차리겠군요.
그렇지만 가족이나 의사에게 좀처럼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경우도 가끔 있습니다. 신경성인 원인으로 식욕이 전혀 없어져 극도로 마르는 증세가 있는데, 이것을 신경성 식욕부진증이라고 합니다. 특히 젊은 미혼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식욕부진증상의 대표적인 실례입니다. 체중이 극단적으로 떨어지고 월경도 없어져 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다행히 그렇게 흔한 병은 아닙니다. 이 병은 어느 정도 감정적인 요소가 원인이 되어 일어나는 것입니다. 예컨대 친구들에게 뚱보라는 말을 듣게 된 것이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원인을 완전히 밝혀내는 것은 어려운 경우가 많고, 이것을 치료하는 데는 정신요법이 효과가 있습니다. 우리 의사들도 치료에 애를 쓰고 있습니다만 이 정신요법이 내과의사에게는 어려운 문제이지요.
- 그건 식욕부진이라기보다는 먹지 않는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먹지 않는다는 표현이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식욕부진이 절정에 달한 상태이니까요. 인간은 살아가기 위해 정상적인 식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정반대인 상태가 이 질병입니다. 사춘기 소녀로서 극단적일 만큼 먹지 않아 몹시 야위게 되면 이와 같은 특수 질병에 걸리지 않았나 의심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흔히 눈에 띄는 것은 정신적 스트레스나 불안감이 원인이 되어 일어나는 식욕부진입니다. 식욕부진상태인 사람을 진찰할 때, 우리들은 신체적 질병, 특히 소화기질병과 연관짓기 쉽습니다. 그러나 그 이외에도 전신성질환은 물론 정신적 상태를 고려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됩니다.
너무 신경쓰지 말 것
- 식욕이 떨어지면 무슨 큰 병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불안해 하는 모양인데, 특히 중, 노년층의 경우는 정도가 더 심하지요.
식욕부진은 감기 등의 감염성질환이나 소화기질환으로 인해 일어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리고 질환 자체는 가벼운 것이지만 식욕부진 증상이 따르게되면 환자가 갖는 중병이란 느낌은 갑절로 커집니다. 더우기 시대가 시대인 만큼 식욕부진의 정도가 심하면 혹시 암이 아닌가 하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의사가 증세를 충분히 설명해 주면 좋겠지만, 요즈음은 진료를 받으려고 3시간이나 기다려 보아야 의사와 만나는 시간은 고작 3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임상의는 환자가 식욕이 없다고 얘기해도 자세히 듣지도 않은 채 간단한 검사로 병명을 정하고 그것을 기준으로 식욕부진의 원인을 설명하려고 하는게 보통입니다. 그리하여 환자는 증상을 파악하지 못하고 노이로제 상태가 되어 점점 더 심한 식욕부진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결국 환자는 이 병원 저 병원을 찾아다니면서 이곳 저곳에서 X선이나 내시경 등의 검사를 받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병명을 붙일 때에는 진지한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또한 환자에게 그 병명을 알려주고 장기간 치료하는 것이 좋을지 어떨지를 설명해야 합니다. 식욕부진의 진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만성위염과 위하수증입니다. 이 두가지는 식욕부진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가장 많이 붙여지는 병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만성위염이라 하더라도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위축성위염입니다. 또 위하수라 하더라도 만성위염을 동반하고 있는 위축성위염이 문제이겠지요. 특히 최근에는 내시경검사가 발달돼 있기 때문에 누구든지 어디서나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위하수는 바륨을 먹는 것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당신은 위가 골반 가운데까지 내려와서 아주 나쁜 상태요"라는 따위의 말을 듣게 됩니다. 환자들은 이 한마디만으로도 불치병에 걸린 것으로 잘못 생각하게 됩니다. 위하수나 만성위염이 식욕부진이라든지 위가 거북해지는 증상의 원인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것 때문에 심각한 고민에 빠지는 것은 지나친 걱정이라고 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 암인 경우에는 식욕부진 증상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겠지요?
식욕부진만이 증상의 전부인 경우는 매우 적습니다. 대개는 위가 거북하다든지 몸이 나른하다는 증세가 있고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증세가 함께 나타납니다. 식욕부진이 증세의 전부인 경우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신경성 식욕부진증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매우 드문 질병입니다.
위암의 경우를 살펴보면, 암이 초기일지라도 위궤양이나 만성위염과 같은 증세를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식욕부진 상태가 분명이 나타났다면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암을 초기에 발견하려면 식욕부진이라 증상에 의존해서는 안됩니다. 즉 식욕부진이라는 흔하디 흔한 증상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해서도 안되고, 그 증상에만 의존해서도 안됩니다. 인간이 생명을 유지해 가기 위하여 소화기는 매우 훌륭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증상에 관한 한 소화기는 둔한 장기라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 그렇긴 하지만 식욕부진을 중요시하여 암이 아니가 걱정하는 예가 많다고 하더군요.
아주 많습니다. 정말 암 때문에 식욕부진 증세가 나타나고 이와 함께 체중이 심하게 줄어드는 예는 통계로 보나 현실로 보나 얼마 안됩니다. 압도적으로 많이 나타나는 증세는 만성위염이나 위하수입니다. 이런 병으로 고민하고 있는 환자들에게 분명히 말하고 싶은 것은, 그렇게 너무 고민할 만한 병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음으로써 증세를 무겁게 하고 가정을 어둡게 하며 자신의 인생을 비관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현재 적절한 검사만 받으면 암은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정기적으로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암이 아니라 위하수 또는 만성위염이라는 진단을 받은 경우에는 식욕부진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태도가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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