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
중도 장
순천당대학 의학부 교수
눈압에 커튼이 쳐진 것 같은 느낌
- 삼눈이라고도 부르는 백내장은 자주 듣는 병명 중의 하나인데, 눈동자가 하애지기 때문에 장해가 생기는 병이라지요?
눈의 구조부터 말씀드리지요. 카메라를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우리 눈의 검은자위의 표면에 있는 각막, 이것이 주렌즈 역할을 하고, 홍채가 조리개 구실을 하고 있습니다. 그 뒤쪽에 수정체라고 해서 보정렌즈 역할을 하는 것이 있으며, 그 주위를 둘러싼 모양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 모양체 안에 있는 근육이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함으로써 수정체의 모양을 변화시키면서 물체를 볼 때 핀트를 맞추고 있는 것입니다. 눈으로 들어온 광선은, 이렇게 해서 망막에 핀트가 맞으면 안구 안쪽에 있는 시신경을 경유해서 뇌로 보내지고, 그래서 우리들은 물체를 보게되는 것입니다.
그림1 : 눈의 구조와 백내장 (그림생략) 백내장이라는 것은 보정렌즈인 수정체가 부옇게 흐려지는 병입니다. 이 수정체는 직경이 약 1Cm, 두께가 약 4mm, 무게는 어른이 200mg쯤 되는데 원래는 투명하고 깨끗한 단백질 덩어리입니다.
- 그것이 부옇게 흐려지는군요, 그것을 보아도 알 수가 있습니까?
겉으로 보아 동자가 하얘지는 바람에 알게 되었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흐려지는 방식도 여러 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홍채의 뒤쪽이 흐려져 있으면 겉으로는 나타나지도 않고 물체를 보는 데도 전혀 영향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 혼탁이 동자 쪽에 생기면, 그 혼탁의 상태에 따라 시력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나, 백내장만으로는 광선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로 심각하게 되는 일은 걸코 생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온 세상이 안개가 낀 것처럼 보입니다. 눈앞에 커튼이 쳐진 것 같은 느낌이 드는거지요.
- 시력은 점차로 저하되어 가나요?
그것은 경우에 따라 다릅니다.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홍채 뒤에 백탁이 생겼을 때는 시력도 정상입니다. 그것이 눈동자 쪽으로 오면 급작스럽게 증상이 나빠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실제의 변화는 서서히 진행됩니다.
수정체의 각막 쪽, 홍채 가까이가 흐려졌을 때에는 별로 시력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같은 정도라도 안쪽, 유리체와 접해 있는 부분이 흐려지면 시력에 크게 영향을 미칩니다.
- 밝은 곳보다도 어두운 곳에서 더 잘 보이게 되기도 한다지요?
진행 도중에는 그런 일이 있습니다. 이것은 할레이션(Halation - 사진술에서 광선이 너무 세어 피사체 주변이 부옇게 흐려지는 일)이 적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커튼에 햇빛이 비치면 저편쪽이 보이지 않지만, 그곳을 어둡게 해 놓으면 먼 곳이 보이는 일이 있지요. 눈동자 크기가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백내장에 걸린 사람에게는 짙은 선글래스를 끼라고 권하기도 합니다.
노화현상으로 일어나는 백내장
- 수정체가 흐려지는 원인은 무엇입니까?
여러 원인이 있습니다. 하나는 선천적인 것이지요. 그 한 예로서, 선천성풍진증후군이라 해서, 임신 초기 2개월까지 어머니가 풍진에 걸리면 그 아기는 귀가 들리지 않게 되기도 하고 선천성 백내장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 밖에 유전성 백내장도 있습니다. 이것은 우성유전하는 일이 많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맹인학교에서 조사해 본 결과, 이 선천성 백내장으로 실명한 사람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다음이 외상에 의한 것입니다. 수정체가 외부로부터 상처를 받아 흐려지는 것입니다. 또 여러 가지 눈병과 몸의 병이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포도막염과 망막박리, 당뇨병 등입니다.
그러나, 지금 열거한 세 가지 원인에 의한 예는 수자상으로는 적으며, 흔히 말하는 백내장의 대부분은 노인성의 것입니다. 노인성이라는 표현은 매우 막연한 것으로서 그 범위에 드는 것이라도 원인은 각기 다르리라고 생각되지만 그것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뭉뚱그려서 그렇게 부르고 있는겁니다.
- 노인성 백내장의 경우, 대략 및 살 때에 생깁니까?
글쎄요, 아주 드물게는 30세쯤에 수정체가 뿌예지는 사람도 있지만, 연령이 많아지면서 급속하게 그 수가 늘어납니다. 분명히 시야가 흐려진다는 의미로 본다면, 60세쯤 돼서는 거의 모든 사람에게 백내장이 나타납니다. 그러나 치료를 받아야 할 만큼 일상생활에 불편한 증상을 일으키는 백내장은 100세가 넘어도 2할 정도밖에 안됩니다.
따라서, 수정체의 백탁을 곧 백내장이라고 정의한다면, 70이 넘은 사람은 모두가 백내장입니다. 그러나, 일상생활에 불편이 있다는 것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100세가 넘어도 2할 가량의 사람만이 백내장에 걸리는 셈입니다.
- 백내장으로 수술받는 사람은 많습니까?
안과만을 애기할 때 입원한 뒤 받는 수술의 태반이 백내장 수술이고, 안과의사 중에는 백내장 수술만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미국에서는 연간 50만 명의 백내장 환자가 수술을 받는다고 합니다.
큰 부담이 안되는 수술
- 수정체의 흰 점을 제거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그것을 제거해 주는 약이 없기 때문에 수술을 하게 됩니다. 수술로써 수정체를 떼어 내고, 그 대신 렌즈를 끼우는 것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원래의 시력을 회복하게 됩니다.
- 눈 수술이라고 하면 어쩐지 겁부터 나는데, 어떠한 수술을 하는 것입니까?
백내장 수술의 역사는 오래며, 이미 5000년쯤 전부터 인도에서는 이 수술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수술은 밖으로부터 바늘을 넣어 렌즈(수정체)를 눈의속, 유리체 속으로 빠뜨리는 추하법이라는 것인데, 이것은 지금도 동남아에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부터 200년쯤 전에 프랑스의 의사 다비에르가 흐려진 렌즈를 눈 밖으로 빼내는 방법을 처음 쓰기 시작했는데, 바로 이것이 근대 안과수술학의 신기원이 되었습니다. 이 렌즈를 빼내는 방법에는 전부 빼내는 방법과 유리체와 접해 있는 뒷막은 남기고 빼내는 방법 두 가지가 있습니다. 전에는 렌즈가 완전히 흐려지기 전에는 수술을 할 수 없다는 게 정설이었는데 그것은 후막을 남겨 놓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후 렌즈를 몽땅 빼내는 방법이 널리 보급되어 현재도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다시 인공수정체를 집어넣는 일과 관련해서 후막을 남겨 놓는 방법이 부활하고 있습니다.
- 수술하는 데 시간은 얼마나 걸립니까?
대개 수십 분이면 되는데 오래 걸리면 1시간까지도 걸립니다.
- 아프겠지요?
별로 아프지 않습니다. 마취를 한 다음 수술을 하거든요. (전신마취를 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개는 국소마취를 한다.) 환자들은 그 마취주사가 제일 아팠다고 하더군요.
- 수술한 다음은 어떻게 됩니까? 입원해서 한동안 안정하고 있어야 합니까?
사람들 중에는 입원도 하지 않고 통원 치료를 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입니다.
전에는 상처를 봉합한 회수가 적거나 꿰매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 날 동안 안정하고 있어야만 했지만, 요즈음에는 상처 자국을 꼼꼼히 봉합하고 상처 자체가 작아서 극단적으로 말한다면 안정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통원 치료도 좋습니다. 그러나, 이 기회에 인간도크를 해야겠다거나, 심신을 풀고 푹 쉬어야겠다는 사람도 있어서 평균 1주일 내지 2주일쯤의 입원을 하는 일이 많습니다. 그 기간이 점차로 짧아져 가는 경향은 있습니다만.
- 퇴원한 후에도 상처의 아무는 상태 등을 알아보기 위해 정기적으로 통원해야 합니까?
그렇습니다. 수술중에, 드문 일이기는 하지만 출혈이라든지 유리체 이탈 같은 여러 가지 합병증이 생기는 수가 있고, 수술 후에도 여러 가지 합병증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조기에 발견해서 나중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손을 써둘 필요가 있거든요. 진찰을 받지 않고 지내는 동안에 그러한 합병증을 일으켜서, 모처럼 성공적으로 수술을 해놓고도 실명하고 마는 예가 심심치 않게 있으니까, 역시 의사의 지시를 잘 따라야 합니다.
- 수술을 받는 시기는 이른 편이 좋습니까?
이것은 환자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는 문제입니다. 언제 수술하는 것이 좋습니까 하는 질문을 우리는 많이 받는데, 일반적으로 말씀드린다면 수술은 언제 받아도 좋습니다.
다만 고혈압이 있다든지 당뇨병이 있다든지 하면, 눈의 수술도 역시 수술이기 때문에, 그리고 약을 사용하는 데 따르는 부담도 고려해야 해가 때문에 먼저 온몸의 컨디션을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환자의 직업이나 생활환경도 고려해야 되겠지요. 예를 들면 차의 운전을 업으로 하는 분은 운전면허가 없으면 생활을 할 수 없으니까, 운전면허가 인정하는 한계를 넘을 만큼 나빠졌다면 수술을 빨리 할 필요가 있겠지요. 그러나 연령이 많고 한가하게 지내는 사람이라면 시력이 0.1이하가 되었을 때 수술하면 되겠습니다.
- 본인이 불편을 느꼈을 때가 바로 수술할 시기라고 생각해도 좋을까요?
그래도 되겠지요.
- 선천성인 경우는 일찍 하는 편이 좋겠지요?
그렇습니다. 성장과 관계가 있으니까 상태를 보아 가면서 되도록 조기에 수술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맹인학교 생도의 실명 원인 가운데서 제1위를 차지한다는 것으로도 알 수 있듯이, 결과가 시원스럽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수정체의 대용품을 선택
- 수술 후 수정체 대신에 렌즈 구실을 해주는 것을 사용한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이 있습니까?
수정체를 대신해 주는 렌즈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간편한 것은 안경이지요. 이것은 매우 두툼한 볼록렌즈 안경으로서, 얼핏 보고도 저 사람은 백내장이었었구나 하고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두껍고 모양도 그리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애써도 수차가 없어지지를 않습니다. 즉, 물체의 상이 일그러진 모양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익숙해지지 않으면 계단의 오르내림이 불편한 경우도 생깁니다. 하지만 방법으로서는 가장 간편하지요.
다음은 콘택트 렌즈로서 이것은 검은 자위 위에 붙이는 것인데, 안경보다 훨씬 잘 보입니다. 그리고 한쪽 눈만 백내장인 경우, 안경은 낄 수가 없지만 콘택트 렌즈라면 사용할 수가 있습니다. 게다가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는 융통성이 있습니다. 취급법이 좀 거추장스럽다는 단점을 있습니다만...
- 젊은 사람과 달리 노인들은 좀 어렵겠지요?
그렇습니다. 그러나 요즈음 취급법이 상당히 간편하게 개량이 된 콘텍트 렌즈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는 수년 전부터 구미 여러 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인공수정체라는 것입니다. 수정체가 있던 자리에 풀래스틱 렌즈를 끼워 넣은 방법이지요. 이것은 한번 집어넣기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수정체의 위치에 렌즈를 집어넣는다는 점에서 광학적으로 볼 때 가장 좋은 방법이라 하겠습니다. 이것이 실용화하기까지에는 몇 십년이라는 실패의 역사가 있었습니다. 역시 눈 속에 이물질을 집어넣는 것인 만큼 여러 가지 탈이 생겨, 일단 넣었던 것을 몽땅 들어내는 식의, 글짜 그대로 피와 눈물의 역사가 있었습니다. 수년 전부터 겨우 실용단계에 들어가 미국에서는 1981년 1년 동안에 10만 건의 수술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에도 약과 식품의 안전성을 관리하는 FDA라는 기관에서 아직 부분적으로 밖에는 이것을 승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아직 역사가 짧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으며 눈 속에 이물질을 넣는 데 따른 여러 가지 탈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지요.
- 인공수정체를 넣으면 안경이나 콘택트 렌즈는 필요없습니까?
조절기능까지 회복되는 것은 아니니까 역시 최소한도 돋보기는 필요하겠지요. 또 정확하게 도수가 맞아 준다면 좋겠지만 꼭 그렇게 된다는 보장이 없으니까 역시 안경을 끼거나 콘택트 렌즈를 넣어야 하는 경우가 생기겠지요. 다만 안경의 경우 두꺼운 것이 필요없다는 의미에서 장점이 있습니다.
- 그렇다면 각각 장점, 단점이 있는 세 가지 방법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으냐 하는게 문제겠군요.
환자의 상태를 보아 가며 각각 그 환자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니까, 수술 전에 의사와 잘 의논해서 정해야 되겠지요. 예를 들면 콘택트 렌즈는 눈물의 양이 적은 사람은 사용할 수 없고, 인공수정체는 당노병이 있거나 눈에 다른 질병이 있을 경우에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인공수정체를 끼우는 경우, 역시 얼마간의 위험부담은 각오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은 아직 연구단계여서 정부가 공식 승인한 것은 아니니까요.
- 마지막으로, 백내장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글쎄요. 백내장이 선진국에 적으며 눈의 노화현상과 관계가 있다고 생각되므로, 전신의 노화를 예방하는 것이 백내장의 예방과 상관관계가 있을 것입니다.
젋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영양과 환경에도 신경을 써야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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