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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정보/헤비타트

판자집은 이제 그만!

by Healing New 2020. 9. 20.

  조지아 주  아메리쿠스의 1985년 4월 26일은  기분좋게 온화한 봄날씨의 
토요일이었다. 부활절이 바로 이틀  뒤로 다가와 있었다. 아침 10시경, 최
근에 준공한 세 채의 집을 헌정하기 위해 400명의 인파가 헤비타트가에 모
여들었다. 전직 대통령  지미 카터가 헤비타트 운동에  동참하여 그 중 한 
채의 집을 짓는 데 힘을  보탰고, 부인 로잘린 카터와 함께 축하행사에 참
석했다.
  인도 위에 세운 단상 주위를 에워싼 사람들 중에는 기자들과 새 집 주인
들, 건축 자원봉사자들, 사무실 직원들, 코이노니아 농장 친구들, 지역 후
원자들, 그리고 기타 방방곡곡에서  찾아온 헤비타트 사람들이 있었다. 수
많은 친구들의 얼굴을 훑어보니,  최소한 다섯 주에서 대표자들이 왔을 뿐 
아니라 조지아 주에서만도 10여 도시의 대표자들이 참석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즐거운 기대감이 감돌았다.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이유를 한눈에 보여
주는 광경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기 때문에 더 흥분되었다. 지척에 있는 처
치가에는 남부 조지아의  전형적인 판잣집들이 누구나 볼  수 있게 일렬로 
늘어서 있었다. 페인트칠도 안  되어 있고, 단열재도 없고, 벽에는 구멍이 
숭숭 뚫려 있으며, 움푹 꺼진 지붕에, 현관문은 떨어져 나가기 일보직전인 
집들이었다. 오늘 새 집을 헌정받게  된 두 가정이 그 판잣집에서 막 이사
를 나온 참이었다. 세 번째 가정은 가파른 둑 위에 세워진 낡은 집 뒤꼍의 
손바닥만한 지하  셋집에서 이사했다. 그 집은  아메리쿠스의 다른 구역에 
있었다.
  우리가 모두 느낀  기쁨을 표현하기 위해 다른  지역의 헤비타트 동역자 
프랜시스 파크스 마이크 앞에 섰다.  그녀는 특별히 이 행사를 위해 '행동
하는 사랑'이라는 노래를 작곡해 왔다.  잠시 후 그녀의 낭랑하고 강한 소
프라노 목소리가 무반주로 울려퍼졌다.
  기뻐하라, 형제 자매여!
  여기 축하할 일 있네! 
  우리에겐 헤비타트가 있으니
  이제 더 이상 기다릴 필요 없네.

  다음 세상에 우리 들어가 
  예수님의 약속과
  그 아름다운 선물을
  누릴 때까지
  우리에겐 행동하는 사랑이 있기에
  행동하는 사랑이 있기에
  그 사랑이 마음을 어루만지고
  영혼을 채워주니
  더 바랄 것 없네.
  헤비타트는 행동하는 사랑
  부족함을 채워주고
  욕심 없이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네.
  프랜시스가 "헤비타트는 행동하는 사랑"이라는 후렴을 되풀이하자, 사람
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지었고  콧노래를 따라 부르며 박수를 쳤다. 노
래가 끝나자 박수갈채와 환호성이 온 거리를 가득 메웠다. 
  잠시 후, 지미 카터가 마이크  앞으로 나섰다. 프랜시스 파크스 바로 뒤
에 연설하게 되어 참으로 난처하다는 카터의 말에 나지막한 웃음이 번져나
왔다. 이윽고 그는 좀더 진지한 어조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카터는 소박
하면서도 열정적인 태도로 헤비타트  운동에 동참하게 된 것이 개인적으로 
얼마나 뜻 깊은 일인지 이야기했다.
  "저는 지금까지 많은 일을  경험했습니다. 기독교 사업이나 경영이나 국
정운영이나 정치 분야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었고, 온 세계에 안 가본 곳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도 저는 헤비타트 운동만큼 행동하는 사랑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일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헤비타트는 영감을 주는 운동인 
동시에 현실적인 운동입니다. 헤비타트는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사람들을 
아주 특별한 유대감으로 묶어줍니다.  또한 함께 일하는 동안 매일매일 새
로운 친구들을 사귀게 해줍니다.  그리고 헤비타트는 앞으로 무슨 일이 일
어날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하나의 도전입니다.
  사람들은 저에게 이런 질문을 많이  합니다. '더 박진감 넘치는 일도 많
고 전세계적인 규모의 사업을  벌일 기회도 많은데, 그것들을 다 뿌리치면
서까지 부부가 함께 헤비타트  운동에 참여하게 된 이유가 무엇입니까? 왜 
헤비타트를 선택했지요?' 글쎄요, 성급하게 대답할 만큼 간단한 질문은 아
닙니다만, 제가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몇 가지 있습니다.
  대개의 문제들은 연방정부나 주정부나  지방정부가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정부가 팔짱만  끼고 있는 수도 있고, 또 반대로 납
세자들이 생각하기에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과다한 사업을 벌일 때도 있지
요. 헤비타트는 연방정부가 좋은 주택사업 계획을 수립하도록 격려합니다. 
민간기업들은 집을 짓고 그것을 팔아 영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헤
비타트는 '케이크 위에 얹은 설탕크림' 같은 것입니다. 집 없는 가난한 이
들에게 더 빨리, 더 크게 영향력이 미칠 수 있도록 힘을 보태는 것이지요. 
저는 헤비타트의 그런 점을 좋아합니다.
  또 하나 제가  헤비타트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  운동이 넉넉한 사람들의 
적선이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헤비타트는 '나는 부자니까 너희 가난뱅이
들한테 조금 나눠주지 뭐' 하는 식의 태도로 사람들을 무안하게 만들지 않
습니다. 이것은 동역의 관계입니다.  윗자리에 있는 사람이 밑바닥에 있는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손을 내밀며 '우리 함께 일합시다'
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도움을  받는 가족들은 그들대로 아주 새로운 경험
을 하게 됩니다. 헌 집을 헐고 새 집을 짓는 것은 가슴벅찬 도전이니까요. 
한 번도 집다운 집의 내부를 본  적이 없는 가난한 가족들에게 그 일은 생
애 최대의  과업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은  자긍심과 자존, 결단력의 
감정들을 새삼 소중하게 느끼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것은 콘크리
트를 어떻게 쏟아붓고, 벽돌을  어떻게 놓고, 지붕과 벽을 어떻게 쌓으며, 
집 주위의 땅을 어떻게 고르느냐 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그들은 어떤 일을 
자기 힘으로 해냈다는 긍지를  느끼며, 동역의 힘이 얼마나 큰지 깨닫습니
다.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함께 일할 때 얼마나 큰 일을 해낼 수 있는지 
똑똑히 보았기 때문이지요. 저는 헤비타트의 그런 점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제가 헤비타트를 좋아하는  마지막 이유로는 그 국제적인 범위를 
들 수 있습니다. 헤비타트의 목표는  미국에 집 한 채를 지을 때마다 해외
에서 적어도 한 채 이상의  집을 짓는 것입니다. 우리는 현재 어려운 이들
을 위해 하루에 한 채 꼴로 집을 짓고 있습니다. 아내 로잘린과 저는 헤비
타트 해외 사업장을 딱 한 군데 보았는데, 티티카카 호수변에 인접한 페루
의 푸노라는 곳으로서 해발 13,000피트의 고지대였습니다. 그 곳에서 사람
들이 새로운 삶을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은 참으로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일들이 현재 12개국(1997년 현재 60개국)에서 일어나고 있고, 
헤비타트의 손길을 기다리는 다른 나라들의 신청도 쇄도하고 있습니다. 우
리는 모두 여기에 힘을 보탤 수  있습니다. 자, 이 정도면 제가 얼마나 헤
비타트를 사랑하는지 아시겠지요.
  저는 이번 주에 뉴욕에 갔습니다. 해가 뜨기 전에 조깅하기를 즐기는 터
라, 거기에서도 조깅을 하려고  일찍 일어났습니다. 차도 별로 없고, 다가
와서 귀찮게 하는 사람도  많지 않더군요. 그런데 그곳에는 아직도 길거리
나 콘크리트  보도 위에서 잠자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더러운 땅바닥에 
닿지 않게 얼굴을  가려주는 것은 고작 수건 한  장, 코트 한 벌뿐이었고, 
심지어 신문 한 장만 깔고 누운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할머니들
도 있었습니다. 이 넓은 세상에  잠잘 곳 하나 없어 길거리로 나온 할머니
들이지요. 이것이 지상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가장 부유한 도시의 모습입
니다. 
  우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저는 우리 주 예수 그리
스도의 뜻에 따라 우리가 그들을 도와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것이 바로 헤
비타트가 하고 있는 일이며 예수님의 이름으로 행동하는 사랑입니다. 그래
서 저는 헤비타트에 동참하게 된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감사합니다."
  카터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 열렬한 박수가  오랫동안 끊이지 않았다. 
그가 보여준 뜨거운 열정과 헌신적인 마음이 우리 모두를 감동시켰다.
  이제 내가  단상으로 올라가 소감을 털어놓을  차례였다. 며칠 동안이나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고민했다.  그러나 헌정식 시간이 거의 다 되었을 때
에야 비로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결정할 수 있었다. 
  "오늘 아침 저는  아주 중요한 세 마디  말을 여러분에게 전하고자 합니
다. 그 세 마디 말은 이것입니다. 판잣집은 이제 그만! 이것이 헤비타트의 
전부입니다. 판잣집은 이제 그만!  우리 다 함께 외칩시다! 판잣집은 이제 
그만!"
  나는 박자에 맞춰 이  세 마디를 반복해서 선창하기 시작했다. 군중들이 
곧 따라  외치기 시작했다. 박수갈채와  환호성 속에 모두들  한 목소리로 
"판잣집은 이제 그만! 판잣집은 이제 그만! 판잣집은 이제 그만!" 하고 외
쳤다.
  우리는 구호를 여러번 반복했다.  점차 군중들의 외침이 잦아들었고, 나
는 내 가슴 속에서 샘솟아  오르는 감정들, 기쁨과 도전이 뒤섞인 그 감정
들을 표현하려고 애쓰기 시작했다.
  "물이 새는 집에서 살면서도 기뻐하는 사람은 지금껏 한 번도 만나본 적
이 없습니다. 단열재가 없는 집이라서 추운 날 따뜻하게 지낼 수 없는데도 
좋아하는 사람은 지금껏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고양이를 집어 던
질 수 있을 만큼 마룻바닥에 큰  구멍이 뚫린 집이나 하늘의 별들이 다 쳐
다보일 만큼 천장에 큰 구멍이  뚫린 집에 살면서도 좋아하는 사람은 지금
껏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 곳 섬터 카운티에는  그런 집에서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헤비타트는 
그런 현실을 바꾸고자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능치 못한  일은 없다고 믿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조지
아 주 섬터 카운티에서  극빈주택을 없앨 수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판잣집
은 이제 그만! 우리는 '사람들이  인간 이하의 주거환경에서 사는 것은 종
교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기 시
작해야 합니다. 물이 새고 단열재가 없는 집에 사는 사람들을 볼 때, 우리
는 마음속으로 말해야 합니다. '우리는 서로 아끼고 사랑해야 하니까 무언
가 도움이 될 일을 해야겠다'고 말입니다. 돈이 없어서 낡아빠진 판잣집이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이웃이 그런 집에서  사는 것을 용납할 수 
없을 만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없기 때문에 판잣집이 
생기는 것입니다!
  헤비타트는 여기 아메리쿠스와 애틀랜타와 시라큐즈와 툭선과 동부 세인
트루이스와 에번스빌과 탤러하스와 온  세계 방방곡곡에서 헌정식을 할 때
마다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하나님과 함께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
리가 살고 있는 개인적 공간의 경계선을 넘어설 수 있습니다. 우리 도시와 
이웃 도시를 가르는  경계선을 넘어설 수 있습니다.  우리 주와 이웃 주를 
가르는 경계선을 넘어설 수 있습니다. 참으로 우리는 우리 나라와 다른 나
라를 가르는 경계선을 넘어서서,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손을 뻗어 하
나님이 주신 자원으로 무엇이든지  돕겠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비참한 빈
곤 속에서 사는  사람들이 곁에 있는데 우리만  떵떵거리며 부유하게 사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세상을 바꾸어야 합니다.  하나님과 함께라면 세상을 바꿀 수 있
습니다. 할렐루야!  주님께 영광과 찬송을 돌립시다.  우리는 지금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이것이 헤비타트입니다! 
  판잣집은 이제 그만! 우리는 판잣집을 용납할 수 없습니다! 판잣집은 이
제 그만! 
  하지만 어떻게 판잣집을 모두 없앨 수 있을까요? 그저 집회에 모여 흥분
하는 것만으로는 안 됩니다. 이렇게 모이는 일은 재미있습니다. 저도 여기 
서서 '판잣집은 이제 그만!' 하고 소리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소리만 지르고 있다고 해서 집이 지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구호를 다 외쳤
으면 곧장 망치를 집어들고 못을 박기 시작해야 합니다.
  오늘 오후, 우리는 바로 여기에서부터  이 거리 끝까지 못을 박게 될 겁
니다. 저기 매 펄 덴마크를 위해 아메리쿠스 헤비타트 위원회가 짓고 있는 
집이 있습니다. 당사자가 이 자리에  있긴 하지만, 제가 이 이야기를 해도 
불쾌하게 여기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그녀가 살 집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
었습니다. 그런데 저 모퉁이  판잣집에서 살던 윌리와 도로시와 솔로몬 가
족이 오늘 우리가  헌정할 세 채의 집 중 한  집에서 살게 되었기 때문에, 
매 펄 덴마크가 그 가족이 살던 낡은 판잣집으로 이사하기로 했습니다. 옛
날에 살던 곳보다 그 집이 훨씬 낫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님을 찬양합시
다. 매 펄 덴마크와 그  아이들을 위해 지금 훌륭한 집을 신축하고 있습니
다. 이 모퉁이를 돌면 바로  있는 곳이지요. 오늘 여기 오신 여러분께서는 
매 펄 덴마크를 위해서 집을  지어주는 것이 아닙니다. 그녀도 바로 이 자
리에 여러분과 함께 있습니다. 그녀 역시 못을 박고, 목재를 톱질하고, 통
나무를 옮길 때 여러분을 도울 것입니다. 함께 집을 짓고 함께 일하는 것, 
이것이 헤비타트입니다. 이것은 동역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하늘에 계신 
전능하신 하나님과 동역관계를 맺는  것이며, 땅에 있는 형제 자매들과 동
역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세상에서 판잣집을 없애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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