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수술은 정자의 수송통로인 정관을 폐쇄시켜 씨를 말리는
수술인데 반해 정관복원수술은 폐쇄 부위를 제거한 다음 양측정관을
다시 이어 정자의 수송로를 열어주는 역(逆)정관수술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정관폐쇄로 건더기 없는 국물에 불과한 정액을 다시 아기씨가
섞인 명실상부한 남성의 정수(精髓)로 만들어 주는 수술이다.
정관절제술 후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자녀의 추가를 원할 때, 또는
이혼이나 아내와 사별한 후, 재혼한 경우가 정관복원수술의 가장
많은 동기다.
정관복원수술의 최종목적은 거의 배우자의 임신이다. 그러나
정관복원수술로 모두가 임신되는 것은 아니다.
일단 정관수술로 정관을 폐쇄시키면 폐쇄 부위와 고환 사이의
정자통로 내압(內壓)이 상승한다. 정자통로의 내압이 계속 증가하면
그 압력 때문에 정자가 통로 밖으로 새어나갈 수도 있고 고압으로
부고환 내의 미세한 정자수송로가 막힐 수도 있다.
이런 현상은 정관수술과 정관복원수술까지의 기간이 길면 길수록 그
가능성이 높아지며 아울러 고환이나 부고환의 기능이 떨어지거나
정자의 수송능력이 저하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단순한
역정관수술만으로 정자가 반드시 정액에 출현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정관복원수술로 정액에 정자가 나타난다고 해서 모두
임신되는 것도 아니다. 정관복원수술은 수도꼭지의 개폐처럼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관복원수술의 성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일까?
정관복원수술의 성패를 평가하는 척도는 해부학적 성공률과 기능적
성공률로 따진다. 해부학적 성공률이란 정관복원수술로 정액에
정자가 출현하는 개통률을 말하며 기능적 성공률이란 정관복원수술로
이루어진 배우자의 임신율울 말한다. 정관수술과 복원수술 시점까지
기간, 수술방법, 술자(術者)의 숙련도, 자가항체의 생성여부 등이
기능적 성공률에 영향을 미치치는 인자가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정관수술에서 복원수술까지의 기간이 길수록 이들
성공률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육안 수술보다 현미경 미세수술의 성공률이 훨씬 높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현미경 미세수술에 의한 정관복원술의 해부학적 개통률은
85% 이상이며 기능적 성공률이 55% 정도이다.
이때 배우자의 임신은 수술 후, 8.5개월 이내에 임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능적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수술기술을 개선시키고 새로운 수술
테크닉을 개발하는 노력을 꾸준히 경주해왔다. 어떻게 하면
미세구조를 정확하게 연결하여 누수방지 봉합을 할 수 있는가?
어떻하면 수술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까?
병든 조직을 외과적으로 잘라내거나 절개한 후, 다시 어어주는
바느질(縫合術)은 술자(術者)의 정교한 테크닉과 세심한 주의를
요구한다. 이 바느질하는 기술이나 방법이 수술결과에 지대한 영향
을 미치기 때문이다. 더구나 정관처럼 아주 미세한 관상(管狀) 구조를
바느질로 이어줄 때는 더욱 그렇다. 육안으로 겨우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정밀한 연결이 더욱 힘들고 어렵다는 것은 당연한 일 이다.
정관은 굵기가 2∼3mm 정도의 국수가락처럼 만져지지만 실제로
정자의 통로가 되는 내경은 0.5∼1mm 정도로 아주 가늘어서
육안으로 정관을 정확하게 이어주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설령 육안으로 정관을 이어주더라도 그 정확성을 보장할 수 없어
수술 후, 정관이 다시 개통되는 재개율(再開率)을 감소시킨다.
따라서 수술현미경을 통해 수술시야를 약 10∼20배로 확대시킨
상태에서 시행한 현미경 미세수술이 현재 정관복원수술의 교과서적인
방법으로 채택되고 있다. 그러나 현미경수술은 술자의 노련한
술기(術技)를 요구하며 수술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다.
조금 더 수술시간을 단축시키면서 더욱 정확하게 정관을 이어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래서 레이저를 이용한 용접방법과 섬유성 아료로 정관을 붙여주는
방법이 증장했다. 레이저를 이음부위에 쏘아 강철관을 용접하듯
정관을 이을 수 있다면 얼마나 편리하겠는가? 또 목제가구를 붙일때
쓰이는 아교같은 접착제로 양쪽 정관벽을 서로 붙여 이어줄 수
있다면 수술이 얼마나 간편하겠는가? 일일이 현미경을 들여다 보며
힘들게 하는 바느질보다 훨씬 수월하고 신속한 작업이 될 것이다.
레이저 용접의 원리는 아직까지 확실하게 규명된 것은 아니다. 다만
레이저를 정관의 이음새에 순간적으로 발사하여 발생한 열이 정관벽
조직의 콜라젠을 융합, 응고(fusion coagulation)시켜 용접 되는 것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개의 미세혈관을 레이저로 용접한
결과 수술 직후에는 30mmHg의 압력에 견딜 수 있었고 수술 후
30일에는 2,000mmHg의 큰 압력에도 끄떡하지 않을 만큼 강한 강한
접착력을 나타냈다.
현재까지 레이저 용접에 의한 정관복원수술의 결과는 현미경 수술의
결과보다 더 우월하다고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수술시간이 짧아지고
고도의 수술 테크닉이 필요치 않으며 접착력이 매우 강 하다는
장점이 있다.
조직용접에 사용되는 레이저는 엔디약(Nd:YAG), 탄산가스,
알곤등이다.
성유성 아교과 같은 조직접착제로 미세한 정관을 이어주는 테크닉도
마찬가지 이점을 가지고 있다. 성유성 아교는 환자와 물(bovine)에서
채취한 소량의 혈액을 이용하여 만든다.
성유성 아교에 의한 접착방법으로 시행한 정관복원수술의 결과도
역시 현미경 미세수술에 의한 결과와 대동소이하지만 수술 시간이
매우 단축되고 접착력이 더 강하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어 쨌든
레이저나 섬유성 아교를 이용한 미세 관상구조의 연결방법은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누수방지 봉합(water tight suture)을 위한 새로운
테크놀로지로 각광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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