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건강 정보/증상

손이 거칠어진다.

by Healing New 2020. 6. 10.

석원 승
동방대학 의학부 교수
손가락의 얇은 껍질이 벗겨지는 병
- 거친 손, 메마른 손은 보통 사람이 보기에도 피부의 수분이나 지방분이 모자란 탓으로 느껴지는데요.
그렇습니다. 피부의 가장 바깥 부분을 각질층이라고 하는데, 정상적인 각질층은 수분을 10--20% 함유하고 있어서그 때문에 피부 표면이 매끈하게 윤기를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각질층이 파괴되면 수분이 10%이하로 내려가 피부가 메마르게 됩니다.
또한 피부의 각질층 위에는 피지막이라는, 지방과 물로된 층이 있어서 각질층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피지막의 지방이 적어지면 각질층의 구조도 파괴되기 쉽게 되고, 그 결과 각질층의 수분을 유지하는 힘이 약해지는 것입니다.
- 그러면 얼굴이나 손에 크림을 바르는 것은 피부 표면의 기름성분을 보충해 줌으로써 각질이 파괴되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인가요?
그렇습니다. 기름기를 보충해 줌으로써 각질층의 수분이 밖으로 달아나는 것을 막고, 또 동시에 각지릉을 보호하려는 것이지요. 자동차에 왁스를 칠함으로써 차의 도장이 상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피부가 건성인 사람은 원래 피부 표면의 기름기가 적기 때문에 아루래도 각질층의 수분을 충분히 유지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특히 추운 계절에는 기름기가 많은 크림을 발라서 위로부터 피부를 보호할 핑요가 있는 것입니다.
- 피부가 거칠어도 목욕탕에 들어가면 피부 표면이 보드랍고 말끔해지는 것은 역시 일시적이나마 각질층의 수분이 충분한 상태가 되기 때문일까요?
그렇지요. 목요강에 들어가 있는 동안에는 목욕탕의 물이 각질층 속에까지 들어오기 때문에 메말라 있던 피부도 아주 매끄럽게 됩니다. 즉 피부 표면의 매끄러움과 윤기는 각질층의 수분이 충분히 유지되고 있느냐에 따라 좌우된다고 하겠습니다. 다만 각질층 자체의 구조가 파괴되어 버린 경우, 목욕탕에서 나오는 대로 곧장 수분은 달아나 버리므로 피부는 다시 거칠어집니다.
- 겨울동안 손이 거칠다가도 따뜻해지면 자연히 보통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사람도 많다고 생각되는데, 그런 사람 가운데는 치료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을까요?
오랜 세월에 걸쳐서 손가락 복면의 피부가 얇게 벗겨져 애를 먹는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것은 손이 어느 정도 거칠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만져 보면 표면이 거칠거칠합니다. 이 상태가 계속되어 다른 손가락으로 번져 가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이러한 예는 단순히 손이 거칠어지는 것이라기보다는 병의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성지장각피증 이라는 병입니다. 보통은 오른손잡이면 오른손, 왼손잡이면 왼손의 엄지손가락, 집게손가락, 가운뎃손가락 끝의 복면이 건조해서 차츰 얇은 껍질이 벗겨집니다. 더욱 심할 경우, 벗겨진 부분이 빨갛게 되고 그 상태가 손가락 끝에서 손바닥 쪽까지 미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손가락읗ㄹ 구부리기가 어려워지고 또 아파서 보통의 집안일도 하기 어렵게 됩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오른손잡이면 오른쪽, 왼손잡이면 왼쪽에서 시작되지만 점점 반대쪽 손가락도 장해를 받게 됩니다. 이처럼 서서히 진행되어 간다는 의미에서 진행성지장각피증이란 이름이 붙은 것입니다. 이 병명이 붙여지기 전에는 손가락의 균열성급진이라고 진단되어 왔지요. 그리고 최근에는 또 일정의 접촉성피부염 혹은 일종의 습진이라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 원인은 무엇입니까?
그것에 관해서도 여러 가지 설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여자들이 잘 걸린다고 해서 여성호르몬이나 갑상선호르몬 등 호르몬의 이상, 혹은 자율신경의 이상이 원인이 아닌가 하는 내인설이 상당히 유력했습니다.
그런데 진행성지장각피증이라는 병명이 붙여지고부터 물일을 할 기회가 많은 사람이나 제약회사 등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들 가운데 환자가 많은점, 또 오른손잡이는 오른손, 왼손잡이는 왼손부터 병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외인도 고려하게 되었지요. 그리고 1940년경에는 물이 나쁜 것이 원인이 아니가 하는 설, 1949년경에는 비누가 나쁜 것이 원인이 아닌가 하는 설이 나왔습니다. 또한 세제가 보급된 후부터는 그것이 큰 원인이라고 흔히 말하고 있습니다. 다만 세제가 사용되지 않았던 시대에도 있었던 병이기 때문에 반드시 세제만이 원인이라고 할 수 없겠습니다.
- 이 병은 증가되고 있습니까?
일본의 경우, 1960년부터 약 10년 동안에 환자가 거의 3배로 늘어났습니다. 이 동안 세제의 사용량도 약 7배로 늘어났지요. 이와 같은 수치를 보더라도, 세제의 보급과 진행성지장각피증이라는 손의 피부염은 어느 정도 관계가 있다고 생각해도 즣을 것 같습니다.
세제는 표준사용량을 지켜서 쓰자
- 세제가 관계가 있다고 하면 그 사용법이 문제가 되겠는데, 물이나 세제를 사용할 때 조심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우선 세제를 사용할 때는 용기에 표시되어 있는 규정된 농도로 묽게 해아 합니다. 그런데 조사결과를 보면 표준사용량을 지키고 있는 사람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원액을 스폰지에 묻혀서 씻는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이것은 아주 좋지 않습니다. 이 병은 남성에게서는 흔히 볼 수 없으나 식당에서 일하는 남성 중에서는 환자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틀림없이 원액은 세정력이 뛰어나지만, 동시에 손가락에 대새서는 해를 끼치는 게 분명합니다. 세제뿐만 아니라 표백제 등도 사용할 때 충분히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표백제로 손바닥을 싹싹 문지른 결과, 피부의 표면이 건조해져 벗겨져버린 예도 있습니다. 세제의 경우에는 이 병이 손등까지 침범하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 기저귀를 빨거나 부분적으로 낀 때를 빼는 데 쓰는 특수한 세제 가운데는 표백제가 함유된 것도 많은 모양인데요.
그러한 세제를 사용할 때에는 반드시 잘 헹궈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 입으면 접촉성피부염을 일으켜 피부가 빨개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역시 표시되어 있는 농도를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또 미지근한 물을 사용한다는 것도 유의해야지요.
- 세제의 표시 사용량을 지키라고 말씀하셔는데, 표시된 그대로 묽게 했더니 너무 묽어서 때가 잘 빠지지 않는 경우도 있는 듯하더군요.
만일 그렇다면 기름때 같은 것은 처음에 어느 정도 더운 물로 빨고 나서 규정량의 세제액으로 빠는 것이 안전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세제를 사용한 뒤에는 미지근한 물로 충분히 손을 씻어야 합니다. 세제의 성분이 손가락의 관절부분이나 손가락의 복면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손이 거칠어지기 쉬운 체질
- 세제를 사용하여 같은 물일을 해도 손이 거칠어지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손이 거칠어지는 데에도 체질적인 요소가 관계되는 것인지요?
그렇습니다. 이런 현상이 어떤 사람에게 생기기 쉬운가에 대한 연구는 지금까지 별로 많지는 않지만, 미국 같은 데서는 아토피체질인 사람의 피부가 쉬이 거칠어지는 것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아주 오래도록 계속되는 아토피습진이라든가 기관지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알레르기성 결막염 등 이 4가지가 아토피체질인 사람이 걸리는 대표적인 병으로 되어 있습니다만, 특히 아토피습진인 사람은 일반적으로 피부가 쉽게건조해지기 때문에 손이 거칠어지기 쉽다는 것이지요.
또 말초의 혈액이 나쁜, 이른바 냉성의 정도가 심한 사람이 아무래도 진행성지장각피증처럼 손이 거칠어지는 증세를 일으키기 쉬운 경향이 있다는 결과가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세제가 겁난다고 해서 비닐이나 고무로 된 장갑을 끼고 물일을 하는 사람이 있지요. 그런데 개중에는 비닐이나 고무로 된 장갑으로 말미암아 접촉성피부염을 일으키는 사람도 있습니다. 당사자는 세제가 원인이라고 생각해서 장갑을 반드시 껴야 한다고 말하지만, 진찰해 보면 손에 발진이 좁쌀처럼 돋아 있거나 빨간 습진 같은 것이 생겼고 몹시 가렵다고 호소합니다. 아무래도 이것은 세제 때문이 아니라 비닐이나 고무로 된 장갑이 원인이라고 생각되는 경우에는 환자에게 설명해서 시험을 해봅니다. 환자가 사용하던 비닐장갑이나 고무장갑의 표면과 이면을 작게 잘라서 등이나 팔에 붙여 두었다가 이틀 뒤에 떼어 냅니다. 비닐이나 고무의 이면을 붙인 장소가 빨갛게되어 습진 비슷한 변화가 생기면, 이것은 비닐장갑이나 고무장갑에 의한 접촉성피부염이라고 하겠습니다.
이것은 알레르기성의 접촉성피부염으로서, 몸 쪽에 비닐이나 고무 속에 있는 성분에 대한 항체가 생겨서 일어납니다. 비닐이나 고무로 된 장갑을 끼었다고 바로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오래 사용하는 동안에 그러한 반응이 일어나게 됩니다.
- 지냉성지장각피증은 체질적인 조건에 물이나 비누, 세제 등의 자극이 가해져 일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까?
그렇지요. 되도록 물을 사용하는 시간을 짧게 하도록 조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비누나 세제는 화학적인 자극이지만, 물리적인 자극이 관련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먼지떨이나 비를 사용하면 이 병이 악화된다는 사람도 있고 종잇장을 넘기기만 해도 악화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결국 그러한 것에 접촉함으로써 피부 표면의 기름기가 빠지고 나아가 각질이 파괴되기 때문입니다.
- 손이 거칠어지다 못해 이러한 병으로까지 진행된 경우, 어떤 치료를 하게 됩니까?
이것은 상당히 성가신 일입니다. 여름에 일단 좋아지더라도 또 가을부터 겨울에 걸쳐 다시 도지고 이렇게 몇 차례나 되풀이합니다.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은 예방법을 지키고, 물일을 할 때는 면장박을 낀 위에 비닐장갑이나 고무장갑을 끼고서 하며, 전문의가 처방하는 각각의 피부증상에 알맞는 연고를 바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반에 잘 때 연고를 바른 위에 폴리에틸렌 장갑을 착용토록 하는 밀봉법을 쓰기도 합니다.
겨울에 악화되는 이유의 하나로 습도를 꼽을 수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난방 등의 영향으로 집안의 습도가 일반적으로 낮아져 있습니다. 이 점에도 유의해서 실내의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건강 정보 > 증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상포진  (0) 2020.06.10
습진  (0) 2020.06.10
햇볕에 의한 피부의 이상  (0) 2020.06.10
엄지발가락이 아프다  (0) 2020.06.10
무릎이 아프다  (0) 2020.06.1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