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선수는 제왕절개하는 사람이 많다는데 왜일까?
체조선수는 제왕절개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또 에어로빅 강사인 모씨도
제왕절개를 했다. 그녀는 21세가 되어 근력 트레이닝을 시작했는데, 그 연습은 매우
심해 복근, 배근의 강화 등 매일 6시간에 달하는 것이었다. 그 덕택에 양장 치수가 반
년에 64size에서 54size로, 허리는 특히 더 가늘어져 44size가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산도도 단단히 조여져 버린다. 이럴 경우 태아가 아무리 산도를 나가려고 애를
써도 어렵다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복근이 약하며 태아를 밀어낼 힘이 약한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도
제왕절개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일찍이 여자들은 들일, 닦는 청소, 손빨래, 화장실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일 등으로
알게 모르게 다리와 허리를 단련해 안산형의 몸이 되어 있었다. 지금은 의식적으로
안산형이 되는 체형으로 가꾸어야 할 것이다.
아기는 스스로 태어날 날을 결정하는가?
출산 예정일이 가까워지면 임부는 안절부절 못하게 된다. 출산일 이 정해져 있어도
그날 출산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결국 맞이할 클라이맥스의 순간을 완전히
대비할 수는 없다. 더구나 예정일이 하루 이틀 지나갈 때의 불안감이란...
그런 엄마의 체내에서는 여러 가지 호르몬이 지령을 내리고 있다.
옥시토신은 자궁을 수축시키는 호르몬이다. 프로게스테론은 자궁 수축을
억제하거나 유선의 발육을 촉진시키는 호르몬이다. 그리고 프로락틴은 젖샘을
발육시켜 모유를 나오게 하는 호르몬이다.
출산까지는 태아가 안심하고 자궁 안에 있을 수 있도록 자궁 수축을 억제하는
프로게스테론이 분비되고 있다. 이윽고 아기가 몸안에서 충분히 자라서 외부세계로
나와도 좋은 시기가 되면 태반의 아기쪽 조직에서 프로락틴이 다량으로 분비된다.
프로락틴은 엄마의 난소가 태반의 엄마쪽 조직에 들어가 프로게스테론의 활동을
중지시켜 버린다. 그렇게 되면 옥시토신의 분비가 많아져서 진통이 시작된다고 한다.
진통으로 자궁이 심하게 수축되면 아기는 밀려나와 산도로 내려온다. 그러면
이번에는 그때까지 산도 입구를 꽉 막고 있던 자궁경부가 아기의 부신에서 나오는
DHAS라고 하는 호르몬에 의해 부드럽게 되면, 마치 '열려라 참깨'처럼 활짝 열리는
구조로 된다.
요컨대 아기 자신이 출산 준비가 완료되었음을 엄마에게 전하면서 출산은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나 뱃속의 태아가 무럭무럭 잘 자라 있지 않으면, DHAS호르몬이 정해진
시간보다 빨리 나오게 되어 조산하게 되거나 또는 호르몬이 좀처럼 나오지 않아서
출산 예정일이 훨씬 지나도 태어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안심하고 출산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역시 건강하고 순조로운 임신 기간이 필요한 것이다.
출산의 시작은 왜 밤중이 많을까?
출산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밤중이나 새벽녘에 진통이
시작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실제 진통이 시작한 시간을 조사한 통계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와 있다. 동양이나 유럽에서도 그것은 마찬가지이다.
원숭이의 경우에도 한밤중에 진통이 시작되어 아침녘에 출산한 예가 많은데,
그것은 적에게 습격 당할 염려가 없는 자기 방위의 의미로 보여진다. 원숭이에게
진화한 잔재가 출산에 나타나는 것일까?
사람은 두 발로 직립보행하며 골반으로 상반신을 지탱하기 때문에 아기를 나오게
하는 개구부가 좁아져 버렸다. 또 진화함에 따라 머리가 크게 되면서 분만 시간이
대단히 늘게 되었다. 그래서 비록 한밤중에 진통이 시작되어도, 다음날 낮까지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 같다.
엄마뿐만 아니라 산도를 통과하는 아기 역시 매우 괴롭다
출산의 고통도 있지만, 태어나는 아기에게 있어서도 그것은 쓰라린 체험이다.
여태껏 양수 안에서 편하게 지내다가 좁고 딱딱하며 어두운 산도를 통과해 빠져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물쭈물하고 있으면 시간이 많이 지남에 따라 아기는
질식해 버리고, 엄마의 생명마저 위험에 이르게 된다.
그런데 이 쓰라린 체험은 아기에게는 대단히 중요한 것이어서 불가피하게 겪어야만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좁은 산도를 통해 빠져 나오는 사이에 온몸의 구석구석까지
피부에 자극을 받기 때문이다. 아기는 등을 굽히고 손발도 오그리고 머리까지 수그려
될 수 있는 대로 작게 되어 산도를 내려온다. 이 자세는 무서울 때에 몸을 구부리는
것과 비슷하다. 인간의 본능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자세로 있으면, 등을 산도에 비벼대기 때문에 척추와 그 주변의 신경절에
자극을 많이 주게 된다. 그 자극이 뇌에 전달되어 뇌의 호흡중추에 활력을 대비하게
해준다. 이것이 없으면 산도를 빠져 나왔을 때에 첫울음소리를 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곧 소변이나 대변을 보는 것도 산도를 빠져
나오면서 피부 자극을 받은 덕택이다.
동물은 왜 갓 태어난 새끼를 핥는 것일까?
개나 고양이, 기린, 코끼리, 사장 등 많은 동물은 갓태어난 새끼를 혀로 핥는다.
보기에는 우스운 광경인데, 실은 분명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인간과는 달리 출산이 빠른 동물의 경우에는 산도에서 충분한 자극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가사 상태로 태어난다.
그래서 어미가 혀로 핥아 자극을 줌으로써 호흡중추를 자각시켜 주는 것이다. 또
엉덩이를 핥아 주지 않으면 첫배설을 할 수 없어 죽게 된다고 한다.
원숭이 중에서도 출산 속도가 빠른 원숭이는 아기원숭이를 핥지만, 출산 속도가
느린 고릴라의 경우는 거의 핥지 않는다.
제왕절개로 태어나 피부 자극을 받지 않은 아기인 경우는 어떤가 하면, 역시
그대로는 첫울음소리를 내게 할 수 없다. 그래서 거꾸로 하여 양수나 폐액을 토하게
하거나 궁둥이나 등을 두드려서 피부 자극을 주는 것이다.
아기는 산도를 통과할 때 산소가 결핍되지 않을까?
보통 어른이 산소결핍 상태에 빠져 1__2분이 지나면 뇌세포가 점점 죽게 된다.
아기는 산도를 빠져 나오는 데 2시간 정도 걸리는데, 어떻게 산소 부족으로 뇌에
장해를 일으키는 일이 없는 것일까?
그 사이에도 산소는 엄마와 연결된 탯줄을 통해 공급되고 있다. 외기 호흡으로
바뀌는 것에 대비하여 자궁에 있던 때보다는 기능이 저하되는데 탯줄이 압박되어
산소가 잘 운반되지 않는 일마저 있다.
이것도 실은 잘된 경우이고, 막 태어나기 이전의 아기 혈액에는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가 대단히 많이 포함되어 있다. 출산의 시련에 대비하여 임신 후기부터 증가해
온 것이다. 그 수는 성인이 4백만 정도인데 6백만으로도 오른다. 이것은 산소가
희박한 히말라야에서 움직이는 셰르파(네팔 동부에 살고 있는 티베트의 한 종족으로,
산을 잘 타서 히말라야 등반시 짐을 나르며 안내하는 인부로 유명)들과 같은 수이다.
그래서 태어나자마자 곧 호흡할 수 없어 15분 정도 가사 상태가 계속된 아기라도
뇌세포에는 영향이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좁은 산도를 통과할 때 아기는 머리 크기를 스스로 조절하고 있다
아기는 좁은 산도를 쉽게 통과할 수 있도록 몸을 작게 구부리는데 문제는
머리이다. 몸 중에서 가장 크기 때문이다. 머리 둘레는 평균 33.5cm인 데 비해
가슴둘레는 32.8cm 정도이다. 이 머리 둘레가 너무 크면 산도를 통과할 수 없어서
제왕절개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때 아기는 좀더 연구하여 머리 형태를 변형시켜 버린다. 태아의 두개골이 이어진
곳은 성인과는 달리 느슨하게 되어 있어 이음매의 가장자리를 포개어 쌓으면서
수축할 수가 있다. 그때 뇌안의 수액 일부가 척추골로 이동하여 용적도 적어지게
된다. 게다가 후두부를 늘여 머리를 가늘고 길게 하는 것이다. 출산 시간이 많이 걸린
아기를 보면 머리가 몹시 가늘고 길게 되어 있다. 그러나 이것은 2__3일 정도 지나면
원상태로 되돌아오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아기는 뱅글뱅글 돌면서 산도를 내려온다
산도는 좁고 어두울 뿐만 아니라 'ㄱ'자로 굽어 있다. 이곳을 통과하기 위해서
아기는 정말 교묘하게 회전해 나온다. 예를 들어 곧 바른 경우에도 나사못처럼
뱅글뱅글 돌면서 나오는 편이 저항력이 훨씬 적으므로 이것은 이치에 맞는 방법인
것이다.
막상 산도 입구까지 온 아기는 여태껏 있던 자궁에 이별을 고하는 것처럼 머리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으로 산도를 나온다.
이윽고 'ㄱ'자로 굽은 부분에 당도하면, 지금까지 옆으로 취했던 자세를 엄마의 배
안쪽으로 향하도록 돌아 들어간다. 그리고 'ㄱ'자에 따라 얼굴을 들고 입구를 향해
위로 쳐들어 자궁의 입구에서 머리를 들여다보이게 한다. 완전히 머리가 나와 버리면
이제 옆으로 향하게 된다. 자궁 입구는 종장이기 때문에 그대로는 어깨가 걸려 버려
방향을 90도로 바꿀 필요가 있는 것이다. 어깨가 나온 뒤에는 자연스럽게 손발이
나오고 출산이 무사하게 종료된다.
첫울음소리를 과학적으로 해명한다면
"응애, 응애, 응애"
핏덩이인 아기의 첫울음소리는 갓태어난 아기에게 어울리지 않게 힘찬 것이다.
가장 편안한 엄마에게서 떨어져 나온 슬픔을 나타내는 것일까, 태어난 기쁨을
나타내는 것일까? 그 어느 쪽이건 부모 쪽에서 보면 무사하게 호흡을 시작하는 그
순간이 대단히 기쁜 것이다.
첫울음소리를 조금 정확하게 말하면, 뱃속에서 폐호흡을 하지 않던 아기가
태어나서 우선 숨을 마시고, 그것을 토할 때 내는 소리라고 한다.
그러면 왜 울음소리를 내는 것일까?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그 중의 하나를
소개하면, 태어나기 전의 태아의 폐는 폐액이라는 액체로 채워져 있는데 이 폐액은
태어난 후 아기가 숨을 마시면 그 압력으로 폐포 주변의 혈관이나 림프관으로
흡수된다. 그러나 한 번의 호흡으로 흡수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음에 숨을 뱉을
때에 성문을 막게 되면 방금 들어간 공기의 출구가 막히게 된다. 그러면 폐 안의
공기 압력이 높아져 토함으로써 남아 있는 폐액의 흡수가 보다 순조롭게 행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갓태어난 아기는 산소가 충분하지 못해 자색을 띄는 경우도 있지만, 울음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순식간에 장미빛으로 물들어 간다. 이것은 혈액이 온몸으로 흘러가고
있는 증거이다.
첫울음소리는 아기가 엄마에게 보내는 메시지
첫울음소리는 아기가 산소를 들이마셨기 때문만이 아니라, 엄마의 몸에도 영향을
미치게 한다. 아기의 울음소리를 듣는 것으로 엄마의 체내에서는 최유 호르몬인
프로락틴이나 애정 호르몬인 옥시토신의 분비가 많아진다. 그리하여 자연스럽게 자기
아기를 안아 주고 싶다, 볼을 비비고 싶다는 충동을 일으키게 한다. 아기가 자기를
돌봐 달라고, 그리고 귀여워해 달라고 미미하게나마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엄마가 되기 위한 준비는 몸이 먼저 해준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새의 경우에도 알에서 갓 깨어난 새끼가 부모에게 주는 메시지가 있다.
새의 새끼는 알에서 부화하기 직전 껍질 안에서 삐악삐악 울기 시작하면 새끼가
껍질을 깨고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인공 부화기에서 부화된 새끼를 어미새 곁으로
데리고 가면 모르는 체하는 경우가 많다. 요컨대 태어나기 전에 주고받는 울음소리가
모자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홀히 할 수 없는 태어나는 순간의 스킨십(skinship)
병원에서의 출산은 갓난아기를 엄마에게 잠깐 보여 줄 뿐 눈 깜짝할 사이에
신생아실로 데리고 가버리는 경우가 많다. 첫울음소리는 확실히 들었는데 몇
시간이나 아기를 볼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엄마에게는 아무래도 불안한 일이다.
미국 등지의 병원에서는 막 태어나 탯줄과 태지가 붙어 있는 아기를 엄마의 가슴에
안겨 주는 곳이 많다고 한다. 그리고 "아기를 안는 것으로써 엄마로서의 자각이
솟아난다"라고 말하는 엄마도 많다고 한다. 이러한 모자는 그 후에도 잘 되어 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미국의 크라우스 박사도 조기 접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본능적으로 행동하는 동물의 경우는 이것이 확실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면, 막
태어난 새끼개를 어미개에게서 떼어내 우유로 키워서 1개월 후에 어미개에게로
되돌려 준 경우, 어미개는 달려들어 쫓아 버리거나 물고 늘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물론, 사람은 본능만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대뇌로 무엇인가 생각하는
동물이므로 설마 그런 일이 있을 수 없겠지만, 그만큼 조기 접촉이 중요한 것은
확실하다.
막 태어난 아기는 나체가 아니다
막 태어난 아기가 나체가 아니라고 하면 누구나 '멍청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물론 옷을 입고 있는 것은 아니다. 태지라고 하는 보호막으로 뒤덮여 있는 것이다.
개인에 따라 어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 중에는 흰 망토를 입은 것처럼 두텁게
붙어 있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미끈미끈한 기름과 같은 것으로, 이 덕택에 산도를 빠져 나오기가 수월하다.
뿐만 아니라 보온 역할도 하고 태지에 들어 있는 비타민 A에 의해 피부를
보호하기도 한다. 또 살균 작용도 있어 양수 안에서 무균상태로 있던 태아를 지켜
주기도 한다.
대개의 병원에서는 태어나자마자 곧 산탕을 써서 태지를 떼어 버리는데, 최근에는
그대로 두는 곳도 많아졌다. 태지는 예상외로 빨리 건조하여 공기와 접해 있는
부분은 다음날이면 거의 없어져 버릴 정도이다. 게다가 태지를 떼어 버린 아기의
피부보다 윤기가 나고 중독진이라 하는 빨간 발진도 적기 때문에 살갗이 깨끗하다고
한다.
출산에 견디기 위해 여성의 몸은 남성과 이렇게 다르다
여성과 남성의 몸에는 여러 가지 차이가 있다. 생식기와 같은 구조적인 것도
그렇지만 조화(proportion)가 다르다. 아무리 머리를 짧게 깎고 남자 같은 모습을
하여도 허리 곡선이 드러나는 것으로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여성의 몸은 출산에
견딜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다.
남성과 다른 것은 우선 부드러운 살인데, 그 살이 허리에는 붙지 않고 가슴과 배
부분에만 모여 있다. 왜 그런지는 잘 알 수 없지만 성전환을 하면 지방이 붙는 곳이
변화한다는 점에서 호르몬이 관계하고 있을 것이라고 한다.
보통 지방은 남성이 체중의 약 10%인 데 비해, 여성은 약 20%이다. 단적으로 말해
이것은 아기를 낳을 때, 하루 이틀 식사를 하지 않고도 견딜 수 있게끔 진화
과정에서 그렇게 된 것일 터이다. 지방은 탄수화물에 비해 몸에 저장해 두기가
용이하다.
덧붙이면, 남성은 지방이 체중의 20%를 넘으면 몸에 장해를 일으킨다. 그런데
여성의 경우는 30%까지는 괜찮다. 이것은 여성 쪽이 혈관에 여분의 지방을 축적하는
것을 방지하는 HLD 콜레스테롤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골반 허리의 돌출은
여기서부터 오는 것인데, 남성의 골반이 역삼각형인 데 비해 여성은 둥글고 폭이
넓다. 그뿐만 아니라 출산이 가까워지면 불두덩뼈의 결합 부분이 헐거워져 늘어나게
된다. 그밖에 두 군데의 결합이 느슨해져 보통은 안쪽을 향하고 있는 꼬리뼈의 끝도
움직이게 된다. 어떻게 하면 태아의 큰 머리가 잘 빠져 나올 수 있을까 하고 엄마의
몸도 필사적으로 궁리하고 있는 것이다.
원래 여성의 관절부는 남성과 달리 유연성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곡예가 가능한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변화는 난소에서 나오는 레락신(relaxin)이라는 호르몬이
관절이나 근대를 풀도록 지시하는 데서 일어난다.
이렇게 임신, 출산은 다수의 호르몬의 활동으로 관리되고 있는 메커니즘이다.
사람의 몸에 갖추어져 있는 생명의 신비가 놀랍기만 하다.
어떻게 아기가 태어나는 순간 모유가 나오는 것일까?
임신을 하면 유방이 부풀면서 서서히 포유준비가 진행된다. 그러나 준비가 잘
되었어도 분비 억제 인자에 의해 나오지는 않는다.
그것이 아기가 태어나서 '응애' 하는 첫울음소리를 듣는 순간 '젖을 나오게 하라'고
엄마의 대뇌에 신호를 보낸다. 그러면 뇌하수체에서 프로락틴이라는 최유 호르몬이
분비되어 유방에 '젖을 내보내라'는 신호를 전한다.
이와 같이 프로락틴은 엄마가 아기를 귀여워한다든가 사랑스럽다고 생각함에 따라
분비된다. 또 아기의 몸을 부드럽게 쓰다듬는 다든지 해도 분비되는 것이다.
그러나 프로락틴이 분비된다고 해서 곧 젖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젖샘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2__3일 동안은 나오지 않아도 초조해 하지 말고 끈기
있게 기다리다 보면 양이 서서히 늘어난다. 젖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분유를 주면
아기도 편한 쪽을 기억해 젖을 빨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잘 자란 신생아라면 모유가 나오기 시작하는 2__3일 사이에는 적은
양으로도 살아갈 수 있게끔 수분도 칼로리도 저장해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병원에서 출산한 경우 산호 12__24시간이 지나고 나면 수유를
개시하는데, 최근에는 태어나자마자 엄마에게 안겨 젖을 빨게 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수유 시기가 빠르면 빠를수록 모유의 분비도 잘 되는 셈인데, 엄마와 아기의 유대를
맺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하기 때문이다. 가장 처음으로 통하는 마음이라는 것이다.
아기에게 있어서 젖은 매우 큰 것이다
아기는 태아 때부터 손가락을 빠는 것으로 젖빠는 연습을 해왔다. 그래도 실제가
되면 잘 빠는 경우와 좀체로 빨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엄마의 젖꼭지
형태에 크게 좌우된다. 젖꼭지가 짧으면 젖꼭지 끝만 빨게 되므로 그 곳만을
자극시켜서는 수유가 좀체로 잘 되지 않는다.
모유라는 것은 아기가 유두의 근원인 젖꽃판 부분까지 함빡 입에 넣어 빨아야만
안에서부터 솟아 나온다. 실제로 충분히 빨아진 젖꼭지는 놀랄 정도로 끝이 늘어나
부드러운 상태로 납작하게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작은 신생아의 입에는 젖이 너무
커서, 아기는 입끝으로가 아니라 입을 크게 벌려 맹렬하게 빨아 대기 때문에
아무래도 엄마의 젖은 형편없는 모양이 되고 만다. 그래도 웃지 말아야 한다.
아기들은 필사적인 것이다.
아기가 젖을 빠는 힘은 실로 굉장하다
아기는 어떻게 젖꼭지를 입에 넣고 빠는 것일까? 이것은 실로 교묘하다. 입에 넣은
젖꼭지를 혀로 감은 형태로 쑥 안으로 당겨 넣어 위턱으로 누른다. 이렇게 하면
젖꼭지가 늘어나 젖꽃판 부분까지 잡아당겨지는데, 반대로 이 잡아당기는 것이
충분하지 않으면 젖꼭지는 안까지 들어가지 않는다. 그리고 잇몸으로 젖꽃판을
누르고 혀와 턱으로 가벼운 압력을 가해 크게 훑는 것이다. 그 자극에 의해 모유가
안에서 솟아 나오기 때문에 아기는 나오는 모유를 마시게 되고, 그 후에는 그다지
힘을 들이지 않아도 잘 되는 것이다.
이 훑는 힘이 상당할 정도다. 아기가 처음에는 젖이 잘 나오지 않아서 언제까지나
필사적으로 훑기 때문에 젖꼭지가 알알할 정도이다. 이 통증을 견디지 못해서 도중에
모유를 단념해 버리는 엄마도 다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젖병의 경우는 그 정도로 힘을 주지 않아도 편하게 먹을 수 있으므로 혀와
턱을 사용하지 않는다. 모유를 먹음으로써 턱이 발달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이 동작
덕분인 것이다.
아기의 흡인력은 굉장하다. 만일 젖이 불어 팽팽해지면 손으로 짜내려고 해도 한
번 눌러 나오는 양은 얼마 되지 않고 시간도 많이 걸리며 손도 아프다. 게다가
완전히 다 짜낼 수도 없다. 그것에 비해 아기는 잠깐 사이에 다 빨 수가 있다.
엄마쪽에서도 아기가 빨아 주면 가슴이 가벼워지고 산뜻해진다. 어쨌든 젖이 불면
매번 아픔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최초로 나오는 초유는 선명한 황금색
맨 처음 나온 젖을 보고 '어머나'하고 놀라는 엄마가 많은 것 같다. 왜냐하면
흰색이 아니라 선명한 황금색이고 끈적거리기 때문이다.
이것을 초유라고 하는데, 초유는 그 후에 나올 흰 성숙유와는 성분이 다르다.
뱃속의 아기는 태반의 활동으로 병균으로부터 보호되다가 태어나는 순간 병균에
노출된다.
그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초유에는 면역 글로불린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특히 저항력이 약한 아기의 장점막에 면역을 만든다.
세균 중에는 사람의 몸에 필요한 것도 있다. 예를 들면 비피두스균은 장 안에 붙어
살면서 소화를 돕고 장균의 번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초유에는 이
비피두스균을 늘리는 성분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또 초유는 성숙유보다 단백질 농도가 진하고 우유보다도 진하다. 고단백인데 왜
소화불량을 일으키지 않는가 하면 여태껏 영양을 받아 왔던 엄마로부터의 단백질이기
때문이다. 이외에 태변을 나오게 하는 물질도 포함되어 있다.
모유의 성분은 동물에 따라 다르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모유의 성분은 동물에 따라 다르다. 동물은 서로 각기 다른
환경에서 살고 상태도 다르기 때문에 모유도 자기에 맞는 성분으로 된다.
지방분이 많은 동물은 추운 지방이나 차가운 물에서 사는 것들이다. 물개는 53.8%,
고래는 42.3%인 데 비해 사람은 3.8%, 소는 3.7%로서 그 차이가 확실하다. 또 수유
횟수가 적은 동물도 칼로리를 비축하기 위해 지방분이 많은 것 같다.
단백질은 토끼 10.4%, 고양이 7%, 소 3.5%이고, 사람은 약 1.5%이다. 그리고
체중이 출생시의 두 배가 되는 것은 토끼가 6일, 고양이가 9일, 소가 47일, 사람이
180일이다. 다시 말해 단백질이 많은 만큼 체중 증가가 빠른 것이다. 인간 이외의
동물의 새끼는 태어나자마자 곧바로 서거나 걷지 않으면 적의 공격을 받게 된다. 그
때문에 근육을 만드는 단백질이 많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아기는 잠만 잘
뿐이다. 이것이 큰 차이이다.
또 한 가지 크게 다른 점은, 인간에게는 당분이 많다는 것이다. 토끼가 1.9%, 소가
4.8%인 데 비해 사람은 7%나 된다. 이것은 아가의 뇌가 발달하여 태어났을 때
학습을 활발히 시작하는 데 도움을 주는 카로틴으로서, 무엇보다 당분이 가장 잘
흡수되기 때문에 뇌의 발달은 위한 영양인 셈이다. 인간의 젖은 어느 것보다 더
담백하고 달콤하다.
인간은 소젖으로도 키우는데 소는 인간의 젖으로 기를 수 없다
모유는 단백질 농도가 낮기 때문에 아기의 소화에 도움을 준다. 단맛 때문에
마시기도 쉽다. 어쨌든 단것을 좋아하는 것은 태아 때부터 시작된다.
게다가 아기의 건강과 성장에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아미노산과 단백질을 분해해
아미노산을 만드는 효소까지 함유하고 있다. 또 지방의 절반 정도가 흡수하기 쉬운
불포화지방산이다. 이것은 소화가 잘될 뿐만 아니라, 태어나서 6개월 만에 급하게
만들어야 하는 뇌 안의 글리아 세포의 재료도 된다. 또 세포의 노화를 방지하고,
새로운 세포를 만드는 비타민 E나 그 밖의 여러 호르몬이나 신경 전달 물질이
함유되어 있다. 확실히 인간의 젖은 사람의 아기를 위해 만들어져 있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최근 인공유는 한없이 모유에 가까워지려고 한다. 그렇다고 모유에
함유되어 있는 물질이 모두 인공유에 함유되어 있지 않으면 기를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적응 능력이 우수해서 인공유에도 잘 자란다.
모유는 수유량이 조절된다
젖병의 경우에는 쉽게 마실 수 있어 그만 과식하게 되는 일이 많다고 한다. 그런데
모유의 경우는 필사적으로 빨아야 하므로 빨리 지치기 때문에 양이 제한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수유량을 조절할 수 있는 비밀은 모유의 성분에 있다. 모유는 처음에
나올 때는 조금 싱겁고 단백한 맛이다. 목구멍이 작은 아기는 필사적으로 빤다.
그런데 빨고 있는 사이에 점점 단맛과 신맛이 없어지고, 지방의 농도가 4__5배
많아져 짙은 맛으로 변해 간다. 그러면 아기는 만족감을 느끼고 빠는 것을 중지해
버린다.
그래서 모유를 먹는 아기는 과식하지 않고 언제나 적량을 먹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인공 영양도 이 메커니즘을 흉내낼 수는 없을 것이다.
모유를 먹이는 것은 엄마를 위해서도 좋다
모유를 주는 것은 아기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엄마의 몸에도 도움이 된다. 요컨대
아기가 젖꼭지를 빨면 그 자극이 뇌하수체에 전해져 자궁 수축을 촉진시키는
호르몬을 분비시킨다.
태반이 나온 후 자궁은 수축되어 단단하고 둥글게 된다. 이 수축에 의해 태반이
떨어져 나간 후의 출혈을 멈출 수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매일매일 작아져 1개월쯤
지나면 본래 상태로 회복되는데, 수축이 빠르면 빠를수록 태반이 떨어져 나간 후의
회복도 빠르게 되며, 거기에서 나온 혈액이나 분비물도 빨리 배설시키기 때문에 몸을
위해서도 좋다는 것이다.
또 젖꼭지를 물리면서 수유하고 있으면 이 아이는 내 자식이라는 감정을 갖게
되고,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는 아기의 모습에서 사랑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이런
스킨십을 통해 모자간의 애정 교류가 생기고 모자의 마음 상태가 비교적 안정되는
효과도 큰 것 같다.
게다가 모유를 주고 있을 동안은 배란을 멈추는 호르몬이 나와 생리가 멎는다.
이것은 곧바로 다시 임신을 하게 되면 모체에 부담이 되고, 아기를 보살피는 데도
어려움이 많은 데서 오는 자연의 배려가 아닌가 싶다.
옛날 임부들의 금기 조항은 미신인가?
요즘은 복대를 하는 사람이 적어졌는데, 옛날에는 임신 5개월 째가 되면 복대를
감았다. 5개월이라는 시기는 유산할 염려도 적고 태아도 배 안에서 잘 놀아서 새로운
생명의 존재를 실감할 수 있게 된다.
복대를 매는 것은 점점 커지는 태아가 아래로 내려앉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이것도 실은 아기를 보호하려는 정신적 의미가 컸던 것이다.
이 시기부터 임부는 여러 가지 금기를 지키면서 몸가짐을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것을 지킴으로써 임부의 몸을 보호한다는 의미도 있었다.
예를 들면 아직까지도 종종 이야기가 나오는데, "높은 곳으로 손을 올리면 안 된다"
"빗자루에 올라가면 안 된다" "무거운 것을 들어서는 안 된다" "다리를 구부리고 잘
것"등 임부가 차분한 마음으로 지낼 수 있도록 배려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너무 움직이지 않아도 안 되고, 간단한 집안일 등은 출산을 가볍게 하기
위해 권장되고 있다.
먹는 것에 대해서도, "굴이나 메밀은 몸을 차게 한다" "곤약이나 쑥은 유산을
시킨다" "오징어는 배에 붙어 난산한다" "게를 먹으면 아이가 옆으로 나온다"등 여러
가지 금기가 있었다. 이것들은 미신이라 해도 좋은 것이 대부분인데, 눈에 보이지
않는 태아의 발육에 불안이 생겨 태아가 장애를 일으키지 않고 무사하게 태어나 줄
것을 절실히 원하는 마음의 발로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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