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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정보/활성산소

제 4부 항산화벽이 무너지면 건강도 무너진다

by FraisGout 2020. 6. 16.

  제 4부 항산화벽이 무너지면 건강도 무너진다
  방어진지-항산화벽이 하는 일
  우리 몸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나쁜 환경이나 생활 습관의 영향으로, 혹은 몸에서 에너지를 만들기 위한 과정의 부산물로 끊임없이 프리라디칼이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체내의 항산화제 탱크가 작동하여 해로운 프리라디칼을 제거한다. 만일 정상적인 속도로 활성산소물이 생길 때에는 체내의 방어벽 만으로도 충분히 처리가 된다. 하지만 흡연을 과하게 한다거나 과로하고 나쁜 음식(육가공류, 인스턴트, 패스트푸드, 과자, 설탕 등의 과다한 섭취)들을 계속 먹을 때에는 유해물이 너무 많이 생기므로 체내 방어탱크가 허물어지면서 세포들이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는데, 이를 전문용어로 산소적 스트레스라고 한다.
  그럼, 세포들이 산소적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전부 제 기능을 못하고 노화되거나 병들어 버리는 것일까? 아니다. 우리 몸은 산소적 스트레스가 있더라도 이것을 견뎌낼 수 있는 장치가 있다. 프리라디칼 중에서도 가장 독성이 강한 것이 히드록시라디칼이다. 이것은 공격성이 매우 강하여 항산화제가 출동하기도 전에 전광석화처럼 조직을 손상시킨다. 따라서 이럴 때에는 손상된 조직을 복구 수리하는 체내 수리공이 나서게 된다.
  이와 같이 인체의 항산화벽은 돌만 쌓아 놓은 것 같은 단순한 방어막이 아니다. 방어벽에 금이 가면 다시 원래대로 복구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프리라디칼의 공격으로 DNA가 파괴되었다고 치자. 그러면 정찰대가 나서서 파괴된 부분을 잽싸게 찾아낸다. 동시에 공병들이 출동하여 찾아낸 부분을 잘라내고 새 것으로 갈아 끼우는 것이다. 프리라디칼에 의해 단백질이나 지질에 망가진 부분이 생긴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단순히 망가진 부분을 새것으로 갈아치우는 것은 아니다. 항산화벽을 이전보다 더 튼튼하게 만들어 놓기도 한다.
  예를 들어보겠다.
  쥐를 보통 공기처럼 산소량이 20% 정도인 공기가 아니라 100%인 공기에서 살게 하면 며칠밖에 못 살고 죽는다. 당연히 지나친 산소의 해로운 때문이다. 하지만 산소량을 조금씩 늘려가면서 적응할 시간을 주면 항산화 방어능력도 차차 증가가 되어서 마침내는 100%산소에서도 견딜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즉 프리라디칼이 많이 생기는 상황이 계속되면 거기에 맞게 전투력도 향상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무한정한 것이 아니라 한계가 있다. 이토록 눈물겹도록 끈질긴 세포들의 노력을 주인인 인간이 몰라 주고 계속 스트레스를 가하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하나둘 죽어가게 된다.
  
  항산화벽이 무너지기 쉬운 사람들
  우리 몸 안에서는 프리라디칼에 의한 스트레스와 이에 대한 방어벽이 다음 그림처럼 서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잘못된 식습관으로 체내 항산화제 저장탱크가 남보다 빈약하거나 흡연이나 대기오염, 각종 약물이나 독소, 과로 누적, 혹은 질병으로 활성산소물이 남보다 많이 생기든가 하면 위 그림의 균형이 깨진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무방비상태로 프리라디칼의 무차별 융단폭격을 피할 길이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지금부터는 이를 하나씩 살펴보도록 한다.
  
  항산화제 저장탱크가 빈약해지는 경우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항산화 저장고는 마구 낭비해도 저절로 채워지는 마술금고가 아니다. 꺼내어 썼으면 쓴만큼, 또 앞으로 많이 쓸 경우를 대비해서 항상 넉넉하게 채워져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은행이 거덜나서 부도가 나듯이 우리의 건강도 부도가 나는 것이다.
  항산화 탱크에 항상 채워져 있어야 하는 항산화 영양소는 비타민E, 비타민C, 베타카로텐, 비타민B 일부(리보플라빈, 너코티나마이드), 비타민A, 셀레니움, 라이코펜, 아연, 구리, 마그네슘, 철, 각종 단백질(알부민, 트랜스훼린, 락토훼린, 세룰로플라스민 등) 등이다. 이들 영양소를 채워 넣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병원에 가서 자신의 항산화 방어벽 상태를 검사한 다음에 부족한 방어물질을 집중적으로 채워넣는 것이다.
  앞으로 항산화 상태를 점검해 주는 병-의원이 늘어나겠지만, 현재로서는 거의 전무한 상태이다. 그러므로 현실적으로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은 음식을 통해서이다. 또 다른 손쉬운 방법으로는 항산화제를 매일 복용하는 것이다. 만일 항산화제가 풍부한 음식을 매일 꾸준히 섭취하지 못하면 저장탱크가 금방 바닥이 나서 활성산소의 공격을 당해낼 힘이 없어지게 되며 그러다가 결국 질병이 생길 수가 있다.
  
  활성산소물 생산량이 남보다 많은 경우
  실제 항산화 방어의 균형이 깨지는 이유는 항산화제 저장탱크가 고갈되어서 그런 경우보다는 활성산소물이 너무 많이 생겨서 그런 경우가 더 많다.
  활성산소물이 많이 생기는 경우는 대략 3가지 경우이다.
  첫째, 산소 농도가 높아진 환경에 노출되는 경우이다. 하지만 저산소증을 치료하기 위해서 대기보다 높은 산소가 포함된 공기를 주는 경우를 빼고는 일상 생활에서 높은 산소농도의 공기에 노출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맑고 깨끗한 공기하면 산소를 떠올리는데, 이는 잘못된 지식이다. 우리가 숨쉬는공기 중의 산소량은 20%정도로 항상 거의 같으며, 오염물의 농도가 낮아야 맑은 공기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는 만성염증같은 병에 걸려 있는 경우다. 이때는 체내의 파수꾼 역할을 하는 식세포가 이 염증을 처리하느라고 과하게 활성이 되어서 활성산소물을 많이 만들어 내게 된다. 
  셋째로 우리가 먹는 각종 약물이나 음식 등으로부터의 독소가 체내에서 대사되어 해독되는 과정 중에서 프리라디칼이 많이 생기게 된다.
  입이나 호흡을 통해 우리 몸 안에 들어온 약이나 독소는 간의 시토크롬 p450이라는 효소에 의해서 해독 과정을 거친다. 그러면 물에 잘 녹는 물질로 변하면서 소변으로 배설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시토크롬 p450은 체내로 들어온 독소를 해독시켜서 우리 몸을 보호하는 기능을 하는 효소인 것이다.
  실제 약이나 술을 먹으면 이것들을 분해하느라고 시토크롬 p450 수치가 증가된다. 그런데 일부 약이나 독소는 해독과정에서 처음보다 더 해로운 물질이 생겨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를 몇 가지 들어보겠다.
  암 유발인자로 유명한 수산화탄소 벤즈파아렌은 고기를 굽거나 담배를 피울 때 생기는 물질인데, 이것이 체내로 들어오면 시토크롬 p450에 의해 보다 더 확실하게 DNA를 파괴하는 발암물질로 변한다. 해독 과정을 거치는 과정에 원래보다 더 해로운 중간 부산물이 생기는 것이다. 또 유기용매인 탄소 사염화물은 시토크롬 p450에 의해 탄소3염화물-산소라디칼을 만들고, 이것은 세포막의 과산화변질을 유발하게 된다. 이때 만일 비타민E 같은 항산화제가 충분치 않다면 더욱 그 독성이 커지게 된다.
  탄소 사염화물은 일반 독자에게는 생소한 물질이니 좀 익숙한 물질로 예를 들어보자. 진통해열제로 유명한 아세트아미노펜(일명 타이레놀)은 누구나 몇 번은 복용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 약은 시토크롬 p450에 의해 대사가 되며, 그 과정에서 생긴 물질이 체내 항산화물질인 글루타치온을 소모시킨다. 적당량을 먹을 때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과량을 먹거나 간이 나쁜 사람이 먹을 때에는 체내 글루타치온이 고갈이 되면서 간이 급속도로 나빠지게 된다. 그래서 의사들은 간기능이 나쁜 사람에게 타이레놀 사용을 주의시킨다. 그외에 흡연이나 석면, 대기오염물들도 모두 프리라디칼 생성으로 조직을 손상시킨다. 항생제로 유명한 퀴논이라는 몰질은 수퍼옥시드라디칼을 만들며, 백혈병 치료제로 쓰는 항암제인 독소루비신(일명 아드리아마이신)도 프리라디칼을 생성하여 심장에 해로움을 주는 부작용이 있다. 그밖에 제초제이면서 잘못 마시면 폐에 치명적인 손상을 주어서 사망하게 되는 농약들도 마찬가지이다.
  항산화벽이 무너지면 건강도 무너진다
  어떤 노화학자가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평생 활성산소의 융단폭격을 받고 산다'고 했다. 예를 들어 세포 속에 있는 DNA에 하루에 퍼부어지는 활성산소의 폭탄 수는 1만개쯤 된다는 말도 했다.
  여러분들 몸에 지금 이 순간에도 일어나고 있는 이 폭격이 느껴지는가? 아마 전혀 못 느낄 것이다. 50조가 넘는 세포를 갖고 있는데 이 중 하나둘 정도가 죽는다고 해서 당장 무슨 일이 생기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게 점점 쌓이면 그때에는 문제가 달라진다. 활성산소의 공격 방식에는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무차별로 폭격하는 방식과 장기간에 걸친 끊임없는 공격의 2가지 방식이 있다.
  먼저 단기간 폭격 방식은 기계적 손상, 감염, 열, 방사선, 독소, 심한 운동, 허혈증같은 것이 있을 때 일어난다. 이때는 조직에서 각종 라디칼생성 효소가 생기고, 식세포가 활성화되며, 구리나 철이온이 유리되고, 미토콘드리아의 전자전달 기능에 이상이 오면서 한꺼번에 많은 활성산소가 만들어진다. 이런 단기 폭격과 관련된 병에는 류마티스관절염, 호흡부전증, 뇌졸중같은 것이 있다.
  장기간 폭격 방식과 관련된 병은 아무래도 만성병, 성인병들이다. 예를 들어 동맥경화증, 심혈관 질환, 백내장, 암, 신경퇴화같은 것들이다.
  
  산소적 스트레스로 인해 병이 생길 수 있다
  혹시 여기까지 책을 읽은 분들 중 프리라디칼이 굉장히 나쁜 것이고 만병의 근원이로구나, 오해하는 사람이 있을지 몰라서 이 점을 명확히 하고자 한다.
  인간의 질병에서 활성산소물이 하는 정확한 역할은 무엇일까?
  인간이 다른 원인으로 일단 먼저 질병에 걸리게 되고나면 그 다음에 프리라디칼이 생성되는 것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거꾸로 프리라디칼 때문에 인간의 질병이 생긴다고는 아직 말할 수 없다. 예를 들어 간염바이러스가 들어오면 간염이 생기며, 간염이 생길 때 프리라디칼이 발생한다. 즉 프리라디칼은 간염 바이러스가 들어오고 난 후의 일이지, 프리라디칼이 간염의 원인은 아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이 몇몇 질병에서는 그 질병의 원인으로 프리라디칼이 기여했다고 확실히 말 할수 있는 것들이 있다.
  1) 사람이 방사선에 노출되면 조직의 수분에서부터 독성이 강한 히드록시라디칼이 생겨 조직손상이 온다.
  2) 만성적으로 셀레니움이 결핍되면 병이 생긴다.
  3) 선천적으로 항산화 효소가 부족하면 신경이 퇴화하는 병 등이 온다.
  4) 산소에 너무 많이 노출되면 미숙아에서 망막이 마아진다.
  5) 구리가 너무 과하면 윌슨씨병이 온다.
  6) 철이 너무 과하면 혈액질환이 온다.
  7) 백내장이 생길 수 있다.
  8) 자외선 노출로 피부가 손상, 노화된다.
  
  질병이 생기면 산소적 스트레스 상황이 된다
  위의 8가지 예에서는 프리라디칼이 인체 손상의 가장 중요한 직접적 원인이 된다. 하지만 다른 질병에서는 직접 원인이라기보다는 간접적인 원인이 된다. 이 관계를 간단하게 도식화해 보면 다음과 같다.
  
  각종 질병의 원인(세균, 사고, 독소, 면역이상, 나쁜 생활습관 등)
  조직 손상 유발 - 각종 프리라디칼 생성 - 조직 손상이 더 악화
  
  다른 원인으로 조직 손상이 먼저 온 후에 프리라디칼 생성이 더 많아져서 조직 손상이 더 심해지는 예는 다음과 같다.
  첫째, 세균이 들어오거나 세포가 손상되면 인체는 이를 처리하기 위해서 백혈구나 식세포들이 출동한다. 그리고는 백혈구나 식세포에서는 프리라디칼을 만들어 세균을 죽이는 데 사용한다. 바로 이 과정에서 생긴 프리라디칼이 주변의 멀쩡한 조직에 스트레스를 주게 된다.
  둘째로 조직의 손상을 복구하기 위해서 체내 항산화제 탱크가 소모되어 버린다. 
  셋째, 다른 원인으로 세포가 죽으면 그 세포 안에 있던 금속이온(예: 철)이 흘러나와서 수퍼옥시드라디칼과 과산화수소를 아주 해로운 히드록시라디칼로 전환시킨다. 사람은 나이를 먹을수록 세포 안에 철의 양이 많아지므로 같은 병에 걸리더라도 노인에서 더 많은 히드록시라디칼이 생기게 된다.
  넷째, 또 다른 원인으로 세포의 에너지생성 메커니즘인 전자전달계가 망가지게 되면 전자 누출이 일어나 프리라디칼이 생긴다.
  
  산소가 부족한 허혈증인데도 산소적 스트레스가 생기는 이유
  현대인의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는 병이 중풍,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이다. 이들은 모두 조직에 산소가 부족한 허혈증 때문에 세포가 죽는 공통점이 있다. 사람은 세포 안의 미토콘드리아에서 에너지를 계속해서 만들어내야 살 수 있으며, 그 에너지를 만들려면 산소가 있어야 한다. 산소가 잘 공급되려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야 하는데, 이것이 원활하지 않은 것을 허혈증이라고 한다.
  심장으로 가는 혈관에 허혈증이 온 게 협심증이고, 뇌로 가는 혈관에 허혈증이 온 게 중풍 조짐이다. 허혈증 상태에서 더 진행되어 아예 혈관이 혈전 찌꺼기 같은 것 때문에 막히면 이를 경색증이라고 한다. 이는 피가 안 통하는 상태이므로 혈액을 통해서 뇌세포로 공급되는 산소의 공급이 끊겨서 뇌세포가 죽는다. 이게 바로 뇌경색증이라고 하는 중풍이다. 마찬가지로 심장혈관이 동맥경화증 때문에 막히면 심장 세포가 스트레스를 받아서 협심증이 생기다가 세포가 죽으면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심근경색증이라는 병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매우 역설적인 것은, 처음에는 분명히 산소가 부족해서 중풍이나 심장병이 생긴 것인데, 나중에는 산소가 과할 때 생기는 산소적 스트레스 때문에 그 병이 더 악화된다는 사실이다.
  왜 그런가?
  첫째, 조직으로 가는 혈류의 장애로 허혈증이 오면 세포에 여러 대사 장애가 와서 세포가 죽기 일보직전의 위급상태이다. 물론 아직 죽은 건 아니지만 빨리 손을 쓰지 않으면 곧 죽어버려서 복구가 안되는 상황이란 말이다.
  이걸 어떻게 복구시킬 수 있을까?
  우선은 산소가 부족한 것이 근본 원인이므로 산소를 공급해 주어야 한다. 산소 부족의 원인이 혈관을 막은 혈전증이면 빨리 혈관을 뚫어 줘야 하고,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그런 것이라면 수혈을 해 주어야 하고, 염증이 원인이라면 염증을 제거해 주어야 한다. 심근경색에 의한 심한 가슴통증으로 응급실에 온 환자를 어떻게 치료하는지 아는가? 막힌 혈관을 뚫는 혈전용해제를 초응급으로 투입하는 것이다. 만일 몇시간이라도 늦어지면 영영 회복이 안되고 사망하게 된다.
  이렇게 인위적으로 산소를 공급해 주는 치료말고도 우리 몸은 허혈을 극복하려고 자체적으로 산소를 늘리려고 하는 치료 기능도 발동시킨다. 
  자, 이제 산소가 재공급되어서 위급상황은 간신히 넘겼다고 치자. 바로 여기서 한가지 중요한 부작용이 생긴다. 즉 산소가 부족하다가 산소가 재공급이 되니까 산소적 스트레스 현상이 나타나서 이제는 이것 때문에 조직이 손상이 되는 것이다. 원래는 산소 부족에 의해 망가진 미토콘드리아에 다시 산소가 공급되어서 기능이 회복이 되니까, 에너지를 다시 생성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아무래도 망가졌던 미토콘드리아였으므로 에너지 생성과정이 매끈하지 못해서 전자가 누출이 되기 쉽고, 이로 인해 프리라디칼이 생기게 된다. 산소가 재공급되면 산화 효소가 재활동을 시작하여 세포 안에 쌓여 있던 물질을 산화시켜서 수퍼옥시드라디칼과 과산화수소가 만들어지게 된다. 이때, 세포에서 새어 나온 금속이온(예: 철)이 존재하면 더욱 해로운 히드록시라디칼이 생겨서 조직 손상이 더 생긴다. 또 세포에서 새어나온 각종 독소물들이 혈관을 타고 흘러 다른 조직에도 손상을 주게 된다.
  이와 같이 일단 조직이 죽는 것을 막기 위해 이것저것 가릴 것 없이 산소를 재공급해 주는 게 불가피하고 필수적이지만 그로 인해 산소적 스트레스를 다시 받게 되는 것이다. 물론 산소 공급이 되기도 전에 죽어버린 세포는 문제가 안 되지만, 살아 남아 있던 세포에서는 이 산소적 스트레스가 문제가 된다. 그리고 그 손상 정도는 어떤 경우는 경미하고 어떤 경우는 꽤 상당한 손상이 초래된다.
  
  황산화벽 붕괴로 세포가 죽는 과정들
  1. 칼슘대사 변화로 DNA가 망가진다
  세포 안에는 중요한 대사 역할을 하는 칼슘이온이 있는데, 평상시에는 낮은 농도로 존재한다. 그러다가 필요시에는 몇몇 호르몬의 지시를 받아서 농도가 증가되며, 세포에 필요한 명령을 내리게 하는 연락병 역할을 한다. 자기 역할을 다한 후에는 다시 처음처럼 낮은 농도로 얌전히 되돌아간다.
  그런데 만일 항산화벽이 무너지면 세포 안에 칼슘이온을 낮게 유지하는 단백질이 망가지면서 계속적으로 칼슘이온 농도가 증가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DNA를 공격하는 효소(일명 뉴클레아제)가 자극을 받아서 DNA가 파괴되어 쪼개지게 된다. 또 칼슘이온이 비정상적으로 계속 높으면 세포 안의 골격을 이루는 단백질을 쪼개는 효소가 발동되어 단백질들을 마구 부수고 다닌다. 세포막의 단백질이 파괴효소의 공격으로 울퉁불퉁하게 부풀어 오르다가 구멍이 나면서 그 세포는 죽게 된다.
  세포 안에 DNA를 파괴하는 효소(뉴클레아제)만 없었다면 이런 일이 안 생길텐데 왜 우리 몸은 이런 효소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세포란 계속 분열하고 자라고 하는 것이므로 제 수명을 다한 것은 제거가 되고 또 새로운 세포가 생기고 히야 하므로 이런 처리를 담당하는 물질이 필요한 것이다. 만일 이런 늙거나 변형된 세포들을 처리하지 못하게 되면 그에 대한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이 작동되어서 소위 '자가면역 질환'이라는 질병이 생기기도 한다.
  
  2. 망가진 DNA를 고치는 능력에도 한계가 있다
  항산화 방어벽 붕괴에 의한 칼슘이온의 증가 때문에 DNA가 쪼개지는 것 말고도, 세포 안에서 생긴 히드록시라디칼의 공격에 의해서도 DNA가 망가진다. 이렇게 되면 우리 몸은 망가진 DNA를 수리하기 위한 합성효소들을 증가시키게 된다. 이후 망가진 부분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세포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성분인 NAD+란 물질을 자꾸 꺼내서 사용하게 된다.
  에너지를 만드는 데 쓰여야 할 NAD+가 너무 많이 망가진 DNA를 수리하느라고 다 소모가 되어 버리면 어떻게 되겠는가? 생명의 근원이 고갈되므로 세포는 죽어 버리게 된다. 마치 벽에 난 구멍을 기둥을 뽑아 막았다가 집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꼴이 되는 것이다.
  문제점은 그것 뿐만이 아니다. 망가진 DNA를 수리하는 수리효소도 너무 일이 많아서 벅차게 되면 실수를 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이상한 DNA가 만들어지는 돌연변이가 생기고, 암세포 같은 것을 만들 수도 있게 된다. 
  
  3. 세포의 지질이 변질되고 단백질도 망가진다
  이것은 이미 여러 차례 설명하였으므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기로 한다. 어쨌든 과다한 활성산소의 생성으로 세포막 지질이 변질되며, 또 세포막에 있는 단백질로 된 각종 수용체, 효소들까지도 전부 망가져 결국 세포는 본래의 기능을 못해서 죽거나 병든 세포가 되어 질병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프리라디칼이 관여되는 몇 가지 질병
  프리라디칼이 질병의 원인인지 혹은 질병에 의해 생긴 부산물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은 점이 많지만, 이런 프리라디칼이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는 질병 수는 현재로서는 약 50가지이다. 중요한 점은 인간의 건강을 해치고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 대부분의 질병이 이 안에 포함된다는 사실이다.
  이 중 대표적인 것 몇 가지를 알아보자.
  
  직접원인이 되었든 간접원인이 되었든간에 프리라디칼이 관여되어 생기는 질환들
  백내장
  천식, 성인의 호흡부전증
  피부노화나 손상(주름, 착색 등)
  구강암, 소화기암, 췌장암, 대장암, 폐암, 방광암 등
  고혈압, 심근경색, 동맥경화증, 뇌졸중
  만성염증(류마티스관절염, 전신홍반성루프스)
  염증성 장질환(궤양성장염, 크론씨병)
  간질환, 쇼크상태, 뇌나 척수손상, 임신중독
  
  1. 류마티스관절염과 기타 만성염증
  아침에 일어나면 관절마디가 뻑뻑하고 염증이 생겨서 붓고 아프고 그러다가 관절이 망가져서 모양도 변형이 되는 병이 류마티스관절염이다. 이때 관절 주위로 모여든 식세포와 백혈구에서 각종 활성산소들인 수퍼옥시드 라디칼, 과산화수소, 이산화질소 라디칼 등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심한 산소적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만일 관절 내에 출혈로 피까지 고여 있으면 류마티스관절염 외에 만성염증(예: 염증성 장질환)에서도 유사한 일이 일어난다.
  
  2. 뇌와 척수 손상
  손상된 뇌를 꺼내서 실험관에 넣고 관찰해 보면 망가진 뇌세포에서 철이온이 새어 나온다. 이때 전자가 이동하여 프리라디칼이 만들어지므로 지질의 과산화변질 반응이 매우 빠르게 일어난다. 또 뇌조직은 항산화 저장탱크 양에 비해 프리라디칼의 공격에 민감한 다가불포화 지방산이 더 많은 조직인데다가, 뇌를 싸고 있는 뇌척수액 안에는 트랜스훼린이 적어서 새어 나온 철을 잡아들이지 못하므로 프리라디칼 반응이 잘 일어난다. 이렇게 되면 원래의 뇌 손상에다가 프리라디칼에 의한 손상까지 겹쳐서 다치지 않은 주위 뇌 조직까지도 손상을 받을 수 있다. 중풍의 경우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생길 수 있다.
  최근에는 이런 손상으로 인한 프리라디칼 반응을 줄여 주는 21아미노 스테로이드라고하는 항산화제 투여에 대한 연구가 시도되고 있다.
  
  3. 성인의 급성호흡 부전증
  심한 감염증이나 손상, 화상, 폐렴 등이 있는 환자가 갑자기 폐에 물이 차고 숨이 차면서 나빠지는 병을 급성호흡부전증이라고 한다. 이런 환자의 폐에는 백혈구가 아주 많이 늘어나게 되는데, 이들은 수퍼옥시드 라디칼, 과산화수소, 염소화합물 등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이런 활성산소물들이 질병을 악화시키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4. 백내장과 눈의 손상
  대표적인 노인의 눈병인 백내장에서는 눈의 렌즈가 뿌옇게 혼탁해지는데, 렌즈에 있는 단백질에 노화현상이 생기고 산화가 일어난다. 그런데 우리 생활 주변에 존재하는 각종 전리방사선이나 자외선에 노출되어 생기는 프리라디칼이 백내장 생성 과정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 눈에 출혈이 되거나 금속 조각이 잘못 들어간 경우도 철이온에 의한 프리라디칼 반응에 의해 눈이 손상된다. 또 눈의 망막은 다가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조직이므로 프리라디칼 반응에 의한 지질의 과산화변질이 매우 잘 일어날 수 있다.
  
  운동을 잘못하면 항산화벽이 무너진다
  운동은 활성산소를 만들므로 해롭다는 연구에 대해 얼마 전 국내 TV프로에서 노화와 장수에 대한 특집방송이 방영된 적이 있었다. 세계 각국의 노화학자들을 직접 인터뷰하고 보충자료를 모아 만든 특집이었는데, 일반인들은 물론 의료인들에게도 반응이 매우 좋았던 프로로 기억된다.
  그런데 이 특집에서 세계적인 노화전문 학자의 연구를 인용하면서 운동을 무리하게 하면 활성산소가 발생해서 오히려 더 해로울 수 있다. 운동을 시킨 쥐가 안 시킨 쥐보다 수명이 짧다. 인간의 경우에는 걷는 정도의 운동이 바람직하다 하는 등의 내용이 보도되었는데, 이후 얼마간 스포츠센터와 헬스클럽마다 해약사태가 일어나는 해프닝이 있었다고 한다.
  그 결과의 하나로, 당뇨와 고혈압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한 분은 내가 해 준 운동처방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운도엥 대한 활성산소 유해론에 대해서 몇 가지를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하겠다.
  우선 운동을 하게 되면 평상시보다 훨씬 더 많은 산소를 소모하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활성산소도 많이 만들어질 것이고, 그에 따른 손상도 커지게 된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인간은 항산화 방어벽을 가지고 있으므로 운동의 피해를 줄일 수가 있지만, 무한정 보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활성산소와 운동에 관한 연구들을 일단 종합 요약을 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휴식이나 가벼운 운동을 할 때에는 체내 항산화 방어벽으로 세포를 보호하여 정상 기능을 계속하도록 유지해 주지만, 과다한 운동(특히 진이 빠지도록 하는 운동)을 하게 되면 방어벽의 한계가 와서 세포와 조직의 손사잉 올 수 있고
  둘째, 항산화 방어벽이 질병이나 영양부족으로 약해져 있을 때에는 더욱 피해가 클 수 있다. 하지만 몇 가지 원칙을 지켜서 하는 운동은 활성산소의 피해도 줄이면서 운동의 효과를 최대로 얻을 수 있다.
  
  운동 때 생긴 활성산소는 조직에 손상을 준다
  운동할 때 증가되는 활성산소의 양을 아직까지는 직접 잴 수는 없다. 하지만 산소 소모가 증가되면서 생기는 활성산소의 양이 수배 이상 증가한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우선 휴식 때보다는 당연히 숨이 차고 호흡이 빨라지게 된다. 이에 따라 미토콘드리아에서 전자의 흐름이 증가되어 활성산소도 같이 증가하게 된다. 운동을 하면 백혈구가 활성화되고, 이로 인해 조직 손상과 염증 반응이 생기기 때문에 활성산소가 증가된다. 누구나 경험했겠지만 안 하던 운동을 하고 나면 근육에 젖산이 축적되면서 뻐근한 통증이 며칠 간다. 이렇게 근육에 젖산이 쌓이면 혈색소로부터 산소 분비가 촉진되므로 활성산소가 증가된다. 또 교감신경 호르몬 증가로 인한 심장대사의 증가로 역시 활성산소가 증가된다. 어쨌든 활성산소가 증가된 것이니 아무일 없이 조용히 넘어갈 리는 없고, 조직에 손상을 주게 되는 것이다.
  운동 때 생긴 활성산소의 피해를 증명하는 것은 조직에 손상이 온 것을 직접 측정해서 보여 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건 좀 현실적으로 어렵고, 그 대신 간접적인 방법으로 그 피해를 증명할 수 있다.
  첫 번째 방법으로 활성산소에 의한 지질의 과산화변질 정도를 잴 수 있다. 세포막 성분인 다가불포화지방산이 프리라디칼에 의해 손상이 되면 수소화탄소 가스(예: 펜탄)와 알데하이드(예: 말론디 알데하이드)란 물질이 생기는데, 이들 두 물질은 측정이 가능하다. 실제로 오랜 시간 심한 운동을 한 사람이 호흡할 때 내뱉은 공기에서 펜탄수치가 운동의 강도에 따라 증가되는 것이 관찰되었다. 마찬가지로 말론디알데하이드도 운동 후 각 조직에서 수치가 증가하였다.
  두 번째 증명 방법으로 세포 내 항산화 근위병의 하나인 환원상태의 글루타치온(이하 GSH로 표기함)이 소모되는 것을 측정할 수 있다. 이미 설명했듯이 세포 내부의 물질들이 프리라디칼의 공격을 덜 받도록 해 주면서 단백질과 핵산의 엉김을 막아 주는데 가장 중요한 일을 하는 물질이 GSH이다. 만일 세포내부에 활성산소가 많이 생기면, GSH가 이들을 처리하는 데 소모되므로 그 양이 줄어들 것이다. 따라서 운동할 때 GSH양이 원래보다 매우 적어지는 것을 보면 이는 활성산소가 많이 생겼다는 의미가 된다.
  그외 DNA가 손상되었을 때 생기는 '8-히드록시-데옥시-구아노신'이 마라톤 달리기 후 선수의 소변에서 증가되기도 한다.
  적당한 운동이 건강에 이롭다는 것은 건강상식이다. 한 가지 방법으로 각종 질병 예방효과와 치료 효과를 내는 것 중에서 운동을 따라갈만한 것도 별로 없다.
  그렇다면 활성산소에 의한 운동유해론은 이제까지의 상식을 완전히 뒤집어 놓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의학자들이 운동이 좋다고 한 것은 몇 가지 원칙을 지켜서 하는 운동을 말한 것이지 무조건 운동이 좋다고 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떻게 운동을 해야 활성산소의 피해를 안 받고 이로울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제 7부에서 따로 다루기로 한다.
  
  흡연, 과음은 항산화벽을 무너뜨리는 주범
  담배는 연기 성분과 타르 속에 프리라디칼 및 기타 독성 화학물이 매우 많으므로 폐를 비롯한 인간의 여러 조직에 산소적 스트레스를 준다.
  이제 여러분들은 프리라디칼이나 항산화제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올라 있을 것이므로, 흡연이 해로운 다음의 이유들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첫째, 담배에는 프리라디칼이 많이 들어 있으며, 특히 질소의 활성산소화물, 히드록시라디칼이 있어서 지질의 과산화변질을 일으키고, 또한 단백질에 손상을 준다. 타르 속에는 퀴논이라는 프리라디칼 생성 독소가 들어 있다. 또 담배 연기는 폐조직 세포를 자극해서 활성산소를 만들게 한다. 담배연기로 자극받은 흡연자의 폐에는 금연자의 폐보다 백혈구가 더 많으므로 여기서 활성산소가 더 많이 만들어진다.
  게다가 흡연의 이런 피해는 호흡기에 그치지 않고, 유독물질이 혈액 내로 침투하여 심혈관 질환, 발암 유발 등 여러 질병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둘째, 이렇게 엄청나게 증가된 활성산소를 처리해야 하므로 그동안 잘 저축해 놓았던 항산화 탱크가 일시에 바닥이 나버리게 된다. 항산화 저장고가 바닥이 나더라도 이를 빨리 알아차리고 긴급 보충을 해 주면 피해가 덜하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흡연하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다른 사람에 비해 항산화제가 풍부한 음식을 제대로 안 먹는다. 또 술도 더 많이 마시는 편이니 세포들이 구제불능의 파산지경에 이르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몇 모금만 피워도 항산화제가 소모된다
  지역 방위 항산화제인 비타민C의 경우를 예로 들면 흡연자의 비타민C 농도는 비흡연자에 비해서 20--40%가 더 낮다. 1997년에 덴마크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흡연 때 가장 약해지는 항산화방어벽은 비타민C였다.
  흡연으로 인한 항산화 탱크의 파산을 실감시켜 주는 한 실험을 소개한다.
  인체의 혈액을 채취해서 6--9모금의 담배 연기를 뿜어 주고 난 후 다시 혈액의 변화를 측정하였는데, 놀라운 변화가 관찰되었다. 비타민C와 조효소 큐가 혈액 내에서 완전히 고갈이 되었던 것이다. 또 비타민E는 처음보다 약 25%가 줄어들었다. 마찬가지로 베타카로텐, 라이코펜 같은 카르테노이드계 항산화제도 9모금 노출후엔 35%가, 27모금 노출 후에는 60%가 소모되어 감소되었다.
  이러한 피해는 흡연을 많이, 오래한 사람일수록, 또 원래 가지고 있는 체내 항산화 방어벽이 약한 사람일수록 일찍 오며, 그로 인한 피해도 더 크리라고 추측할 수 있다.
  흡연의 피해를 줄이는 방법은 간단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끊는 것이며, 어떤 방법도 이것의 대암이 될 수는 없다. 굳이 차선책을 말한다면 흡연양을 줄이거나 항산화벽을 튼튼히 하는 일이다.
  
  술을 마시면 활성산소도 증가되고 간질환도 잘 온다
  술과 활성산소와 알콜성 간질환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예를 들어 애주가드의 간에는 지질의 관산화변질 정도가 증가되며, 간질환 정도가 심한 사람일수록 지질의 과산화변질 정도가 크다. 술이 지질의 과산화 변질을 일으킨다는 말은 다시 말해 술을 마시면, 조금 마시건, 적당히 마시건간에 관계없이 우리 몸에 활성산소가 생긴다는 말이 된다. 이렇게 생긴 프리라디칼은 다시 알콜과 반응해서 히드록시-알콜 라디칼이라는 물질도 만들어 내어 지질을 더욱 산화시킨다.
  이런 면에서 보면, 술을 마실 때 최고의 안주는 항산화제가 풍부한 안주라고 할 수 있다. 자세한 얘기는 7부에서 다시 설명하기로 한다.
  
  대기오염 주의보까지 생긴 이유
  청백색 가스인 오존은 지구 상층권에서는 자외선을 차단하여 자외선의 해로움을 줄여 주는 이로운 물질이다. 하지만 반대로 지층 가까이에서는 대기오염의 원인 물질이 되므로 해로운 물질이 된다. 오존 생성의 주된 원인 물질은 다름 아닌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배출되는 질소화합물인 일산화질소이다. 이 일산화질소가 고익 중의 산소와 결합하여 이산화질소가 된 후 여기에 태양광선과 산소가 다시 반응하여 오존이 생기는 것이다.
  자동차가 많은 도시일수록 오존 생성원이 많이 생기므로 오존이 잘 생기며, 자동차 속도가 감소할 때 배기가스 중의 오염물질이 높아지므로 교통체증이 심할 때가 오존이 잘 생긴다. 또 태양광선의 작용으로 오존이 생기기 때문에 여름철이나 하루 중에서는 오후 2시 전후에 가장 오존 생성량이 많다.
  오존이 인체에 해로운 이유는 무엇인가?
  오존은 눈이나 코, 인후, 호흡기를 강하게 자극하므로 가슴이 답답한 증세, 기침, 숨찬 증상의 원인이 된다. 천식같은 만성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은 상태가 악화되기도 한다.
  연령층으로는 호흡기가 약한 어린이와 노인에서 가장 영향이 많으며, 오존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 사는 어린이는 실제로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들이 많다. 사실 오존은 프리라디칼은 아니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은 직접적인 산화작용이 있어서 인체 조직의 단백질, 지질, DNA등을 산화시키고 손상을 입힌다.
  이런 오존의 해로움 때문에 오존주의보다, 오존경보다 하면서 오후 2--5시경에 외출을 삼가라는 방송까지 나오는 것이다.
  환경부 발표에 의하면 작년(1997년) 6월--8월 오존주의보 발령횟수가 24회였으며, 이 숫자는 전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된 것이라고 한다. 그래도 이 오존주의보는 좀 나은 편이다. 왜냐하면 신경 안 쓰고 가만히 있어도 언제언제, 몇시 경에 외출을 삼가라고 알려주니까 말이다.
  하지만 우리 몸 안에서 일어나는 프리라디칼의 해로움은 누가 알려 주는가? 세포들이 프리라디칼의 무차별 공격을 받고 허덕거리다가 하나둘씩 죽어 자빠지는 데도 무슨 경보음이 울리는 것도 아니고, 아무런 표시도 안나지 않는가? 이런 이유 때문에 유비무환의 자세로 평소 항산화 방어벽을 튼튼히 해 주는 게 중요한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 짜증나도록 막히고 공기도 탁한 거리의 차 속에서 경제파탄이다. 부도다 하는 맥빠지는 뉴스를 들어가면서 담배를 피워 물고 있는 운전자들이여!
  잠시 마음의 눈으로 자기 몸의 삐꺼덕거리는 소리를 들어보라!
  당신을 주인으로 모시고 있는 세포들이 무엇을 간절히 원하고 있는지 대화를 해 보라! 건강만큼은 부도내고 싶지 않다면 당장 집에 가서 항산화 물질이 듬뿍 든 음식을 먹을 일이다.
  
  항산화벽을 무너뜨리는 나쁜 음식들
  활성산소니 항산화제니 하다가 갑자기 지방 얘기를 꺼내는 것은 이유가 따로 있다.
  활성산소가 가장 좋아하는 공격 대상이 지방이며, 유감스럽게도 인체 내 세포 안팎에는 많은 지방 성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지방에 대해서 기본 지식이 있어야만 활성산소 피해에 대비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우리들이 꼭 기억할 것은 다음과 같다.
  1) 지방산에는 포화, 불포화라는 게 있으며,
  2) 이들 중 불포화지방산은 다시 단일불포화, 다가불포화로 나뉜다.
  3) 활성산소의 공격에 가장 약한 지방은 바로 다가불포화지방이다.
  
  세포를 성벽처럼 싸고 있는 세포막은 세포 내, 외부의 영양물질의 교환을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세포 내부 안쪽도 다시 여러 칸막이에 의해 나눠진다. 예를 들면 소기관(예: 핵, 미토콘드리아)과 세포질로 나누어져 있다. 이런 막의 주요 구성선분은 단백질과 지질이다. 막이 수행하는 기능이 맣을수록 단백질의 양은 많다.
  일상적으로 혼용해서 사용하는 용어인 기름, 오일, 지방을 통틀어 '지질'이라고 하고, 지방산(예: 중성지방, 인화지질)이나 탄화수소고리(기호로 C-H)를 가진 분자(예: 콜레스테롤, 스테로이드 호르몬, 지방에 녹는 비타민)들도 포함하며 유기 용매에 녹는 생물학적 지방물질을 뜻한다. 지질 중에서도 인지질(주: 인산과 지방질이 합쳐진 것)은 인체 세포막을 형성하는 중요한 지질이다. 인지질 중 지방 부분은 물을 싫어하는 성질이 있는데 비해서 인산부분은 물을 좋아하는 성질이 있다. 따라서 이중막 구조를 가진 인체의 세포막을 들여다보면 이중막 안쪽으로는 물을 싫어하는 지방사슬이 위치하고, 물이나 액체 성분과 접촉을 해야 하는 바깥쪽에는 물을 좋아하는 부분이 위치하고 있게 된다. 그리고 단백질은 막의 내-외부 모두에 걸쳐서 위치하고 있다.
  모든 지방산은 탄소와 수소 사슬고리를 갖고 있다. 만일 지방산 사슬에 있는 탄소들이 모두 단일 결합으로 연결(C-C로 표시)이 되어 있으면 이를 포화지방산이라고 한다. 학술적인 표시로 C16:0, C18:0같이 표시하며, 이때 16, 18은 탄소 원자수이고, 0은 탄소간에 이중결합(C=C)이 하나도 없다는 뜻이고, 완전히 포화된 지방산이란 뜻이다.
  그런데 만일 탄소간 이중결합이 존재한다면 이는 포화가 아닌 불포화지방산이다. 이때 이중결합이 하나라면 단일 불포화 지방산이라 하고, 이중결합이 2개 이상이면 다가불포화 지방산이라 한다. 예전에는 다가불포화란 말이 생화학자나 영양학자들만이 사용했던 용어지만, 이것이 건강에 이롭다는 것이 알려지면서부터는 꽤 많은 사람에게 친숙한 용어가 되었다. 현재는 이들이 많이 들어 있는 생선기름이나 식물성기름들이 건강보조 식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불포화지방이라고 해서 항상 이로운 것만은 아니다. 왜냐하면 프리라디칼에 의해 공격을 잘 받는 것이 바로 다가불포화 지방산이기 때문이다.
  보통 온도에서 잘 굳어지냐에 따라 포화지방인지 불포화지방인지를 대략 알 수가 있다. 대두유, 올리브유 등의 식용유에는 불포화지방이 많으며, 보통온도에서 액체 상태의 기름으로 존재한다. 반면에 돼지비계나 버터는 포화지방이 많으며, 데울 때에는 녹다가도 식으면 금방 잘 굳어진다.
  그런데 불포화 지방산의 이중결합에다가 수소이온을 첨가하면 포화지방산이 생기게 되며, 이를 수소첨가 촉매반응이라고 한다. 이때 수소화의 정도를 완전히 할수록 더 딱딱하게 된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불포화지방인 식물성기름을 가지고 고체 형태의 마가린을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액체 상태의 옥수수기름을 가지고 단단한 옥수수마가린을 만들 수 있다. 불포화지방을 일부분 수소화 시켜 만든 지방산이 인체에 해로운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지만 가급적 많이 먹지 않는 게 이롭다.
  다가불포화 지방산은 2개 이상의 이중결합을 가지고 있으며, 오메가6과 오메가3 지방산으로 나누어진다.
  인체에서 가장 잘 알려진 예가 음식으로부터 섭취한 오메가6 지방산인 리놀산을 이용해서 우리 몸에서 만드는 아라키돈산이다. 참고로 리놀산은 주로 식물성 음식으로부터 얻어지며, 우리가 반드시 먹어서 섭취해야만 하는 필수지방산(주: 우리 몸 자체에서 만들지 못하므로 반드시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지방산)이다. 또 오메가 3지방산인 알파리놀렌산, EPA(아이코사펜타노엔산), DHA(도코사헥사노엔산)DMS 주로 생선기름에 들어있고 동맥경화증 예방 효과가 있다 하여 주목받는 지방산이다.
  
  동물성, 식물성기름, 포화, 불포화지방
  지방은 지방산+글리세롤로 구성되며, 이 중 대표적인 성분인 지방산을 알기 쉽게 정리해 보자.
  첫째, 포화지방산은 동물성식품에 많이 들어 있고(잠깐! 동물성 기름에는 포화지방산이 물론 많지만 불포화지방도 어느 정도는 같이 들어 있다), 체내에서 합성되므로 필수지방산은 아니다. 많이 먹으면 콜레스테롤치가 올라가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프리라디칼에 의해 산화변질되는 성질은 없다. 대표적인 예가 팔미틴산이다.
  둘째, 단일불포화지방산은 동물성, 식물성 식품에 다 들어 있고, 체내에서 합성되므로 필수지방산은 아니다.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프리라디칼에 의해 산화 변질되는 성질이 약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올레인산이다.
  셋째, 다가불포화 지방산은 주로 식물성 식품과 생선에 많이 들어 있고, 오메가3 및 오메가6 지방산으로 다시 나눈다. 인체 내에서 못 만들어서 음식으로 꼭 먹어야 하므로 필수지방산이다.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 심혈관질환 발생 감소 효과가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반면에 프리라디칼의 작용으로 산화 변질이 잘 되는 단점이 있다.
  
  다가불포화 지방산 중 오메가3 및 오메가6 지방산
  오메가6 지방산은 리놀산, 아라키돈산이 대표적 예이다. 주로 식물성기름에 많이 들어 있다. 예를 들면 콩, 옥수수, 홍화, 땅콩, 올리브, 해바라기씨, 야자기름 등이다. 그리고 오메가3 지방산은 알파 리놀렌산, DHA, EPA가 대표적 예이다. 주로 등푸른 생선 기름에 많이 들어 있으며, 예를 들면 참치(붉은 살이 아닌 지방살), 정어리, 청어, 공치, 대구, 고등어, 방어 등이다.
  
  음식이나 우리 몸 저지방 속의 중성지방
  지방 중에서 우리가 장기적 에너지 저장을 위한 지방 조직을 만들 때 사용하는 것이 중성지방이다. 음식 안의 기름기 대부분도 바로 이 중성지방이다.
  음식 속의 중성지방은 여러 형태의 불포화 및 포화 지방산이 섞인 것이므로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순수한 불포화 지방산만 있는 음식이나 순전히 포화지방산만 있는 음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다가불포화 지방산이라고 알고 있는 옥수수기름에도 약 20%는 포화지방산이 섞여 있다. 포화지방산으로 알려진 코코넛기름에도 불포화지방인 리놀렌산이 들어 있고, 돼지비계 기름에도 단일불포화지방이 들어 있는 것이다.
  
  콜레스테롤 수치 = 좋은 콜레스테롤치 + 나쁜 콜레스테롤치
  콜레스테롤도 지질의 일종이다.
  콜레스테롤은 세포막과 피 속의 지질단백 안에 들어 있으며, 보통 성인은 몸무게 1kg당 약 2g의 콜레스테롤을 갖고 있다. 당백질과 지질이 합쳐진 형태인 지질단백 안을 들여다보면 콜레스테롤이 단독으로 있지 않고, 종종 다른 지방산과 결합되어 있으며 이를 콜레스테롤 에스테르라고 한다.
  우리들이 잘 아는 것처럼 동맥경화증의 주범이 콜레스테롤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모두들 콜레스테롤을 낮추느라고 열심인데, 두 가지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할 것이 있다.
  첫째, 콜레스테롤은 정상보다 너무 높을 때가 문제인 것이지, 무조건 낮을수록 좋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인체의 기본 구성 요소인 세포의 막이 정상 구조를 유지하는 데에는 콜레스테롤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뿐이 아니다. 우선 음식으로 먹은 기름기를 소화하려면 담즙이 있어야 하는데, 이 담즙은 콜레스테롤로부터 만들어진다. 또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또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코티졸이라는 호르몬도 콜레스테롤로부터 만들어진다. 그러니 우리 몸에 콜레스테롤이 부족해지면 심각한 문제가 생기게 된다.
  이런 중요성 때문에 비록 우리가 음식으로부터 충분한 콜레스테롤을 먹지 못하더라도 인체 내에서 이를 자체적으로 만들어내는 기능이 있다. 즉, 간에서는 체내의 다른 지방들을 이용해서 콜레스테롤을 합성하고, 이것을 단백질이라고 하는 운반체를 이용해서 혈관을 통해 콜레스테롤이 급히 필요한 여러 조직으로 공급을 해 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음식에서 콜레스테롤 섭취를 전혀 못하게 된 사람의 피를 뽑아서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재 보아도 그리 많이 떨어져 있지 않은 것을 볼 수가 있다.
  둘째, 콜레스테롤치는 전체 수치도 중요하지만 그 조성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병원에서 검사를 할 때 나오는 수치 중 총콜레스테롤치라는 게 있는데, 이는 좋은 콜레스테롤치에 나쁜 콜레스테롤치를 더한 값이므로, 좋은 콜레스테롤이 높아서 전체 값이 올라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좋은 콜레스테롤은 의학적으로 고밀도(HDL) 콜레스테롤이라 하며, 많이 있을수록 심장병 발생이 감소된다. 그리고 대표적인 나쁜 콜레스테롤은 저밀도(LDL) 콜레스테롤이라 하며, 많이 있을수록 심장병 발생 위험이 증가된다. 이 중 특히 LDL은 프리라디칼에 의해 손상되면 혈전을 만들므로 병원에서는 
  1) 총 콜레스테롤치가 얼마인가?(200 이상시 비정상)
  2) 나쁜 콜레스테롤치가 얼마인가?(LDL이 130 이상시 비정상)
  3) 좋은 콜레스테롤치와 나쁜 콜레스테롤치의 비율은 얼마인가?(전체 콜레스테롤치 나누기 HDL치 값이 4.5 이하이면 양호한 것)
  등을 따져서 식이요법을 할지, 약물치료를 할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따로 동맥경화증 편에서 다루겠다.
  
  프리라디칼과 지방산과의 관계
  우리 몸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요소인 세포를 둘러싸는 막은 이중막이며, 지질이 중요한 구성 성분이다. 이 이중막 사이에는 세포 안팎으로 여러 물질들을 나르는 운반체, 또 여러 반응에 필요한 효소들이 위치하고 있는데, 이들의 성분은 단백질이다.
  그런데 단백질이 위치한 이중막이 유동적이고 유연한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야만 이런 특수한 단백질로 이루어진 물질들이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바로 세포막 지질 안에 들어 있는 불포화지방산이 세포막의 유동성과 유연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인자가 된다.
  만일 세포막을 구성하면서 동시에 그 세포막이 유연하도록 해 주는 불포화 지방산에 손상이 생긴다면 어떤 일이 생기겠는가? 이중막에 존재하는 특수 기능을 담당하는 단백질들이 제 역할을 잘 못하리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식용유나 마가린 등을 포장을 뜯은 채로 밖에 오래 놓아 두면 부패되어 썩은 냄새가 난다. 전문용어로 기름이 부패된 상태를 '지질의 과산화변질'이라고 한다.
  인체 내에도 언제든지 부패될 수 있는 기름이 존재한다. 인체 내 기름을 부패시키는 것이 바로 활성산소이다. 기름 중에서도 불포화 지방이 잘 부패되며, 이들이 부패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체내 항산화벽이다.
  따라서 불포화지방이나 변질된 기름을 많이 먹으면 항산화벽이 고갈되어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는 것이다.
  
  신선하지 않은 음식은 황산화벽이 약하다
  옛날 우리 조상들이 먹었던 상추, 열무, 배추와 지금 우리가 먹고 있는 그것이 항산화제 함유량 면에서 질적으로 같을까?
  다르다.
  왜? 흙이 다르기 때문에!
  요즘의 채소는 우선 속성재배로 흙 속의 미네랄이 녹아 야채에 흡수될 시간이 적고, 대기오염에 의한 산성비로 땅속의 미네랄이 녹아버리고, 산성화학 비료로 또 미네랄이 손실되며, 농약 때문에 죽은 땅에서 죽은 야채가 자라게 되는 셈이다. 게다가 보관을 위해 각종 식품 첨가물을 첨가해서 죽은 야채가 이젠 해로운 야채로 변하기까지 한다.
  결국 가공식품, 수입식품은 항산화제 면에서 질이 아주 낮은 식품에 속한다.
  우리 땅에서 무공해로 재배한 제철에 나는 신선한 농산품이 가장 우수한 항산화제 섭취원이다.
  여기서 우리는 보관, 저장, 조리 중에 항산화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을 알아 두자.
  다가불포화지방은 체내에서 프리라디칼의 공격을 받아 과산화 변질이 되기 쉬우며, 다가불포화지방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일수록 부패하기 쉽다. 예를 들면 포화지방과 단일불포화지방이 많은 버터보다는 다가불포화지방이 많은 마가린이 더 잘 부패된다. 다가불포화지방이 풍부한 요리용 식물성기름도 문제가 되기는 마찬가지여서 열을 가하면 과산화반응이 일어나 썩은 냄새가 나는 물질인 에폭사이드, 알데하이드산, 케톤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오래된 식물성기름에 고열을 가해 요리할 때에는 주의를 기울이고, 만일 부패된 냄새나 맛이 나면 이는 과산화변질이 된 기름임을 뜻하므로 먹지 말아야 한다. 또 이렇게 요리된 음식을 먹다 남겨서 냉장고에 넣어 식혔다가 다시 꺼내 데워서 먹을 때도 지질변화가 잘 일어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식품 회사들은 다음과 같은 방법을 써서 과산화 변질을 막는다.
  첫째, 산소가 없으면 과산화 변질도 일어나지 않는데 착안하여 식품을 질소나 진공 포장한다(단, 포장을 뜯지 않아야 변질예방 가능).
  둘째, 음식물 안에서 프리라디칼 반응을 촉진시키는 금속이온(예: 구리, 철)을 흡착시키는 물질을 첨가한다(참고: 고기를 갈거나 가공 처리하면 세포로부터 금속이온이 나온다).
  셋째, 프리라디칼에 의한 지질의 과산화 연쇄반응을 차단하는 항산화제를 첨가한다. 참고로 이때 사용하는 인공합성 항산화제는 다음과 같다.
  
  a. BHA(butylated hydroxyanisole)
  b. BHT(butylated hydroxytoluene)
  c. Propyl gallate
  d. NDGA(nordihydro-guaiaretic acid)
  
  그런데 이들 합성산화 방지제는 많이 먹으면 인체에 해로울 수가 있다. 하지만 합성이 아닌 천연 항산화제를 산화방지 목적으로 사용할 때에는 그렇지 않다. 즉 식물에 들어 있으면서 과산화 변질의 연쇄사슬 반응을 차단하는 항산화작용을 가진 다양한 페놀(주: 페놀은 수산화기(-OH)가 붙은 벤젠고리를 가지고 있는 화학물질)을 갖고 있는 물질들은 다가불포화지방의 부패를 막아서 저장 기간을 연장시켜 준다. 예를 들면 적포도주에는 LDL의 과산화변질을 억제하는 페놀이 들어 있다. 이런 식물성 천연 페놀 중에서 가장 많은 연구가 이루어진 물질 중의 하나가 플라보노이드이다.
  
  식품 첨가물 추방운동까지 하는 이유
  이제까지는 합성인공 산화제 문제만을 얘기했지만, 사실 식품 첨가물은 종류도 훨씬 더 다양하며 그만큼 문제도 많다.
  우선 수은이나 납 같은 중금속이 들어 있는 것이 문제이고, 많은 것들이 나트륨염을 함유하고 있어서 염분을 지나치게 섭취하게 된다는 문제도 있다. 또 소시지, 햄, 베이컨, 소고기캔 등은 붉은 고기색을 유지하기 위해 아질산나트륨 같은 발색제를 첨가하는데, 이것은 단백 분해산물인 아민류와 반응하여 니트로사민이라는 잘 알려진 발암물질을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어떤 영양학자는 이들 육가공품들을 '나쁜 음식 베스트10' 안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식품의 방사선 처리에 의한 발암 및 독성물질 생성 논란
  세균을 죽이거나 배아 숙성을 막기 위해 엑스선이나 감마선을 식품에 쬐어 식품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방사선 조사법은 차차 여러 나라에서 인정되고 있는 식품 저장법이다. 하지만 엄격한 법으로 방사선 처리가 가능한 식품의 종류와 사용 방사선 양을 제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식품 위생법에도 마늘, 양파, 밤, 버섯, 파, 마른고추등 18종에 방사선 처리를 허용하되 반드시 업소명, 방사선 처리 연월일, 직경 5cm 정도의 방사선 처리 마크를 붙이도록 하고 있다.
  직법적으로 방사선 처리된 식품은 아무 문제가 없을까? 아니다.
  첫째, 식품 내에 일부 항산화제를 고갈시키며 방사선을 쬘 때 프리라디칼에 의한 손상으로 생긴 물질들이 식품 안에 섞이게 된다. 또 식품 내의 수분은 방사선을 쪼이면 분해되어 히드록시라디칼이 생겨나고, 이것이 다른 식품분자를 공격해서 연쇄반응이 시작되기도 하여 독성물질이 생길 수 있다.
  둘째, 더 큰 문제점은 동남아나 중국 등지에서 수입되는 농산품 중에는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무리하게 2중 3중으로 방사선 처리를 한 것들이 많다는 것이다.
  만일 수입 농산품을 살 때 다음 그림의 방사선조사 마크가 없는 것은 이런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바란다.
  방사선 조사 마크 ???
  방사선 처리를 무리하게 하지 않았다고 해도 수입 농산품처럼 저장 기간이 길어지면 항산화제 함유량이 감소된다. 열이나 광선에 약한 비타민C의 예를 들면 실온에 방치한 감자는 매달 약 15%씩 비타민C가 손실되며, 이런 감자를 껍질을 벗겨 끓이게 되면 30--50%의 비타민C가 파괴된다.
  이런 면에서 보면, 깨끗한 땅에서 무공해로 재배한 제철에 나는 우리 농산품만이 항산화제가 고스란히 살아 있는 좋은 식품이다.
  
  저장조리 중의 항산화제 손실
  식품에 들어 있는 항산화 성분은 계속 고스란히 보존되는 것이 아니라 수확되는 순간부터 손실되기 시작한다. 이어서 처리, 저장, 요리 때의 각 과정마다 계속해서 점점 감소된다. 때문에 심한 경우는 매일 영양가가 고루 들어 있는 음식을 나름대로 신경써서 먹었더라도 실제로는 아무런 영양가도 없는 실속없는 칼로리 섭취만을 한 셈이 되는 수도 있다.
  그러니 이제부터 설명하는 것을 잘 숙지하여 매일매일의 식생활에서 그대로 실천하기 바란다. 혹시 독자가 남자분이라면 집안 식구의 요리를 책임지는 여성분들에게도 알려 주기 바란다.
  첫째는 항산화제 중에서도 가장 불안정하여 공기나 습기, 열에도 약하고 물에도 잘 녹아서 손실이 잘 되는 비타민C의 경우를 살펴보자.
  우리 국민들은 건강에 이로운 녹화채보다는 백채를 더 많이 먹는다. 백채 중의 대표격인 배추는 수확 후 며칠만 지나도 비타민C의 거의 전부가 소실된다. 남녀노소가 다 좋아하는 감자는 보관시 매달 15%정도씩 손실되고, 사과의 경우도 2, 3개월이 지나면 원래 가지고 있던 비타민C의 30--40% 정도로 감소된다.
  과일주스도 일단 뚜껑을 따면 공기가 들어가고 또 마실 때마다 뚜껑을 열어야 하므로 1주일이 지나면 거의 절반 정도로 비타민C 양이 줄어든다. 또 비타민C는 열에 약하고 물에 잘 녹기 때문에 심하게 씻거나 오래 물에 담가 놓을 때, 물에 넣고 조리할 때 많은 양이 손실이 된다. 또 껍질을 벗기거나 잘게 썰어도 표면이 쉽게 산화되어 역시 손실이 온다. 때문에 감자를 수확한 후 빛이 조금이라도 들거나 밀봉이 잘 안된 곳에 한달 정도 보관된 것을 껍질을 까서 물로 빡빡 씻은 다음에 물에다 한참 담가 넣었던 것을 꺼내 펄펄 끓인 후 푹 쪄진 감자를 꺼내서 으깨 먹으면, 감자를 먹은 것만은 사실이지만, 비타민C는 거의 없는 감자를 먹은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둘째, 베타카로텐도 산소와 접촉되거나 고온으로 물에 넣고 끓일 때 손실이 잘 되므로 가능한 한 물에 안 넣고 압력솥 같은 데다가 찌는 것이 유리하다.
  셋째, 전형적인 항산화제는 아니지만, 체내에서 항산화제가 충분한 힘을 발휘하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비타민B 계열이다. 이들은 조리과정 중에 많은 손실이 생기는 대표적인 비타민이기도 하다.
  비타민B 중에서는 싸이아민이라고 불리는 B1이 가장 불안정하다. 습기가 많은 데서 보관을 하면 곡류에 들어 있는 B1이 쉽게 파괴되어 서너달 후엔 20--30% 정도가 손실되며, 식빵을 30--70초 정도 구울 때에도 10--30%정도가 파괴된다.
  야채나 육류를 열을 가해 요리해도 상당량이 파괴된다. 리보플라빈으로 불리는 B2는 열에는 덜 민감하나, 빛에 노출되면 쉽게 파괴되며, 피리독신이라고 불리는 B6는 조리할 때 물에 녹아 없어지는 양이 매우 크다.
  야채나 과일, 종자 등은 바깥층에 영양분이 많으므로, 예를 들어 당근껍질을 칼로 빡빡 긁어내면 상당량의 비타민B1, B2, 엽산 성분이 손실된다.
  넷째, 전자오븐을 이용한 요리법은 마이크로파가 식품을 관통하여 빠른 시간에 요리가 되고 물을 사용하지도 않으므로 영양가 손실이 적다고 믿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전통적 요리법의 손실과 비교해 보면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얼린 식품을 녹일 때에는 전자오븐을 사용할 때 가장 빨리 녹일 수가 있으므로, 항산화제 손실이 적은 장점이 있다.
  끝으로 항산화제 손실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항산화제 손실을 줄이기 위한 방법
  1. 야채나 과일은 제철에 나는 것을 싱싱한 채로 사서 바로바로 먹는다.
  2. 보관할 때에는 햇빛이 안 드는 어두운 곳에서 공기가 안 통하도록 짧은 기간 동안만 보관하도록 한다.
  3. 물에 오래 담가 놓지 않도록 하고, 씻을 때에도 빠른 시간에 살짝 씻도록 하고, 씻은 즉시 요리해서 먹도록 한다.
  4. 조리할 때에는 가능한 물에 안 넣고 데쳐서 먹고, 물에 넣을 때에는 가능한 최소량만 사용해서 단기간에 약한 불에다가 요리하도록 한다.
  5. 냉동된 것을 녹일 때 장시간 녹이게 되면 항산화제 손실이 크므로, 가능한 전자렌지를 사용하여 빨리 녹이는 게 좋다.
  
  병원에 가도 진단이 안 나오는 사람들
  이런 사람이 산소에 의한 스트레스로 시달리고 있는 사람이다.
  1. 운동을 전혀 안하거나, 무리하게 하는 사람
  2.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
  3. 인스턴트 식품을 즐겨 먹는 사람
  4. 첨가물, 착색소 등으로 가공된 식품을 주식으로 삼는 사람
  5. 불필요한 약을 많이 먹는 사람
  6. 과음자
  7. 육가공품 동물성 식품(소시지, 햄, 베이컨, 캔에 든 고기 등)을 즐겨 먹는 사람
  8. 항산화제가 풍부한 제철의 신선한 야채, 과일을 매일 안 먹는 사람
  9. 담배를 피우는 사람
  10. 공기가 나쁜 곳에서 살거나 일하는 사람
  11. 햇빛을 많이 쬐는 사람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대표적인 증상은 만성피로, 불면, 두통, 요통, 만성 위장장애, 무력감, 답답함 같은 것들이다.
  필자에게 오는 환자들도 확실한 병명을 이미 갖고 있는 사람들을 빼고 나면 거의가 다 이런 증상들을 끝없이 늘어놓는다. 하지만 이 때문에 여러 병원을 다녀 보고 정밀 검사를 해 봐도 신통한 진단명은 나오질 않는다.
  현재 의학적 검사의 대부분은 무슨 이상이 확실히 생기고 나야 수치가 비정상으로 나오고 X-레이 촬영에 잡힌다. 그러면 비정상으로 나온 것을 환자에게 보여 주고 진단명을 붙여 처방을 한다.
  하지만 정상과 비정상의 중간 부분에 걸쳐 있는 신체의 이상, 방치하면 언젠가는 이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것들은 검사에 잘 잡히지 않는다.
  환자들은 첨단의학이 무엇이든지 찾아낼 수 있다고 믿고 있어서 자기 몸이 예전 같지 않은데도 검사가 정상인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더 유명한 의사, 더 좋은 현대식 장비가 있는 병원에 또 가 보지만 듣는 말은 똑 같다.
  '병은 아직 없지만 기능이 떨어졌다든가, 기가 약하다, 몸이 많이 허하다, 과로하지 마라, 술담배를 줄여라, 운동해라, 건강 관리에 유념하라, 매년 와서 검사하라...'
  이 정도의 대답만 듣는 것이다. 개중에는 몇가지 약제를 처방해 주는 곳도 있지만, 며칠 먹어봐야 결과는 뻔하다.
  1부에서도 언급했지만, 현재의 검사 한계는 곧 해결이 될 것이다. 
  이상이 느끼는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검사에도 이상이 잡히는 예민하고 정밀한 세포 수준의 진단 방법들이 나오게 된다는 말이다.
  그중의 첫 번째 방법이 항산화상태 검사이다. 위의 환자들에게 식습관, 생활습관을 조사하고 기존의 기본검사와 함께 항산화 상태 검사를 하면 대부분이 비정상으로 나온다. 환자들은 애매모호한 말을 듣고자 병원을 찾는 것이 아니다. 이상이 있으면 있는대로, 정상이면 정상인대로 자세한 조언과 처방을 원한다.
  항산화 상태가 비정상으로 나온 환자에게 필자는 '항산화 방어벽 무력상태, 특정 항산화제 고갈 상태가 위험 수준임. 산소적 스트레스 상태' 등의 진단명을 붙이고 열심히 설명을 해 주면 고개를 끄덕거린다. 그리고는 자신의 생활 습관을 뒤돌아보고 나의 지시에 따라 항산화벽을 재구축하는 데 동의하고 처방과 지시에 잘 따라온다. 한 가지 어려운 점은 아직 프리라디칼이니 활성산소, 항산화제라는 말이 생소하여 설명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 상식을 가지게 되었으면 하는 게 나의 바람이다. 
  최근에 의학의 새로운 혁명이라 불리며 각광받는 '대체의학'이라는 것이 있다.
  많은 환자들이 첨단시설을 갖춘 병원에서도 해결 못했는데, 대체 의학 진료를 받고는 좋아졌다는 말을 많이 한다. 아직 좀 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학문성을 보강해야 하지만, 실제로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현대의학처럼 기계적 수치와 이상 소견을 가지고 건강과 질병을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잘못 만들어 온 정신과 신체를 돌아보게 하고, 그것을 다시 원래처럼 신선하고 건전한 상태로 돌아가도록 하는 데 주력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식으로 정신과 신체를 돌보게 되면 항산화벽도 튼튼해진다.
  건강에 이상을 느끼거나 몸이 분명히 예전 같지 않음을 느끼는 사람들이 한 가지 잊고 있는 사실이 있다.
  바로 우리의 몸은 입으로 먹는 음식이 모이고 쌓여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다.
  탄 고기와 짠 음식을 수십년 먹어 온 사람의 몸은 그대로 탄고기와 소금과도 같다. 과자와 인스턴트 식품을 많이 먹는 사람의 몸도 그것들이 쌓여서 만들어진다. 라면을 매일 먹는 사람의 몸은 라면이고, 햄버거나 콜라를 매일 먹는 사람의 몸은 햄버거와 콜라로 되어 있다.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의 폐는 담배 찌꺼기가 가득하다.
  큰 병원에서도 진단을 못 내리더라고 불평하는 사람들이여! 우선 당신이 매일 입으로 넣고 있던 것들이 어떤 것들이었는가를 반문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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