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자연과 동양의학
1. 자연과 인간
조물주는 인간의 생명을 부여하시고, 또한 그 생명을 영위해 가기 위해
서 우주만물을 구성하고 있는 원소로써 우주공간 어디에든지 존재하고 있
는 정기를 주셨다. 하늘과 땅, 그리고 그 사이에 공간을 채우고 있는 정기,
즉 태양광선과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 등이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는 기운
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땅의 지기, 즉 물과 흙의 기운을 우리에게 주셨다.
자연상태에서 자라고 있는 식물들은 상기한 바와 같이 공기, 그리고 지기
또한 천기를 잘 배합하여 영양물을 섭취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천재지변
을 당하기 전에는 무성하게 잘 자라고 있으며, 천수를 다하고 있다. 역시
자연은 만물의 양생을 하는 데 뜻이 있는 듯하며, 그래서 자연지의만유양
생이라고 하는 글귀도 있는가 보다. 그러나 인간은 두뇌의 발달로 인하여
도구를 개발하고, 지혜가 발달함에 따라서 인류문화를 오늘에 이르게 한
무기가 되었지만, 반면에 신비스런 이 자연성을 망각하여 인체는 오늘날과
같이 왜소해지고, 자연의 섭리를 파악할 줄도 모를뿐더러, 자연의 이치에
역류하는 행위 때문에 오늘의 각종 공해가 유발하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물질문명이 고도화된 현대생활을 분석해 보면, 자동화된 기계
의 혜택으로 육체의 운동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동물적 감각을 잊어버리
고 있다. 또한 자연적 음식물을 변질시켜 자연상태로 있는 영양분마저 오
탁시키고 있으며, 그 결과 각종 질병과 허약체질을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태양광선, 즉 천기가 얼마나 우리 인체에 중요한가를 현대
인들은 모르고 있는 것 같다. 그러기 때문에 태양광선을 인위적으로 피하
고 있어 양산과 커어튼 등으로 가리고, 피부는 두터운 천으로 감싸고 생활
하는 것은 태양광선의 여러 영양소를 모르는 데 있는 것 같다. 먼 옛날 사
람들은 이러한 것들을 적절히 활용하였기 때문에 천수를 누려 현대인보다
훨씬 오래 생명을 유지하였다고 한다.
또한 지기에 대하여 알아보자. 땅에서 여러 영양자원이 있다는 것은 앞
에서도 말한 바 있으나 이를 모르는 우리 인간들은 발바닥은 양말과 구두
로 감싸고 있기 때문에 지기를 차단하고 있으며, 지기의 영양분은 거의 차
단되고 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맨발벗고 맨땅밟기운동 같은 것은 아
주 보람된 일이 될 것이다(음양오행설 참조).
끝으로 인체에 중요한 공기의 흡입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하자. 이 공기
는 만물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의 하나이다. 특히 우리 인간은 많
은 인구 증가로 기층은 스모그(smog) 상태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여가를
내어 대자연을 찾아서 산과 들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셔야 한다는 생각에
등산 등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들은 생명이 시작되면서부터 죽는 순간까지 끊임없이 숨쉬고 있지
않으면 안된다. 이처럼 우리의 생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이 공기호흡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아보면, 예를 들어 붕괴된 갱 속에 갇혀 있는 광부를
생각해 보자. 이들에게 어느 신이 평생소원이 무어냐? 고 묻는다면 두말
할 것도 없이 신선한 공기를 호흡하게 해달라고 울부짖을 것이다. 이처럼
공기는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산물의 하나이다.
이와 같이 천기와 공기와 지기 등 대자연의 삼대요소를 간단히 설명해
보았다. 이처럼 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나서 다시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또한 자연은 규율이 있고 질서가 있으며, 자기의 의무를
충실히 지키며, 우리 인간을 해하는 뜻이 없으며, 건전하게 보호하는 데 전
력하고 있다. 사람은 자연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데도 현대문명의 발달로
인하여 건강을 해치는 각종 공해를 유발시킴으로써 대자연에 크게 역행하
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인간들은 이러한 공해지대에서 생활하고 있
는 한 최대한 각종 공해를 피하여 건강에 만전을 기하여야 할 것이라는 점
을 다시 한번 강조해 본다.
2. 자연과 나의 생활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본성을 타고나며, 점차 성장하면서 의식주, 또한
인간관계, 교육과정 등의 환경의 영향을 받게 되어 그 나름대로 성격과 인
격을 형성하게 된다. 이렇게 각기 다른 기후, 풍토, 환경의 조건이 다양한
성격과 체격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개성의 특징과 모습이 백양백태이다. 어
떠한 양상이건 자연을 먹지 않고는 건강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자연과
인간편 참조).
자연을 먹는다는 것은, 즉 자연 속에 취해 보자는 말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대자연에는 삼대요소가 있다. 우선 하늘을 들 수가 있는데, 하늘이라
하면 천기를 말하는 것이니, 천기에는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광의
에너지가 있다. 이 일광에너지를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하는가를 알아보자.
사람이 모체로부터 이 세상에 태어나서 최초로 외계에 접하는 것이 피부
이다. 또 피부는 생체와 외계와의 경계면이면서 생체를 외계면에서 보호하
며, 체내의 신진대사에서 생기는 수분과 기를 끊임없이 밖으로 발산하는
동시에, 외계의 각종 영양소를 다시 체내에 주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우선 천기의 일광을 살갗을 통하여 체내에 주입하여야 한다. 이렇
게 함으로써 보이지 않는 일광에너지는 모든 기능을 원활하게 한다는 것은
앞에서 논한바 있다.
또한 인간은 공기가 없이는 살 수 없다는 것도 이미 전술한 바 있거니
와, 사람이 숨쉬는 것은 많은 대기의 에너지, 즉 공기를 체내에 공급하기
위함이다. 공기가 일단 체내에 들어가면 피의 원소가 되는 것이니, 얼마나
중요하겠는가? 이를 좀 자세히 말하면 피에는 산소, 즉 신선한 공기가 없
이는 그 피는 죽은 피가 되고마는 법이니 이처럼 중요한 피의 원소는 여러
영양소가 있겠지만 이중 가장 중요한 원소가 산소임을 우리들은 다시 한번
깨달아야 할 것이다.
이를 간단히 설명하면 이러한 에너지를 체내에 흡입하는 데는 장흡하는
편이 훨씬 장수한다고 한다. 사람의 경우에 연령에 따라서 다소 차이가 있
지만, 대개 성인은 1분간에 14~18회 정도 호흡을 하고, 호흡의 종류도 세
가지로 분류한다.
(1) 안식호흡, (2) 휴식호흡, (3) 노력호흡의 세 가지로 분류하여, 육체건
강을 돕고 있다(자연건강법의 4대원칙 참조).
다음에는 삼요소의 또 하나인 지기에 대하여 알아보자. 땅에는 수많은
영양소가 존재하고 있다. 즉 삼라만상의 그 모든 것도 땅에서부터 시작되
는 것이며, 모든 문화의 발달과 아무리 소중한 것도 땅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며, 모든 문화의 발달과 아무리 소중한 것도 땅으로부터 이루어진 것
이다. 신비롭게 여겨지는 로켓이나 토성을 간 <보이저>도 땅의 피조물이
고 보면, 우리 인류는 땅에 대한 고마움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땅에서
생산되는 각종 영양물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물이다.
우리 인체에도 수분이 약 80%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 인체에
서 수분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가 있다. 물에는 각종 영양물이 있으나
현대인간들은 이 좋은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는 물을 끓여서 마시고 있다.
물을 끓이면 그 속에 포함되어 있는 용존산소가 증발하는 것은 물론, 생명
의 유지에 필요한 절대원소가 달아나고 만다. 예를 들면 끓인 물을 식힌
다음 어항 속의 금붕어에게 주면 하루도 못되어 죽고 만다. 또한 그 물을
관상수에 부어 주면 며칠 안가서 고사해 버리는 것을 우리는 볼 수 있다.
이처럼 물은 우리 인체에 중요한 원소를 공급한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뿐만 아니라 땅의 기운에 의하여 자라나는 각종 식물들도 우리 인체에 절
대원소를 공급하고 있다. 어디 그 뿐이겠는가! 우리 인체의 건강을 돕고 있
는 지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오묘한 현상이 많다. 우리들의 일상생활에
서 섭취하고 있는 음식물도 현대 사람들은 이러한 가치를 알지 못하고 끓
이거나 이물질로 오염시켜 먹고 있는 것을 우리들은 크게 반성하고 유의하
여야 할 것이다.
3. 자연건강법의 사대원칙
(1) 일일일성장수지원
사람의 몸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두뇌이다. 어느 학자가 말하기를, 뇌세
포는 약 150억개가 된다고도 하였다. 어쨌든 셀 수 없이 많은 뇌세포의 움
직임에 의해서 전신에 전파되어 어떤 동작을 하게 되는 것인데, 이처럼 중
요한 레이더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바로 뇌세포에서 작동하는 정신인 것이
다. 이렇게 보면, 정신요법이 건강을 위해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설명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뇌신경과 척수신경이 일치가 되어 몸의 모든 기능의 균형을 조절하고 있
는데, 뇌신경이 긴장되어 복잡한 뇌파상태일 때에는 반드시 어딘가 몸에
이상이 오는 것이므로 우선 뇌세포이완이 자연건강법에 있어 제일 먼저 실
행되어야 한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뇌세포이완법이란 본인이 조절하는 것으로서 이는 반성요법의 하나인데,
옛날 공자께서는 일일삼성이란 말씀을 하였으나, 이는 극치에 이르고 있는
사람에 한한 것이고, 보통 사람의 경우에는 일일일성만 진심으로 행하면
뇌세포이완으로 건강에는 절대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를
신아일치요법이라고도 하는데, 참마음에서 눈을 감고 명상에 들어가게 되
면 악욕은 사라지게 되며, 진실한 자기를 알게 되는 것이다. 이를 진아지강
이란 술어를 붙여보아도 무리한 표현이 되지 않을 것이다. 기독교의 안수
요법이나 불교의 합장요법은 이에 속하는 것으로, 신앙인과 비신앙인과의
건강면을 살펴보면 자기를 반성할 줄아는 신앙인이 건강에 많은 도움을 받
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이처럼 중추신경을 조절하는 뇌신경이 끊임없이 우리 몸을 지배하고 있
는 것이니, 뇌세포를 이완시키는 신아일치요법이란 우리 건강과는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진실한 자기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즉 정신건강법이요, 자
연건강요법의 첩경인 것이다. 부언하면 정신공해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
현대인은 <일일일성장수지원>이란 참뜻을 되살려야 할 것이며, 이것은 신
비스럽고 소박한 동양의학의 특징이기도 하다.
(2) 절식지행심신안정
사람은 먹지 않고는 존재할 수 없지만, 음식물을 먹는데도 질이 있고, 양
에 있어서도 각기 체질에 따라서 다르다. 한편 음식물의 질에 있어서도 각
기 다른 영양소를 가지고 있어 사람에 따라 적당한 영양소를 주입하여야
건강의 균형이 조절되며, 수많은 세포의 발육과 신진대사에 도움을 주게
된다. 예를 들어 질이 좋은 고단백질의 음식물만 너무 섭취하여도 건강이
조절되는 것이 아니며, 건강을 위해서는 모든 음식물의 질을 적당히 조절
할 줄 아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한편 음식의 질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양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서 과식을 하지 말라는 말인데, 갱년기 이후의 사람들은 특히 과식을 하면
무덤을 판다고 하여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과식을 하게 되면 모든 장기에
무리가 되어 몸의 불균형으로 인한 비대증으로 여러 가지 병을 유발하게
되며, 심신이 안정되지 않는다. 옛날 사람들이 <밥을 많이 먹으면 재주가
삭는다.>라고 한 뜻도 여기에 준한 말일 것이다. 한 예를 들어 학수천년이
란 말이 있는데, 학은 언제나 먹이가 위에 반량만 먹고 산다고 하니, 이 얼
마나 지혜가 있는 동물인가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 말은 절식이 건강에
꼭 필요하다는 뜻이며, 질에 있어서도 식동물성류를 적당히 배합하여 먹는
것이 혈액영양의 균형을 유지하는데도 좋을 것이다. 또한 전술한 절식이란
사람에 따라서 양이 다르겠으나, 혁대를 끌러놓은 상태로 먹는 것은 지나
친 과식이라 볼 수 있다.
(3) 심흡지식장기정강
사람이 생존하는 데는 한시도 호흡을 하지 않고는 생명을 유지할 수 없
다는 말은 누차에 걸쳐서 설명한 바 있어 약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이 중요
한 호흡법만을 설명할까 한다.
호흡의 종류는 대략 세 가지로 크게 나눌 수가 있는데 아래와 같다.
1) 안식호흡이란 우리들이 보통 숨쉬고 있는 것으로, 자연흡토식을 말한
다.
2) 휴식호흡이란 산에 올랐을 때나 병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길게 토식하는 것을 말한다.
3) 노력호흡이란 지식을 시켜서 장기를 튼튼하기 위하여 흡지토식을 겸
비한 것이다.
이처럼 세 가지 종류가 있는데, 방법도 세 가지가 있다. 흡식, 지식, 토식
인데, 심흡을 하는 것은 건강에 좋은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구수만년이란
말이 있는데, 거북은 1분간에 1~2번만 호흡한다고 하니 얼마나 건강법에
만전을 기하는 동물인가?
어쨌든 심장호흡으로서 지식을 하게 되면 머리에서부터 말초신경에까지
혈액순환이 원활하여 건강에는 절대 도움이 되지만, 고혈압증에 있는 사람
이 무리한 지식을 하는 것은 금물이다.
(4) 적동지기혈순왕성
인체구조편에서 인체의 구성요소를 설명한 바 있으나 다시 간단히 설명
해보면, 200여개의 골격과 500여개의 근육으로 형성되어 수많은 세포조직
에 의해서 신경과, 동양의학에서 말하는 경락을 통하여 혈액과 내분비액의
순환역할로 전 기능이 동작하게 된다. 즉 골격은 연골에 의해서 자유스럽
게 움직이고, 근육은 세포조직과 순환계의 역할로 영양물을 공급받아 이화
작용과 동화작용에 따라서 성장하게 된다. 이처럼 각 기능이 서로 연관되
어서 인체를 이룬 것을 망양조직 또는 세포의 연합체라고도 하는데, 이 모
든 기능이 중추신경, 즉 자율신경의 동작에 따라서 건과 약의 평가가 된다.
한편 혈액과 내분비의 순환역할로 혈관과 임파관을 통해서 각기 의무를
띠고 있는 수많은 세포기관에 영양물을 공급하게 되며, 또한 관절의 유연
성 등 전 기능의 역할이 적당한 움직임에 따라서 좌우되는 것이며, 또한
신경이 강화되어 소화기능을 중심으로 하여 전신의 혈액순환을 왕성케 하
는 것이고 보면, 적동이란 얼마나 건강에 필요한 것인가 하는 것을 알고도
남을 것이다. 다만 과동을 하는 것은 몸에 무리가 오는 것으로, 예를 들어
서 남들이 테니스, 등산을 한다고 해서 무리한 것을 알면서도 따라서 하는
것은 과동이 되는 것이니, 이에 유의하여야 할 것이다.
4. 동양의학의 개념
동양의학은 자연의 이치에 따라서 소박한 혼이 담긴 음양오행설의 이론
을 배경으로 삼고 있으며, 반면에 서양의학은 순수과학에 속한다고는 하지
만, 수술과 절개, 마취 등으로 인하여 사람의 혼을 빼놓는 점은 정신영역에
서 볼 때 동양의학과는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동양의학은 과학적으로 해명할 수 없는 생명체를 연구대상으로 하는 의
학으로서, 철학적이요 생동적인 우주관이 가미된 의학이라 하기에는 너무
나도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더구나 음양오행설은 동양에서 수천년의 역사적인 과정을 통하여 자연의
생성변화를 관찰함에 있어 철학적인 사고의 결론으로서 동양인의 지혜와
생활이 담긴 뜻이 집결된 것이므로 이를 바꿀만한 학설이 발견되지 않는
한 그 실용적인 가치를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즉, 동양의학이 주요특징을 요약하여 살펴보면, 그 내용에 있어서 시대적
인 차이는 있을지라도 거기에는 일관된 기본적인 사상, 말하자면 자연철학
적인 천세인이 합하여진 음양오행을 근본으로 삼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
다. 즉, 의학의 대상인 인체생리를 해부학적으로 구명하기에 앞서 오직 대
자연의 현상을 그린 안목에 이해를 두려고 하였다.
그러므로 인체에 발생하는 생리적 또는 병적 현상도 동양의학에서는 우
주만물의 성장변화의 현상과 동일한 이치로 보았으며, 따라서 동양의학의
체계를 우주만물의 성장원리를 근본으로 하여 음양오행을 응용한 것이다.
요컨대 동양의학의 사상과 학문의 체계를 요약해 본다면,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특징이 있다.
첫째, 생명의 현상을 정신적인 면과 육체적인 면을 병행해서 고찰하되,
모든 병의 원인과 치료를 정신적인 영향에 기인하여 치중하고 있다.
둘째, 인간을 대자연에서 파생된 소우주로 여기고 있으며, 따라서 인간은
항상 대자연의 영향과 지배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인체에 나타나는 모
든 생리현상이나 병적인 변화현상도 대자연의 변화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
로 이해하였다.
셋째, 임상치료에 있어서도 병변현상을 전체적으로 종합하여 관찰하는
데 주력하였던 것이다. 즉, 인체를 여러 개의 독립된 기관의 조립으로 이루
어진 하나의 협동체로 보는 것이 아니고, 상호연관과 유기적인 기능을 가
진 통일체로 보기 때문에, 언제나 종합적으로 전인체의 생명을 관찰하는
것을 동양의학에서는 주요한 특징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동양의학의 개념은 우주만물, 즉 음양오행설을 주축으로 하였다
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5. 동양의학의 유래
동양의학이란 중국에서 전래된 한방의학이라고 말하는 것이 가장 옳을
것이다. 한방의학은 본래 한토, 즉 중국에서 기원된 의학으로서, 넓은 의미
로서 한방으로 불려오게 되었다.
한방에는 침술요법과 한약물의 투약치료와 이보다 더 오래된 수기법 등
이 이에 속하며, 이를 한방치료법이라 약칭하게 된다. 이 한방의 유래를 살
펴보면, 중국의 역사 중 한시대에 황하 유역에서 기원이 되어 발달한 침구
치료법과 양자강 유역에서 발전한 한약물치료가 한방치료의 쌍벽을 이루어
왔으나, 수기법은 이보다 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서, 인류의 역사가 시작되면서부터가 아닌가 본다. 예를 들면 사람이 어느
부분에 통증이 올 때에 무의식중에 손이 먼저 가게 되는데, 이것이 수기법
의 근원이 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우선 침구술과 한약물의 발전과정을 살펴보기로 하자. 즉, 침구의 발달은
황하유역에서 이루어져 왔는데, 황하유역은 토질이 메말라서 큰 나무나 기
름진 풀(초)이 무성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인간의 본능이 발동하여 암석파
편을 이용하여 몸에 발생한 종기의 농등을 뽑기도 하고, 들이나 산에서 나
는 쑥을 이용하여 아픈 부분을 뜸뜨는 방법을 응용하여 통증이나 저린 증
세를 처리하였고, 냉한 증세가 있을 때에는 따뜻하게 하였으며, 이러는 동
안 인체에서 치료효과를 빨리 얻을 수 있는 경험적인 생체상의 반응계통,
다시 말해서 경락선을 수립하여 침과 뜸의 치료를 체계있게 시작한 것이
한방의학의 이론을 확립하여 오늘에 이른 것이며, 4,670여년 전에 황제내경
이란 동양의학의 기초가 되는 책자가 나오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기
561년 고구려의 평원왕 3년경에 이 황제내경이 수입되어 한방의 전통적인
이론을 토대로 하여 발전하였으며, 이 때에 황제내경의 책을 가지고 온 사
람은 오나라의 지청이라는 사람이 우리 나라에 가지고 왔다고 전해지고 있
다. 이러한 것이 동기가 되어 우리민족이 원시시대로부터 본래 지니고 있
던 본능적인 치료경험, 즉 돌침, 골침, 화침 등을 이용하여 전하여 내려왔
고, 경험적인 치료방법을 활용하여 건강관리와 질병퇴치에 주력하였으며,
전쟁이 발발하였을 때에는 화살에 독약을 발라 사람을 해칠 때 화살의 독
약을 제거하기 위하여 돌침, 골침등을 이용하였다는 의사학적인 자료들이
있다. 이와 같은 원시적인 치료방법이 황제내경이라는 책의 수입으로 경락
이론이 시작되었다.
다음에는 한방약물에 대한 유래를 살펴보자. 한약물은 양자강유역에서
시작되었는데, 양자강유역은 땅이 비옥하여 수목과 풀이 울창하게 자라고
있어, 한약에 쓰이는 약재가 많이 생산되었으며, 이 수목초근의 약재를 어
떤 병에 치료하여 많은 효과를 얻은 것을 근원으로하게 되어 의서를 내게
되었다. 이 의서가 바로 본초강목, 신농본초경, 상한론 등이다.
그 후 한방의학은 우리 민족의 역사 속에서 대중의학으로 발전하였으며,
선조 29년에 왕명으로 그 때까지 들어온 한방의서를 총괄하여 체계있게 다
듬어서 만든 한방의학서적이 허준선생이 지은 동의보감이다. 이처럼 우리
한의역사에 전래된 것은 참으로 다행한 것이라 하겠으나, 더 먼 역사를 가
지고 있는 그 신비스럽고 오묘한 효과를 내는 이 수기요법의 책 한 권이
우리 역사가 전하여 주지 못한 것을 통탄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라 하겠으
며, 이처럼 우리 동양의학은 수천년을 내려오는 동안 많은 발전을 하여 오
늘날 혼이 담긴 소박한 의학으로 발전하고 있다.
6. 음행오행설
동양의학은 한 마디로 말해서 소박하고 질서있는 자연의 이치에 따라 우
주만물의 성장변화하는 과정을 그린 음양오행에 기준을 둔 것이다. 이는
음양은 천지의 도이며, 만물의 기강이요, 변화의 법칙에 의거해서 발생하는
생살의 근원인 것이다.
또한 오행이란 목, 화, 토, 금, 수를 칭하는 것이니, 이는 고인들이 오행
이 가지는 속성의 관념에 의거하여 오행의 상생, 상극의 관계로서 사물간
의 상호관련 및 그 성장변화의 규율을 해석하기 위한 방법론을 응용한 것
이다.
원래 동양의학은 소박한 자연의 이치를 따르고 있다. 전술한 바와 같이
자연계는 크게 나누어 음양의 두 현상으로 나뉘어지고, 낮과 밤, 밝고 어둡
다는 현상을 비롯한 모든 현상이 음양의 어느 쪽엔가에 속하고 있다는 자
연이론의 사상이 근본을 이루고 있다. 또한 자연계를 오행에 속하는 식물,
열, 토양, 광물, 액체의 다섯 가지 물질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이것
을 목화토금수라고 표현하였다. 즉, 자연게의 모든 것들이 이 목화토금수의
어느 것인가에 의해서 구성된다고 간주하는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 이것들
을 동양의학에서는 음양오행설이라고 한다.
인간들도 이 자연계에 속하고 있음에는 틀림없다. 그래서 자연계의 법칙
이 우리 인간에게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인간을 소자연이라고 하
는가 보다. 이를테면 여자는 음, 남자는 양이고, 인간의 육체를 형성하고
있는 오장육부 역시 음이나 양의 어느 쪽인가에 속하고, 또한 목화토금수
의 어느 쪽인가에 해당된다. 한편 자연계가 언제까지나 좋은 날씨만이 있
는 것이 아니고 폭풍우로 날씨가 변하는 것과 같이 사람의 인체에도 호조
나 부조가 있는 것이며, 영고성쇠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간의 상태를 어
디까지나 대자연의 현상을 사람의 몸에 비유하는 것이 동양의학의 기본적
인 논리이요, 서양의학에서는 없는 특징이기도 하다.
그러면 이 음양이 남자나 여자의 인체 가운데에서 생명을 영위하는 중심
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한번 살펴보자. 자연계에 있어서의 목화토금수에
해당되는 것을 오장이라고 한다. 이렇게 보면 인간이 소자연에 해당되는
것은 틀림없다. 즉, 오장에 속하는 자연계의 목은 인체의 간장에 해당되는
것을 비롯하여 화는 심장, 토는 비장, 금은 폐장, 수는 신장 등에 속한다.
다시 말해서 인체의 오행은 간, 심, 비, 폐, 신등의 다섯 가지를 말하는 것
으로 가려진다고 보겠다.
그런데 인간의 생명은 그 오장뿐만 아니라 조수적 존재의 부라는 것이
있어, 장과 부가 연관되어서 상호간에 상조상보해서 생명을 유지해 나가고
있다. 우선 간장과 결합되어 있는 담이라고 하는 부가 있다. 예를 들어 현
대의학에서도 담과 간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어 담은 간의 바로 밑에 붙
어 있으며, 간장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저장하는 곳이라 한다. 다음에 심장
은 소장이 부가 되며, 비를 돕는 부는 위가 된다. 동양의학에서 비라고 하
였지만, 현대의학에서 말하는 비장이 아니라 췌장에 해당된다. 췌장은 위의
바로 뒤에 붙어 있고, 해부학적인 견지에서 보더라도 이 두 가지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리고 폐를 도와주는 부가 대장이고, 또한 신장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방광이다.
이처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들을 장과 부로 하여 치병에 역점을 둔 것
은 동양의학의 특이한 점이라 아니할 수 없다.
<표>
-오행배열도-
오행 수 화 토 금 수
오방 동 남 중앙 서 북
오시 춘 하 사계 추 동
오장 간 심 비 폐 신
오색 청 적 황 백 흑
오미 산 고 감 신 함
오성 수 견 완 산 연
오체 근 혈 육 피 골
오규 목 설 구 비 이
오악 풍 열 습 조 한
오성 호 소 가 곡 탁
오음 각 미 궁 상 우
오지 노 희 사 수 공
오액 누 오 연 체 타
오장 혼 신 의 백 정
오취 조 초 향 성 부
7. 상생상극의 원리
동양의학에서는 상생상극의 관계를 중요시하고 있다. 상생상극이란 오행
의 자연원리를 응용한 것인데, 오장육부의 상호관계를 알 수 있고, 피해경
과도 알 수 있으니 편리하고도 어려운 동양의학적인 철학의 하나이다. 병
은 이러한 법칙 안에서 규명되고 처리되는 것을 한방의학에서는 잘 활용하
여 치병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오행의 순서는 목에서부터 시작하여 화,
토, 금, 수의 순으로 나가는데, 즉 시계바늘이 도는 방향으로 상생관계를
이루는 것인데, 이것을 풀어 보면 다음과 같다.
1) 목생화: 목은 화를 낳는다는 원리로서, 목은 간과 담에 속하는 것으로
한방의학에서는 규정하고 있으며, 또한 화는 심장과 소장에 속하는 것이므
로, 목과 화는 깊은 관계를 맺고 있으며, 간장과 담에 이상이 생기게 되면
심장과 소장에도 이상이 온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니까 소화기능이나 심
장이 약화되었다고 생각하면 상극관계에 있는 간장과 담을 살펴서 다스려
야 한다는 것이 된다.
2) 화생토: 화는 토를 낳는다는 말로서, 상생원리로 보면 목 다음에 오는
것이 화다. 전술한 바와 같이 심장과 소장이 화에 속하는데, 화생토라고 하
는 말은 불타고 난 자리에는 재가 남아 흙으로 변한다는 원리에 따라 풀이
한다. 이 심장과 소장은 사람의 몸에 기와 혈, 그리고 영양을 공급해 주는
주요한 구실을 하고 있다. 이 움직임이 왕성하면 위의 움직임도 왕성하고,
체내의 소화흡수를 활발하게 해 주어 토에 속하는 비장과 위의 기능이 좋
아진다.
3) 토생금: 흙에서 쇠를 생산한다는 말의 원리로서, 토에 속하는 비장과
위가 강하면 그 영양을 직접 받는 폐와 대장이 좋아진다. 이 두 기관이 금
에 속하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한편 소화력과 배설기능을 연관시켜 주
는 것은 동양의학의 특징이라 하겠다.
4) 금생수: 금은 물을 낳는다는 뜻으로서, 폐장과 대장의 기능이 활발하
면 사람의 몸이 영양을 섭취하고 난 찌꺼기의 배설 및 생식기능의 작용이
좋아진다. 한편 수에 속하는 신장과 방광은 금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이며,
금에 속하는 폐장과 대장의 모체이기도 하다.
5) 수생목: 오행의 마지막 부분으로서 물은 나무를 낳는다는 말이다. 바
꾸어 말하면 물이 없으면 나무가 자랄 수가 없다는 의미의 하나로 자연의
이치를 말해 준 것이다. 수에 속하는 신장과 방광은 목에 속하는 간장과
담의 기능을 도와 주어야만 간담이 좋아진다고 보는 것이다. 이렇게해서
장과 부의 관계는 서로 연관성을 갖게 되어 있다.
이상 말한 상생상극은 설명한 대로 모두 상호간의 관계를 이루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을 모자관계라고도 한다. 한편 병을 고치려면 해당기
관의 기능이 허했을 때 그것을 바로잡아 주려면 상생의 모를 보하고, 상행
의 자를 사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원칙을 동양의학에서는 오행의 기
본원리로 삼고, 투약이나 침술에서도 환자를 다루고 있다.
8. 사상체질학
사상이란 말은 본래 역학에서 유래된 말이나, 의학에 이 단어를 인용하
여 이론적 체계로 논술된 것은 동양의학의 최대원전인 내경의 이십오태인
론과 중경의 상한론과 음양인론을 근거로 하여 함경도 출신의 동무 이제마
씨가 1894년에 동의수세보원을 저술하여, 세상에 내놓음으로써 발상된 것
이다. 이제마씨가 실제적인 임상치료를 통하여 체득한 경험을 하여 병리와
치료법칙을 수립한 학설로서, 일명 체질학이라고도 한다.
사상의학의 주된 원리적인 체계를 살펴보면, 첫째 성명론에서 시작하여
사단론, 확충론, 장부론, 의원론, 광제론, 사상인변증론 등으로 논술하고 있
는데, 이들을 총괄해서 요약하여 보면, 우주자연과 인간관계를 또는 사람의
내면성과 외면성을 특수한 관점에서 차원 높게 이론으로 설명한 임상의학
이다. 사람은 누구나 출생하면서부터 사류형의 체질을 벗어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즉 태양인의 형과 소양인의 형 또한 태음인의 형 그리고 끝으로
소음인의 형체 등이 있다. 이처럼 네 가지 형으로 구분한 사상의학은 우주
자연의 이치와 사람의 관계를 설명한 임상의학이다. 여기서 사상의학의 체
질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태양체질: 태양체질을 가진 사람은 폐는 크고 간은 작으며, 외형상으
로는 상체가 비교적 크고 허리부분은 약하며, 등부분은 두터운 근육을 가
지고 있고, 얼굴은 원대하여 눈이 빛나고 이마는 넓은 편이며, 광대뼈가 나
온 형이다. 또한 행동은 요추가 약한 체질로서, 보행을 멀리하지 못한다.
성격은 과단성이 있으며, 강직하고 독선적인 면이 있고, 타인과 소통하는
대화는 잘하는 편이나, 반면에 계획성이 없고, 대담하지 못한 단점이 있다.
대체적으로 두뇌가 명석하고 창의력이 강한 체질이다. 사상체질학적으로
볼 때 태양체질은 가장 작고 귀한 체질이라 한다.
2) 소양인: 비장은 강하고 신장은 약한 편에 속하며, 외관상으로 보면 위
장이나 비장이 있는 흉복부가 발달되고 상실하약의 체질로서 발걸음이 빠
른 편이다. 피부색은 백색이며, 성격은 명랑하고 쾌활하나 보기에 경솔한
편이며, 매사에 약하고 항상 밖의 일을 좋아하고 자신이나 가정일에는 소
홀하고, 남의 일에는 적극적이다. 매사에 판단력이 예리하나 계획성이 적으
며, 체념을 잘한다. 심리적으로는 의분심이 많아서 불의한 일을 볼 때면 수
하를 불문하고 강한 행동을 자행한다. 그러나 상대편이 용서를 빌면 즉시
동정으로 변하여 잊어버리고 재론하지 않는다. 성격은 솔직 담백하여 마음
속에 장심이 없고, 위선이나 꾸밈새를 싫어하며, 이해관계나 타산에 좌우되
지 않는다. 또한 욕심이 없고 성미는 급한 편에 속한다.
3) 태음인: 간장이 강하고, 폐는 약한 편에 속하며, 요부는 발달되고 경
경부는 허약하나, 체질적으로 보아 대체적으로 건장한 골격과 비대한 체격
을 가진 형이다. 피부와 근육이 견고하고 땀구멍이 소밀하여 항상 땀이 잘
난다. 대개 안면이 뚜렷하고, 이목구비가 크고 두껍다. 상체보다는 하체가
건강하며, 복부가 비후하여 몸이 무거우므로 무겁게 보이며, 항상 성난 사
람처럼 보인다. 성격면에서 보면 태음인을 외모로 보면 점잖게 보이며 의
젓하나, 내심은 음흉하여 좀체로 자기의 내심을 나타내지 않는다. 대체로
보아 심정은 대담하고 이해성이 많으나, 고집이 세어 무슨 일이든지 소와
같이 묵묵히 밀고 나가는 추진력이 강한 사람이 많다. 이러한 소신이 강하
여 장군이나 대기업가, 정치가들이 태음인이 많다고 한다.
4) 소음인: 신장이 강하고 비장이 약한 체질로서, 외면상으로 보면 허리
와 복부가 발달하여 상체보다는 하체가 충실한 편이나, 사실 소음인은 어
느 체질보다도 상하체가 고르게 발달한 체질이다. 이목구비가 소박하고, 치
부는 유연밀착하여 땀이 비교적 적고, 손발이 가늘며 냉한 편이 많다. 보행
이나 태도는 균형이 잡혀서 자연스럽고 얌전한 편이며, 조용하고 침착하며,
조리가 있고 상체가 앞으로 숙여지는 사람이 많다. 소화기가 항상 약하여
대식가가 없고, 소화불량자가 많다. 심리적으로는 내성적이면서도 사교적이
고, 매사를 자기본위로 생각하여 실리를 위하여 매우 강하고 소심하며 조
직적이고 책임감이 있어 상사에 순종을 잘하는 체질이다. 한편 한번 오해
하면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전형적인 소음인은 수전노라는 별명을 잘 듣
는 편이어서 소음인 여자는 살림살이를 잘하며, 깔끔하고 착실하다는 말을
듣는다. 그러나 매사에 소심하기 때문에 신경질적이고 소화기질환이 퍽 많
은 편이라 한다.
이상 논술한 바와 같이 사상의학은 체질을 감별하는 데는 체격, 용모, 식
성, 태도, 심리 등 여러 가지를 참작하여 유형별로 구분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통계적인 것이므로 체질분류법은 객관성있게 과학적으로
연구 개발되어야 할 것이며, 더욱 연구가 필요하다.
<표>
-사상체질감별일람표(노기우선생 안)
분류, 체질 태양인 태음인 소음인 소양인
장기의 기능 폐강, 간약 폐약, 간강 신강, 위약 신약, 위강
상미 및 기품 용, 패기 있음 소, 바르고 떳떳함 나귀, 치밀하고 잔재
주가 있음 말, 날쌔며, 설레인다
품성 및 용모 깔끔 단아 의젓, 진중 얌전, 온순 똑똑
감각의 특징 청각 후각 미각 시각
발병률이 높은 질환 상기(상습)안질, 각약, 소화불량(신트림) 고저혈압,
대장염, 맹장염, 변비천식, 장질부사, 노이로제, 심장병, 간담질환, 치질, 비
병, 천연두, 문둥병, 가스중독, 기관지염, 두드러기, 피부병, 갑상선종 급만
성위장병, 위하수증, 위산과다증, 상습복통, 외한증 만성신장기능부진, 이
노증, 주하병, 상습요통, 성기능장애(정력부족)
적합한 약물 오가피, 목과, 메밀, 송화 녹용, 맥문동, 마황, 대황 인삼,
부자, 소엽, 파두 숙지황, 구기자, 시호, 영사
적합한 음식 다래, 조개, 앵두, 포도 쇠고기, 무, 콩, 도라지, 연근 개
고기, 양고기 닭고기, 남근, 양배추 돼지고기, 해삼, 녹두, 참외
체형의 특징 1. 목덜미, 뒷머리가 특히 발달 2. 하관이 빠름 3. 눈이 작
음 1. 피부가 견실한 듯하나 약함 2. 근골의 발육이 좋고 3. 얼굴이 원형
또는 타원형임 1. 체세는 앞으로 굽고 2. 살거리는 비교적 적고 3. 골격은
굵은 편임 1. 상체발육이 좋고, 머리의 앞뒤가 나오고 입술이 얇음 2. 골
격, 특히 하지가 가늘고 보행시 안정감이 적음 3. 눈이 예리하여 상체가 굵
다.
기본성격 장점: 강직 단점: 독선 장점: 너그러움 단점: 우멍함 장점:
섬세 단점: 우유부단 장점: 명민 단점: 경망
행동과 태도 독창적인 의욕과잉으로 주위와 화합이 안 되며, 재질이 뛰
어남 활동적인 언행이 듬직한 반면 체력도 좋고 활동적이나 게으른 점도
있음 사소적, 깔끔하며 집에 들어앉기를 원하며 매사에 소극적임 돌진적,
급한 성미에 비판적이며, 잠시도 안정된 거동을 못갖고 성내기가 쉬움
대표적인 지방기질 극히 희소함, 두뇌가 뛰어나는 반면 감상적이며 번
의가 잦음 함경도, 경상도, 제주도에 가까움 중부지방, 특히 충청도, 강원
도에 가까움 평안도, 경기도, 전라도에 가까움
기질과 적합한 직업 천재형 발명가, 혁명가, 전략가 호걸형 실업가, 정
치가, 겁쟁이 지사형 교육가, 종교가, 꽁생원 상업인, 사무가, 일본인형의
군인
9. 인체와 육장육부
열이 있다, 머리가 아프다, 뒷덜미가 뻐근하다, 가슴이 답답하다, 관절이
쑤신다, 현기증이 난다, 몸이 나른하다, 기침이 나온다 등의 증세를 현대의
학에서는 감기라든가 심장판막증이라든가 하는 병명을 적용시킨다.
그런데 동양의학에서는 이러한 여러 가지 증세를 병상군인 채로 파악하
고, 이것들에 대하여 적당한 치료를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동양의학에서
말하는 병상군의 기본체계가 흔히 일컬어지는 오장육부라고 하나 사실인
즉, 동양의학에는 오장육부 외에 또 하나의 결합이 있다. 그 한쪽이 심포라
고 하는 장기가 있다. 심장이란 인간의 체내에서 일생동안 쉬지 않고 끊임
없이 움직이고 있는 가장 중요한 장기이며, 또한 심장의 움직임에 따라서
그 체내의 건강도를 알 수 있을 만치 중대한 장기이다. 예를 들어 어떠한
사나운 사자라고 하더라도 심장에 이상이 생기면 그 사나움은 허사로 돌아
가고 말 것이다. 그래서 중요한 부분을 심장부라고 하는 말도 있지 않는
가?
이처럼 중요한 심장을 싸주고 있는 주머니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
어 심포라 이름지었던 것이다. 이 심포에 대한 부가 삼초이다. 인간의 몸에
생명이 있는 한 언제나 따뜻하기 때문에 틀림없이 열을 만드는 근원, 즉
열원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삼초란 것이 생겼을 것이다. 이 삼
초는 세 개의 열원으로 생각하면 된다. 이런 결합은 현대의학에서는 좀 의
외라는 느낌도 들 것이다. 그러나 이미 전술한 것처럼 동양의학의 특이한
점은 서양의학과 전연 다른 점이 여기에 있다.
하나하나의 장기가 해부학적으로 실재한다기보다 자연계에 있어서의 생
명체로서의 영위를 뒷받침하기 위한 여러 가지 활동을 표현하는 사상으로
서의 장기라고 생각해 두는 편이 더 좋을지도 모른다. 서양의학에 의한 설
명은 하나하나가 합리적이고, 어느 물체를 보듯 명료하기만 하다. 이 모든
것이 이론적이며 또한 이론에 맞지 않는 것은 가차없이 버려진다. 그러나
이같은 서양의학의 합리성이 극단적으로 진보하고 있으나, 공해나 약해가
생기게 된 원인이 아닌가 생각된다. 사실 우리 체내에 있는 장기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 보면 서양의학이 과학적이고 합리적이라고는 하지만, 서양
의학에서 해결되지 않는 많은 병들이 동양의학의 신비스런 치유비법으로
완치되는 점은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의 이질적인 이론이라 하겠다.
여기에서 풀이한 음양오행 사고방식, 즉 육장육부의 사고방식이 모두 그
러하다. 그러면 이제까지 이야기한 것을 정리해 보면 육장이란 간, 심, 비,
폐, 신, 심포이고, 육부란 담, 소장, 위, 대장, 방광, 삼초 등 육부에 속한다.
그리고 장기를 음양으로 구분해 보면 육장은 음에 속하고, 육부는 양에 속
하며, 인간의 몸은 모두 이 육장육부로 조절되고 있으므로, 이 장부중 하나
의 이상이 생기면 몸 전체의 컨디션이 이상을 가져오고, 인간의 행동력도
의역이 없어지게 된다. 이처럼 인체의 장과 부가 상호의 연관성을 가지고
있어, 전술한 오행설과 같은 이론이므로 인간을 소자연이라고 칭하는 것이
다.
10. 경혈의 중요성
지금까지 동양의학과 음양오행, 그리고 경락에 대하여 공부하고, 또한 한
방의학의 체계와 사고방식은 대략 알았으리라고 생각된다. 다음은 우리 몸
에 가장 중요한 경혈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하자.
전술한 십이정경에 대하여 간단히 언급하였으나, 이에 추가된 전후정중
선에 자리잡은 임맥과 독맥을 합하여 십사경락이란 것도 알아야 한다. 이
십사경락에는 많은 혈들을 지니고 있다. 이 혈에는 어디에 있으며, 어떤 증
세에 어느 혈을 어떻게 누르면 좋은 효과가 오는가에 대하여 설명하겠다.
인간의 몸에는 1년 365일인 것과 같이 365혈이 있다. 이것을 하나의 체계
화시킨 것이 앞서 말한 경락이다. 이 경락은 저마다의 장부와 관계가 있기
때문에 몸에 이상이 생기면 반드시 붉은 신호가 켜지게 된다. 따라서 증세
에 따라 혈을 찾을 때에도 우선 어느 경락의 어느 혈인가를 먼저 찾아내는
것이 선결문제이다. 예를 들어 똑같이 머리가 아플 때에도 장이나 폐에 이
상이 있는 것인지 간장의 장해에 있는 것인지에 따라서 눌러야 할 혈도 달
라지는 것이다. 이처럼 혈은 내장, 즉 육장육부의 이상유무를 알리고 있는
신호등이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영국의 생리학자 핸리 헤드는 말하기
를 "신체의 조직과 내장의 변조는 뇌나 척수와 관계가 깊은 신경을 통해서
피부근육상에 여러 가지 변화를 일으킨다."고 하는 이른바 연관통에 의한
피부절의 학설을 수립하였다. 이것을 <헤드의 대>라고 하지만, 동양의학에
는 이것을 장부경락론의 입장에서 경락의 12계통으로 체계화하고 있다.
이처럼 경락을 따라 흩어져 있는 경혈은 사방팔방으로 흩어져 있다. 예
를 들어 치질로 고생하는 환자에게 환부로부터 거리가 먼 머리에 있는 혈
에 침이나 지압을 한다는 것을 이상히 여길 사람도 있을지 모르나, 이 혈
이라는 것은 내장과 전신의 신경에 영향이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항문
에 통증이 있는 치질도 머리에 있는 혈로 치료하는 것은 타당한 일이라 하
겠다. 또한 경혈이란 본래 사람에 따라서 다소 틀린다. 그러므로 책에 그려
진 경혈의 위치는 절대적이 못되며, 어디까지나 목안밖에 되지 않는다. 그
러므로 경혈의 위치를 중심하여 전후좌우의 피부의 상태, 피하조직의 상태
같은 것을 엄밀히 살피고야 그 사람의 산 경혈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경
혈이란 그때 그때 생체가 나아가는 이상현상을 나타내므로, 경혈치료는 더
욱더 효과적이다. 이처럼 효과적인 경혈은 십사경락에 각기 차지하고 있는
수가 다르다
1) 폐경 십일형
2) 대장경 이십혈
3) 위경 사십오혈
4) 비경 이십일혈
5) 심경 구혈
6) 소장경 십구혈
7) 방광경 육십삼혈
8) 신경 이십칠혈
9) 심포경 구혈
10) 삼초경 이십삼혈
11) 담경 사십삼혈
12) 간경 십삼혈
이상 십이경락에 있는 혈이 314혈인데, 거기에다 임맥과 독맥의 숫자를
합하면 모두 365혈이 된다.
13) 임맥 이십사혈
14) 독맥 이십칠혈
이처럼 많은 혈들에 침이나 지압 또는 마사지 따위로 혈을 자극함으로써
대뇌의 중추신경에 전해지는 감각이 정상화된다는 것은 전기생리학의 실험
으로써도 증명되고 있다. 이처럼 혈에 자극하여 이상을 일으키고 있는 장
부에 영향을 주어 모든 기능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요인이 된다. 한편 혈을
활용하는 치료법은 지압, 마사지, 침, 뜸(구) 등도 기본원리는 같다.
11. 경락의 의의
인체의 육장육부를 지배하고 있는 경락선이란 것이 있다. 이는 전장에서
간단히 말했거니와 이 경락선은 신경계와 근육세포 사이에서 순환계 역할
을 하고 있는 것으로서, 서양의학에는 없는 특이한 기선이라 하겠다. 동양
의학에서는 이 경락이라는 순환계의 호조와 부조를 관찰하여 치병하는 것
이 또한 특색이다. 그럼 경락의 흐름을 한번 알아보자.
인간의 순환계, 즉 기가 체내에 골고루 유통하기 위한 선을 동양의학에
서는 경락이라고 부르며, 동양의학의 치료의 기본적 체계를 이루고 있다.
경이란 인체의 세로흐름을 말하고, 락이란 가로흐름을 의미하고 있다. 즉
사람의 체내에 있는 장과 부인 간장, 심장, 비장, 페장, 신장, 심포 이상이
육장이며, 담, 소장 위장, 대장, 방광, 삼초 등이 육부이다. 이들 이오예도
전면정중선을 흐르고 있는 임맥이 있고, 후면정중선을 흐르고 있는 독맥이
있다. 이들을 모두 합하여 심사경락이라 한다. 이 십사경락이 서로 연관성
을 가지고 인체의 에너지를 유통시키고 있다. 이 경락의 상호일관성을 도
표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폐경-대장경 위경-비장경 심경-소장경 신장경-방광경 심포경-삼초
경 간경-담경
위의 그림표와 같이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 12개의 경락은 폐장을
순환하는 폐경으로부터 시작하여 차례로 저마다의 장부를 거치고 간장을
순환하는 간경을 끝으로 다시 돌아가서 전체에 이어져 있는 것이다. 이런
경락의 에너지가 순조롭게 흐르고 있다면, 건강하다는 뜻이 된다. 그러나
때로는 이 순환계에 에너지가 넘치는 일도 있다. 그래서 이것을 조절하기
위하여 십이경 외에 8개의 또 다른 경락이 몸의 가로, 세로, 그리고 비스듬
히 흐르는 경락이 있는데, 이것이 기경팔맥이라는 것이다. 또한 십이경의
순환계를 쉴새없이 조절하고 장부에 과부족없이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임맥과 독맥이다. 다시 말해서 각 장과 부의 활동기능을 총
지휘한다고 하는 것이 타당한 말일 것이다.
또한 경맥과 낙맥을 흐르고 있는 에너지는 기혈 혹은 경수라고 불린다.
이들 기혈이라고 하는 것은 고대 중국 사람들이 인간이 살아 있는 동안 생
명을 영위하기 위하여 코를 통하여 체내에 받아들이는 에너지, 즉 우주의
기를 말하였고, 또한 다쳤을 때 나오는 피와 결합되어 장부의 에너지가 된
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기혈과 경수라고 하는 말이 나온 듯하다. 이와 같
이 유통하는 기가 경락상 어딘가에서 정체하여 노휘하는 것을 실증이라고
하고, 기의 양이 부족한 것을 허증이라고 한다. 한방에는 이 십이경, 즉 육
장의 경맥을 음이라하고, 육부의 경맥을 양이라고 칭하며, 각 증상을 음증,
양증으로 구분한다. 그리고 이 증세에서도 몸의 전면, 즉 배에 증세가 나타
날 경우 양증이라면 양명, 음증이라면 태음이라고 하였고, 마찬가지로 몸의
측면에 나타나는 것은 각각 소양, 궐음, 몸의 뒷면에 나타나는 것을 태양,
소음이라고 부른다. 또한 이 경락 12개 중 주로 팔뚝을 지나서 장부를 순
환하는 것과 다리를 지나서 장부를 순환하는 것을 구별한다. 즉 손의 태음
폐경, 손의 소양삼초경 등이라고 칭하여 경락이 흐르는 장소를 나타낸다.
<표>
* ->기혈의 유주방향
음양 경명 체포(조환루우트) 경의 순
수삼경 수태음 폐경 국부변 -> 팔의 내측전 -> 무지 1
수삼경 수궐음 심포경 유방옆 -> 팔의 내측중간 -> 중지 9
수삼경 수소음 심경 액하 -> 팔의 내측후 -> 소지 5
수삼양 수양명 대장경 코 옆 <- 하치 <- 경부 <- 견전 <- 팔의 외
측전 <- 인지 2
수삼양 수소양 삼초경 눈썹끝 <- 귓 뒤 <-경 <- 어깨 뒤 <- 팔의
외측중간 <- 약지 10
수삼양 수태양 소장경 귀앞 <-경부 <- 견갑 <- 팔의 외측후 <- 소
지 6
족삼양 족양명 위경 눈 및 -> 얼굴 옆 -> 흉복2행 -> 발의 외측전
-> 2지 3
족삼양 족소양 담경 옆머리 -> 관자놀이 2행 -> 목 뒤 -> 협요측면
-> 족외측중간 -> 4지 11
족삼양 족태양 방광경 안머리 -> 목뒤1행 -> 배뇨1,2행 -> 족외측후
부 -> 소지 7
족삼음 족태음 비경 흉부3행 <- 발의 내측전 중 <- 무지 4
족삼음 족궐음 간경 협하 <- 음부 <-족의 내측중 전 <- 무지외측
12
족삼음 족소음 신경 흉복1행 <- 족의 내측후부 <- 족심 <- 4지하 8
12. 동양의학의 사진법
본래 서양의학에서는 진단이라면 청진검사 등을 통하여 병명을 결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한방의학에서는 진단은 병명의 결정이 아니라
치료방식의 결정을 뜻한다. 그리고 서양의학에서는 진단이 내리면 그 병명
에 의하여 모든 사람에게 공통되는 치료법을 쓰는데 반하여 동양의학에서
는 같은 병을 앓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 체질과 증세의 발생 원인, 성격
등을 감안하여 각각 다른 치료법이 쓰인다.
다시 말해서 어느 병에는 어떤 치료법이 아니라 어떤 체질, 어떤 증세,
어떤 성격 등에 대하여 이러이러한 치료법이란 식으로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환자를 진찰할 때 환자의 기색과 용태를 살피며, 또한 환자에게 여러
가지 상태와 원인을 물어보고 목소리를 들어 현재의 말소리가 어떤 장기의
영향을 받고 있는가를 문진한 다음, 각 경락과 연결된 맥을 짚어본 다음
어느 장기나 다른 곳에 이상이 있다고 생각이 들면 그 곳 환부에 절진해
본 다음 병에 따라 치료하는 것이 동양의학의 사상방체질학의 기본진찰의
이론이다. 그러면 다음 네 가지 진찰요령을 알아보자.
사람의 얼굴에는 내장의 기능이 나타난다고 하는데, 얼굴 진찰이 얼마나
중요한가 알 수 있다.
(1) 망진
환자의 얼굴과 자세 등을 살펴본다. 얼굴의 기색이 어떤가를 살펴본다.
얼굴의 기색에는 5가지로 색깔을 구분하는데, 푸른색은 목에 속하고, 붉은
색은 화에 속하며, 누런색은 토에, 흑색은 금에, 흑색은 수에 각각 속한다.
이러한 얼굴에 나타난 색깔을 구분하고 관찰하여 신체 내장의 기능을 알아
내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또한 사람의 감각기관인 눈, 혀, 입술, 코, 귀 등
도 목, 화, 토, 금, 수 등으로 구분하여 기능의 조화를 알아낸다.
다음에는 환자의 자세를 알아본다. 허리가 굽었으면 소화기에, 가슴이 오
그라졌으면 심장에, 또한 어깨가 번쩍 들려 있으면 호흡기에, 어깨가 기울
어졌으면 간장이나 비장에 이상이 있다는 증거이다. 어깨가 반듯하지 못하
고 어떠한 뼈가 뒤로나 앞으로 너무 제껴져 있어도 정상이 아니다. 특히
폐가 나쁜 사람은 어깨가 유난히 올라간다. 즉 폐를 보호하기 위한 본능적
인 보호가 그런 자세를 취하게 한다. 이처럼 색깔과 자세와 기를 살펴서
진찰하는 것을 우리 동양의학에서는 망진이라고 한다.
(2) 문진
환자들에게 몸의 생태를 물어서 사항을 알아보는 것을 문진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잠은 잘자는지? 잘잔다면 몇 시간쯤 자며, 깊이 자는지? 또는
변의 상태가 어떤지? 하루에 몇 번 정도이며, 양은 어떠한지? 입맛이 어떠
한지, 또한 특별히 좋아하는 음식이 있는지? 한편 정신상태가 복잡하지나
않는지? 등을 물어보면 환자는 솔직히 대답하게 될 것이다.
한편 그 답을 할 때에 환자의 입에서 냄새가 나는지, 냄새를 맡아보아
어느 장기에 이상이 있는지 등 많은 것을 참고하여 문진하는 것이 동양의
학의 진찰방법의 하나이다. 또한 문진에 중요한 것은 목소리이다. 이 목소
리에도 여러 가지 장기와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니, 이에 대하여 알아
보자. 맑고 청아한 음색은 건강을 나타내지만, 변화있는 음색은 몸의 변화
를 말해 주는 것이므로, 장기의 변화를 가려내는 것이다. 목소리는 다섯 가
지로 구분하기도 한다. 사람의 목소리가 크고 우렁차면 목성에 속하며, 허
탈한 웃음소리와 웃어가며 말을 하는 사람은 화성, 항상 흥얼거리거나 잔
소리를 많이 하는 사람은 토성, 슬픈 음색으로 울음섞인 말을 하는 사람은
금성에 속하며, 끝으로 나직하고 조용하고, 탁한 음색으로 말하는 사람은
수성에 속한다. 음색은 오장의 상태를 반사하고 있는 것으로서, 문진은 한
방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다.
(3) 절진법
앞에서 말한 두 가지 방법으로(망진, 문진) 증상을 파악한 다음 거기에
해당한 내장기능을 일단 손으로 눌러 보기도 하며, 체표에 나타난 반응점
을 강약으로 눌러 보는 방법이다. 또한 한방진찰법으로 흔히 쓰이는 진맥
도 이 절진법의 하나이다. 이 진맥이란 피가 혈관을 도는 리듬을 촉감하여
체내의 이상을 알아내는 방법의 하나이다. 그러면 진맥에 대한 것을 설명
을 하여 보자. 진맥은 환자의 요골(손목 바로 윗부분) 촉진으로 동맥의 박
동을 시술자가 시지, 중지, 약지 삼지로 상태를 진찰하는 것으로서, 시술자
의 오른손으로 환자의 왼손목, 또한 시술자의 왼손으로 환자의 오른 손목
을 진찰하는 것이 원칙이다. 진맥방법은 환자 손목의 중앙을 중지로 닿게
하고, 시지를 박동부분에 대면 되며, 또한 약지는 그 옆에 대면 되는데, 이
것이 좌우 합하면 6부진맥이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각각 경하게 진맥하면
이것이 부맥진이며, 또한 각지를 강하게 진맥하는 것이 심맥진이 된다. 이
에 음맥과 양맥으로 구분한다. 각부에 해당되는 부맥과 심맥의 진찰표는
다음 표와 같다.
<표>
유부정위진맥법
좌수 강 대장경 위경 삼초경
좌수 약 폐경 비경 심포경
촌구 관구 족구
우수 강 심경 간경 신경
우수 약 소장경 담경 방광경
(4) 경락진
경락진은 사방팔방으로 뻗어 있는 14경락을 중심으로 하여 진단하는 방
법을 말한다. 즉 인체의 결합조직 사이로 분포된 경락을 손끝으로 만져 보
아 그 상태를 알아보는 진찰법이다. 경락은 신경임파관, 혈관의 주행과는
달리 독자적으로 우리 체내에 분포되어 있는데, 이는 보이지 않는 순환계
의 역할을 한다. 이 순환계의 역할을 하는 경락선을 따라 피부 표면에 나
타난 경혈을 눌러 보는 진단법을 경락진이라고 한다.
이처럼 동양의학에서는 4진법을 활용하여 정신의 기능회복을 도모하는
한약복용 외에도 인체의 스트레스반응을 일으킬 자극을 줌으로써 부신피질
호르몬과 내분비물의 분비를 촉진시키는 뜸(구)과 침, 그리고 지압, 마사지,
기타 수기요법 등으로 질병의 치료뿐만 아니라 건강증진에 많이 이용하고
있으니, 기계적이고 과학적이라고 하는 서양의학보다도 우수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13. 경혈의 효과와 한계
경혈치료에 대한 효과도 한계가 있다. 그러기 때문에 시술자들은 이에
대하여 잘 알아 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 동양의학의 경혈요법은 서양의학
에서 버림받고 있는 병들에 많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경우에
따라서는 현대의학에서 맡아야 할 병들도 참 많다. 동양의학은 어디까지나
개체의 특성을 중요시하는 치료방법이므로 공중위생에 대항되는 병들과 또
한 암과 육종이나 매독, 전염성질환, 피부질환 등은 경혈치료로서는 좀 힘
드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그러면 우선 경혈치료의 병을 소
개하기 전에 경혈치료는 왜 효과가 있나를 전술하였지만, 다시 한번 간단
히 알아보자.
동양의학의 경락치료는 사람의 내장에 병이 있을 때 그 곳과 관계가 깊
은 몸의 표면에 특별한 반응이 나타난 혈을 압박하거나 자극함으로써 내장
의 기능을 촉진시킨다. 예를 들면 신체의 표면에 있는 부분을 자극하면 그
자극이 중추신경인 척수를 통하여 전신의 신경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이
밖에도 각 조직에 반사역할을 하게 된다. 그 결과 내장기능이나 순환계 또
한 특별히 모세혈관에까지 영향을 주어 호르몬 분비라든가, 또는 내장을
돕고 있는 각 분비액 같은 상태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동양
의학의 물리요법은 체표에 나타나 있는 각 경혈을 자극하여 장기의 조절을
하고 있다.
그러면 동양의학적 물리요법으로 가능한 병들을 알아보자. 기본적으로
인체의 물리적 손상과 내장의 변형에서 오는 병보다도 변형의 전달에서 오
는 변화는 없는가, 혹은 아주 경미하지만 기능적으로 인하여 인체에 이상
을 일으키는 질환인가? 살펴보는 것이 경혈요법의 적응증이라고 할 수 있
다.
오늘날 기상병이라할 수 있는 차갑다, 화끈거리다, 저리다, 감각이 없다
등 변절기의 증상, 정신정서의 장해를 주로한 병, 신경증, 심신증, 자율신경
실조에서 오는 두통증, 두중증, 현기증, 귀울림, 견통, 변비, 이유없이 나른
하다, 수족의 냉증, 불면증, 한랭으로 오는 신경과 근육통, 중년기에 많은
배골의 변형에서 오는 팔, 어깨, 목, 손가락까지의 통증과 저림 또는 요통,
일어설 때, 앉을 때, 계단을 오르내릴 때 생기는 무릎의 통증에도 커다란
효과가 있으며, 또한 특별한 병이라 할 수 없지만 몸이 무겁다, 의욕이 없
다, 피로하다, 안색이 나쁘다, 소화력이 없다 등에도 이 경혈요법은 많은
효과가 있다. 그 외에 경혈요법은 신체의 부조를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
기 때문에 건강증진과 미용효과에도 큰 도움이 된다. 옛부터 동양의학의
경혈요법은 경험으로 전해 오는 의술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현대의학과는
달라서 전문적인 술자가 아니더라도 침이나 뜸, 또한 수기요법으로 조금만
습득하면 일반사람도 가정에서 실행할 수 있으며, 부작용도 거의 없는 이
요법을 환자치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권하고 싶다.
그외 정보/지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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