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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상식

부부관계와 힘

by Healing New 2020. 5. 5.

부부는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남남이 모여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가 된 사람들
이다. 아무리 서로 좋아하고 사랑해도, 그  사이에는 서로 맞지 않은 점이 많기  마련이므로 
조정과정을 거친다. 여기에는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따르기 마련이다.
  부부는 서로에게 의존적이며, 상호작용을 통하여 무수한 결정을 하는데, 그 결과는 서로에
게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남편의 문제가  단순히 남편의 문제로 국한될 수 없고,  부인의 
문제가 단순히 부인의 문제로 한정될 수 없다. 부부는 서로의  문제에 참여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 뿐인가? 부부 쌍방에 영향을 주는 공동의 문제를 결정해야 할 경우도 무수히 많다. 그
래서 부부가 아니겠는가? 이처럼 부부는 서로  다른점을 맞추고, 상대의 문제를 함께  풀고, 
부부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수많은 조정과 결정을 하게 된다.
  이러한 조정과 결정과정에서 자기의 의도를 관철시킬 때 힘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부부간
의 힘은 가정생활에서 부부간에 작용하는  영향 정도이다. 만약 자신이  부부관계에서 훨씬 
큰 힘을 가지고 있다면, 부부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의 많은  부분이 자신의 의도대로 결
정된다는 것이다.
  '결혼 초에 길들여야 한다'는 말이 있다. 아들은 며느리를 꼭누르고 살고, 딸은  사위를 꼼
짝 못하게 하기를 기대한다. 길들여지거나,  꼭 눌리거나, 꼼짝 못하게  되는 사람은 얼마나 
불편할까? 그러면 반대로 길들이거나, 누르거나, 꼼짝 못하게 하는 쪽은 과연 행복할까?
  힘의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상대를 제압하려든다면 결혼생활 자체가 무척 힘들게  느껴질 
것이다. 그래도 상대를 제압하고 싶다면, 배우자를 맞이한 것인지, 마음대로 부릴 노예를 얻
은 것인지 생각해 보라. 아니면 '결혼은 해도 후회하고 안 해도 후회한다'고 해서 한 결혼인
지, 겨우 그런 정도라면 결혼생활을 계속할 것인지 자문해 보라.
  이러한 질문만으로도 스스로 깜짝 놀라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모르는 사이에 한없이 어
리석어질 수 있는 것 역시  사람이다. 노예를 부리고 사는 즐거움이  어떤 것인지는 모르나 
부부의 즐거움과는 전혀 성질이 다르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두 사람만 모여도 무엇인가 서열이 정해져야 안정되고 편안해지는 게 사람의 속성인 듯하
다. 사람들은 몇 살이냐?, 무슨  항렬인가?, 몇 회 졸업생인가?  직위는 무엇인가? 등등으로 
순서정하기를 좋아한다. 
  부부사이에도 누가 높은가?, 누가 잘났는가?, 누구네 집이 더 양반인가? 등으로 어찌 부부
가 경쟁의 대상이며, 힘으로 누를 대상인가. 자기 배우자를 힘으로 누르려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부부간의 관계설정부터 잘못된 것이다.
  부부는 경쟁관계가 아니라 보완관계이며, 누르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받쳐주는 관계이
다. 서로를 보완하고 받쳐주어 완성된 하나를 이루는 데 즐거움이 있는 것이다. 그러한 즐거
움을 향유하려면, 길 들이는 게 아니라 서로 길 들여져야 한다. 길들이기가 아니라 길들기가 
바른 방향인 것이다.
  그러나 길들기는 쉽지 않다. 조정과  결정과정에 자기의 의도가 관철되기를  바라는 것은 
인간의 자연스런 욕구이기 때문이다. 부부사이에도 무의식중에  자신의 힘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러다 보면 조정과 결정 과정에서 부부간의 충돌과 갈등이 일어나기도 한다.  부
부사이에 이루어지는 무수한 결정에서 쌍방의 의도가 늘 같을 수 없으며, 항상 자기가 원하
는 대로 결정 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하물며 상대방을 제압하기 위해 결과에 상관없이 자기 주장만 고집한다면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자연스러운 욕구의 발로를 그릇된 일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의식적으로 
욕심을 부리는 일까지 이해할 수는 없다. 오히려 자연스러운  욕구까지 이성적 욕구로 다스
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부부의 행복을 위해서는  결정과정에서 상대방의 의견이 반영되도
록 배려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의 결과로 부부마다 그 나름대로 부부간의 힘이 조정되어 균형을 이루게 된
다. 그리고 이 균형에 의하여 의사결정 구조가 형성된다.  이러한 구조는 일정 기간을 유지
하다가 부부가 나이가 들거나 특별한 사건으로 힘의 균형이 흐트러지게 되면 다시 조정 과
정을 거치게 된다. 힘의 균형이 흐트러지면 부부는 불안정해지고, 안정을 위해 균형을  모색
하게 되는 것이다.
  부부간의 힘의 균형. 교란. 갈등. 조정은 가정이 존재하는한 계속된다. 부부간의 힘의 구조
는 계속 변화하고, 변화하는 동안에는 부부사이가 불안해진다. 그러므로 힘의 균형을 유지하
고, 변화과정의 불안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부부사이에는 서로가 만족
할 만한 질서가 있어야 한다.
  힘의 균형이란 힘이 안정되어 일정한  질서를 갖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서로 만족하는 
힘의 질서에 의하여 균형을 유지하면 힘을 재조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오더라도 이로 인
한 갈등은 발생하지 않는다. 부부가 힘의 균형이 어떻게 조정될 것이라는 것을 예측할 뿐만 
아니라 기존의 힘의 질서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힘의 구조는 보이지 않지만 부부의 의사결정 구조가 이를  반영한다. 의사결정 구조는 독
재적인 형태와 민주적인 형태로 나눌  수 있고, 이를 양극단으로 삼으면  그 사이에 무수한 
형태의 의사결정 구조가 있다. 이러한 의사결정 구조는 부부간의  힘의 구조에 의해서 형성
된다. 대체로 힘의 구조는 의사소통의 양상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어떤일에 자기의  의도를 
반영시키는 원천이 힘이면, 그 힘의 작용은 의사소통이라는 형태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쌍
방의 의사소통에 의한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를 이상적이라고 보지만, 현실에는 반드시 그래
야만 좋은 것은 아니다.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는 구성원 모두의 적극적  참여와 책임 부담 없이는 작동하지  못한
다. 참여와 책임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고, 때로는 피곤한 일일 수도 있다. 부부관계에서 
매사에 함께  피곤할 필요가 있는가? 반면에 독재적 의사결정 구조라고 해서 반드시 결정권
자가 유리해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점은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안정되어 있는가, 아니면  균형점을 찾지 못하여 갈등
과 불안정에 시달리고 있는가이다. 균형과 조화에서는 억압에 길들여진 형태가 아니라 스스
로 길들인 행태가 나온다. 보기에 똑같은 형태라도 길들여진  경우에는 나쁜 스트레스가 쌓
이는 반면, 길들인 경우라면 즐거움을 낳는다. 하늘과 땅의 차이이다. 그래서 부부사이의 힘
의 균형은 부부를 편안하게 하는 데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힘의 균형은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일까? 여러 가지 측면에서 생각할 수 있겠지만, 부부건
강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부부가 힘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있다. 두 사람이 같은 종류의 힘
을 동시에 사용하기보다는 서로 다른 종류의 힘을 사용하여 서로 보완관계가 되는 게 바람
직하다.
  부부간의 힘은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  서로에게 작용하고, 이에 따라 부부는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부부사이에 작용하는 힘은 직접적인 것보다는 간접적인 것이 더 
효과적이고, 부부사이를 화목하게 하는 데도 간접적인 힘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간접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하는 표현으로 상대방을 자신의 의도대
로 움직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렇게 해요'라고 단정적으로 말할 때는 힘이 
직접적으로 작용하고, '이러저러하니 이렇게  하면 어떻겠어요?'라고 상대의  의견을 묻거나 
권유하는 형식으로 설득할 때는 힘이 간접적으로 작용한다.
  어떤일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에게 직접적인  제언이나 몸짓을 하면 자신의  의지가 
강조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부부사이의 의사소통에는 간접적인 조언, 또는 상대방의 의사
를 묻거나 들어주는 경우처럼 힘이 간접적으로 작용하는 게 좋다. 이렇게 할 때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될 뿐만 아니라 일의 결정을 자신의 의도대로 하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가정에서는, 남편은 주로 직접적으로 힘을 행사하고, 부인은  간접적
으로 힘을 행사하였다. 지금도 그러한 편이다. 그러나 필요에 따라 간접적인 힘과  직접적인 
힘을 분담하여 사용할 줄 아는 세련된 부부가 차차 늘고  있다. 이런 경우는 젊은 부부에서 
많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욱  세련되어지는 멋진 부부도 늘어나고  있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다.
  육체적인 힘이나 금력 등은 물리적인  힘이다. 다시 말하면 부부사이에서  육체적인 힘이 
센 쪽이 약한 쪽보다, 돈이나 재산이 많은 쪽이 적은 쪽보다 힘이 강하게 작용하여 영향 정
도가 크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남자들이 경제적 능력이 뛰어나고 활동영역도 넓어  가정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일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물리적인 힘을 행사하는 것이다.  가정에서의 
경제적 역할이 물리적인 힘을 결정하는 바탕이 됨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물리적인 힘 못지 않게 부부 사이에 중요한 힘이 인간적인 힘이다. 인간적인 힘은 
상대방을 사랑하고, 인정하고, 존경하고, 신뢰하는 등의 인간관계를 통하여 상대방을 자신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것이다. 부부는 사랑과 인정과 존경과 신뢰로 얽힌 관계이므로 물리적인 
힘보다 인간적인 힘이 배우자를 자신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데에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부부간의 건강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물리적인 힘은 신체적인 건강 차원인데 반하여, 인간
적인 힘은 정서적. 정신적. 영적건강과 관련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사랑으로 배우자를 움직
이는 것은 정서건강을 기초로 한 것이며, 인정과 존경으로  배우자를 움직이는 것은 정신적 
건강에 기초를 둔 것이며, 신뢰를 바탕으로 배우자를 움직이는 것은 영적 건강에 기초를 둔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그 힘의 원천은 애정이요, 자긍심이요, 도덕성이다.
  이들로부터 나오는 힘은 완력이나 금력이 아니고 감성적인힘, 지성적인 힘, 자기양보의 덕
성적인 힘이다. 이러한 힘을 갖춘 사람을 흔히 외유내강 이라고 한다. 부부간의 관계도 신체
적. 정서적. 정신적. 영적 관계의 총합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것
이지만, 신체적 관계로부터 정서적 관계, 정신적 관계, 영적 관계로 갈수록 세련되고 성숙된 
관계이다. 부부사이에 물리적인 힘보다는 인간적인 힘으로, 특히 덕성으로 배우자를  움직인
다면 그 부부는 힘의 균형을 성숙하게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가정에서는 일반적으로 남편이나 아버지보다는 부인이나 어머니가 더  인간적이
며, 어머니는 인간적인 힘으로 가족을 움직일 뿐 아니라 가족도 어머니가 그렇게 하길 기대
한다. 그러나 물리적인 힘을 가진 쪽에서 인간적인 태도로 가족을 대한다면 훨씬 더 멋있게 
보일 것이다. 가정이 화목하고 평화롭다는 것은 이러한 경우를 일컫는다고 하겠다.
 자신의 의도를 상대에게 관철시키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면서 상대방이 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하는 힘을 능력적 힘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자신의 힘에 압도되어 상대방이 자
신을 따를 수 밖에 없도록  하는 힘이 능력적 힘이다. 일반적으로는  남자들이 능력적 힘을 
사용한다.
  능력적 힘의 상대개념으로 무력의 힘을 들 수 있다. 말그대로 힘이 없는 것으로 상대방을 
움직인다는 것이다. 어려움에 처해 있는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를 돕기 위해 그가 원하는대
로 움직여주는 게 인지상정이고, 이 같은 사람들의 생리를 활용하는 게 '무력의 힘'이다.
  전통가정에서 어머니는 아버지보다 힘이 없고, 때로 아버지에게 억압을 당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가족들은 어머니가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들어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이 
'무력의 힘'의 좋은 본보기이다.
  그렇지만 무력이 곧 무능은 아니다. 무력은 남이 보기에 힘이 없는 것일 뿐, 유능이나  무
능과는 상관없다. 힘을 가질 수 없어서 무력할 수도 있고, 힘을 가질 필요를 느끼지 않아 무
력할 수 도 있다. 또 능력적  힘을 갖지 않는 것이 오히려 가족의  화목이나 평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느껴'무력의 힘'을 택한 경우도 있다. 결국  무력과 무능은 상관관계가 없는 것이
다.
  문제는'무력의 힘'과 '능력적 힘' 중에서 어느쪽을 택할  것인가이다. 부인은 힘이 없어 보
이지만 내적으로는 능력적 힘을 갖고 있으면서 적절히 사용하고,  남편은 능력적 힘을 가지
고 있지만 재치있게 무력의 힘을 구사할 줄 안다면, 잘 조화된 부부라고 하겠다. 더욱이  부
부간에 이 같은 역할을 바꿀 줄 안다면 멋진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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