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공 / 동양의 심신수련법
1. 근년 들어 전통문화와 관련해서 기라는 것이 자주 거론되는가
하면 요즘은 기공이란 생소한 말도 가끔 듣게 된다. 기공이란 대체
무엇 하는 것인가. 그것도 무술의 일종인가.
* 사실 기공이 무엇인지, 무엇 하는 것인지 아직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다. 중국 무술의 일종쯤으로 짐작하는 사람도 있고, 요즘
새로 나온 건강체조법으로 또는 병 고치는 치료법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아니면 도를 닦는 정신수양법 같은 것으로, 심지어는 무슨
초능력술 따위로 아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다.
이렇게 구구한 추측이 나오는 데는 까닭이 있다. 기공이란 여러 가지
목적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종합적인 수련법이기 때문이다. 즉 기공을
하면 몸의 건강을 증진할 수 있고,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으며,
몸과 마음의 병을 치료할 수도 있다. 그리고 육체적, 정신적
잠재능력을 계발하여 높은 경지에까지 재고할 수도 있다.
위의 네 가지 중 어느 것을 목적하느냐에 따라 기공은 건강법,
정신수양법, 치료법, 능력계발법 등으로 각기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러나 목적이 무엇이건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마음을 닦고
몸을 단련하는 수련이 필수적이다. 다라서, 기공은 무엇이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동양의 종합적 심신수련법)이라고 대답한다면 크게
빗나가지 않을 듯 싶다)
2. 그렇다면 동양의 심신수련법이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기공이라
불러야 할 까닭은 무엇인가.
* 동양 전래의 심신수련법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체조법 같은
것도 있고 호흡조절법도 있고 명상법이나 정신집중법 같은 것도 있다.
자기 안마나 자기 지압 따위도 있다. 게다가 유파도 많아서 각기 다른
여러 가지 명칭으로 불리어 왔다.
그러나 그것들은 모두가 하나의 공통되는 사상 내지는 원리, 즉 기의
철학과 기의 원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형식은 다를지언정 모두가
기를 다스리고 기를 단련함으로써 심신의 건강을 도모하는 방법이다.
그렇다면 그 모든 방법에 공통되는 바탕을 표시하는 포괄적인 명칭이
있어야 할 것 아닌가. 그래서 1950년대부터 쓰이기 시작한 명칭이
기공이다. 글자 그대로 풀이한다면 기를 다스리는 공부(수련)라는
뜻이다.
기공의 원류 / 우리나라의 기공
3. 기공에 포함된 여러 가지 방법을 이전엔 뭐라고 불렀는가.
* 상고시대에는 신설술 또는 방술이라 했다. 이것은 단순한
건강법이라기보다는 인간 능력의 극대화 내지는 인간으로서의 자기
완성을 추구하는 수련법이었다. 이 계열은 후에 선도, 선술, 내단술,
단학으로 발전했다. 체조법 계열의 건강법은 도인법 또는 도인안교라
했고, 호흡법 계열은 토납법, 조식법, 복기법, 태식법, 단전호흡법
등으로 불렀다. 명상법이나 정신집중법 계열은 정좌법, 양신법, 좌망,
좌선 등으로 불렀다.
하지만 체조법 계열이라 해도 체조법에 중점을 둔다는 뜻일 뿐,
거기에 호흡법이나 정신집중법이 배합되는 게 보통이다. 호흡법
계열이나 정신 집중법 계열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4. 기공이라면 근래에 중국에서 들어온 것으로 아는데, 우리나라에는
그와 같은 전통적 수련법 또는 건강법이 없었는가.
* 우리 조상들이라고 그 방면에 관심이 없었을 리가 있는가.
우리나라 기공의 원류는 선도인데, 그것은 우리 겨레의 역사와 발단을
함께 한 것으로 문헌에 나타나 있다. 상고시대에는 중국 사람들이
백두산족 선사들한테서 선술을 배워 갔다는 기록도 있다.
백두산 선도는 고구려, 신라, 고려로 계승되었으나 유감스럽게도
수련법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었는지는 기록에 남은 것이 없다. 신라
시대부터 중국의 선술(주로 도가기공)이 우리나라에 전해졌고,
조선시대에 와서는 중국의 단학(내단술)이 주류를 이루게 되었는데, 그
명맥은 미미하나마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체조법 계열의 건강법인 도인법도 한의학의 전래와 함께 우리나라에
전해졌고, (유방유취)나 (동의보감) 같은 의서에도 여러 가지 도인법이
수록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석학인 퇴계 선생도
(활인심방)이라는 중국 도인법을 베껴 가지고 몸소 실천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니까 중국 기공은 근래에 새로 들어온 것이라기보다는 한의학과
마찬가지로 옛날에 이미 우리나라에 그 일부가 들어와서 소수의 사람들
사이에서나마 전해져 왔다고 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 다만 기공은
한의학과는 달리 지난날 우리나라에서 우리 고유의 것으로 발전되어
널리 보급되지 못했기 때문에 이제 새삼스럽게 다시 그것을 본격적으로
받아들이는 단계에 있을 뿐이다.
기라는 것 / 다스린다는 것
5. 기공 얘기를 하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기라는 것이 무엇인지.
거기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 같다.
* 몇 마디로 정확하게 설명하기엔 너무 벅찬 질문이다. 기라는 것은
동양의 사상과 문화 전반에 걸친 중요한 개념으로서 기학이니
기철학이니 하는 학문 영역에 속할 뿐 아니라 근래에는 인체 과학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므로 기에 관한 깊은 논의는 여기서
전개할 수도 없거니와 이 책에 어울리지도 않는다고 본다.
그러나 기공을 배우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개념만은 파악하고 있어야
할 것이므로, 그 범위내에서 간단하게 얘기하겠다.
기라는 것은 우리가 흔히 쓰는 말인 '기운'이요, '기력'이다.
'기운': 명사 1)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 차서 온갖 물건이 나고
자라는 힘의 근원 2) 생물이 살아 움직이는 힘이나 원기 등 3)
오관에 부딪쳐서 있는 줄은 알겠으나, 눈에 띄어서 보이지는 아니하는
물건 독한--, 매운--
'기력': 명사 정신과 육체의 힘
이희승 편 (국어 대사전)의 풀이이다. 이 풀이를 빌려 기를
정의한다면, 기라는 것은 크게는 우주의, 작게는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물의 생성, 활동, 변화의 바탕이 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우주
에너지이며 생물 에너지이며 정신 에너지이다.
쉽게 말해서 우리가 인간답게 생활해 나가려면, 그리고 병들지 않고
오래 살려면 무엇보다도 기운이 있어야 하고 기력이 있어야 한다. 기가
다 떨어져 '기진맥진'하게 되면 그것으로 끝장이 나고 만다.
6. 기의 개념만은 어느 정도 이해할 것 같다. 그보다도, 앞에서
기공은 기를 다스리는 공부라 했는데, '다스린다'는 건 또 무슨 뜻인가
* 다스린다는 말은 포괄적인 표현이다. 구체적으로는 다음 네 가지가
포함된다.
(1) 육체적, 정신적 활동과 함께 부단히 소모되는 기를 보충하는 말.
(2) 생체 에너지인 기를 온몸 구석구석까지 고르고 원활하게
순환시켜 조화를 이루게 하는 일.
(3) 나쁜 기를 몰아내고 좋을 기를 강화하는 일.
(4) 기를 목적에 따라 효과적으로 운용(사용)하는 일.
이것으로 기공을 다시 정의한다면, 기공이란 자기 몸에 기를 넉넉히
보충하고, 기를 원활하게 순환시키며, 나쁜 기를 몰아내고 좋을 기를
강화하여, 그 강화된 기를 효과적으로 운용하는 법을 배워 실천하는
심신수련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
7. 눈에 보이지도 않는 기를 보충한다느니 순환시킨다느니
강화한다느니 하는 것이 실제로 가능한 일인가. 그야말로 눈감고 구름
잡는 이야기 아닌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실재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기운이
없다, 기력이 좋다, 기운이 빠져나간다, 기운이 생긴다, 기가 질린다
등의 말은 아무런 실감이나 믿음도 없이 사용하는 빈말이란 말인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전기, 자기, 전파, 방사선 따위의 존재를 의심할
사람은 없다. 그 작용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기의 작용으로 나타나는 갖가지 현상을 우리 자신의 몸으로
또는 마음으로 날마다 보기도 하고 느끼기도 한다. 현대 과학은 신체
밖으로 나오는 기(또는 기의 현상)를 계기로 측정하기도 하고 사진으로
찍어내기도 한다. 다만 기의 작용이 너무나 다양해서 그 전모를 완전히
밝혀 내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몸에 부족했던 기가 기공을 하면 보충되는 것도
알 수 있고, 집 안 돌던 기가 기공을 하면 잘 돌게 되는 것도 알 수
있다. 직접 기공을 하지 않은 사람은 이해할 수 없겠지만 기공을 하는
사람은 그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만일 당신이 기공을 하기로
작정했다면 이런 종류의 논의는 무의미하다. 기공을 통해 모든 의문은
해소될 테니 말이다.
기의 치료법 / 기의 양생법
8. 아무래도 좀 우격다짐식 논법인 것 같다. 기공을 안하면 결코
장수할 수 없다는 말인가.
* 여태까지 이 세상에서 장수한 사람들, 장수하고 있는 사람들
대다수는 아마 기공이라는 말을 들어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생활 양식은 예외없이 기공 원리에 부합되는 것이었다고 확언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그들은 기공을 모르면서 기공식으로 살았기
때문에 장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간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기는 저절로 보충되고
저절로 원활하게 순환되기 마련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부질없는 욕망
때문에 자연의 도리에 어긋나는 생활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순리대로 살려야 살 수 없는 열악한 환경과 사회 구조를 만들어
놓았다. 이런 조건에서 건강을 지키려면 생명력의 원천인 기를
다스리는 기공과 같은 적극적 대책이 없어서는 안 된다.
9. 그렇다면 기공만이 기를 다스리는 방법인가.
* 기공을 포함해서 기를 다스리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대략
두 가지 경우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의사나 치료사가 병든 사람의
기를 다스려 주는 치료법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 자신의 병을
예방하거나 병을 극복하는 양생법이다.
치료법으로는 약물(한약)을 비롯하여 침, 뜸 또는 안마, 지압 등이
있고, 양생법으로는 기공을 비롯하여 음식물을 조화롭게 섭취하는
식양생이 있다.
양생법이란 생명력을 기르는 법이라는 뜻인데, 기공과 식양생은
양생법의 두 기둥이라 할 수 있으므로 양생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양쪽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양생이 기공에 포함되지 않는 것은 양자의 목적은 같으나
방법상으로는 전혀 성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식양생을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먹을 것인지를 아는 것만으로 족하다. 반면에 기공은 실천적
행동과 수련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수련법인 기공에는
식양생이 포함되지 않는 것이다.
먹는 것 위주의 식양생에 비해 기공은 게으른 사람에겐 번거롭고
부담스런 일이기는 하다 그렇기는 하나 기공 수련을 통해 자기의
나약한 성질을 스스로 교정하면서 성숙하고 건강한 인간으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더 큰 만족과 보람을 맛볼 수도 있다.
기를 다스리는 여러 가지 치료법과 양생법 중에서 기공이 차지하는
위상이 어떤 것인지 이제는 이해하게 되었을 줄 안다.
연공의 기본 요소 / 의수와 입정
10. 기공은 기를 다스리는 법으로 체조법, 호흡법, 정신집중법
그리고 자기 안마, 자기 지압을 망라한다고 했는데 거기에 대해 좀더
자세히 얘기해 주기 바란다.
* 기공을 수련하는 것을 여공이라 하는데 연공에는 세 가지 기본
요소가 있다. 그 세 가지 기본 요소는 다음과 같다.
첫째는 몸의 형태(자세)를 바로잡고 바르게 움직이는 법을 배워서
실천한다. 체조법은 몸을 움직이는 것이므로 여기에 해당한다. 이것을
기공에서는 조신이라 한다.
둘째는 호흡을 올바르게 하고 호흡을 적절히 조절하는 법을 배워서
실천한다. 이것을 조식이라 한다.
셋째는 마음을 평온하게 하고 의식(의념)을 효과적으로 운용하는 법,
즉 의념법을 배워서 실천한다. 정신집중법은 여기에 해당한다. 이것을
조심이라 한다.
이 세 가지 기본 요소 이외에 보조적인 방법으로 자기 안마, 자기
지압이 포함된다.
조선, 조식, 조심은 모두가 기의 보충과 순환, 기의 강화와 운용을
위한 구체적인 수단이다. 기공의 특징은 이 세 가지를 따로따로 떼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진행한다는 데 있다. 그것들은 상호보완하는
관계에 있기 때문에 동시에 하면 더 큰 상승 효과를 얻게 된다.
앞으로 이 책에서 독자들은 이 세 가지를 어떤 식으로 하며, 어떻게
하나로 결합해 진행하는지, 그 연공 방법을 중점적으로 배우게 될
것이다.
11. 연공의 세 가지 기본 요소 중에서 조신과 조식은 그런 대로
이해하겠는데, 정신집중법에 해당하는 조심만은 무엇을 하는 것인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 건강을 해쳐서 병이 생기는 원인 중에서 가장 큰 것은 우리 자신의
그릇된 생활 방식이다. 그런데 그에 못지않은 또 하나의 원인은
평온하지 못한 마음의 상태, 즉 정서의 불안정이다. 지나친 불안과
초조, 노여움과 슬픔, 허욕과 질투 등이 쌓이면 그것이 생리 기능에
영향을 주어 속에서 병이 나게 된다. 기공의 조심은 그런 모든 해로운
감정을 순화해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기 위한 수련법이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마음의 평온을 방해하는 온갖 잡념을 물리치기
이해 오직 한 가지 대상에 의념(생각)을 집중하는데, 이것을
의수라한다. 의수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배꼽 아래 안쪽의 단전이나
손바닥, 발바닥 등 자기 몸의 어느 한 부위인 경우가 보통이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푸른 숲이나 맑은 호수 등 자연 경관도 좋고,
자애로운 어머니의 얼굴이나 예수님, 부처님의 모습도 괜찮다.
조용하고도 고른 호흡과 함께 의수를 진행하면 잡념이 점차로
사라지게 된다. 이것이 잘 되면 다음에는 의수 자체를 점점 약하게
해서 마침내는 무념무상의 상태로, 완전한 무념무상이 못 된다면
적어도 그에 가까운 고요한 상태로 들어간다. 이것을 입정이라 한다.
의수에서 입정에 이르는 과정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니지만, 연공중에
몸을 움직이건 움직이지 않건 간에 이것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조심은 마지막 도달점이 바로 입정이기 때문이다.
연공 방식 / 공법 선택 문제
12. 기공이란 여러 가지 건강법의 포괄적 명칭이라 했는데 그렇다면
연공을 하는 방식이나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다는 말인가.
* 연공을 하는 방식이나 방법을 기공에서는 공법이라고 한다. 기공은
수천 년 동안 여러 계열, 여러 유파에 의해 계승, 발전되어 왔으므로
공법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어림잡아 3천 가지는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공법의 가짓수는 엄청나게 많아도 그 내용을 살펴보면
모두가 앞에서 말한 세 가지 기본 요소(조신, 조식, 조심)를
엇비슷하게 배합한 데 지나지 않는다.
기공에서는 얼마나 많은 공법을 할 줄 아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자기에게 적합한 공법이라면 아주 간단한 것 한 가지라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만으로도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13. 자기에게 적합한 공법은 무엇을 기준으로 해서 선택하는가.
* 기공 공법에는 동작이 간단한 것과 복잡한 것. 배우기 쉬운 것과
어려운 것, 운동량이 적은 것과 많은 것, 모양새가 아름다운 것과
그렇지 못한 것 등이 있는가 하면, 효과면에서는 종합적인 건강 효과가
있는 것, 특정한 병중에 효과가 있는 것, 기억력, 운동경기 능력,
손에서 기를 발하는 능력과 같은 특정 능력 계발에 효과가 있는 것 등
각양각색의 공법이 있다. 공법 선택에서는 각자의 연공 목적, 연령,
체질, 체력 등이 고려되어야 하나, 무엇보다도 자기 취향에 맞는 것,
하기에도 기분이 좋고, 하고 나서도 기분이 좋은 것이 자기에게 알맞은
공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14. 그렇다 하더라도 초보자가 스스로 자신있게 공법을 선택하기
쉽지 않을 듯싶다. 독자에게 미리 조언을 줄 수는 없겠는가.
* 이 책은 지도자 없이는 혼자서도 배울 수 있게 엮을 생각이다.
한줄 한줄 잘 새겨 읽으면서 연습해 보면 마음에 드는 공법을
찾아내기에 어려움은 업을 줄 안다.
다만 이 책에 실린 우두커니 기공(제1과)과 기본 동작(제2과)만은
착실하게 연습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나서 제4과의 '연공십팔법'을
시험삼아 연습해 본다. 이것은 일반 체조 형식을 취한 일종의
기공체조이므로 본격 기공 공법의 예비 공법으로 적합하다.
얼마 후에 좀더 격식을 갖춘 본격적 기공 공법을 해보고 싶은 의욕이
생기면 그때는 고전 기공(제5과) 두 가지와 기공체조(제6과) 두 가지
중에서 한 가지만을 선택해서 연습하면 될 것이다. 이 네 가지는 그 중
한가지(서심평혈공)만 제외하고 모두 종합적 건강 효과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누구에게나 적합한 공법들이다.
최종적으로 공법을 결정하는 데는 물론 시간이 걸릴 것이지만, 일단
결정하고 나면 적어도 몇 개월은 날마다 꾸준히 계속할 필요가 있다.
오늘은 이것, 내일은 저것 하는 식으로 자꾸 공법을 바꾸다가는 아무런
성과도 얻을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한 마리 토끼를 좇으라든가 한
우물을 파라든가 하는 속담은 기공에도 꼭 들어맞는 말이다.
비법, 비술 / 명공, 명곡
15. 세간에는 비법이니 비술이나 하는 것을 전수한다는 지도자도
있는 모양인데 이왕이면 그런 공법을 배우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든다.
* 이 책의 독자라면 공법에 대한 어느 정도의 안목은 갖추게
되리라고 본다. 만약에 그 비법이라는 것이 자기 몸에도 적합하고
취향에도 맞는다는 확신이 선다면 그것을 배워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나 비법, 비술, 신비 운운하는 말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대체로 그런 것들은 일부 유파에 공법이 문외불출로 묶여 있던 시대,
기공의 이론이 과학적으로 정립되지 못했던 구시대에나 통용되던
헛껍데기에 지나지 않는다.
기공 공법은 예술 작품 같은 것이다. 시대에 초월하여 그 진가가
인정되는 명공이라면 그만큼 널리 알려져서 연구의 대상이 되고 수련의
대상이 되기 마련이다. 거기에 무슨 비밀이 있고 신비가 있겠는가.
기공 또는 유사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었다는 사람 중에는 간혹
스스로 대사연하면서, 남의 것들을 멋대로 꿰맞춘 것에 아리송한
이름을 붙여 가지고 자기가 창안한 공법인 양 선전하는 수가 없지
않다. 오랜 세월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검증을 거친 고전 공법,
권위있는 기공 학자들이 가치있는 것으로 추천할 뿐 아니라 의료
기관의 임상 실험까지 거친 현대 공법, 이러한 기공의 '명곡'들이
얼마든지 있는데 하필이면 출처불명의 '편곡'에 매달릴 필요는 없지
않겠느냐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기공의 두 유형 / 동공과 정공
16. 기공이란 느릿느릿 춤추듯이 체조를 하는 것으로 알았는데,
가만히 가부좌를 틀고 있는 것도 기공이라고 한다. 어느쪽이 진짜
기공인가.
* 양쪽 다 기공이다. 기공 공법은 형식으로 보아 두 가지 큰
유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체조처럼 팔다리나 몸통을
움직이면서 하는 동공이고, 다른 하나는 고정된 자세로 몸을 전혀
움직이지 않는 정공이다. 동공과 정공은 연공의 두 가지 기본
형식이다. 자기 안마, 자기 지압은 안공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손을
움직이므로 동공의 범주 안에 들어간다.
동공이건 정공이건 서서도 할 수 있고 앉아서도 누워서도 할 수
있다. 동공은 걸으면서도 할 수 있다. 서서하는 것은 참공 또는
참장공, 앉아서 하는 것은 좌공, 누워서 하는 것은 와공, 걸으면서
하는 것은 행공 또는 보행공이라 한다.
17. 동공도 정공도 기공이라면 그 중 한 가지만 해도 되는가. 한
가지만 한다면 어느 쪽이 더 효과가 있는가.
* 동공과 정공은 형식은 다를망정 목적하는 바는 동일하다. 즉
몸안의 기를 다스려 심신의 건강을 얻고자 하는 데는 차이가 없다.
다만 동공과 정공은 각기 원류가 다른 만큼 상대적인 장단점을 지니고
있다.
동공은 원시 시대의 무용이나 고대 체조법인 도인법 또는 무술
동작에서 유래한 것으로 거기에 호흡법과 의념법을 배합해서 이루어진
공법들이다. 따라서 동공에서는 몸안의 기를 다스리는 수단으로 동작이
위주가 되고 호흡과 의념은 부수적인 구실을 하게 된다. 정공은 도가의
정좌법과 내단술, 불가의 좌선이나 명상법에서 유래한 것으로 원래는
정신수양에 중점을 두는 수행법이었으나 호흡법과 의념법을
병행함으로써 몸안의 기를 다스리는 건강법으로 활용하게 된
공법들이다. 정공에서는 동작이 없으므로 호흡과 의념이 연공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두 가지 중 어느쪽이 더 효과가 있는지는 연공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에 달려 있다. 만일 육체의 건강에 목적이 있다면 동공이
유리하다. 반면에 정신의 안정이라든가 정신력의 계발을 목적한다면
정공 쪽이 더 효과가 있음은 물론이다.
대체로 동공은 배우기 쉽고 연공 효과도 빨리 나타나기 때문에 운동
부족인 초보자나 만성병 환자에게 적합하다. 이에 비해 저공은 동작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연공의 요점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아서
숙달되기까지 시일이 걸리고 여공 효과도 비교적 느리게 나타날 뿐
아니라 심각한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정공은 내적인 단련,
즉 정신력의 단련에 주안점을 두기 때문에 동공에 비해 고차원의
수련법으로 인정되기도 한다.
위와 같은 점들을 고려하여 초보자를 대상으로 하는 이 책은 동공을
중심으로 해서 엮기로 했다. 하지만 동과 정은 상호보완적인 성질의
것이므로 연공에서도 동공과 정공을 적절히 배합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건강 효과 / 치료 효과
18. 기공을 해서 기를 다스리는 것으로 과연 얼마나 건강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 의심쩍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 기를 다스리는 것이 어떻게 해서 건강을 증진시키고 질병 치료에
도움을 주는지를 여기서는 길게 설명할 계제가 못 된다. 거기에 대한
이론적 근거는 "건강기공"을 참조하기 바란다.
기의 이론을 차치하고, 다만 상식적인 판단을 돕기 위해 이렇게
되묻고 싶다. 즉, 당신은 올바른 자세가 건강에 유익하다는 점을
인정하는가, 당신은 체조의 건강 효과를 인정하는가, 그리고 심호흡의
산소 공급 증대 효과, 좌선의 정신 순화 효과를 인정하는가. 만약에
이러한 점들을 인정한다면 그것이 곧 기공의 최저 기본 효과이고
거기에 '더하기 알파'가 있다는 것쯤으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19. 중국에서는 기공으로 만성병이나 난치병을 고친다는 말도 있고,
심지어는 말기 암환자들이 기공으로 회생한 예도 수없이 많다고
하는데, 기공의 치병 효과라는 것이 무슨 의학적 근거가 있는
얘기인가.
* 기공은 원래 동양 의학의 한 분과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으나, 그것이 의사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 환자 스스로의
치료법이기 때문에 의사의 입장에서 점점 경시되어 왔던 것이다.
기공의 치병 효과는 한의학적으로 확실한 이론적 근거를 가지고
있지만, 현대 의학의 견지에서도 기공이 질병 치료의 유효한 수단일 수
있다는 점만은 각종 실험을 통해 의심할 여지가 없을 만큼 밝혀지고
있다. 다만 기공의 치병 효과는 현대 의학이나 한의학의 정통적
치료법과는 상이한 경로를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다. 그것은 기존의
치료법이 거들떠보지 않거나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을 보완한다는 면에서
매우 중요한 구실을 할 수 있다. 설혹 '기의 병리학'을 도외시한다
하더라도 기공의 운동 요법 내지는 심리 요법 효과마저 부인할 수는
없다고 본다.
병을 고치는 기공 / 의료기공
20. 기공으로 병을 고치려는 경우에 의사의 도움을 받을 필요는
없는가. 중국에는 기공 의사니 기공사니 하는 의료인이 있다는 말을
들은 것 같아서 묻는 말이다.
* 중국에는 유명한 종합병원에 기공과가 설치된 곳도 많고 말기
암환자들을 위한 기공 요양원도 여러 곳 있다. 그런 곳에는 물론
환자의 기공 수련을 지도하는 전문가들이 있다. 의사, 한의사 자격을
가졌으면 기공 의사이고 자격이 없으면 기공사라고 부른다.
기공 의사는 환자의 병의 성질, 상태를 가려서 그에 알맞은 공법을
처방한다. 이것을 변증시공이라 한다. 기공사들은 환자의 연공을
지도한다. 이런 방법으로 병을 치료하는 것을 의료기공, 의학기공 또는
기공요법이라 해서 대중적인 건강기공과 구분하는 경향이 있다.
기공 치료에는 기공사가 기를 방사하는 방법도 있으나 뒤에서 따로
언급하기로 한다.
21. 의료 기관에서 기공 요법을 지도 받을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면 수련을 희망하는 만성병 환자나 '반 건강인'들에게 다른
길은 없겠는가.
* 우리나라 한의학계 일부에서도 기공 요법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환자들에게 본격적으로 기공을 지도하고 있다는
말은 과문한 탓인지 아직 듣지 못했다. 우선은 국내에서 활동을 개시한
몇몇 기공 단체나 지도자를 찾는 길밖엔 없을 것 같다. 다만 그
지도자가 과연 '환자'를 지도할 능력이 있는지의 여부는 각자가
판단해야 할 일이다.
내가 관여하고 있는 한국기공연합회에는 한의사를 포함한 능력있는
기공 지도자들이 소속되어 있다. 기공 교실들도 문을 열었고 몇 군데
공원에서는 '아침 기공'을 지도하고 있다. 그들에게 지도를 바랄 수도
있다.
손바닥으로 방사하는 기 / 외기 치료
22. 기공 수련이 아주 높은 수준에 이르면 손바닥으로 기를 내쏠 수
있다고 하는데 정말인가.
* 기공을 수련해서 기를 방사할 수 있다는 건 결코 허황된 얘기가
아니다. 기공을 하지 않더라도 인간이나 동식물 등 모든 생명체는 자기
기의 일부를 끊임없이 밖으로 발산하고 있다. 그것은 자연적인 생명
현상이다. 삼림욕이라는 것은 수목들이 발산하는 기를 흡취하는
건강법이다.
그런데 기공은 몸안의 기(내기)의 흐름을 의식적으로 촉진하고, 그
흐름의 방향을 조절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기의 흐름을 신체의 어느 한
부위(예컨대 손바닥이나 손끝)로 집중해 자연적인 발산보다 더 많이,
더 강하게 밖으로 내보낼 수도 있지 않겠는가.
정도의 차이는 있을망정 기공을 하면 누구나 기를 방사할 수 있다.
다만 밖으로 방사하는 기(외기)의 강도가 월등하게 높은 경우만을
'외기방사'라고 말하고 있을 뿐이다. 물론 월등히 강한 외기방사는
고행에 가까운 연공을 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기공의
주목적이 외기방사에 있는 것이 아니라면 그 능력 유무만을 가지고
수련의 수준을 평가한다는 것은 반드시 옳다고 할 수는 없다.
23. 환자에게 손을 대지 않고 기를 방사하여 난치병을 고친다는
얘기가 잡지 같은 데 나오곤 한다. 그것도 기공인가.
* 그것 역시 기를 응용한다는 면에서 넓은 의미의 기공에 포함될
수도 있기는 하지만, 자기 건강법, 자기 치료법 위주의 양생기공에서는
어디까지나 방계에 속하는 분야이다.
중국에서는 그것을 외기 치료 또는 외기 요법이라 하여 종합병원
같은 데서 기공사가 합법적으로 시술하고 있는 곳도 있으나, 민간에서
사이비 기공사들이 세인을 현혹하는 수단으로 악용하는 경우도 많아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앞에서 말한 것처럼 외기방사가 실제로 가능하다면, 외기를
받는 사람의 내기에 그 어떤 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리라는 것은 수긍할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그것으로 병이 나았다는 사람도 없지 않다.
문제는 외기라는 것이 어떤 사람에겐 확실하게 작용하고 어떤
사람에겐 별로 작용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이것은 외기를 받는 사람의
외기에 대한 감수성이나 피암시성의 높낮이에 따라 효과가
들쭉날쭉이라는 말이 된다. 그래서 외기 치료의 중요 부분은 심리상의
작용이라고 보는 견해가 상당히 유력하다.
뿐만 아니라 정말로 외기 치료를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기공사가
과연 몇 사람이나 있느냐는 문제, 현대 의학에서 응용되고 있는 각종
광선치료, 음파 치료 등을 능가할 만한 효과가 있느냐는 문제,
외기에는 정기 아닌 사기도 있으며 심지어는 살기도 있을 수 있는데
단지 작용력을 가졌다 해서 병을 치료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느냐는 문제등, 아직은 연구해야 할 일과 밝혀내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
따라서 자기 치료법으로서의 정통적 기공 요법조차 뿌리내리지
못했을 뿐 아니라 기공사의 자질을 가려내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신중한 태도로 임해야 할 줄 안다. 고래로
이런 종류의 치료법은 전통 의학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이다.
더욱이 외기 치료를 만병통치인 양 과대선전하거나 특별한 공력도
없으면서 주술이나 미신의 색채를 가미하여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환자를 유인하려 든다면, 의료법상의 문제는 논외로 하더라도
사술이라는 지탄을 받아 마땅할 것이다.
특이능력기공 / 지능기공
24. 외기 방사 이외에도 기공과 관련해서 갖가지 초능력 얘기가
나돌고 있는데 그것이 과연 믿을 수 있는 사실인가.
* 기공의 원류에는 두 가지 큰 줄기가 있다. 하나는 무병장수, 즉
건강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오늘날의 건강기공(양생기공)으로
이어진 줄기이고, 다른 하나는 인간 능력의 극대화 내지는 인간 능력
한계의 초월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오늘날의 특이능력기공과
맥락을 같이 하는 줄기이다.
우리는 벌레나 짐승 따위 미물에게도 인간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신비한 능력이 있음을 알고 있다. 그것은 본능적 감각인 동시에
생존과 직결된 생활 능력이다.
인간에게도 애초에는 그와 유사한 본능적 감각이나 능력이
부여되었을 것이지만, 생활 수단의 발달과 함께 점차로 폐용성
잠재능력으로 퇴화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우리의 선인 중에 뜻있는 이들은 퇴화된 잠재능력을 되살리기
위해 기공을 수련했고, 그 결과로 투시력, 투청력, 예지력, 독심력,
축지법, 둔갑술 등 신통력을 실제로 구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신통력에 관해 민간에 전해 온 얘기는 한낱 공상적인 옛날
얘기쯤으로 받아들여졌으나, 몇 해 전에 우리나라에서 소설 형식으로
된 실화로 소개되어 (정신세계사에서 나온 '단') 많은 사람의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근래에는 유사한 중국 책이 번역되어 나와서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러한 책을 읽은 독자들 대부분은 책에 실린 내용을 그대로 믿어야
할지 안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얘기는 과거에 속하는 것이고 주인공격인 인물은 아직 생존해 있기는
해도 실제로 우리에게 그 어떤 '신통력'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유감이지만, 중국의 경우는 모두가 현재 활동중인 기공사들의 얘기이니
그들의 특이능력(초능력)을 사실이 아니라고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런 것을 시인하고 싶어하지 않는 '과학도'는 어느 나라에나 많은
법이다. 중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이름있는 과학자 한 사람이 언론을
통해 반 특이능력 투쟁을 맹렬히 전개했다. 그런데 거명당한 장모라는
기공사가, 그따위 개소리를 더이상 계속한다면 내가 당신의 간을 당장
개의 간과 바꿔 넣어 주겠노라고 으름장을 놓는 바람에 아주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말았다는 에피소드도 있다.
인류는 큰 우주와 함께 작은 우주(인체)에 관한 많은 수수께끼를
풀었고 또 풀어가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과학자들은 아직도 우리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다고 말하고 있다. 기공의
특이능력에도 아직은 과학적으로 해명되지 않은 부분이 많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그것을 속임수라고 우기는 것은 사려깊은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된다.
25. 그렇다면 누구든지 기공을 열심히 수련하면 특이능력이라는 것을
보유할 수 있다는 말인가.
*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는 뜻이다. 하지만 나로서는 젊은이들에게
특이능력 기공을 권할 생각이 없다 왜냐하면, 특이능력이란 기공
수련만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그런 소질을 타고난
극소수의 사람만이 발휘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공 수련은 단지
선천적인 소질을 계발한다는 데 뜻이 있으므로, 만약 타고난 소질이
없다면 공연한 정력과 시간의 낭비로 끝나게 된다.
둘째로 옛사람의 꿈이었던 신통력은 오늘날 과학의 힘으로 그보다 몇
배나 크게 이루어지고 있다. 봉투 속에 든 글자를 귀에 대고
알아맞힌다든가, 타인의 몸속의 암 덩어리를 지적한다든가, 먼곳에
있는 사람이 앓아 누웠다는 것을 안다든가, 뚜껑을 열지 않고도 병속의
알약을 모두 꺼냈다가 다시 넣는다든가 하는 따위의 특이능력이 오늘날
무슨 실용적 가치가 있겠는가. 축지법 같은 것은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설혹 그런 것을 할 수 있다손 치더라도 제트 여객기에
4--5백 명을 한꺼번에 실어 나르는 시대에 그것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중국, 소련 등 몇 나라에서 국가 기관이 특이능력에 관심을 갖는
것은 혹시 그것을 군사적 목적(예컨대 정탐이나 요인 제거 등)에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꿍꿍잇속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따라서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은, 인간에게 공통적으로
부여된 능력인 지능, 그리고 각자가 선천적으로 타고났다고 생각되는
개별적 소질(예술, 수리, 체능, 언어, 기예 등 모든 부문의)을
최대한으로 계발하고 발전시켜 신기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효과적
수련법으로서의 기공이다. 이것을 지능기공이라 한다.
종교와 기공 / 입정
26. 기독교 신자인 사람이 기공을 배우려 했더니, 목사님이 기공은
이교도의 짓이니 안 된다고 한다는 말을 들었다. 기공과 종교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 그렇게 말하는 목사님이 있으리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혹시
있다면 기공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거주하던
홍콩에는 YMCA교실에 기공반이 상설되어 있고, 가톨릭 주교좌
성당에서도 기공을 가르치고 있다.
기공이 이교도의 짓이라는 오해는 기공의 원류 중에 고대의 무속이나
도교 또는 불교의 수행법에서 비롯된 흐름이 있기 때문인 듯싶다.
그러나 기공에는 종교와는 관계없는 의기의 흐름도 있고 무술 계통의
흐름도 있다. 이러한 여러 줄기의 흐름이 하나로 합류된 오늘날의
기공은 기의 의학을 이론적 기초로 삼고 있으며 현대 의학이 그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현대 기공은 과학이라는 여과망을 통해 각 유파의
공법에서 종교적, 미신적 요소를 완전히 걸러냈고, 한걸음 더 나아가
새로운 학문 분야인 인체 과학으로 발돋음하고 있다.
하기는 기공과 종교가 관련성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기공의
입정은 자아를 버림으로써 마음을 완전히 비우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종교의 내면적 체험과 상통하는 것이다. 따라서 당신이 어떤 종교를
믿건 간에 기공 수련은 요즘 흔히 보는 요란스럽고 부산한 종교
풍속으로부터 당신을 조용하고도 참된 신앙 생활로 이끌어 줄 수
있으리라고 본다. 기공과 종교의 관계는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무술과 기공 / 태극권
27. 맨 처음에 기공도 무술의 일종이냐고 물었으나 명확한 설명이
없었다. 근래에 무술가 중에 기공을 들고 나오는 사람들도 있는데,
기공과 무술의 관계에 대해 얘기해 주기 바란다.
* 중국의 유명한 기공사 중에는 무술을 연마한 사람이 적지 않다.
기의 문화 속에서 발달되어 온 동양 무술이 기의 무술로서의 측면을
지니고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렇다고 해서 기공도 무술의
일종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양자의 목적과 출발점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기공이 자기 자신의 건강이나 정신수양을 위해 기를 '기르는'데
목적이 있다면, 무술은 기의 집중으로 얻어진 힘을 상대방에게
'사용하는'데 목적이 있다. 만약에 기공식 집중력이나 염력훈련으로
얻어진 기를 상대방을 쓰러뜨리는 데 사용하거나, 바윗장을 깨부수고,
기관차를 끌고, 불속에 뛰어들고 하는 따위의 구경거리를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데 사용한다면, 그것은 무술기공, 경기공 또는 표연공이라고
부른다. 양생기공과는 전혀 다른 분야인 것이다.
이렇게 기공식 훈련법이 무술에 응용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무술
훈련법이 양생기공에 크게 영향을 끼친 경우도 있다. 예컨대
의권양생장(참장공), 태극기공 등이 그것이다.
무술과 기공은 별개의 것이면서도 많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무술로 정확한 기본 동작을 훈련한 사람은 기공 숙달도 빠르다. 젊고
시간 여유가 있는 사람은 기를 기르는 수련(기공)과 사용하는
훈련(무술)을 병행하면 좋다. 다만 기공을 할 때는 무술에서 빠져들기
쉬운 알량한 힘의 과시욕, 모양새나 기술의 우열을 겨루고 싶어하는
승부욕에서 해방되어야 한다. 기공이 상대하는 것은 타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28. 그렇다면 태극권은 무엇인가. '권'자가 붙은 걸 보면 무술인 것
같은데 기공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 태극권은 무술이다. 그러나 그것을 하는 사람이 순전히 기를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엔 기공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무술 중에는 기의 단련에 중점을 두어 엮어낸 것이 적지 않은데
그것들을 기공공법으로 인정한다 해서 이상할 건 없다.
이런 부류의 무술 단련법을 대표하는 것으로 숭산소림파에서는
소림기공이 나왔고, 아미파에서는 아미장(아미십이장)이, 무당파에서는
태극권이 나왔다.
그 중에서도 태극권은 도가기공의 경전인 '황정경'의 영향하에
만들어진 기의 무술로서, 우주의 음양, 동정의 생성과 소멸, 변화의
발전 등 태극 원리를 무술 기법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태극권의
동작을 소재로 해서 고도의 기의 수련을 위한 기공 공법으로 엮어낸
것이 많은데 그것을 태극기공이라 한다. 태극권은 숙달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은 있으나 무술과 양생을 겸비한 데다가 몸놀림에도
우아한 예술미가 있어서 동서양의 많은 애호가들에게 평생을 해도
싫증나지 않는 건강법으로 사랑받고 있다.
건강법으로서의 장점
29. 건강에 대한 우리 국민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여러 가지
건강법이 소개되고 있다. 다른 건강법들에 비해 기공이 특히 내세울
만한 장점은 어떤 것인가.
* 건강법으로서의 기공의 장점을 말하기 전에, 많은 사람들이
건강법에 대한 그릇된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해야겠다.
첫째는 '먹는 것'만으로 건강을 얻으려는 생각이고, 둘째는 전체적인
심신의 건강보다 지엽적이고 부분적인 문제에 매달리는 경향이다.
이러한 그릇된 인식에 빠져들지 않는 한 어느 한 가지 건강법에
재미를 붙여 날마다 열심히 실천하는 것은 참으로 좋은 일이다.
따라서 다른 건강법에 대해서는 이렇다 저렇다 말하지 않기로 하고
기공의 상대적인 장점만을 열거해 보겠다.
(1) 첫머리에서도 말했듯이 기공은 건강 증긴, 질병 치료, 정신
수양, 잠재능력 계발 등 다방면의 효용성을 가진 수련법이다. 설혹 그
중 한가지만을 목적으로 한다 하더라도, 옳은 방법으로 정성껏
수련하기만 하면 나머지 다른 효과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는 '보너스
증정형'건강법이다.
(2) 한 가지 방법으로 백 병을 확실하게 예방하고, 거의 모든 질병
치료에 도움을 주는 '종합형' 자기 건강법이기도 하다.
(3) 기공에는 각양각색의 공법이 있으므로 연령, 성별, 체력, 체질,
운동 능력 그리고 취향에 따라 자기에게 가장 적합한 것을 선택할 수
있다. 그야말로 누구나가 할 수 있는, 누구에게나 안전한 건강법이다.
(4) 기공을 하는 데는 사방 1미터의 공간만 있으면 된다. 그 어떤
시설이나 기구나 준비물도 필요없다. 그야말로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건강법이다.
(5) 기공에는 어렵지 않은 공법도 많으므로 혼자서도 배울 수 있다.
적어도 이 책을 손에 든 독자라면 자습이 가능하다. 물론 지도자를
찾아 직접 가르침을 받을 수도 있으나 일단 배우고 나면 한평생
혼자서도 할 수 있다. 그야말로 돈 안 드는 건강법이다.
결국 기공을 하는 데는 그 어떤 제약 조건도 있을 수 없다는 말이다.
기공이야말로 만인을 위한 건강법이요, 만인이 할 수 있는
심신수련법이다.
30.기공 학습을 위한 예비 교육으로 매우 유익한 문답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독자들에게 일러두고 싶은 말은 없는가.
* 누구에게나 넓게 열려 있어서 혼자서 들어갈 수도 있고 가족과
함께, 벗들과 함께 들어갈 수도 있으며 단체로 들어갈 수도 있다.
얼마를 걸으면 신체의 건강이라는 싱그러운 숲과, 마음의 안정이라는
아늑한 공간이 나타난다. 여기서 걸음을 멈추어도 무방하다.
그러나 기공의 세계는 끝없이 광대해서 들어갈수록 깊고 올라갈수록
높으며, 평생을 거닐어도 끝날 줄 모르는 절경과 선경의 연속이다.
그렇다고 더 많은 것을 보려고 욕심을 부리면 안개에 싸이거나 눈비를
맞게 되고, 빨리 가려고 서두르면 늪에 빠지게 된다. 오직 욕심을 멀리
하고 마음을 비워 서두름없이 한결같은 걸음걸이로 나가는 것만이
절경을 즐기고 선경에서 노닐 수 있는 지름길이다. 이 비유가 뜻하는
바를 잘 새겨 듣기 바란다.
@ff
명공 안내
태극기공
중국 무술의 한 종목인 태극권은 원래가 기공적인 사상에 입각하여
만들어진 권법인지라, 기를 기르고 단련하기에 적합한 동작들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태극권 수련법을 그냥 그대로 양생(건강
증진)에 응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태극권은 어디까지나 공수를 첫째
목적으로 하는 무술이므로 건강법으로서는 불필요한 동작도 없지 않을
뿐더러 배워 익히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기공에 알맞은
동작만을 가려내어 배우기 쉬운 공법으로 재편한 것이 나오게
되었는데, 그것을 태극기공이라 부른다.
태극기공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 중에서 이름있는 것으로는
임후성의 '태극기공 십팔식', 초국서의 '기공태극 십오세', 주염풍의
'기공태극 십삼식', 마예당의 '태극공'등이 있다.
특히 '태극기공 십팔식'은 체조식으로 엮은 것이어서 여럿이 음악에
맞추어 함께 연습하기에 적합하며, 우리나라에서도 태극기공회에 의해
제일 먼저 보급되기 시작했다. '건강기공'에 수련법이 수록되어 있다.
이와는 달리 동작중의 자세에 중점을 두는 '기공태극 십오세'도
주목할 만한 공법으로서 이미 국내에 소개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학상장기공
중국 현대 기공을 말할 때 조금향의 '학상장기공'을 빼놓을 수 없다.
'대안기공'을 비롯한 여러 유명 공법의 동작을 소재로 하여 학의
몸놀림으로 묶어서 엮어낸 이 공법은 1980년에 발표되자마자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켜 80년대 후반에는 수련 인구가 1,400만 명에
이른다고 주장할 만큼 정상급 유행 기공이 되었다. 근년에 그 열기가
다소 사그라지고 있긴 하지만 현대 기공의 대표적 공법으로서의
위치에는 변함이 없다.
학상장은 동작이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그 속에 중국 기공의 정수가
빠짐없이 포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이론 면에서도 비교적 짜임새가
있는 공법이다. 그러나 단시일 내에 그토록 많은 대중 속에 전파된
것은 기본공인 동공 자체보다는 거기에 첨가된 참장공 부분이
자발동공을 쉽게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 공법이 처음 발표되었을 때부터 필자 자신도 얼마 동안 수련해
보았지만, 젊은 연령층보다는 중노년층과 만성병 환자에게 적합한
공법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보급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제1과 우두커니 기공
'우두커니'론
아무것도 안하기를 하기
기공 강습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첫날부터 간단한 동작 한 가지라도
'하는'것을 배우게 되겠거니 기대한다. 하지만 기공 수련에선 아무것도
'안하는'법부터 배우는 게 순서라고 나는 말한다.
기공이 무언가를 하는 것이라면 무엇이건 하는 법을 배워야지
아무것도 안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건 또 무슨 말인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역시 하나의 행위라는 생각은 노자에게서 온
것이지만, 어찌 보면 기공이란 아무것도 안하기를 하는 수련법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기공 수련은 아무것도 안하는 것에서 출발하여
종국에 가서는 완전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 즉 육체와 정신의
허정 상태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이다.
아무일도 하지 않고 넋이라도 나간 듯이 가만히 앉아 있는 모양을
우리는 우두커니 앉아 있다고 한다. 그렇게 서 있으면 우두커니 서
있다고 한다. 이런 때 사람은 육체적, 정신적 작업과 활동을 정지하고
한숨 돌리면서 잠시 멍한 상태에 빠진다. 이를테면 스위치가 꺼진 것
같은 공백 상태, 막간과 같은 중간 휴식 상태이다. 좀 어색하겠지만
이러한 상태에 있는 것을 '우두커니'라고 부르기로 하자. 앞에서 말한
아무것도 안하기의 바꿈말인데 이것이 바로 기공의 출발점이요,
도달점이다.
우두커니의 효용
요즘 사람들은 우두커니의 효용을 알지 못한다. 모르기는 고사하고
우두커니를 일종의 금기사항으로 간주한다. 열심히 뛰어야 살아갈 수
있는 세상에서 한가하게 우두커니를 즐길 겨를이 어디 있느냐는
식이다.
하지만 우리의 생활이 바쁘면 바쁠수록, 할일이 많으면 많을 수록 꼭
필요한 것이 우두커니이다.
첫째로 우두커니는 에너지의 재충전이라는 면에서 결코 무시할 수가
없다. 재충전은 우두커니와 같은 휴식 상태에서만 가능하다. 현대
생활에서 우리의 육체와 정신은 너무나 혹사당하고 있기 때문에 밤에
취하는 수면만 가지고는 도저히 지탱해 낼 수가 없다. 만약에 에너지의
중간 보충없이 계속 쥐어짜기만 한다면 어찌될 것인가.
둘째로 우두커니는 활동에서의 전환점을 조성한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활동의 대상 또는 방향이 바뀔 때, 혹은 무언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 할 때에는 여태까지의 태세를 그대로 유지해서는 일이
순조롭게 풀려 나가지 못하는 법이다. 따라서 태세의 전환을 위한
공백으로서의 우두커니가 필요하다.
이 두 가지는 기공에는 그대로 해당한다. 첫째로 우두커니는 소모된
기를 보충하고 기의 흐름을 촉진할 수 있는 조건을 조성해 주며,
둘째로는 연공이라는 색다른 활동을 위한 전환점을 마련해 준다.
연공을 효과적으로 진행하려면 몸과 마음이 아무것에도 얽매이지 않은,
열려진 상태에 있어야 하는데, 우두커니가 바로 그러한 상태로의
전환을 이루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두커니조차 모르는 현대인
그토록 우두커니가 요긴하다면 그저 우두커니 앉아 있거나 서 있거나
하면 되는 것이지 새삼스레 배우고 말고 할 것도 없지 않느냐 하는
의문이 생길지도 모른다.
문제는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을망정 거의
모두가 우두커니조차 제대로 할 줄 모른다는 데 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우두커니란 육체적, 정신적 활동의 공백 상태를 뜻하는데,
표면적인 활동만 정지했다 해서 그것을 우두커니라 할 수는 없다.
설사 당신 자신은 우두커니 상태에 있다고 생각하더라도, 당신의
눈빛이나 표정, 목이나 어깨, 숨결이나 자세 등 어느 한구석인가에
겉으로는 이미 끝난 활동의 여운이 팽팽하게 그대로 남아 있거나,
무의식적으로라도 다음에 올 사태에 대비하려는 긴장된 태세가
엿보인다면, 그것은 우두커니가 아니다. 그것은 점멸 스위치의 작동이
고장났다는 표시이고 의학 용어로는 자율신경실조증이라는 병에 걸린
것이다.
이런 상태는 결코 간단히 보아 넘길 문제가 아니다. 비록 당장에는
큰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해도, 이것을 언제까지 그대로 방치했다가는
반드시 큰코 다치는 날이 오고야 만다. 자율신경이란 우리의
생리활동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장치인데 그 장치가 제대로 작용하지
못하는데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런데도 요즘 세상에는 너무도 많은 사람이 심신의 긴장을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는 병 아닌 병에 걸려 있어서, 우두커니에도 학습과
훈련이 필요하게 되었다. 아무것도 안하기를 배워야 한다는 것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우두커니 자세
우두커니가 잘 안 되는 것은 긴장을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데까지 얘기가 전개되었으니 그 점을 염두에 두고서
우두커니를 실제로 연습해 보기로 하자.
여기서 제일 먼저 문제가 되는 것은 우두커니의 모양새, 즉
자세이다. 기공수련에서 자세 문제(조신)를 첫째로 꼽는 것은, 잘못된
자세, 긴장된 자세에서는 호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해서 외부의
기를 충분히 흡취할 수가 없고, 몸안의 기의 통로인 경락이 눌리고
뒤틀려서 기가 원활하게 순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비록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우두커니라 하더라도, 그것 또한 기공이라면 기의 흡취와
순환이라는 문제를 도외시할 수 없다.
그렇다면 우두커니에 걸맞은 올바른 자세는 어떤 것인가. 한마디로
말해서, 불필요한 긴장이 몸의 어느 한군데에도 엉겨 있지 않은
자연스런 자세, 편하고 무리없으면서도 비뚤림없는 균형잡힌 자세,
이것이 올바른 자세이다.
우두커니 자세의 개요를 말했으니 다음은 앉아 있을 때와 서 있을
때로 나누어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겠다.
우두커니 앉아 있기
생활 양식의 변화에 따라 방바닥에 앉기보다 의자에 앉아서
우두커니를 할 기회가 더 많지 않나 싶다. 전통적 정좌법은 가부좌를
틀고 앉는 것이 원칙이지만, 생활속에서 잠깐씩 우두커니를 하는 데는
의자에 걸터앉는 편이 편리하고 수월하다.
(1) 푹신하지 않은 의자에 궁둥이만으로 얕게 걸터앉는데, 남녀를
불문하고 성기(외생식기)가 의자 가장자리 밖으로 조금 나오도록 한다.
피로해서 등받이에 기대야 할 때는 엉치등뼈와 등받이 사이에 쿠션을
끼워넣는다. 양무릎을 어깨 너비와 비슷하게 벌리고 종아리는 수직으로
세워 무릎 위의 대퇴부가 수평이 되도록 한다.
(2) 우선 허리를 곧게 편다. 펴기는 펴되 몸을 뒤로 젖히거나 배를
내밀거나 허리 근육을 긴장시키거나 해서는 안 된다.
(3) 또 허리를 곧게 편다고 가슴까지 활짝 펴서 앞으로 내밀어서도
안 된다. 가슴 근육을 이완시켜 양어깨끝을 약간 오므린 듯이 한다.
(4) 턱을 다기면서 정수리가 무엇에 끌려 올라가는 것처럼 목을 쑥
뽑아 올린다. 동시에 양어깨는 힘을 빼서 아래로 처지게 한다.
(5) 양손은 손가락을 자연스럽게 펴서 각각 양쪽 대퇴부에 가볍게
올려놓는데, 손바닥은 아래를 향하게 해도 되고 위를 향하게 해도
된다. 아니면 양손을 포개 쥐고 하복부 앞에 놓아도 무방하다.
손모양과 위치에 따르는 장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선은
어느쪽이건 기분좋고 편한 쪽을 택하도록 한다.
(6) 이렇게 일단 자세를 취하고 나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어디건
긴장된 부위는 없는지 점검한다.
(7) 마지막으로 눈은 희미한 광선이 흘러들 정도로 반쯤 감거나
가늘게 뜬다. 입을 가볍게 다물고 혀끝이 윗잇몸 안쪽에 닿도록 한 채
양미간을 펴면서 웃을듯 말듯한 표정을 짓는다.
이상이 우두커니 앉은 자세의 요점이다. 다시 한번 읽으면서 연습해
보자.
방바닥이나 침대 위에 앉는 경우에는 한국인 남성이 평상시에
온돌방에 앉는 것과 같은 편한 자세면 된다. 즉 양다리 하퇴부를
교차시켜 양발을 다른쪽 대퇴 밑에 넣고 앉는다. 또는 좌우 하퇴부를
포개고 앉아도 된다. 허리를 곧게 펴기가 힘들면 궁둥이 밑에만 방석을
괴도록 한다. 그 밖의 요령은 의자에 앉는 경우와 같다.
우두커니 서 있기
한번은 기공을 처음 배우는 사람들을 세워놓고 바른 자세를 취해
보라 했더니 일제히 군대식 차려자세를 취하는 바람에 실소를 금하지
못한 적이 있었다. 이것도 군사 문화 덕분인지는 모르겠으나, '차려'란
앞으로 떨어질 명령에 대비해서 정신을 바짝 차리라는 뜻으로 고도의
긴장 상태를 요구한다. 그런 자세로는 오래 버텨내기 어렵다. 그러기에
군대에서도 차려 뒤에는 곧 쉬어가 따른다. 기공의 견지에서 본다면
쉬어자세가 바른 자세이고 우두커니에 가까운 자세이다.
우두커니 선 자세의 요점도 앉은 자세와 대동소이하다.
(1) 양발을 어깨 너비로 벌리고 서되 앞뒤로 평행이 되게 한다.
양무릎의 힘을 빼고 무릎 관절을 느슨하게 하는데 무릎을 조금 굽힌 것
같기도 하고 굽히지 않은 것 같기도 한 모양이 된다.
(2) 허리를 곧게 펴고서 몸통이 전후좌우 어느 쪽으로 기울지나
않았나 살펴본다. 그렇다고 해서 허리 근육을 긴장시켜서는 안 되며,
특히 배를 앞으로 내밀지 않았으나 확인해야 한다.
(3) 가슴은 힘을 주어 펴거나 내밀지 말고 근육을 이완시켜
양어깨끝이 조금 오므라진 모양이 되게 한다. 그렇게 하면 등쪽 좌우
견갑골 사이가 충분히 펴진다.
(4) 머리는 앞으로 수그리지도 뒤로 젖히지도 말고 턱을 약간
당기는데, 마치 머리끝이 무엇에 매달려 목이 위로 뽑혀 올라가는 것
같은 모양이 되게 한다. 그렇게 하면 목덜미가 곧게 펴져서 목뼈가
가지런해진다.
(5) 어깨는 힘을 쑥 빼서 아래로 가라앉도록 하고, 팔은 어깨에
매달린 듯이 좌우로 축 늘어뜨리되 몸통이 밀착되지 않도록 겨드랑이
밑에 공간을 둔다. 손가락도 힘을 주지 말고 자연스럽게 펴도록 한다.
(6) 이렇게 일단 자세를 취하고 나서,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어디건
긴장된 부위가 없는지 잘 살펴본다.
(7) 마지막으로 시선을 수평으로 해서 멀리 앞을 바라보거나 눈을
반쯤 감거나 한다. 입은 가볍게 다물고 혀끝이 윗잇몸 안쪽에 닿도록
하고서, 얼굴 근육을 활짝 풀어 금세 웃기라도 할 듯이 온화한 표정을
짓는다.
우두커니 서 있는 자세를 기공에서는 '자연식 선 자세'라고 부른다.
자연식 선 자세는 서서 하는 모든 공법의 기본 자세가 될 것이므로 잘
파악해 주어야 한다.
자세 연습은 큰 거울을 이용하거나 두 사람이 서로 틀린 점을 지적해
주면서 하는 편이 효과적이다. 다시 한번 되풀이하자면, 얼핏 보아서
긴장된 데가 없어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보이면서도 비뚤림이 없는
자세라고 생각된다면 일단 합격점을 매겨도 될 것이다.
하지만 이것으로선 우두커니의 첫 단계인 겉모양이 갖추어졌을
뿐이다. 우두커니의 내실을 기하려면 두서 단계를 더 밟아야 한다.
그러면 다음 학습으로 넘어가자.
긴장을 이완시키는 방송법
앞에서 배운 우두커니 자세, 즉 우두커니의 겉모양을 어느 정도
갖추는 것 만으로 불필요한 긴장이 모두 풀리고, 마음도 조용하고
느긋해져서 기분좋은 공백 상태로 들어갈 수 있다면 더이상 말할
필요도 없겠으나 실제로는 그것이 누구에게나 그처럼 간단하게 되는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이미 습관화된 심신의 긴장을 대번에
이완시킨다는 것이 그다지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긴장을 이완시키거나 푸는 것을 기공에서는 '방송'이라 한다. 방은
얽매임을 풀어준다. 그냥 내버려 둔다는 뜻이고, 송은 구멍이 숭숭
뚫린 것처럼 느슨하고 터부룩한 상태를 말한다. 그러니까 방송이란
긴장을 풀어 신체 조직을 부드럽고 설피게 함으로써 액체건 기체건
자유롭게 통할 수 있게 한다는 뜻이다. '방송'을 긴장이완 또는
릴랙세이션이란 말로 대체할 수도 있겠으나 그 내용과 어감에 차이가
있으니 생소한 용어이기는 해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좋겠다.
방송이 우두커니의 요체임은 독자들도 이미 알아차렸을 테지만,
방송이 잘 되느냐 못 되느냐에 따라 연공의 성패가 좌우된다. 그래서
방송은 연공의 열쇠라고 말하기도 한다.
방송이라는 것이 이처럼 중요한만큼 그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다.
그것을 방송법이라 한다.
여기서는 우두커니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 활용할 수 있는
간단한 방송법 몇 가지를 소개하겠다. 그 중에서도 근육을 한껏
긴장시키거나 신전했다가 갑자기 탈력함으로써 긴장이완 효과를 얻는
방법, 팔과 손을 흔들어서 긴장을 푸는 방법 등은 동작이 수반되므로
동작방송법이라고 한다.
우두커니 앉은 자세나 선 자세를 취하고서 한 가지씩 차례로 연습해
보자. 그리고 자기에게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앞으로 우두커니를
할 때마다 준비 동작으로 택하면 좋을 것이다.
동작방송법 1
양팔을 앞쪽으로 쳐들어 머리 위로 올린다. 천천히 숨을 들이쉬면서
양손바닥을 위로 가게 뒤집어(양손을 깍지껴도 된다), 양팔에 힘을
주어 하늘을 치받치듯 한껏 뻗음과 동시에 허리와 가슴을 쭉 펴는데
여기서 2--3초 동안 호흡과 동작을 멈춘다. 이때 기지개를 켜듯 상체를
조금 뒤로 젖혀도 무방하다. 뒤이어 갑자기 팔의 힘을 빼고 아래로
내리면서 천천히 숨을 내쉰다. 보통 3회 정도 반복하고 나서
우두커니로 들어간다.
동작방송법 2
양어깨를 바짝 위로 치켜올린다. 목은 반대로 움츠린다. 2--3초 동안
그대로 긴장을 유지하다가 갑자기 탈력하면서 어깨를 탁 떨어뜨린다.
호흡을 배합할 때는 어깨를 치켜올릴 때 들숨, 긴장유지 때는 숨을
멈추었다가 탈력과 함께 날숨. 두서너 번 반복한 후에는 조용히
우두커니 자세로 들어간다.
이것만으로 목의 긴장이 풀리지 않을 때는 천천히 목을 돌린다. 우선
시계바늘 방향으로 3회 돌리고 나서 반대 방향으로 3회 돌린다.
동작 방송법 3
양팔을 자연스럽게 펴고서 양손을 흔들기 시작하는데, 손목 관절
아래 부분을 앞뒤로 또는 좌우로 잘게 빠르게 흔들어댄다. 손가락은
자연스럽게 안으로 조금 굽은 모양이 된다. 어깨의 힘을 빼서
손흔들기의 진동이 팔에 전달되고 온몸에 파급되도록 한다. 호흡은
한시도 중단됨이 없이 잔잔하고 고르게 계속되어야 한다.
그렇게 1분 가량 흔들고 나면 손끝이 화끈거리거나 팽창하는 느낌이
든다. 그런 다음에는 다른 방송법을 해도 되고 그냥 조용히 우두커니로
들어가도 된다.
호흡방송법
평상시에는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숨을 쉬고 있지만, 들숨과 날숨은
인체 기능에 각기 다른 영향을 주고 있다. 즉, 들숨은 교감신경을
자극하고 날숨은 부교감신경을 자극하는데, 교감신경이 작동하면
긴장을 초래하고 부교감신경이 작동하면 반대로 긴장이 이완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방송을 위해서는 부교감신경이 작동하도록 날숨을 길게
하면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극도의 긴장 상태에서 자기도 모르게 후 하고 내쉬는 한숨은 숨막힐
것 같은 긴장에서 벗어나려는 본능적 구급법임을 알 수 있다.
이것을 방송에 응용하는 것이 바로 호흡방송법이다. 앞에 소개한
동작 방송법 중 두 가지는 긴장을 이완시키는 동작과 함께 숨을
내쉬도록 되어 있다. 이것 역시 호흡 원리를 응용한 방송법이기는
하지만, 주가 되는 것은 동작이고 호흡은 그것을 돕는 구실을
할뿐이다.
호흡방송법은 동작 없이 숨만을 길게 내쉬면서 긴장된 부위를
방송하는 것이다.
우선 들숨은 짧게 하되 충분한 양의 공기를 들이마신 후, 숨을
천천히 길게 내쉬면서 목의 근육을 이완시킨다. 다음번엔 숨을 천천히
길게 내수면서 어깨의 근육을 이완시키고, 그 다음엔 손가락, 또 그
다음엔 허리, 하는 식으로 긴장된 부위를 차례로 이완시켜 나간다.
어느 한 부위가 특히 긴장되어 있을 때는 몇 번이고 날숨을 반복하면서
그 부위를 이완시킬 수도 있다.
숨을 내쉬면서 긴장을 이완시킨다고 하지만 거기에는 의념의 도움이
필요하다. 즉 목을 이완시킬 때는 마음속으로 날숨과 동시에 목의
긴장이 정말로 풀리고 있다고 상상하는 것이다.
동작방송법에서 호흡이 동작을 돕는 것과 마찬가지로
호흡방송법에서는 의념이 호흡을 도와서 방송 효과를 높여 준다고 보면
된다.
의념방송법
차멀미를 한번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차로 먼길을 떠날 때마다
자기가 또 차멀미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십중팔구는
차멀미를 하기 십상이다. 그런 사람에게 차멀미와 관계없는 알약을
멀미약이라고 속여 먹게 하면 십중팔구는 멀미를 하지 않는다. 이와
유사한 일은 얼마든지 있다.
우리의 몸은 '생각'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한다. 기공에서는 생각을
의념이라 하고 의념을 적절히 조절하는 법을 조심 또는 의념법이라고
한다.
물론 의념의 힘으로 심신을 방송할 수도 있다. 그렇게 하는 의념법을
의념방송법이라고 한다.
앞의 호흡방송법에서, 목의 긴장이 정말로 풀리고 있다고 상상하는
부분만을 따로 떼어낸다면 그것 역시 하나의 의념방송법이다.
그러면 의념방송법의 본보기로 '봄볕 방송법'이라는 것을 소개해
보기로 한다.
봄철 한낮 양지바른 곳에 혼자 조용히 서 있다. 따사로운 봄볕이
내리쬐어 따스한 기운이 얼굴을 간지럽힌다. 어쩐지 마음이
즐거워지면서 얼굴엔 저절로 미소가 떠오른다. 따뜻한 봄볕은 목덜미를
말랑하도록 녹이고 나서 어깻죽지로 스며든다. 어깨의 긴장이 풀리고
양팔에도 따뜻한 기운이 흘러내리기 시작한다. 이윽고 손가락끝까지
나른하게 느껴지다가 마침내는 완전히 녹아 버린 듯 양팔과 양손의
존재조차 의식할 수 없게 된다. 봄볕의 따스한 기운은 가슴과 등, 배와
허리를 포근히 감싸듯 흘러내리고 가슴속 뱃속에까지 깊이 스며들어
근육과 뼈와 내장의 조직 사이사이에 엉겨 붙었던 석회질 노폐물을
말끔히 녹여서 그것을 다리와 무릎, 정강이와 발목, 발가락끝으로
내려보내 땅속으로 배출해 버린다. 이제는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온몸이
마치 탄력있고 가벼운 스폰지 덩어리로 변해 버린 것 같이 된다.
봄볕으로 충만된 하늘과 땅 사이에서 스폰지가 된 몸은 따스한
대자연의 생기를 흠뻑 머금고, 그 기는 살갗의 모든 땀구멍, 털구멍을
통해 거침없이 흘러들고 흘러나간다. 이제는 금세라도 표연히 공중으로
떠오를 수 있을 것만 같다. 대자연과 일체가 된다 함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다 함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인가...
이와 같은 상상속에 깊이 잠겨들 수 있다면 몸도 마음도 더할 나위
없는 방송 상태에 이르게 됨은 물론이다.
위의 방송법은 수많은 의념방송법 중의 한 예에 지나지 않는다.
봄볕대신 샤워기에서 나오는 따뜻한 물이 머리 위에서부터 가슴, 배로
해서 다리 앞쪽으로, 등, 허리로 해서 다리 뒤쪽으로, 그리고 어깨,
겨드랑으로 해서 다리 옆쪽으로 차례차례 흘러내리면서 긴장을 해소해
주는 것으로 상상하는 '온수 삼선 방송법'이라는 방송법도 있다. 이
방송법을 해도 무방할 것이다. 날씨가 더운 여름철에는 차라리
'산들바람 방송법', '가랑비 방송법' 이 적합할는지 모른다.
올바른 호흡법
무리한 호흡은 금물
'우두커니'도 하나의 어엿한 기공 공법이라면 연공의 세 가지 요소를
고루 갖추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여태까지 배운 것은 첫째
요소인 조신에 해당하는 부분이었으니, 이제는 둘째 요소인 조식, 즉
호흡법에 관해 얘기하는 게 순서일 것이다.
호흡법에 관해 얻어들은 바가 있는 초보자 중에는 조신이나
조심보다는 조식에 관심이 많아서, 처음부터 "그럼 호흡은 어떻게
합니까?" 하고 재촉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가르치는 사람 입장에서는
호흡법 같은 건 되도록이면 동공의 기초 연습이나 끝낸 후로 미루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의 재촉을 언제까지나
모른 척하기도 어려운 일이니 차라리 이쯤에서 간단하게나마 예기를
하고 넘어가는 편이 나을 것 같다.
호흡이라는 것을 단지 산소의 흡입과 탄산가스의 배출이라는
면에서만 파악한다면 그것은 너무나 얕은 생각이다. 숨을 쉰다는 것은
생명 활동의 근원이라고도 할 수 있으므로 그것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생리기능과 정신면에 여러 가지 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그래서 옛날부터 각양각색의 호흡조절법이 안출되어 전해 오고
있으며, 정공 계열의 공법에서 신비니 비술이니 하는 것도 대부분이
호흡과 관련되어 있다. 심지어 호흡은 일종의 예술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다 보니 기공을 수련함에 있어 인간의 본성에 적합한 자연스런
호흡이 경시되고 무언가 유별나고도 인위적인, 쉽사리 터득할 수 없는
복잡한 호흡법이라야 한다는 그릇된 풍조마저 생기게 되었다. 특히
정공에서는 동작이 없으니 호흡이 연공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지라
단전호흡법을 비롯하여 폐식법이다 태식법이다 해서 무리한 호흡연습을
강행해서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는 예가 비일비재하다.
현대 기공에서는 자연에 거스르는 모든 인위적인 호흡법을 엄중히
경계한다. 호흡법이 지니는 무한한 가능성을 부정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 무한한 가능성에의 접근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호흡법의
정도는 어디까지나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자연스런 수련 방법,
무리없는 점진적 단계를 밟아 올라가는 방법에 있음을 깊이 명심해야
한다.
자연식 호흡 / 숨결 고르기
그렇다면 자연스런 수련 방법이란 어떤 것인가. 그 첫단계는 각자가
평상시의 호흡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잘못된 점을 조금씩 고쳐
나가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다음 단계는 인간의 생리적인 본성에
적합한 보편적인 호흡 방식을 점차로 터득하는 과정이다.
첫단계에 대해서 좀더 얘기해 보자. 평상시의 호흡 방식은 각자의
신체 조건이나 습관에 따라 장기간에 걸쳐 형성된 것이나 누구나가 다
같을 수는 없다. 호흡할 때 주로 가슴 부위만 들먹거리는 사람, 복부를
주로 불룩거리는 사람, 가슴과 복부를 함께 움직거리는 사람, 이렇게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첫단계에서는 이러한 각자의 호흡 운동 양식을
굳이 바꾸려들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나 두드러지게 자연스럽지 못한 점이 있다면 그런 것은 점차로
개선해 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예를 들어, 유달리 숨을 할딱거릴
만큼 호흡이 짧다든가, 어깨를 들먹거리며 숨을 쉰다든가, 숨결이
빨라졌다 느려졌다, 깊어졌다 얕아졌다 한다든가, 쓸데없이 한숨을
폭폭 내쉰다든가, 코를 벌름거리며 거칠게 숨을 쉰다든가 한다면
자연스런 호흡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렇게 비자연적인
호흡을 하는 데는 반드시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다시
말해서 몸과 마음이 온전한 상태에 있지 않다는 징조인 것이다.
그러므로 첫단계에서는 호흡을 '고르게' 하는 데 중점을 둔다.
호흡이 짧으면 짧은 대로, 길면 긴 대로, 일정한 속도와 공기의
흡입량만을 한결 같이 유지한다는 뜻이다. 호흡을 고르게 하지 않고는
결코 다른 어떤 결함도 교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호흡
연습의 첫단계는 '숨결 고르기'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앞으로 이
책에서 '자연식 호흡법'이라고 부르게 될 호흡 방식의 기본이 되는
것이기도 하다.
우두커니 기공의 순서는 우선 겉모양(자세)을 갖추고, 다음에는
방송으로 긴장을 풀고, 그 다음에는 숨결 고르기로 들어가게 된다.
얼마 동안 이 단계에 머물면서 연습을 계속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비자연적인 호흡 습관이 교정되면서 숨결이 점점 가늘어지고
길어지고 깊어지고 느려지게 된다. 그것이 바로 자연식 호흡법의
이상형이긴 하지만 일조일석에 되는 것이 아니므로 절대로 서두르지
말고 느긋한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한 가지 덧붙여 말해 둘 것은, 잘못된 호흡 습관의 교정은 우두커니
기공만으로도 가능하지만, 뒤에 배우게 될 동공을 병행하면 교정을
훨씬 앞당길 수 있다는 점이다. 잘못된 호흡 습관은 주로 비뚤어진
자세, 호흡 운동에 관여하는 가슴, 등, 배, 옆구리 등의 근육 경직에
기인하므로 동공 수련으로 근육의 유연성을 회복하려면 정상적인 호흡
운동으로 되돌아올 수 있기 대문이다.
자연식 복식호흡
숨결 고르기에 익숙해지면 다음 단계로 인간의 생리적 본성에 보다
적합한 호흡 양식을 연습한다. 인간의 호흡 방식에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대체로 세 가지 유형이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생리적 본성에
적합한 것은 복부를 조금씩 불룩거리면서 숨을 쉬는 유형이다. 이것을
흔히 복식호흡이라 하는데, 갓난아이들이나 건강한 남성이 잠잘 때
이런 식으로 호흡을 한다.
복식호흡은 숨을 들이쉴 때 배꼽을 중심으로 하는 하복부가 조금
솟아오르고 내쉴 때는 복부가 꺼져 들어간다. 복식호흡의 장점은
횡격막의 상하운동 폭이 확대되어 공기의 흡입량도 그만큼 증가되며,
따라서 더 많은 양의 산소와 기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횡격막의 상하운동으로 복부 내장에 안마 작용을 가한다는 것도 커다란
장점이다. 복식호흡이 생리적 본성에 적합하다는 것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기공에서는 이것을 '자연식 복식호흡' 또는 '복식 순호흡'이라 해서
연공시의 기본 호흡법으로 삼는다.
복식호흡 연습은 선 자세에서나 앉은 자세 또는 누운 자세에서도 할
수 있으나 앉은 자세가 연습에 편리하다.
앉은 자세와 선 자세에서 복식호흡을 하는 요령은 숨을 내쉴 때
의식적으로 아랫배에 약간 힘을 주어 들이민다는 데 있다. 그렇게 한
후 배의 힘을 빼면서 숨을 들이쉬면 들어갔던 배가 저절로 원래의
모양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다시 말해서, 배를 불룩 내밀었다가
되돌아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 들이밀었다가 되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이 점에 특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누운 자세에서 복식호흡을 연습할 때는 요령을 달리 해야 한다. 즉
숨을 들이쉴 때 의식적으로 배를 조금 내밀었다가 내쉴 때는 배의 힘을
빼면서 원래의 모양으로 되돌아가게 한다. 천장을 보고 바로 누우면
힘을 주지 않아도 저절로 배가 꺼져 들어가기 때문이다.
어느 경우에나 배에 무리하게 힘을 주어 불룩불룩거려서는 안 되며,
무리가 없는 범위 내에서 조용하게 배가 움직거리도록 해야 한다.
복식호흡법 연습은 우두커니 앉거나 서 있을 때마다 방송법에
연이어서 하면 된다. 처음엔 10--20회 가량 하고 나서 잠시 평소의
호흡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반복하도록 한다. 익숙해지는 정도에 따라
점차로 호흡 횟수를 늘려나간다.
자연식 호흡법이건 복식 순호흡법이건 호흡 연습을 할 때에는 의식을
오직 자신의 숨결에 집중하거나, 마음 속으로 하나, 둘, 셋 하면서
호흡 횟수를 세는 것으로 잡념을 물리치도록 한다. 이것은 일종의
의념법으로서 조심의 범주에 드는 방법이다.
복식호흡법에는 자연식인 복식 순호흡과는 반대되는 인위적
호흡조절법(복식 역호흡법)도 있으나 여기서는 논외로 하겠다.
이상으로 호흡법에 관해 대강 얘기한 셈이지만, 끝으로 한번 더
강조한다면, 호흡법 연습은 절대로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처음
얼마 동안은 자연식 호흡법 연습에만 전념하고, 그것에 숙달되고 난
후에 복식호흡법 연습에 들어가도록 당부한다.
잡념을 물리치는 의념법
입정을 방해하는 잡념
우두커니 기공의 조신(자세)과 조식(호흡)을 배웠으니 이제는 조심,
즉 의념법을 배울 차례가 되었다.
의념법에 관해서는 책머리의 기공 문답과 방송법에서도 언급한 바
있거니와, 의념법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 하나는 의념의 힘으로
인체의 기능에 변화를 일으키거나 체내의 기의 흐름을 조절하는
것인데, 앞에 나온 의념방송법은 여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마음의 평온을 방해하는 잡념을 물리치고 무념무상의
고요한 상태(입정)에 도달하는 것인데, 우두커니 기공에서의 의념법은
여기에 해당한다.
그런데 무념무상의 공백 상태, 즉 입정 상태는 쉽사리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설혹 올바른 자세를 취하고서 호흡을 고르고
조용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하더라도 마음속에서는 쉴새없이 오만
가지 잡념이 출몰하는 게 보통이다. 그리고 잡념이란 물리치려고 하면
할수록 더욱 기승을 부리기 마련이다.
잡념을 따돌리려면 술책을 쓸 필요가 있다. 다름아니라 무언가 다른
한가지 생각에 골몰하든가 한 가지 대상에 의식을 집중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잡념이 끼여들 자리가 없게 된다. 이러한 방법은 의념법의
핵심이 되는 것으로서 의수법이라 한다.
앞의 호흡법 연습에서 자기 숨결에 의식을 집중한다든가, 마음속으로
호흡 횟수를 센다든가 하는 방법도 잡념을 물리치는 효과적인
의수법으로서 전자를 호흡의수법, 후자를 수식법이라 부른다.
단전의수법
의수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앞에서 이미 두 가지(호흡의수법과
수식법)가 나왔으니 우두커니에 가장 적합한 단전의수법이라는 것 한
가지만 더 소개하겠다.
우두커니 앉은 자세나 선 자세를 취하고서 조용하게 복식호흡을
시작한다. 복식호흡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제 궤도에 오르면 호흡
자체에는 더이상 주의를 기울이지 말고 오직 하복부가 들어가고 나오는
감각에만 의식을 집중한다.
이때 하복부의 수축 운동과 팽창 운동이 자연스럽고도 고르게 이어져
나가도록 해야 함은 물론이지만 그렇다고 의식적으로 배에 힘을
주어서는 안 된다. 다만 배가 움직이는 감각을 계속해서 추구함으로써
다른 잡념이 끼여들지 않도록 한다. 이것이 잘 안 되면 수식법을
배합해 본다. 그러나 이때는 코로 드나드는 숨결, 즉 날숨이나 들숨을
세는 것이 아니라 배가 움직이는 횟수를 센다.
단전의수를 하는 시간은 처음엔 5분 정도로 짧게 잡는 편이
무난하다. 그 대신에 하루에 몇 번이건 틈나는 대로 반복한다. 이것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의수하는 시간을 5분에서 10분, 10분에서 20분
또는 30분까지 점차로 연장한다.
단전의수법은 잡념을 물리치기에 적합할 뿐 아니라 단전에 기를
축적하고 기를 단련하는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의식을 단전에
집중하면 몸안의 기도 단전으로 모이게 되고, 복식호흡으로 단전
부위의 운동을 계속하면 그곳의 기가 단련되기 때문이다.
우두커니의 완성
이제 앉은 자세와 선 자세, 긴장을 이완하는 방송법, 숨결 고르기와
복식호흡법, 그리고 단전의수법으로 이어지는 우두커니 학습의
전과정이 끝난 셈이다.
아무것도 안하기를 하기 위해 꽤 많은 것을 배우기는 했지만,
그것들을 한 가지씩 차례로 하는 것은 연습 과정에서의 방법이다.
생활속에서 실제로 우두커니를 할 때는 그 모든 것을 동시에 해야
한다. 즉 자세를 취함과 동시에 온몸을 방송하는 한편 조용하게
복식호흡을 하면서 단전을 의수한다. 이로써 조신, 조식, 조심이
동시에 이루어지게 된다.
그리하여 자세에도 호흡에도 신경을 쓰지 않고 오직 하복부 단전의
움직임에 정신을 집중할 수 있게 되면 우두커니 학습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이때는 물론 에너지의 재충전이라든가
활동에서의 전환점 조성이라는 우두커니의 기본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 정도의 수련만 생활화해도 당초에는 기대하지도
않았던 뜻밖의 건강효과를 덤으로 거두게 된다.
그러나 우두커니를 철저히 완성하려면 마지막 문턱을 하나 더 넘어야
한다. 단전을 열심히 의수하고 있는 한 정말로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조용히 단전을 의수하기를 상당 시간
계속하다가 잡념이 더이상 끼여들 낌새가 보이지 않게 되면 그때는
의수도 하는둥 마는둥 배의 움직이는 감각에 더이상 주의를 기울이지
않도록 한다. 그렇게 점차로 무아의 경지에 들어가면 그것이 바로
입정이다. 그때야 비로소 우두커니도 완전하게 이루어지게 된다.
우두커니 내단공
기공 입문의 첫째 과인 우두커니 기공을 마무리짓는 뜻에서 정공공법
한 가지를 싣기로 한다. 북경의 제1급 종합병원인 서원의원 기공과
주임의사로 유명한 조광 씨가 제창하고 있는 간화기공의 한 종목으로,
원명은 '정련내단공'이다. 정공에 속하는 공법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지만, 그 모든 공법에서 군더더기랄 수 있는 것을 털어내고 또
털어낸 끝에 오히려 엉성한 모양으로 남은 것이 이 공법이다.
하지만 독자들은 이것이 바로 여태까지 배운 우두커니 기공의 요점을
정리한 것에 다름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독자들에게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원명에 '우두커니'를 삽입해서 '정련
우두커니 내단공' 또는 '우두커니 내단공'이라 부르기로 했다. 앞으로
독자들은 여기에 의거해서 우두커니를 생활화하면 될 것이다.
내단공을 엮은 조광 씨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과거 20여 년 동안 종합병원에서 기공 임상 치료에 종사하면서 내가
얻은 결론은 결론은, 기공 공법이란 첫째로 간단해서 배우기 쉬워야
하고, 둘째로 효과가 확실해야 하며, 셋째로는 부작용이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종래의 정공을 간화한 내단공을 엮어 가지고 도합 몇만
명에게 가르쳐 왔는데 꾸준히 연공한 사람들은 모두가 좋은 효과를
얻고 있다.
젊은 시절에 나는 각지의 스승을 찾아 여러 유파의 복잡하고도
오묘한 공법들을 많이 배웠다. 또한 간단하고 쉬운 공법들도 배웠다.
나중에 깨닫게 된 것은 공법에는 복잡한 것이 있는가 하면 간단한 것도
있고, 어려운 것이 있는가 하면 쉬운 것도 있으나 효과는 마찬가지라는
사실이었다. 결국 일반 수련자에게는 간단하면 간단할수록 좋은
공법이다. 복잡하고 심오한 공법은 기공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나 필요하다.
고서에서도 이르기를 "간단하고 손쉬운 법을 찾지 않음은 그릇된
길이라"고 했거니와 양법은 깊고 어려움에 있지 않고, 효과는
번잡함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북경 서원의원에서 내단공을 다년간 지도하면서 이와 같은
생각을 더욱 굳히게 되었다.
정련 우두커니 내단공
(자세)
앉아서도 누워서도 서서도 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온몸을
방송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지 유별난 자세를 취할 필요는 없다.
(호흡)
평상시처럼 자연스럽게 호흡하면 된다. 특별한 연습은 필요없고 다만
숨을 고르게 쉬기만 하면 된다.
(의념)
의식을 복부에 집중하면서 배의 기복 운동에 따라 뱃속에서 기의
덩어리가 점점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으로 상상하기만 하면 된다.
몸안에서 단을 빚고 단련한다는 뜻에서 이것을 '연내단'이라 한다.
(시간)
한 번에 5분 이상 30분까지, 피로를 느끼지 않을 정도로 한다.
(효과)
빠르면 당일에 효과를 볼 수 있다. 각종 만성병에 두루 효험이
있으며 특히 불면증과 소화불량에는 효과가 뚜렷하다.
(설명)
이 공법은 입정을 특별히 강조하지 않는다. 의념을 복부의 기복
운동에 집중하는 것이 바로 입정이다.
이 공법은 방송에 관해 설명하지 않는다.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우두커니 앉아 있거나 서 있으면 방송은 저절로 되기
마련이다.
이 공법은 호흡법에 관해 말하지 않는다. 숨쉴 때 배가 들어갔다
나왔다 하기만 하면 된다.
이 공법은 단전의 위치를 따지지 않는다. 복부가 바로 단전이 있는
곳이다.
이 공법은 의수의 부위를 따지지 않는다. 배가 불룩거리는 곳을
의수하면 된다.
이 공법은 주천(몸안의 기를 일정한 노선에 따라 의식적으로
순환시키는 이른바 운기법)을 말하지 않는다. 물이 가득 차면 도랑을
따라 흐르듯이 내기가 충만하면 제 길을 따라 저절로 순환하기
마련이다. 자연의 순리에 따르면 되는 것이지 인위적인 방법을 쓸
필요까지는 없다.
이 공법은 무슨 대단한 수행이나 고행이 아니다. 누구든지 언제
어디서나 일상생활속에서 잠깐씩 할 수 있는 가장 간편한
거병건신법이다.
연공 요결
우두커니 기공을 마치고 다음 과로 넘어가기 전에 연공의 요결인
글귀 하나를 적어야겠다.
이것은 모든 기공서와 스승들이 한결같이 강조하는 연공의 요결이요,
지침이다.
송이란 앞에서 이미 강조한 바 있는 방송을 가리키는 글자이다.
방송은 육체와 정신 양면에 걸쳐 이루어져야 하지만 대체로 육체 쪽에,
구체적으로는 근육의 긴장이완에 중점을 둔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온몸의 모든 근육을 일시에 이완시킨다는 뜻은 아니다. 그렇게
했다가는 서 있을 수도 앉아 있을 수도 없게 된다. 긴장시킬 필요가
없는 부위(근육)는 방송 상태에 있게 하되 꼭 필요한 부위의 긴장은
적당히 유지함으로써 송긴의 조화를 이루게 한다는 데 참뜻이 있는
것이다.
정이란 고요함이다. 몸도 마음도 호흡도, 그리고 동작이 있을 때는
동작마저도 모든 것이 조용하게 가라앉아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정은
육체보다는 정신면에, 즉 마음의 고요함과 안정에 중점을 둔다고 할 수
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마음이 그지없이 고요한 상태에 이르는 것을
입정이라 한다.
자연이란 억지와 꾸밈과 무리와 얽매임과 어색함이 없는 모양을
말한다. 이것은 자세와 동작, 호흡과 의념 활동에 이르기까지 연공
전체에 해당하는 원칙이다. 또한 이것은 연공에 임하는 마음가짐에도
해당한다. 특히 연공의 진보를 조급히 서두르거나 효과를 보려고
스스로를 다그치는 것 같은 태도는 경계해야 한다. 모든 것은 자연의
순리에 따라야 하는 것이다.
자연이란 말이 나온 김에 한 가지 덧붙여야 할 사항이 있다.
다름아니라 비뚤어진 몸을 무리하게 바로잡으려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방송을 통해 신체의 긴장이 부분적으로 풀리면 그 때문에 오히려
평소의 몸의 비뚤림이 더욱 노출되는 수가 적지 않다. 그러한 비뚤림은
오랜 세월에 걸친 그릇된 생활 습관이나 병적 상태의 결과로서
고착되어 버린 것이 대부분이므로 그것을 대번에 억지로
바로잡으려다가는 다시 긴장만 가중하는 역효과를 초래하게 된다.
기공을 처음 시작할 때는 남의 눈엔 어떻게 보이건 자기가 지금
자연스런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느껴지는 상태면 된다. 연공을
계속하다 보면 몸의 비뚤림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연히 바로잡히게
되는 것이다.
송정자연을 명심하자.
@ff
명공안내
대안기공
동물 동작의 모방은 화타의 '오금희' 이래 동공의 으뜸 가는
모티프로서 수없이 많은 공법을 낳았다.
동물 모방형 공법으로 오늘날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대안기공'이다. '학상장기공', '곽림 신기공'과 함께 80년대의 기공
황금기를 이루는 데 큰 몫을 담당했던 대안기공은 큰기러기의 다양한
몸짓 날개짓을 무용처럼 이야기에 담아 엮은 특색있는 공법이다. 전
64식과 후 64식으로 이루어진 이 공법은 그 독특하고 화려한 모양새도
모양새려니와 건강 효과가 뛰어나고 기감을 높여 강력한 외기를
방사하는 데 속효가 있는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배우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흠이랄 수 있으나 동작이 단조롭지 않아서 오래도록
싫증이 나지 않는다는 면도 있다. 특히 여성들에게 권할 만한
공법이다.
곤륜파 비전으로 전해 온 대안 기공의 마지막 종사는 올해 97세의
양매군이라는 할머니. 열세 살 때 조부에게 전수받은 후 한평생 혼자서
수련을 쌓아 오다가 여든 살이 넘어서야 세상에 공개함으로써,
대안기공은 일약 명공 중의 명공을 떠올랐고, 양매군 본인은
기공대사의 칭호를 받게 되었다. 장검을 들고 춤추듯이 발공을 하면
칼끝이 뻘겋게 달아오를 정도로 공력도 대단하다. 그의 유일한 한국인
직제자로 백재연 씨가 있다.
형신장기공
중국 기공에는 옛날부터 전해 온 고전적인 공법 이외에 70--80년대에
현대 기공가들이 새로 창편한 공법들도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이 책
제6과에서 소개하는 '도인양생공'을 비롯하여 '학상장', '곽림신기공',
'형신장' 등을 들 수 있다.
형신장은 북경의 기공가 방학명(방명)이 태극권, 형의권, 팔괘장,
주사장, 아미장, 통비권, 장권 등 각종 무술 권법과 역근경,
팔단금에서 따온 동작을 적절히 배합해서 10절로 엮어낸 동공
공법이다.
형신장이란 명칭은 '조형양신'이라는 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데, 몸의 형태를 다스려 정신력을 기른다는 뜻이다. 그 명칭에
걸맞게 형신장은 머리끝에서 발끝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모든 관절과
근육을 빠짐없이 움직이게 하여 비뚤어진 몸의 형태부터 바로잡도록
짜여져 있어서 건강 효과에 못지않게 건미 효과도 크다.
그보다도 형신장은 '봉기관정법'과 함께 방 씨가 표방하는
지능기공의 기초 공법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궁극적으로는 잠재능력
계발을 목적으로 삼는 공법이다. 이 공법의 국내 연구가로는 왕수원
씨가 있다.
제2과 기를 움직이는 몸놀림
동작이 있는 기공
정중동 동중정
제1과에서는 아무것도 안하는 기공인 우두커니를 배웠으니 이번엔
무언가를 '하는 기공'을 배울 차례가 되었다.
우두커니 기공이 움직임이 없는 기공이라면 '하는 기공'은 몸을
움직이는 기공이다. 전자를 정공이라 하고 후자를 동공이라 부른다는
것은 독자들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우두커니의 경우 표면상으로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정공인데도
실제로는 방송이다, 호흡이다, 의념이다 해서 눈에 띄지 않는 내면적인
움직임이 수반되었다. 이것을 기공의 정중동이라 한다. 반면에
동공에서는 겉보기엔 처음부터 끝까지 몸을 움직이지만 내면적으로는
정공 못지 않은 고요한 상태로 들어가게 된다. 이것을 동중정이라
한다. 동공을 배울 때는 무엇보다 먼저 연공중의 몸놀림이 결코 정신을
흥분시켜서는 안 되고 오히려 진정시켜서 그지없이 고요한 경지로
이끌어 주어야 한다는 점부터 유념할 필요가 있다.
신체언어로서의 몸놀림
우리가 몸을 움직인다는 것은 음식물을 먹는 것과 마찬가지로 생명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일 중의 하나이다. 생활속에서 몸을 적당히
움직이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해 주는 신체의 모든 기능이 쇠퇴해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상시에 몸을 움직일 기회가 적은 사람들은
일부러 운동을 하고 체조를 한다.
몸을 움직이는 기공도 체조를 해서 얻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일반 체조가 운동학의 견지에서 근육과
관절의 운동에 중점을 두는 데 비해 동공은 기의 통로인 경락의 운동에
중점을 둠으로써 몸안의 기를 다스린다는 또 하나의 효과를 얻게 된다.
그보다도 일반 체조와 동공의 근본적인 차이는 몸놀림에 대한 인식이
전혀 다르다는 데 있다. 체조에서는 몸놀림(동작)을 오직 인체의
기능과 연관지어서 생각하는 데 그친다면, 기공에서는 그 이상의
특별한 의미를 몸놀림에 부여한다.
인간은 음성 이외에 또 하나의 언어 수단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얼굴의 표정과 몸짓 또는 몸놀림이다. 이것을 가리켜 신체언어라고
부르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으나, 동양에서는 오랜 옛날에 이미
여기에 착안해서 기공속에 언어로서의 몸놀림, 신호 내지는 부호로서의
몸놀림을 체계화했던 것이다.
다시 말해서 동공의 몸놀림은 기의 통로인 경락에 대한 운동인
동시에 기를 움직이는 언어이고 신호이기도 하다.
기공에서의 '신체언어'는 현대 기공학에서 아직은 구체적으로
제기되지 않고 있는 개념으로서 나 자신의 해석에 불과한 것이기는
하지만, 몸놀림에 대한 이와 같은 인식은 연공의 질적인 수준을 급속히
향상시켜 주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둥글게, 부드럽게, 느리게
신체언어로서의 몸놀림에는 보편적인 표현상의 특징이 있으니 그것은
'둥글게, 부드럽게, 느리게'이다.
(둥글게)
주로 팔과 손의 움직임에 해당하는데, 동작의 선이 직선을 이루는 게
아니라 둥글둥글 원을 그리듯이 호형을 이루면서 진행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부드럽게)
일반 체조의 동작처럼 근육의 긴장을 위주로 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적절한 방송 상태에서 몸놀림은 어디까지나 유연해야 한다.
동작이 둥글둥글하면 자연히 부드러워지기 마련이지만, 부드럽게
움직이려면 저절로 둥글둥글하게 되므로 이 두 가지는 하나로 묶어서
생각하면 될 것이다. 요컨대 너울너울 춤추듯이 움직이도록 한다.
(느리게)
동공의 가장 큰 표면적인 특징은 동작이 아주 느리다는 데 있다.
동작의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심장에 부담을 주고 근육의 긴장을
더하게 한다. 느리고 느긋한 동작은 심장에 부담을 주지 않으며 근육의
불필요한 긴장을 없애주어 적절한 송긴도를 유지하게 한다.
위의 세 가지 몸놀림의 특징은 몸안의 기의 자유로운 흐름을 촉진할
뿐 아니라 움직임 속의 고요함이라는 동공의 목표에 쉽게 도달할 수
있게 하는 필수 조건이기도 하다.
네 가지 기본 동작
어느 나라 말에나 기본 패턴이 있어서 그것을 잘 배워 익히는 것이
언어 학습의 첩경인 것과 마찬가지로 기공의 몸놀림에도 기본적인
동작이 있어서 그 의미만 완전히 터득하면 기공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고 어느 공법이건 아주 쉽게 숙달할 수 있게 된다.
기공에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공법이 있으니 그것들의 동작도
무궁무진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어느 공법에나 공통되는 몇 가지 기본
동작이 뼈대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기공을 체계적으로 착실하게 배우려면 기본 동작부터
배우는게 올바른 방법이라 하겠다.
동공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동작은 '올리고 내리기'와 '열고
닫기'이다. 이를 기공 용어로는 승강, 개합이라 한다. 어느 공법에나
이 두가지 동작은 반드시 포함되어 있다. 다만 세부적으로 조금씩
차이가 있을 뿐이다.
승강, 개합 다음으로 기본이 되는 동작은 '밀고 당기기'와 '돌리고
굴리기'인데 기공 용어로는 퇴수, 선전이라 한다.
움직이는 기공, 즉 동공 학습은 위의 네 가지 기본 동작을 차례로
배워 익히는 데서부터 출발하기로 한다.
다음에 소개하는 각 기본 동작의 전형적 양식들은 모두가 유명한
공법속에서 내가 임의로 추려내어 제목을 붙인 것인데, 자세, 동작뿐만
아니라 호흡과 의념에 관한 설명도 곁들이기로 하겠다.
쉽고 간단하다 해서 우습게 생각하지 말고 한 가지씩 정성껏
연습하기 바란다. 한꺼번에 여러 가지를 하면 그만큼 효과도 클 것으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동작의 가짓수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정성이다.
기공의 '공'은 공을 들인다는 뜻인데 정성없이 어떻게 공을 들일 수
있겠는가.
날마다 시간을 정해서 꾸준히, 그리고 정성껏 수련한다면 다음에
소개하는 열네 가지 기본 양식 중 맨 처음것 한 가지만 수련해도 열
가지, 백가지 병을 예방하고 고칠 수 있다. 실제로 내가 아는 사람
중에는 그것 한가지만으로 고혈압을 고친 사람도 있다.
기공에는 연습과 수련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지금은 연습 단계니까
동작을 다 배우고 나서 본격적으로 정성 들여 수련을 하겠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첫날부터 연습이 곧 수련이라는 태도로 임해야
한다.
따라서 한 가지 기본 동작의 내용을 이해할 때까지는 다음 동작으로
넘어가지 않는 것이 진지한 학습 방식이다. 내용을 터득한 동작의
가짓수가 늘어 가면 그때는 그 동작들을 적절히 연결해서 연습하면 될
것이다.
올리고 내리기 / 승강운동
올리고 내리기는 태극운동
동공의 첫째 기본 동작인 올리고 내리기, 즉 승강운동은 팔과 손을
올렸다 내렸다 하는 동작인데, 경우에 따라서는 팔과 손의 오르내림에
맞추어 몸통과 다리의 승강운동을 함께 하기도 한다.
이러한 몸놀림이 신체언어의 기본 패턴이라면, 그것이 표현하는 뜻은
무엇인가. "회남자"를 보면, 아직은 음도 양도 없는 우주의 원초적
혼돈인 무극으로부터 가볍고 투명한 기는 상승하여 하늘을 이루고,
무겁고 탁한 기는 하강해서 땅을 이룸으로써 음과 양을 포함하는
태극이 이루어진다 하는 구절이 나온다. 승강운동은 바로 이것을
표현하고 있다.
우두커니 선 자세(자연식 선 자세)를 무극식 선 자세라고 부르기도
하는 것은, 그것이 바로 기공의 '원초적 혼돈'이고 거기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손을 위로 향해 쳐들어 올리면 기가 상승하고
아래를 향해 내리면 기가 하강한다. 이것은 바로 태극운동으로서
천지창조의 연출에 다름아니다. 그리고 이로부터 우주의 삼라만상이
생기듯 갖가지 기공 동작이 전개된다. 태극권을 비롯한 대부분의 동공
공법이 무극식 선 자세에서 시작되어 승강운동과 승강호흡으로
이어지는 데는 이같은 철학적 배경이 깔려 있는 것이다.
여기 소개하는 승강운동은 승강 1식에서 승강 2식, 승강 3식으로
나가면서 몸놀림은 점점 커지고 무릎의 굴신운동까지 배합되어
몸통마저 오르내리게 되지만, 세 가지 양식에 공통되는 것은, 그와
같은 몸놀림을 통해 체내의 맑은 기를 위로 올리고 탁한 기를 아래로
내려서 배출한다는 점이다. 독자들은 승강운동 연습을 통해
몸놀림(조신)과 호흡(조식)과 의념(조심)이 어떻게 하나로 결합되어
동시에 진행되는지를 이해하게 될 것이며, 한걸음 나가서 기공의
세계가 어떤 것인지를 어렴풋이나마 체험하게 될 줄 믿는다.
승강 1식
(자세)
우두커니 선 자세, 즉 자연식 선 자세를 취한 채 긴장을 풀고 잠시
호흡을 고른다.
(동작, 호흡)
(1) 천천히 숨을 들이쉬면서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한 채 하복부
아래로 양손을 모아 가운뎃손가락끝이 서로 닿을듯 말듯 가까이 가져간
후 계속해서 명치께까지 양손을 쳐들어 올린다.
(2) 손바닥을 뒤집어 아래를 향하게 하고 조용히 숨을 내쉬면서
상복부 앞을 거쳐 하복부 아래까지 내린 다음 양손은 대퇴부 양쪽으로
가져가서 원자세로 돌아간다.
(3) 다시 손바닥을 위로 향하면서 (1)(2)의 동작을 반복한다.
(의념)
양손을 올리고 내림에 따라 하복부(하단전)의 기가 명치
위(중단전)까지 거침없이 오르내린다고 의념한다(몸통 한가운데에는
아래위로 충맥이라는 기의 통로가 뻗어 있다).
아니면 농구공 크기의 기의 공을 양손으로 받쳐 들고 가슴께까지
천천히 쳐들어 올렸다가, 손바닥을 뒤집어 이번에는 물에 떠오르는
공을 아래로 지그시 내리누르는 것으로 상상한다.
(유의 사항)
(1) 다른 기본 동작과 함께 연습할 때는 3--6회, 즉 3--6호흡하는
것으로 족하다. 그러나 승강 1식만을 연습할 때는 20--30회까지
반복해야 한다.
(2) 목과 어깨가 긴장되지 않도록 유의하고, 정신집중을 위해 눈은
한줄기 미미한 광선이 흘러들 정도로 반쯤 감아도 된다. 양손이
오르내릴 때의 몸통과의 간격은 5cm 가량.
(3) 호흡은 들숨과 날숨을 승강 동작에 맞추는 것 이외에는 특별히
신경 쓰지 말고 자연식 호흡법에 따라 코로 들이쉬고 코로 내쉰다.
그러나 호흡의 속도가 동작의 속도를 결정하게 되므로 완만한 동작을
위해서는 호흡 속도를 좀 느리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 들숨에 4--5초,
날숨에 4--5초가 걸리도록 하면 1분에 6--8호흡이 되는데, 이 정도의
속도를 목표로 삼고 시계를 보면서 연습하도록 한다. 하지만 절대로
무리해서는 안 된다.
(4) 고혈압 환자로서 치료 효과를 얻을려면 동작과 호흡과 의념에서
방법을 약간 바꿀 필요가 있다. 첫째는 동작에서 손바닥을 위로 향하지
말고 그냥 아래로 향한 채 올리고 내리기를 한다. 둘째는 호흡인데
들숨을 조금 짧게 하는 대신에 날숨은 상대적으로 길게 한다. 이때
올리기의 동작이 조금 빨라지고 내리기가 좀더 느려지게 됨은
물론이다. 셋째는 의념인데 들숨엔 주의를 기울이지 말고 날숨에만
의식을 집중한다. 날숨과 함께 상체의 기가 아래로, 하단전이나
양다리로 쏠려 내려간다고 상상하는 것이다. 이것은 다른 모든 기본
동작이나 공법에도 해당하므로 고혈압인 사람은 잘 기억해 두어야
한다.
승강 2식
(자세)
승강 1식과 같은 자연식 선 자세. 방송에 유의하면서 양무릎의 힘이
빠져 있는지 확인한다. 1분 가량 조용히 호흡을 고른다.
(동작, 호흡)
(1) 양손바닥이 뒤를 향하게 돌린 후, 천천히 숨을 들이쉬면서
양팔을 앞쪽으로 어깨 높이까지 쳐들어 올린다. 이때 양팔은 평행을
이루고 손바닥은 아래를 향하게 된다.
(2) 천천히 숨을 내쉬면서 양팔을 아래로 내림과 동시에 무릎도 함께
굽히는데, 무리를 느끼지 않는 정도까지만 굽히도록 한다. 양손은
대퇴부 좌우까지 내려오게 된다.
(3) 다시 천천히 숨을 들이쉬면서 무릎을 폄과 동시에 양팔을 어깨
높이까지 쳐들면서 (1)(2)의 동작을 반복한다. 연습을 끝낼 때는
무릎을 구부리지 말고 팔만 아래로 내리면 된다.
(의념)
승강 1식과 같게 한다. 다만 '공놀이'의 경우는 농구공보다 훨씬 큰
풍선이 공중으로 떠오르는 바람에 그 위에 얹은 양손이 저절로 떠밀려
올라가는 것으로, 그랬다가 다시 아래로 지그시 내리누르는 것으로
상상한다.
유의 사항)
(1) 다른 기본 동작과 함께 연습할 때는 4--8회(4--8호흡)면 되지만
이것만 할 때는 20--30회 가량 반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팔꿈치관절과 손목관절은 춤추듯이 자연스럽게 율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즉 팔을 올릴 때는 팔꿈치관절이 펴지고 손목관절은
아래로 굽어지지만, 다 쳐들었다가 내릴 때는 팔꿈치관절이 약간
굽어지면서 처졌던 손끝이 위로 들려 올라가게 된다. 양팔의 불필요한
긴장을 완전히 이완시키면 자연히 그렇게 되기 마련이다.
(3) 무릎을 굽힐 때는 꼬리뼈를 수직으로 조금 떨어뜨리듯이 해서
윗몸이 앞쪽으로 수그러지지 않도록 유의한다.
(4) 승강 2식은 팔의 오르내림에 무릎굽히기와 몸통의 승강운동을
배합한 데 특색이 있으나 무릎의 굴신운동 폭(각도)이 팔의 운동
폭보다 훨씬 작기 때문에 동작을 일치시키기가 조금 어렵다. 즉 팔은
아직 내려오고 있는데 무릎은 벌써 다 구부러졌거나, 팔은 아직
올라가고 있는 중인데 무릎은 벌써 다 퍼졌거나 하는 수가 있다.
무릎을 서서히 굽히고 펴서 팔의 동작과 일치시키도록 한다.
(5) 승강 2식의 변형으로 팔을 올릴 때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하고
내릴때는 아래로 향하게 하는 방식도 있다. 또 다른 변형으로는, 처음
한번은 양팔을 앞으로 올렸다 내리고, 다음 한번은 좌우로 수평이 되게
올렸다 내려서 교대로 하는 방식도 있다.
(6) 호흡은 승강 1식과 같다. 호흡 속도를 1분에 6--8회가 되도록
한다는 것은 하나의 목표일 뿐이므로 각자 무리없는 범위 내에서
연습하면 된다. 연습을 계속하면 호흡은 저절로 길어지고 느려져서
1분에 6회는 물론이요, 4회까지도 어렵지 않게 된다.
승강 3식
(자세)
승강 1식, 승강 2식과 같은 자연식 선 자세를 취한다. 이 자세의
요령을 복습 삼아 다시 한번 읽어 보도록 한다. 그리고 1분 가량 방송
상태에서 숨을 고른다.
(동작, 호흡)
(1) 천천히 숨을 들이쉬면서 양팔을 앞쪽으로 쳐들어 올리되
손바닥은 위를 향하게 한다. 양팔을 계속 위로 올리면 손바닥은 머리
위에서 등뒤쪽을 향하게 되는데, 여기서 손바닥을 아래쪽(머리쪽)으로
향하게 돌리면서 손가락끝이 서로 마주보게 한다.
(2) 양손바닥을 뒤집어 위를 향하게 한 다음 천천히 숨을 내쉬면서
양팔을 좌우로 원을 그리듯 내림과 동시에 무릎을 굽히는데, 무리가
없는 정도까지 굽힌다. 좌우 바깥쪽을 향하면서 아래로 내려온
손바닥은 대퇴부 좌우에 이르러 안쪽을 향하게 된다.
(3) 천천히 숨을 들이쉼과 동시에 무릎을 펴서 상체를 일으키면서
다시 (1)(2)의 동작을 반복한다. 연습을 끝낼 때는 무릎을 구부리지
말고 팔만 아래로 내리도록 한다.
(의념)
우리 몸은 대기 속에 충만된 기에 싸여 있다. 기공 수련시에는
주위의 기의 농밀도가 특히 짙어져서 마치 수영장 물속에 잠겨 있을
때처럼 온몸에 수압 아닌 기압을 느끼게 된다(느끼지 못하더라도
그렇게 상상한다). 팔을 쳐들 때는 그 기의 일부를 양손으로 떠서 머리
위까지 받쳐 올렸다가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게 하면서 그 기를
정수리에 쏟아붓는 것으로 상상한다. 이것을 봉기관정이라 한다.
양팔을 아래로 내릴 때는 정수리에 부어진 기가 몸통 안팎과 양다리로
흘러내려 발바닥으로 해서 땅속으로 스며드는 것으로 상상한다. 이것을
안장세수라 한다. 정수리에 부어진 맑은 기가 온몸을 뼛골까지
씻어내려 탁한기를 발바닥으로 배출하는 것이다.
(유의 사항)
(1) 다른 기본 동작과 함께 연습할 때는 4--8회, 이것만 할 때는
20--30회 정도가 적합하다.
(2) 팔을 올릴 때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하여 머리 위까지 높이
올리는 것과 내릴 때는 좌우로 원을 그리며 내리는 것 이외에는 모든
것이 승강 2식의 유의 사항과 동일하다.
(3) 승강 3식의 변형으로 손을 좌우로 올려 앞쪽으로 내리는 방식도
있고, 올릴 때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게 하는 방식도 있다.
이상으로 승강운동의 세 가지 양식을 배웠으니 얼마 동안은 앞으로
나가려고 서두르지 말고 여기까지만을 되풀이해서 연습하기 바란다.
이렇게 간단한 몸놀림 속에 실은 기공의 모든 진수가 내포되어
있다는말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되면 그때 가서 다음 학습으로
넘어가도 늦지 않다.
제항운동
제항의 '제'는 들어올린다, 끌어올린다는 뜻이고, '항'은 항문을
가리키는 글자이다. 그러니까 제항운동이란 의식적으로 항문을 오므려
올렸다 풀어 내렸다 하는 운동이다. 좀 점잖은 말로 바꾼다면 항문
수축 운동이라 해도 된다.
제항운동은 "건강기공"에도 자세한 설명을 곁들여 수록했던바, 많은
독자로부터 신기할 만한 효과를 보았다는 기별이 있었다. 여기서는
설명은 생략하고 효과만을 간단히 열거하는 데 그치겠다.
(1) 항문의 병인 치질의 예방과 치료.
(2) 비뇨기, 생식기 계통의 모든 병, 즉 방광, 요도, 자궁, 전립선
등의 질환, 남녀 생식기 질환과 음부소양증 등의 예방과 치료.
(3) 신장, 방광, 직장의 질환과 암증의 예방.
(4) 남성 발기 능력의 강화, 조루증, 양위증의 해소.
(5) 여성의 질 수축력 강화, 불감증 해소.
이 밖에도 제항운동은 기공 수련에서 몸안의 기를 의식적으로
순환시키는 데(운기) 반드시 필요한 기초 훈련이다.
승강운동이 익숙해지면 거기에 제항운동을 배합하는데, 팔을 쳐들어
올리면서 숨을 들이쉴 때 항문을 오므리고 팔을 내리면서 숨을 내쉴 때
항문을 이완시킨다. 처음에는 너무 힘을 주지 말고 들숨이 끝나갈
무렵에 조금씩 오므리도록 한다. 요령을 터득한 후에는 점차로 조이는
힘을 강하게 하면 된다. 그렇지만 제항운동이 승강운동의 필수적인
조건은 아니다.
열고 닫기 / 개합운동
여닫기와 자기 개방
동공의 둘째 기본 동작은 열고 닫기, 즉 개합운동이다. '연다'는
것은 양손 사이를 벌리는 동작을 말하며, '닫는다'는 것은 벌렸던
양손을 가까이 모으는 동작을 말한다. 여기에는 기의 출입을 위해 몸과
마음의 문을 여닫는다는 뜻이 있다.
승강운동이 청승탁강의 자연 원리에 따라 내기(몸안의 기)의 상하
순환을 촉진한다면 개합운동은 내기의 전후, 좌우 순환을 촉진한다.
다시 말해서 승강운동이 몸통과 팔다리에 세로로 뻗은 모든 경락의
기의 흐름에 관여한다면, 개합운동은 그 경락들을 가로로 연결하는
대상순환에 관여한다고 할 수 있다. 이로써 내기의 수직, 수평 교류,
십자형 교류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보다도 개합운동의 진정한 의미는 글자 그대로 여닫기를 통해
외계인 대자연과의 교류를 활발히 하는 데 있다. 양손을 벌려서 여는
동작은 외계에 대한 자기 개방, 내기의 발산, 외기의 수용 태세 등을
뜻하며, 양손을 합쳐서 닫는 동작은 기의 수용, 농축, 배양 등을
뜻한다. 인간은 자신이 속해 있는 대자연과의 교류 없이는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자기 개방에도 적극적인 자세를 지녀야 한다.
개합운동의 여닫기 동작은 일종의 신체언어임에 틀림없지만 거기에
의념 작용이 배합될 때 온몸의 모든 털구멍, 땀구멍이 정말로 활짝
열리게 된다. 그리하여 내기는 거침없이 몸밖으로 발산되고 외기는
몸안으로 흡취되어 우리 몸은 대자연과 하나로 융합하게 된다.
여닫기와 같은 간단한 동작 하나에도 이러한 이치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것을 모르고는 의념 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질 리가 없고, 의념
활동이 빗나간 것일 때 손의 여닫기는 한낱 유치한 체조 동작에 그칠
뿐, 결코 높은 연공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여닫기 동작은 얼굴 앞(상단전 앞)에서도 하고, 가슴 앞(중단전
앞)에서도 하고, 하복부 앞(하단전 앞)에서도 한다. 물론 동작의
위치에 따라 작용도 다르다. 다만 하복부 앞에서 여닫기를 할 때는
'연다', '개방한다'는 의념은 하지 말아야 한다. 하복부는 체내의 기를
저장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호흡은 동작에 맞추어 손을 벌릴 때 숨을 들이 쉬고, 합칠 때 내쉬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독자들은 전형적인 개합 양식 네 가지를 배우게 될 것이다.
개합 1식
(자세)
자연식 선 자세 또는 우두커니 앉은 자세를 취하고 나서 양손을 얼굴
앞으로 올려 합장하듯이 모으는데 손바닥 사이를 1cm 가량 떨어지게
한다. 손가락 끝은 턱 앞에 오며, 턱과 손가락과의 간격은 약 10cm,
열손가락이 모두 위를 향하게 한다.
(동작, 호흡)
(1) 손가락에 일부러 힘을 주지 말고 자연스럽게 편 채 양손바닥이
닿을듯 말듯한 합장 자세를 유지하면서 2--3분 가량 조용히 숨을
고른다. 손바닥에 의식을 집중하면 얼마 안 있어 양손바닥 사이에
따뜻한 기운이 감도는 것을 느끼게 된다. 혹은 손가락에 팽창감을
느끼는 수도 있다.
(2) 숨을 들이쉬면서, 손 모양을 바꾸지 말고 천천히 양손바닥
사이를 조금 벌리다. 간격은 10cm 안팎이면 된다.
(3) 천천히 숨을 내쉬면서 다시 양손바닥이 거의 맞닿을 만큼
합친다.
(4) 위와 같이 개합운동을 반복하되 끝낼 때는 양손바닥을 아래로
향하면서 조용히 손을 내려 원래의 자연식 선 자세로 돌아간다.
(의념)
양손에 주의력을 집중하면서 여닫기의 반복에 따라 손바닥 사이에
기의 농밀도가 점점 높아지는 것으로 의념한다. 또는 손바닥 사이에
기풍선 같은 것이 끼여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요컨대 의식적으로
감각의 발생을 이끌어내도록 하는 것이다.
(유의 사항)
(1) 개합 1식은 기에 대한 손바닥의 감각을 예민하게 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이용되고 있다. 틈날 때마다 5--10분씩 수시로 연습하면
얼마 안있어 정말로 기감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된다.
(2) 호흡은 승강식과 마찬가지로 자연식 호흡법을 택하며 호흡
속도는 우선 1분에 6--8회를 목표로 삼도록 한다.
개합 2식
(자세)
개합 1식과 같은 자세를 취하는데 양손이 가슴(중단전)앞에서
합장하는 모양이 되도록 한다. 1식에 비해 손의 위치를 낮게 하고
손바닥 사이도 5--10cm정도로 넓게 잡는다. 손가락끝은 수직으로 위를
향하기보다 조금 앞쪽으로 기울게 한다. 손과 가슴의 간격은 20cm안팎,
동작에 앞서 잠시 호흡을 고른다.
(동작, 호흡)
(1) 천천히 숨을 들이쉬면서 양손을 벌리는데 팔꿈치로부터
들어올리면서 좌우로 당기면 양손바닥은 가슴쪽을 향하고 손가락끝이
서로 마주보게 된다. 다 벌렸을 때의 양손끝 사이는 30--40cm 가량
벌어진다.
(2) 숨을 천천히 내쉬면서 양손끝은 전상방으로 세워 다시 처음의
합장 모양으로 돌아가는데 손바닥 사이는 5--10cm 정도로 좁아진다.
이때 좌우로 쳐들었던 팔꿈치는 다시 아래로 떨어진다.
(3) 위의 개합 동작을 반복하다가 끝낼 때는 양손바닥을 아래로
향하게 하면서 조용히 손을 내려 원래의 자연식 선 자세로 돌아간다.
(의념)
양손을 벌릴 때는 가슴(중단전)이 활짝 열려 대자연의 기를 한껏
받아 들이는 것으로, 양손을 합칠 때는 받아들인 기가 중단전에서
농축되는 것으로 상상한다. 아니면, 양손을 벌릴 때는 손바닥 사이의
공이 크게 부풀어 오르는 것으로, 양손을 합칠 때는 부풀었던 공이
조그맣게 압축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유의 사항)
(1) 개합 2식은 1식에 비해 동작이 커졌고, 호흡에 따라 합장 모양이
풀렸다가 다시 되돌아갔다 한다. 이때 손목이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유의해야 한다.
(2) 다른 기본 동작과 함께 연습할 때는 4--8회, 이것만 연습할 때는
20--30회까지 해도 된다. 호흡 속도는 개합 1식에 준한다.
개합 3식
(자세)
자연식 선 자세. 양손을 하복부(하단전)앞에서 모아 합장 모양을
취하는데 손의 위치가 개합 2식보다 낮아지고 손끝이 앞쪽을 향한다는
점이 다르다. 손바닥 사이는 10cm, 손과 하복부 사이는 20cm정도로
간격을 둔다.
(동작, 호흡)
(1) 숨을 천천히 들이쉬면서 양손바닥을 아래로 돌려 손등이 서로
맞보게 한 채 손등 사이가 40--60cm까지 벌어지도록 양팔꿈치를 좌우로
당긴다.
(2) 천천히 숨을 내쉬면서 손바닥을 되뒤집어 마주보게 한 채 하복부
앞으로 손을 모아 처음의 합장 모양으로 돌아간다.
(3) 위와 같이 개합운동을 반복한다. 연습을 끝낼 때는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게 하고 조용히 손을 내려 원래의 선 자세로 돌아간다.
(의념)
양손을 벌릴 때는 콧구멍과 온몸의 털구멍을 통해 흡취한 대자연의
기를 하단전으로 모아들이고, 양손을 합칠 때는 모아들인 기가
하단전에서 농축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아니면, 손을 벌릴 때는
하단전에 저장된 기가 전신으로 확산되고, 손을 모을 때는 확산되었던
기가 하단전으로 되돌아 오는 것으로 의념한다.
(유의 사항)
(1) 개합 3식은 2식과 같은 내용의 동작이다. 2식이 '중단전
개합'이라면 3식은 '하단전 개합'이다. 다만 3식에서는 손을 벌릴 때
손바닥을 바깥쪽으로 향하게 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양손바닥을
그냥 마주보게 한 채, 또는 손바닥을 아래로 향한 채 좌우로 벌리는
방식도 있으나 여기서는 일단 위의 방식을 따르기로 한다.
(2) 손바닥의 방향 전환 때 손목 관절이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유의한다.
(3) 다른 동작과 함께 연습할 때는 4--8회, 이것만 따로 연습할 때는
20--30회 가량 반복한다.
(4) 호흡 속도는 1분에 6--8회를 목표로 삼고 연습하다가 그것이
수월해지면 1분에 4회까지 차츰 속도를 늦추어 나간다.
(5) 여러 공법에서 개합 3식을 연공 시작의 준비 동작으로, 또는
끝낼 때의 마무리 동작(수공)으로 삼고 있다. 그런 경우에는 여닫기
동작을 3회씩만 한다.
개합 4식
(자세)
자연식 선 자세에서 잠시 호흡을 고른다.
(동작, 호흡)
(1) 천천히 숨을 들이쉬면서 왼발을 한걸음 앞으로 내딛는데
발뒤꿈치만 먼저 땅에 닿게 하고 몸무게는 뒷다리(오른다리)에
실으면서 양팔을 좌우로 자연스럽게 어깨 높이까지 쳐들어 올린다.
이때 오른쪽 무릎은 조금 굽어지고 손바닥은 앞을 향한다.
(2) 숨을 천천히 내쉬면서 양팔을 앞으로 모으는데 앞다리(왼다리)로
몸무게를 옮기면서 왼발바닥으로 땅을 딛고 오른발뒤꿈치를 약간
쳐든다. 이때 왼쪽 무릎은 조금 굽어지고 오른쪽 무릎은 펴진다.
앞으로 모은 양팔은 마치 아름드리 나무 줄기나 큰 풍선을 얼싸안은 것
같은 모양이 된다. 손바닥은 가슴 쪽을 향하고 손끝은 서로 마주보게
되는데 양손끝의 간격은 10--20cm.
(3) 다시 숨을 천천히 들이쉬면서 양팔을 좌우로 크게 벌리는데
몸무게를 뒷다리로 옮기면서 앞발끝을 쳐들고 뒷발꿈치를 내려 (1)의
자세로 들어간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2)(3)의 동작을 반복한다.
(4) 예정된 동작 횟수의 반을 한 후 좌우 발의 위치를 바꾸는데,
마지막 들숨 때 팔을 벌리면서 왼발을 뒤로 물리고 날숨 떼 팔을
모으면서 오른발을 앞으로 내딛는다. 그 다음부터는 (3)(2)의 동작을
반복한다.
(5) 연습을 끝낼 때는 들숨이 끝나고, 날숨이 시작될 때 내딛었던
발을 뒤로 물리면서 양팔을 아래로 내려 자연식 선 자세로 돌아간다.
(의념)
팔을 크게 벌려 대자연의 기를 한껏 가슴 앞으로 모아들여 그것을
뱃속 깊이 들이마시는 것으로 상상한다. 아니면 가슴 앞으로 모아들인
기가 농축되면서 풍선처럼 점점 커져 한아름이 넘을 만큼 되어 간다고
생각한다.
(유의 사항)
(1) 개합 4식은 앞에 나온 개합식들에 비해 여닫기 동작이 크고
개방적이라는 데 특징이 있다. 팔의 개합운동에 있어 팔꿈치관절을 쭉
뻗은 채로 해서는 안 되고, 손목관절과 팔꿈치관절이 부드럽고도
율동적으로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
(2) 개합 4식은 두 다리를 앞뒤로 벌리고 팔의 여닫기에 따라
몸무게를 앞뒤로 움직인다는 또 하나의 특징이 있다. 이때 몸통은
완전한 방송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움직여야 하는데, 몸통의 움직임이
팔의 개합운동을 이끌고 있는 것같이 보여야만 이 동작이 제대로 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3) 다른 동작과 함께 연습할 때는 왼발을 앞으로 내딛고 4회,
오른발을 내딛고 4회, 도합 8회 정도면 족하다.
(4) 개합 4식에서는 특히 가슴이 크게 벌어지므로 이에 걸맞게
호흡도 깊고 길게 하도록 한다. 호흡 속도는 다른 기본 동작과
마찬가지로 1분에 6--8회 정도.
기감이라는 것
승강식에 뒤이어 개합식을 정성껏 연습하다 보면, 시간의 차이는
있을 망정 누구나가 손가락과 손바닥에 색다른 감각을 느끼기
마련이다. 흔히 느껴지는 것은 손이 더워지는 감각, 팽창하는 감각,
짜릿짜릿한 감각 등이다. 이러한 감각이 점점 뚜렷해지다가 연공이
일정한 수준에 이르면 양손바닥을 모을 때는 그 사이에 풍선이라도
끼인 것 같은 저항감을, 양손바닥을 벌릴 때는 자석처럼 서로 맞당기는
듯한 감각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모든 감각을 가리켜 기감이라 한다.
기감이란 내기의 왕성한 움직임으로 인해 발생하는 감각이므로
신체의 어느 부위건 기의 활동이 활발해질 때는 그런 감각을 느낄 수가
있다. 그러나 동공 수련시에 제일 먼저 느끼게 되는 부위는 손가락,
손바닥이다. 그렇잖아도 손가락, 손바닥은 우리 몸에서 가장 감각이
예민한 부위이다. 손의 동작이 승강, 개합을 주도하고 있는 데다가
그곳에 의식이 집중되다 보니 기의 흐름이 그리고 쏠려서 기감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기공을 하는 사람은 기라는 것의 존재를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그것은 근년에 여러 나라의 학자들이 과학적 실험을 통해 기의 실재를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연공자 자신이 연공중에 기감을 통해
생동적인 기의 존재를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감은 연공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정상적인
반응이며, 그것은 연공자에게 흥미와 자신감을 더해 줌으로써 기공에
더욱 정진할 수 있게 한다는 데 뜻이 있다. 기감에 대해서는 제3과에서
다시 언급하게 될 것이다.
올리고 내리고 열고 닫기 / 승강개합운동
동공에 속하는 공법이라면 어느것을 막론하고 몇 가지 기본 동작과
그 변형들을 다양하게 배합하고 연결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
본보기로 가장 초보적인 연결 방식 두 가지를 선보이기로 하겠다.
독자들은 그것이 승강식과 개합식을 하나로 묶은 것임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승강개합 1식
(자세)
자연식 선 자세를 취하고 방송 상태에서 잠시 숨을 고른 후, 무리를
느끼지 않을 정도로 무릎을 굽힌다. 이때 상체가 앞으로 수그러지지
않도록 한다.
(동작, 호흡)
(1) 숨을 들이쉬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무릎을 펴서 몸을 일으킴과
동시에 양팔을 앞으로 가지런히 들어올리는데, 가슴 높이에 이르면
아래로 향했던 손바닥을 서로 맞보도록 젖히면서 양팔을 좌우로 크게
벌리고 가슴을 편다. 여기까지 동작이 중단되지 않도록 하면서 계속
숨을 들이쉰다.
(2) 숨을 내쉬기 시작하면서 벌렸던 양팔을 가슴 앞으로 평행이 되게
가져와서, 손바닥을 다시 아래로 향하게 하여 가볍게 내리누르듯
하면서 무릎을 굽힌다. 양손은 좌우 대퇴 앞에까지 내려온다. 여기까지
계속해서 숨을 내쉰다.
(3) 다시 (1)(2)의 동작을 반복하는데, 끝낼 때는 숨을 내쉬며 팔만
내리고 무릎은 굽히지 않는다.
(의념)
팔을 크게 벌려 대자연의 기를 가슴 앞으로 모아, 손을 내리면서 그
기를 중단전으로 해서 하단전 깊숙히 거둬들이는 것으로 상상한다.
아니면 팔을 들어 벌릴 때 몸안의 기가 양팔을 거쳐 손바닥으로
발산되고 팔을 합쳐서 내릴 때는 손바닥으로부터 신선한 자연의 기가
ㅆ아져 들어와 팔과 가슴을 거쳐 하단전까지 이르는 것으로 생각해도
된다.
(유의사항)
(1) 승강개합 1식은 승, 개, 합, 강의 순서로 짜여져 있다. 다른
기본 동작과 함께 연습할 때는 4--8회, 이것만 할 때는 20--30회 한다.
(2) 동작중에 팔이 뻣뻣이 뻗어 있어서는 안 된다. 팔꿈치관절과
손목관절이 유연하게 율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3) 다른 모든 기본 동작에서도 그렇듯 여기서도 동작의 속도는
호흡에 따라 결정된다. 한번 숨을 들이쉬는 데 올리기와 벌리기(열기),
숨을 내쉬는 데 모으기(닫기)와 내리기 동작이 겹치게 되므로 호흡은
가능한 한 길게 하도록 연습한다.
(4) 기본 동작은 어느것이나 종합적인 건강 효과가 확실하다.
승강개합1식도 종합적 효과가 있으며 특히 만성기관지염, 폐기종 등
호흡기 질환과 중증이 아닌 심장병에 치료 효과가 있다.
승강개합 2식
(자세)
자연식 선 자세에서 잠시 호흡을 고르거나 준비 동작으로 개합 3식을
3회 하거나 한다.
(동작)
올리기
몸무게를 오른다리로 옮김과 동시에 왼발을 한걸음 앞으로 내딛는데
발뒤꿈치부터 땅을 짚으면서 몸통을 약간 좌전방으로 돌린다. 이와
병행하여 양손바닥을 몸통 쪽으로 향하게 하여 하복부(하단전) 앞으로
들어 올리는데 가운뎃손가락 끝이 서로 맞보게 한다. 계속해서 양손을
가슴(중단전) 앞으로 쳐들어 올리되 몸무게는 점차로 앞다리(왼다리)로
이동시킨다. 양손은 가슴 위에서 손끝을 위로 향하게 하면서
눈앞에까지 올리는데 이때 몸무게는 완전히 앞다리로 옮겨지고
뒷발꿈치가 조금 뜨게 된다. 여기서 손바닥을 서로 맞보도록 하는데
양손바닥의 간격은 5 cm 정도로 잡는다.
열기(벌리기)
양손바닥을 돌려 바깥쪽을 향하게 하면서 좌우로 어깨 너비보다 좀
넓게 벌린다. 동시에 몸무게를 점차 뒷다리로 옮기고 상체를 약간 뒤로
젖히면서 앞발뒤굼치가 조금 뜨게 한다.
닫기(합치기)
양손바닥을 안쪽으로 돌려 천천히 눈앞으로 모으는데, 그때
앞발뒤꿈치를 땅에 내리고 몸무게를 앞다리로 옮기면서 뒷발꿈치를
뜨게 한다.
내리기
눈앞에서 모은 양손을 내리는데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게 하여 가슴
앞에서 가운뎃손가락 끝이 서로 맞닿게 하면서 하복부 앞에까지
내린다. 동시에 몸무게는 앞다리에서 양다리 중간으로 옮겨진다.
여닫기
몸무게를 뒷다리로 옮김과 함께 손바닥을 밖으로 돌리면서 양손을
좌우로 벌린다. 다시 하복부(하단전)앞으로 손을 모으는데 몸무게는
양다리 중간에 온다. 손바닥은 몸통 쪽을 향하고 손끝은 서로 닿을 듯
말듯 하게 된다.
올리고 내리기
하단전에서의 여닫기 동작이 끝나면 양손을 천천히 중단전(가슴
앞)까지 올린다. 이때 가운뎃손가락 끝이 서로 맞닿는다.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게 하여 양손을 다시 내리는데, 이번에는 몸통도 함께
서서히 아래로 내려와서 쭈그리고 앉는 자세가 된다. 이때 앞다리
대퇴부는 수평을 이루고 뒷다리 무릎은 앞으로 굽어져 발뒤꿈치가
땅에서 뜬다. 상체를 곧바로 유지하되 허리를 이완시켜야 한다. 양손은
이미 무릎 앞에 나란히 내려와 있다.
여닫기
위의 자세를 취한 채 무릎 앞에서 천천히 한번 여닫기 동작을 한다.
요령은 하단전에서의 여닫기 동작과 같다.
올리고 내리기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양손도 손바닥을 위로 하여 하복부 앞으로
모은다. 동시에 몸무게는 뒷다리로 옮긴다. 뒤이어 양손을 쳐들어
올리는데 몸무게는 앞다리로 옮겨지고, 가슴 앞에서 가운뎃손가락 끝이
맞다는다. 손바닥을 뒤집어 아래를 향하게 하고 몸무게를 다시
뒷다리로 옮기면서 양손을 하복부 앞까지 내린 다음, 대퇴부 좌우로
돌아가게 하고 앞다리를 한 걸음 뒤로 물려 자연식 선 자세로
돌아간다.
연습을 끝낼 때는 시작할 때와 마찬가지로 잠시 호흡을 고르거나
개합 3식을 3회 한다. 이것은 마무리 동작(수공)으로 하는 것이다.
(호흡)
승강개합 2식은 1식에 비해 동작의 연결이 훨씬 복잡한 편이다. 이런
종류의 공법을 연습할 때는 처음부터 동작과 호흡을 일치시키려 하면
오히려 주의력이 산만해져서 동작도 호흡도 제대로 안 되고 긴장만
더하게 된다. 따라서 호흡에는 신경을 쓰지 말고 동작을 정확하고
유연하게 하는데만 중점을 두어야 한다. 호흡은 자연식 호흡법으로,
숨결이 한결같이 고르게 이어지기만 하면 된다.
(의념)
시종일관 동작에 주의를 집중한다. 그리고 양손의 여닫기로 모아진
기를 오직 하단전으로 이끌어 거두어들이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단전과
무릎 앞에서 열기(벌리기) 동작을 할 때도 하단전이 열리는 것으로
상상해서는 안 된다. 이미 거두어들인 기가 다시 흩어질까 염려되기
때문이다.
(유의사항)
(1) 승강개합 2식은 3회의 승강 동작과 3회의 개합 동작으로 엮어진
하나의 완전한 공법이다. 3회 하는 개합의 위치는 상, 중, 하로 각각
다르다. 얼핏 보기엔 복잡하고 어려울 것 같지만, 기껏해야 앞에서
이미 배운 승강, 개합이라는 두 가지 동작의 반복에 지나지 않는다.
책만 가지곤 못 배우겠다고 지레 포기해 버리는 독자가 없기 바란다.
(2) 연습은 4회쯤 반복하는 게 바람직하다. 싫증이 나지 않는다면
물론 더 많이 해도 좋다.
(3) 열기(벌리기)와 내리기를 할 때는 뒷다리에, 닫기(합치기)와
올리기를 할 때는 앞다리에 무게의 중심이 오도록 한다.
(4) 승강개합 2식은 항암공법으로 유명한 '관림 신기공'의 기본
공법의 하나로서 암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큰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암에 효과가 있다면 다른 모든 질환에도 효과가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병자가 치료를 목적으로 이 공법을 수련하는 경우에는
병중에 다라 세부적으로 각기 다른 모양을 취해야 한다. 예컨대 간장병
환자는 왼발 대신 오른발을 앞으로 내딛어야 하고, 고혈압 환자는 손을
올릴 때 손바닥을 아래로 향해야 하며, 동작의 속도와 의념, 연공시의
몸의 방향(동서남북) 등도 병중에 따라 각각 다르게 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중증인 환자가 수련하고자 할 때는 이 공법에 대한 연구와 지도
경험이 있는 기공 지도자의 지도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밀고 당기기 / 퇴수운동
승강, 개합 다음 가는 기본 동작에 밀고 당기기, 즉 퇴수운동이
있다. '민다'는 것은 글자 그대로 손으로 밀어내는 동작을 말하며,
'당긴다'는 것은 밀어냈던 손을 거둬들이거나 무엇을 자기쪽으로
잡아당기는 동작을 가리킨다.
동작만을 가지고 본다면 퇴수는 단순한 밀고 당기기라 하겠으나,
내용면에서는 안의 것을 밖으로 밀어내고 밖의 것을 잡아서 안으로
거둬들인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이것은 개합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몸안의 기를 내보내고 대자연의 기를 거둬들이는 (내기외방, 외기내수)
동작이다. 퇴수 식에도 여러 가지가 있으나 여기서는 두 가지만 소개
하기로 한다.
호흡은 동작에 맞추어 거둬들일 때 숨을 들이쉬고 밀어낼 때 내쉬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퇴수 1식
(자세)
자연식 선 자세에서 긴장을 풀고 잠시 호흡을 고른다.
(동작, 호흡)
(1) 천천히 숨을 들이쉬면서 몸통을 좌로 45도 돌리고 몸무게의
중심을 오른다리로 옮김과 동시에 왼발꿈치를 쳐들고 양쪽 무릎을 약간
굽히면서 양팔을 좌전방으로 쳐들어 올린다. 이때 손바닥은 아래를
향한다. 동작을 멈추지 말고 왼발꿈치를 전좌방으로 한걸음 내딛으면서
양손을 가슴 앞으로 거둬들이는데 손끝은 위를, 손바닥은 앞을 향하게
하고 팔꿉치는 아래로 떨어드린다. 여기까지 들숨을 계속한다.
(2) 숨을 천천히 내쉬면서 몸무게를 왼다리로 옮겨 왼무릎을 앞으로
구부리고 오른다리는 뒤로 뻗음과 동시에 양손바닥을 뻗어 전하방으로
호형을 그리듯이 하면서 앞쪽으로 밀어낸다.
(3) 숨을 들이쉬면서 몸무게를 천천히 오른다리로 옮기는데,
오른무릎을 약간 구부리고 왼무릎은 펴고 왼발끝은 위로 들리게 한다.
동시에 밀어냈던 양손을 후상방으로 해서 호형을 그리듯이 가슴 앞으로
거둬들인다. 이때 손끝은 위를, 손바닥은 앞을 향하게 된다. (1)의
마지막 자세와 같은 모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4) 다시 숨을 내쉬면서 (2)를, 들이쉬면서 (3)을 2회 더
반복한다(밀고 당기기를 3회 하는 셈이다).
(5) 3회째 (3)의 동작이 끝날 때는 좌전방을 향했던 몸통을 정면으로
향하게 한 후, 천천히 숨을 내쉬면서 왼발을 뒤로 당겨 원위치로
끌어들이면서 양손을 아래로 내려 대퇴부 좌우로 가져가서 원자세로
돌아간다.
(6) 다시 동작(1)부터 시작하는데 이번에는 몸통을 우로 45도 돌리고
몸무게 중심을 왼다리로 옮김과 동시에 오른발꿈치를 쳐든다.
(5)까지의 같은 동작을 좌우만 바꿔 가며 한 차례 더 한다. 그러니까
밀고 당기기 동작은 도합 6회 하게 된다.
(의념)
의식은 시종일관 손바닥에 집중한다. 밀어낼 때는 손바닥이 열리고
당길 때는 손바닥으로 대자연의 기가 듬뿍 발려 들어와서 퇴수를
거듭함에 따라 온몸에 활기가 넘치는 것으로 상상한다.
(유의사항)
(1) 자습할 수 있도록 자세히 설명하다 보니 오히려 독자에게 동작이
복잡하다는 인상을 주었는지 모르겠다. 사실은 좌전방으로 한발 내딛고
3회, 우전방으로 한발 내딛고 3회, 이렇게 6회 퇴수 동작을 하는 것일
뿐이다. 찬찬히 읽어 가며 연습한다면 별 어려움이 없을 줄 안다.
(2) 퇴수의 요령은, 손을 밀어낼 때는 직선으로 팔을 뻗지 말고
아래로 호형(반원)을 그리면서 밀어올리듯이 하고, 당길 때는 위로
호형을 그리면서 손을 거둬들인다는 데 있다.
(3) 다른 기본 동작과 함께 연습할 때는 한두 차례(퇴수는 6--12회),
이것만 할 경우에는 3--4회(퇴수는 18--24회)하면 된다.
(4) 퇴수 1식은 단순한 기본 동작이라기보다는 하나의 독립된
공법으로 손색이 없는 것이다. 만성기관지염, 천식, 폐기종, 고혈압,
심장병, 소화불량, 간질환 등의 예방과 치료에 두루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퇴수 2식
(자세)
자연식 선 자세를 취하고 방송 상태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나서
양손바닥을 뒤쪽으로 돌린다.
(동작, 호흡)
(1) 숨을 천천히 들이쉬면서 팔꿈치를 뒤로 약간 굽혀 손을 조금
들어올리는데 양손끝은 아래를 향한다.
(2) 숨을 내쉬면서 양손끝을 위로 바짝 쳐들어 손바닥이 아래를
향하게 하고 팔꿈치를 펴면서 지그시 아래로 내리누른다.
(3) 다시 (1)(2)를 2회 더 반복한다. 내리누르기를 3회 하는 셈이다.
(4) 3회째로 내리밀고 나서 손의 긴장을 풀고 천천히 숨을
들이쉬면서 손바닥은 아래를 향하게 한 채 양팔을 앞으로 가지런히
쳐들어 올린다.
(5) 손끝이 어깨 높이까지 올라가면 숨을 내쉬면서 아래를 향했던
손바닥을 바짝 위로 젖혀 손끝이 수직으로 위를 향하도록 한다.
손바닥은 앞을 향하게 된다.
(6) 숨을 들이쉬면서 팔의 긴장을 풀고 팔꿈치를 아래로 굽히는데
굽혀진 각도는 90도 가량이 되게 한다. 이때 젖혔던 손목은 팔뚝과
거의 일직선이 된다.
(7) 숨을 내쉬면서 손바닥을 세워 앞으로 힘주어 밀어내듯이 팔을
뻗는다.
(8) 다시 (6)(7)의 동작을 2회 더 반복한다(앞으로 밀어내기를 3회
하는 셈이다).
(9) 앞으로 밀어냈던 손의 긴장을 풀고 숨을 들이쉬면서 손끝을
수평이 되게 내리고 나서 팔꿈치는 그대로 편 채 양팔을 천천히 좌우로
벌린다.
(10) 양팔이 수평이 되면 숨을 내쉼과 동시에 수평으로 내렸던
손끝을 수직이 되게 세우면서 손바닥을 바짝 위로 젖힌다. 손바닥은
좌우를 향하게 된다.
(11) 숨을 들이쉬면서 팔의 긴장을 풀고 팔꿈치를 아래로 굽히는데
굽혀진 각도는 90도 가량이 되게 한다. 이때 젖혔던 손목은 팔뚝과
거의 일직선이 된다.
(12) 숨을 내쉬면서 손바닥을 세워 좌우로 힘주어 밀어내듯이 팔을
뻗는다.
(13) 다시 (11)(12)의 동작을 2회 더 반복한다(좌우로 밀어내기를
3회 하는 셈이다).
(14) 좌우로 밀어냈던 손의 긴장을 풀고 숨을 들이쉬면서 손바닥을
안으로 향한 채 팔꿈치를 굽혀 양손을 가슴 앞으로 모은다. 손바닥은
가슴을 향하고 양손끝은 서로 맞보게 된다.
(15)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고 숨을 내쉬면서 양손을 하복부 앞까지
내린 후 좌우 대퇴 바깥쪽으로 가져가서 자연식 선 자세로 돌아간다.
(의념)
의념은 줄곧 손바닥에 집중해야 한다. 발 아래 땅 쪽, 전방, 좌우
양쪽으로 밀어낼 때마다 손바닥이 활짝 열려서 끝없이 먼곳을 향해
내기가 발산되며, 손을 거둬들일 때는 그 먼곳으로부터 외기가
손바닥으로 빨려 들어와서 팔과 가슴을 거쳐 하단전에까지 이르는
것으로 상상한다.
(유의사항)
(1) 세 방향(사실은 네 방향)으로의 퇴수운동을 하나로 연결한 데
지니지 않으므로 자습하기에 어려운 점은 없을 것이다. 다른 동작과
함께 연습할 때는 전체 과정을 1회, 이것만 따로 할 때는 3--4회 하면
된다.
(2) 의념의 집중이 잘 되면 될수록 손바닥의 기감은 그만큼 빨리
느껴지게 된다. 날마다 오전과 오후 그리고 취침 전에 3--4회씩
연습한다면 1주일 이내에 강한 기감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3) 밀어낼 때의 팔뚝과 손바닥의 긴장(목이나 어깨 등 다른
부위까지 긴장시켜서는 안 된다), 거둬들일 때의 방송이 자연스럽게
엇바뀌도록 한다. 이것을 가리켜 '일간일송'이라 하는데 기의 흐름을
촉진하는 작용이 현저하다.
(4) 퇴수 2식은 기본 동작의 한 양식이라기보다는
외기방사기공(손에서 기를 방사하는 공법)의 기본 종목으로서 신체의
전반적인 강장효과가 뛰어난 훌륭한 공법이다.
돌리고 굴리기 / 선전운동
앞에서 몸놀림의 세 가지 특징으로 둥글게, 부드럽게, 느리게를
강조한 바 있다. 그 중의 '둥글게'는 동작의 선이 직선이 아닌 원형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는 뜻인데, 승강, 개합, 퇴수 등에서는 완전한
원형이라기보다는 길고 짧은 호형을 그리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동공의 넷째 기본 동작인 돌리고 굴리기 즉 선전운동은 완전한 원을
그리면서 진행하는 운동 양식이다. '돌린다'는 말은 축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움직이게 하거나 방향을 바꾸게 한다는 뜻이고,
'굴린다'는 구형의 물체를 회전시킨다는 뜻이다. 이것을 기공 용어로는
선전이라 한다.
선전에는 다양한 양식이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 손과 팔만으로 돌리고
굴리는 동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몸통도 함께 움직이게 되어 있다.
함께 움직인다기보다 몸통의 움직임이 손, 팔의 동작을 주도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다른 기본 동작에 비해 운동량이 월등히 많은 편이다.
여기서는 여러 가지 선전운동 중에서 세 가지만 골라서 소개하겠다.
선전 1식
(자세)
양다리를 어깨 너비보다 좀더 넓게 벌리고 서서 무릎을 굽힌 자세를
취한 채 잠시 숨을 고른다.
(동작, 호흡)
(1) 왼손을 눈앞으로 들어올리되 손바닥은 얼굴을 향하게 한다.
손바닥과 얼굴의 간격은 약 30cm, 동시에 오른손은 왼손 아래 배꼽
앞으로 올리되 손바닥은 안쪽, 즉 왼쪽을 향하게 한다. 이 모양을
그대로 유지한 채 상체를 서서히 왼쪽으로 90도 돌린다. 양손도 물론
아래위로 평행해서 왼쪽으로 이동한다. 여기까지 숨을 들이쉰다.
(2) 양손과 상체가 왼쪽으로 다 돌아가면 왼손은 바깥쪽으로 반원을
그리며 아래로 내리고 오른손은 위로 올린다. 즉 양손의 위치를
엇바꾸는 것이다. 이때 오른손바닥은 얼굴쪽을, 왼손바닥은
안쪽(오른쪽)을 향하게 된다. 동작을 멈추지 말고 서서히 상체를 180도
오른쪽으로 돌린다. 여기까지 숨을 내쉰다.
(3) 다시 양손의 위치를 바꾸고 상체를 왼쪽으로 180도 돌리면서
숨을 들이쉰다. 이렇게 좌우 회전을 반복한다. 연습을 끝낼 때는 숨을
들이쉬면서 상체가 오른쪽으로부터 정면까지 돌아온 시점에서 회전을
멈추고, 숨을 내쉬면서 양손을 천천히 아래로 내려 본래의 자세로
돌아가도록 한다.
(의념)
양손을 좌우로 돌려서 엇바꿀 때마다 몸안의 기와 몸밖의 기가
상하좌우로 회류하면서 점차로 기의 장을 형성하는 것으로 상상한다.
(유의사항)
(1) 몸통을 돌릴 때 허리가 긴장되지 않도록 유의할 것이며 시선은
줄곧 눈앞의 손바닥에 고정한다.
(2) 양손을 엇바꿀 때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손이 바깥쪽이
되고, 아래서 위로 올라가는 손이 안쪽이 된다. 올리고 내리는 동작이
반원을 그리게 함으로써 전체적인 동작의 선이 모로 퍼진 타원형을
그리는 모양이 되도록 한다.
(3) 다른 동작과 함께 연습할 때는 3--6호흡, 이것만 따로 할 때는
20호흡 가량 반복한다.
(4) 선전 1식은 소화불량, 신경성 질환, 요통, 비만증 등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다.
선전 2식
(자세)
자연식 선 자세에서 잠시 호흡을 고른다.
(동작, 호흡)
세로로 돌리기
(1) 몸무게를 오른다리에 싣고 천천히 숨을 들이쉬면서 왼발을
한걸음 크게 앞으로 내딛음과 동시에 팔을 구부려 양손을 좌우 어깨
앞으로 가져오되 손바닥은 앞을 향하게 한다.
(2) 천천히 숨을 내쉬면서 몸무게를 앞다리로 옮기고 양팔을
전상방으로 뻗어 올려 상체와 함께 아래로 크게 원을 그리며 내려간다.
(3) 손이 땅에 닿을 만큼 내려간 데서 숨을 들이쉬기 시작하여, 몸을
일으킴과 동시에 양손을 어깨 앞으로 끌어올려 둥그러미를 완성하면서
(1)의 자세로 돌아간다. 이렇게 세로로 내려 돌리기를 4회 반복한다.
(4) 앞을 향했던 손바닥을 뒤집어 위를 향하게 하고 천천히 숨을
내쉬면서 상체를 앞으로 구부림과 동시에 몸무게를 앞다리로 옮기면서
양팔을 전하방으로 내리 뻗어 원을 그리기 시작한다.
(5) 손이 땅에 닿을 만큼 내려간 데서 숨을 들이쉬기 시작하여, 몸을
일으킴과 동시에 양손을 전상방으로 해서 어깨 앞으로 돌려 내려
둥그러미를 완성하면서 (1)의 자세로 돌아간다. 이때 손바닥은 뒤쪽을
향하게 된다. 이렇게 세로로 올려 돌리기를 4회 반복한다.
(6) 세로로 올려 돌리기를 끝내고 양손이 어깨 앞으로 돌아온 데서
숨을 내쉬면서 천천히 왼발을 뒤로 거둬들이고 양팔을 조용히 아래로
내려 자연식 선 자세로 돌아간다.
(7) 이번에는 몸무게를 왼다리에 싣고 천천히 숨을 들이쉬면서
오른발을 한걸음 크게 앞으로 내딛으면서 팔을 구부려 양손을 좌우
어깨 앞으로 가져오되 손바닥은 앞을 향하도록 한다. 뒤이어 (2)(3)의
요령에 따라 세로로 내려 돌리기를 4회 하고 나서, (4)(5)의 요령에
따라 세로로 올려 돌리기를 4회 반복한 후 (6)의 요령에 따라 자연식
선 자세로 돌아간다.
가로로 돌리기
(1) 몸무게를 오른다리에 싣고 천천히 숨을 들이쉬면서 왼발을
한걸음 크게 앞으로 내딛음과 동시에 팔을 구부려 양손을 하복부
앞으로 올리되 손바닥은 아래를 향하고 양손의 간격은 20cm가량 되게
한다.
(2) 천천히 숨을 내쉬면서 몸통을 오른쪽으로 돌리고 양팔을
우전방으로 뻗은 다음, 상체와 함께 오른쪽으로 크게 원을 그리며
돌리는데, 손끝이 전방을 향할 때쯤 해서 숨을 들이쉬기 시작하여
상체와 양팔을 왼쪽으로 회전하여 둥그러미를 완성한 후 (1)의 자세로
돌아간다. 이렇게 우에서 좌로 돌리기를 8회 반복한다.
(3) 앞의 동작이 끝나고 양손이 하복부 앞으로 돌아온 데서 천천히
숨을 내쉬면서 왼발을 뒤로 거둬들이고 양손을 대퇴 좌우로 내려
자연식 선 자세로 돌아간다.
(4) 이번엔 몸무게를 왼다리에 싣고 오른발을 앞으로 내딛으면서
(1)(2)의 요령에 따라 좌에서 우로 돌리기를 8회 반복한 후 (3)의
요령에 따라 다시 자연식 선 자세로 돌아간다.
(의념)
양손을 세로로 돌리고 가로로 돌려 주변의 외기를 모아 몸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으로 상상한다. 아니면 누에가 고치를 짓듯이 세로와
가로로 양손을 크게 돌리면서 기의 고치를 짓는 것으로 생각한다.
(유의사항)
(1) 선전 2식은 손, 팔의 회전보다 몸통의 회전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몸무게 중심을 앞다리와 뒷다리로 자연스럽게 옮겨가면서 온몸을
전후좌우로 유연하게 돌리도록 한다.
(2) 돌리기의 횟수는 세로 돌리기 16회와 가로 돌리기 16회, 도합
32회가 되므로 다른 기본 동작을 배합하지 않아도 이것만으로 운동량이
적지 않다. 자기 체력에 맞추어 횟수를 가감할 것.
(3) 선전 2식은 심폐 기능과 복부 내장의 기능을 강화하며 요통을
예방할 뿐아니라 특히 비만증 치료에 현저한 효과가 있다.
선전 3식
(자세)
자연식 선 자세를 취하고 양무릎을 충분히 이완시킨다.
(동작)
(1) 양손을 들어올려 배꼽 양쪽에서 손바닥이 서로 맞보도록 한다.
예비 동작으로 개합 3식의 여닫기를 3회 한다.
(2) 왼손은 배꼽 바로 아래에서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하고,
오른손은 배꼽 바로 위에서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게 하여 마치 테니스
공 모양의 물체를 아래위로 감싸 쥐고 있는 자세를 취한다.
(3) 양손으로 공을 굴리듯이 천천히 시계 바늘 방향으로 둥글게
돌리되 양손이 서로 엇갈리면서 돌아가게 한다. 처음에는 작은 원을
그리다가 점점 크게 그려 가면서 양손의 간격도 점차로 벌어지게 한다.
아래와 위를 향해 나선형으로 점점 크게 손바닥을 돌리는 것이다. 대략
10회 가량 돌리면서 양손의 간격이 25--30cm 정도까지 벌어지게 한다.
(4) 그 다음에는 양손바닥을 반대 방향으로 10회 가량 천천히
돌리면서 원의 크기를 점점 축소해 원래의 모양으로 되돌아간다.
(5)이번에는 양손의 위치를 바꾸어 양손바닥이 배꼽 앞에서 좌우로
맞보도록 하면서 마치 테니스 공 모양의 물체를 감싸 쥐고 있는 자세를
취한다.
(6) 양손으로 공을 굴리듯이 세로로 원을 그리는데 10회 가량
나선형으로 돌려 원을 확대하면서 양손의 간격이 25--30cm까지
벌어지도록 한다.
(7) 그 다음에는 반대 방향으로 10회 가량 돌리면서 원의 크기를
점점 축소해 원래의 모양으로 되돌아간다.
(8) 양손바닥을 하복부 앞에서 안쪽(배 쪽)으로 향하게 하는데,
양손끝은 서로 맞닿을 만큼 접근시키고, 손바닥과 배의 간격은
20cm가량 되게 한다. 잠시호흡을 고른다.
(9) 마무리 동작(수공)으로 개합3식의 여닫기 동작을 3회 한 후
양손을 대퇴 양쪽으로 조용히 내려 자연식 선 자세로 돌아간다.
(호흡)
동작에 호흡을 맞추려고 신경을 쓰지 말 것. 자연식 호흡법으로
숨결이 고르게 이어지기만 하면 된다.
(의념)
선전 2식이 '기의 고치'를 지어 자기 자신을 감싸게 하는
동작이라면, 선전 3식은 '기의 공'을 빚는 동작으로 비유할 수 있다.
처음에는 테니스공만한 것을 양손바닥으로 굴리고 돌림에 따라 그
크기가 점점 커져서 지름이 25--30cm나 될 만큼 크게 부풀어오르는
것으로 의념한다. 다음에는 부풀어오른 공을 양손바닥으로 압축하듯이
굴리고 돌려서 테니스 공만한 크기의 공으로 농축하는 것으로
상상한다. 그리고 마무리 동작인 개합운동으로 그 금단과도 같은 기의
공을 단전속으로 거둬들이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를테면 일종의
연단술인 셈이다.
(유의사항)
(1) 선전 3식에서는 의념 활동이 연공의 중심이 된다. 연공중에는
양손바닥과 그 사이에서 팽창하고 압축되는 보이지 않는 기의 공에
모든 의식을 집중한다. 그러므로 호흡에 동작을 일치시키는 것 같은
일에 신경을 씀으로써 주의력이 흩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
(2) 앞의 요령대로 연습한다면 돌리기(굴리기) 횟수는 도합 40회가
된다. 그러나 이것은 동작을 익히는 데 필요한 기준에 불과하므로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융통성있게 가감하도록 한다. 돌리기(굴리기)
동작의 속도는 한 호흡에 한 바퀴 정도면 된다.
(3) 선전3식은 기감을 즐기는 일종의 유희 같은 면도 없지 않으나,
외기방사기공의 기본 종목 중의 하나로서 단전의 기를 강화하는 효과가
뚜렷하다.
학습에서 연공으로, 연습에서 수련으로
여기까지 동공의 기본 동작을 모두 차례로 연습해 보았다. 이 열네
가지 몸놀림이 기공 언어의 기본 패턴이다. 올리고 내리고, 벌리고
합치고, 밀고 당기고, 돌리고 굴리는, 둥글고 부드럽고 느릿한 손짓
몸짓이 몸 안팎의 기를 상승, 하강시키고, 흡수, 발산하며, 외방,
내수하고, 팽창, 농축시킨다.
우선은 말 배우는 어린아이가 한마디씩 흉내내면서 배워 익히는
것처럼 몸놀림 하나하나를 정성껏 배우고 연습하면서 그것이 무엇을
표현하는 것인지를 터득해야 한다. 기껏해야 열네 가지에 불과한 언어
패턴이기 때문에 학습과 연습에 어려울 것도 없고 시일이 오래 걸릴
것도 없다.
학습과 연습도 수련의 첫걸음이기는 하지만 이제는 생활 속에서
본격적인 연공과 수련의 길로 접어들어야 한다. 이때는 열네 가지를
한번에 다 할 필요도 없고 순서에 구애될 필요도 없다.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골라서 하는 것처럼 자기의 몸과 마음이 그때그때 하고
싶어하는 몸놀림을 하기만 하면 된다.
숨결을 고르고 손짓 몸짓에 따라 움직이는 기의 흐름에 의념을
기울이면서, 마치 지휘봉을 휘두르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무아의
경지에서 춤추듯 몸놀림을 계속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몸안의 기가 충실해지고 구석구석까지 고르게 흐르면서 몸과 마음의
조화를 이루게 된다.
이것이 바로 동공의 연공이요, 수련이다.
공놀이 외단공
제1과를 마칠 때 '우두커니 내단공'으로 마무리를 지은 것처럼
제2과는 '공놀이 외단공'으로 마무리짓는 것이 좋을 듯싶다. 이것 역시
조광씨의 간화기공중 동공에 해당하는 공법으로 원래 명칭은
'동련외단공'인데 여기서는 편의상 '공놀이'를 덧붙여서 부르기로
한다. 독자들에겐 이것이 바로 앞의 소절 '학습에서 연공으로,
연습에서 수련으로'의 내용을 하나의 공법으로 묶은 것이 아닌가
생각될 것이다. 따라서 제2과의 끝맺음으로 삼기엔 가장 적합한
공법이라 하겠다.
동련 공놀이 외단공
(자세)
선 자세
사방 1m의 공간만 있으면 어디서는 할 수 있다. 장소가 더 넓어서
나쁠것은 없지만, 그보다도 바닥이 평탄해야 한다. 자연스런 선 자세로
양무릎을 조금 굽힌 듯이 힘을 빼고서 승강, 개합, 퇴수, 선전등 기본
동작을 연습한다.
앉은 자세
앉을 수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할 수 있다. 등받이가 있는
의자보다는 등받이 없는 조그만 의자가 더 편리하다. 엉덩이만 의자
끝에 걸치고 자연스런 자세로 앉아서 한다. 기본 동작을 다 할 수
있으나 다리 운동만은 할 수 없다.
(연공 방법)
앉아서건 서서건 양손을 위로 쳐들어 올렸다가 아래로 조용히
내린다. 다음엔 양손을 좌우로 벌렸다가 다시 합친다. 뒤이어 양손을
앞으로 밀어냈다가 뒤로 거둬들인다. 끝으로 양손을 좌로 돌렸다가
우로 돌린다. 몸통도 함께 돌린다. 여기까지를 몇 차례고 되풀이하다가
끝에 가서 양손을 아래로 내리고 연공을 마친다.
서서 할 때는 손의 동작에 맞추어 발을 함께 움직여도 된다.
양무릎을 굽혔다 폈다 해도 되고, 한걸음 앞으로 나갔다 뒤로 물러났다
해도 된다. 허리를 축으로 삼아 몸통도 함께 좌우로 돌려도 된다.
일정한 명칭도 일정한 순서도 없다. 다만 목을 바로 세우고 어깨를
방송하되 다리의 움직임은 고양이처럼 가벼워야 한다. 같은 동작을
크게 할 수도 작게 할 수도 있고 몇 번이고 되풀이할 수도 있다.
(호흡)
평상시처럼 자연스럽게 호흡하면 된다. 동작과 호흡이 잘 어울리면
좋지만 굳이 일치시키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의념)
의념은 양손과 그 사이에 있는 기구에 집중한다. 양손을 올리고 내릴
때나 벌리고 합칠 때, 밀고 당길 때나 돌리고 굴릴 때, 한시도 공에서
손을 떼서는 안 되고, 손에서 의념을 떼어서도 안 된다. 마치 청룡이
큰 구슬을 가지고 놀듯, 사자가 큰 공을 이리저리 굴리듯, 오직 공에만
정신을 쏟아야 한다. 이것은 몸밖에서 단을 빚고 단련한다 해서
'연외단'이라 한다.
(시간)
1회에 2분 이상 30분까지 피로를 느끼지 않을 정도로 한다.
(효과)
기를 기르고 기를 단련하는 효과가 있으며, 기를 방사하기 위한 기초
훈련으로 삼아도 좋다.
(설명)
이 공법은 움직임 속에서 고요함을 구하는데 중점을 둔다. 단전은
하복부가 아닌, 자기 눈앞에 있다고 상상하되 의념은 시종일관 공에
집중한다. 공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기의 공을 말한다.
이 공법은 정공으로 정신집중이 잘 안 되는 사람에게 적합하며, 언제
어디서나 잠깐씩 할 수 있는 연양겸수법이다.
@ff
명공안내
관림신기공, 기공자공요법
기공으로 말기 암환자들을 수없이 회생시킴으로써 현대 기공의
신화를 창조한 인물 곽림, 북경 화단의 이름 있는 여류 화가였던 그가
자기 자신의 항암 투병을 통한 연구, 실천 및 암환자들에 대한 기공
지도 결과를 토대로 하여 창안, 개발한 회기적 항암 공법이 바로 '곽림
신기공'이다.
신기공이라 이름지은 것은 이 공법이 종래의 어느 공법에도 없는
새로운 형식에 새로운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즉 형식면에서는
암환자라도 능히 할 수 있는 보행을 위주로 하고 있으며, 내용면에서는
일반적인 기공 호흡법과는 전혀 다른 풍호흡법이 중심으로 되어 있다.
("건강기공" 제9장 참조)
'기공자공요법'은 장명무가 곽림신기공을 토대로 하여 몇 가지
대중공을 덧붙여 재편성한 항암공법이다.
곽림은 이미 세상을 떠났으나 그의 신기공은 지금도 중국 각지의
병원과 공원에서 많은 암환자들이 최후의 희망을 걸고 수련에 정진하고
있다. 장명무는 현재 북경 근교에서 암전문 요양원을 운영하고 있다.
신기공은 일본과 유럽에까지 전해졌고, 우리나라에서도 "항암기공"이란
책이 출판된 바 있다.
내양공
'내양공'은 기공 요법의 초석을 놓은 유귀진(1920--1983년)이 명대와
청대에 걸쳐 구전으로 전해온 정공을 현대적 공법으로 재편한 것인데,
그 자신이 50년대에 설립한 당산과 북대하의 기공 요양원에서 임상에
응용하여 소화기, 호흡기 등의 질환에 괄목할 만한 치료효과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병상에 누운 채로 할 수도 있는 이 정공 공법의 특징은 정폐호흡, 혀
놀리기, 묵념자구등을 배합하여 진행함으로써 대뇌를 진정시키고
내장을 단련하는 데 있다.
내양공은 강장공, 방송공과 함께 현대 정공의 세 기둥을 이루고
있으며, 특히 만성병 치료에는 빼놓을 수 없는 공법이기는 하지만,
정폐호흡 부분이 좀 까다로운 데가 있으므로 연습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수련법은 "건강기공"에 자세하게 수록되어 있다.
유귀진의 내양공 이외에 심하년의 '상해내양공'도 치료 효과가 높은
훌륭한 공법으로 알려져 있다.
제3과 기감 기르기
기감의 인식
기감 현상
제2과에서도 잠깐 언급한 바 있거니와, 기공을 하는 사람이 기의
실재를 믿어 의심치 않는 것은 연공중에 발생하는 기감을 통해
생동적인 기의 존재를 실감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그것은, 사이다의 짜릿한 청량감으로 탄산가스가 들어
있음을 알 수 있고, 소주를 마시고 느끼는 얼근한 취기로 알코올이
함유되었음을 믿을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렇다면 짜릿한 청량감이 느껴지지 않는 음료수는 사이다라 할 수
없고 얼근한 느낌이 나지 않는 술은 술이라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감이 느껴지지 않는 연공은 연공이라 할 수 없다는
비유법이 성립된다.
그리고 알코올 도수가 높을수록 술다운 술이요, 기감이 뚜렷하게
느껴질수록 기공다운 기공이라 할 수도 있다.
하기는 무조건 독하다고 해서 좋은 술이 아닌 것처럼 기감도 강하고
뚜렷해야만 한다는 법은 없다. 연공을 하는 목적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그저 어렴풋하게 느껴지는 정도로 족할 수도 있고, 좀더 뚜렷하게
느껴져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어느 경우건 기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런 연공은
백날 해 봐야 별로 얻을 것이 없다. 왜냐하면 기감이란 몸안의 기의
움직임을 가늠할 수 있는 유일한 현상인데, 그것이 없다는 것은 연공이
내기에 아무런 작용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는 표시로써, 그 어떤 연공
효과도 기대할 수 없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기감은 다른 건강법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기공 특유의 현상이므로
기공을 제대로 수련하려면 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다.
그러면 기감이란 것은 어떻게 발생하며 기감을 느끼고 기감을
기른다는 것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리고 기감을 기르는 효과적인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를 대충 살펴보기로 하자.
기감의 발생
우리는 외부로부터 자극을 받을 때 자기 몸에 그에 상응하는 감각을
느끼지만, 외부로부터 아무런 자극도 받지 않는데도 감각을 느끼는
수가 있다. 후자의 경우는 신체 내부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서 그것이
지각신경을 자극하여 발생하는 감각이다. 다시 말해서 몸안의 기, 즉
내기의 양과 질 또는 상태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기의 감각이다. 적어도 기공의 관점에서는 그렇다.
만약에 우리가 심신의 무력감 또는 허탈감을 느낀다면 그것은 내기의
질적 약화나 양적 감소라는 변화 때문에 생기는 기의 감각이고, 신체
어느 부위에 통증 또는 마비감을 느낀다면 그것은 내기의 흐름이
막히거나 정체되는 등 내기의 상태에 변화가 일어나서 생기는
감각으로서 내기의 약화에 따르는 기의 감각이다.
반대로 내기가 비정상적인 상태, 즉 병적 상태에 있는 사람이 연공을
해서 어떤 감각을 느낀다면 그것은 내기가 정상 상태로 변화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기의 감각으로서, 연공이 제대로
진행되어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표시이기도 하다.
그런데 내기가 정상 상태에 있는 사람이라도 연공을 통해 체내의
기를 급격히 발동시킨다면 거기서도 기의 감각이 발생하게 된다.
예컨대 의식적으로 내기를 신체의 어느 한 부위에 집중한다든가,
내기의 흐름을 특정부위의 노선으로 유도한다든가, 많은 양의 내기를
한꺼번에 몸밖으로 내보낸다든가 한다면, 그것은 내기 상태의 변화를
일으키게 되므로 그에 따르는 기의 감각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시 말해서 기감이란 위의 세 가지 경우처럼 신체 내부의 변화,
구체적으로는 내기의 질과 양 또는 상태의 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기의
감각으로서, 그 중 첫째 경우는 연공과는 관계없이 일어나는 감각이고,
둘째 경우는 연공으로 내기가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감각인데 비해 셋째 경우는 언제든지 의식적으로 발생시킬 수
있는 감각이다.
기공 수련에서 운위되는 기감이란 둘째와 셋째 경우를 가리키지만,
'기감 느끼기'니 '기감 기르기'니 할 때의 기감은 셋째 경우만을
가리키는 게 보통이다.
기감 기르기라는 것
앞에서 말한 둘째 경우와 셋째 경우는 연공의 반응으로서 발생하는
기감이라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다. 다만 둘째 경우는 내기가 정상적인
조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각이므로 일단 조화를 이루고 나면
더이상 나타나지 않는 데 비해 셋째 경우는 내기를 의식적으로
발동시키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내기가 조화로운 상태에 있다는 것은 건강하다는 뜻인데, 건강을
되찾았으면 되는 것이지 일부러 내기를 자꾸 발동시킬 필요는 없지
않은가. 내기를 발동시켜서 발생하는 특이한 기의 감각을 즐기자는
것인가. 하기는 손바닥 같은 데 특이하고도 미묘한 기의 감각을 느끼는
것이 재미있어서, 또는 남들이 못 느끼는 감각을 자기만 느낄 수
있다는 자부심에서 그것을 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하지만 내기를
발동시키는 연습을 하는 것은 내기를 자기 뜻대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 일정한 목적에 따라 내기를 운용(사용)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다. 단순한 건강 유지보다는 한 단계 높은 목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내기를 움직이는 능력은 오직 내기의 움직임이나 변화를
나타내는 기감에 의해서만 확인될 수 있다. 따라서 기감을 높이는 것이
연공의 목적일 수는 없지만 그것을 연공의 지표로 삼으면 결과적으로는
기의 운용 능력이 제고된다. 이를테면 달리기 연습의 목적은 빨리
달리는 능력의 제고에 있지만, 스톱 위치에 의한 기록의 갱신만을
목표로 훈련을 계속하면 결과적으로는 원래의 목적을 이룰 수 있는
것과 같다. 그리고 달리기 기록 갱신을 위해서는 세부적인 기법의
습득이 필요한 것처럼 기감을 높이기 위해서도 효과적인 연습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내기의 운용 능력 배양이라는 최종 목적은 접어두고 기감을 높이는
것을 당장의 목표로 삼는 수련, 또는 그 수련에 효과적인 방법을 '기감
기르기'라 부르기로 하자. 기감을 높인다는 것은 기에 대한 감각을
예민하게 기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공력의 세 단계
어떤 종류의 감각이든 연습과 훈련 여하에 따라 그것을 예민하게
발달시킬 수가 있다. 기에 대한 감각도 수련 여하에 따라 더욱
예민해질 수 있다. 즉 내기를 의식적으로 발동시키면서 그에 따르는
내기의 동태를 느껴보는 일을 반복하면 내기에 대한 감지 능력이
제고된다. 그러니까 기에 대한 감지 능력과 운용 능력은 기감 기르기
수련으로 얻어지는 표리일체의 능력이다. 이것은 연공으로 얻어지는
능력, 연공의 수준을 나타내는 능력이란 뜻에서 공력이라 부른다.
공력이 높다는 말은 연공 수준이 높은 단계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공력이 향상되는 과정은 사람마다 일정하지 않지만, 대체로 초보적인
단계에서는 내기를 발동시켜 신체의 한 부위, 예컨대 손바닥이 하복부
단전 같은 곳에 집중함으로써 그곳에서 생동하는 기의 존재를 감지할
수 있게 된다. 이 정도의 능력은 간단한 연습으로 누구나가 단시일
내에 얻을 수 있는 것이므로 공력이랄 것까지도 없는 능력이다.
다음 둘째 단계에서는 내기의 흐름의 방향을 임의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내기의 흐름을 유동적 상태에서 확연하게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이것은 내기를 자기 뜻대로 운행시킨다 해서 운기라
한다. 이 단계에서는 타인의 기, 외계의 기에 대한 감각도 눈뜨게
된다. 연공에 정진하면 이 정도의 공력도 누구에게나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마지막 셋째 단계에서는 일정한 목적에 따라 기를 사용할 줄 아는
능력을 얻게 된다. 그 대표적인 것이 몸밖으로 기를 방사하는 이른바
발기 또는 외기방사 능력으로서, 타인의 연공을 돕거나 환자의 병을
치료하는 데 사용한다. 외계의 기를 다량으로 흡취하는 이른바
채기능력, 타인을 포함하는 외계의 기의 미세한 동태까지 감지하는
투시 능력이나 예지능력 등도 이 단계에서 나타나는 공력이다. 그 중
한 가지 공력만이라도 객관적으로 인정받을 정도라면 연공 수준은 오를
데까지 올랐다고 할 수 있다.
기감 느끼기
'기감 느끼기'는 손에서부터
기감 기르기는 우선 기감을 느껴 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느껴 보기를
거듭하면 그 감각은 저절로 발달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실제로 연습에
들어가려면 '어디에, 어떻게'라는 문제가 제기된다. 즉 신체의 어느
부위가 기감 느끼기에 가장 적합하며, 어떤 방법이 기감 느끼기에 가장
효과적이냐 하는 문제이다.
기감은 전신적으로도 느낄 수 있고, 국부적으로는 어느 부위에서나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기감 느끼기에 가장 손쉽고도 적합한 부위는
손이다. 손에서도 손바닥과 손가락끝이다.
손에 기감을 느끼기 쉬운 것은, 첫째로 손바닥, 손가락끝이 우리
몸에서 가장 감각이 예민한 부위이고, 둘째는 기의 통로인 경락들의
시발점과 종점이 손끝에 있어서 그리로 기의 흐름을 유도하기가
용이하며, 셋째는 기공의 몸놀림을 주도하는 것이 손이므로 의념을
거기에 집중하는 데 무리가 없는 등 유리한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기감 기르기의 최종 단계는 기의 방사와 응용인데,
그것을 위해서도 손이 가장 적합한 부위이므로 기감 느끼기는 손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해답이 나온다.
다음은 어떻게 하는 것이, 어떤 방법을 쓰는 것이 기감 느끼기에
가장 효과적이냐는 문제인데,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연공을 계속하면
기감은 조만간 발생하기 마련이니 어떤 특별한 방법이어야만 한다는
법은 없다. 더욱이 제2과에서 배운 승강, 개합, 퇴수, 선전 등의 기본
동작은 그 자체가 기를 움직이는 몸놀림이므로 그것만 연습해도 기감을
느끼는 데는 별로 시일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아니, 제3과로 넘어오기
전에 벌써 기감을 느끼기 시작한 독자도 적지 않을 줄 안다.
다만 좀더 간편하고 즉효성있는 방법을 알고 있으면 때와 장소에
구애됨이 없이 잠깐씩 수시로 연습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그런 뜻에서
가장 쉬운 것 세 가지만 골라서 소개하기로 한다.
기감 느끼기 요령
기감 느끼기 연습에 들어가기에 앞서 다음의 연습 요령부터 잘
읽어두기 바란다.
(1) 연습의 주체가 되는 손은 말할 것도 없고 팔과 어깨, 목, 얼굴
등을 모두 방송해야 한다. 어느 한군데건 긴장되어 있으면 손끝으로의
기의 흐름에 장애가 되기 때문이다.
(2) 기감을 꼭 느껴 보아야겠다는 의욕 과잉, 왜 빨리 느껴지지
않나, 안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은 금물이다. 아무 부담 없는
가벼운 마음으로 연습에 임해야 한다. 기감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느껴지기를 기다리는 자세가 중요하다.
(3) 동작을 몇 분 동안 해보아서 기가 느껴지지 않으면 방법을
바꾸거나 연습을 일단 중지했다가 기분이 안정되는 대로 다시
연습한다.
(4) 호흡은 자연식 호흡으로 하되 기감을 추구하느라고 숨을 죽이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의념의 과도한 집중으로 정신적인 긴장을
초래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5) 연습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양손 깍지끼고 비틀어 돌리기,
양손바닥 비비고 문지르기 등으로 미리 손바닥을 따뜻하게 하거나,
팔을 늘어뜨리고 양손을 잘게 흔드는 준비 운동을 하도록 한다.
이것으로 손의 모세혈관이 확장되어 기혈이 잘 통할 수 있게 된다.
(6) 다음의 인스턴트식 방법들은 기감 느끼기엔 즉효성이 있지만
전신적인 기력을 기르는 데는 미흡하다. 제2과의 기본 동작들을 적절히
배합해서 기력 기르기 수련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기감 느끼기 1
(1) 우선 준비 운동부터 한 다음 양손을 맞보게 해서 합장을 하되
손바닥 사이는 1--2cm 벌어지게 한다. 손의 위치는 가슴 앞에서
턱밑까지 적당한 높이면 되고, 손과 몸통과의 간격은 10--20cm. 눈은
손끝이 어렴풋이 보일 정도로 가볍게 감고서 의식을 양손바닥에 집중한
채, 기의 흐름이 몸통으로부터 어깨와 팔뚝을 거쳐 손바닥으로
쏠리기를 기다린다. 이윽고 따뜻한 기운이 감돌면서 손이 부풀어오르는
것 같은, 아니면 약한 전류가 통하는 것 같은 기감을 느끼게 된다.
(2) 다음에는 천천히 숨을 들이쉬면서 양손바닥 사이를 10cm 가량
벌린다. 뒤이어 천천히 숨을 내쉬면서 양손바닥 사이가 1--2cm가량
되도록 양손을 합친다. 이렇게 양손바닥을 벌렸다 합쳤다 하기를
반복하다 보면 양손 사이에 무언가 끼여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또는 양손바닥을 벌릴 때는 자석처럼 서로 당기는 것 같은 느낌을,
합칠 때는 서로 밀어내는 것 같은 저항감을 느낄 수도 있다.
이것은 제2과의 개합 1식과 같은 것이지만 기감 느끼기 연습으로는
첫손꼽는 방법이기 때문에 또 한번 내놓기로 했다. 연습 요령은
손가락에 힘을 주지 말고 개합 동작을 천천히 하는 데 있다.
기감 느끼기 2
(1) 준비 운동을 하고 나서 왼손바닥을 가슴 앞에서 오른쪽을 향해
수직으로 세우되 엄지손가락만 벌리고 나머지 네손가락은 서로
붙이도록 한다. 오른손은 집게 손가락과 가운뎃손가락만 붙여서 펴고
나머지 세손가락은 굽혀 쥐고 '권총'모양을 만든다.
(2) 오른손끝을 왼손바닥 한가운데로 가까이 가져가서 조그맣게 원을
그리듯이 천천히 돌린다. 이때 왼손바닥에 오른손끝이 닿아서는 안
된다.
(3) 오른손끝을 둥글게 돌리기 시작하면 왼손바닥에 오른손끝의
움직임을 느끼게 된다. 무언가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이라 할까, 그것이
바로 기감이다.
(4) 다음엔 오른손끝을 돌리면서 조금씩 왼손과의 간격을 벌어지게
한다. 간격이 벌어짐에 따라 기감이 점점 약해짐을 느낄 것이다.
(5) 기감이 없어지는가 싶을 때 다시 간격을 조금씩 좁혀나가면
기감도 되살아난다.
(6) 이렇게 (4)(5)의 동작을 반복하면 기감을 더한층 뚜렷이 느낄 수
있게 된다.
위의 동작을 진행할 때 의식을 손바닥에 집중해야 함은 물론이다.
눈은 반쯤 감는 편이 좋고, 어깨와 팔은 긴장되지 않도록 한다.
기감 느끼기 3
(1) 의자에 얕게 걸터 앉거나 자연식 선 자세를 취하고 서서 허리를
곧게 펴고 온몸을 방송한다.
(2) 준비 운동이 끝나면, 왼손은 대퇴 위에 올려놓은 채로 놔두고
오른손은 자연스럽게 우하방으로 늘어뜨린다. 몸통과 오른팔 사이는
30도 가량 벌어지게 하고서 손가락 사이사이를 떼어 방송한다.
(3) 코를 통해 천천히 숨을 들이쉬는데, 들숨과 함께 받아들인 기의
흐름이 하복부 단전에까지 내려가는 것으로 의념한다. 이때 오른손을
긴장시켜 손가락을 바짝 펴면서 힘을 준다.
(4) 이번에는 입으로 가늘게 숨을 토해 내는데, 오른손의 긴장을 확
풀면서 단전의 기가 가슴과 어깨 그리고 오른팔을 통해 오른손끝으로
쏠려 내려오는 것으로 의념한다.
다시 (3)(4)를 천천히 몇 번이고 반복한다. 익숙해질 때까지는
한번에 10분 이상 연습을 해야 손바닥에 기가 충만해진다. 이렇게 몇
번 기감을 경험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3--4분만 연습해도 금세
기감이 느껴지게 된다.
위의 세 가지 이외에 제2과에서 배운 선전 3식의 공굴리기 동작도
기감느끼기엔 안성맞춤인 방법이다.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초보자들은 이런 종류의
'즉효성'방법으로도 처음엔 기감이 느껴지는지 안 느껴지는지 분간하기
어려울만큼 희미한 것이 보통이다. 그렇다고 실망할 건 없다. 제2과의
기본 동작이나 뒤에 나오는 공법의 연공을 병행하면 하루가 다르게
기감이 뚜렷해질 것이다.
버티기로 기감 기르기
내기도 함께 길러야
앞에 소개한 몇 가지 간단한 방법만으로도 독자들은 기감이 어떤
것인지 체험할 수 있었으리라 믿는다. 초보 단계에서 손바닥과 손끝에
느껴지는 기감이라는 것은 대체로 모세혈관이 확장되면서 혈류가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데서 오는 감각이라고 볼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기가 혈을 이끄는 것으로 되어 있으니 혈류의 증가는 곧 기의 흐름의
증가를 의미하며, 여기서 발생하는 감각또한 기감임엔 틀림없다.
그러나 자기 몸안의 기의 동태까지 감지하려면 내기를 질적으로
강화하는 본격적인 연공을 계속해야 한다. 내기가 강화되면 그
움직임도 그만큼 활발해져서 기감도 뚜렷해지게 된다.
기공 공법이라면 모두가 내기의 강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내기를 강화함과 동시에 기감 기르기 효과가 월등한 것으로 이름난
공법도 없지 않다. 제2과에서 이미 배운 승강개합 2식과 퇴수 2식도
이에 해당하는 훌륭한 공법이다. 독자들의 선택 범위를 넓혀 주는
뜻에서 다음에 두 가지를 추가로 소개하겠다.
의권양생장
중국 기공의 가장 특색있는 연공 유형에 참장공이라는 것이 있다.
'우두커니 설 참'과 '말뚝 장'의 글자 뜻 그대로 한자리에 못박힌 듯
우두커니 선 채로 수련을 하는 공법이다. 제1과에서 이미 배운
우두커니 선 자세는 바로 참장공의 기본형이다.
무술에서 '궁극의 단련법'이라 일컬어지는 참장공은 의권(대성권)의
창시자인 왕향재 선생이 의권양생장이라는 이름의 기공 공법으로
엮어냄으로써 기공에서 막중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의권양생장에는 서 있을 때의 팔의 모양에 따라 열다섯 가지 자세가
있으나, 여기서는 그 중의 '쾌속상공법'만을 연습하기로
한다(쾌속상공이란 아주 빨리 공부를 향상시킨다는 뜻이다).
(기본 자세)
제1과의 우두커니 선 자세(자연식 선 자세)와 똑같다. 양다리를
어깨너비로 벌리고 서되 무릎의 힘을 빼고 목과 허리를 바로 세우고서
양손을 자연스럽게 늘어뜨린다. 팔꿈치와 손가락관절들은 힘주어
펴지도 굽히지도 말고, 열손가락 사이는 밀착되지 않도록 한다. 잠시
동안 방송 상태에서 자연식 호흡으로 조용히 숨을 쉬면서 마음을
고요하게 가라앉힌다. 눈은 멀리 전방을 바라보거나 가볍게 감거나
한다.
(팔 쳐들기)
양팔을 방송한 채 천천히 좌우로 쳐드는데, 45도 가량 올린 데서
2--3초 멈추었다가 조용히 원위치로 내린다. 3--4초 쉬고 나서 다시
양팔을 쳐들면서 같은 동작을 10회 반복한다.
호흡을 동작에 맞출 때는 팔을 올릴 때 들숨, 내릴 때 날숨. 그러나
호흡에 신경을 쓰면 기감 느끼기에 지장이 있으므로 일부러 동작에
맞추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의념은 양손의 움직임에 집중하되 손목과 손바닥 손가락을 완전히
방송해야 한다. 방송 상태에서 열손가락 사이는 모두 벌어지고
손바닥은 자연스럽게 오므라진 모양이 된다. 방송만 잘 되면 기감은 곧
느껴진다.
(장포식 참장)
장포식이란 양손바닥으로 큰 공이나 나무둥치 같은 것을 끌어안은
자세를 말하는데 삼원식이라 부르기도 하고 포구식이라 부르기도 한다.
앞의 '팔 쳐들기'동작이 끝나면 양팔을 앞쪽으로 들어올린 후
팔꿈치를 구부려 무엇을 얼싸안은 듯한 자세를 취한다. 양팔은 어깨
높이에서 수평으로 둥글게 원을 이루게 하고, 손바닥은 몸통 쪽을
향하며, 양손 가운뎃손가락끝은 서로 닿을듯 말듯 가까이 맞보게 하되,
팔꿈치가 너무 아래로 처지지 않도록 한다. 양무릎은 힘을 뺀 채 약간
굽힌 자세를 취한다.
5분 가량 호흡을 고르고 나서 의념을 양손에 집중한 채 천천히 양손
사이를 벌렸다가 다시 좁힌다. 손을 움직인다기보다 양팔꿈치를
바깥쪽(좌우)으로 당겼다가 되돌린다고 하는 편이 옳다. 이것을 몇
번이고 반복하는데, 마음속으로는 넓게 벌린다고 생각하되 실제로는
양손 사이를 넓게 벌리는 게 아니고 기껏해야 10--15cm 정도만, 그것도
남의 눈엔 손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을 만큼 천천히 벌렸다 좁혔다 하는
것이다.
호흡은 자연식으로 손을 벌릴 때 들숨, 좁힐 때 날숨. 그러나 굳이
호흡을 동작에 일치시키려 할 필요는 없다.
이렇게 20분 가량 계속한다. 초보자라도 틀림없이 기감을 느끼게
된다. 열흘 정도만 연습하면 기감은 더욱 더 뚜렷해진다. 기감이
뚜렷해지면 양손의 간격을 점점 더 넓게 벌려 본다.
기공 수련은 무리를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참장공만은 좀
다르다. 양팔을 쳐든 채 무릎까지 굽히고 20분씩이나 서 있기는 결코
수월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참장공은 어려운 것을 참고 버팀으로써
기를 단련하는 색다른 공법이다. 단, 버티기에도 요령이 있으니
그것부터 터득해야 한다.
요령이란 양어깨의 힘을 빼는 데 있다. 양팔을 쳐들고 있으려면
어깨부터 긴장시키는 게 보통인데, 어깨를 긴장시켰다가는 이내 지쳐서
단 몇 분도 버티기가 어렵다. 어깨의 힘을 쑥 배고, 목까지 물에
잠기는 수영장에서 양팔을 수면 위에 띄워 놓고 있다고 생각하면
불필요한 근육의 긴장이 이완되어 팔 들고 있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참장이 제대로 이루어지면 팔과 다리를 비롯하여 온몸에 기가
원활하고도 활발하게 흐르게 되고, 체력의 소모 없이 심장과 폐의
기능이 제고되며, 소화 기능도 왕성해진다. 또한 단전을 의수하면서
복식호흡을 하면 내기가 강화된다. 우두커니 기공(선 자세)과 연결해
날마다 틈을 내서 5--10분씩이라도 수련하면 좋을 것이다.
선 자세로 하기가 마땅치 않을 때는 의자에 앉아서 팔만 쳐들고 해도
무방하다. 손에 기감을 느끼는 데는 별로 차이가 없다. 자세는
우두커니의 앉은 자세에 준하되 양다리를 좀더 넓게 벌린다.
참장공에 관해서는 "건강기공"에 수록된 설명을 참조하기 바란다.
40분 합장법
일본에서 시작되어 우리나라에도 알려지고 있는 건강법이나
민간요법중에는 기공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들이 있다. 예컨대 하시모토
조체법, 노구치 정체법, 마스나가 경락체조, 니시식 건강법 등은
모두가 기공 도인법의 원리를 기초로 하여 형식과 이론을 새롭게
체계화한 '일본식 기공'이라 할 수 있다.
그 중에서 노구치 정체법과 니시식 건강법에 포함된 합장법은
손바닥에 기를 집중해 방사하기 위한 훈련법으로서 기공의 기감
기르기와 완전히 부합하는 것이다. 여기서는 니시식 건강법의 '40분
합장법(원명 합장사십분행)'만을 소개하기로 한다.
(자세)
(1) 원래는 일본식으로 양무릎을 꿇고 앉게 되어 있지만 그것이
곤란한 사람은 우두커니 앉은 자세의 요령에 따라 의자에 앉거나
방바닥에 편한 자세로 앉아도 된다.
(2) 양손바닥을 맞붙여 합장을 하는데 가운뎃손가락은 적어도
둘째마디까지, 나머지 네손가락은 첫째마디까지는 밀착시켜야 하며
장근도 맞닿아야 한다. 그렇다고 손가락이나 손바닥에 힘을 주어서는
안된다.
(3) 합장한 손을 이마 높이까지 올려서 손과 팔뚝이 수직이 되게
하고, 양팔꿈치는 어깨 높이에서 30cm 가량 사이를 벌린다.
(4) 이와 같은 자세를 40분 동안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이 수련은
일생에 한번 해도 된다.
(5) 수련을 마친 손을 자기 자신이나 타인의 환부에 얹으면
촉수치료가 되는데 치료하기 전에는 양손을 머리 위로 쳐들어 가볍게
진동시킬 것이며, 끝내고 나면 양손을 아래로 늘어뜨려 가볍게
진동시켜서 촉수한 손을 봉해 두어야 한다.
이상이 원서에 적혀 있는 수련법 설명의 전부이다. 호흡은 어떻게
하며 의념은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없으나, 앞에
나온 공법의 연공 요령에 준하여 어깨와 팔을 방송하고 자연스럽게
호흡하면서 의념을 양손에 고정하면 될 것이다.
원서에 이르기를, "합장을 하는 것은 생물 전기의 회로를 만드는
것이며 생명 광선의 방사를 촉진하는 것이다. 합장의 위치를 얼굴
높이에서 유지하는 것은 팔꿈치를 심장보다 높게 함으로써 팔의 혈액
순환을 완전하게 하여 손에 깨끗한 혈액을 보내기 위함이다. 그렇게
하면 손바닥과 손가락의 지각신경이 최고도로 예민해진다"라고 했다.
생물 전기와 생명 광선은 기를 가리키며, 회로를 만든다는 것은
신체의 좌우를 연결하는 기의 통로를 개설한다는 말이고, 지각 신경이
예민해진다는 것은 기감이 발달된다는 뜻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합장 시간을 40분으로 한 것은, 혈액이 한 번 순환하는 데
10--23초가 걸리므로 백번 순환을 목표로 하면 1,900--2,300초로, 대략
40분이 되기 때문이라 했다.
이 40분 합장법은 고정된 자세를 장시간 유지한다는 점에서 참장공과
상통하는 '자세의 기공'으로서 그 효과는 의심할 나위도 없지만, 앞의
장포식 참장보다 배나 더 오랜 시간 버티어야 하는 것이 난점이라면
난점이라 하겠다. 그러나 기공의 기초가 어느 정도 잡혔을 때 이
합장법을 수련하면 연공 수준의 향상을 위한 하나의 전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손가락만으로 하는 기공
외기방사기공
기감 기르기 수련으로 도달할 수 있는 높은 공력이라면 발기, 또는
외기방사라고 부르는 능력을 꼽아야 할 것이다. 외기방사와 외기치료에
관해서는 '기공 문답'에서도 언급한 바 있거니와, 그러한 능력을
객관적으로 인정받을 만큼 발달시키려면 무엇보다도 기력이 충실해야
하고 남다른 노력이 있어야 하지만 적절한 공법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한 전제 조건이다.
앞에 소개한 방법들은 모두가 기감 느끼기와 기감 기르기를 통해
종국에는 외기방사 능력까지도 얻을 수 있는 기초 공법이다 하지만
중국 기공에는 주로 외기방사를 목적으로 하는 특별한 훈련법도 없지
않다. 이런 종류의 훈련법은 한 가지 공법만으로 된 것이 아니고 여러
가지 참장공과 동공을 배합해서 체계적인 프로그램으로 엮어낸 종합적
공법인데, 이것을 흔히 외기방사기공이라고 부른다.
외기방사기공으로 제일 유명한 것은 소림내경일지선과 공경기공이다.
이 두 가지는 동일한 유파에 속하며 공법 내용도 대동소이하다. 여기에
그것을 전부 수록할 수는 없으므로 그 중 비교적 간단하면서도 특색이
있을 뿐 아니라 기감 기르기 효과도 월등한 '반지법'의 일부만을
소개하기로 한다.
반지법 / 손가락 굽히기
(기본 자세)
자연식 선 자세를 취하되 양무릎의 힘을 빼서 적당한 각도로 굽힌다.
양팔꿈치를 굽혀 팔뚝과 손을 앞쪽으로 수평이 되게 들어 올리는데,
손목이 아래나 위로 굽지 않게 유의한다. 좌우 팔뚝의 간격은 평행이
되게 하고 손바닥은 아래를 향하되 손가락은 사이사이가 밀착되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편다. 집게손가락쪽보다 새끼손가락쪽을 조금 낮게
해서 네손가락이 비스듬히 사다리(또는 계단) 모양을 이루도록 한다.
(참장)
손가락 굽히기(반지)에 들어가기 전에 위의 자세를 유지한 채 10분
가량 방송 상태에서 호흡을 고르면서 마음을 가라앉힌다. 앞에 소개한
의권양생장을 이미 했을 때는 곧바로 손가락 굽히기로 들어가도 된다.
(손가락 굽히기)
앞의 자세를 취한 채 양손의 손가락을 동시에 하나씩 차례로 굽혀
내리는데 지장관절(손등과 손가락의 연결부분)만 아래로 굽힌다. 단,
엄지손가락만은 우선 밖으로 충분히 벌리고 나서 아래쪽으로 굽힌다.
굽히기 동작은 아주 천천히 하되, 굽혀 내리는 데 5초, 굽힌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데 45초, 원위치로 올리는데 5초, 열손가락을
가지런히 한 채 쉬는 데 5초, 이렇게 1분이 걸린다. 다섯손가락을 모두
한 번씩 굽히는데는 5분이 걸리는 셈이다.
손가락을 굽히는 순서는 연공 목적과 병증에 따라 다르지만, 기감
기르기나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할 때는, 집게손가락 -> 약손가락 ->
엄지손가락 -> 새끼손가락 -> 가운뎃손가락의 순서로 굽힌다.
시간이 허용하면 3--5차례 반복한다(15--25분이 걸린다).
손가락 굽히기가 끝나면 기본 자세로 돌아가서 5분 동안 참장을
한다. 그 다음 숨을 들이쉬면서 양손바닥을 천천히 가슴 앞까지
올렸다가 숨을 내쉬면서 손을 아래로 내리고 무릎도 펴면서 자연식 선
자세로 돌아간다.
시작할 때의 참장 10분까지 합하면 연공 시간은 총 30--40분이
걸린다.
(유의사항)
(1) 손가락 굽히는 순서가 틀려도 안 되고 빠뜨려도 안 된다.
(2) 가능하면 손가락을 굽히면서 상응하는 발가락도 함께 굽히면
좋다.
(3) 혹시 연공중에 현기증이 일더라도 당황하지 말 것.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더운 물이나 차를 한잔 마시면 된다.
(4) 호흡은 동작에 맞출 필요가 없으며 자연식으로 호흡한다.
(5) 이 공법은 의념을 강조하지도 않고 의수에 대한 지시도 없지만,
그렇다고 부질없는 집념에 빠져도 상관없다는 뜻은 아니다. 굽혀
내리는 손가락을 줄곧 의식하도록 한다.
반지법은 외기방사기공의 일부이긴 하지만 이것만을 수련해서 고도의
외기방사 능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는 기대하기 어렵다. 반지법을
여기에 소개하는 까닭은 그것이 기감 기르기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건강 증진이나 질병 치료에도 효과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반지법은
각종 만성병을 비롯하여 심지어는 암증의 예방, 치료에까지 응용되어
의료기공 분야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따라서 반지법은 외기방사를
목표로 삼지 않는 사람에게도 권할 만한 가치가 있는 공법이라 하겠다.
손가락 젖히기
내친김에 반지법의 변형 한 가지를 더 소개하기로 한다.
이것은 나 자신이 반지법에서 힌트를 얻어 일상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공법인데, 반지법에 비해 쉽고도 간단해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세)
선 자세로도 할 수 있지만 앉은 자세로 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은
듯 싶다. 우두커니 앉은 자세를 취하는데, 책상이건 탁자건 선반이건
양손을 얹을 만한 물건이 앞에 있어야 한다. 여기서는 책상 앞에 앉는
경우의 연공 방법을 설명한다.
(손가락 젖히기)
(1) 양손 집게손가락 첫마디를 책상 모서리에 걸치고 나머지
네손가락은 아래로 늘어뜨린다. 이때 손목은 아래나 위로 굽지 않도록
주의한다.
(2) 천천히 양손을 아래로 내리눌러 집게손가락이 위로 젖혀지게
하는데, 아프지 않고 기분좋은 정도까지 누르면 된다. 나머지
네손가락을 아래로 구부리면 자극은 그만큼 강해진다.
(3) 위와 같은 상태를 적어도 10초 이상 유지한다. 20--30초 동안
유지해도 좋고, 앞의 반지법에 준하여 45초를 유지해도 좋다. 시간을
길게 짧게 시험해 보아서 몇 초가 기분이 제일 좋은지 결정하면 된다.
(4) 집게손가락이 끝나면 다음 손가락으로 바꾸는데, 이왕이면
반지법에서 정한 대로 집게손가락 -> 약손가락 -> 엄지손가락 ->
새끼손가락 -> 가운뎃손가락의 순으로 하면 좋을 것이다.
(5) 다섯손가락 모두 한 차례 하고 나서 시간 여유가 있으면 한두
차례 더 반복한다.
(6) 연공을 끝낼 때는 반드시 양주먹을 꽉 쥐었다 폈다 하는 운동을
몇 번 하고 나서 양손을 살랑살랑 흔드는 것으로 마무리를 짓도록
한다.
손을 얹기에 마땅한 물건이 없을 때나 남의 눈에 뜨이고 싶지 않을
때는, 오른손을 대퇴 위에 올려놓고 왼손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
사이에 오른손 손가락을 하나씩 끼워서 위로 젖히는 방법도 괜찮다.
순서에 따라 다섯손가락을 10초 이상 차례로 다 젖히고 나면, 오른손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으로 왼손 다섯손가락을 차례로 젖히도록
한다.
손가락 젖히기를 하고 나면 열손가락이 화끈거리거나 시원해지는데
이 감각(이것도 기감이다)은 꽤 오래 지속된다. 건강 효과로
말하더라도 반지법에 비해 결코 손색이 없을 듯싶다. 특히 머리가
무겁거나 두통이 있을 때, 정신적 노동이나 시험 공부 등으로 피로를
느낄 때, 혈압이 오르는 기미가 있을 때는 즉효가 있다.
아무튼 손을 쓰지 않고 앉아 있을 때, 예컨대 텔레비전을 보거나
사람을 기다리거나 지루한 회의에 참석하거나 차를 타고 갈 때 등 기회
있을 때면 언제든지 할 수 있어서 좋다.
무한한 가능성
기의 감지 능력과 운용능력
앞에서 기감 기르기 수련으로 얻어지는 기의 감지 능력과 운용
능력을 세 단계의 공력으로 나누어 열거한 바 있거니와, 그 중에서
손바닥에 내기를 집중해 기의 존재를 감지하는 초보 단계의 능력은
독자들도 이미 얻게 되었을 줄 안다.
이 첫단계의 능력은 둘째, 셋째 단계로 발전할 수 있는 확고한
기반이 된다. 여태까지 미처 몰랐던 자기 몸안의 기의 존재를 감지하게
되었다는 것은 하나의 획기적인 발견이며, 바로 그 순간에 운기니
발기니 채기니 하는 기의 운용 능력도 함께 눈뜨게 되기 때문이다.
무릇 어떤 사물을 이용하거나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은 그 사물의 존재
가치를 발견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예컨대 인간은 에너지로서의
전기의 존재를 발견함으로써 그것을 여러 방면에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되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에너지로서의 기의 존재를
감지했다면 그것을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을 얼마나 발달시켜 몇 %나
발휘할 수 있는냐는 문제가 남아 있을 뿐이다.
하지만 기공의 공력이란 완전히 발달시켜 남들의 인정을 받을 만큼
완전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기라는 것을 어느 정도나마 자기 뜻대로
움직이게 할 수만 있다면 일반적으로 기공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요컨대 기감 기르기 연습을 통해 얻게 된 기의 감지 능력은 매우
소중한 것으로서 이제 독자들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의 문이 열렸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외계의 기 감지
천지간에 가득 차서 만물의 근원이 되는 혼원의 기는 그것이
자리잡은 곳과 맡은 구실에 따라 각기 다른 종류의 기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어느 경우건 기로서의 근본적인 성질에는 변함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몸안의 기는 몸밖으로 발산되어 외계의 기와 자연스럽게
융합되기도 하고 외계의 기는 몸안으로 흡취되어 내기로 쉽사리
전환되기도 한다.
몸안의 기와 몸밖의 기가 그토록 동질성을 지녔다면 내기에 대한
감지력은 외계의 기에 대한 감지력과 상통한다는 말이 된다. 다시
말해서, 기감 기르기로 내기의 상태와 움직임을 예민하게 감지하게
되면, 타인의 기를 포함하는 외계의 기의 상태와 움직임을 감지하는
능력도 얻게 된다는 뜻이다.
기공을 하지 않아도 우리는 일기의 변화나 어떤 장소의 분위기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외계의 상태와 변화를 알아채기도 하고, 타인의 건강
상태나 심리 상태 같은 것도 어느 정도는 짐작할 수가 있다.
인간에게는 이렇게 사물의 낌새나 본질을 직관적으로 포착하는 능력이
선천적으로 구비되어 있다.
내기에 대한 감지 능력의 연장선 위에서 얻게 되는 외계의 기에 대한
감지 능력은 인간의 선천적인 직관력을 한 차원 높은 능력으로
전환시킨다. 직감이 바로 기감이요, 기감이 바로 직감이 된다.
그리하여 쌍의 모든 사물의 상태와 변화를 기의 움직임으로 감지할 때
그 뒤에 숨은 깊은 이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뛰어난 철학가, 종교가, 사상가, 발명가, 예술가, 의학자
등 역사상의 현인들은 모두가 외계의 기에 대한 감지력이 비상하게
발달된 인물들이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옛 사람들의 신통력을 얻기
위한 수련도 사실인즉 기감 기르기 수련에 다름아니었던 것이다.
이렇게 볼 때 기감 기르기는 앞에서 말한 운기, 발기, 채기 따위의
공력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값진 다양한 능력에 도달할 수 있는 기본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기공의 감지 능력을 믿는 독자들에겐 무한한
가능성의 문이 열려 있다고 한 것은 이를 두고 한 말이다.
잠재능력 계발
세상에는 어떤 특정한 사물에 대한 감각이 선천적으로 유난히 예민한
사람이 있다. 대체로 그런 사람은 그 방면의 지능도 발달되어 있다.
지능이란 감각을 통해 사물의 이치를 분별하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인간이란 적어도 한 가지 특정 방면에 대해서만은 남보다 예민한
감각과 지능을 타고 났다고 보아야 한다. 그것을 흔히 소질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각자가 타고난 소질이나 지능이 충분히 발휘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자기가 어느 방면의 감각이 남보다 예민한지, 즉
자기에게 어떤 특별한 소질이 부여되었는지, 그것조차 알아채지 못한
채 엄벙덤벙 하루하루를 살아 가는 것이 대부분의 인생이다. 이처럼
미처 발견되지 못하고 계발되지 못한 채 깊이 묻혀 있는 각자의 소질과
지능을 가리켜 잠재능력이라고 한다.
사람마다 지니고 있는 각기 다른 잠재능력은 오늘날의 천편일률적인
교육에 의해서는 좀처럼 계발될 수가 없다. 그것은 오직 지능의 바탕인
감각을 발달시키는 방법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여기서 말하는 감각이란
사물 속의 기의 움직임과 상태를 감지하는 정신 능력, 즉 기감이다.
기감을 기르는 수련을 하면 우선은 자신의 내기의 움직임을
감지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이것은 자기
자신에게 씌워져 있던 껍질을 벗기는 작업이며, 그로 말미암아
마침내는 깊이 묻혀 있던 특정 방면의 기감이 살아나서 그 방면의
지능이, 즉 각자의 잠재능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이와 같은
과정과 결과를 염두에 두고 연공을 하는 것이 지능기공이다.
지능기공에 대해서는 (기공문답)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이제
독자들은 기감 기르기가 어떻게 잠재능력 계발 또는 지능기공과
연결되는지를 대강 이해하게 되었을 것이다.
또 하나의 눈뜸
이제는 운기, 발기, 채기 등 내기의 운용 능력을 기르는 방법을
소개하는 게 순서이겠으나, 그것은 이 책의 예정된 범주를 벗어나는
항목인 데다가 지면 관계도 있으므로 부득이 생략할 수밖에 없겠다.
관심있는 독자들에겐 (건강기공)에 수련된 관기법, 진기운행법,
수목채기법 등이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보다도 여기서는 타인의 기를 포함하는 외계의 기에 대한 감지력을
기르고 잠재능력을 계발하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되도록 독자들에게 그
방향을 제시하는 일이 더욱 요긴할 듯 싶다.
하기는 내기의 감지력이 곧 외계의 기에 대한 감지력이라 했으니
무엇보다도 기감 기르기 연공을 꾸준히 계속해야 함은 말할 나위도
없다. 하지만 이와 병행하여 시각, 촉각, 청각, 후각, 미각 등 오감을
통해 타인이나 사물의 기의 상태를 느껴 보는 연습을 생활 속에서
습관화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서 대상이 되는 사람이나 사물의 겉모양보다도 그 속에
내재하는 기의 아름다움과 추함, 강함과 약함, 날램과 굼뜸, 굳음과
부드러움, 무거움과 가벼움, 따뜻함과 차가움, 맑음과 탁함, 진함과
묽음 등 기의 성지로가 동태를 오감을 통해 받아들이는 버릇을
기르라는 뜻이다. 이렇게 사물에 대한 관점을 바꾸면 여태까지 눈에
뜨이지 않던 것이 새롭게 눈에 들어오게 되고 느껴지지 않던 것이 아주
새롭게 느껴지게 된다. 이것은 내기의 발견에 뒤따르는 또 하나의
눈뜸이다.
연습의 시작으로 손쉬운 방법은 예술 감각이다. 기의 관점에서
서예를 보고 그림을 본다. 운필의 자취 속에 작가가 심어 높은 기를
느낄 수 있다면 썩 좋은 출발이다. 기의 관점에서 무용을 감상하고
음악을 듣는다. 시각과 청각을 통해 받아들이는 다채로운 기의 표현에
자기 자신의 기가 어떻게 공명하는지를 느껴 본다.
이것을 되풀이하다 보면 예술에 문외한이라도 나름대로 안목이
생긴다. 외계의 기에 대한 감각이 그만큼 자라서 예술 감상 능력을
일깨웠다고 할 수 있다. 만약에 당신의 내부에 이 방면의 천부적인
소질이 묻혀 있다면 이것이 계기가 되어 그러한 잠재능력이 빛을
발하게 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예술 감상을 예로 들었지만, 기의 관점에서 사물을 보고 느끼는
연습을 하면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게 되고
갖가지 실용적인 능력을 재고할 수 있게 된다. 한 가지 예를 더
든다면, 한의학의 망진, 맥진, 문진 등은 바로 기의 감각으로 환자를
진찰하는 방법이므로 기감 기르기는 진단 능력을 제고하는 요체가 된다
하지만 그 어떤 실용적인 능력보다 더욱 귀중한 것은, 기감 기르기를
통해 마침내는 대자연의 한 구성 분자로서의 자기 자신을 똑바로
인식할 수 있게 된다는 데 있다. 다시 말해서, 천지간의 모든 생물,
모든 무생물은 서로가 교감할 수 있는 동질의 기를 나눠 가진
존재이며, 우리 인간 또한 그 중 어느 것보다 우월하지도 열등하지도
않은 똑같은 구성 분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따라서 다른 모든
존재와 마찬가지로 대자연 속에서 조화를 이루면서 그 질서에 순응하는
것만이 올바른 삶의 길이라는 깨달음 이야말로 가장 값진 소득이라 할
것이다.
@ff
명공 안내
진기운행법
도가 기공의 핵심인 내단술(또는 단학)의 기본 연공법에 주천공이
있다. 주천공이란 단전에 축적된 기를 발동시켜 항문을 거쳐 등줄기를
따라 정수리로 올려 보냈다가 몸통 앞쪽 한가운데로 해서 단전으로
되돌려보내는 일종의 운기법이다.
주천공은 아무런 동작도 없이 오직 호흡과 의념만으로 기의 흐름을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연공 요령을 터득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연공 과정에서 악성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아서 좀처럼 목적을
이루기라 어렵다. 게다가 옛 단서들은 구체적인 설명보다는 난해한
은어와 비유법으로 일관하고 있어서 오히려 연공자를 헷갈리게 한다.
다행히 기공 부흥기를 맞아 주천공에 대한 현대적인 지침서들이
나오게 되었는데 그 중 가장 평판이 좋은 것은 감숙중의학원의 이소파
교수가 펴낸 진기운행법이다.
종래의 주먹구구식 단전호흡법으로 주천에 실패한 사람들이 이것으로
쉽게 성공하는 예를 흔히 볼 수 있다.
진기운행법은 (건강기공)에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의 '우두커니
기공'을 완전히 터득하고 나서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정공으로
들어가려는 독자들에게는 그것이 수련의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소림내경일지선, 공경기공
'소림내경일지선'은 복건소림사 계열의 소림기공으로서
궐아수(1918-1983)에 의해 전해졌고 현재는 그의 수제자 왕서정과 아들
궐교근에 의해 계승되고 있다.
원래가 무술 연공법에서 유래한 이 공법은 의수와 입정을 강조하지
않은 대신 정확한 자세와 동작의 선후 순서를 엄격히 요구한다는 데
특징이 있다.
그 내용은 열신법과 마보참장공, 반지법과 동공 8절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중에서 열손가락을 차례로 굴신하는 반지법이 특이하다.
수련의 일차적 목적은 외기 내수와 내기 외방으로 이기방사 능력을
배양하는데 있다.
'공경기공' 역시 앞의 일지선과 마찬가지로 복건소림사 계열에
속하는 것으로, 한때 외기방사로 이름을 날린 황인충에 의해 전해지고
있으나 공법 내용으로 일지선과 대동소이하다.
이 두 공법은 외기방사기공으로 정평이 있기는 하지만, 질병 치료
효과도 꽤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현지에서
연구하고 돌아온 민정암 씨가 외기방사 기공을 지도하고 있다.
제4과 5분 생활기공
연공십팔법
몸이 개운해지려면
'당신은 늘 몸이 개운한 편이라고 생각합니까' 이른바
무작이추출법이라는 것으로 천 명 가량의 도시인을 뽑아서 이 물음에
대한 '예', '아니오'를 각 연령층별로 조사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우리 국민의 삶의 질을 가늠한다는 뜻에서 꼭 한번 조사해 볼 만한
일이 아닌가 싶다.
아직은 숫자로 나온 게 있는 것 같지 않으니 그 가공할 결과는
독자들의 추측에 맡길 수밖에 없겠으나, 아니오 축에 끼이는
사람들에겐 삶이란 것이 결코 수월할 리가 만무하다.
이렇다 할 병도 없는데 몸이 늘 개운하지 않다든가, 어디라도 꼭
짚을 수는 없어도 옷 입고 단추 잘못 끼운 것처럼 항상 불편하고
거북하다든가 하는 따위는 부정수소증이라는 병이 아닌 병의 시작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경우 머리가 항상 무겁거나, 목이 뻣뻣하거나,
어깨가 굳어서 아프거나, 팔이 저리거나, 옆구리가 결리거나, 허리가
뻐근하건, 다리가 땅기거나, 무릎이 시큰거리는 등 좀더 명확한 증상을
수반하는 게 보통이다. 그리고 마침내는 디스크 같은 척추의 고장으로
발전하여 참을 수 없는 통증이나 신경마비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러한 병 아닌 병의 근본 원인은 스트레스에서 오는 긴장, 잘못된
자세, 과로, 운동부족에 있다. 따라서,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심산의
긴장을 제때에 해소하고, 자세를 바로잡고, 휴식을 취하고, 적절한
운동을 습관화해야 함은 자명한 일이다. 그 모든 것을 동시에 해결하는
법이 바로 기공이다.
틈날 때마다 5분 간의 우두커니 기공으로 자세를 바로 잡고 휴식을
취하면서 방송법으로 심신의 긴장을 해소하자. 그리고 다음에 소개하는
5분 생활 체조 '연공십팔법'을 틈틈이 수련해서 신체의 유연성과
탄력성을 기르도록 하자. 이것이 자기 몸을 늘 개운한 상태로 유지하는
최상의 길이다.
십팔법 연공 요령
연공십팔법(약칭 '십팔법')은 목, 어깨, 팔 연공법, 허리 연공법,
다리, 무릎 연공법 등 세 가지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연공법은
6개 소절(동작)로 되어 있어서 도합 18개 소절, 즉 십팔법이 된다.
나중에 18개 소절이 더 첨가되긴 했지만, 처음에 나온 십팔법만으로도
생활체조로서는 부족함이 없다.
십팔법 학습으로 들어가기 전에 몇 가지 연공 요령을 적기로 한다.
이것은 연공 효과를 높이기 위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사항이니 잘
기억하기 바란다.
(1) 십팔법은 신체 부위별로 연공법이 나뉘어 있으므로 자기에게
해당하는 연공법만 수련해도 되지만, 좀더 빠르고 확실한 효과를
얻으려면 세 가지(18개 소절)를 다 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신체의 각
부위는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고 서로 밀접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2) 시간이 허용한다면 자기에게 해당하는 연공법 2--3회 반복하고
다른 두 가지는 1회씩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해당 연공법 중에서도
동작이 쉽게 되지 않는 소절 동작을 하는 데 통증이 수반되는 소절이
있으면 그 소절만을 몇 번이고 천천히 반복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3) 다른 기공 공법과 마찬가지로 십팔법도 동작 속도가 아주 느린
편이다. 동작 속도는 호흡을 기준으로 해서 조절한다. 매 소절은 여덟
박자로 이루어져 있는데 들숨과 날숨이 각각 한 박자씩이므로 한
소절에 호흡을 4회 하게 된다. 십팔법에서는 호흡 표준 속도는 1분에
8회 정도, 즉 한 호흡이 약 8초이므로 한 박자는 4초가 되는 셈이다.
따라서 매 소절에 소요되는 시간은 4초*8로 32초, 어림잡아 30초 가량
걸리게 된다. 처음 연습할 때는 시계를 보면서 시간을 조절하도록
한다.
(4) 십팔법은 그 동작의 기조를 신진법에 두고 있는데, 근육의
신전은 곧 경락의 신전을 의미한다. 이것을 옛날에는 경락도인법이라
했다. 십팔법에서는 근육의 신전과 이완(방송)을 호흡과 일치시킨다.
즉 숨을 들이쉼과 동시에 근육을 한껏 뻗어 일정한 긴장 상태를
조성하고 나서, 숨을 내쉼과 동시에 근육을 이완시킴으로써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여 신체의 유연성을 회복하도록 되어 있다. 한국에도 꽤
알려진 하시모토식 조체법은 바로 이 원리를 운동 역학의 견지에서
재정리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십팔법 연공중에는 이 원리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5) 근육을 신전하면서 긴장시킬 때는 해당하는 근육이 팽팽하게
땅겨지면서 늘어나는 것 같은 일종의 팽창감이 생긴다. 만약에
팽창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근육이 충분히 신전되지 않았다는
표시이며 그것으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그러나 팽창감 아닌
통증을 느낀다면 그것은 근육 신전이 과도하다는 표시이다. 이 점에
유의해서 알맞은 정도로 근육을 신전하도록 한다.
체조라고 하면 어릴 때 학교에서 배운 체조밖엔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기공을 배우면서도 좀처럼 학교식 체조 버릇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연공 십팔법은 일반 체조의 형식을 취한
기공체조, 또는 일반 체조와 기공체조의 중간형이라 할 수 있으므로
초학자에게도 별로 생소하지 않을 줄 안다. 그리고 이것을 익히고 나면
제5과와 제6과의 공법을 학습하기가 한결 수월할 것이다. 이를 테면
본격적 기공 공법으로 넘어가기 위한 예비공 내지는 입문공으로도
안성맞춤인 공법이라 하겠다.
십팔법 말미에 '안마 연공법'을 첨가하기로 했다. 언제든지 즉석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공법이므로 잘 익혀두어 십팔법과 함께 생활기공을
활용하기 바란다.
목, 어깨, 팔 연공법
목과 어깨는 불쾌 증상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위이다. 그것은
정신적인 긴장이 일차적으로 목과 어깨 근육의 긴장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무직에 있는 많은 사람들, 특히 타자기와 컴퓨터에
매달려 있는 사람들은 거의 예외없이 이 증상에 시달리고 있다.
목과 어깨의 긴장은 가슴과 등으로 퍼지고 마침내는 경추(목뼈)의
이상을 일으켜 팔이 저리고 손가락의 감각이 마비되기도 한다. 또한
뇌신경을 압박하여 두통과 시력 감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온종일 책상 앞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사무직은 물론이요, 연구직에
있는 사람, 시험 공부에 여념이 없는 학생들은 일의 능률을 위해서도
한두시간마다 몇 분씩 틈을 내서 이 연공법을 실천하는 것으로 불쾌
증사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이다.
재1절 목 돌리고 굽히기
(자세)
양다리를 어깨 너비로 벌리고 서서 양손을 허리에 걸치는데,
엄지손가락은 뒤로, 나머지 네 손가락은 앞으로 오게 한다.
(동작)
(1) 들숨, 얼굴을 천천히 왼쪽으로 한껏 돌린다. 눈은 좌전방을
바라본다.
(2) 날숨, 얼굴을 천천히 정면으로 되돌린다.
(3) 들숨, 얼굴을 천천히 오른쪽으로 한껏 돌린다. 우전방을
바라본다.
(4) 날숨, 얼굴을 천천히 정면으로 되돌린다.
(5) 들숨, 고개를 한껏 뒤로 젖혀 하늘을 바라본다.
(6) 날숨, 고개를 천천히 바로 세운다.
(7) 들숨, 고개를 한껏 앞으로 숙여 발끝을 내려다본다.
(8) 날숨, 고개를 천천히 바로 세우고 양손을 대퇴 양쪽으로 내린다.
(유의사항)
(1) 몸통은 반드시 곧게 세워야 한다.
(2) 얼굴을 좌우로 돌릴 때는 턱을 쳐들지 말아야 한다.
(3) 고개를 앞으로 숙일 때는 턱이 가슴뼈에 닿도록 한다.
제2절 주먹 쥐고 벌리기
(자세)
양다리를 어깨 너비로 벌리고 선다. 양손을 얼굴 앞에 올려
엄지손가락과 나머지 네손가락으로 원을 그리는데 얼굴과 손의 간격은
30cm가량으로 잡는다. 눈은 양손 사이로 전방을 바라본다.
(동작)
(1) 들숨, 양손을 좌우로 벌리면서 가볍게 주먹을 쥐되 권심은 앞을
향한다. 동시에 얼굴을 왼쪽으로 돌려 왼주먹 너머로 좌전방을
바라본다.
(2) 날숨, 원자세로 돌아간다.
(3) 들숨, 동작(1)과 같으나 얼굴을 왼쪽으로 돌린다.
(4) 날숨, 원자세로 돌아간다.
(5)--(8) 앞의 동작 (1)--(4)를 반복한다. 동작이 끝나면 양손을
대퇴 양쪽으로 내린다.
(유의사항)
(1) 얼굴 앞에서 양손으로 만드는 원형은 자기 얼굴 크기보다 조금
작은 듯하면 된다.
(2) 양손을 좌우로 벌릴 때는 어깨가 올라가지 않도록 한다.
(3) 양쪽 팔꿈치는 높낮이에 차이가 있어서는 안 된다.
제3절 팔 뻗어 올리기
(자세)
양다리를 어깨 너비로 벌리고 선다. 양손은 가볍게 주먹을 쥐고 어깨
양쪽으로 올리는데, 주먹의 높이는 어깨와 수평을 이루고 권심은 앞을
향하며, 양팔꿈치는 아래로 떨어뜨린다.
(동작)
(1) 들숨, 주먹을 펴면서 양팔을 천천히 위로 뻗어 올리되 손바닥은
앞을 향한다. 눈과 얼굴은 왼쪽으로 돌려 위로 올라가는 왼손을 향한
채 쫓아 올라간다.
(2) 날숨, 양팔을 내려 원자세로 돌아간다. 눈과 얼굴은 내려오는
왼손을 좇아 내려와서 다시 정면을 향한다.
(3) 들숨, 동작(1)과 같으나 눈과 얼굴은 오른손을 좇는다.
(4) 날숨, 원자세로 돌아간다. 눈과 얼굴은 오른손을 좇아 내려와서
다시 정면을 향한다.
(5)--(8) 앞의 동작 (1)--(4)를 반복한다. 동작이 끝나면 양손을
대퇴 양쪽에 늘어뜨린다.
(유의사항)
(1) 양손을 올릴 때는 가슴을 내밀고 배는 들이민다.
(2) 호흡은 한시도 멈춤이 없이 고르게 계속되어야 한다.
(3) 만약에 한쪽 어깨나 팔에 이상이 있으면 눈과 얼굴은 4회 다
그쪽 손만을 좇아 올라가고 좁아 내려온다.
제4절 양손 포개 올리기
(자세)
양다리를 어깨 너비로 벌리고 서서 양손을 서로 교차시켜 하복부
아래에서 포갠다.
(동작)
(1) 들숨, 양손을 겹친 채 앞쪽으로 쳐들어 머리 위로 뻗어 올린다.
눈과 얼굴은 올라가는 손등을 좇아 올라간다.
(2) 날숨, 겹친 손을 풀어 손바닥을 위로 향한 채 양팔을 좌우로
내리는데 대퇴 양쪽까지 내려와서는 손바닥을 뒤집어 하복부 아래에서
겹친다. 눈과 얼굴은 왼쪽을 향한 채 왼손을 좇아 내려와서 다시
정면을 향한다.
(3) 들숨, 동작(1)을 반복한다.
(4) 날숨, 동작(2)를 반복하되, 눈과 얼굴은 오른손을 좇아 내려와서
다시 정면을 향한다.
(5)--(8) 앞의 동작 (1)--(4)를 반복한다. 동작이 끝날 때는 양손을
대퇴 양쪽으로 늘어뜨린다.
(유의사항)
(1) 양손을 올릴 때는 가슴을 내밀고 배는 들이민다.
(2) 만약에 한쪽 어깨나 팔에 이상이 있으면 손을 내릴 때 눈과
얼굴은 4회 다 그쪽 손만을 좇아 내려온다.
제 5절 날개 올려 내리기
(자세)
다리를 어깨 너비로 벌리고 양팔을 자연스럽게 대퇴 양쪽에
늘어뜨린다.
(동작)
(1) 들숨, 양팔꿈치를 좌우로 한껏 치켜올리는데 손등을 마주보고
손끝은 아래로 늘어뜨린다. 눈과 얼굴은 왼쪽을 향한 채 왼팔꿈치를
좇아 올라가서 다시 정면을 향한다.
(2) 날숨, 양팔꿈치를 아래로 떨어뜨려 양손바닥을 턱 앞에서 맞보게
세웠다가 천천히 하복부 앞에까지 양손을 내려 원자세로 돌아간다.
(3) 들숨, 동작(1)과 같으나 손과 얼굴은 오른쪽 팔꿈치를 좇는다.
(4) 날숨, 동작 (2)와 같다.
(5)--(8)앞의 동작 (1)--(4)를 반복한다.
(유의사항)
(1) 팔꿈치를 치켜올릴 때는 가슴을 펴고 팔과 손은 방송해야 한다.
(2) 손을 내릴 때는 양어깨도 함께 내리도록 한다.
제6절 한 팔 뻗어 올리기
(자세)
양다리를 어깨 너비로 벌리고 서는데 양팔은 대퇴 양쪽에
늘어뜨린다.
(동작)
(1) 들숨, 손바닥을 아래로 한 채 왼팔을 왼쪽으로 쳐들어 머리
위까지 뻗어 올리는데 손바닥은 젖혀서 위를 향하게 한다. 눈과 얼굴은
왼쪽을 향한 채 왼손을 좇아 올라가서 왼손등을 쳐다본다. 동시에
오른팔은 팔꿈치를 굽혀 오른손등을 허리 뒤쪽에 갖다 댄다.
(2) 날숨, 손바닥을 아래로 향한 채 왼팔을 왼쪽으로 내려 등뒤로
돌리고 오른팔은 팔꿈치를 펴서 쳐들어올릴 채비를 한다. 눈과 얼굴은
왼손을 좇아 내려와서 다시 정면을 향한다.
(3) 들숨, 동작 (1)과 같으나 좌우 손이 바뀐다.
(4) 날숨, 동작 (2)와 같으나 좌우 손이 바뀐다.
(5)--(8) 앞의 동작 (1)--(4)를 반복한다. 동작이 끝나면 양손을
대퇴 양쪽에 늘어뜨린다.
(유의사항)
(1) 팔을 올릴 때는 힘을 주어 머리 위로 쭉 뻗되 반드시 손바닥을
젖혀야 한다.
(2) 팔을 내릴 때는 방송한 상태에서 내리도록 한다.
목, 어깨, 팔 연공법은 서서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의자에 앉아서도 할 수 있다. 특히 사무실 같은 데서는 앉아서 하는
편이 무난할 것이다.
앉아서 할 때는 의자 앞부분에 궁둥이만을 걸치고 앉는다. 무릎 아래
하퇴부는 수직이 되도록 세우고 허리를 곧게 편다. 허리가 곧지 않으면
목도 구부러지게 된다. 턱을 당기고서 목을 길게 뽑아 올린다 실제로는
목을 뽑는다기보다 양어깨를 방송시켜 아래로 처지게 하면 된다.
양손은 대퇴 양쪽으로 늘어뜨린다. 이것이 앉아서 할 때의 바른
자세이다. 바르지 못한 자세에서 연공을 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허리 연공법
남녀를 불문하고 나이와는 관계없이, 허리가 유연한 사람이 진짜
젊은 사람이다. 허리가 굳어지면 몸놀림이 날렵할 수가 없으며 굼뜨고
뻣뻣해서 늙어 보인다. 겉이 늙었다면 속도 늙고 마음까지 늙었다고
보아 틀림없다. 젊은 여성의 걸어가는 뒷모습은 허리와 둔부가
출렁거리듯 율동적으로 움직이는 게 정상인데 요즘은 기다란 나무
토막이 걸어가는 것같이 느껴지는 여성이 수두룩하다. 결혼 상대로는
피해야 할 늙은이 들이다.
평소의 잘못된 자세와 동작, 운동 부족에 기인하는 허리와 복부
근육의 약화, 복부 내장의 고장, 이런 것들이 겹쳐서 허리를 제대로 못
쓰는 반병신이 늘어 가고 잇다. 어느날 갑자기 비끗 허리를 삐기도
하고 심지어는 추간 연골이 삐져나와 격심한 요통과 좌골신경통을
일으키기도 한다.
하루 두 번씩 허리 연공법 수련으로 요통을 예방하고 몸을 부드럽게
하여 젊음을 간직하도록 하자.
제1절 팔 뻗어 기울이기
(자세)
양다리를 어깨 너비로 벌리고 서는데, 양손을 배꼽 앞에서 깍지끼되
장심은 위를 향한다.
(동작)
(1) 들숨, 깍지낀 양손을 위로 쳐들어 올리는데 손바닥을 가슴
앞에서는 몸통 쪽으로 얼굴 앞에서는 앞쪽(몸통 반대쪽)으로
뒤집으면서 머리 이로 올려 뻗는다. 이때 손바닥은 위를 향하게 된다.
(2) 날숨, 양팔을 뻗은 채 상체를 왼손으로 굽혔다가 다시 바로
세운다.
(3) 들숨, 또 한번 왼쪽으로 굽혔다가 바로 세운다.
(4) 날숨, 깍지를 풀어 양손바닥을 위로 향한 채 양팔을 좌우로 내려
원자세로 돌아가 깍지를 낀다. 눈과 얼굴은 왼쪽을 향한 채 왼손을
좇아 내려와서 다시 정면을 향한다.
(5)--(8) 앞의 동작 (1)--(4)를 반복한다. 단, 손을 내릴 때 눈과
얼굴은 오른손을 좇는다.
(유의사항)
(1) 팔을 뻗을 때는 기지개를 켜듯이 팔꿈치를 충분히 펴도록 한다.
(2) 상체를 좌우로 굽힐 때는 허리 근육을 이완시켜야 한다.
제2절 팔 뻗어 밀어내기
(자세)
양다리를 어깨 너비로 벌리고 서는데 양손을 주먹을 쥐고 허리
양쪽에 걸친다. 장심은 위를 향한다.
(동작)
(1) 들숨, 오른주먹을 풀어 손바닥을 세워(손바닥을 앞으로 향하게
하고) 앞으로 (정면으로) 뻗으면서 상체와 함께 얼굴을 왼쪽으로 한껏
돌린다.
(2) 날숨, 상체와 얼굴을 정면으로 되돌림과 동시에 오른손을 허리로
거둬들여 주먹을 쥐면서 원자세로 돌아간다.
(3) 들숨, 손과 방향을 바꾸어 동작 (1)을 한다.
(4) 날숨, 동작 (2) 와 같이 원자세로 돌아간다.
(5)--(8) 앞의 동작 (1)--(4)를 반복한다.
(유의사항)
(1) 상체를 돌릴 때 양발은 움직이지 않는다.
(2)
제3절 허리 둥글게 돌리기
(자세)
양다리를 어깨 너비로 벌리고 서서 양손바닥을 허리에 걸치되
엄지손가락이 앞쪽에 오게 한다.
(동작)
(1) (2) 들숨, 날숨, 골반을 시계바늘 방향으로 천천히 한바퀴
돌린다.
(3) (4) 들숨, 날숨 계속해서 또 한바퀴 돌린다.
(5)--(8) 반대 방향으로 계속해서 2회 돌린다.
(유의사항)
(1) 골반 회전시에 엉덩이가 뒤로 가면 상체는 앞으로 약간 굽어지고
골반이 앞으로 나오면 상체는 뒤로 약간 젖혀지게 된다. 골반이 좌우로
나올 때도 상체는 반대쪽으로 기운다. 그러니까 골반과 상체는 항상
반대쪽으로 기울면서 회전하게 된다.
(2) 허리와 엉덩이의 긴장을 풀고 양무릎도 약간 늦추고서
회전시켜야 한다. 허리에 걸친 양손으로 골반을 감싸도록 한다.
(3) 호흡은 엉덩이가 앞쪽으로 돌아나갈 때 들숨, 뒤쪽으로
돌아들어올 때 날숨, 즉 한바퀴 회전하는 데 한 호흡이 된다.
제4절 팔 뻗어 허리 굽히기
(자세)
양다리를 어깨 너비로 벌리고 서서 양손을 하복부 아래서 서로
교차시켜 포갠다.
(동작)
(1) 들숨, 양팔을 앞으로 쳐들어 머리 위로 올려 뻗는다. 얼굴을
들어 손등을 쳐다본다.
(2) 날숨, 포갠 손을 풀어 손바닥을 위로 한 채 양팔을 좌우로 내려
어깨 높이에서 수평이 되도록 한다. 동시에 얼굴을 바로 세운다.
(3) 들숨, 양손 바닥을 뒤집어 아래를 향하게 한 채 상체를 앞으로
굽힌다. 굽어진 등은 대략 수평을 이룬다.
(4) 날숨, 양손을 발 앞으로 내려 서로 교차해 포갠다.
(5)--(8) 상체를 일으키면서 앞의 동작 (1)--(4)를 반복한다. 동작이
끝나면 몸을 일으켜 세우고 양팔은 대퇴 좌우로 늘어뜨린다.
(유의사항)
(1) 양팔을 위로 뻗어 올릴 때는 가슴을 내밀고 배는 들이민다.
(2) 허리를 굽힐 때는 무릎을 쭉 펴고 손끝이 땅에 닿도록 한다.
제5절 손바닥 올려 찌르기
(자세)
양다리를 큰 한걸음 간격으로 넓게 벌리고 서는데, 양손은 주먹을
쥐고 허리 양쪽에 갖다 댄다. 권심은 위를 향한다.
(동작)
(1) 들숨, 왼발끝을 왼쪽으로 돌리고 상체도 왼쪽으로 돌리면서
왼무릎을 굽히고 오른다리 쭉 펴는데, 이와 동시에 주먹을 푼
오른손바닥을 수도모양 전상방으로 올려 찌른다.
(2) 날숨, 왼발끝을 정면으로 돌리고 상체도 정면으로 되돌리면서
왼무릎을 펴는데, 이와 동시에 오른손을 허리 옆으로 거둬들이면서
원자세로 돌아간다.
(3) (4) 앞의 동작 (1) (2)를 좌우 방향과 손을 바꿔서 한다.
(5)--(8) 동작 (1)--(4)를 반복한다. 동작이 끝나면 양발을 모아
붙이면서 양팔을 대퇴 양쪽으로 늘어뜨린다.
(유의사항)
(1) 손바닥을 전상방으로 올려 찌를 때는 팔꿈치를 쭉 펴고,
뒷다리도 뻗치고서 허리를 바로 세운다.
(2) 방향 전환 때는 발끝부터 돌리는 것을 잊지 말 것.
제6절 팔 뻗어 발등 짚기
(자세)
양발을 모아 붙이고 바로 선다.
(동작)
(1) 들숨, 양손을 배꼽 위로 올려 깍지를 끼되 장심은 위를 향한다.
(2) 날숨, 양손을 쳐들어 얼굴 앞에서 손바닥을 앞쪽(바깥쪽)으로
뒤집으면서 양팔을 머리 위로 올려 뻗는데, 이때 장심은 위를 향한다.
얼굴을 들어 손등을 쳐다본다.
(3) 들숨, 상체를 앞으로 깊이 굽혀 손바닥으로 발등을 짚는다.
(4) 날숨, 상체를 일으키면서 깍지낀 손을 풀어 양손바닥으로 다리
바깥쪽을 훑어올리듯이 한다. 몸을 바로 세우고 원자세로 돌아간다.
(5)--(8) 앞의 동작 (1)--(4)를 반복한다.
(유의사항)
(1) 팔을 올려 뻗을 때는 기지개를 켜듯 온몸을 쭉 뻗는다.
(2) 상체를 굽힐 때는 무릎을 편 채 엉덩이를 뒤로 물리면서
손바닥으로 발등을 누르듯이 한다.
다리, 무릎 연공법
지난 가을에 서울 변두리의 한 국민학교 운동회를 참관할 기회가
있었다. 그린벨트 산기슭에 위치한 조그만 학교여서 주위 환경도 썩
좋고 운동장도 꽤 넓은 편이었다. 그런데도 막상 달리기 경주를 하는
걸 보니 자연스럽게 온몸을 움직이면서 제대로 달리는 학생은 열에
한둘이나 있을까. 모두 하나같이 어기적거리는 꼴이 한심할
지경이었다. 그러니 마음껏 뛰놀 만한 장소도 시간도 없는 도심지
아이들은 어떨까. 암담한 생각이 들었다.
한의학에 의하면 다리는 비위, 간담, 신, 방광과 직결되어 있다.
다리가 약하면서 기력이 왕성한 사람은 없는 법이다. 현대인은
일반적으로 다리가 약해져서 상실하허의 불균형 상태에 빠져 있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기력이 약해 빠졌다면 장차 나라 꼴이 어찌
될 것인가.
제1절 무릎 둥글게 돌리기
(자세)
양발을 가지런히 붙이고 허리를 굽혀 양손바닥으로 무릎을 감싸
쥔다.
(동작)
(1) 들숨, 무릎을 굽히면서 천천히 시계바늘 방향으로 한바퀴
돌린다.
돌리고 나면 무릎을 편다.
(2) 날숨, 위와 같은 방향으로 한바퀴 더 돌린다.
(3) (4) 들숨, 날숨 위와 같은 방향으로 두 바퀴 더 돌린다.
여기까지 2호흡에 네 바퀴를 돌린 셈이다.
(5)--(8) 이번에는 2호흡 동안 반대 방향으로 네 바퀴를 돌린다.
동작이 끝나면 몸을 일으키면서 양손을 대퇴 양쪽에 늘어뜨린다.
(유의사항)
(1) 무릎 돌리기는 호흡에 맞추어 될 수 있는 대로 회전폭을 크게
한다.
(2) 회전시에는 양발을 고정해야 하며 양무릎 사이가 벌어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제2절 무릎 굽혀 몸 돌리기
(자세)
양다리를 큰 한걸음 너비로 넓게 벌리고 서서 양손을 허리에 얹는다.
엄지 손가락을 뒤로, 나머지 네 손가락은 앞으로 오게 한다.
(동작)
(1) 들숨, 오른무릎을 굽히고 왼무릎은 뻗으면서 상체를 왼쪽으로
45도 돌린다.
(2) 날숨, 오른무릎을 펴고 상체를 정면으로 되돌리며 원자세로
돌아간다.
(3) (4) 들숨, 날숨 동작 (1) (2)를 방향을 바꿔서 한다.
(5)--(6) 동작 (1)--(4)를 반복한다.
(유의사항)
(1) 굽히는 쪽 무릎 밑 하퇴는 수직이 되도록 한다.
(2) 상체를 좌우로 돌릴 때는 전후 좌우 어느 한쪽으로도 몸통이
기울지 않도록 유의한다.
제3절 무릎 굽혀 펴기
(자세)
양발을 가지런히 모아 붙이고 서서 양팔을 대퇴 좌우로 늘어뜨린다.
(동작)
(1) 들숨, 상체를 굽히면서 양손바닥으로 무릎을 감싸 쥔다. 이때
무릎은 충분히 펴져 있어야 한다.
(2) 날숨, 천천히 무릎을 굽히는데, 대퇴 뒷부분이 종아리에 닿을
만큼 완전히 굽힌다. 양손으로 무릎을 감싸 준다.
(3) 들숨, 양손바닥으로 발등을 짚고서 양무릎을 편다
(4) 날숨, 양손바닥으로 다리 앞쪽을 쓸어올리듯이 하면서 상체를
일으켜 원자세로 돌아간다.
(5)--(8) 앞의 동작 (1)--(4)를 반복한다.
(유의사항)
(1) 무릎을 굽힐 때는 양발을 고정하고, 양무릎 사이가 벌어지지
않도록 한다.
(2) 손바닥으로 발등이 짚어지지 않더라도 무릎은 반드시 쭉 펴야
한다. 연습을 계속하면 짚어지게 된다.
제4절 무릎 쥐고 팔 뻗기
(자세)
양다리를 어깨 너비로 벌리고서 상체를 조금 굽혀 오른손바닥을
왼무릎 위에 얹는다.
(동작)
(1) 들숨, 양무릎을 조금 굽히고 몸의 중심을 양다리 사이에 둔 채,
상체를 바로 세우면서 왼팔을 앞쪽으로 쳐들어 머리 위로 뻗는다.
손바닥을 젖혀 위를 보게 하고 손끝은 오른쪽을 향하게 한다. 얼굴을
들어 왼손등을 쳐다본다.
(2) 날숨, 상체를 조금 굽히고 무릎을 펴면서 왼손을 천천히
앞쪽으로 내려 오른무릎 위에 얹는다. 이때 왼팔뚝은 오른팔뚝 위에
겹치게 된다.
(3) 들숨, 오른손을 빼내서 위로 쳐들어 올리면서 동작 (1)과 같이
한다.
(4) 날숨, 동작 (2)와 같은 요령으로 오른손을 내린다.
(5)--(8) 앞의 동작 (1)--(4)를 반복한다. 끝낼 때는 오른손을
내리면서 몸을 바로 세운다.
(유의사항)
(1) 무릎을 굽힐 때는 양발을 고정한 채 상체를 똑바로 세워야 한다.
(2) 전체 동작이 자연스럽게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한다.
제5절 무릎 굽혀 당기기
(자세)
양발을 가지런히 붙이고 서서 양팔을 대퇴 좌우로 늘어뜨린다.
(동작)
(1) 들숨, 왼발을 한걸음 앞으로 내딛으면서 몸의 중심을 왼다리로
옮기고 오른발뒤꿈치를 올림과 동시에 양팔을 앞으로 쳐들어 머리 위로
올려 뻗는다. 손바닥을 맞보게 하고, 얼굴을 들어 하늘을 쳐다본다.
(2) 날숨, 양팔을 좌우로 벌려 내리면서 오른무릎을 앞으로
들어올려, 양손으로 그 무릎을 쥐어 당긴다. 외다리는 곧게 뻗는다.
(3) 들숨, 오른무릎을 내려 오른발을 제자리로 몰리고 양팔을 앞으로
들어 올려 동작(1)의 자세를 취한다.
(4) 날숨, 왼발을 제자리로 거둬들이고 양팔을 좌우로 벌려 내리면서
원자세로 돌아간다.
(5)--(8) 발을 바꿔 앞의 동작 (1)--(4)를 반복한다.
(유의사항)
(1) 양팔을 올려 뻗을 때는 몸이 뒤뚱거리지 않도록 중심을 잘
잡도록 한다.
(2) 무릎을 당길 때는 가슴에 와닿을 만큼 힘주어 당긴다.
제6절 제자리 걷기
(자세)
양발을 가지런히 붙이고 서서, 양손을 허리에 걸치되 엄지손가락이
뒤로 가게 한다.
(동작)
(1) 들숨, 왼발을 한걸음 앞으로 내딛는데 발뒤꿈치부터 먼저
착지시키고 나서 발바닥 전체를 착지시키면서 오른발꿈치를 쳐들며
몸의 중심을 왼발로 옮긴다.
(2) 날숨, 오른발뒤꿈치를 내리고 오른무릎을 조금 굽히면서 중심을
오른다리로 옮기는데, 이때 왼다리는 무릎을 펴고 발끝을 쳐들도록
한다.
(3) 들숨, 동작 (1)의 요령에 따라 오른발을 왼발보다 한걸음 앞으로
내딛고 중심을 오른발로 옮기면서 왼발꿈치를 쳐든다.
(4) 날숨, 동작 (2)의 요령에 따라 왼발뒤꿈치를 내리고 왼무릎을
조금 굽히면서 중심을 왼다리로 옮김과 동시에 오른발끝을 쳐든다.
(5) 들숨, 중심을 오른다리로 옮기면서 왼발뒤꿈치를 쳐든다.
(6) 날숨, 왼발뒤꿈치를 내리고 왼무릎을 조금 굽히면서 중심을
왼다리로 옮김과 동시에 오른발끝을 쳐든다.
(7) 들숨, 왼무릎을 펴고 오른발을 한걸음 뒤로 물리고서 오른무릎을
조금 굽히면서 중심을 오른다리로 옮긴다.
(8) 날숨, 오른무릎을 펴고 왼발을 오른발 옆으로 거둬들이면서
원자세로 돌아간다.
(유의사항)
(1) 동작 진행중에 상체가 앞뒤나 좌우로 기울지 않도록 유의한다.
(2) 몸의 중심을 앞다리로 옮길 때는 목을 뽑아 바로 세우고 가슴을
활짝 펴도록 한다.
(3) 발을 바꾸어서 한 차례 더 해도 된다.
자기 안마 연공법
기공의 한 종목인 자기 안마
우리는 어딘가 몸에 이상이 있을 때, 즉 어디가 아프거나
욱신거리거나 저리거나 뻣뻣하거나 할 때, 본능적으로 그곳을 감싸
누르기도 하고 문지르기도 하고 주무르기도 한다. 그러면 대부분의
경우 증세가 곧 완화된다. 막혔던 경락이 트여 기와 혈이 다시 흐르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손으로 몸을 누르거나 문지르거나 주무르는 법은 인류의 가장
원초적인 치료법으로서 어느 나라 어느 민족에게나 다 있는 것이다.
동양에서는 이것을 안마라고 부른다.
안마는 오랜 옛날부터 몸안의 기를 다스리는 효과적인 치료법 또는
양생법의 하나로 매우 중요시되어 왔다. 요즘의 우리나라에서는
안마라면 퇴폐업소를 연상할 만큼 잘못된 방향으로 전락해 버렸으나
옛날에는 나라의 의료체계 속에 어엿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치료술로서의 전통 안마는 중국에서 점혈법, 퇴나법, 일본에서는
안복술, 지압법 등 여러 갈래로 갈라져 내려왔으며, 우리나라에서는
70년대 초에 일본식 지압법에 기공 원리를 배합한 수기 요법이
나왔으나 제도적인 제약 때문에 순조롭게 발전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안마는 원래 전문적인 치료사가 환자에게 시술하는 치료술이기
이전에 자기 스스로 하는 자기 치료법 또는 자기 건강법으로 시작된
것이다. 그래서 자기 안마는 체조법과 결합되어 동양 양생법의 큰
기둥인 도인안교를 이루게 되었던 것인데, 이것이 바로 의가기공의
원줄기이다. 흔히 동인법(도인술)이라고 할 때는, 도인안교의 약칭인
경우와, 도인안교에서 안마를 제외한 체조법만을 가리키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안마는 도인법에 포함될 수도 있고 도인법과 구분될 수도
있으나, 어느 경우건 자기 자신이 할 때는 기공의 한 종목으로서 안공
또는 안마공이라 부른다.
수련 효과를 높여주는 보건공
자기 안마는 효과가 확실할 뿐 아니라 즉효성이 있는 데다가 특별한
연습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예컨대 손발에 기혈이 잘
통하지 않아서 차거나 저릴 때 본능적인 동작으로 손을 맞비비든가
발을 주무르든가 하면 금세 따뜻해진다. 체조법, 호흡법, 의념법
등으로도 손발을 따뜻하게 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수련을 쌓아야 하며 즉효성에서도 자기 안마에 미치지
못한다. 물론 체조법, 호흡법, 의념법에는 자기 안마와는 다른 특징과
장점이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기공 수련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특히 병 있는 사람이나 연로한 사람은 자기 안마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치료술로서의 안마는 경락에 관한 전문적 지식과 능숙한 기술이
있어야 하지만, 양생법으로서의 자기 안마는 그런 것을 꼭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신체 각 부위를 차례로 안마해
내려가면 된다. 이런 식의 자기 안마 요령을 공법으로 묶은 것을
보건공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건강기공)에 '보건공 20절'이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말단과 중심
자기 안마를 하는 데는 신체 각 부위를 차례로 빠짐없이 안마하는
방법이 있다. 맨손바닥으로 문지르거나 주무르거나 주먹으로 가볍게
두드리는데, 자기 몸의 요구에 따라, 즉 어떻게 하면 시원하느냐에
따라 그때 그때 적당한 방법을 택하면 된다. 젖은 타월이나 마른
타월로 온몸을 고루 마찰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릴 뿐 아니라, 그것이
어느 경우에나 반드시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보다는
기의 흐름이 정체되기 쉬운 부위를 중점적으로 안마하는 편이 시간도
절약되고 효과도 확실하다.
기의 흐름이 정체되기 쉬운 곳은 기의 순환계통의 중심격인 단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사지 말단이다. 머리는 신경계통의 중심이 위치한
곳으로서 기공에서도 정신작용의 중심이란 뜻에서 상단전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기의 순환계통에서는 역시 말단에 속한다. 중심인 동시에
말단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경락 이론으로 보더라도 기의 순환로인 경락들의 시발점과 종점은
모두 손끝과 발끝 그리고 머리(얼굴)에 있다. 따라서 자기 안마를 할
때에는 손발과 머리(얼굴)를 중점적으로 안마하는 편이 효과적이라는
말이 된다.
그런데 말단 부위도 중요하지만 중심 부위인 단전도 말단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기공에서 단전은 기를 기르고 단련하고 저장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자기 안마를 할 때는 말단 부위인 손, 발, 머리와 함께
단전이 자리잡고 있는 복부도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음에 말단과 중심의 자기 안마법을 손, 머리, 얼굴, 복부, 발 등
각 부위별로 나누어 설명하기로 한다 이 네가지 안마법은 한꺼번에
모두 다 해도 좋지만 시간이 없을 때는 그 중에서 마음 내키는 것 한두
가지만 골라서 해도 된다. 어느 부위를 안마하든지간에 전신적인 건강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제1절 손 안마법
손에 분포되어 있는 경락들은 머리, 목, 어깨, 가슴과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손을 안마해서 기를 잘 소통시키면 연결 부위도 기의
흐름이 원활해진다. 다시 말해서, 손의 안마만으로 횡경막을 경계로
하는 몸의 윗부분에 속하는 모든 기관, 대뇌를 비롯하여 눈, 코, 입,
귀, 목구멍과 기관지, 폐와 심장, 그것들을 에워싸고 있는 근육과 피부
등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몸의 윗부분의 기의
소통이 활발해지면 그것이 연쇄반응을 일으켜 몸의 아랫부분도 기가 잘
통하게 된다. 결국 손을 안마하는 것만으로 몸 전체의 건강을 증진하고
병 치료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손에만 침을 놓아 모든 병을
고친다는 수지침의 원인도 이와 같은 것이다.
(자세)
선 자세로도 할 수 있고 앉은 자세로도 할 수 있다. 좀 불편하기는
해도 누운 자세로도 할 수 있다.
(동작)
(1) 양손바닥을 합쳐서 손을 따뜻해질 때까지 맞비빈다.
(2) 양손 열 손가락으로 깍지를 끼고서 이리저리 10--20회 가량
비틀어 돌린다.
(3) 한쪽 손바닥으로 다른 한쪽 손등과 손가락을 10--20회 가량
문지르고 나서, 손을 바꾸어 반복한다.
(4) 양주먹을 꽉 쥐고 5--10회 둥글게 돌린 후 반대 방향으로
5--10회 돌린다.
(5) 손목을 중심으로 해서 양손을 살랑살랑 10회 가량 흔든다.
(유의사항)
(1) 안마의 강도는 기분 좋은 정도를 기준으로 삼는다. 안마 횟수도
적당히 가감하도록 한다.
(2) 안마가 끝난 후 제 3과의 '손가락 젖히기'를 첨가하는 것도
좋다.
(3) 매일 두세 차례씩 2--3개월 계속하면 효과를 확실하게 느끼게
된다.
제2절 머리 얼굴 안마법
사람의 건강 상태는 얼굴에 그대로 나타난다. 한의학에서는 얼굴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한 진찰법으로 되어 있다. 이것은 얼굴 부위가
신체의 다른 모든 부위들과 직접 연결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얼굴과 머리 부위에서도 특히 중요한 곳은 귀와 코이다. 귀와 코는
밖으로 돌출되어 있어서 말단이랄 수 있는 곳이므로 여기에 신체 각
부위와 연결된 통신계통(경락 계통)의 말단이 집중되어 있다. 그래서
침술에는 이침법, 비침법 등 귀와 코에 침을 놓아 모든 병을 치료하는
방법이 있다. 자기 안마를 할 때는 콧대의 양쪽 기슭과 귓바퀴를
정성스레 안마할 필요가 있다.
(자세)
선 자세와 앉은 자세로 할 수 있고, 누운 자세로도 일부는 할 수
있다.
(동작)
(1) 양손 가운뎃손가락 첫째 마디 지복을 입 좌우 귀퉁이에 갖다
대고 위쪽으로 밀어 올리는데 지복이 콧대 양쪽 기슭을 따라 올라가서
코허리와 앞이마를 거쳐 머리털 가장자리까지 이르게 한다.
(2) 양손바닥 전체를 안면에 밀착시킨 채 가운뎃손가락 끝이 입
귀퉁이에 되돌아 올 대까지 가볍게 얼굴을 쓸어 내린다.
(3) 다시 양손바닥 전체로 가볍게 얼굴을 쓸어 올린다.
(4) 가운뎃손가락 지복만으로 (1)의 반대방향으로 앞이마와 콧대
양쪽 기슭을 밀어 내린다.
여기가지의 동작, 즉 (1)--(4)의 동작을 5--10회 반복한다.
(5) 양손바닥으로 귓바퀴를 감싸고서 뒤쪽으로 밀었다가 귓바퀴를
접으면서 앞쪽으로 밀어당긴다. 귀가 더워질 때까지 10회 가량
반복한다.
(6) 양손 열손가락을 꺾어 세워 빗 모양을 만들어 가지고 이마
위에서부터 뒤통수까지 머리를 빗어 넘긴다. 손가락끝이 두피를 충분히
자극할 수 있도록 적당히 힘을 주어야 한다. 머리 전체를 긁듯이
20--30회 골고루 빗어 넘긴다.
(유의사항)
(1) 가운뎃 손가락으로 콧대 기슭을 밀어 올리고 밀어 내릴 때는
손끝에 힘을 주되 손바닥 전체로 얼굴을 쓸어 올릴 때와 내릴 때는
힘을 주어서는 안 된다.
(2) 손바닥으로 귓바퀴를 문지르고 나서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으로 귓바퀴의 오목한 부분을 꼼꼼히 안마하면 효과는 더욱
크다.
제3절 복부 안마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단전은 기의 순환계통의 중심이므로 단전이
자리잡고 있는 복부의 안마는 양기와 연기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또한
연공으로 말미암아 온몸으로 분산된 기의 흐름을 단전으로 모아 들이는
효과도 있다 연공 마무리(수공)로 복부를 안마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보다 복부는 비와 위, 소장과 대장, 간과 담, 신과 방광 등 내장이
들어 있으므로 복부안마는 내장의 기능을 강화하는 효과가 확실하다.
다음에 소개하는 복부 안마법은 수백년 동안 전해 내려오면서
거병연년에 특효가 있음을 증명된 장수법으로 원명은 '연년구전법'이라
한다.
시작하기 전에 양손바닥을 맞비벼 따뜻하게 한다.
(자세)
선 자세와 앉은 자세, 그리고 누운 자세 중에서 형편에 따라 편리한
것을 선택한다. 기온이 낮지 않거나 이불속에서라면 상복부와 하복부를
드러내고 하도록 한다.
(동작)
(1) 왼손 가운데 세 손가락을 명치끝에 가볍게 얹고 그 위에 오른손
세 손가락을 겹친다. (여자는 오른손이 밑으로 가게 한다.) 시계바늘
방향으로 둥글게 원을 그리면서 21회 가볍게 문지른다.
(2) 양손 가운데 세 손가락을 서로 맞닿을 만큼 가까이 해서
명치끝에 얹고 양손을 동시에 나선형으로 돌리면서 조금씩 아래로
이동시켜 치골(불두덩뼈) 위까지 문질러 내려간다.
(3) 계속해서 양손끝을 치골 양쪽으로 벌린 후 젖꼭지를 향해
나선형으로 문질러 올라가다가 젖꼭지 밑에 이르러 안쪽으로 방향을
돌려 명치끝에서 양손 끝이 만나도록 한다. (2)와 (3)을 10회
반복한다.
(4) 양손 가운데 세 손가락을 (1)과 같이 겹치고 명치끝에서
치골까지 21회 밀어 내린다.
(5) 왼손은 아래로 늘어뜨리고 오른 손바닥으로 배꼽을 중심 삼아
시계 바늘 방향으로 원을 그리면서 문지르되 조금씩 둘레를 크게 해서
위로는 명치끝, 아래로는 치골에까지 확대했다가 다시 둘레를 조금씩
줄여서 배꼽으로 돌아오는데, 시작에서 끝까지 21회 원을 그린다.
(6) 손을 바꾸어 오른손은 아래로 늘어뜨리고 왼손바닥으로 21회
문지르는데 이번에는 반대 방향으로 원을 그린다.
(7) 왼손을 왼쪽 갈비뼈 아래에 고정시키되 엄지손가락은 앞쪽에
오고 나머지 네 손가락은 뒤쪽에 가도록 한다. 오른손 가운데 세
손가락으로 왼쪽 젖꼭지 밑에서 대퇴 위 서혜부까지 21회 밀어 내린다.
(8) 손을 바꾸어 오른손을 (7)의 요령대로 허리에 걸치고, 왼손
가운데 세 손가락으로 오른쪽 젖꼭지 밑에서 대퇴 위 서혜부까지 21회
밀어 내린다.
(9) 복부 안마가 끝나면 의자나 방바닥에 앉아서 양주먹을 무릎위에
얹고 상체를 시계 바늘 방향으로 천천히 21회 회전시킨다. 이불안에서
누워서 할 때는 (8)까지만 하고 (9)는 생략해도 된다.
(유의사항)
(1) 앞의 동작 중에서 (5) (6)은 손바닥 전체를 밀착시켜서 마찰하고
나머지 동작은 가운데 세 손가락의 지복과 손바닥 윗부분(손가락 바로
아랫부분)만으로 마찰한다.
(2) 마찰의 강도는 기분이 좋을 정도면 된다. 지나치게 강하게
문지를 필요는 없다.
(3) 여자는 우방까지 안마하면 더욱 좋다.
(4) 문지르는 횟수는 적당히 가감할 수 있으나 날마다 아침 저녁
시간을 정해서 꾸준히 계속해야만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불 속에서도
할 수 있으므로 게으른 사람에게 알맞은 공법이다.
(5) 식사 직후 또는 배가 너무 고플 때는 연공에 적합치 않다.
시작하기 전에 대소변을 보도록 하되, 아침엔 하기 전에 소변만 보고
끝내고 나서 대변을 본다.
(6) 이 공법은 임신중인 여성에겐 권할 수 없다.
제4절 발 안마법
발에 분포되어 있는 경락들은 비와 위, 간과 담, 소장과 대장, 신과
방광 등 복부 내장과 직접 연결되어 있을 뿐 아니라 그 중 일부는 멀리
떨어진 머리 부위와도 줄이 닿아 있어서 발의 안마는 전신적인 건강
효과가 있다. 전문적인 치료사들은 발 안마, 발 지압 또는 족침만으로
온몸의 기를 다스려 온갖 병을 다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자기
안마도 열심히 계속하기만 하면 놀라운 효과를 얻을 수가 있다.
(자세)
선 자세나 누운 자세로 할 수는 없고 의자나 방바닥에 앉아서 한다.
(동작)
(1) 엄지손가락으로 발바닥을 고루 누르는데 아프지 않을 정도로
힘을 주어 누른다. 특히 발바닥 한가운데를 중점적으로 누른다. 누를
때마다 3--5초씩 압력을 지속시켜야 한다. 3--5분 가량 계속한다.
(2) 엄지발가락부터 새끼발가락까지 차례로 누르기도 하고
문지르기도 한다. 발가락을 잡아당기면서 뱅글뱅글 돌리기도 한다.
5--10분 가량 계속한다.
(3) 안마하는 발과 같은 쪽 손으로는 발목을, 다른 한손으로는
발가락을 움켜쥐고서 10회 가량 발을 돌리고 나서 반대 방향으로 다시
10회 가량 돌린다. 한쪽 발이 끝나면 다른 한쪽 발을 안마한다.
(유의사항)
(1) 위의 격식에 구애됨이 없이 융통성 있게 발 전체를 고루 누르고
문지르고 주무르고 비틀고 돌려서 화끈한 느낌이 들게 하면 되는
것이다.
(2) 더운 물에 발을 5--10분 가량 담갔다가 안마를 하면 더욱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ff
명공 안내
무극양생공
중국 무술의 3대 본산은 소림사로 유명한 숭산, 사천의 아미산,
태극권의 발상지로 알려진 무당산이다. 이 세 곳은 무술의 본산인
동시에 기공의 본산이기도 해서 숭산에서는 소림기공이, 아미산에서는
아미기공이, 무당산에서는 무당기공이 나왔다. 그 중 소림기공과
아미기공이 불가의 흐름에 속한다면 무당기공은 도가의 흐름에 속한다.
정삼풍(장삼봉), 진희이 등 전설적 도사들의 이름과 함께 중국
기공의 큰 유파를 이룬 무당기공은 수많은 공법을 전하고 있으나, 가장
대표적인 것은 원시태극권이라 불리는 '무당태극십삼식', 배석영이
정리해서 내놓은 '무당양생공', 무당용문파 제 28대 종사 호광발이
전하는 '무극양생공' 등이다.
특히 무극양생공은 무당파가 발견한 포구식(양손으로 공을 안은 것
같은 자세로 하는 동작)을 다양한 형식으로 엮어 낸 동공으로서 무당파
기공의 정수를 보여주는 명공이다. 홍콩의 한국인 기공가 김명수 씨가
호광발 종사의 뒤를 잇고 있다.
태극 용호공
근래에 중국 기공이 다시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 전해진
동공이라면 도인법 계열의 공법이 있을 뿐, 무술에서 비롯된 공법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형편이었다. 다만 한 가지, 동공의 모양새를
제대로 갖춘 무술 계열 공법으로 8 15 해방 전에 국내에 전해져서
오늘까지 남아 있는 것으로 '태극용호공'을 들 수 있음은 퍽 다행한
일이다.
태극용호공은 태극권, 소림권, 형의권 등에서 따온 동작을 엮어서
만든 전형적 무가기공으로 특히 박력있고 화려한 몸놀림이 두드러져
보인다.
공법 이름은 '용호'는 중국 단학의 전문 용어로서 용은 원신을, 호는
원기를 가리킨다. 즉 신(정신)을 닦고 기를 단련함으로써 마음과 몸을
함께 수련한다는 뜻이다.
태극용호공의 전인은 우리나라에서 공력이 가장 오랜 기공가의 한
사람인 김교일 씨. 손년 시절에 중국 스승에게서 전수받아 50년 동안
수련을 계속해 왔다. 이 공법은 중국에선 맥이 끊어졌으나 1991년
김씨가 북경 등지에서 다시 선보임으로써 그곳 기공가들로부터
명공으로 인정받았다. 젊은이들에게 적합한 공법이라 생각한다.
제5과 현대인의 고전 기공
고전 기공의 세계
오랜 옛날부터 전해 온 전통적 공법들을 가리켜 고전 기공이라
부른다. 고전기공은 예술 분야에서의 고전 작품과 마찬가지로 시대를
초월하여 후세에 이르러서도 매우 가치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공법들이다. 그것들은 천 년, 2천 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에 걸쳐
선인들의 실천을 통해 확실한 건강 효과가 보증된 공법이기 때문에
그만큼 신뢰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오늘날에도 적지않은
사람들이 이른바 현대적 공법이라는 것을 제쳐놓고 겉보기에
소박하기만 한 고전 기공을 택하고 있는 데는 옛것에 대한 이와 같은
믿음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고전 기공 중에서 정공에 속하는 것은 논외로 하고, 동공에 속하는
공법만 가지고 말한다면 형식면에서 다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1) 동물의 모방
동물들의 몸놀림을 모방하여 엮은 원시 기공의 흐름이 첫째 유형을
이룬다. 추측건대,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이나 원시시대의 춤은 동물의
흉내를 내는 데서부터 시작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건강법으로
연결된 것은, 야생동물들은 인간과는 달리 타고난 수명을 다할 때까지
병을 앓는 법이 없다는 점에 생각이 미쳤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동물 모방의 기공 공법 중에는 수명이 제일 긴 것으로
알려진 거북과 학을 대상으로 삼은 것이 많다. 오늘날에도 인기있는
공법으로 남아 있는 구사기공, 구축공, 학보공, 황학공 따위가
그것이다.
하지만 동물 모방 계열의 고전 공법을 대표하는 것으로 고대 중국의
의성인 화타(2세기)의 '오금희'를 드는 데는 논의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오금희는 호랑이, 사슴, 곰, 원숭이, 새(학) 등 다섯 가지
동물의 몸놀림을 오행설에 따른 오장에 결부한 것으로, 동공 공법의
원조라고 할 만큼 후세 기공에 크나큰 영향을 끼친 바 있다. 불행히도
세부 동작에 관한 기록이 소실되어 화타 자신이 어떤 모양으로 연공을
했는지는 알 길이 없으나 그 기발하고도 독특한 발상은 후인에게
계승되어 수많은 종류의 오금희 공법을 낳게 했다.
(2) 경락도인법
시대적으로는 오금희보다 천 년 가량 뒤지지만, 경락 이론에
의거하여 기형의 통로인 경락을 신전하는 데 동작의 주안점을 두어
엮어낸, 이른바 경락도인법에 속하는 공법들이 둘째 유형을 이룬다.
이 부류에 속하는 공법들에선 동물의 몸놀림 같은 건 거의 찾아볼 수
없고, 각각의 동작이 경락의 소통만을 염두에 두고 짜여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경락이라는 것은 무슨 관념적인 대상이 아니라 인체의 기관
사이사이, 피부와 근육 갈피갈피에 분포된 설핀 결체 조직으로
이루어진, 실재하는 기혈의 통로이다. 이것이 유연성을 잃고 굳어지면
기형의 흐름이 정체되어 생리 기능에 갖가지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경락의 유연성을 유지하려면 경락을 감싸고 있는 팔다리와 몸통의
근육을 당기고 늦추는 운동, 경락의 요충인 각 관절을 굽히고 펴는
운동, 내장에 안마 작용을 가하는 운동을 일상적으로 계속해야 한다.
이러한 운동을 체계적으로 연결한 데다가 호흡법과 의념법을 배합하여
공법화한 것이 바로 경락도인법 계열의 동공이다. 이것은 일반적인
건강법이라기보다 의료적 성격이 뚜렷한 공법들이다.
이 계열의 고전 공법을 대표하는 것으로는 '팔단금'과 '역근경'을
들 수 있다.
(3) 무술 동작의 채용
기공과 무술의 관계에 대해서는 '기공 문답 30'에서 언급한 바
있으므로 여기서 다시 설명할 필요는 없을 줄 안다. 다만 전통 무술의
동작을 소재로 하여 거기에 기공 원리를 배합한 공법들이 고전 기공의
셋째 유형을 이룬다는 점만을 말하는 데 그치기로 하겠다.
이상과 같이 고전 기공을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보았으나, 현대
기공의 공법이라고 하는 것들도 결국은 고전 기공의 내용을 현대적
시각에서 현대인의 구미에 맞게 재편한 데 지나지 않는다. 이를테면,
현대 기공은 전래의 민요를 새로 편곡한 '신민요'와 같은 것이라고
보면 된다. 다만 편곡을 함에 있어 한 가지 유형만을 기본으로 삼지
않고, 두 가지 혹은 세 가지 유형을 한데 섞어서 엮어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현대 공법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고전삼곡
기공을 배우는 사람으로서 상식으로 알아두어야 할 고전 공법을
꼽는다면 첫째는 '오금희'요, 다음이 '팔단금'과 '역근경'이다. 이 세
가지를 흔히 고전삼곡이라 부른다.
알아두어야 할 고전 공법이라고 했지만 이 세 가지를 반드시 다
배워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기공 공법은 음악을 감상하듯이 간단히
음미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일정 기간의 수련이 필요하다. 그러니까
기공을 배우려면 고전 공법 한 가지쯤은 해보는 게 좋겠고, 해볼
생각이라면 이 세 가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게 상식이라는
말이다.
앞에서 언급한 바 있거니와, 오금희의 원곡은 소실되고 나중에 많은
가짓수의 편곡이 나왔는데, 원곡이 없으니 그 편곡이라는 것들이 서로
아주 딴판일 수밖에 없다. 편곡이 아니라 창작곡인 셈이다. 현대
기공가에 의해 엮어진 것만 해도 초국서 씨의 '화타오금희', 이춘양
씨의 '오금기공', 곽림 씨의 '신기공오금희', 양사풍 씨의
'자발오금희동공' 등 각기 특색있는 것들이 많다. 하지만 그 모두가
동물의 몸놀림에서 따온 것이므로 설명문만 가지고는 혼자서 배우기
어렵다는 난점이 있다.
오금희에 비해 경락 신전을 위주로 하는 팔단금이나 역근경은
동작이 비교적 간명한 편이므로 기공의 원리만 이해한다면 설명문에
의거해서도 혼자서 연습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에는 현대인을 위한
고전 공법으로 팔단금과 역근경을 수록하기로 했다. 설명문에
그림까지 곁들였으니 뜻만 있다면 자습하기에 별다른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팔단금
팔단금이란 여덟 부분으로 이루어진 비단같이 진귀한 공법이란
뜻으로, 팔은 우주 만물의 갖가지 현상을 부호로 나타내는 팔괘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팔단금을 누가 처음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옛날부터 민간에 전해 온 단편적인 도인법 중에서 각 내장의 기능과
관계있는 여덟 가지 동작을 가려내어 종합적인 건강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나로 묶어내면서 그렇게 이름붙인 것으로 보인다.
팔단금이라는 이름이 기공 문헌에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8백여 년
전인 송대부터인데, 오늘에 이르기까지 제목은 같으면서도
세부적으로는 각기 상이한 내용의 여러 가지 팔단금 공법이 전해지고
있다. 심지어 팔단금 하나만 가지고 북식, 남식, 무식, 문식으로
갈라지기도 했다. 조선시대의 종합 의서인 "의방유취"에도
'여진인안락법'이라는 이름으로 팔단금 공법이 수록되어 있다. 그
중에서 원형으로 여겨지는 '원시팔단금'은 동작이 간단명료한
것이었으나 후세 사람들이 모양새를 위해 점점 복잡하게 고쳐 엮은
흔적이 엿보인다.
여기 소개하는 주염풍 씨의 팔단금은 의학적으로 별반 의미가 없는
군더더기를 모두 털어 버림으로써 배우기 쉬운 반면에 의료 효과는
월등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초보자, 노인, 병약자에게 권할
만한 공법이라고 생각된다.
주염풍 씨는 현재 천진중의학원 교수로서, 팔단금 이외에도
역근세수경, 구사기공 등의 고전 공법을 원형에 충실하게 복원하여
임상에 응용하는 데 업적을 쌓고 있는 중국 의료 기공의 중진이다.
연공 유의 사항
(1) 팔단금은 동공임엔 틀림없지만, 그렇다고 동작 자체에 중점을
두는 공법은 아니다. 동작에 뒤따르는 정지, 즉 자세가 더욱
중요하다. 동공에는 무슨무슨 13세니 15세니 하는 명칭이 붙는 공법이
적지 않은데, 이런 유형의 공법에서 동작이란 주로 '세(자세)'를
이루기 위한 준비 또는 연결 구실을 할 뿐이다. 팔단금이나 역근경
또한 '세'의 공법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2) 팔단금의 여덟 가지 동작은 거의 모두가 일정한 경락과
관계있는 근육을 한껏 신전하도록 짜여져 있으므로, 신전 효과를
높이기 위해 연공시에 근육(경락)이 신전된 상태(자세)를 4--5초씩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 다음 설명문에서는 이것을 '신전 유지'란 말로
표현하기로 한다.
(3) 그러나 신전시의 근육 긴장은 곧 이완(방송)과 교체되어야
한다. 이른바 일긴일송의 원칙이다. 동시에 연공의 전체적인 흐름은
어디까지나 유연해야 한다.
(4) 연공중에는 고르고 길고 잔잔한 자연식 호흡을 목표로 하되
동작이 익숙해질 때까지는 호흡에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 무난하다.
다만 근육을 신전할 때 무의식적으로 숨결이 잠시 끊기는 일이 없도록
유의해야 한다. 호흡과 동작의 일치를 위해 무리를 할 필요는 없다.
연습을 계속하다 보면 자연히 일치하게 된다.
(5) 연공 속도는 다른 체조법에 비할 수 없을 만큼 아주 느리다.
가령 손하나 쳐들어 올리는 데도 올리고 있는 건지 아닌지 모를 만큼
완만한 속도로, 그러나 간간이 동작이 정지되는 일 없이 조용하게
올려야 한다. 이 공법을 새로 엮어낸 주염풍 씨 자신이 시범을 할 때
내가 직접 시간을 재 보았더니, 제1단에서 제8단까지 각각 4회씩
동작을 반복해서 전부 한 차례 하는 데 약 9분이 걸렸다. 이를 참고로
해서, 동작을 다 외운 다음에는 시계를 보아 가며 연습해서 대략
7--8분에 끝내도록 속도를 조절하면 될 것이다.
(6) 연공은 아침 저녁으로 시간을 정해 꾸준히 계속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른 공법(예컨대 다음의 역근세수경이나 기공 체조)과 함께
연습할 때는 한 차례만 해도 되지만, 팔단금만 하는 경우엔 전체 연공
시간이 20분 이상 되도록 한두 차례 더 하거나 각 단의 동작을
4회에서 8회로 늘리는 편이 바람직하다.
(7) 연공을 끝낼 때는 팔의 승강운동과 함께 서너 번 숨을 고르고
나서, 양손을 비비고 얼굴을 손바닥으로 쓸어올리는 수공(마무리
동작)을 꼭 하도록 한다.
제1단 양수탁천 이삼초: 양손으로 하늘을 치받쳐서 삼초를
다스린다.
(동작, 자세)
(1) 자연식 선 자세. 양손바닥을 아래로 향한 채 양팔을 좌우로
천천히 쳐들어 올리는데, 머리 위에 이르러 열손가락을 깍지 낀 다음,
손바닥을 뒤집어 위를 향하게 하면서 치받치듯이 팔을 쭉 편다.
동시에 얼굴을 들어 양손을 쳐다본다. 신전 유지.
(2) 깍지를 낀 채 양손을 천천히 하복부 앞으로 내리는데, 손바닥은
얼굴 앞에서는 앞쪽을, 가슴 앞에서는 아래쪽을, 배꼽 앞에서는
위쪽을 향하게 한다. 양손이 하복부 앞에까지 내려가면 고개를 숙여
손바닥을 내려다본다.
(3) 깍지 낀 손을 천천히 머리 위로 쳐들어 올리는데, 위를 향했던
손바닥은 가슴 앞에서는 몸통 쪽을, 얼굴 앞에서는 앞쪽을, 머리 위에
이르러서는 위쪽을 향하게 한다. (1)과 같이 신전 유지.
(4) 다시 (2)(3)을 반복하여 도합 4회 손을 올리고 내린다. 제1단을
끝낼 때는 손을 내리면서 얼굴 앞에서 깍지를 풀어 양손가락을
가지런히 아래로 향하면서 하복부 앞까지 내린 후 원자세로 돌아간다.
제1단으로 위와는 다른 방법도 있다. 즉 손을 올릴 때는 (1)과 같이
하고 내릴 때는 (4)의 손내리는 동작과 같이 하면서 4회 반복하는
것이다.
(호흡)
고르고 긴 자연식 호흡. 동작에 맞추려면 양손을 올려 뻗을 때
들숨, 내릴 때 날숨.
(효능)
한의학에서 삼초란 흉부인 상초, 상복부인 중초, 하복부인
하초(배설 기능, 생식 기능)의 호칭으로 내장 전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제1단의 동작은 내장을 끌어올리고 복압을 높여 혈액 순환을
개선하며, 횡경막 운동을 강화하여 심폐 기능을 향상시킨다. 팔의
신전으로 목, 어깨, 가슴의 근육 경화를 예방한다.
제2단 좌우개궁 사사조: 수리를 쏘듯 좌우로 활을 당긴다
(동작, 자세)
(1) 다리를 어깨 너비보다 넓게 벌리고 말 탄 것같이 엉덩이를
내린다. 이것을 '마보'라 한다. 상체를 바로 세우고 몸통 앞에서
양팔꿈치를 굽혀 왼손은 위로, 오른손은 아래로 하여 서로 맞보게
한다.
(2) 양손은 주먹을 쥐는데 엄지와 집게손가락을 펴서 가위 모양으로
벌린다. 왼손을 어깨 높이에서 천천히 왼쪽으로 수평이 되게 내뻗고,
오른손은 팔꿈치를 우후방으로 끌어들이면서 주먹이 오른쪽 갈비뼈
밑에까지 오게 하여 활을 당기는 형상을 취한다. 얼굴을 왼쪽으로
돌리고 눈은 왼손을 바라본다. 신전 유지.
(3) 양손을 몸통 앞으로 거둬들여 (1)의 자세로 돌아가되 이번에는
오른 손이 위로, 왼손이 아래로 오게 한다. 가위 모양의 주먹은
그대로 쥐고 있다.
(4) 방향만을 오른쪽으로 바꿔 (2)(3)의 동작을 그대로 되풀이한다.
좌우 교대로 2회씩 도합 4회 반복한다.
(호흡)
길고 깊은 자연식 호흡, 동작에 맞추려면 화을 당길 때 들숨,
원자세로 돌아갈 때 날숨.
(효능)
양팔을 크게 벌리므로 어깨, 팔, 가슴 근육에 탄력을 주며 폐활량을
높여 심폐 기능을 강화할 뿐 아니라 마보 자세로 하반신을 단련한다.
제3단 조리비위 비단거: 한쪽 팔을 쳐들어 비와 위를 조리한다
(동작, 자세)
(1) 넓게 벌렸던 양발의 간격을 어깨 너비로 되돌려 자연식 선
자세를 취한 다음, 왼손을 몸통 앞을 따라 쳐들어 올려 머리 위에서
손바닥을 젖히면서 쪽 뻗어 올린다. 이때 왼손 끝은 오른쪽을 향하게
된다. 이와 함께 오른손은 손끝을 앞으로 쳐들어 손바닥으로
내리누르는 자세를 취한다. 신전 유지.
(2) 왼손 바닥을 아래로 향하게 하면서 몸통 한가운데를 따라
천천히 하복부 앞에까지 내린 후, 대퇴 옆으로 거둬들여 원자세로
돌아간다. 동시에 온몸을 방송한다.
(3) 이번에는 오른손을 쳐들어 올리면서 위의 동작을 한다.
좌우 교대로 각각 2회씩 도합 4회 반복한다.
(호흡)
자연식 호흡. 동작에 맞추려면 손을 올릴 때 들숨, 내릴 때 날숨.
(효능)
올렸던 손을 내릴 때는 손의 하강 동작과 함께 기혈을 아래쪽으로
이끌어 내리는 것으로 의념한다. 이것을 '외도내행'이라 한다. 이로써
기혈의 흐름을 위아래로 소통시키며, 손의 오르내림으로 비위와 간담
등의 소화기 계통을 다스린다. 또한 어깨를 부드럽게 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여 정신을 안정시킨다.
제4단 오로칠상 왕후초: 고개를 뒤로 돌려 오로칠상을 물리친다
(동작, 자세)
(1) 제3단과 같은 자연식 선 자세. 양손을 자연스럽게 허리에
걸친다. 머리와 윗몸을 천천히 왼쪽으로 한껏 돌린다. 눈은 뒤쪽을
바라본다. 신전 유지.
(2) 머리부터 허리까지 윗몸 전체를 원자세로 천천히 되돌리면서
온몸을 방송한다. 좌우 교대로 각각 2회씩 도합 4회 반복한다.
(호흡)
몸을 회전할 때 들숨, 원자세로 돌아올 때 날숨.
(효능)
오로칠상이란 몸과 마음에 쌓이는 피로와 갖가지 내장 질환을
가리킨다. 제4단은 심신의 피로를 회복하고 내장을 강화하여 각종
만성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동시에 목의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주고 척추를 바르게 하는 효과도 있다.
제5단 효두파미 거심화: 머리와 허리를 요동하여 심화를 없앤다
(동작, 자세)
(1) 양손을 허리에 걸친 채 제2단과 같이 마보 자세를 취하고,
상체를 천천히 왼쪽으로 돌려서 굽히는데, 계속해서 앞쪽, 오른쪽으로
상체를 크게 회전해 원자세로 돌아온다. 머리도 상체와 함께
회전시킨다.
(2) 다음엔 반대 방향, 즉 오른쪽 -> 앞쪽 -> 왼쪽 -> 원자세로
천천히 회전시키고 나서 온몸을 방송한다.
위와 같이 방향을 바꿔가며 각각 2회씩 도합 4회 반복한다.
(호흡)
몸을 굽혀서 돌릴 때 날숨, 일으키면서 원자세로 돌아올 때 들숨.
(효능)
상체를 크게 회전시켜 요동함으로써 심화(초조, 불안감 등)를
없애고, 등줄기를 당겨 견배부를 이완시키므로 심장을 편안하게 하여
정신을 안정시킨다. 요통의 예방, 치료에도 효과가 크다.
제6단 양수반족 고신요: 양손으로 다리를 훑어올려 신과 허리를
강화한다
(동작, 자세)
(1) 양다리를 넉넉히 벌리고 서서 양손바닥을 허리 뒤쪽에
갖다댄다. 무릎을 편 채 상체를 천천히 앞으로 굽히면서 양손바닥으로
허리와 다리 뒤쪽을 거쳐 발뒤꿈치까지 쓰다듬어 내린다.
(2) 양손바닥을 발목 안쪽으로 돌려 다리 안쪽을 훑어 올리면서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양손바닥이 대퇴 안쪽을 거쳐 하복부에 이르면
양손을 허리 뒤쪽으로 미끄러뜨리듯이 돌리면서 상체를 뒤로 젖힌다.
신전 유지.
(3) 다시 상체를 앞으로 굽히면서 (1)(2)를 도합 4회 반복한다.
(호흡)
상체를 굽히면서 날숨, 일으켜서 뒤로 젖히면서 들숨.
(효능)
허리 근육을 부드럽게 하여 요통을 예방하고 신과 방광의 기능을
강화한다. 노약자는 허리를 점차로 깊게 굽히도록 한다.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환자는 머리를 너무 깊게 숙이지 말 것.
제7단 찬권노목 증기력: 눈을 부릅뜨고 주먹을 내질러 기력을
증강한다
(동작, 자세)
(1) 마보 자세를 취하고 주먹 쥔 양손을 겨드랑이 밑으로 가져가되
권심은 위를 향하게 한다.
(2) 왼주먹을 돌려 손등을 위로 가게 하면서(또는 엄지손가락 쪽을
위로가게 하면서) 앞으로 내지르듯, 그러나 아주 천천히 내뻗는데,
이에 따라 허리는 오른쪽으로 약간 돌아가고 왼쪽 어깨는 팔을 따라
앞으로 나가게 된다. 주먹이 나갈 때는 손가락을 움켜쥐면서 두 눈을
크게 부릅뜬다. 신전 유지 2--3초.
(3) 내뻗은 왼주먹은 활짝 펴고 손바닥을 새끼손가락 쪽으로 크게
돌려 위를 향하게 뒤집어서 거둬들이되, 원위치로 돌아올 때는 다시
주먹을 쥔다. (아니면, 내뻗은 주먹의 권심을 위를 향하게 돌리면서
그냥 원위치로 거둬들여도 된다.)
위와 같이 좌우 교대로 각각 2회씩 도합 4회 반복한다.
(호흡)
주먹을 내지르면서 날숨, 거둬들이면서 들숨.
(효능)
주먹을 내지르는 것으로 몸 전체의 기력을 증강하고, 눈을
부릅뜸으로써 눈과 한 계통인 간의 기능을 활성화한다.
제8단 배후칠전 백병소: 등을 일곱 번 뻗어 백병을 해소한다
(동작, 자세)
(1) 양발의 간격을 어깨 너비로 되돌려 자연식 선 자세를 취한다.
손바닥을 아래로 향한 채 양팔을 좌우로 천천히 쳐들어 올리는데 머리
위에 이르면 양팔이 수직으로 평행을 이루고 손바닥은 맞보게 하면서
발뒤꿈치를 쳐들고 온몸을 쭉편다. 신전 유지.
(2) 발뒤꿈치를 내림과 동시에 양손을 앞으로 모아 손바닥을 아래로
한 채 하복부까지 천천히 내리고 나서, 원자세로 돌아가 온몸을
방송한다.
위와 같이 4회 반복한다.
(호흡)
팔을 올리면서 들숨, 내쉬면서 날숨.
(효능)
온몸의 긴장과 방송을 반복함으로써 자율신경이 조절된다. 팔을
높이 쳐들어 올리면서 숨을 들이쉬면 하복부가 저절로 들어가고,
내쉬면 들어갔던 배가 나오므로 자기도 모르게 복식역호흡이 되어
복압의 변화가 평상시의 호흡보다 훨씬 커진다. 이것은 내장의 혈액
순환을 촉진해 모든 질병에 효과를 나타낸다.
역근세수경
역근경과 세수경은 중국 선종의 시조 달마대사(6세기)가 비전으로
남긴 기공 공법서로 알려져 왔다. 그 중 역근경은 근육과 골격을
단련하는 외공이므로 동공에 속하고, 세수경은 정신 단련을 위주로
하는 내공이므로 정공에 속한다.
두 가지 중에서 역근경만이 세상에 널리 전파되어 여러가지 상이한
공법이 파생되었으나, 원래는 세수경과 함께 내외겸수를 도모하는
하나의 공법이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역근세수경이라고 한데 묶어서
부르는 유파도 있다.
역근경(또는 역근세수경)은 달마대사가 전했다 해서 불가기공으로
분류되기도 하고 소림파기공으로 간주되기도 하지만, 그 내용으로
본다면 팔단금과 마찬가지로 경락도인법 계열에 속하는 공법이다.
근년에 와서, 역근경은 달마대사가 만든 것이 아니라 명대의
자웅도인(17세기 초)이 고대부터 전해 오던 것을 12식으로 재정리하여
달마대사의 이름을 갖다 붙인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소개하는 역근세수경은 천진중의학원 교수 주염풍 씨가
종래의 역근경 공법에 세수경의 일부 내용을 배합해서 새로 엮어낸
것으로, 각 유파의 역근경 공법에 비해 세수라는 의념법이 강조되고
있는 점이 두드러진 특색이라 하겠다. 즉 하늘에서 거둬들인 기를
정수리에서부터 몸통 한가운데를 거쳐 발바닥까지 내려보내면서
몸속을 깨끗이 씻어내는 '부장관기'라든가, 머릿골에서부터 등골을
거쳐 양다리 뼛골을 씻어내리는 '안장세수'같은 의념법을
반복함으로써 동작과 자세로 얻어지는 연공 효과를 배가하도록 꾸며져
있다. 그러므로 이 공법을 수련할 때는 이 대목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역근세수경은 팔단금에 비한다면 항목도 많고 동작도 좀더 복잡한
편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팔단금이 너무 간단해서 재미없다고
느끼는 사람에겐 권할 만한 공법이라고 생각된다.
앞의 팔단금도 그렇거니와, 다음의 동작 설명문은 주염풍 씨의
원문을 그대로 우리말로 옮겨 적은 것이 아니라, 내가 주염풍 씨의
시범을 직접 보면서 기록한 메모를 정리한 것이다. 매우 외람된
일이기는 하나 우리 독자에겐 중국어식 표현보다는 아무래도 우리말식
표현이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는 생각에서 그렇게 하기로 한 것이니 그
점 양해 있기 바란다.
연공에서 유의할 사항은 팔단금의 경우와 별로 다를 것이 없으므로
생략하기로 한다. 역근세수경 역시 경락 신전을 위주로 하는
'세의공법'이기 때문이다. 동작의 속도도 팔단금에 준한다. 다만
팔단금이 경락의 신전된 자세에 특히 중점을 두면서 동작에는 그다지
비중을 두지 않는 데 비해 역근세수경은 자세와 함께 동작도
중요시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연공중에는 앞에서 말한 의념법과
함께 이 점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기본 자세
역근세수경은 자연식 선 자세를 기본 자세로 삼는다. 즉 양팔을
몸통 좌우로 자연스럽게 늘어뜨리고 양발을 어깨 너비로 벌리고서
무릎 관절의 힘을 늦추고 서 있는 자세이다.
자연식 선 자세에 대해서는 앞에서 충분히 연습한 바 있을 것이므로
더이상 부연하지 않겠으나, 다만 한 가지, 양발의 간격에 관해 원문에
없는 나의 개인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싶다. 보통 '어깨 너비'라고
하는 말엔 정확성이 결여되어 있다. 즉 양발 안쪽 사이의 공간을 말할
수도 있고, 양발 중심선 사이를 말할 수도 있으며, 한쪽 발
바깥쪽에서 다른 발 바깥쪽까지를 말할 수도 있다. 그러니까 '어깨
너비'라고만 되어 있으면 위의 세가지 경우를 시험삼아 다 해보고
나서 그 중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택할 수밖에 없다. 이때
고려되어야 할 것은 양발 간격을 넓게 잡으면 그만큼 안정감이 있어서
팔과 몸통 동작이 수월해지는 반면에 근육 신전 효과는 떨어진다는
점이다. 양발 간격을 좁게 잡거나 양발을 아주 붙이고 서는
자세에서는 안정감이 떨어지는 대신에 근육 신전 효과는 높아진다.
역근세수경에서는 어깨 너비를 한쪽 발 바깥쪽에서 다른 발
바깥쪽까지로 잡는 편이 무난하다고 생각된다. 거울 앞에 서서
눈짐작으로 어깨 너비에 맞추어 발 간격을 조절하면 될 것이다.
그리고 동작이 익숙해지면 점차로 양발의 간격을 좁혀 나가도록 한다.
동작 진행중에 몸통이 기우뚱거리지만 않는다면 양발 간격이 좁을수록
근육 신전 효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각 식마다 동작이
다르므로 시종일관 동일한 간격을 유지해야 할 필요는 없다. 각자가
그때그때 융통성있게 조절하도록 한다. 양발이 팔 자 모양을
이루어서는 안 되고, 앞뒤가 평행이 되어야 한다는 점은 새삼스레
강조하지 않아도 될 줄 안다.
기본 자세를 취하고 나면 제1식을 시작하기 전에 온몸을 충분히
방송해야 한다. '우두커니 기공'에서 이미 배운 방송법 중 적당한
것을 택해 잠시 호흡을 고르면서 긴장을 이완시키도록 한다.
제1식 공수당흉: 양손을 가슴 앞에서 합친다.
(동작, 자세)
(1) 양팔을 천천히 앞으로 들어올리는데 마주보게 한 양손바닥의
간격은 어깨 너비와 같다. 양팔이 어깨 높이에서 수평을 이루면 잠시
동작을 멈춘다.
들어올린 양팔이 멀리 앞쪽으로 쭉 뻗어 나가는 것 같이 생각하되,
그렇다고 팔을 긴장시켜서는 안 된다. 동작을 멈추는 시간은 반
호흡(들숨 또는 날숨 한 번)에서 한 호흡(들숨과 날숨, 또는 날숨과
들숨 한 번), 즉 4--5초에서 8--10초까지 적당히 잡는다.
(2) 팔꿈치를 굽혀 양손을 천천히 가슴 앞으로 끌어들이면서
양손바닥을 조금씩 접근시켜 마침내 합장을 이루게 한다. 잠시 동작을
멈춘다.
손과 가슴 사이는 주먹 하나의 간격을 두되 손끝은 위를 향하고
장근은 좌우 유두 중간점인 단중혈 앞에 오도록 한다. 양어깨를
방송해 아래로 약간 처지게 하고, 등과 허리를 펴되 가슴 근육을
이완시켜 조금 오므린 듯이 한다. 혀끝은 윗몸 안쪽에 가볍게 올려
붙인다. 이런 자세로 몸안의 기를 하복부 단전에 가라앉히면,
상허하실, 즉 가슴속은 시원하게 트이고 아랫배는 충실해지는 상태가
된다. 그리하여 움직임과 고요함의 미묘한 융합을 느낄 때까지 다음
동작으로 넘어가지 말고 이 자세를 계속 유지한다.
(효능)
마음 속의 초조, 불안감을 해소하여 정서를 안정시킨다. 몸통
위쪽의 심과 아래쪽의 신 사이의 기의 교류를 원활하게 하여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마음이 가라앉지 않고 어수선할 때는
이것(제1식) 한 가지만 몇 분 동안 해도 안정제 몇 알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제2식 양비횡담: 양팔을 옆으로 뻗는다
(동작, 자세)
(1) 천천히 합장을 풀어 양손바닥을 아래로 향하고 손끝은 서로
맞보게 하면서 하복부 앞으로 내린 다음 원자세로 돌아간다.
양손을 내릴 때 몸안의 기도 함께 아래로 내려가 단전에 가라앉는
것으로 의념한다. 허리 근육은 이완시키되 가슴과 배를 앞으로 내밀지
않도록 유의한다.
(2) 양손바닥을 아래로 향한 채 양팔을 좌우로 벌려 천천히
들어올리는데 어깨 높이까지 이르렀을 때는 손바닥이 위를 향하게
한다. 잠시 동작을 멈춘다.
수평을 이룬 양손끝이 좌우로 끝없이 뻗어나가는 것으로 의념한다.
어깨 관절을 이완시키고 가슴은 자연스럽게 펴고서, 눈은 수평으로
먼곳을 바라본다. 입술은 가볍게 떼고 아래윗니도 떼고 혀끝도
윗잇몸에서 떼어 내린다. 상체는 정수리에 매달려 위로 끌려 올라가는
듯, 허리가 이완되어 엉덩이는 아래로 처지고 양다리는 땅속으로 뻗어
들어가는 듯, 이런 상태를 계속하면 손바닥 노궁혈과 발바닥 용천혈에
뚜렷한 기감을 느끼게 된다. 이때 허리에 의념을 집중하면 온몸의
기력이 허리와 하복부로 쏠려든 듯한 느낌이 든다.
(효능)
흉부 근육이 신장되어 호흡 기능이 강화되고 등과 허리뼈의
비뚤림이 교정되며 양다리로 기가 자유롭게 흘러 모든 경락이
소통된다.
제3식 장탁천문: 손바닥으로 하늘을 치받친다
(동작, 자세)
손바닥을 위로 향한 채 양팔을 위로 뻗어올린다. 기지개를 켜는
자세로 손바닥은 비스듬히 앞쪽을 향하게 하되 지나치게 근육을
긴장시켜서는 안 된다. 얼굴을 쳐들어 하늘을 바라본다.
이를 두고 일찍이 장자는 '앙면장허'라 했거니와, 이 자세는 기혈이
임맥(몸통 앞쪽 정중선)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돕는다.
아니면, 눈을 가볍게 감고 양미간을 활짝 폄으로써 기의 흐름을
앞이마에서 뒤통수로 돌려 독맥(몸통 뒤쪽 정중선, 즉 척추)을 따라
허리의 신으로 내려가는 것으로 의념해도 된다. 이때 만약에 현기증을
느낀다면 얼굴에 미소를 짓도록 한다.
(2) 양손바닥을 젖혀 위를 향하게 하고 손끝은 서로 맞보게 하면서
하늘을 치받쳐 올린다. 동시에 혀끝을 올려붙이고 얼굴을 들어 멀리
하늘이 끝나는 곳을 바라본다. 잠시 동작을 멈춘다.
하늘을 바라보는 대신 눈을 가볍게 감고서 천목(양미간 중앙에서
조금 위 오목한 곳. 혜안이라 부르기도 한다)으로 하늘끝까지
투시하는 것으로 의념한다. 연공을 쌓은 사람은 천목에서 이른바
'신광'이 멀리까지 방사되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그러나 초보자는
양미간을 방송하는 데 주안을 두어야 한다. 양미간을 펴고 웃는
표정을 지으면 온몸이 자연히 방송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뇌속에
산들바람이라도 불어드는 것처럼 시원한 감각을 느끼게 된다.
(3) 양손바닥을 뒤집어 아래를 향하게 하고 팔꿈치를 밖으로 조금
굽혀 양팔이 전체적으로 원형을 이루게 한다. 머리를 바로 세우고
혀끝을 떼어 내리고서 수평으로 전방을 바라본다. 동작을 잠시
멈춘다.
손바닥을 아래로 뒤집음과 동시에 의식을 하늘에서부터
거둬들임으로써 하늘의 기도 함께 거둬들인다. 거둬들인 기를
양손바닥 노궁혈에서 발하여 그 기가 정수리에서부터 머릿속과
목구멍, 그리고 충맥(몸통 안의 중앙선)을 거쳐 회음혈(성기와 항문
사이)까지 도달하는 것으로 의념한다. 고혈압 환자는 몸속을 씻어내린
탁기가 양다리를 거쳐 발바닥 용천혈을 통해 땅속 깊이 방출되는
것으로 상상한다. 이것을 가리켜 '부장관기'라 한다. 이 의념법은
뒤에서도 여러 번 반복하게 될 터이므로 잘 기억해 두어야 한다.
(4) 양손바닥을 아래로 한 채 손끝을 맞보게 하면서 몸통 앞으로
해서 하복부 앞까지 천천히 내린다. 양손을 대퇴 좌우로 거둬들여
원자세로 돌아간다.
의념은 머릿골에서부터 등골을 따라 꼬리뼈까지 내려가고, 거기서
좌우로 갈라져 양다리 뼛골을 따라 발바닥 용천혈에 이름으로써
위에서부터 아래로 씻어내린 온몸의 탁기를 땅속으로 배출한다.
탁기에는 온, 열, 풍, 한 등의 나쁜 기운, 초조, 불안, 탐욕, 잡념,
질투, 정욕 따위로 말미암은 심신의 긴장과 피로가 포함되며, 이와
같은 모든 사기를 용천혈을 통해 몰아내는 것이다. 연공에 익숙해지면
마치 따뜻한 물로 온몸 안팎을 뼛골까지 깨끗이 씻어내린 듯이 몸과
마음의 상쾌함을 느끼게 된다. 이를 가리켜 '안장세수'라 한다. 이
의념법은 앞의 '부장관기'와 함께 역근세수경의 핵심이 되는
부분으로서, 뒤에서도 여러 차례 거듭하게 될 터이므로 잘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효능)
요통, 견비통을 낫게 하며, 등줄기와 팔다리 골격을 바로잡아 줄 뿐
아니라 흉부와 복부의 내장 기능을 조절한다. 양팔을 올린 채
호흡함으로써 저절로 복식역호흡이 이루어져서 횡경막의 승강운동을
극대화한다. 이것이 내장의 혈액 순환을 촉진해 갖가지 질병의 예방,
치료 효과를 가져온다.
제4식 적성환두: 양손을 바꾸어 올려 별을 딴다
(동작, 자세)
(1) 오른손을 뒤로 돌려 손등을 허리 뒤쪽 명문혈에 갖다댄다.
왼손은 손바닥을 앞으로 향한 채 몸통 왼쪽으로 천천히 머리 위까지
뻗어 올리는데, 팔이 수직을 이루면 손바닥을 젖혀 위를 향하게 한다.
손끝은 오른쪽을 향한다. 어깨를 이완시키고, 혀끝은 윗잇몸 안쪽에
가볍게 접촉한다. 얼굴을 들어 손등을 쳐다보거나, 눈을 감고
천목으로 하늘끝을 투시하거나 한다. 여기서 잠시 동작을 멈춘다.
명문혈을 중심으로 해서 상체는 위로 끌려 올라가고 엉덩이와
다리는 땅으로 끌려 내려가면서 온몸이 기분좋게 신전된다. 숨을
조용하고 느릿하게 내쉬면 마디마디가 트이고 땀구멍 털구멍이 모두
열려 내기의 외기가 자유롭게 교류하게 된다.
(2) 왼손바닥을 뒤집어 정수리를 향하게 하고 팔꿈치를 약간
굽히면서 얼굴을 바로 세우고 혀끝을 떼어 내린다. 잠시 동작을
멈춘다.
눈은 수평으로 전방을 바라보거나 가볍게 감고서 하늘의 기를
몸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으로 의념한다. 이렇게 연공을 계속하면 '몸이
기 속에 있고 기가 몸 속에 있는' 내외일체의 감각을 느끼게 된다.
허리를 이완시키고 왼손 노궁혈에서 기를 발하여, 앞에 나온 '부장
관기'와 같이 의념한다.
(3) 왼손바닥을 아래로 향한 채 몸통 앞으로 해서 하복부 앞으로
천천히 내린다. 양손을 대퇴 양쪽으로 가져가서 원자세로 돌아간다.
앞에 나온 '안장세수'의 요령에 따라 온몸의 탁기와 사기를
발바닥으로 해서 배출하는 것으로 의념한다.
(4)--(6)앞의 동작 (1)--(3)을 좌우 팔을 바꾸어서 반복한다.
(효능)
비위(소화기 계통)를 다스려 각종 위장병과 소화불량을 치료하며,
목, 어깨, 허리의 관절통과 근육통을 예방, 치료한다.
제5식 도예구우미: 아홉 마리 소를 끌어당긴다
(동작, 자세)
(1) 몸통을 왼쪽으로 돌리면서 왼발을 한걸음 왼쪽으로 내딛음과
동시에 오른손을 뒤로 해서 바깥쪽 위쪽으로 돌려, 앞으로 내뻗었다가
다시 몸통 뒤로 내려 뻗는데, 이때 왼손은 주먹을 쥐고 앞으로 쳐들어
눈높이까지 올린다. 권심은 안쪽을 향하고 팔꿈치 안쪽 각도는 대략
직각을 이룬다. 몸통 뒤쪽으로 뻗어 내린 오른손도 주먹을 쥐는데
권심은 뒤쪽을 향한다. 다리는 왼무릎을 조금 굽히고 오른무릎은 쭉
펴서, 이른바 궁보 자세를 이룬다. 여기서 잠시 동작을 멈춘다.
팔꿈치는 무릎보다 앞으로 나가지 않고, 무릎은 발끝보다 앞으로
나가지 않게 한다. 앞뒤의 주먹이 흡사 빨래를 쥐어 짜는 형상이라
할까, 아니면 두 손으로 밧줄을 잡고 무거운 물건을 끄는 것 같은
자세이다. 등을 바로 세우고 어깨는 방송하며, 하복부에 기를 간직한
채 코로 숨을 고르게 쉰다.
(2) 팔다리의 자세는 그대로 유지한 채 천천히 몸통을 앞으로 숙여
앞가슴이 왼쪽 무릎에 닿을 때까지 허리를 굽힌다. 다시 천천히
몸통을 일으켜 뒤쪽으로 한껏 젖힌다. 이렇게 3회 연속적으로 굽히고
젖히기를 반복한다.
몸통을 굽힐 때는 아홉 마리 소를 한꺼번에 힘껏 끄는 것 같이,
몸통을 젖힐 때는 소들의 저항으로 몸이 젖혀지는 것 같이 상상한다.
(3) 몸통을 바로 세워 (1)의 궁보 자세로 돌아간다. 양주먹을 풀되
손바닥을 조금 오므린다. 혀끝을 내리고 어깨, 허리를 방송한다. 잠시
동작을 멈춘다.
눈을 가볍게 감고 노궁혈에서 기를 발하여, 그 기가 천목으로
스며들어 머릿골, 등골, 양다리 뼛골을 씻으면서 발바닥 용천혈에까지
도달하는 것으로 의념한다.
(4) 몸통을 180도 오른쪽으로 돌린 다음 좌우 팔을 바꾸어 (1)의
자세를 취한다. 잠시 동작을 멈춘다.
(5)(6)앞의 동작 (2)(3)을 반복하면서 의념도 똑같이 한다.
(7) 몸통을 왼쪽으로 90도 돌려 정면을 향하면서 왼발을 어깨
너비로 되돌린다. 뒤로 뻗었던 왼손을 쳐들어 올려 오른손과 함께
이마 앞으로 모아 양손바닥을 아래로 한 채 천천히 몸통 앞으로 해서
하복부 앞까지 내린 다음 대퇴 양쪽으로 늘어뜨려 원자세로 돌아간다.
양손을 내릴 때는 앞에 나온 '안장세수'와 같이 의념한다.
(효능)
온몸의 근육과 관절을 부드럽게 풀어 주므로 경락이 고루 소통되어
기혈의 순환이 활발해진다. 아울러 어깨, 등, 허리, 다리, 무릎,
발목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이것저것 다른 동작을 하기가 귀찮은
사람은 제5식을 10회 가량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제6식 출조양시: 숨겼던 양손을 앞으로 내민다
(동작, 자세)
(1) 윗몸을 앞으로 굽혀 양팔을 손끝이 땅에 닿을 만큼 앞으로
늘어뜨린다. 숨을 들이쉬면서 두 주먹을 쥐고 천천히 몸을 일으키는데
주먹은 권심을 위로 하여 겨드랑 밑으로 가져간다. 동시에 혀끝을
윗잇몸 안쪽에 접촉한다.
몸을 일으키면서 허리를 쭉 펴는데, 젊고 체력이 강한 사람 또는
체력 증강을 목적하는 사람은 주먹에 힘을 꽉 준다.
(2) 주먹을 풀어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면서 양손을 천천히 앞쪽으로
밀어내는데, 끝에 가서는 손바닥을 젖혀 앞을 향하게 하고 열 손가락
사이를 벌린다. 양팔은 어깨 높이에서 수평을 이루고 두 눈은 손끝을
거쳐 끝없이 먼곳을 바라본다. 동작을 잠시 멈춘다.
연공에서 고요함을 추구하는 경우에는 눈을 감아도 되지만, 천목은
역시 하늘끝을 투시한다. 밀어내는 동작에 맞추어 혀끝을 내리면서
느리고 길게 숨을 내쉰다.
(3) 양손바닥을 바깥쪽(새끼손가락 쪽)으로 둥글게 돌려 열
손가락을 가볍게 오므려 쥐고 팔꿈치를 굽혀 천천히 좌우 갈비뼈
옆으로 거둬들이면서 (1)의 자세로 돌아가는데, 마치 밀물이
밀려들어오는 것같이 한다. 이때 눈을 가볍게 감고 혀끝을 올리면서
천천히 숨을 들이쉰다.
체력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은 숨을 들이쉴 때 양주먹을 꽉
쥐고서 양쪽 겨드랑 밑으로 거둬들인다.
(4)(5)앞의 동작 (2)(3)의 '밀고 당기기(퇴수)'를 7회 반복한다.
끝낼 때에는 양손바닥을 가슴 앞으로 모아 천천히 아래로 내려
원자세로 돌아간다.
(효능)
'밀고 당기기'는 자기 자신을 개방하고 외기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동작이다. 연공을 계속하면 손바닥에 강한 기감을 느끼게
되고 노궁혈을 통해 기를 발할 수 있게 된다. 어깨, 손목, 손가락
관절을 부드럽게 해주며, 노인성 폐기종과 심폐 질환에도 치료 효과가
있다.
제7식 발마도세: 등에 찬 칼을 뺀다
(동작, 자세)
(1) 오른손을 등으로 돌려 손등을 허리에 댄 다음, 왼손을 왼쪽으로
천천히 들어올려 머리 위로 쭉 뻗는데 이때 손바닥은 오른쪽을
향한다. 왼팔을 굽혀 팔뚝을 후두부에 대고 손가락으로 오른쪽 귀를
눌러 당기듯이 한다. 왼팔꿈치는 뒤로 벌려야 한다. 뒤이어 머리부터
허리까지 윗몸 전체를 우후방으로 비틀어 돌린다. 눈은 오른발
뒤꿈치를 본다. 혀끝을 올리고 잠시 동작을 멈춘다.
동작이 익숙해지면 허리에 댄 오른손을 양쪽 견갑골 사이까지 점점
높이도록 한다.
(2) 몸통을 정면으로 돌리면서 혀끝을 내린다. 다음은 우상방으로
얼굴을 쳐들어 멀리 하늘끝을 바라보는데, 이때 혀끝을 다시
올려붙인다. 동작을 잠시 멈춘다.
(3) 얼굴을 바로 세우고 왼손을 머리 위로 해서 얼굴 앞으로 돌려,
손바닥을 아래로 한 채 천천히 몸통 앞으로 내리면서 '안장세수'를
한다.
(4)--(6) 양손을 내려 원자세로 돌아간다. 이번에는 좌우 손을
바꾸어 앞의 동작 (1)--(3)을 반복한다.
(효능)
가슴, 허리, 배의 근육을 단련하며, 척추와 늑골의 활동 범위를
확대한다. 흉곽의 유연성과 탄력성을 더해 주어 호흡 기능을
강화한다.
제8식 삼반낙지: 무릎을 굽혀 몸을 가라앉힌다
(동작, 자세)
(1) 양손바닥을 앞쪽으로 향하면서 양팔을 좌우로 천천히 머리 위로
들어올린다. 손바닥을 맞보게 하고 양팔을 위로 뻗으면서 얼굴을 들어
하늘을 바라본다. 잠시 동작을 멈춘다. 혀끝을 올리고 얼굴을 바로
세우고서 팔꿈치를 굽혀 양손바닥을 나란히 아래로 향하면서 가지런히
몸통 앞으로 해서 하복부 앞으로 내린다. 이때 '안장세수'를 한다.
(2) 동작을 멈추지 않고 무릎을 굽히는데 양손바닥은 계속
발앞에까지 내린다. 동시에 혀끝을 내리고 숨을 내쉬면서 멀리 전방을
바라보는데, 발 앞의 양손을 발 바깥쪽으로 벌리고 손끝은 앞을
향하게 한다. 여기서 잠시 동작을 멈춘다.
무릎을 굽힐 때는 허리를 늦추고 엉덩이를 수축해 기를 하복부에
가라앉혀 상허하실이 되게 한다. 무릎을 굽히는 정도는 각자의 체력에
따르되 젊고 체력있는 사람은 완전히 굽혀도 된다.
(3) 양무릎을 펴면서 천천히 몸을 일으키는데, 양손바닥은 위를
향하면서 양팔을 좌우로 어깨 높이까지 들어 올린다. 혀끝을 올리고
숨을 들이쉬면서 멀리 전방을 바라본다. 잠시 동작을 멈춘다.
양손을 올릴 때는 마치 천 근이나 되는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는
것으로 의념한다. 젊은 사람은 주먹을 꽉 쥐고 올리다가 다 올라가서
손바닥을 편다.
(4) 양손바닥을 아래로 향하고 숨을 내쉬면서 무릎을 굽히되 양팔도
함께 아래로 내려 양손끝이 발 바깥쪽에서 앞을 향하게 한다. 잠시
동작을 멈춘다.
(5)--(7) 앞의 동작 (3)(4)(3)을 반복한다. 무릎굽히기를 도합 3회
하는 셈이다.
(8) 마지막 번에 몸을 일으킬 때는 양팔을 좌우로 머리 위까지
쳐들어 올린 다음, 팔꿈치를 굽혀 양손바닥을 아래로 향한 채
가지런히 하복부 앞까지 내리면서 또 한번 '안장세수'를 한다. 다시
원자세로 돌아간다.
(효능)
어깨와 무릎 관절의 활동을 원활하게 하며 다리의 근력을 강화한다.
무릎굽히기는 다리와 복강 안의 정맥혈의 회류를 돕고 골반의 울혈을
해소한다. 또한 대뇌의 혈액 순환과 생리 기능을 제고하는 효과도
뚜렷하다. 물건을 들어올릴 때의 올바른 자세가 습관화되면 요통을
예방할 수 있다.
제9식 청룡탐조: 청룡이 앞발을 내뻗는다
(동작, 자세)
(1) 윗몸을 천천히 앞으로 굽히면서 양팔을 늘어뜨려 손끝이
발앞에서 땅에 닿도록 한다. 주먹을 쥐고 천천히 몸을 일으키는 데,
주먹은 권심을 위로 가게 하여 양옆구리에 갖다 붙인다. 혀끝을
올리고 숨을 들이쉬면서 몸통을 바로 세운다.
허리 굽히는 정도는 각자의 능력에 따른다. 억지로 깊이 굽히려
들면 오히려 허리 근육을 긴장시키게 된다. 주먹을 쥐고 윗몸을
일으킬 때는 땅의 기를 휘감아 쥐고 일어나는 것으로 의념한다.
(2) 오른주먹은 겨드랑 밑에 그대로 둔 채 왼주먹을 풀어 왼손끝을
위로 향하면서 천천히 머리 위까지 뻗어 올린다. 윗몸을 오른쪽으로
굽혀 왼쪽 허리 근육을 한껏 신전하고 오른쪽 근육을 수축시킨다.
다음에는 윗몸을 오른쪽을 비틀어 돌리면서 왼손을 오른쪽으로 쭉
뻗는데, 마치 무언가 손에 잡힐듯 말듯한 물건을 잡으려 하는 것 같은
형상이다. 혀끝을 올리고 숨을 들이쉬면서 눈은 왼손끝을 바라본다.
여기서 잠시 동작을 멈춘다.
윗몸을 옆으로 굽히거나 비틀어 돌리 때는 반드시 허리와 배를
방송해야 한다. 손을 뻗을 때는 팔꿈치와 어깨까지 함께 뻗어 나가는
듯이 힘을 쓰지만 뒤이어 곧 힘을 늦추어야 한다.
(3) 윗몸을 오른쪽으로 돌린 채 천천히 무릎을 굽혀 웅크리고
앉는데 왼손은 손바닥을 위로 가게 뒤집어 손등이 땅에 닿을 만큼
내리고 오른쪽에서부터 발앞으로 해서 왼발 바깥쪽까지 반원을
그리듯이 돌린다. 이때 몸통은 정면으로 돌아간다. 오른손은 주먹을
풀고 오른발 바깥쪽으로 내리는데 양손바닥은 아래로 가고 양손끝은
비스듬히 앞쪽을 향한다. 동작을 멈추었다가 다시 두 주먹을 쥐고서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우고, 주먹은 양옆구리로 가져간다.
(4)(5) 앞의 동작 (2)(3)을 좌우 손을 바꿔서 반복한다.
(6) 동작을 끝낼 때는 바로 일으켜 세우고서 주먹을 풀어 원자세로
돌아간다.
(효능)
허리와 다리의 운동 장애나 척추의 비뚤림을 바로잡고, 견비통과
사지마비 등을 예방, 치료한다. 내장 기능의 강화에 효과가 있음은
물론이다.
제10식 아호복식: 굶주린 호랑이가 먹이를 낚아챈다
(동작, 자세)
(1) 양손바닥을 하복부 앞으로 올리면서 주먹을 쥐고 허리 양쪽으로
가져가되 권심은 위를 향하게 한다. 계속해서 두 주먹을 가슴 앞으로
올리는데 이때 무릎을 약간 굽히면서 깊고 길게 숨을 들이쉰다.
(2) 왼발을 크게 한걸음 앞으로 내딛음과 동시에, 주먹을 풀어
앞쪽으로 돌린 양손바닥을 전방으로 홱 내뻗는다. 이때 왼무릎은
굽히고 오른다리는 뒤로 뻗은 궁보 자세가 된다. 약 2초 가량 동작을
멈춘다. 몸을 앞으로 굽혀 등허리가 수평이 되게 하면서 양손을 왼발
앞으로 내리고(땅에 닿아도 되고 안 닿아도 된다) 얼굴을 조금 쳐들어
멀리 전방을 바라본다. 여기서 2초 가량 동작을 멈춘다.
양손바닥을 전하방으로 내뻗을 때는 '핫!' 소리를 내며 숨을
토하는데 흡사 호랑이가 앞발로 먹이를 낚아채는 형국이다. 몸통을
앞으로 굽힐 때는 가슴 속에 남은 공기를 남김없이 토해 낸다.
(3) 양발은 그대로 고정한 채 몸을 일으켜 뒤로
물리면서(오른무릎을 굽히고 왼무릎은 뻗는다) 양손은 주먹을 쥐고
권심을 위로 하면서 가슴위로 끌어올린다.
(4)(5) 앞의 동작 (2)(3)을 2회 더 반복한다. 도합 3회가 되는
셈이다. 마지막 번에는 몸을 일으키면서 왼발을 거둬들인다.
(6)(7) 다음에는 오른발을 한걸음 내딛고서 (2)(3)을 3회 더
반복한다. 마지막 번에는 몸을 일으키면서 오른발을 거둬들여
원자세로 돌아간다.
팔과 다리, 어깨, 허리의 움직임이 한결같이 침착하고도 거침없어
'수중지왕'의 면모가 나타나도록 해야 한다.
(효능)
뼈를 튼튼하게 하고 뼛골을 기르며 허리와 신을 강화하여 온몸의
기력을 왕성하게 한다.
제11식 타궁격고: 몸을 굽혀 천고를 두드린다
(동작, 자세)
(1) 양팔을 천천히 좌우로 쳐들어 올리는데, 손바닥은 앞쪽을
향했다가 양팔을 멀리 위로 뻗을 때는 서로 맞보게 한다. 얼굴을 들어
하늘을 바라본다. 얼굴을 바로 세우고 양손 장근으로 귀를 덮어
누르되 열손가락은 뒤통수를 감싸 쥔다. 팔꿈치는 좌우로 활짝
벌린다.
(2) 윗몸을 천천히 앞으로 굽혀 머리가 무릎 앞에까지 오도록
수그린다. 가늘게 호흡하면서 양손 집게 손가락을 가운뎃손가락에
겹쳤다가 미끄러뜨리면서 뒤통수를 탁탁 치기를 36회 거듭한다. 좌우
교대로 각각 18회씩 친다.
젊은 사람도 허리를 최대한도로 굽히도록 한다. 뒤통수를 튀기는
데는 다른 방법도 있다. 즉 집게손가락, 가운뎃손가락, 약손가락을
한데 모아서 좌우 교대로 가볍게 탁탁 내리쳐도 된다.
(3) 천천히 몸을 일으킨 다음, 왼쪽으로 몸통을 돌리고, 다시
오른쪽으로 몸을 돌린다. 좌우로 각각 3회씩 도합 6회 돌리는데, 이때
혀끝은 아래로 내린다.
양발은 시종일관 제자리에 고정한 채 허리를 충분히 이완시키고,
무릎을 힘주어 뻗치지도 말고 굽히지도 말아야 한다. 몸통은
최대한도로 돌리되 그 때문에 전후좌우 어느쪽으로든 몸이
기울어져서는 안 된다. 얼굴에 미소를 띠도록 한다.
(4) 돌리기를 끝내고 몸통이 정면으로 돌아오면, 발뒤꿈치를
쳐들면서 양팔을 위로 쭉 뻗어 온몸을 신전하는데 양손바닥은 위를
향한다. 동시에 숨을 들이쉰다.
(5) 발뒤꿈치를 내리고 팔꿈치를 조금 굽히면서 양손바닥을 뒤집어
아래쪽 정수리를 향하게 한 채 앞에 나온 '부장관기'를 한다.
(6) 양손바닥을 아래로 한 채 얼굴 앞, 가슴 앞으로 해서 하복부
앞까지 천천히 내리면서 '안장세수'를 한다. 양손을 대퇴 좌우로
늘어뜨리고 원자세로 돌아간다.
(효능)
등, 허리의 긴장을 풀어 유연성을 유지하게 하므로 견배통, 요통의
예방, 치료 효과가 있다. 뇌의 혈액 순환을 촉진해 머리를 맑게 하고
눈과 귀를 밝게 할 뿐 아니라 얼굴 피부의 노화를 방지한다.
제12식 탁미세: 엎드려서 꼬리를 흔든다
(동작, 자세)
(1) 양팔을 좌우로 천천히 쳐들어 올리는데, 손바닥은 앞쪽을
향했다가 머리 위에 이르러서는 합장을 한다. 목을 위로 길게 뽑고
허리도 쭉 펴면서 발뒤꿈치를 치켜든다.
(2) 발뒤꿈치를 내리면서 합장한 손도 그대로 천천히 가슴 앞으로
내린다. 열 손가락으로 깍지를 끼고 손바닥을 앞쪽으로 뒤집어 양팔을
앞으로 내뻗는다. 무릎은 그대로 편 채 천천히 허리를 굽혀 손바닥이
땅에 닿게 한다(손이 땅에 닿지 않더라도 무리를 해서는 안 된다).
손바닥이 땅에 닿을 무렵 고개를 약간 쳐들고 혀끝을 올린다.
(3) 허리를 천천히 펴면서 깍지 낀 양손을 머리 위로 뻗는데,
손바닥을 위로 향하고 얼굴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면서 몸통을 한껏
뒤로 젖힌다.
위와 같이 허리를 굽혔다. 펴기를 한 번만 해도 되지만, 허리가
굳은 사람은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3--6회 더 반복해도 된다.
연공을 계속함에 따라 손바닥은 점점 땅에 가깝게 내려가게 되고
나중에는 어린이처럼 허리가 유연해진다. 단 허리를 방송한 상태에서
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 것.
(4) 허리를 천천히 굽혀 깍지 낀 손바닥을 땅에 접촉한 다음,
허리를 왼쪽으로 비틀어 돌리면서 양손도 지면을 따라 반원을
그리듯이 왼발 바깥쪽으로 이동한다. 궁둥이는 자연히 오른쪽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때 양발은 제자리에 고정한 채 오른쪽 무릎을
이완시킨다. 뒤이어 양팔을 왼쪽으로 천천히 쳐들어(몸통은 여전히
왼쪽으로 돌린 채) 머리 위로 올려 뻗고서 얼굴을 들어 하늘을
쳐다보면서 몸통을 조금 뒤로 젖힌다. 이번에는 몸통을 그대로 180도
오른쪽으로 돌린다. 천천히 오른쪽 몸을 굽혀 양손바닥을 오른발
바깥쪽으로 눌러 내린다. 몸통은 여전히 오른쪽으로 돌린 채 허리를
펴고 깍지 낀 손은 머리 위로 뻗으면서 허리를 조금 젖힌다. 다시
몸통을 왼쪽으로 돌려 허리를 굽히는데, 이렇게 좌우로 각각2회씩
도합 4회 허리 굽혀 돌리기를 한다.
여기까지의 동작은 아주 완만하게 하되 도중에 동작이 정지되지
않도록 한결같은 속도로 진행한다. 평소 운동 부족인 사람은 동작이
제대로 안 되더라도 무리하지 말고 조심스럽게 연습해야 한다. 허리
굽혀 돌리기 횟수는 점차로 늘려 나가도록 한다.
(5) 허리를 펴고 양손이 머리 위에 왔을 때 몸통을 정면으로
돌리고, 양손은 깍지를 풀어 합장하고서 천천히 가슴 앞에까지
내린다. 여기서 합장한 자세로 잠시 동작을 멈춘다.
(6) 합장을 풀어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고서 양손을 가지런히 하복부
앞까지 내린 다음 대퇴 양쪽으로 가져가면서 원자세로 돌아간다.
가슴 앞에서 합장한 자세로 팔다리의 기를 몸통으로 모아들인다.
양손을 하복부로 내리면서 그 기를 단전으로 가라앉힌다.
(효능)
척추와 팔, 다리, 목, 어깨, 허리, 무릎, 발목 등 모든 관절이
유연해져서 노화를 방지한다. 연공을 꾸준히 계속하면 젊음과 활력을
언제까지나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제12식은 동작이 전신에 미치고
운동량도 적지 않으므로 이것만을 따로 떼어 독립된 공법으로 연습할
수도 있다. 그럴 때는 '허리 굽혀 펴기'와 '허리 굽혀 돌리기' 횟수를
자기 체력에 맞게 늘리면 된다. 허리와 배의 군살 빼기 효과도
뚜렷하다.
수공: 연공 마무리
(동작, 자세)
(1) 숨을 들이쉬면서 양손바닥을 아래로 한 채 양팔을 좌우로
쳐들어 머리 위로 올려 뻗는다. 이때 양손바닥은 마주보게 한다.
(2) 숨을 내쉬면서 양손바닥을 아래로 하여 가지런히 가슴 앞으로
해서 하복부 앞까지 내린다.
(3)(4) 앞의 동작 (1)(2)를 2회 더 반복하고 나서 원자세로
돌아간다.
수공의 목적은 연공으로 말미암아 평상시보다 훨씬 활발하게
움직이게 된 기의 흐름을 단전으로 거둬들여 일상적인 상태로
돌아가는 데 있다. 양손을 쳐들어 올릴 때는 자기 몸을 감싸고 있는
자연의 기를 거두어 올리는 것으로, 양손을 내릴 때는 거두어 올린
기를 정수리에 쏟아 넣어 몸통 한가운데를 통해 단전에 이르게 하는
것으로 의념한다.
@ff
명공 안내
선밀공
불교 수도법에서 유래한 불가기공은 정공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동공에 속하는 공법도 적지 않다. 불가기공의 동공 공법 중 가장
유명한 것으로는 '선밀공'과 '천수천안관음공'을 들 수 있다. 특히
선밀공은 중국 각지방에 많은 수련 인구를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동남아 각국과 일본, 미국, 호주 등지에까지 전해지고 있다.
선밀공은 중국 불교의 한 종파인 밀종의 기공으로 전해오던 것을
80년대 초에 유한문 이라는 사람이 이론을 체계화하고 술법을
정리하여 잠재능력 계발과 질병 치료를 겸한 성명쌍수의 공법으로
엮어 냈는데, 선종 기공의 장점까지 받아들였다는 뜻에서 선밀공이라
이름지었다.
선밀공에는 축기공, 쌍운공, 토납기법, 음양합기법, 세심법, 혜공
등 여섯 가지 공법이 포함되어 있어서 흔히 선밀육부공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공법의 외견상 특징은 척추를 포함하는 온몸의 대소 관절을 마치
벌레나 파충류처럼 유연하게 움직이는 사동(용동, 파동, 유동,
연동)에 있다. 할 것이다.
의권양생장, 아미십이장, 정동기공
전세기 말에서 금세기 초에 걸쳐 동양 문화권을 휩쓴 서양
과학문명의 물결 속에서 간신히 명맥을 이어 온 전통 기공의 흐름이
금세기 후반에 들어서면서 갑자기 되살아나 일대 부흥기를 맞은 것은
무엇보다도 중국에서 정치적, 사회적 여건이 급격히 조성된 데 힘입은
바 크다 할 것이다.
그러나 선대의 귀중한 기공 유산을 후대에 전수함과 아울러 현대
기공의 방향을 제시해 준 큰스승들이 없었다면 중국 기공의 오늘도
없었을는지 모른다.
그러한 큰스승으로는 불교 지관법문의 정좌법을
'인시자정좌법'이라는 현대적 양생법으로 정리하여 불가 기공의
대중화에 공적을 남긴 장유교(1872--1958년), 중국 도교의 대표자로서
도가정공의 현대화에 힘쓴 진앵녕(1880--1969년)을 첫손에 꼽는
이들도 있으나, 현대 기공을 제 궤도에 올려놓은 지도자이자, 현대
중국의 대표적 기공가들을 실제로 길러 낸 스승으로서는
왕향재(1885--1963년), 주잠천(?--1971), 호요정(1895--1973년)을
들어야 할 것이다.
이 세 사람은 모두가 일당백의 무술 고수로서 기공의 대가가
되었으며 나중에는 신의의 반열에 오름으로써 무술에서 양생으로,
양생에서 의술로의 길을 걸은 거인들이다.
그 중 왕향재는 '위권양생장'을, 주잠천은 '아미십이장'을,
호요정은 '자발동공'을 처음으로 체계화한 정동기공을 남겼다.
제6과 다 함께 기공 체조를
십팔법과 십팔식
체조식 기공의 출현
현대 기공의 동공 중에는 형식면에서 일반 맨손 체조와 비교적
상통하는 공법들이 있다. 대체로 이러한 공법들은 각 소절의 동작이
일정한 박자 수에 들어 맞게 짜여져 있어서, 하나, 둘, 셋, 넷 식의
구령에 맞추거나 음악에 맞추어 여럿이 함께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한 속도로 진행한다든가, 동일한 동작을
몇 번씩 반복한다든가 하는 점도 일반 체조와 비슷하다. 이런 유형의
공법을 가르켜 편의상 기공 체조라고 부른다.
옛날에 없었던 맨손체조식 공법이 중국에 처음 나타나게 된 데는
사회적 여건의 변화와 관계가 깊다. 1966년부터 10년 동안 계속된
문화혁명 기간중에 기공은 유형, 무형의 핍박을 받아 잠복 상태에
들어가 버렸는데, 이 시기에는 기의 이론이나 기공이라는 명칭은
금기 사항이었다. 그래서 태극권은 단순한 무술 계통 건강법이라는
명목하에 보급되었고, 오금희, 팔단금, 역근경 등 고전 공법은 아주
간단하게 체조식으로 재편되어 전통건신법이라는 이름으로
권장되었다.
체조식으로 개편된 고전 공법은 기가 빠져 버려서 김빠진 맥주처럼
기공 특유의 '맛'을 상실하고 말았는데, 아직도 일본이나
우리나라에는 이 시기에 재편된 기 빠진 체조식 팔단금이나 역근경이
뒤늦게 소개되고 있는 것을 가끔 보게 된다.
그러나 체조식 공법은 그만큼 배우기가 쉬운 데다가 여럿이 함께
모여 일사불란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면, 집단주의가
우선하는 사회에서는 커다란 강점이 될 수도 있는지라 일반 대중
속에 급속도로 보급되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본격적인 기공
체조가 잇따라 선보이게 되었던 것이다.
'연공'에서 '기공'으로
기공식 체조로 크게 성공한 최초의 공법은 상해의 체육 종사자들이
왕자평의 '각병연이십세'를 기초로 하여 새로이 엮어 낸
'연공십팔법'이다. 이것은 문화혁명이 끝나기 직전인 1975년에
일반에 공개되고 1976년에 고책자로 출판되어 그야말로 선풍적인
인기를 불러일으킴으로써 기공 체조의 효시가 된 공법인데,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에 의해 직장이나 공원 또는 가정에서 생활
체조로 활용되고 있다.
흔히 '십팔법'이라 불리는 이공법은 제4과에서 이미 소개했으므로
더 이상 설명할 필요는 없을 줄 안다. 다만 한 가지 부연하자면, 이
공법에도 '기'라든가 '기공'이라는 말은 찾아볼 수가 없고 명칭
자체도 기공 대신 연공이라고 되어 있다는 점은 바로 그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말해 주는 것이라 하겠다.
연공십팔법에 뒤이어 기공 체조로 각광을 받은 것은
'태극기공십팔식'이다. 이것은 상해기공연구소의 임후성씨 등이
태극권의 기본 동작을 소재로 하여 거기에 호흡법을 배합해서
체조식으로 엮어낸 공법이다. 문화혁명이 끝난 후인 1981년에 나온
것이어서 명칭에도 떳떳이 기공이라는 두 글자가 들어 있을 뿐
아니라, 내용 또한 기공적인 요소를 빠짐없이 구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공십팔법보다 한걸음 더 나아간 공법이라 할 수 있다.
제목이 가리키듯 '연공'에서 '기공'으로 승급한 셈이다.
'십팔식'이라는 통칭으로 불리는 이 공법은 과거 10년 동안 여러
유사공법을 제치고 기공 체조의 대표 자리를 지켜 오고 있다. 중국은
물론이요, 일본과 동남아, 미국, 유럽 각국에까지 보급되어 있는데,
우리나라는 (건강기공)에 수록됨으로써 처음으로 소개되어 현재
수련자가 늘어 나고 있는 중이다.
도안양생공
상해에서 나온 '십팔법'과 '십팔식'이 기공 체조 붐을 일으키고
있을 때 북경에서는 좀더 기공답고 좀더 독창적인 일련의 기공 체조
공법이 나와서 비교적 조용하게, 그러나 착실하게 기반을 다져
나갔으나, 그것은 중국 체육의 총본산인 북경체육 학원의 장광덕
교수가 1976년부터 7년 동안이나 직접 임상에 응용해 보고 나서
1983년에 비로소 세상에 공개한 도인양생공 시리즈이다.
태극기공십팔식이 주로 태극권 동작을 소재로 하여 엮어졌다면,
도인 양생공은 철저하게 경락 자극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락도인법의 전통을 이어 받은 기공 체조로 볼 수 있다.
경락도인법이라고 하면 팔단금이나 역근경을 연상하게 되지만
도인양생공은 본질적으로 같은 흐름에 속하면서도 팔단금 등과는
형식면에서 크게 다르다.
예컨데 팔단금 등은 팔다리의 근육(경락)을 한껏 뻗고 그 신전된
자세를 잠시 지속함으로써 경락에 자극을 가하는 '세의 공법'이다.
그러나 도인양생공은 근육을 뻗음과 동시에 그것을 비틀어
돌림으로써 경락에 대한 자극을 배가한다. 팔을 쳐들 때도 비틀어
돌림으로써 경락에 대한 자극을 배가한다. 팔을 쳐들 때도 비틀어
돌리면서 올리고, 손목도 연방 굽혀 돌리면서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고 거의 매 동작마다 목을 좌우로 돌리는가 하면 무릅을 굴신하고,
심지어는 끊임없이 항문을 오므렸다 폈다 하는 따위의, 어찌 보면
부산스럽기도 한 동작의 연속이 모두 일정한 경락을 자극하기 위해
세심하게 짜여졌음을 알 수 있다. 이를테면 기공 체조에 걸맞은
'동의 공법'이다.
또한 팔단금이나 역근경 등이 모양새엔 별다른 배려가 없는 데
비해 도인양생공은 동작에 세련미가 있어서 여럿이 함께 하면 마치
무용체조를 보는 것처럼 아름답다. 이것은 체육 교수인 편작자가
체조, 무술, 무용과 중국의학 전반에 걸쳐 깊은 소양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도인양생공의 가장 큰 특징은 대중적 기공 체조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의료기공으로서도 최상급에 속하는 데 있다.
도인양생공이라는 것은 한 가지 공법을 가르키는 명칭이 아니라 여러
가지 비슷한 형식의 공법 시리즈에 대한 총칭이다. 그 안에는
고혈압, 심장병 등 순환기 호흡기 질환에는 익기양폐공, 소화기
질환에는 화위건비공, 신 기능 및 내분비 질환에는 육진보원공,
대뇌와 감각기 질환에는 성뇌영심공, 근육, 관절 질환에는
소근장골공, 그리고 종합적 보건을 위해서는 도인보건공과
사십구식경락동공 등 도합 여덟 가지 공법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
공법은 여러 의료 기관에서 임상 실험을 거쳐 환자 치료를 위한
대중공법으로 채용되고 있다.
도인양생공 계열의 공법들은 날이 갈수록 더욱더 진가가 인정되어
이제는 세계적인 유면 기공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1991년 4월에
아흐레간에 걸쳐 북경체육학원에서 열린 '국제 도인양생공 대회'에는
나도 장광덕 교수와의 오랜 친분 덕분에 귀빈으로 초청받아 참석한
바 있거니와, 동양 각국은 물론이요, 미국과 소련뿐 아니라 유럽
10여 개 국에서 모여든 참석자들로 대성황을 이루었다. 특히
일본에서는 6개 단체에서 50여명이 참가하여 시범까지 해주어 일본의
기공 열기를 과시하기도 했다.
이 책에는 도인양생공 시리즈의 여덟 가지 공법 중에서
도인보건공과 서심평혈공을 싣기도 한다.
도인양생공 연공 요령
도인양생공에 포함되는 각 공법은 연공 형식이 동일하기 때문에
연공 요령이나 유의 사항도 공법마다 다른 점이 없다. 다음에
소개하는 도인보건공이나 서심평혈공도 마찬가지이다. 연습에
들어가기 전에 아래 연공 요령을 잘 읽어 두기 바란다.
(1) 기본 자세는 다른 동공 공법과는 달리 양발을 가지런히 붙이고
선다. 이런 자세는 안정감이 떨어져 동작을 할 때 몸이 뒤뚱거릴
수는 있으나 그 대신에 근육(경락) 신전 효과는 월등하다. 이 자세를
취하기 어려운 노인이나 병약자는 양발 사이를 5--10cm 가량 벌려도
무방하다. 동작이 익숙해짐에 따라 점차로 양발 간격을 좁혀
나가도록 한다.
(2) 한쪽 발을 옆으로 한걸음 벌리거나 앞으로 내딛을 때 또는
원위치로 거둬들일 때는 반드시 양무릅을 조금 굽히면서 발을 옮겨야
한다. 이것은 도인양생공의 특징 중의 하나인데, 그렇게 함으로써
다리의 근육을 단련 할 수 있기 때문이다.
(3)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으나 팔의 동작에는 양팔이나 손목을
비틀어 돌리는 대목이 많다. 이것 역시 도인양생공의 특징인데,
그렇게 함으로써 팔의 근육을 충분히 신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4) 호흡은 각 동작과 일치하도록 짜여져 있다. 각 동작의
설명문에는 동작 설명 첫머리에 '들숨' 또는 '날숨'이라고 간단히
적었으나, 해당 동작이 끝날 때 까지 들숨 또는 날숨의 숨결이
고르게 계속되어야 한다. 도중에 간간이 중단되거나, 동작도 다
끝나기 전에 들숨이나 날숨이 끝나 버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호흡은 갈고 가늘고 고른 자연식 호흡이 되도록 연습한다.
(5) 도인양생공의 가장 큰 특징은 호흡에 맞추어 항문 운동을
한다는 점이자. 즉 들숨과 함께 항문을 수축시키고 날숨과 함께
항문울 이완(방송) 시킨다. 도인보건공의 경우, 숨을 들이쉬면서
항문을 오므리는데, 이와 동시에 허벅지(고간)도 함께 수축시킨다.
이것을 설명문에는 간단히 '제항조문'이라고 적기도 한다.
서심평혈공의 경우에는 숨을 들이 쉬면서 항문을 오므리는데, 이와
동시에 정수리가 무엇에 끌려 올라가는 것같이 목을 위로 쑥 뽑는다.
이것을 설명문에는 '발정제향'이라 적기로 한다.
(6) 도인보건공이든 서심평혈공이든 숨을 내쉴 때는 아랫배와
항문을 방송한다. 이것을 설명문에서 '송복송항'이라 적기도 한다.
(7) 항문 운동은 예부터 제항공이라는 독립된 공법이 있을 정도로
광범하고도 확실한 효과가 인정되고 있다. ('건강기공'에도 수록되어
있다). 그러므로 연공중에 매 호흡마다 항문 운동을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굉장한 건강 효과를 기대 할 수 있다는 날이 된다.
다만 이것을 처음부터 하려고 서둘러서는 안 된다. 우선은 동작부터
익히고 나서 그 다음에 조금씩 무리 하지 않는 정도로 연습하도록
한다. 또 한가지는, 숨을 들이쉬기 시작함과 동시에 항문을
수축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들숨은 4--5초 동안 계속되는데
항문을 수축한 상태를 4--5초 동안 유지하기란 초보자에겐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들숨이 거의 끝날 무렵에 수축해야 한다.
그것도 처음부터 지나치게 힘을 주어서는 안되고, 힘을 주는 듯 마는
듯 한 정도로 연습을 시작하도록 한다. 물론 연습을 쌓으면 나중에는
꽉꽉 힘을 줄 수 있게 된다.
(8) 연공 속도는 호흡 속도와 맞먹게 된다. 표준 호흡 속도는 들숨
5초, 날숨 5초로 해서 1분에 6호흡씩 하는데, 전체 호흡 횟수를
6으로 나누면 연공에 소요되는 시간이 몇 분인지 해답이 나온다.
도인보건공은 8개 소절로 이루어져 있고, 각 소절은 8호흡에 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니까 전체 호흡 횟수는 8 * 8 = 64호흡이고,
1분에 6호흡인 경우 전체 연공 시간은 64 / 6 = 10분이 걸린게 된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표준이므로 각자의 호흡속도에 따라
무리없게 시간을 조절하면 된다. 서심평혈공도 이에
준한다.
(9) 연공은 매일, 아침 저녁 시간을 정해서 하루 두 차례 씩 하되
한 차례 할 때마다 연공 시간은 20분 이상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도인보건공이건 서심평혈공이건 한 가지만 할 때는 2회 가량
반복해야 하고, 두 가지 다할때는 각각 1회씩만 하면 된다. 시간에
여유가 없으면 1회씩이라도 좋으니 꾸준히 계속하도록 한다.
(10) 도인양생공에 포함되는 공법은 모두 완벽한 체조식 공법이고
반주용 음악도 나와 있으므로 혼자서 하기보다는 몇 사람이 함께
하는 편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가정에서는 식구끼리, 직장에서는
동료끼리, 그리고 이른 아침 공원에서는 이웃끼리 함께 연구해
가면서 연습한다면 인관관계도 한결 부드러워질 것이다.
도인보건공과 서심평혈공은 팔단금 또는 역근세수경에 비해
자습하기에 좀 어려운 면도 없지 않으나, 설명문에 친절을 다했고
그림도 넉넉히 실었으니 의욕만 있다면 자습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책을 보고 연습하다가 아무래도 긴가민가한 대목이 있으면
한국기공연합회에 도움을 청하면 된다.
도인보건공
도인보건공은 앞으로 소개한 장광덕씨의 도인양생공에 속하는
여덟가지 공법 중의 하나인데, 다른 공법들이 각기 부문별 병증의
예방, 치료를 위한 대중공법의 성격을 띠고 있는 것과는 달리 모든
병중에 두루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엮어진 종합적 성격의 공법이다.
따라서 이 공법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 적합하다 하겠다.
(1) 아직은 이렇다 할 병증이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 어쩐지 건강이
염려되는 사람으로서 일상적인 보건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
(2) 특정 질환의 환자로서, 해당하는 대중공법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보조 공법으로 택하려는 경우.
(3) 두세 가지 이상의 만성 질환이 겹쳐서 어느 한 가지
대중공법을 택하기 어려운 경우, 이 경우에 해당하는 만성병 환자
87명에게 도인보건공을 수련케 한 결과, 총유효율은 84%로
나타났으며, 그 중 16명은 장기 입원 환자로서 6개월에서 1년에 걸친
연공으로 13명이 완전히 건강을 회복하여 직장에 복귀했다는 임상
보고가 나와 있다.
이 보고가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지는 접어두고라도 도인보건공이
문자 그대로 두루치기식 '보건공'으로 손색이 없다는 점만은 이
공법의 내용을 자세히 검토해 보면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본다.
중국의 공원이나 직장에서 집단적으로 도인양생공을 수련할 때 다른
공법은 빼놓을 망정 이 공법만은 우선적으로 하고 있는 까닭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제1식 조식토납: 숨결 고르며 심호흡하기
(기본자세)
양발을 나란히 합치고 선다. 양무릎을 약간 굽히면서 왼발을
왼쪽으로 한 걸음 벌리고 나서 무릎을 편다. 양팔은 몸통 양쪽에
자연스럽게 늘어뜨린다. 턱을 당겨 머리를 바로 세우고 목은
이완시킨다. 가슴근육은 늦추되 배는 약간 들이민다. 팔다리도
허리도 방송한다. 눈은 수평으로 전방을 바라본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단전을 의수한다.
(동작)
(1) 들숨. 제항조당, 손바닥을 아래로 향한 채 양팔을 천천히
앞으로 들어 어깨 높이까지 올린다. 이때 양손의 간격은 어깨 너비와
같게 한다.
(2) 날숨. 송복송항, 상체를 바로 세운 채 양무릎을 굽히면서
양팔도 천천히 배 앞에까지 내린다. 팔꿈치와 손바닥은 아래를
향하고 손끝은 앞을 향한다.
(3) (4) 무릎을 펴고 팔을 올리면서 (1) (2)를 반복한다.
이와 같은 도합 8회(8호흡) 승강운동을 하면서 호흡을 고른다.
끝낼 때는 무릎을 굽히지 않고 양손을 대퇴 양쪽으로 내려 시작할
때의 자세로 돌아간다.
(유의사항)
(1) 조식이란 호흡을 조절한다는 뜻이고, 토납이란 토고납신의
준말로서 몸안의 탁한 공기를 토해 내고 신선한 공기를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따라서 제1식에서는 호흡에 중점을 두어 고르고 가늘고 길고
깊이 심호흡을 연습한다. 그렇다고 무리를 해서 숨이 차거나 중간에
숨결이 끊어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2) 양팔을 올릴 때는 어깨를 쳐들지 않도록 하고, 팔은 펴야 하나
힘주어 팔꿈치를 뻗지는 말 것. 무릎을 굽힐 때는 상체가 전후좌우
어느쪽으로도 기울지 않아야 한다.
(3) 팔 올리기와 무릎 펴기, 팔 내리기와 무릎 굽히기를 조화롭게
진행해 어느 한쪽이 먼저 끝나거나 늦게 끝나거나 하지 않도록
유의한다.
(4) 의수 부위는 단전.
(효능)
(1) 심폐 기능을 강화하므로, 기침, 천식, 폐기종, 기관지염,
가슴이 답답하고 숨 차는 증세, 고혈압, 심장병 등을 예방 치료한다.
(2) 기혈을 보하고, 조절하므로 빈혈, 저혈압, 허약체질 변비 등을
예방, 치료한다.
제2식 순수추주: 흐르는 물에 배 밀어 띄우기
(동작)
(1) 들숨, 앞에서와 같은 자세로 제항조당, 몸통을 왼쪽으로 45도
돌리고, 손바닥을 아래로 한 채 양팔을 앞으로 쳐들어 올린다. 양쪽
무릅을 약간 굽히면서 몸의 중심을 오른다리로 옮기고, 양손을 계속
쳐들어 어깨 높이에 이르면 팔꿈치를 굽히면서 가슴 앞으로
끌어당기는데 이와 함께 왼발을 좌전방으로 반 걸음 내딛는다. 이때
왼발끝은 위로 돌리고 손바닥은 앞쪽을, 손끝은 위로 향한다. 눈은
좌전방을 바라본다.
(2) 날숨, 송복송항, 양손바닥을 아래에서 위로 밀어올리듯이
하면서 앞으로 뻗음과 동시에 중심을 왼다리로 옮기면서 왼무릅을
굽히고 오른다리는 뻗는다. 손바닥은 앞쪽을, 손끝은 위를 향하고,
눈은 좌전방을 바라본다.
(3) 들숨, 제항조당, 오른무릎을 조금 굽히면서 중심을 오른다리로
옮김과 동시에 왼무릅을 뻗고 왼발끝을 쳐드는데, 이와 함께
양손바닥을 가슴 앞으로 끌어들이면서 몸통을 정면으로 돌린다.
손바닥은 앞쪽을, 손끝은 위로 향하고, 눈은 여전히 좌전방을
바라본다.
(4)--(6) 앞은 동작 (2)(3)(2)를 반복한다.
(7) 들숨, 제항조당, 앞으로 뻗은 양팔은 그대로 쳐든 채
오른무릅을 조금 굽히면서 중심을 오른다리로 옮김과 동시에
왼무릅을 뻗고 왼발끝을 쳐든 자세에서 몸통을 오른쪽으로 돌려
정면을 향한다.
(8) 날숨, 송복송항, 양손바닥을 어깨 앞으로 당기면서 왼발을
오른발 옆으로 끌어들이고 양무릅을 편다. 이와 함께 양손바닥도
천천히 아래로 내려 대퇴 양쪽에 늘어뜨린다. 누은 정면을 바라본다.
여기까지의 동작을 좌우 방향만 바꿔가면서 1회 더 한다. 손바닥을
밀어내는 동작은 좌우 3회씩(합계 6회)이지만 호흡은 도합 8회가
된다.
(유의사항)
(1) 양손을 가슴 앞으로 끌어들일 때는 상체를 뒤로 젖히지 말고,
밀어낼 때는 궁둥이를 뒤로 내밀지 말 것.
(2) 양발을 나란히 합치고 설 때는 열발가락에 힘을 주어 땅을
짚고, 무릅은 자연스럽게 편다.
(3) 외수 부위는 장심의 노궁혈
(효능)
(1) 호흡 기능을 강화하므로, 기침, 감기, 기관지염, 가슴이
답답한 증세 등을 예방, 치료한다.
(2) 마음을 편안하게 가라앉힘으로, 숨찬 증세, 불안증, 불면증,
고혈압
등을 예방, 치료한다.
(3) 간담을 다스리므로, 급만성간염, 담낭염, 헛배 부른 증세 등에
효과가 있다.
(4) 근육을 풀어 경락을 소통시키므로, 팔다리 저린 증세,
운동장애 및 반신불수 등을 예방, 치료한다. 어깨 관절과 무릎
관절을 단련하는 효과도 있다.
제3식 견담일월: 해와 달 메고 돌리기
(동작)
(1) 들숨. 제항조당, 발은 움직이지 않고 몸통과 얼굴을 왼쪽으로
돌리면서 양팔을 뻗은 채 좌우로 쳐들어 올리는데, 양손바닥은
처음엔 뒤쪽을 향하게 했다가 어깨 높이에 이르러 위를 향하도록
팔을 돌린다. 팔꿈치를 조금 굽혀서 아래로 처지게 하고 (팔꿈치
안쪽 각도는 약 100도) 손끝은 좌우 양쪽을 향한다. 눈은 왼손을
본다.
(2) 날숨. 송복송항, 양팔을 그대로 쳐든 채 몸통을 정면으로
되돌리면서 손바닥은 앞쪽을, 손끝은 후상방을 향하게 하여 키
높이에서부터 몸앞을 거쳐 대퇴 양쪽으로 내린다. 이때 손바닥은
아래를 향하면서 내려온다.
(3) (4) 앞의 동작 (1) (2)를 좌우 방향을 바꿔서 반복한다.
여기까지를 3회 더 한다. 좌로 4회, 우로 4회 교대로 해서 도합
8회(8호홉)이 되는 셈이다.
끝낼 때는 양손바닥을 하복부 앞으로 내려 장심은 위를 향하고
손끝은 서로 맞보게 한다.
(유의사항)
(1) 숨을 들이쉬며 팔을 올릴 때는 열 발가락에 힘을 준다.
(2) 몸통은 좌우로 한껏 돌리되 전후좌우로 기울지 않도록
유념한다.
(3) 의수 부위는 허리 뒤쪽 명문혈.
(효능)
(1) 신기를 강화하므로, 양위, 유정, 실뇨, 조루증, 귀울림, 다몽,
요퇴통을 예방, 치료한다.
(2) 호흡기를 단련하므로, 기침, 폐기종,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에도 유효하다.
제4식 붕조전시: 큰 새 나래 펴기
(동작)
(1) 들숨. 제항조당, 몸의 중심을 오른다리로 옮기면서 오른쪽
무릎을 조금 굽히고 왼발을 왼쪽으로 한 걸음 벌리고서 양무릎을
폄과 동시에 양팔을 좌우로 벌려 호형을 그리면서 머리 위로 올린다.
올라갈 때 아래를 향했던 손바닥을 머리 위에서 위쪽을 향하게 하고
손끝은 서로 맞보게 한다. 팔꿈치는 조금 늦추고 눈은 수평으로
전방을 바라본다.
(2) 날숨. 송복송항, 오른쪽 무릎을 조금 굽히고 왼발을 오른발
옆으로 끌어들이고서 양무릎을 폄과 동시에 양팔을 좌우 양쪽으로
호형을 그리듯이 내려서 양손바닥을 하복부앞에 모은다. 장심은 위를
향하고 손끝은 서로 맞보게 한다.
(3) (4) 오른발을 오른쪽으로 벌리면서 앞의 동작 (1) (2)를 좌우
다리만 바꿔 가며 반복한다.
(5) 들숨. 제항조당, 오른무릎을 조금 굽히면서 왼발을 한 걸음
앞으로 내딛고 무릎을 폄과 동시에 중심을 앞다리(왼발)로 옮기면서
뒷다리(오른다리)를 뻗고 발뒤꿈치를 쳐드는데, 이와 병행하여
양손바닥을 안쪽(몸쪽)으로 향한 채 양팔을 앞쪽으로 쳐들어 머리
위로 올린다. 머리 위에서 손바닥은 위를 향하고 손끝은 서로 맞보게
한다. 눈은 수평으로 앞을 바라본다.
(6) 날숨. 송복송항, 오른발뒤꿈치를 내리고 중심을 오른다리로
옮기고서 오른무릎을 조금 굽힘과 동시에, 왼다리는 뻗으면서
왼발끝을 쳐들어 천천히 오른발 옆으로 끌어들이는데, 이와 병행하여
양팔을 앞으로 내려 양손바닥을 하복부 앞에 모으면서 양무릎을
편다. 팔꿈치를 조금 늦추어 양팔이 원형을 이루게 하고 장심은
위를, 손끝은 서로 마주 향하도록 한다.
(7) (8) 오른발을 앞으로 내딛으면서 앞의 동작 (5) (6)을
반복한다.
여기까지를 1회씩 더 한다. 승강운동을 도합 8회(8호흡)하는
셈이다.
(유의사항)
(1) 팔과 다리의 동작은 잘 어우러져야 하며, 양팔을 올려 뻗을
때는 마치 하늘을 치받치듯 가슴과 몸통과 다리를 쭉 펴도록 한다.
(2) 양손바닥을 하복부 앞에서 모을 때는 가슴을 오므리듯이 하고
기를 가라앉혀 단전을 의수한다.
(효능)
(1) 소화 기능을 촉진시키므로, 소화불량, 위장병, 변비, 소변불통
등을 예방, 치료한다.
(2) 팔다리의 운동장애, 요배통 등에도 효과가 있다.
제 5식 역반반석: 바윗돌 들어 올리기
(동작)
(1) 들숨. 제항조당, 오른쪽 무릎을 조금 굽히면서 왼발을
왼쪽으로 크게 벌리고 (양발 안쪽 간격은 발 길이의 세 배 정도)
양무릎을 폄과 동시에, 양손바닥을 물건 들어올리듯 쳐들어 올려
가슴 앞에 이르면 좌우로 반원을 그리듯이 벌리면서 팔꿈치를
펴는데, 무릎은 약간 굽혀지고 손바닥은 전상방을 향하며 손끝은
비스듬히 위를 향한다. 눈은 수평으로 전방을 본다.
(2) 들숨. 송복송항, 양손바닥을 아래로 하면서 양팔을 천천히
좌우로 계속 내림과 동시에, 대퇴가 수평이 되도록 양무릎을 더욱
굽히는데 (이것을 '마보 자세'라 한다), 호형을 그리며 무릎 앞까지
내려온 양손바닥은 위를 향하면서 마치 무거운 돌을 들어 나르려는
모양이 된다. 양팔꿈치는 밖으로 약간 굽혀 양팔이 타원형을 이루고,
손끝은 서로 맞보게 한다. 눈은 장심을 내려다본다.
(3) 들숨. 제항조당, 양무릎을 천천히 펴면서 양손바닥도 바윗돌을
들어올리듯 쳐드는데 가슴 앞에 이르면 좌우로 반원을 그리듯이
벌리면서 팔꿈치를 편다. 손바닥은 전상방을 향하고 손끝은 비스듬히
위를 향하게 하면서 무릎을 조금 굽히다.
(4) 날숨. 동작 (2)와 같이 한다.
(5)--(8) 동작 (3) (2)를 2회 더 반복한다. 단 마지막에는 양팔을
내리면서 무릎을 조금만 굽히고 왼발을 오른발 옆으로 끌어들이고서
양무릎을 폄과 동시에 양손바닥을 하복부 앞에서 모은다.
이번에는 오른발을 오른쪽으로 벌리고서 앞의 동작을 전부 또 한
차례 반복한다. '바윗돌 들어올리기' 동작은 좌우 3회씩 해서 6회가
되지만 호흡은 8회가 된다.
끝낼 때는 양팔을 내리면서 무릎을 조금만 굽히고 오른발을 왼발
옆으로 끌어들이고서 양무릎을 폄과 동시에 양손바닥을 대퇴
양옆으로 내린다.
(유의사항)
(1) 마보 자세를 취할 때는 머리나 상체를 앞으로 수그리지 말고,
궁둥이는 뒤로 내밀지 말 것.
(2) 양팔을 들어올려 좌우로 뻗어 내리는 동작은 마치 몸통 좌우로
두개의 원을 계속해서 그리는 것처럼 한다.
(3) 동작에 호흡을 일치시키기에 숨이 차면 굳이 일치시키려고
애쓰지 말고 자연스럽게 호흡한다. 연습을 계속하면 차츰 호흡이
길어져서 일치시킬 수 있게 된다.
(4) 의수 부위는 단전.
(효능)
(1) 병약한 체질을 개선하고 신경쇠약을 치료한다.
(2) 소화기능을 촉진시켜 위장병, 소화불량을 해소한다.
(3) 다리 힘을 강화하여 보행 장애를 예방, 치료한다.
제6식 퇴창망월: 창문 열고 달 보기
(동작)
(1) 들숨. 제항조당, 발은 움직이지 말고 몸통을 왼쪽으로 조금
돌리면서 양팔을 왼쪽으로 들어올리는데, 왼손바닥은 장심을
뒤쪽으로 향하게 돌리면서 왼쪽으로 뻗어올리다가 어깨 높이에
이르면 손바닥을 되돌려 장심이 앞쪽을 향하게 하고, 오른손바닥은
장심을 앞쪽으로 향하게 돌리면서 가슴 앞을 거쳐 왼팔
상박(상환)앞에까지 올린다. 이때 오른팔꿈치는 조금 굽히고
왼팔꿈치는 자연스럽게 펴는데, 양손바닥은 앞을 향하고 양손끝은
왼쪽을 향하며, 눈은 왼손을 본다.
(2) 날숨. 송복송항, 몸통과 얼굴을 오른쪽으로 돌리면서 양팔도
나란히 얼굴 앞으로 돌리는 동시에 오른쪽 무릎을 조금 굽히면서
왼발을 왼쪽으로 한 걸음 내딛는다. 몸통과 함께 양팔도 계속
오른쪽으로 돌리면서 왼 다리를 쭉 펴는데, 이때 오른팔은 손끝을
위로 쳐든 채 오른쪽으로 뻗고, 왼 손바닥은 손끝을 위로 향한 채
오른팔 상박 앞에 오게 한다. 눈은 오른손을 바라본다.
(3) 들숨. 제항조당, 몸의 중심을 왼다리로 옮기면서 오른발을
뒤쪽(좌후방)으로 빼돌려 발끝으로 땅을 짚고 양무릎을 조금 굽힌다.
이와 함께 양팔을 아래쪽으로 호형을 그리면서 천천히 정면으로
(왼쪽으로) 돌리기 시작한다. 몸통도 함께 돌린다. 눈은 오른손을
본다.
(4) 날숨. 송복송항, 오른 무릎이 땅에 닿을 만큼 계속 굽히면서
양팔도 몸통과 함께 계속 왼쪽으로 돌려서 좌상방으로 뻗는데,
왼팔은 위로, 오른팔은 아래로 오게 하고, 양손바닥은 왼쪽을 향하되
손끝은 앞쪽을 향하게 한다. 눈은 마치 창문으로 달을 보듯 양손바닥
사이로 먼 곳을 바라본다.
(5) 들숨. 제항조당, 중심을 왼다리로 옮기고 몸을 일으켜 정면을
향하면서 오른발을 왼발 옆으로 끌어당겨 양무릎을 펴는데, 이와
함께 몸통을 오른쪽으로 조금 돌리고 양손바닥도 아래로 호형을
그리면서 오른쪽으로 쳐들어 올린다. 이 때 오른팔꿈치는 자연스럽게
뻗고 왼팔꿈치는 조금 굽힌 채 왼손끝이 오른팔 상박(상완) 앞에
오게 한다. 양손바닥은 앞을 향하고 양손끝은 오른쪽을 향하며, 눈은
오른손을 본다.
(6)--(8) 앞의 동작 (2)--(4)를 방향만 반대로 해서 반복한다.
여기까지를 전부 또 한 차례 한다. '창문 열고 달 보기' 동작(무릎
굽히기 동작)은 도합 4회(8호흡)하는 셈이다.
끝낼 때는 왼발을 끌어당겨 양발을 합치고 일어서면서 양손바닥을
가슴 앞에 모아 장심을 아래로 한 채 손끝은 앞을 향해 팔자를
이루면서 조용히 대퇴 양옆으로 내린다.
(유의사항)
(1) 무릎을 굽히고 앉을 때는 궁둥이를 뒷다리 종아리에 얹는다.
(2) 무릎을 깊이 굽히기가 힘들면 반쯤만 굽혀도 무방하다.
(3) 의수 부위는 장심의 노궁혈.
(효능)
(1) 무릎 굽히기와 제항 동작은 치질, 탈항, 변비, 성기능 장애
등을 예방, 치료한다.
(2) 원기를 보하고 경락을 소통시키므로, 요퇴통, 좌골신경통,
귀울림, 팔다리 근육 관절의 병증을 예방, 치료한다.
제7식 영풍탄진: 손 흔들어 먼지 떨기
(동작)
(1) 들숨. 제항조당, 발은 고정한 채 몸통을 왼쪽으로 약간 돌려
양손바닥을 뒤쪽으로 향하게 하면서 양팔을 좌우로 들어올리는데,
어깨 높이에 이르러 손바닥을 조금 돌려 후하방을 향하게 한다.
팔꿈치는 자연스럽게 펴고 눈은 왼손을 본다. 동작을 멈추지 말고
중심을 오른다리로 옮겨 오른무릎을 조금 굽히면서 왼발을
좌전방으로 한 걸음 내딛는데 무릎을 펴고 발뒤꿈치부터 내리딛는다.
이와 병행하여 양팔을 뻗은 채 가슴 앞쪽으로 나란히 가져오되
손바닥은 위를 향하고 양손의 간격은 어깨너비와 같게 한다. 눈은
양손을 본다. 뒤이어 양팔꿈치를 굽혀 양손바닥을 가슴 쪽으로
당기면서 손등을 맞보게 하여 배 앞으로 내린다. 여기까지를 들숨과
함께 동작의 중단없이 진행해야 한다.
(2) 날숨. 송복송항, 중심을 천천히 왼다리로 옮기면서 왼무릎을
굽힘과 동시에 양손을 아래쪽, 바깥쪽, 위쪽, 앞쪽으로 호형을
이루게 하면서 가슴 높이로 내뻗는데, 장심은 외하방을 향하고 눈은
좌전방을 바라본다.
(3) 들숨. 제항조당, 중심을 천천히 오른다리로 옮겨 오른무릎을
굽히는 한편 왼무릎을 펴고 왼발끝을 쳐들면서 양손바닥을 위로 돌린
채 가슴 쪽으로 당기면서 손등을 맞보게 하여 배 앞으로 내린다.
(4)--(7) 앞의 동작 (2) (3)을 2회 반복한다.
(8) 날숨. 송복송항, 왼발을 오른발 옆으로 끌어들이고 양무릎을
천천히 펴면서 몸통을 정면으로 되돌림과 동시에 양팔을 좌우로
둥글게 올려 양손바닥을 얼굴 앞에서 아래로 향하게 하면서 배
앞으로 내리는데, 이 때 양손끝은 앞을 향해 팔자를 이루게 한다.
이번에는 좌우 방향을 바꾸어 위의 동작을 전부 또 한 차례 한다.
도합 8호흡이 되지만 양손을 앞으로 뻗는 동작은 좌우 3회씩 해서
6회이다.
(유의사항)
(1) 앞발뒤꿈치를 쳐들 때 상체는 뒤로 젖혀서도 안되고 앞으로
수그려도 안 된다.
(2) 의수 부위는 노궁혈.
(효능)
(1) 호흡기능을 제고하므로, 기관염, 기침, 폐기종, 감기 등을
예방, 치료한다.
(2) 심장을 편안하게 하고 신경을 안정시키므로, 심장병, 고혈압,
신경쇠약 등을 예방, 치료한다.
(3) 근육을 풀어주고 경락을 소통시키므로, 팔다리 관절통,
요배통과 운동장애에도 효과가 있다.
제8식 노옹불염: 노옹 수염 쓸어내리기
(동작)
(1) 들숨. 제항조당, 몸무게 중심을 오른다리로 옮겨 오른무릎을
조금 굽히면서 왼발을 왼쪽으로 한 걸음 내딛음과 동시에,
양손바닥을 뒤쪽으로 향하게 하면서 양팔을 좌우로 어깨 높이까지
올린다. 이와 함께 얼굴과 눈은 왼손으로 향한다. 동작을 멈추지
말고, 중심을 점차로 왼다리로 옮기면서 양손바닥을 돌려 전상방을
향하게 한다. 양팔꿈치는 약간 굽히고 눈은 여전히 왼손을 본다.
(2) 날숨. 송복송항, 중심을 계속 왼다리로 옮기면서 왼무릎을
조금 굽히고 오른발을 왼발 옆으로 끌어들임과 동시에, 양팔꿈치를
안으로 굽혀 양손바닥을 얼굴 앞으로 모아 마치 수염을 쓸어내리듯
점차로 아래를 향하여 가슴과 하복부 앞을 거치면서 대퇴 양옆으로
내린다. 이때는 이미 양무릎이 펴져 있고, 얼굴과 눈은 정면으로
돌아와 있다.
(3) (4) 앞의 동작 (1) (2)를 좌우 방향과 다리만 바꾸어서
반복한다.
(5)--(8) 앞의 동작 (1)--(4)를 또 한 차례 한다. 여기까지 '수염
쓸어내리기'는 4회, 4호흡이 된다.
이번에는 양다리는 움직이지 말고 팔만으로 4회 더 '수염
쓸어내리기'를
한다. 그러니까 전부 합해서 8호흡이 되는 셈이다.
(유의사항)
(1) 제8식의 후반부는 '도인보건공'의 마무리 동작(수공)에
해당한다. 숨결은 가늘고 조용하게, 면면히 이어지도록 하면서 기를
단전에 가라앉힌다.
(2) 의수 부위는 단전.
(효능)
(1) 가슴을 넓혀 주므로, 숨차고 가슴 답답한 증세, 가슴
두근거림, 호흡 곤란, 정서불안 등을 예방, 치료한다.
(2) 복강 내부를 조절하여, 헛배부름, 부종 등을 예방, 치료한다.
(3) 근육을 부드럽게 하고 경락을 소통시켜 팔다리의 모든 병증을
해소한다.
서심평혈공
고혈압, 저혈압, 심장병, 동맥경화 등 순환기 질환의 예방, 치료를
목적으로 엮어진 서심평혈공은 도인양생공 계열 중에서 제일 먼저
임상에 응용되어 치료 효과가 확인된 공법이다. 전후 5년 에 걸쳐 몇
군데 종합병원에서 2천여 명의 환자에게 이 공법을 수련시킨 결과
유효율은 92.5%에 달했으며 그 중 80%는 현저한 치료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대체로 이런 종류의 임상 보고서라는 것은 기공가를 자처하는 나
자신도 그 신빙성을 높이 살 수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극소수의
예외는 물론 있겠으나, 이들 환자가 모두 다른 치료법을 전부 배제한
채 오직 이 공법의 수련만으로 건강을 회복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약물 요법 등 현대 의학의 치료법으로
병상의 악화만을 억제하는 데 그쳤던 많은 환자들이 기공 수련을
계기로 하여 회복의 길로 들어설 수 있었다는 점만은 다른 의사들도
시인하고 있으니, 적어도 보조 요법으로서의 가치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서심평혈공의 본령은 치료보다 예방에 있다고 본다. 고혈압,
심장병은 오늘날 가장 보편적인 성인병으로 인식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구나가 적절한 예방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무리없는 적절한 운동과, 정신적, 육체적 긴장 해소가 그 예방책의
중요 부분이라면 서심평혈공은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라고 확실한다.
단순한 운동과 긴장 해소뿐만 아니라 경락도인법이라는 체조를 통해
몸안의 기혈의 흐름을 근원적으로 바로잡아 주는 것이 바로 이
공법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식양생을 병행한다면 예방책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줄 안다.
더욱이 이 공법은 순호나기 질환뿐 아니라 호흡기 질환, 소화기
질환, 신경쇠약과 목, 어깨, 허리, 다리의 병증에도 효과가 인정되고
있다. 나이 30대를 넘어선 사람이라면 하루 10--20분씩 시간을 내서
직장이나 가정 또는 공원에서 다 함께 춤추듯 유쾌한 마음으로 이
공법을 수련하여 성인병의 위협으로부터 해방되기 바란다.
연공에서의 유의 사항도 도인양생공 전반의 유의 사항에 조준한다.
다만 고혈압과 중증 심장병 또는 신장병의 합병증, 급진성 고혈압,
협심증과 심근경색 발작이 빈발하는 경우 등은 연공에 신중을 기해야
하며 반드시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들여야 한다. 저혈압 환자는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운동량을 점차로 늘려 나가도록 한다.
제1식 문계기무: 닭 소리를 듣고 춤추기
(기본자세)
양다리를 붙이고 발도 나란히 모으고 서서 몸을 바로 잡는다.
양팔은 자연스럽게 대퇴 양옆으로 늘어뜨리고, 눈은 수평으로 전방을
바라본다.
(동작)
(1) 들숨, 발정제향, 손바닥을 위로하여 물건을 받쳐올리듯 양팔을
천천히 앞쪽으로 어깨 높이까지 쳐드는데, 무릎을 쭉 펴면서
발뒤꿈치를 올린다.
(2) 날숨, 양손바닥을 뒤집고 발뒤꿈치를 내리면서 송복송항,
천천히 무릎을 굽히면서 양주먹을 쥐고 권심을 아래로 한 채 양손을
대퇴양쪽으로 내린다.
(3) 들숨, 발정제항, 양주먹을 풀고 손바닥을 위로하여 좌우로
팔을 들어 어깨 높이까지 올리면서 얼굴을 왼쪽으로 돌려 왼손끝을
본다. 동시에 무릎을 쭉 펴면서 발뒤꿈치를 쳐든다.
(4) 날숨, 손바닥을 뒤집고 발뒤꿈치를 내리면서 송복송항, 천천히
무릎을 굽히면서 양주먹을 쥐고 권심을 아래로 한 채 얼굴을
정면으로 되돌리고 양손을 좌우 대퇴 양쪽까지 내린다. 가운뎃손가락
끝은 장심의 노궁혈을 짚는다.
(5)--(8) 주먹을 풀고 양팔을 앞으로 올리면서 (1)--(4)를
반복하는데 이번에는 (3)에서 얼굴을 오른쪽으로 돌린다.
여기까지를 또 한 차례 한다. 팔을 오르내리는 횟수로 계산한다면
도합 8회(8호흡)가 된다.
끝낼 때는 무릎을 굽히지 말고 원자세로 돌아간다.
(유의사항)
(1) 의수 부위는 새끼손가락이나 가운뎃손가락 또는 약손가락 끝.
(2) 주먹을 쥘 때는 가운뎃손가락 끝으로 노궁혈을 조금 누르듯이
힘을 준다.
(3) 양손바닥을 앞으로 또는 옆으로 쳐들 때는 정수리에 몸, 어깨,
등, 줄기와 온몸이 매달려 위로 끌려 올라가는 꼴이 되어야 하며,
무릎을 굽힐 대는 양무릎 사이가 벌어지지 않도록 엉덩이를
수축시킨다.
제2식 백원헌과: 흰 원숭이 과일 바치기
(동작)
(1) 들숨, 발정제항, 몸통을 왼쪽으로 조금 돌리면서 양팔을
안으로 틀어 손바닥을 밖으로 향하게 한 채 앞쪽으로 어깨 높이까지
들어올린다. 동작을 멈추지 말고 몸무게의 중심을 오른다리로 옮겨
오른 무릎을 조금 굽히면서 왼발을 좌전방으로 한걸음 내딛되
발뒤꿈치부터 땅을 딛는다. 이와 병행하여 팔꿈치를 굽히고
양손바닥을 조금 올려 좌우로 호형을 그리면서 어깨 양쪽으로
가져오는데 손바닥은 앞을, 손끝은 위를 향하게 한다. 눈은 수평으로
좌전방을 바라본다.
(2) 날숨, 송복송항, 중심을 왼다리로 옮겨 몸통을 앞으로
내밀면서 오른 무릎을 굽혀 쳐들어 올리되 발끝은 아래로
늘어뜨린다. 이와 병행해서 양손바닥을 좌우 아래쪽으로 돌려 장심을
위로 한 채 앞으로 받쳐올리는데 어깨 높이에 이르러 팔꿈치를 펴고
새끼손가락은 조금 안으로 오므린다. 눈은 양손을 본다.
(3) 들숨. 발정제항, 오른발을 우후방으로 내려 몸의 중심을
오른다리로 옮기면서 오른무릎을 조금 굽히고 왼발끝을 쳐든다. 이와
병행하여 양손 바닥을 끌어들여 좌우로 호형을 그리듯이 하면서 어깨
높이로 올려 벌린다. 여기까지 손바닥은 계속 위를 향한다.
(4) 날숨. 송복송항, 중심을 앞다리로 옮기면서 왼무릎을 굽히고
오른다리를 뻗음과 동시에 양손바닥을 둥글게 아래로 돌려 왼무릎
양쪽으로 내리면서 주먹을 쥔다. 권심을 아래로 하고, 가운뎃손가락
끝으로 노궁혈을 누른다. 양팔은 안쪽으로 굽어져 전체적으로 둥글게
원을 이룬 모양이 된다. 눈은 수평으로 좌전방을 본다.
(5) 들숨. 발정제항, 양주먹을 풀어 손등을 마주보게 하면서 어깨
높이까지 들어올린다. 몸 중심을 오른다리로 옮기면서 오른무릎을
굽히고, 왼발끝을 쳐들면서 양손을 얼굴 앞에서 좌우로 원을
그리듯이 돌려 어깨 양쪽으로 가져오는데 손바닥은 앞을, 손끝은
위를 향하게 한다.
(6) 날숨. 송복송항, 동작(2)를 반복한다.
(7) 들숨. 왼무릎을 굽히고 오른발을 이후방으로 내려딛음과
동시에 몸통과 얼굴을 오른쪽으로 돌리면서 양손바닥을 끌어들여
좌우로 호형을 그리듯이 어깨 양쪽으로 올려 뻗는다. 손바닥은 위를
향하고 눈은 정면을 바라본다.
(8) 날숨. 중심을 오른다리로 옮겨 오른무릎을 조금 굽히면서
왼발을 오른발 옆으로 가져가서 양무릎을 펴고 바로 서는데, 이와
병행하여 양손바닥을 둥글게 안으로 돌려 얼굴 앞으로 모아 장심을
아래로 한 채 천천히 아래로 내려 원자세로 돌아간다.
이번에는 방향을 오른쪽으로 바꾸고 다리도 좌우를 바꾸어서
(1)--(8)을 또 한차례 반복한다.
여기까지 도함 8호흡이 된다.
(유의사항)
(1) 제1식과 마찬가지로 의수 부위는 새끼 손가락이나
가운뎃손가락 또는 약손가락 끝.
(2) 주먹을 쥘 때는 가운뎃손가락 끝으로 노궁혈을 조금 누르듯이
힘을 준다.
(3) 설명만을 보고 연습하면 때로 동작의 단절이 생기게 될는지
모른다. 실제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잠시도 중단됨이 없이 물 흐르듯
연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며, 팔과 다리의 동작도 서로 잘
어우러져야 한다.
제3식 금상권비: 금코끼리 코감기
(동작)
(1) 들숨. 발정제항, 양무릎을 약간 굽히면서 왼발을 왼쪽으로
크게 한 걸음 벌리고 나서 양무릎을 편다. 몸의 중심은 양다리
중간에 온다. 이와 병행하여 팔뚝을 안쪽으로 돌려 양손바닥이 밖을
향하게 한 채 양팔을 앞쪽으로 어깨 높이까지 쳐들어 올린다.
팔꿈치를 자연스럽게 펴고 눈은 수평으로 전방을 바라본다.
(2) 날숨. 다리를 굽혀 마보 자세를 취하고 손바닥을 돌려 위를
향하게 하고서 양팔꿈치를 굽혀 양손끝을 어깨 쪽으로 끌어들이는데,
이때 양손 다섯손가락 첫째 관절을 차례로 굽혀 손가락 끝을 한데
모으면서 손목도 안으로 굽힌다. 손끝은 양어깨에 닿게 하고
양팔꿈치는 맞붙이고서, 눈은 수평으로 앞을 바라본다. 이것이
'코말기'동작이다.
(3) 들숨. 발정제항, 팔꿈치를 천천히 좌우로 활짝 벌리고서
양손바닥을 귀 옆으로 올리는데 장심은 위를, 손끝은 머리 쪽을
향한다. 이와 함께 양다리를 펴면서 양손을 위로 뻗쳐올린다.
(4) 날숨. 송복송항, 오른무릎 조금 굽히면서 중심을 오른다리로
옮기고 왼발을 오른발 앞으로 끌어들여 양다리를 폄과 동시에
양손바닥은 좌우로 호형을 그리면서 아래로 내려 원자세로 돌아간다.
(3)--(8) 이번에는 오른발을 오른쪽으로 크게 한 걸음 벌리면서
(1)--(4)를 반복한다.
여기까지를 (1)에서 (8)까지 전부 또 한 차례 한다. '코말기'는
좌우로 각각 2회씩 해서 4회, 도합 8호흡이 되는 셈이다.
끝낼 때는 양손을 좌우로 내릴 때 주먹을 쥐고 허리 양쪽으로
가져간다. 권심은 위를 향한다.
(유의사항)
(1) 팔을 위로 뻗어올렸다가 좌우로 내릴 때는 동작을 되도록 크게
하는게 좋다.
(2) 마보 자세는 양발 안쪽의 간경이 자기 발길이의 세 배 정도가
되게 하고, 허리를 이완시키면서 엉덩이는 수축시킨다. 양발끝은
나란히 앞쪽을 향하게 한다.
(3) 의수 부위는 제1식, 제2식과 같다.
제4식 황앵첩방: 노랑꾀꼬리 날개 접기
(동작)
(1) 들숨. 발정제항, 양무릎을 약간 굽히면서 왼발을 왼쪽으로
크게 한걸음 벌린 다음 양무릎을 편다. 이와 병행해서 팔뚝을 안으로
돌려 양손 바닥을 후상방으로 향하게 하면서 좌우로 어깨 높이까지
쳐들어 올린다. 얼굴과 눈은 왼쪽을 향한다.
(2) 날숨. 송복송항, 양무릎을 굽혀 마보 자세를 위한 채 얼굴을
정면으로 되돌리고 팔꿈치를 안으로 굽히는데, 양손바닥을 얼굴과
좌우에서 뒤쪽을 향하게 하고서 손목의 힘을 빼고 양손을 아래위로
5--8회 가볍게 흔든다. 뒤이어 양손바닥을 위로 하면서 겨드랑
밑으로 돌려 빼서 엉치등뼈(천골)에 손 등을 얹는다. 장심은 뒤쪽을,
손끝은 아래쪽을 향한다.
(3) 들숨. 발정제항, 여전히 마보 자세를 취한 채 양손을 앞으로
돌려 가슴 앞에서 장심이 맞보도록 양팔을 자연스럽게 펴고서 손복의
힘을 빼고 양손을 안팎으로 5--8회 살랑살랑 흔든다. 눈은 수평으로
전방을 바라본다.
(4) 날숨. 중심을 오른다리로 옮기고 양무릎을 펴면서 왼발을
오른발 옆으로 끌어들임과 동시에, 양손바닥을 허리 양쪽으로
거둬들이면서 주먹을 쥔다. 장심은 위쪽, 가운뎃손가락 끝은
노궁혈을 가볍게 누른다. 제4식을 시작할 때와 같은 자세이다.
(5)--(8) 이번에는 오른발을 오른쪽으로 벌리면서 (1)--(4)를
반복한다.
여기까지를 전부 또 한 차례 한다. '날개 접기'는 좌우 교대로
각각 2회씩 해서 4회, 도합 8호흡이 된다.
끝낼 때는 양발을 모아 몸을 바로 세움과 동시에 양손
가운뎃손가락 끝을 아랫입술 밑 승장혈에 갖다댄다.
(유의사항)
(1) 의수 부위는 앞의 식들과 같다.
(2) 손을 흔들 때는 팔, 어깨, 목, 등이 충분히 방송되어 있어야
한다. 흔드는 횟수는 기분이 좋을 정도로 더 늘려도 좋다.
(3) 팔을 올릴때는 되도록 운동폭을 크게, 시원스럽게 한다.
제5식 상공유이: 귀 문질러 병 다스리기
(동작)
편의상 박자로 호흡 횟수를 환산하는데, 들숨 1박자, 날숨 1박자로
해서 2박자를 한 호흡으로 하는 셈이다.
첫째 여덟 박자
(1) 들숨. 양손 가운뎃손가락 지복으로 승장혈에서 지청혈,
영향혈, 비통혈, 청명혈, 찬죽혈을 거쳐 미충혈까지 밀어올린다.
(2) 날숨. 손바닥 전체를 얼굴에 대고 양손의 엄지, 집게손가락,
가운뎃손가락 지복으로 이마를 좌우로 쓰다듬어 가운뎃손가락 끝이
두유혈에 이르면 이번에는 아래쪽을 향해 이문혈, 청궁혈, 청회혈,
협거혈, 대영혈을 차례로 문질러 내린 후 양손 바닥을 목 양쪽에서
멈춘다.
(3) 들숨. 양손끝이 뒤를 향하게 하고 손바닥을 뒤쪽으로 밀어
돌려 장근 사이에 목덜미 살이 끼여 올라오게 한다.
(4) 날숨. 양손바닥을 다시 앞쪽으로 끌어당겨 가운뎃손가락 끝이
승장혈에 오도록 한다.
(5)--(8) 앞의 동작 (1)--(4)를 반복한다. 여기까지
8박자(4호흡)가 된 셈이다.
둘째 여덟 박자
(1)--(4) 양손 집게손가락 지복으로 양쪽 귓바퀴 안쪽 심혈을
누르고 엄지 손가락 지복은 그 뒤쪽에 맞대고서 시계바늘 방향으로
동글동글 4회(2호흡)문지른다.
(5)--(8) 이번에는 반대 방향으로 4회 문지른다. 여기까지 8박자
(4호흡)가 된다.
셋째 여덟 박자
(1)--(4) 양손 집게 손가락 끝으로 교감혈을 시계바늘 방향으로
4회 문질러 돌린다. (2호흡) 이때 엄지 손가락 지복은 예풍혈을
누른다.
(5)--(8) 이번엔 반대 방향으로 4회 문지른다. 여기까지
8박자(4호흡)가 된다.
넷째 여덟 박자
(1)--(4) 양손 엄지손가락과 집게 손가락 지복으로 귓바퀴를 잡고
위로부터 아래로 강압구를 따라 문질러 내리는데 귓볼에 이르러 힘을
주어 아래로 잡아 당긴다. 이렇게 4회 반복한다.
(5)--(8) 집게 손가락 지복으로 귓바퀴 둘레 전면을 문질러 올리고
후면을 문질러 내린다. 이렇게 한 바퀴 도는 데 2박자. 반대
방향으로 문지르며 도는 데 2박자 여기까지 8박자(4호흡)가 된다.
이상으로 여덟 박자가 4회, 도합 32박자(16호흡)가 되는 셈이다.
(유의사항)
(1) 경혈의 위치를 정확히 잡아 적당한 강도(기분 좋은 정도)로
문질러야 한다. 손톱은 미리 짧게 다듬을 것.
(2) 호흡은 중단됨이 없이 시종일관 자연스러워야 한다.
(3) 의식은 문지르는 부위에 집중한다.
제6식 추비고퇴: 팔 치고 종아리 두드리기
(동작)
양발을 어깨 너비로 벌리고 서서 몸을 바로잡고 양팔은 자연스럽게
아래로 늘어뜨린다. 눈은 수평으로 전방을 바라본다. 제5식처럼
박자로 횟수를 센다.
첫째 여덟 박자
(1) 온몸을 방송하되 양손은 주먹을 쥔다. 몸통을 왼쪽으로
돌리면서 오른손 권심으로 왼쪽 어깨 끝을 탁 친다. 동시에 왼주먹
손등으로는 허리 뒤쪽 명문혈을 가볍게 친다. 이상 1박자.
(2) 이번에 오른쪽으로 몸을 돌리면서 손을 바꾸어서 오른쪽 어깨
끝과 명문혈을 친다. 1박자.
(3)--(8) 위와 같이 좌우 각각 3회씩 더 반복하는데, 치는 부위를
조금씩 아래로 이동시켜 마지막 번에 팔꿈치 위를 친다. 여기까지
8박자(4호흡)가 된다.
둘째 여덟 박자
(1)--(8) 앞에서와 같은 요령으로 또 한 번 여덟 박자를 반복한다.
또 이번에는 팔꿈치서부터 어깨 끝으로 올라가면서 팔을 친다. 끝낼
때는 양손 바닥을 허리고 가져가고 눈은 수평으로 앞을 바라본다
셋째 여덟 박자
(1)--(8) 오른발을 뒤로 들어 발등(태충혈 부근)으로 왼쪽
종아리를 탁 친다. 1박자. 다음엔 오른발을 내리고 왼발등으로
오른쪽 종아리를 탁 친다. 1박자. 이렇게 좌우 교대로 위중혈에서
부양혈로 조금씩 내려가면서 각각 4회씩 도합 8회(8박자) 두드린다.
넷째 여덟 박자
(1)--(8) 위와 같은 요령으로 여덟 박자를 한 차례 더 반복한다.
단 이번에는 부양혈에서부터 위중혈로 올라가면서 종아리를
두드린다.
이상으로 여덟 박자가 4회 도합 32박자(16호흡)가 된다.
끝낼 때는 양발을 모으고 양손바닥을 하복부 앞으로 가져와서
장심은 위를, 손끝은 서로 맞보게 한다. 배와 손의 간격은 10cm 정도
(유의 사항)
(1) 양팔이 몸통이라는 대에 매달린 채찍처럼 허리의 회전 동작에
따라 크게 휘둘리면서 탁탁 치도록 한다. 치는 강도는 처음엔 가볍게
시작하여 점점 강하게 한다. 단 허리 뒤쪽 명문혈은 한결같이 가볍게
친다.
(2) 종아리는 위중, 승근, 승산, 부양 등 경혈의 위치를 정확히
두드리도록 한다.
(3) 의념은 치고 두드리는 부위에 집중시킨다.
제7식 고수반근: 다리 구부려 틀고 앉기
(동작)
(1) 들숨. 발정제향, 양무릅을 조금 굽히면서 왼발을 왼쪽으로
한걸음 벌리고 나서 양무릎을 편다. 이와 병행하여 양손끝을
안쪽으로 해서 바깥쪽으로 돌리면서 양팔을 좌우로 벌려 장심을 위로
한 채 쳐들어 올리는데, 어깨 높이에 이르면 팔을 쭉 펴고 손바닥을
뒤집어 앞쪽을 향하게 한다. 눈은 왼손을 본다.
(2) 날숨. 송복송항, 몸을 약간 오른쪽으로 돌리고 왼발 앞
좌전방으로 내딛으면서 양무릎을 굽히고 앉는데, 왼발은 발꿈치를
들어 세우고 무릎이 땅에 닿을 만큼 깊이 굽히되, 오른무릎은 대략
직각으로 굽혀 정강이를 세운다. 이와 병행하여 양손을 안으로 돌려
가슴 앞을 거쳐 아래로 호형을 그리며 대퇴 옆으로 내립과 동시에
주먹을 쥔다. 가운뎃손가락 끝은 노궁혈을 누르고 권심은 아래를
향한다. 얼굴과 눈은 우전방을 바라본다.
(3) 들숨. 발정제항, 몸무게를 왼다리에 싣고 몸을 일으키며
왼발뒤꿈치를 내리고 오른발을 오른쪽으로 뻗어 원위치로
되돌리는데, 이와 함께 양손은 주먹을 풀어 손바닥을 몸통 쪽으로
향하게 하면서 배 앞을 거쳐 가슴 앞까지 손등을 맞댄다. 손끝은
아래를 향하고 팔ㄲ치는 어깨와 수평이 되며 얼굴과 눈은 정면을
향한다. 뒤이어 중심을 오른 다리로 옮기고 왼무릎을 뻗으면서
양손바닥을 얼굴 앞에서 좌우로 빌려 양팔을 쭉 편다. 손바닥은 앞을
향하고 눈은 정면을 본다.
(4) 날숨. 송복송향, 왼발을 당겨 오른발에 합치고서 무릎을 펴고
바로 선다. 이와 함께 양손은 계속 아래로 내려, 배 앞에서 장심은
위로, 손끝은 맞보게 한다. 향팔은 전체적으로 원형을 이루고, 눈은
수평으로 전방을 본다.
(5)--(8) 이번에는 왼무릎을 조금 굽히고 오른발을 오른쪽으로 한
걸음 벌리면서 (1)--(4)의 동작을 반대 방향으로 반복한다.
여기까지를 (1)부터 (8)까지 한 차례 더 한다. 도합 8호흡이 된다.
끝낼 때는 양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양손바닥을 아래로 한 채
양손을 몸 통 좌우로 내린다.
(유의 사항)
(1) 의수 부위는 새끼손가락이나 가운뎃손가락 또는 약손가락 끝.
(2) 양손 등을 맞댈 때는 약간 힘을 주어 손목과 장골, 손가락
첫째 마디와 둘째, 셋째 마디의 관절들을 차례로 굽히고 나서 손가락
끝을 퉁기듯 하면서 손바닥을 벌린다.
제8식 평보연환: 허리와 배 문지르기
(동작)
편의상 박자로 횟수를 계산한다.
첫째 여덟 박자
(1) 들숨. 제항조당, 몸통은 움직이지 않고 양손바닥을 뒤로 돌려
엉치등뼈(천골) 위의 백환혈에서부터 삼초유혈까지 등줄기 양쪽을
문질러 올린다. 눈은 정면을 바라본다.
(2) 날숨. 송복송항, 오른무릎을 조금 굽히면서 중심을 오른다리로
옮기고 몸통을 왼쪽으로 돌림과 동시에 왼발을 좌전방으로 한걸음
내딛되 발뒤꿈치부터 내려딛는다. 이와 함께 양손 장근에 힘을 주어
삼초유에서부터 백환유까지 밀어내림과 동시에 중심을 왼다리로
옮기면서 오른다리를 뻗는다. 이때 왼발은 발바닥이 전부 땅에 닿고
오른발은 뒤꿈치가 들린다. 눈은 좌전방을 바라본다.
(3) 들숨. 제항조당, 중심을 천천히 오른다리로 옮기고 왼다리를
뻗으면서 왼발끝을 쳐든다. 동시에 양손바닥은 등줄기 양쪽을 (1)과
같이 위로 문질러 올린다.
(4) 날숨. (2)와 같이 양손바닥을 밀어내린다.
(5)--(8) 다시 (3), (4)를 2회 더 반복한다. 여기까지 도합
8박자가 된다.
끝낼 때는 몸을 정면으로 돌리고 왼발을 끌어들이면서 양손바닥을
대퇴 양옆으로 내린다.
둘째 여덟 박자
위의 (1)--(8) 동작을 좌우만 바꿔 가며 반복한다. 역시 8박자가
된다.
셋째 여덟 박자
양다리를 붙이고 선 채 양손바닥은 노궁혈이 포개지도록 해서
하복부에 갖다댄다. 이때 왼손은 밑에 오른손은 위에 온다. 눈은
정면을 바라본다.
(1) 들숨. 제항조당, 겹친 손바닥을 하복부 관원혈에서부터 목 밑
빗장뼈(쇄골) 접촉부의 천돌혈까지 가볍게 밀어올린다.
(2) 날숨. 송복송항, 오른무릎을 조금 굽히고 몸통을 왼쪽으로
돌리면서 왼발을 좌전방으로 한걸음 내딛는데 발뒤꿈치부터
내려딛는다. 이와 함께 손바닥을 천돌에서 관원까지 밀어 내림가
동시에 중심을 왼다리로 옮기면서 오른다리를 뻗는다. 이때 왼발은
발바닥이 전부 땅에 닿고 오른발은 뒤꿈치가 들린다. 눈은 수평으로
좌전방을 바라본다.
(3) 들숨. 발정제항, 중심을 천천히 오른다리로 옮기고 왼다리를
뻗으면서 왼발끝을 쳐든다. 동시에 양손바닥을 관원에서부터
천돌까지 (1)과 같이 밀어올린다.
(4) 들숨. (2)와 같이 양손바닥을 밀어내린다.
(5)--(8) 다시 (3), (4)를 2히 더 반복한다. 도합 8박자가 된다.
끝낼 때는 몸을 정면으로 돌리고 왼발을 끌어들이면서 양손바닥을
대퇴 양옆으로 내린다.
넷째 여덟 박자
위의 (1)--(8) 동작을 좌우만 바꿔 가면서 반복한다. 역시 8박자가
된다.
끝낼 때는 몸을 정면으로 돌리고 오른발은 끌어들이면서
양손바닥을 대퇴 양옆으로 내린다.
여기까지 여덟 박자가 4회, 도합 32박자(16호흡)가 되는 셈이다.
(유의 사항)
(1) 허리 뒤쪽 등줄기에는 좌우로 배환유, 방광유, 소장유,
관원유, 대장유, 기해유, 신유, 삼초유 등 복부 내장과 관계 있는
중요한 경혈들이 분포되어 있으며, 몸통 앞쪽에도 아래서부터 위로
관원, 기해, 하완, 중완, 상완, 거궐, 구미, 단중, 천돌 등 매우
중요한 경헐들이 줄지어 분포되어 있다. 따라서, 이 부위의 안마는
전신 기능을 조정하는 데 큰 효과가 있다. 손바닥이 몸에 밀착되도록
해서 정성스레 밀어올리고 밀어내려야 한다.
(2) 허리를 문지를 때는 명문혈을, 흉복부를 문지를 때는 하복부
단전을 의수한다.
(3) 발끝과 발뒤꿈치를 쳐들 때는 충분히 쳐들어 올리도록 한다.
(4) 임신중인 여성은 제8식의 배 밀어올리기와 내리는 생략하는
편이 무난하다.
@FF
명공안내
도가양생장수공법
예나 지금이나 비방이니 비법이니 하는 딱지를 붙이는 데는 보통
이상의 파격적인 대가를 얻으려는 속셈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과거의 도사 중에는 운수좋게 '최고의 고객'인 제왕에게 자기의
비법을 바치고 권세와 재물 등 파격적인 대가를 얻은 경우도 적지
않은데, 그것이 정력 강화와 장수의 비법이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이제 시대와 상황이 변하여 최고의 고객은 대중으로 바뀌었고,
그래서 여러 가지 궁중 비방과 궁중 비법이라는 것이 일반에
공개되었다. 그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공법은 변치중이 전하는
'도가양생장수공법'이다. 옛날에 궁중에서는 '만수공'이라 불렀으나,
원래는 도가 화산파의 비전 공법이었으므로 '화산파도가공법' 또는
'도가비전양생장수술'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공법은 선 자세로 하는 열세 가지 동공과 앉은 자세로 하는 세
가지 정공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중점은 동공 부분에 있다. 다른
동공에 비해 동작이 대체로 클 뿐 아니라 몸통을 5자 형 또는 8자
형으로 꿈틀거리면서 돌리는 데 특징이 있다. '궁중비법'답게 성기능
강화, 건미, 감비, 그리고 연년익수, 즉 장수에 특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기공"에 '회춘공'과 '용유공'이라는 동공
두가지가 실려 있다.
육자결, 양기공
인간의 마음의 상태, 몸의 생리 상태는 호흡에 반영된다. 화가 날
때는 호흡이 잔잔할 수가 없으며 병이 위중할 때는 숨결이 고를 수가
없다. 그리고 경악, 감탄, 비탄, 환희 등 마음의 격동이 있을 때나
격심한 고통 또는 쾌적감 등 신체상의 격변이 있을 때는 그것이
호흡에 반영되는 도가 지나쳐 비며, 탄성, 울음, 웃음, 신음 따위의
소리가 토식과 함께 저절로 터져 나오기도 하고 흘러나오기도 한다.
그렇다며 토식과 함께 발성의 양식을 절절히 조절함으로써 거꾸로
마음과 몸에 이롭게 작용시킬 수 있지 않겠느냐는 발상도
가능해진다. 이러한 발상에 입각한 호흡법은 2,300여년 전부터
시작되었는데 7세기에 이르러 여섯 글자(허, 가, 호, 신, 취, 희)의
발성과 각 내장과의 상호관계가 정립되어 '육자결'이라 부르게
되었고, 우리의 "동의보감"에도 수록되기는 했으나 한의학계에서는
거의 잊혀지고 있었다.
현대 중국 기공의 스승의 한 사람으로 '양기공'의 창시자인
마예당(1903--1990년) 선생이 실제 임상에 응용하여 큰 성과를
거둠으로써 육자결은 오늘날 의료 공법으로 새로이 각광을 받게
되었다. "건강기공"에 연공법이 실려 있다.
건강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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