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의 생일이었다. 소년이 가진 돈은 2달러가 전부였다. 그래서 소년은 세일 판매를
하는 잡화점에서 누나에게 줄 선물을 사기로 했다. 아이는 상점 안을 몇 바퀴나
돌았지만 별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아주 특별한 선물이어야만 했다. 아이는 마침내 선반 위에 있는 물건을 발견했다.
매우 눈길을 끄는 물건이었다. 그것은 멋지게 생긴, 플라스틱으로 만든 풍선껌
기계였다. 안에는 밝은 색깔의 풍선껌이 가득 들어 있었다. 아이는 그것을 사갖고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누나에게 당장이라도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용감하게 그
충동을 억제했다.
드디어 누나의 생일이 되었다. 누나는 또래 친구들이 참석한 생일파티에서 자신에게
들어온 선물상자들을 풀기 시작했다. 각각의 포장을 풀 때마다 누나는 기뻐서 환성을
질렀다.
그리고 누나가 환성을 지를 때마다 어린 소년은 점점 더 걱정이 되었다. 누나의
친구들은 모두 부잣집 아이들이었다. 그래서 누나에게 2달러보다는 훨씬 값나가는
선물들을 살 수 있었다. 그들이 가지고 온 선물은 한결같이 비싸고, 빛이 났으며,
모두의 관심을 끌 만큼 효과가 있었다. 아이의 작은 선물 꾸러미는 점점 작고
초라해져 갔다.
그래도 아이는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누나가 자기가 주는 선물을 풀어보는 순간
기쁨으로 얼굴이 빛나리라고 소년은 기대했다. 어쨌든 누나는 아직까지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
누나가 마침내 소년이 준 선물을 열었다. 소년은 누나의 실망스런 표정을 금방
눈치챘다.
누나는 약간 당황한 것 같았다. 갑자기 그 멋진 풍선껌 기계가 싸구려 플라스틱
장난감으로 변해 버렸다. 하지만 친구들이 보는 앞이기 때문에 누나는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기뻐하는 표정으로 그 선물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누나는 한 순간
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다가 누나는 일부러 친구들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은혜를 베푸는 듯한
목소리로 자신의 남동생에게 말했다.
"고맙다, 얘. 내가 정말 갖고 싶은 거였어."
몇 명의 여자 아이들은 참지 못하고 낄낄거리며 웃었다.
누나는 재빨리 이어서 진행될 생일축하 게임으로 화제를 돌렸다. 어린 소년은
마음에 상처를 받고 풀이 죽어서 시선을 돌렸다. 세일 판매 가게에서 그토록 멋지게
보였던 장난감이 이제는 형편없는 싸구려 물건에 지나지 않았다.
아이는 천천히 그것을 집어들고 현관으로 걸어나가서 울기 시작했다. 그가 산
싸구려 선물은 다른 사람들이 준 선물에 비교가 되지 않았다. 모두를 난처하게만
만들었을 뿐이었다.
집 안에서는 웃음섞인 축하파티가 계속되었다. 그것은 아이를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
뿐이었다. 조금 뒤 아이의 엄마가 나타나 왜 울고 있느냐고 물었다. 아이는 흐느껴
울면서 최선을 다해 설명했다.
엄마는 말없이 듣고 있더니 집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아이의 누나가 혼자서
나타났다. 누나의 말투로 보아 엄마가 누나를 내보낸 것임을 소년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누나는 진심으로 사과를 했다. 동생을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는 의도가
아니었음을 아이도 이해할 수 있었다. 누나는 이제 아홉살이었기 때문에 상대방의
감정을 살피는 까다로운 일과 하룻동안 공주가 되고 싶은 욕망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에 익숙치 않았다.
누나는 아홉 살짜리의 방식으로 나름대로 부드럽게 설명했다. 소년이 준 풍선껌
장난감이 정말로 마음에 든다고 누나는 말했다. 소년은 알았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소년은 정말로 알았다. 좋은 누나라는 것을.
이제 그것이 완전히 반대 입장이 된 것이다. 단 이번에는 선물을 주는 쪽이
아들이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쪽이 아버지인 나 자신이라는 것이 다를 뿐이었다. 이
어린 친구는 내가 얼마큼 진실한 감정으로 그 선물을 받아들이는가를 결정할 것이고,
내 반응이 그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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