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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정보/증상

위가 거북하다

by Healing New 2020. 6. 10.

화전 무웅
찰황의과대학 학장
소화의 구조
- '위가 거북하다'는 느낌은 누구든지 경험한 일이겠지만, 그것이 질병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으리라고 봅니다. 걱정할 정도가 아닌 증세, 병적인 증세 등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만 그보다 앞서 위가 어떤 작용를 하고 있는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위는 입으로 들어간 음식물의 소화작용을 하는 장기입니다. 위가 하는 역할의 90%정도를 소화작용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역할로는 혈액세포를 만들어내기 위한 특수작용이 있을 뿐입니다.
먹은 음식물을 위가 어떻게 소화하는가를 살펴보면, 첫째 맷돌처럼 기계적으로 가는 일입니다. 그 때문에 위 내부에는 가로 세로 경사를 이루며 뻗어 있는 3층의 근육이 있습니다. 그리고 음식물이 식도에서 들어오는 입구와 소화물이 십이지장으로 나가는 출구에는 괄약근이 있어서 소화운동을 할 때에는 위의 입구와 출구가 닫히게 됩니다. 소화운동은 연동이라고 불리는 파상수축 이외에도, 특히 십이지장으로 나가는 출구에 있는 유문부의 윤상근이 맷돌과 같은 작용을 함으로써 음식물을 갈게 됩니다.
또 하나는 화학적 소화작용입니다. 위벽의 표면의 점막에서는 염산이 분비되는데 이것은 매우 강한 산입니다. 따라서 이것이 위벽 자체를 상하게 할 우려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위점막에서 중성점액이 분비되어 위벽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위점막에서는 또한 소화에 매우 중요한 요소인 펩시노겐이 분비되는데, 염산은 이 펩시노겐을 펩신이라는 효소로 바꾸어 주고 펩신은 음식물 속의 단백질을 분해합니다. 참고로 한마디 덧붙인다면, 당분은 타액중의 아밀라제란 효소에 의해 장에서 흡수되기 쉽도록 분해되고, 지방질은 주로 십이지장으로 들어가 리파제란 효소에 의해 소화됩니다. 이와 같이 위는 기계적 작용과 염산, 펩신의 화학적 작용으로 음식물을 삭이게 됩니다. 그 결과 음식물이 죽과 같은 상태로 되면 유문괄약근을 열어 십이지장으로 내보내게 됩니다. 그리고 이 죽 모양의 음식물은 십이지장에서 충분히 소화되어 장으로 내려가 흡수되며 그 가운데 대부분은 영양분으로서 간장에 저장됩니다.
*그림1: 위의 소화운동에 관여하는 종주근과 사주근의 개괄도
*그림2: 소화에 관여하는 위벽(위저선부)의구조
- 어떤 음식물을 얼마만큼 먹었느냐에 따라 사정은 다르겠지만, 먹은 음식물을 위가 소화하는데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까요?
음식물의 종류에 따라 위 속에 머무르는 시간은 각양각색입니다. 예컨대 단백질류의 경우 빠르면 1시간, 늦어도 2시간 정도면 소화가 끝나고 십이지장으로 보내집니다. 그러나 여기에 지방질이나 당분이 첨가되면 30분이나 40분쯤 소화시간이 연장됩니다.
인간은 잡식동물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음식물을 먹습니다. 그 때문에 맷돌운동과 동시에 음식물을 잘 섞은 다음 조금씩 십이지장으로 보내는 운동이 되풀이됩니다. 따라서 위 속이 텅 빌 때까지 어른의 경우는 거의 4시간 정도가 걸리는 것이 보통입니다. 인간은 하루에 식사를 세 번 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고 따라서 그 간격은 4시간 정도이며, 그것은 위 속이 비는 시간과 같은 시간입니다.
위가 거북할 때
- 그런데 '거북하다'는 증상은 사람에 따라 느끼는 정도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거북하다는 것은 위가 바닥에 있다, 즉 명치 부근에 위가 있다는 느낌입니다 이 말에는 위 속에 무엇이 걸려 있다든지 먹은 음식물이 장으로 내려가지 않은 채 위 속에 남아 있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런 느낌이 일어나는데는 두 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위근육이 긴장하여 바싹 죄어들게 되어 이것이 반사적으로 뇌쪽에 거북한 느낌을 전달하는 경우와 반대로 긴장이 풀렸기 때문에 이런 느낌을 갖는 경우입니다.
위의 근육이 긴장하는 것은 그 운동을 지배하는 신경, 특히 미주신경이 긴장하기 때문입니다. 과로하거나 수면이 부족할 때 이런 일이 많이 일어나고, 또 사람에 따라서는 이른바 신경질이 나기 때문에 미주신경이 긴장하기도 합니다. 음식물과의 관계로 미뤄보면, 지방질이 많은 식품이나 소화가 잘 안되는 식품을 많이 먹는 경우 아무래도 맷돌작용이 강해지므로 거북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위근육의 긴장이 약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경우도 비교적 많습니다. 이것을 위하스 혹은 위아토니라고 하는데, 체격이 바싹 마른 사람 가운데는 손발의 근육뿐만 아니라 위벽 근육의 발육도 좋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음식이나 수분을 많이 섭취하면 위가 배꼽 아래 골반 가운데까지 처지는 수가 있습니다. 물이 든 자루를 손에 쥐고 들어올린 상태를 상상해 보십시오. 이런 사람을 가리켜 하수체질이라고 합니다. 이런 사람이 앉았다 일어서면, 십이지장이 오른쪽 늑골 밑쪽 언저리에서 고정되는 것이 예사이므로 골반까지 내려간 위는 그 속의 내용물을 거기까지 밀어올려야 합니다. 따라서 그 부근의 소화배출 운동이 나빠집니다. 물론 십이지장을 비롯한 장 전체가 하수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만, 하수증이 있는 사람 모두가 꼭 거북한 느낌을 호소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그림3: 위하수와 위아토니
- 위하수증이 있는 사람을 제외하면, 위가 거북한 증상은 역시 피로하거나 기름기 많은 음식을 너무 많이 먹는 것이 원인이겠군요.
그렇습니다. 소화가 잘 안되는 음식이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 위 속에 무슨 물체가 걸린 듯한 느낌이 있거나 거북한 느낌이 있으면 암일 수도 있으므로 주의하라는 말도 종종 들을 수 있는데요.
암의 경우는 그것이 발생한 부분에 따라 다릅니다. 거북하다거나 막힌 것 같은 느낌이 있다고 해서 일률적으로 위암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예컨대 식도와 위의 경계 부분이나 위나 장의 경계와 같이 음식물의 통과를 조절하는데 절대적인 부분은 좁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위암이 생기면 비교적 일찍부터 막힌 듯한 느낌이 나타납니다. 이런 부분은 구조가 좁을 뿐 아니라 수축운동도 활발하므로 여기서 생기는 변화라면 민감하게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부근에 생긴 암은 아직 초기에 지나지 않더라도 막힌다든지 거북하다는 등 환자의 호소를 통하여 일찌감치 발견되는 경우가 많지요. 그 밖의 부분에서 생긴 암의 경우에는 꼭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고 잘라 말할 수는 없습니다. 암은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노이로제에 가까울 정도로 증상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초기 위암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지요.
여기에서 한 가지 주의해 두실 것은 옛날부터 만성위염이라고 불러 온 위장질환의 경우입니다. 학문적으로는 이것을 여러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그 가운데 암으로 발전하기 쉬운 유형이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위산의 분비상태가 나쁘고 소화력도 떨어지므로 이따금 거북한 느낌을 갖는 사람도 있습니다. 따라서 끊임없이 위가 거북하다는 느낌을 갖고 있는 사람 가운데에는 위하수나 과로, 신경질 때문인 경우도 있으나, 만성위염 때문인 경우도 있으므로 정밀한 위암검사를 받아 보도록 권하는 바입니다.
수술과 복약에 관한 사고방식
- 위하수증 때문에 늘 위가 거북하다고 느껴지는 경우 그 상태가 너무 심하면 수술을 받아야 할까요?
저는 위하수증만을 치료하기위해 수술을 한다는 데에는 간단히 찬성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어느 정도 하수증상이 있더라도 소하불량증이 계속되거나 십이지장으로 소화물이 배출되는 상태가 나쁜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위의 긴장을 조금식 높여주는 작용을 하는 약품이 개발된데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서 하수 자체에도 피하지방이 붙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밑으로 처지는 일이 적어져, 위하수에 수반되는 증상이 저절로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것을 치료하려면 식사량을 80% 정도로 줄이도록 합니다. 그래도 거북한 느낌이 없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식사 후 얼마동안 누워 있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대개 혈압이 낮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식사 후에는 몸이 나른해지고 졸음이 옵니다. 그러니까 가능하다면, 특히 점심을 먹은 뒤 30분 정도라도 좋으니 누워서 쉬면 고통을 없애는 데 유효합니다. 따라서 오늘날에는 수술이 필요한 위하수 증상은 아주 적다고 하겠습니다.
- 좀 과식을 한 경우에 시판되는 위장약을 복용한다거나 상용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것은 어떻습니까?
상용하는 일은 피해야 합니다. 과식을 했다거나 소화불량 등이 원인이 되어 급성위장염을 일으켰을 때 일시적으로 소화를 도와주기 위해서는 위장약이 도움이 됩니다. 또 사람에 따라서는 위근육의 움직임이 약하거나 위점막이 위축되는 이른바 만성위축성위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거북한 증상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어느 정도 약의 도움이 필요하겠지요.
그러나 약을 상용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정신적인 안정을 찾기 위해 약을 상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지요. 소화제를 너무 많이 쓰면 위가 스스로의 힘으로 움직이는 것을 잊어버릴 염려가 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과보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래 위점막세포는 2, 3일 지나면 다시 생겨날 정도로 신진대사가 활발합니다. 약 속에는 이런 신진대사에 영향을 주는 물질도 들어 있으므로 세포의 신진대사를 억누르는 것은 권장할 만한 일이 될 수 없겠지요. 따라서 정확하게 진단을 받고 필요에 따라 적당한 처방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쓸데없이 약을 상용하는 것은 찬성할 수 없지요.
위 이외의 질환 때문에도 거북한 느낌이 생긴다
- 위가 거북해지는 데에는 역시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군요.
그렇습니다. 물론 위에 원인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그 밖에도 신경성인 것을 비롯 여러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위가 거북하다고 호소하는 사람 가운데 반수 이상은 크든 작든 신경성 영향을 받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거북한 증세를 호소하는 사람들은 그때 한번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과로, 수면부족, 불안, 긴장 따위가 계속될 때마다 이같은 호소를 되풀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평상시에는 건강한 사람이라도 신변에 걱정스러운 일이 있을 때에는 음식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는다든지 위가 거북해서 식욕이 없다는 등의 불평을 호소합니다. 이런 사람들의 위를 검사해 보면 매우 긴장한 상태이어서 연동운동이 일어나고 있지 않든지, 반대로 끊임없이 강한 수축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위산의 분비량도 극단적으로 줄어들어 위액을 튜브로 뽑아도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얘기를 들어 보면 위가 거북할 뿐만 아니라, 수면부족, 불면증 및 머리가 무거운 증상도 호소합니다. 앞에서 위하수증을 설명했습니다만, 이런 사람들에게는 체질적인 요소가 있어서 비슷한 증세를 호소하는 사람이 근친자들 가운데 있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위가 거북한 증상과 비슷한 질병으로 당뇨병이 있습니다. 당뇨병이 경증일 때에는 식욕이 오히려 왕성하지만 정도가 심해지면 위의 움직임이 약해집니다. 그것은 위벽에 당분이 달라붙어 위산분비가 적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당뇨병이 있으면서도 식욕은 오히려 떨어지고 위가 거북하게 느껴집니다. 거꾸로, 식욕이 없어지고 위가 거북하면 중증의 당뇨병이라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적극적으로 치료해야겠지요.
또 애디슨병이라는 질환이 있는데 이것은 부신의 움직임이 장애받기때문에 일어나는 질환입니다. 피부가 검게 변하고 혈압이 낮아지며, 빈혈 증세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런 사람들의 경우도 위의 움직임이 약해집니다. 위가 거북하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을 검사해 보았더니 애디슨병이 발견되었다는 사례도 있습니다.
이와 같이 위가 거북하다는 증상은 위 이외에 여러 가지 질병에서도 나타나는 것이므로 위만을 검사해서는 안됩니다. 우리 의사들은 이러한 갖가지 가능성을 감안하여 몸 전체를 검사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분들도 그런 사정을 이해하도록 해야 합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위가 거북한 증상에는 신경적인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고, 그런 점에서 장의 움직임과도 꽤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위가 거북하다, 목구멍이 막힌다는 등의 괴로움을 호소하는 사람에게는 통변부조, 특히 변비증이 있는 사람이 많으며, 때로는 점액이 섞인 변을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통변부조 현상은 위가 거북한 증상에 신경성 영향이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내는 바로미터가 됩니다. 물론 장의 이상에 관해서도 X선이나 내시경검사가 필요하지만 대개의 경우 대장에서도 신경성으로 일어나는 연동운동의 변화를 볼 수 있습니다.
통변이 순조롭고 막힘이 없는 사람에게는 위가 거북해지는 경우가 적습니다. 위가 거북한 증세를 없애기 위해서는 식사법이나 음식물의 선택에 신경을 쓰고, 적당한 운동과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통변을 고르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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