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외 정보/신비

기상천외한 우주론

by FraisGout 2020. 7. 20.

    아인슈타인은 우주를 먼저 이렇게 생각했다

  우주에는 별과 은하가 있는 등 그 구조가 복잡하지만, 아인슈타인은 먼저 우주 내의 
세부 구조에 얽매이지 않고, 우주를 일양등방인 공간으로 가정하고, 그런 조건을 
충족시키는 우주 모델을 생각했다. 그 우주 모델이란, 2차원의 유추로 말하면 지구본 
표면과 같은 성질을 지닌 우주이다. 지구본의 표면은 구면이므로, 표면에 그려져 있는 
지도의 형태나 색깔은 달라도 구면이라는 점은 어디에서나 똑같다.
  태평양은 구면인데, 남극이 평면이 될 수 는 없다. 어디나 모두 구면이다.
  우주를 일양등방이라고 가정한 이 이론은 '우주원리'라 하여 현재도 우주론의 대전제가 
되고 있다.

    아인슈타인의 우주 모델은 축소되었다

  이렇게 해서 아인슈타인은 지구본과 같은 우주를 상정해서 거기에다 자기의 이론을 
적용시켜 본 것이다.
  여기 한 가지 지적해 두고 싶은 것은, 지구본과 비슷한 우주라고는 해도 실제의 
우주가 구면이라는 것은 아니다. 우주의 성징을 2차원 공간(면)이라 가정하면 구면이 될 
것이라는, 어디까지나 가상해서 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 우주 모델에 아인슈타인 이론을 적용시킨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아인슈타인의 예상과는 달리 이 우주는 축소되고 말았다.
  그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인슈타인 이론은 아인슈타인의 중력 이론이기도 하므로 이론 안에는 중력(인력)이 
삽입되어 있다. 그러니까 그것을 적용하면 공간은 자꾸만 쪼그라들고 만다.
  1917년인 그 당시에는 팽창 우주가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누구나 우주는 고요하게 
펼쳐져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아인슈타인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따라서 자기 
자신이 주장한 인력(중력)으로 쪼그라들고 마는 우주는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가지 
않았던 것이다.

    아인슈타인 우주에 갑자기 나타난 우주항이란?

  쪼그라들고 마는 우주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 아인슈타인은 그러한 축소현상을 
제거하는 이론을 전개시켜야만 했다.
  아인슈타인 자신은 자기 이론에 대해 확고한 자신감을 갖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축소된다고는 생각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우주항'을 만들어 그것을 무리하게 
자기의 우주론에다 도입하게 된다.
  우주항이란 우주가 수축하는 것을 억제하는 작용을 해야 하므로, 수축시키는 인력에 
대항하는 척력이 될 것이다. 다만 이 힘은 인력처럼 지구나 태양과 같은 규모에는 
작용하지 않고, 우주와 같은 거대한 공간에만 작용하는 힘이다.
  아인슈타인은 이러한 이현령비현령식의 '우주항'을 도입해서 인력과 적당한 균형을 
잡도록 하였다. 이것이 소위 아인슈타인의 '정적 우주 모델'이라는 것인데, 약간 무리가 
있는 미심쩍은 모델이라는 느낌이 든다.

    드 지터(De Sitter)의 팽창 우주 모델

  아인슈타인 이론은 방대한 자연을 밝히는 이론이므로 아인슈타인 자신만의 것이 될 
수는 없다. 아인슈타인 이후에도 이 이론을 적용하여 우주를 해명하려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그 중에서 현재까지 이름이 남아 있는 사람으로는 네덜란드의 드 지터가 있다.
  드 지터의 우주 모델은 우주 안에 있는 물질의 비율이 매우 적고, 게다가 
아인슈타인이 도입한 '우주항'론을 시인하는 것으로서, 현재의 상식으로 생각하면 약간 
기묘한 모델이다. 그런데 이 모델의 경우는 물질이 희박하여 우주를 끌어당기는 힘이 
약하고, 척력이 커져서 우주가 팽창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당시는 아직 팽창 우주라는 개념이 전혀 없었으므로 드 지터의 우주 모델은 
탁상공론으로 여겨졌던 것 같다. 이와 같은 우주 모델도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정도였으리라.

    프리드만(Friedmann)이 주장한 우주 모델

  우주항은 '정적 우주'를 위해 아인슈타인이 억지로 도입했다는 인상이 짙다. 그래서 그 
우주항의 존재를 무시하고, 원래의 아인슈타인 이론을 그대로 우주에 적용시키면 어떻게 
될 것인가를 면밀히 연구했던 사람이 바로 프리드만이다. 이 우주론에 약간이라도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빅 뱅(Big Bang) 우주의 별명이 프리드만 우주라는 것쯤은 알 
것이다.
  그렇다면 아인슈타인 이론을 곧이곧대로 우주에 적용시킨 결과는 어땠을까?
  우주는 수축하든가 팽창하든가의 양자 중의 하나이지, 결코 정지 상태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 그 해답이었다. 즉, 아인슈타인이 시도한 것처럼 우주항을 갖다 붙이는 등의 
편법을 쓰지 않고 순수한 아인슈타인 이론으로 우주를 보면, 우주는 수축하거나 
팽창하거나 하는 두 가지 운동 이외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우주는 왜 정지해 있지 않고 팽창하거나 수축만 하는가?

  우주에는 은하나 별이 있는데, 이것들은 주위에 강한 중력을 작용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우주는 거대한 중력으로 지배받고 있는 셈인데, 그러한 곳에서 어떤 운동이 
허용되는가 하는 것은 지상에서 돌을 위로 던져 보면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지상도 역시 
지구의 거대한 중력에 지배되고 있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자, 그러면 위로 던져 보자. 그러면 돌은 위로 올라가거나, 아래로 떨어지는 두 가지 
중의 하나만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잇다. 공중에 떠 있는 채로 정지해 있지는 않는다. 
이야기를 다시 우주로 되돌리면, 위로 올라가 있는 상태가 우주 팽창, 낙하되고 있는 
상태가 우주 수축이다. 만일 돌을 공중에 정지시키려 한다면, 지구의 중력에 대항해서 
어떤 불가사의한 힘(척력)들이 작용해야 하는데, 그런 것은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주도 팽창이나 수축밖에 없다는 것이 프리드만의 결론이었던 것이다.

    '정적 우주'냐 '동적 우주'냐, 그것이 문제다

  눈앞에 펼쳐져 있는 우주는 고요한데, 유구한 과거에서 영원한 미래를 향해 계속되고 
있는 우주를 생각하면 아무래도 움직이는 것으로 믿고 싶다. 인간은 뭐니뭐니 해도 
자신이 직접 본 것만을 굳게 믿어 버린다.
  아인슈타인은 '정적 우주'를, 프리드만은 '동적 우주'를 주장했는데, 그 시대에는 아직도 
우주는 조용하게 펼쳐져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여기에 새로 등장한 것이 벨기에의 르메트로(Lemaltre)가 주장한 '팽창 우주 
모델'(1927년)인데, 이 주장도 아인슈타인에 의해 '계산은 정확한지 모르지만 사고방식이 
옳지 않다'로 일축되어졌다. 르메트로는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우주론을 연구한 
물리학자이면서 카톨릭 신부이기도 했다.
  비록 인정받지 못했지만, '동적 우주'가 연구가 사이에 진지하게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다.

    역시 우주는 팽창하고 있었다

  '정적 우주'냐 '동적 우주'냐는 갑론을박이 계속되다가, 1929년에 이르러서야 결말이 
난다. 우주 팽창의 증거가 발견된 것이다.
  그해 미국의 에드윈 허블은 캘리포니아 주 윌슨 산 천문대에 설치된 구경 100인치의 
반사망원경을 사용하여 은하를 관측하고 있었는데, 그때 그는 그 은하들 모두가 
우리들로부터 멀어져 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게다가 우리로부터 멀리에 있는 
은하일수록 더 빠른 속도로 멀어져 간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것은 우주 팽창에 의한 
것으로 당시 우주론을 연구하고 있는 사람이면 금방 알 수가 있었다. 이것이 그 유명한 
'허블의 팽창 우주 발견'이다.
  이것은 관측 결과이므로 어느 누구도 이 사실을 부인할 수 없었다. 아인슈타인도 
나중에 가서는 '정적 우주'를 주장한 것이 일생 일대의 실수였다고 말하고는 자기의 
주장을 철회하고 말았다.

    멀어져 가는 은하가 어째서 우주 팽창의 증거일까?

  앞항의 계속인데, 은하가 멀어져 간다는 것이 어째서 우주 팽창의 증거가 되는 
것일까? 그것은 다음과 같은 예를 들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여기에 거대한 풍선이 있다고 하고, 어느 정도까지 부풀게 한 후 그 표면에 매직잉크 
등으로 검은 점을 적당한 간격으로 그려 넣는다. 그러고 나서 풍선을 계속해서 부풀려 
보자. 그러면 2배의 크기가 되었을 때, 원래 1cm 간격이었던 검은 점이 2cm 거리로, 
2cm는 4cm로, 4cm는 8cm로, 8cm는 16cm로, 50cm의 것은 100cm로 벌어지게 된다. 
풍선이 부푸는 것은 동시이므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검은 점일수록 빠른 속도로 멀어져 
가게 된다.
  이것은 '역도 진이다'가 적용되므로,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빠른 속도로 멀어져 간다면, 
그것이 곧 우주 팽창의 증거가 된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과연 우주에는 끝이 있는 것일까?

  우주를 말할 때 누구나가 반드시 머리에 떠올리는 소박한 의문이다. 실은 어떠한 
경우에는 가장 어려운 것이 소박한 의문인데, 옛날에 이 의문에 답하려고 한 독일의 
철학자 칸트(Kant;1724__1804)는 "우주에 끝이 있다면 그 앞쪽에는 무엇이 있는가를 꼭 
묻고 싶다"고 말한 후에, "만일 그 곳에 무엇이 있다고 하면 그것 역시 우주라고 해야 
한다"라고 하여 이 문제의 역설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그러므로 우주에는 끝이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는 극히 철학적인 해답을 내고 있다(철학자이니까 당연하지 않는가?).
  이 문제에 대해 처음으로 과학적인 해답을 제시한 사람은 아인슈타인이다. 
아인슈타인은 자기의 '정적 우주 모델'을 제시한 다음에 우주를 지구본의 표면과 같은 
구면으로 상상하라고 말한다. 이것은 즉 2차원의 유추로 우주를 생각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서울을 기점으로 해서 그 지구본을 북쪽으로 계속 돌려 나간다. 북극을 
통과하고, 남극을 경유한 뒤에 다시 서울로 돌아오게 되는데, 그것을 끝나는 것이 아니고 
몇 번이라도 한없이 똑바로 나아갈 수 잇다. 무한대로 나아갈 수 있다면 이 우주는 
무한으로 큰 것일까? 그렇지는 않고, 지구본의 표면적은 유한인 것이다. 즉, 이 두 가지 
요소를 합치면 우주는 '유한이지만 끝이 없다'가 된다. 이것이 아인슈타인이 내린 
결론이었다.

    팽창하는 우주에는 우주의 끝이 있을까?

  현대의 우주상은 '팽창 우주'이므로, 아인슈타인의 해답을 그대로 적용시킬 수는 없다.
  그러면 현대 우주론은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떤 해답을 내고 있는가?
  팽창하는 우주에서는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빠른 속도로 멀어져 가므로, 멀어지면 
점점 더 빨라져서 아주 멀리에 있는 은하의 속도는 광속에 가까워질 것이라 생각된다. 
우주의 최고속도는 광속이므로 그 어떤 것이라도 광속의 벽은 넘을 수 없다. 그렇게 
되고 보면 거의 광속에 도달한 곳의 저편에 있는 빛은 우리가 있는 곳까지는 도달하지 
못한다.
  우리가 우주를 관찰할 때 광학 망원경이나 전파망원경을 이용하는 것으로도 알 수 
있듯이, 우주의 정보는 빛에 의해 전달되고 있다(전파도 빛의 일종). 그러므로 빛이 
도달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 곳으로부터는 아무런 정보도 전해 오지 않는다는 말이 된다. 
정보가 전달되지 못한다는 것은 그곳으로부터 저편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도 된다. 
그러한 의미에서 그 곳이 바로 우주의 끝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현대 우주론은 그 곳을 
'우주의 지평선'이라 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로부터 150억 광년 떨어진 곳이라 
추측하고 있다.

    우주 지평선 저쪽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주의 지평선 저쪽으로부터는 어떤 정보도 전해 오지 않으므로, 그 곳은 '있어도 없는 
세계'이다. 그러므로 그 곳에는 무엇이 있는지 우리로서는 절대로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절대로 알 수 없다고는 하지만, 실은 어느 정도 추측은 할 수 있다고 하므로 
우주론은 마지막까지 들어 봐야 한다.
  어떻게 추측이 가능하냐 하면, 이미 앞에서 아인슈타인의 우주론을 소개한 항목이 
있는데 그것을 유추해 보면 간단하다.
  우주 원리에서 우주는 대국적으로 보면 일양등방, 즉 어느 곳이나 똑같은 양상이라는 
것이다.
  태양계나 은하계와 같이 좁은 범위에서 보면, 지구가 있다거나 토성이 있다거나 하는 
차이는 있어도 우주계 정도의 큰 규모로 보면 그런 사소한 차이는 문제삼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까 결국은 같다는 것이다.
  즉, 이것을 지평선 저쪽에다 적용시키면 저쪽에도 이쪽과 똑같은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주의 팽창은 그치지 않는 것일까?

  우리의 상식으로는 어떠한 것에도 반드시 종말이 있다.
  그렇다면 우주의 팽창은 어떻게 될까? 우주만은 예외적으로 영원히 허용되는 것일까?
팽창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하는 것은 1922년에 프리드만이 아인슈타인 이론을 풀고 
'동적 우주'를 주장했을 때 두 가지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하나는 
이대로 영원히 팽창을 계속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어느 정도로 팽창하면 수축으로 
바뀐다는 설이다.
  앞장의 팽창에 대한 설명에서 예로 들었듯이, 돌을 위로 던져 올리는 힘이 커서 
지구의 중력을 뿌리칠 정도면, 돌은 로켓처럼 우주 공간을 영원히 날아간다. 반대로 위로 
던지는 힘이 약하면 떨어진다. 즉, 우주도 함유되어 있는 중력(인력)이 적으면 영원히 
팽창하고, 크면 어느 정도까지 팽창한 후에 수축으로 전환한다. 그렇다면 둘 중에 어느 
쪽이란 말인가.

    우주는 팽창한 후 수축하기 시작한다

  우주가 영원히 팽창하느냐 수축으로 전환하느냐 하는 것은 우주의 중력(인력)이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결정된다. 중력원의 주된 물질은 은하나 별 등의 천체와 
성간물질이므로, 그것이 어느 정도 있는지 알 수 있다면 중력의 크기를 측정할 수 있다. 
이전에 그것을 조사했더니, 수축시킬 만큼의 중력원이 없다는 것이 밝혀짐으로써 
최근까지 우주는 영원히 팽창할 것이라 추정되어 왔다.
  그러나 요즈음에 와서 이론과 관측기술의 급속한 진보로 새로운 중력원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미 널리 알려진 것으로는 블랙홀, 중성자별, 거기에다 다크 마터라 
일컫는, 은하의 둘레를 에워싸고 있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는 물질이 분포되어 있다는 
것도 판명되었고, 우주에 충만되어 있는 뉴트리노에도 약간의 질량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뉴트리노는 이전에는 질량이 없는 유령과 같은 입자라 생각되어 왔는데, 
소량이라도 질량을 갖고 있다면 그 광대한 우주에 충만되어 있기 때문에 경시할 수가 
없다.
  이같은 새로운 중력원의 등장으로, 현재의 우주는 어느 정도까지 팽창한 후 수축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추정이 강력해지고 있다.

    우주의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

  우주에는 그 곳으로부터 저쪽 편에 알 수 없는 '우주의 지평선'이 있으므로, 그 곳부터 
이쪽 편이 우리가 있는 우주이다. 그러므로 우주의 크기를 말한다면 지평선까지의 
넓이를 말하는 것이 되는데, 그 곳까지의 거리는 약 150억 광년이라고 한다. 즉, 우리 
우주는 반지름 150억 광년에 이르는 넓이를 가진 셈이다.
  150억 광년이라고 하면 감각적으로는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1광년이 9조 5천억km라고 
하면 약간은 짐작이 가리라 믿는다. 거기에다 150억 배를 곱한 넓이이므로 엄청난 
공간임에는 틀림없다.

    우주는 과연 몇 살쯤일까?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말은 바꾸어 말하면 옛날의 우주는 훨씬 작았다는 말이 
되는데, 자꾸만 소급해 올라갈수록 우주는 점점 더 작아져서 빅 뱅(우주 대폭발)의 
순간에 도달한다고 현대 우주론자들은 추측하고 있다. 그것에 대한 설명은 다음에 
상세히 언급되지만, 이 우주 대폭발의 순간이 곧 현대 우주론에서 말하는 우주의 
탄생이다. 우주는 그렇게 시발하여 현재의 '우주의 지평선'까지 넓혀져 왔으므로 거기에 
소요된 시간이 바로 우주의 연령이 된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우주의 지평선'은 빛의 속도로(광속으로) 우리로부터 멀어져 가고 
있다. 그러므로 지평선까지의 거리를 광속으로 나누면 소요된 시간(연령)을 산출해 낼 수 
있다. 우주 지평선까지의 거리가 150년 광년이므로, 우주의 나이는 150억 살이 되는 
것이다.

    우주에는 중심이 있을까?

  우주에도 중심이 있는가라는 질문은 우주에 특별한 장소가 있는냐 하는 질문과 같다고 
생각된다. 이런 질문을 한 사람은 아마도 태양계에서의 태양, 은하계에 있어서의 그 
중심부 같은 것을 상정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우주가 어떤 구조인가를 
알아두어야 할 것이다.
  우주는 이제까지 설명해 왔듯이 2차원의 유추로 말하면 지구본을 연상하면 된다. 
지구본상에서 중심이라고 할 만한 특별한 장소는 어디일까? 북극일까, 하와이일까, 
아니면 뉴욕일까. 만일 그런 곳이 있다고 하면 어째서 그곳이 중심이 되었을까?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지구본에는(구면에는) 중심이라고 할 만한 장소가 아무 데도 
없다. 거꾸로 말하면, 어느 곳이나 중심이라 할 수 있지만 그 곳은 결코 특별한 장소는 
아니다. 다시 말해서 우주에는 특별한 뜻을 지닌 '중심'은 어디에도 없다.

    우주에도 종말이 있을까?

  우주의 운명에 대해서는 두 가지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
  만일 우주가 이대로 영원히 팽창해 나간다면, 은하와 은하의 거리가 점점 멀어져서 
장래에는 아주 한적하고 쓸쓸한 우주가 될 것이다. 그러한 우주에는 종말이 없다. 영원히 
존속되는 우주이다.
  그리고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아마도 우리 우주는 어느 정도까지는 팽창한 후 
수축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므로 만일 그렇게 된다면 자꾸만 수축해서 본래의 빅 
뱅(탄생) 때와 같은 상태로 되돌아 갈 것이라 추측된다.
  그 뒤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
  최근 영국의 호킹 박사나 미국의 필렌켄 박사들이 주장하고 있듯이 무 속으로 
소멸되어 버릴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들은 빅 뱅 이전의 우주도 무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두 이론을 합치면 우주는 무에서 생겨나서 무 속으로 소멸됨으로써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현재까지 연구된 우주의 운명에 대한 시나리오(scen__ario)이다.

    은하 자체는 움직이지 않는데 멀어져 가는 까닭은?

  우주의 팽창으로 은하는 우리에게서 멀어져 가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요트가 
미끄러져 가듯이 멀어져 가는 것은 아니다. 은하를 요트에 비유한다면 요트 자신은 바다 
위에 가만히 떠 있다. 그런데도 요트는 우리에게서 멀어져 가는 것이다.
  얼핏 생각해서는 납득이 되지 않는 그런 기묘한 일은 바로 바다가 엄청나게 넓어지고 
있기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다. 요트는 바다 위에 가만히 떠 있지만, 바다가 자꾸만 
넓어지므로 우리에게서 멀어져 가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주에 가만히 있는 은하도 우주의 팽창으로 우리에게서 점점 
멀어져 간다. 이것을 알지 못하면 우주 팽창의 진짜 의미를 이해했다고 할 수 없다.

    우주는 거대한 타임 머신이다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여러 가지의 무수한 별들이 반짝이고 있다. 그 중에는 
우리로부터 10광년, 100광년, 1천 광년 거리에 있고, 나아가 육안으로는 볼 수 없지만 
은하계 바깥쪽에 1만 광년, 100만 광년, 1억 광년, 50억 광년이나 되는 아득히 먼 곳에도 
은하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다.
  여기서 생각해 보고 싶은 것은, 10광년이나 떨어져 있는 별에서 오는 빛은 10년 전에 
그 별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이 되고, 50억 광년 저쪽에 있는 은하에서 오는 빛은 50억 년 
전에 그 은하를 출발했다는 말이 된다.
  즉, 우리가 '현재' 받아들이고 있는 빛은 지나간 과거의 여러 가지 정보를 현재 가져다 
주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우주를 바라본다는 것은 과거의 시간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만일 장래에 과학 기술의 진보로 150억 광년 저쪽을 들여다볼 수 있는 관측장치가 
개발된다면, 우리는 150억 년 전을 볼 수가 있게 되는 셈이다.
  150억 광년이라 하면 우주가 탄생할 무렵이므로 우리는 가만히 앉아서 우주 탄생의 
양상을 볼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현재에서 과거로 단숨에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이므로 우주는 정녕 거대한 타임 머신이라 할 수 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