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에도 종류가 있다
옛날에 우리 선조들은 머리가 아프면 머리에 횐 끈을 질끈 동여매고 자리에 누워서
회복되기를 기다렸다. 요즘도 TV 사극을 보면 그러한 장면을 가끔 볼 수 있다(머리에
횐 끈을 동여매는 것은 혈관 확장으로 인한 두통이 효과적인 방법으로서, 매우 과학적
처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장면을 보면 남자보다는 여자들이 특히 흰 끈을 많이
애용했던 것 같다. 세상 살다 보면 남자고 여자고 머리 아픈 일이 많이 생기겠지만 여
자들에게 머리 아픈 일이 더 많이 생기는 모양이다.
이렇게 '아프다' 하면 우리가 제일 쉽게 떠올리는 부위는 머리인데, 머리말고도 이
아픈 것, 그리고 여성의 생리통이 또한 포함된다. 우리가 '통증'에 대해서 두통, 치
통, 생리통을 한족속쯤으로 엮어서 생각하게 된 것은 순전히 진통제 광고 덕분이다. '
두통. 치통. 생리통 ... 이라는 선전을 워낙 많이 듣다 보니 이제는 자연히 그 세 가
지 통증이 무근 연관성이 있겠거니 하고 생각하게 된 것이리라. 또한 아픈 증세에 있
어서 우리에게 익숙한 종류 중 하나에 배 아픈 복통이 있다. 우리는 배 아플 때 '내
손이 약 손이다' 하시면서 쓰다듬어 주시던 어머니나 할머니의 손길을 잊을 수 없다.
그런데 이러한 여러 가지 통증들이 모두 같은 원리로 발생되고 느껴지는 것은 아니
다. 우리 몸의 피부나 근육 등이 상처가 나거나 염증이 생기거나 화상을 입었을 때 느
끼는 통증과 뱃속이 아픈 통증은 그 아픔을 느끼는 신경의 구조에 있어서 상당히 다르
다. 특히 배가 아픈 것을 느끼는 과정은 매우 복잡하다. 전자를 체성통이라고 하는데,
체성통과는 다르게 우리 몸의 내장에서 일어나는 이상을 느끼는 내장통도 있다. 복통
은 이 두 가지가 서로 복잡하게 얽혀, 배아픔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먼저 체성통에 대해서 알아보자. 우리의 피부나 그 밑에 있는 근육에는 체성신경(체
성지각신경)이라는 것이 있다. 이 신경은 '칼에 베이거나, 꼬집히거나, 침에 찔리거
나, 화상을 입거나' 하였을 때 상처에서 나온 통증 물질(프로스타그란딘, 브레디키닌
등)을 지각하여 그것을 등뼈 속에 있는 척수를 통해 대뇌로 전달한다. 이때 느끼는 아
픔이 체성통이다.
이러한 체성통은 국소성이 확실한 통증으로 아픈 부위를 쉽게 판별할 수 있는데, 우
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해열 진통제로서 그 아픔이 가라앉게 된다.
다음으로 복통을 보면 체성통이 느끼는 통증 감지 과정과는 다른 과정을 밟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러분 중에 혹시 맹장염에 걸려 본 사람이 있다면 잘 알 수 있을
것인데, 소위 맹장염이라고 부르는 충수염에 걸렸을 때는 충수가 있는 오른쪽 아랫배
가 아픈 것이 아니라 배 전체에 아픔을 느끼게 된다(물론 아픈 부위를 누르면 격심한
통증이 느껴진다). 따라서 맹장염에 걸린 사람들은 처음에는 소화불량 때문에 배가 아
픈 것으로 착각하기 쉽고, 병원에서도 오진하기 쉽다.
이렇게 고장난 내장 부위가 아니라 배 전체가 아픈 이유는 바로 내장통과 체성통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위나 폐 그리고 장 같은 내장에는 내장지각신경이 분포
되어 있다. 이 신경은 '위나 장의 근육이 뒤틀린다든가, 팽창한다든가, 염증이 생겼다
든가, 피가 안 통한다든가, 암세포가 자라고 있다든가' 하였을 때 일어나는 내장의 압
력 변화등을 지각하여 척수를 자극하고 그 자극은 자율신경에 의해서 뇌로 전달된다.
사실 복통의 원인이 되는 내장의 이상 그 자체로 인해서 느끼는 통증은 둔하며 지속
적이지 못하지만, 내장 주변에 분포되어 있는 체성지각신경이 간접적으로 자극되어 통
증을 느끼게 된다. 이것은 내장에서 비롯된 자극으로 인해 피부 쪽에서 통증을 느끼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복통의 원인은 이와 같이 굉장히 복잡하다.
한편 두통은 위에서 말한 체성통과 내장통과는 또 다르게 그 원인이 복잡하다. 이
두통은 머리 자체의 이상에 의한 것도 있지만, 몸 속 여러 기관의 이상을 머리에서 호
소하는 경우가 더 많다.
또 몸의 어딘가에 통증 원인이나 통증 물질로 인해 느끼는 통증과는 달리 신경 자체
의 이상에 의해서 통증이 유발되는 신경통도 있다.
이상과 같은 여러 가지 통증은 우리에게는 매우 귀찮은 것으로 여겨지지만, 우리의
생존을 위해서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감각이기도 하다. 통증이란 이상을 방지하
거나 줄일 수 있게 하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몸이 통증이라는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면
우리는 병소의 위치나 종류를 알아 낼 수 없을 것이다. 그 통증이 느껴지는 곳, 통증
의 종류, 통증의 강도, 통증의 시간 등으로 병을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통증은 그 자체로 매우 심각한 스트레스를 일으키기도 하므로 병의 치료와
더불어 진통제를 사용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단 통증이 있을 때 그 자세한 원인을 알
지 못한 상태에서 아프다고 무조건 진통제를 사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진통제의 종류와 진통 원리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진통제에는 해열 진통 소염제라고 분류되는 모든
약이 포함되는데, 두통, 근육의 통증, 치통, 관절통, 외상통, 요통, 어깨결림, 테니스
엘보(관절염), 무릎관절염, 생리통 등에 폭넓게 쓸 수 있다.
진통제로 사용하는 약들은 발열감기에 해열제로 쓰는 약과 거의 유사한데(아스피린,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 디클로페낙, 피록시캄, 메페남산 등이 있다), 이러한 약
을 해열제로도 진통제로도 사용할 수 있는 이유는 발열을 일으키는 물질과 통증을 일
으키는 물 질이 같기 때문이다.
즉 우리 몸의 신진대사에 이상이 생겼거나, 외부의 충격을 받았거나, 병균의 침입을
받았을 때, 그러한 비상사태를 통증이라는 확실한 감각으로 뇌에 전달하기 위한 '척후
병'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물질은 '프로스타그란딘' '브레디키닌' '히스타민' '세
로토닌'등이다.(이들을 국소호르몬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이 물질들이 발생되면 통증
과 발열이 일어나고, 또한 염증도 함께 따라온다.
특히 일반적인 발열과 통증에는 프로스타그란딘과 브레디키닌이 가장 많이 관여하고
있는데, 우리가 사용하는 진통제들은 대부분 이 프로스타그란딘의 합성을 억제하거나
브레디키닌의 작용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진통제의 대부분이 진통 작용과
더불어 해열 작용 그리고 소염 작용도 함께 가지게 되는 것이다.
두통, 치통, 생리통에 쓰이는 진통제라고 광고하는 약들은 대부분 이러한 약에다 각
성 효과를 위해서 카페인이 첨가되어 있다. 카페인은 대뇌피질에 작용하여 명석한 사
고, 신속한 연상, 기억력 증진, 반응 시간 단축 등의 효과를 나타내고 피로감과 졸음
을 없애 주는데, 우리가 마시는 커피 한 잔 속에는 100~150mg이 들어 있다.
또 정신적, 육체적 안정을 돕기 위해서 신경 안정제 같은 약물을 쓰기도 하며, 근육
이 아플 때는 긴장된 근육을 풀기 위한 근육 이완제 '클로로메자논(상품명: 도랑코팔)
'도 쓴다.
그런데 이러한 진통제나 이완제들을 계속해서 사용하게 되면 매우 위험하다. 왜냐하
면 우리 몸에 통증이 생겼을 때 병의 근본적인 원인이 제거되고 또 치료되는 것이 가
장 중요한데, 진통제를 사용해서 통증이 없어지면 마치 병인이 제거된 것처럼 착각을
해서 병의 치료에 소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약들은 대부분 소화관 장
애나 신장 장애 그리고 간장 장애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한편 이상과 같이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진통제와는 달리 통증에 대해 매우 강
력한 효과를 지닌 마약성 진통제도 있다. 의약품 역사상 추출 제1호로 기록되어 있는
모르핀(양귀비에서 추출)은 가장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이다.
마약성 진통제는 일반 해열 진통제의 작용기전과는 매우 다른데, 마약성 진통제는
통증을 가장 최종적으로 느끼는 뇌를 직접 마비시킴으로써(수용체와 결합한다고 표현
된다), 통증을 아예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
이러한 마약성 진통제는 한때 매우 유익한 약으로 인식된 적도 있었으나, 약물 의존
성과 남용이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비화되어, 지금은 그 사용이 엄격하게 규제되고 있
으며, 우리가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약이 되었다.
우리 몸은 원래 어느 정도의 이상은 스스로 치료할 수 있는 방어력과 면역력을 가지
고 있기 때문에, 통증이 있을 때 약을 쓰지 않아도 저절로 낫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가능한 한 그러한 능력을 키워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우리는 요즈음 조금만 아파도 참지 못하고 진통제를 사용하는 분위기 속에서
살고 있다. 그렇게 되면 통증을 느끼는 감수성이 점점 더 예민해지고, 진통제에 대한
의존성이 높아지며, 더욱더 많은 약을 사용해야 만족한 효과를 느끼게 된다.
따라서 한 알의 진통제를 사용하더라도 '내가 느끼는 통증의 원인은 무엇인가?' '내
가 사용하는 진통제는 적절한 것인가?' '나는 얼마나 자주 진통제를 사용하고 있는가
?' 등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봐야 할 것이다.
두통과 진통제
두통이라고 하면 '쪽골이 아프다, 뒷골이 땡긴다, 머리가 멍멍하다, 골이 앞으로 쏠
린다, 골이 지끈지끈 아프다' 등과 같이 표현만 다양한게 아니라, 그 원인도 다양하다
(흔히 뒷골이 땡기는 경우에 고혈압이라고 스스로 판단하여 약국에서 우황청심환 같은
약을 사 먹는 사람이 많은데, 물론 고혈압으로 그러한 두통이 오기도 하지만 근육수축
성 두통에 의한 두통도 이와 비슷한 증상을 나타내므로 무조건 고혈압이라고 판단하는
것을 크게 잘못된 일이다).
그러면 두통의 원인별 증상과 그에 대한 대응책으로서 사용 가능한 약에 대해서 알
아보자. 우선 두통은 급성 두통과 만성 두통으로 나뉜다.
급성 두통을 유발하는 질병을 살펴보면,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일산
화탄소중독(소위 연탄가스중독)이 있고, 뇌의 동맥에 생긴 혹 같은 것이 터져서 생긴
출혈(거미막하출혈)이나 기타 뇌 부분의 출혈(뇌출혈로서 소위 중풍의 원인이 된다),
또 혈압이 높아서 뇌에 부종이 생겼을 때, 뇌에 염증이 생겼을 때(수막염, 뇌염 등),
고열이 날 때나 과음 후, 그리고 이, 귀, 코나 눈의 염증이 생겼을 때, 교통사고와 같
은 외부충격을 받았을 때와 같이 상당히 심각한 질병이나 증상에 의해 2차적으로 통증
을 느끼는 경우가 대 부분이다. 이럴 때의 두통은 그 질병이나 증상의 자극이 직접적
으로 뇌의 통증을 느끼는 중추로 전달되어서 발생한다.
다음으로 만성 두통은 오랜 세월에 걸쳐서 일어나는 두통으로서 지속성인 근육수축
성 두통과 발작적이면서 반복해서 일어나는 편두통이 있다. 보통 병원의 신경내과에서
치료를 받는 외래환자의 두통 비율을 알아보면 근육수축성 두통이 약 60%, 편두통이
약 25%, 양쪽이 혼합된 두통이 약 5% 가량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이 두 가지 요
인에 의한 두통이 약 80%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두통의 원인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두통 증상이나 타나면, 급성 두통은
되도록 빠른 시간에 병원에 가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급성 두
통에 대한 약은 여기에서 언급하지 않겠다.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아도 뾰족한 방법이 없는 만성 두통의 경우 우리는 흔히 진통
제를 사용하게 되는데, 이에 대해서 알아보자.
먼저 근육수축성 두통을 알아보면 전에 긴장성 두통이라고 부르던 것으로 그 이름대
로 정신적인 긴장이 어깨나 몸의 근육을 수축시켜서 어깨와 목의 근육이 뻣뻣해지면서
아프고 그것이 머리로 와서 두통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 통증은 앞머리나 뒷머리,
또는 머리 전체에서 느끼게 되는데, 아픔의 성질을 말하면 비교적 둔탁한, 눌리는 것
같은 통증이다.
이러한 고통을 흔히 머리를 죄는 듯하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특별한
다른 질병이 없이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거나 신경증이 있는 사람에게 많다. 따라서 이
러한 증 상이 나타나면 대부분 진통제(아스피린,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 등)와
신경 안정제, 근육 이완제를 사용하게 되는데, 그에 앞서 정신적, 육체적 긴장을 풀기
위한 심리적 요법을 최우선으로 써야 한다.
일상적으로 쓸 수 있는 생활요법으로는 어깨나 목을 맛사지 하거나 따뜻이 하여 긴
장을 풀고 목을 전후좌우로 움직이는 목 체조를 꾸준하게 실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다.
다음으로 편두통에 대해서 알아보자. 편두통은 혈관의 확장으로 일어난 두통이기 때
문에 맥박이 칠 때마다 한쪽 관자놀이에 지끈지끈 쑤시는 통증이 느껴지며 심할 때는
구토가 뒤따르기도 한다. 편두통은 뇌의 혈액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생긴 울혈
(피가 고여 있는 현상)에서 비롯된 두통으로 특히 젊은 여성에게 많다.
울혈이 생기는 이유는 혈관이 부드러워서 쉽게 확장되기 때문이며, 월경 전후에 오
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완전주의자이며 야심적인 사람이 욕구불만
이 있을 때 두통이 시작된다고도 한다.
편두통은 보통의 진통제가 잘 듣지 않을 때가 많은데, 그 특효약으로는 '에르고타
민' 이라는 약이 있다. 그런데 에르고타민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려면 편두통이 본격
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적당량을 재빨리 먹어야 한다. 또 이 약은 혈관을 수축시키므로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는 위험한 약으로 분류되어 시중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약이
다. 에르고타민의 부작용을 완화시킨 약이 시중에 나와 있는데 디클로랄페나존(상품명
:마이드린, 미가펜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약은 치료약이 아니라 발작만을 일시적으로 가라앉히는 역할을 할 뿐
이므로 발작의 예방을 위해서 정신 신경 안정제나 항세로토닌제 등의 약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이 편두통의 통증과 관계 있으므로 항세로토닌이 사용
되는 것이 다).
치통과 진통제
머리가 아픈 두통 못지 않게 우리를 자주 괴롭히는 통증으로 치통이 있다. 옛말에도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속이 시원하다'라는 표현이 있는데, 그만큼 이가 아픈 것은
참기가 힘들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요즈음은 어른뿐 아니라
3~4세의 어린이들도 충치로 괴로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졌다. 사탕이나 초콜릿 그리고
콜라 같이 충치를 잘 발생시키는 간식류가 넘쳐 나기 때문이다.
그러면 치통을 일으키는 이와 잇몸의 병에는 어떤 종류가 있으며, 그러한 병에서 치
통은 왜 일어나는지 알아보기로 하자.
치통의 가장 원초적인 이유는 치태와 치석이다. 치태란 이와 이 사이에 남아 있는
음식 찌꺼기에 세균이 번식한 것을 말한다. 치태에는 여러 종류의 세균이 포함되어 있
는데, 그 중 '스트렙토코카스뮤탄'라는 세균은 이를 녹여 버린다. 이렇게 이가 녹은
상태를 충치라고 한다.
흔히 우리는 식사 후에 물로 몇 번 헹구는 것으로 음식 찌꺼기가 없어지는 것으로
착각하기 쉬운데, 그 정도로는 이에 붙은 음식 찌꺼기는 없어지지 않는다. 실제로 치
약을 사용하지 않고 가볍게 칫솔질만 한다고 해도 치태는 제거되지 않는다.
이렇게 생긴 치태에 침 속의 칼슘이나 인이 결합하여 잇몸과 이 사이에 눌어붙은 것
을 치석이라고 한다. 치석은 한번 생기면 이를 아무리 열심히 닦아도 없어지지 않는
다.
치태와 치석은 이렇게 쉽게 생기는데, 치태와 치석이 이를 상하게 하면 먼저 충치가
되고, 충치가 심해지면 이의 신경(치수)에 염증을 일으키는 치수염이 되며, 치수염이
심해지면 이와 이를 받치고 있는 치조골의 사이에 있는 치근막에 염증을 일으키는 치
근막염이 된다.
한편 치태와 치석이 잇몸을 상하게 하면 잇몸에 염증이 생겨 치은염이 발생하고, 치
은염이 심해지면 치주에 염증이 생겨 잇몸이 부어오르고 이가 흔들리는 풍치 즉 치주
염이 되며, 치주염이 심해지면 고름이 잇몸에 고이게 되는 치주농양이 된다.
이러한 이와 잇몸의 병이 있을 때 이나 잇몸을 자극한다든가 양치질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치통이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정신적 피로가 치통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여러 원인으로 인한 치통 중에서도 가장 통증이 격렬한 경우는 치수염에 의
한 발작으로 치수 속을 지나고 있는 혈관이 확장, 충혈되어 혈액량이 증가될 때이다.
치수는 단단한 상아질로 에워싸여 있기 때문에 혈액량이 증가하면 치수의 내압이 높아
지고, 신 경섬유가 강하게 압박되어 통증이 일어나는 것이다.
특히 급성 화농성치수염인 경우에는 치수가 부패하여 가스를 발생시키는데 이 가스
가 빠져 나가지 못해 치수의 압력이 매우 높아져서 신경을 압박하기 때문에 몹시 심한
통증을 느낀다. 밤에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이 통증은 진통제로도 멈추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 밖에 치통의 원인이 되는 질환과 통증을 연결시켜 보면, 충치는 찬물이나 공기가
이에 닿으면 아프고, 치근막염은 치아가 들뜬 듯한 느낌이 들며 원인이 되는 이를 두
드리면 아프다. 치은염은 아프지는 않고 사과를 먹거나 양치할 때 피가 나고, 치주염
은 이가 흔
틀거리며, 치주농양은 잇몸을 누르면 통증을 느끼게 된다(인사돌이나 파로돈탁스 같은
약들은 잇몸을 튼튼하게 만드는 약인데, 이런 약들을 사용해야 할 때에는 먼저 치석을
제거하는 것이 그 효과를 보다 확실하게 그리고 오랫동안 유지시킬 수 있는 비결이다)
. 한편 흔히 사랑니라고 하는 지치가 날 때 염증을 일으키는 지치주위염도 있는데,
심한 경우에는 입을 열기 힘들 정도로 염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사랑니가 나지 않는
사람도 많은데, 난 경우에는 모두 빼 버리는 것이 좋다.
이렇게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되는 치통은 단것을 적게 먹고 음식을 먹은 후에 양치
질을 깨끗이 하는 등 평소에 관리를 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치통이 일어나면 일반적인 해열 진통 소염제를 사용할 수는 있지만, 그것은 임시방
편이며 진통제로 통증이 가라앉았다고 해서 그 원인이 나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반드
시 치과로 가서 완전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지금 세계 최장수국인 일본에서는 '80세까지 20개의 이빨을 유지하자'라는 목표하에
구강보호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80세까지 20개의 이를 유지하려면 치
통이 전달하는 이와 잇몸의 이상에 세심하게 주의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할 것이
다.
복통과 진통제
그러면 우리가 복통으로 느끼는 통증을 어떻게 분류할 수 있는지 먼저 알아보자.
#1 내장성 복통 우리 몸의 내장은 잠시도 쉬지 않고 계속 움직이고 있다. 여기에서 내장이란 식도,
위장, 소장, 대장, 담낭, 요관, 자궁 등을 지칭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러한 내장의 움
직임을 느끼지 못한다. 손이나 팔, 발이나 다리의 움직임이나 자극을 쉽게 알 수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만약 잠시도 쉬지 않고 우리의 신진대사를 위해서 일하고 있는 내
장의 움직임을 우리가 일일이 다 알고 지낸다면 아마 정신이 매우 혼란스러워 돌아 버
릴는지도 모른다.
따라서 건강한 상태에 있는 경우, 우리는 뱃속에 마치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 착각할
정도로 편안하다. 그리고 밥을 매우 많이 먹었다든가 조금 상한 음식을 먹었다든가 하
는 정도의 이상에는 실제 그 상태의 심각함보다는 경미한 자극을 받을 뿐이다. 실제로
뜨겁거나 차가운 음료수를 마신다고 생각할 때 입에서 강하게 느끼는 자극이 라도 그
것을 삼키고 나면 느끼지 못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그렇게 내장이 다른 신체 근육이 느끼는 아픔을 민감하게 느낄 수 없는 이유는 내장
지각신경에 있다. 즉 내장지각신경은 일반적인 자극으로는 통증을 느낄 수 없으며 위,
장, 폐 등의 내장에 이상이 있어서 내장이 경련을 일으키거나, 늘어나거나, 확장되거
나, 염증을 일으키거나 하는 심각한 상태에 이르면 내장성 복통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통증은 아픔이 더했다 덜했다 하고 불쾌한 둔통이나 욱신 거리는 산통, 간헐
적으로 아픈 동통 등이 있으며 주로 복부의 정중 선을 경계로 하여 좌우가 아프다. 이
러한 내장성 복통을 일으키는 병으로는 위, 십이지장궤양, 식중독등의 급성 위장염,
요로결석, 협심증, 어린이 폐렴, 급성 납중독, 히스테리 등이 있다.
이러한 통증이 있을 때는 진통제를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되며 빨리 진단과 치료를 받
아야 한다. 저절로 통증이 가라앉는 경우도 있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병원에서 그 원
인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다 만 단순히 경련에 의한 통증이라는 것이 확인되었을 경
우에는 소화관의 꼬임이나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진정시키는 '항콜린'작용약(스코폴라
민, 상품명:가스파파, 가스베린 등)을 사용하여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2 체성 복통 내장에서 일어난 이상이 점점 더 심해지면 그 자극이 복막이나 장간막, 횡격막 등의 내장을 싸고 있는 막에 전달되어 느껴지는 통증이다. 우리 몸의 내장
과는 달리 이러한 막들에는 통증을 지각하는 신경이 분포되어 있으므로 '브레디키닌'
이나 '프로스타그란딘' '혈구 성분' 등과 같은 통증 물질이 발생되면 동통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통증의 증상으로는 쉴새없이 아프고 또한 찌르는 듯이 아프거나 욱신욱신 쑤
신다. 복부의 정중선을 끼고 좌우의 같은 부위는 아프지 않으며 일부만이 아프다. 체
성 통증이 발생한 경우의 질병은 긴급 개복수술이 필요한 위, 십이지장의 천공, 충수
염으로 인한 복 막염, 자궁외임신에 의한 파열, 어린이의 장중첩 등이 있고, 경과를
보아 가면서 수술이 필요한 담석증, 간농양, 맹장주위농양 등이 있다. 이들 모두 진통
제로 해결할 수 없는 위험한 질병이므로 통증이 나타나면 곧바로 전문적인 처치가 필
요하다.
#3 관련통 앞에서 이미 언급한 것처럼 내장의 통증지각신경의 특징은 경미한 증상에서는 쉽게
그 감각을 감지할 수 없다. 그런데 내장의 질병 증상이 점점 커지면 그 자극이 내장지
각신경이 들어 있는 척수 부분 에 강한 자극을 준다. 그렇게 되면 척수 부분에 있는
체성지각신경 (피부에 연결되어 있는 신경)이 자극되어 뇌로 전달된다. 즉 자극의 원
인이 되는 질병은 뱃속에 있지만 뇌는 피부를 통해 아픔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러
한 통증을 내장의 자극으로 인해 피부의 통증으로 느껴진다고 하여 관련통, 또는 방산
통이라고 부른다.
이 관련통이 나타난 부위에 따라 병이 일어나고 있는 장기를 대강 추정할 수 있는데
예를 들면 담낭에 관계된 병일 때는 오른쪽 어깨 쪽에, 급성 취장염일 경우에는 왼쪽
상복부에서 왼쪽 늑골을 따라, 요로계의 병이나 여성의 내생식기의 병일 때는 아랫배
쪽에 각 각 관련통이 생긴다. 따라서 관련통에 의해 어떤 질병인가를 판단하는 것은
무리이며, 섣불리 진통제로 아픔을 가라앉혀서 안 된다. 통증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해야 한다.
이상과 같이 세 가지의 복통 외에도 신경성 기능 이상이 원인인 복통도 있고, 척수
신경의 질환이 복통의 원인이 되는 경우와 같이 신체의 다른 질병이 원인이 되는 복통
이 가끔씩 발생된다. 따라서 급성 투통과 마찬가지로 복통이 발생하면 진통제로 해결
할 생각을 하지 말고 병원에 가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함을 다시 한번 명심
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복통들의 원인이 밝혀진 후에 통증을 완화시키는 정도로 진통제를 사용
할 수는 있다. 왜냐하면 통증 그 자체가 스트레스로 작용하여 치료에 방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에는 해열 진통제보다 마약성 진통제가 많이 사용된다.
생리통과 진통제
우리 주변의 아가씨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배가 아파서 어쩔 줄 몰라하는 경우를 가
끔씩 볼 수 있다. 그럴 때면 어른들이 하는 말이 있는데, '결혼해서 시집가면 다 낫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리통은 여자가 소녀에서 성숙한 여성으로 변해 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가장 중요한 변화인 생리현상에 따른 것이다. 그러면 여성이면 누
구나 겪는 생리통은 왜 일어날까? 이 의문을 풀기 위해 먼저 생리현상이란 어떤 것인
지 먼저 알아보자.
여성의 생리현상은 쉽게 이야기해서 자궁에서 임신을 준비하고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였을 때, 미리 준비했던 장치들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현상이다. 성숙한 여성의
생식기는 임신을 위해서 여러 가지 준비를 하는데, 난자를 성숙하게 만들어 난소에서
배출시키는 일과 동시에 수정된 난자가 자궁에 붙어서(착상) 자랄 수 있도록 자궁내막
을 두텁고도 울창하게 만드는 일을 한다. 그런데 그러한 준비가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
고 난자가 수정되지 않으면 난자는 죽고, 두터워진 자궁내막은 떨어져 나오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생리혈이며 이러한 일은 약 28일을 주기로 반복된다.
생리통은 이 두터워진 자궁내막이 생리혈로 떨어질 때 느끼는 통증을 말한다. 이 생
리통은 신체가 정상적인 경우에라도 약간씩은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우리가 신체의
다른 부위에 생긴 상처가 아물어서 딱지가 떨어질 때나 허물이 벗겨질 때 아픔을 느끼
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생리현상의 조건이 완전한 상태에서 일어나는 자궁내막의
탈락은 원래 통증이 거의 없다.
따라서 생리통이 느껴질 때는 이미 정상적으로 자궁내막이 떨어지는 정도의 아픔은
아니다. 아주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즉 별다른 질병
이 없는 원발성과 자궁내막에 이상이 생겼거나 혹이 생긴 여파로 인한 속발성으로 나
눌 수 있다.
원발성 생리통은 대부분 출산을 아직 경험하지 못한 젊은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
다. 즉 출산을 한 번 하게 되면 아기가 지나갔기 때문에 자궁의 입구가 느슨해져서 생
리혈이 수월하게 배설되어 통증도 일어나지 않는 데 반해, 미산부는 자궁경관이 좁아
서 생리혈이 지나가기 어렵다. 이렇게 자궁의 내부에 생리혈이 가득차게 되면 그 압박
으로 인해 아픔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생리 첫날과 둘째날 통증이 심하다). 이렇게 특
별한 질병이 없으면서 생리통이 심한 경우에 아스피린이나 아세트아미노펜 그리고 이
부프로펜 등을 비롯한 시판 진통제를 한 달에 한 번 정도 사용하는 것은 그다지 해롭
지는 않다(이러한 해열 진통제들은 자궁을 강하게 수축시키는 '프로스타그란딘'의 생
성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원발성 생리통으로 고생하던 여성도 결혼
을 하고 출산을 하게 되면 거의가 그러한 고통으로부터 해방된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은 속발성 생리통이다. 즉 출산을 경험한 중년 여성에게 자궁
의 질병으로 인해 생리통이 유발되는 것이다. 생리통을 유발하는 자궁의 질환으로는
자궁근종과 자궁내막증이 있다.
자궁근종이란 자궁 속에 혹이 생겨서 그 때문에 근육의 긴장이 커지고 생리 때마다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이러한 혹이 암일 가능성은 별로 없다). 이러한 경우에는
생리기간 내내 통증이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 자궁 바깥쪽에 생기는 근종은 상
당히 크게 자라도 전혀 통증이 없으며 자궁내막의 바로 아래나 뒤쪽에 근종이 생기면
생리혈의 양은 무척 많아지지만 통증은 별로 없는 등 예외적인 현상을 보일 때도 있
다.
다음으로 자궁내막증이란 자궁 안쪽을 싸고 있어 생리 때마다 탈락되어 배출되는 자
궁내막이 원래 자궁 속에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알 수 없는 원인으로 난소 속에 섞
여 들어갔거나 '더글라스와'라고 하는 자궁과 직장 사이, 즉 뱃속에 드문드문 흩어져
있는 경우가 있어 생리 때마다 그곳에서 출혈을 일으키고 통증이 일어 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통증이 일어날 뿐 아니라 특히 난소 속에 내막이 섞여 있으면 생리 때
출혈이 나올 곳이 없기 때문에 조금씩 난소 속에 괴어, 1~2년 지나는 사이에 묵은 혈
액이 마치 초콜릿같이 응고되어 난소 속에 쌓이게 되는 경우까지도 있다. 이러한 자궁
내막증이 있는 경우 생리기간뿐 아니라 생리가 끝나도 통증이 계속되고 요통이 나타나
기도 한다.
이상과 같은 자궁근종과 자궁내막증에 의한 속발성 생리통은 이미 말했던 것처럼 중
년기 이후의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해열 진통제로 덮어 놓으려고
하지 말고 산부인과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은 후에 진통제를 사용하여야 한다.
여성의 생리에 관계된 통증에는 생리혈이 배출될 때가 아니라 배란이 될 때 나타나
는 배란통도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경구 피임약(상품명: 미니보라, 마이보라)을 사
용하여 배란을 억제함으로써 통증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 이용되기도 한다.
신경통과 진통제
"얘야, 비올 것 같다. 빨래 걷어라" 하시는 할머니의 말씀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일기예보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약국에서 유난히 파스류를 찾는 환자가 많은 날은
비가 올 확률이 크다고 한다. 이렇게 비가 올 때나 날씨가 흐릴 때 할머니의 허리나
무릎 그리고 온몸의 뼈 마디마디가 아픈 것을 우리는 신경통이라고 표현한다. 그러면
이러한 신경통이 왜 생기며, 어떤 종류가 있는지, 그리고 신경통에 사용하는 진통제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자. 먼저 신경통이 발생되는 이유를 알아보면, 그 이유를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신경통과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신경통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일
반적으로 후자의 것을 본태성 신경통이라고, 전자는 속발성 신경통 혹은 2차성신경통
이라고 부른다.
원래 신경통이란 구체적인 병명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증상의 호칭일 뿐이다. 우리
몸 안에는 숱한 신경이 사통팔달 달리고 있는데, 우리 몸이 외부의 충격을 받거나 내
부에서 이상이 생기면 그 부위의 신경이 자극을 받아서 아픔을 느끼게 된다. 그러한
분명한 자극에 의한 통증을 신경통이라고는 부르지 않는다. 그런데 어떠한 이유에 선
지 구체적인 자극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신경이 달리고 있는 길을 따라 통증이 일어날
때 그것을 신경통이라고 한다.
신경통의 전형적인 증상은 갑자기 찌르르 하는 무척 강한 전기의 충격과 같은 통증
을 느끼게 되는 것인데, 계속되는 것이 아니라 간헐적으로 아팠다가 좀 덜했다가 하는
특징을 보인다.
본태성 신경통의 경우 현대의학도 아직 그 원인을 정확히 규명해 내지 못하고 있다.
즉 신경통 환자가 숨진 뒤에 해부도 해 보고, 그 신경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아도 전
혀 이상한 곳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그 원인을 알 수 없으므로 그 뚜렷
한 치료법도 없는 단계이다.
속발성 신경통은 여러 가지 병으로 신경이 압박당해서 일어난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 원인이 되는 병들을 살펴보면 당뇨병, 납중독, 알코올중독, 뼈의 변형과 암세포에
신경이 침윤되거나 압박을 받았을 때, 그리고 대상포진이라는 헤르페스성 질환을 앓고
난 뒤에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신경통은 본태성과 속발성을 막론하고 40~50대 이후의 사람에게 많고, 여성
이 남성보다 1.5배 가량 많이 발생한다.
다음으로 신경통이 일어나는 부위별로 살펴보면, 3차신경통(주로 아랫입술이나 아랫
턱 그리고 콧등이 아프다), 설인신경통(혀의 안쪽에서 귀에 걸쳐 날카로운 통증이 퍼
진다), 늑간신경통(갈비뼈에 붙어 있는 신경에 발작적으로 심한 통증이 온다), 좌골신
경통(허리에 서 엉덩이와 넓적다리 그리고 종아리까지 이어지는 통증이 온다) 등이 있
다.
여기서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좌골신경통의 경우는 그 90%가 척추의 변형이나 디
스크 등으로 신경이 짓눌려서 생기며 그 외에 척수의 종양, 납중독 등으로 유발되기도
하므로 좌골신경통을 노인네의 고질병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그 원인이 되는 질환을 찾
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요추에 이상이 있어서 좌골신경통이 생기는 것과 마찬가
지로, 무거운 것을 머리에 이는 습관이 있다든지 하여 목뼈의 이상이 온 경우 어깨에
서 팔꿈치 그리고 팔목까지 통증이 이어 지기도 한다. 이렇게 통증의 부위나 원인의
진단에 따라 치료를 받고도 계속되는 신경통으로 시달리는 환자가 우리 주변에는 무척
많다. 그러한 사람들은 많은 경우 진통제중독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된다.
신경통을 가라앉히기 위해서 사용되는 진통제도 앞에서 언급했던 다른 통증의 진통
제와는 크게 차이가 없다. 물론 이럴 때는 해열 작용이 강한 것은 필요없으므로 진통
작용의 효력에 초점이 맞춰진다. 따라서 아스피린이나 아세트아미노펜보다는 이부프로
펜이나 디클로페낙 그리고 메페남산, 피록시캄, 설린닥 같은 진통제가 더욱 많이 사용
되며 대부분 시판하므로 쉽게 구할 수 있다.
이러한 진통제들은 앞에서도 이미 말했던 것처럼 원인 치료제가 아니며 오래 사용하
면 위장, 간장, 신장 등에 심각한 장애를 유발시킬 수 있으므로 꼭 필요한 때에 적량
을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약들로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는 경우에는 마약성 진
통제인 모르핀을 쓰기도 하는데 그것은 마약이므로 엄격한 제제 속에 의사의 판단으로
만 사용하게 되어 있다.
진통제는 복용하는 약뿐 아니라 파스류와 같이 외용제제도 많이 있다. 이러한 파스
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만성 신경통에는 혈행 효과를 좋게 하는 후끈후끈한
파스(온파스)가 좋으며 반대로 삐었다거나 외부 충격으로 염증이 생겨 부었을 경우에
는 혈관을 수축시키는 작용이 있는 시원한 파스(냉파스)가 좋다.
그런데 온파스는 피부에 대한 자극이 너무 강하여 여성의 피부나 남성이라도 피부가
약한 사람은 사용하기에 적당하지 않기 때문에 무자극성 파스도 새로이 시판되고 있
다. 또한 침술의 원리를 응용하여 경혈 자리에 붙이는 자석파스류도 시판되고 있다.
신경통의 생활요법
신경통은 원인이 불확실하고 치료가 불가능할 때도 많아 진통제를 사용하기보다는
물리적인 요법을 사용하는 것이 유리할 경우도 많다. 즉 냉, 온찜질을 하 거나, 온천
에 들어가서 몸을 따뜻이 하거나, 안마같이 주무르는 방법들을 사용 할 수 있다. 또한
통증은 불안한 상태에 있을 때 더 심하게 느껴지므로 마음을 편하게 하고 잠을 푹 자
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런데 이렇게 신경통이 찾아왔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도 좋겠지만 평
소에 신경통을 앓았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 다시 그런 통증에 시달리지 않기 위해서 사
용할 수 있는 생활요법을 두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1 마늘을 으깨 먹는다 마늘은 우리 민족에게 매우 사연이 많은 식품이다. 단군 신화에 나오는 곰과 호랑이
가 여인이 되는 시험을 쑥과 마늘로 거쳤다지 않는가? 우리 민족의 역사를 5천 년이라
고 보는데, 아마도 마늘은 5천년의 역사 동안 우리 민족의 저력을 키워 온 요인 중 하
나이다.
이렇게 우리 민족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는 마늘 속에는 '알리 신'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다. 그런데 이 알리신이 신경통을 진정시키는 작용을 한다. 즉 알리신은 통증
이 일어나고 있는 신경에 자극을 주어 통증을 제거한다.
한편 알리신은 마늘을 통째로 먹거나 익혀서 먹으면 그 효과가 많이 떨어지며 마늘
이 파괴되어 효소가 밖으로 나와야만 알리신이 라는 물질이 만들어진다. 즉 마늘은 잘
으깨 날것으로 먹어야 효소의 반응이 활발해져서 많은 양의 알리신이 만들어진다는 것
이다.
또한 이 마늘을 으깰 때 생기는 알리신은 비타민 Bl과 쉽게 결합하여 '아리사이아
민' 이라는 합성물을 만드는데, 신경통에 대한 효과는 알리신이 단독으로 사용되었을
때보다 아리사이아민 쪽이 더 크다. 신경에 대한 자극이 훨씬 더 강력하고 지속 시간
도 길다.
그리고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신경통에 매우 좋은 효과를 주므로 비타민 B
l과 단백질이 듬뿍 함유되어 있는 식품-콩이나 간 등-을 마늘 으깬 것과 함께 오랫동
안 먹으면 신경통의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 단 생미역을 한 조각 먹어 마늘 냄새가
나는 것을 막는 예절도 몸에 익히면 더 좋겠다.
#2 표고버섯 우린 물은 마신다 표고버섯을 요리할 때 표고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물에 담갔다가 쓰는데 이때 나온
떫은 맛이 나는 물은 대부분 버린다. 그런데 그 표고버섯 우린 물(표고 엑스)이 무릎
과 허리가 아픈 신경통에 효과적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표고 엑스는 특히 혈중 콜레스
테롤이 높은 환자의 신경통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표고 엑스에 함유되어 있는 성분이 무엇인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말
린 표고에는 비타민 D의 모체인 '에르고스테롤' 이란 물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이
비타민 D는 골격의 형성에 가장 중요한 비타민이므로 이 성분이 뼈를 강하게 하여 주
변의 신경에 통증을 유발하지 않도록 억제하지 않을까 추정하고 있다. 또한 관절 주변
의 힘줄이나 물렁뼈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하는 어떤 성분이 있다는 추정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표고 엑스를 만드는 방법은 말린 표고 중에서도 동고라 불리는 작은 알맹이 30g을
14~20도의 물 1리터에 담가 하룻밤 우린다. 이 물을 하루에 한 컵씩 계속해서 마신다.
비위에 맞지 않아서 마시기 힘든 사람은 한 번 끓였다가 식힌 후에 마셔도 좋다.
진통제를 사용하기 전에
아스피린을 비롯한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 메페남산, 피록시캄 등의 진통제를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거부감 없이 사용하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사실
아스피린이 처음으로 시판된 때는 1899년이고 그 이전에는 아편에서 추출한 모르핀이
진통제로서 주로 사용되었다. 모르핀이 처음으로 추출된 것은 1801년이며 그 이전에는
아편이나 버드나무 가지를 삶아서 사용했다. 한편 동양 권에서는 진통제로 수많은 생
약의 한약제가 이용되고 있는데 지금 까지도 계속 이용되고 있다.
그런데 모르핀의 마약성은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그 자리를 아스피린으로 대치해 왔
지만 아스피린 역시 약100년간 사용해 오면서 많은 부작용이 밝혀졌다. 현재는 그것을
대신하고 더 우수한 효과를 내기 위한 해열 진통제가 계속 개발, 시판되고 있다.
그러나 해열 진통제의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무단히 노력해 왔지만 개발한 후 상당
시간이 지나면 예기치 못했던 새로운 부작용이 나타나 사용하는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해열 진통제를 사용하려는 사람은 그에 앞서 다음과 같은
주의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1 통증의 원인을 분명히 파악한 후에 진통제를 사용한다 우리 몸이 느낄 수 있는 통증의 원인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누구에게 맞았
다든가, 칼에 베었다든가, 곪았다든가' 하는 눈으로 보아도 알 수 있는 통증에서부터
암 말기에 이르러 생명이 다해 가는 상태에서 갑자기 나타나는 통증까지 있다. 또한
그 원인을 알기 어려운 통증도 많아 전문가도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질병이 원인인 경
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우리 몸의 일부에 통증이 나타나면 그 원인을 반드시 밝혀 내고, 그 원인을
제거하는 노력과 함께 진통제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야만 한다. 진통제는 결
코 치료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환자들 중에는 '누가 어떤 약을 쓰니까 잘 낫더
라' 하는 말에 매우 솔깃해져서 원인 질환을 찾기 전에 우선 당장 따라하는 경향이 있
다. 물론 통증을 견디기 힘들어서 그렇겠지만 결코 그러한 행동이 몸에 이롭지 않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 진통제는 가려 써야 한다 물론 진통제는 어떤 종류의 통증에든 다소 효과가 있지만, 효과의 측면에서 몇 가지
로 나눌 수 있다. 몸에서 열이 나고 통증이 있을 때는 해열 작용이 있는 진통제를 사
용해야 한다. 해열 작용이 있는 진통제로는 아직도 아스피린이 많이 쓰이고 있지만 아
세트아미 노펜과 이부프로펜의 사용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이다. 이들 모두는 발열 물
질이나 통증 물질을 억누름으로써 아픔을 가라앉히는 역할을 한다.
진정 작용을 주로 하는 진통제도 있는데, 이런 진통제는 아픔으로 적게 받아들이도
록 마음을 변화시키는 작용을 하는 진통제이다. 그리고 진통제와 진정제를 혼합한 약
도 많이 쓰이고 있다.
그 밖에 목이나 어깨가 뻐근할 때와 같이 근육이 뒤틀리는 것을 막아 주는 진경 진
통제도 있는데, 경련을 멈추고 아픔을 가라앉히는 종류이다.
이렇게 진통제에는 효력면에서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보통 시판되는 약은 해열
진통 소염제라고 생각하면 별다른 무리가 없다.
#3 같은 약의 계속적인 사용은 피한다 모든 약에는 부작용이 있지만 특히 진통제에는 소화가 잘 안 되거나 위와 장이 나빠
지기도 하고 적혈구나 백혈구 등의 혈액의 구성 성분이나 신장에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그런데 그러한 부작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통제를 계속해서 사용해야 한다면
같은 약의 연용은 피해야 한다. 즉 진통제의 부작용은 각각의 약마다 다르므로, 효과
가 좋다고 한 가지 약을 오래 사용하면 부작용이 발생한 장기가 심하게 손상되기 때문
이다.
#4생활요법을 실천한다 우리 나라 속담에 '화장실 들어갈 때 다르고 나을 때 다르다' 라는 말처럼, 몸이 아
파서 진통제를 사용할 때 '이 통증이 가라앉으면 운동도 좀 하고 휴식도 좀 취해서 다
시는 진통제 신세를 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라고 다짐하다가도 진통제 몇 알로 통
증이 가라앉으면 그때의 다짐을 까맣게 잊어 버린다.
실제로 별다른 질병 없이 통증이 유발되는 경우에는 진통제를 사용하면서도 마음이
불편한 것은 사살이다. 그러나 많은 경우 알약 하나의 편리함에 길들여져서 자신의 몸
을 단련시키는 사람이 드문데, 지금부터라도 평소에 몸을 가꾸는 습관을 들여 나가는
것이 현 명할 것이다. 아침 저녁으로 맨손체조라도 꾸준히 하고, 되도록이면 많이 걷
고, 틈나는 대로 등산도 하고, 영양소를 고루고루 섭취하도록 습관을 들이자.
또한 한 알의 진통제를 찾기 전에 칡차(칡 속에는 '다이제인'이라는 진통, 진경 작
용을 하는 물질이 들어 있다)나 유자차(유자에 들어 있는 '구연산'은 우리 몸의 신진
대사를 촉진시켜 오랫동안 복용하면 각종 통증을 해소하는 작용이 있다)등 적절한 자
연식품을 이 용하는 방법도 적극적으로 시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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