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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정보/이야기

장난감 공룡을 옷에 꽂고 다니는 이유

by Healing New 2020. 4. 28.

장난감 공룡을 옷에 꽂고 다니는 이유
  어린아이와 함께 있으면 영혼이 치료된다.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한 회사의 대표이고, 존경받는 한 집안의 가장인 남자가 왜 창피한 줄도 모르고
자신의 양복 옷깃에 장난감 공룡을 꽂고 다니는가?
  어느날 내가 볼 일이 있어서 급히 차를 몰고 나가려는 데 내 아들이 작은 손을
내밀며 달려왔다. 아이는 얼굴에 미소를 짓고, 두 눈빛이 작은 흥분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내가 차 유리문을 내리고 쳐다보자 아들이 말했다.
  "아빠에게 드릴 선물이 있어요."
  "정말로?"
  나는 흥미를 가장하며 말했지만, 내심으론 시간이 늦어지는 것 때문에 초조해졌다.
서둘러 떠나야 한다는 생각밖에 머릿 속에 없었다. 그런데 아이는 천천히 손가락을
펴서 여섯 살짜리의 보물을 내보였다.
  "아빠에게 주려고 이걸 가져왔어요."
  그 작은 손 안에는 흰색 구슬 하나, 낡고 고장난 경주용 자동차, 토막난 고무밴드,
그리고 몇 가지 물건이 더 있었지만 불행히도 나는 그것들이 무엇이었는지
잊어버렸다.
  아이는 자부심에 차서 말했다.
  "이걸 가지세요, 아빠. 아빠에게 드리는 거예요."
  "지금은 안 된다, 얘야. 난 어디를 급히 가야 하거든. 그걸 내 대신 차고의 냉동기
위에 올려놔 주겠니?"
  아이의 미소가 사라졌다. 하지만 아이는 내 지시에 따라 차고 안으로 걸어 들어가고,
나는 그 자리를 떠났다. 큰 길에 진입하는 순간부터 나는 후회하기 시작했다. 집에
돌아오면 좀 더 감사하는 진실한 마음으로 그 선물을 받아들여야겠다고 마음속에 새겨
두었다.
  저녁에 집에 돌아온 나는 아이에게 물었다.
  "아들아, 네가 나에게 준 그 멋진 장난감들 어디에 두었니?"
  아이는 무미건조하게 대답했다.
  "아빠가 그것들을 별로 좋아하는 것 같지 않길래 아담에게 주었어요."
  아담은 길 건너편에 사는 어린 소년이다. 나는 그 아이가 나보다 훨씬 더 감사하고
흥분된 마음으로 그 보물들을 선물받는 모습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었다.
  아이의 결정은 내 마음에 상처를 주었지만 난 응당 그런 대접을 받아야만 했다.
그것은 아이의 행동에 대해 내가 무신경한 반응을 보인 결과일 뿐이었다. 또한 그
일은 내 안에 남아 있는 또다른 아이의 기억까지도 되살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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