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며칠 전부터 눈이 좀 근질근질하다 했는데, 그저께 밤부터 갑자기 붓고
아프지 뭐예요. 급한 김에 약국에서 마이신을 사다 먹었더니 아픈 것은 좀 나은
데 이렇게 덩어리가 생겼어요. 그냥 약 먹지 말고 좀 참았다가 곪은 다음에 콱
짜버리면 낫는 건데 괜히 약을 먹어 가지고.... 흉터 안 생기게 잘 좀 따 주세요."
눈두덩에 콩알만한 혹을 하나 달고 진료실에 찾이온 환자의 하소연이다. 눈
다래끼의 종류
다래끼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곪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콱 짜 버리면 고른
이 터지면서 낫는 것을 맥립종이라 하여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것으로 의학적
으로 말하자면 외맥립종이다. 눈썹의 뿌리와 연결된 지방분비샘인 자이스(Zeis)
샘이나, 땀샘인 몰(Moll)샘에 균이 들어가서 곪은 것이다. 다른 하나는 병원 치
료를 필요로 하는 산립종(내맥립종)이다.
눈다래끼의 치료
20 30년 전처럼 생활이 청결치 않았던 시절에는 맥립종이 아주 많아서, 우리
의 어머니들이 이명래고약을 가지고 무자격 의사노릇을 많이 했고, 또 잘 나았
었다. 지금은 생활수준이 많이 높아져 자주 씻고 살기 때문에 맥립종은 많이 줄
어들었고, 그 신사분처럼 콱 짜도 시원하게 터지지 않는 이명래고약이 듣지 않
는 다래끼인 산립종이 사람을 병원에 오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주범이다. 이것
은 눈에 윤활제 역할을 하는 기름을 분비하는 샘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이것은 약을 미리 먹건 안 먹건 대개는 덩어리가 생기게 되므로 약을 권한 사
람이나 자기 자신에게 원망을 할 필요는 없다. 아니 약을 먹는 편이 좋다. 우선
염증이 생기면 아프기도 하거니와 운이 없으면 봉와직염이라는 큰 병으로 발전
하여 뇌막염에 걸릴 수도 있으니까 다만 원인균은 주로 포도상구균이므로 테트
라사이클린 계열(테라마이신, 바이블라마이신)보다는 페니실린 계열의 약을 쓰는
것이 좋다. 더운 찜질도 좋다. 안약은 요주의 부신피질호르몬 성분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의사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 안전하다.
덩어리는 그냥 둔다고 해서 안될 것은 없지만 외관상 보기 싫고 너무 크면 안
구를 눌러서 난시가 생길 수도 있으므로 절개하여 없애는 것이 좋다. 물론
2 3개월 지나면 저절로 없어지는 수도 있다. 드물긴 하지만.... 눈꺼풀 속으로
하는 수술이니 흉터 걱정은 안해도 된다. 다만 어린이의 경우 매우 겁을 내므로
어느 쪽이 어린이에게 득이 될까 잘 생각해서 수술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겠
다.
마지막 한가지!
다래기는 본다고 해서 옳지 않는다. 눈썹을 뽑아 돌 밑에 놓고 남이 그 돌을
찬다고 해서 내 병이 낫는 것도 아니다. 손을 자주 씻고 눈을 만지지 않는 생활
을 습성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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