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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정보/헤비타트

당면과제의 규모

by Healing New 2020. 9. 20.

  1976년 코이노니아 농장에 모여 헤비타트 운동본부를 설립하고 극빈주택
의 문제에 좀더 폭넓게 접근하자는 결의를 다지던 당시만 해도, 우리는 이 
문제가 얼마나 큰 것인지 미처 몰랐다. 그 후 지금까지, 전세계에 걸친 수
요는 그 어마어마한 규모를 증거하는 문서들에 기록되어 있다.
  '인간적인 주거지를 위한 국제연합  센터'는 전인류의 4분의 1인 10억에
서 15억에 달하는 사람들이  적절한 주택에 살지 못하고 있다고 추산한다. 
이들 중 대략 1억 정도는  아예 집이라는 게 없는 사람들이다. 또 제3세계
의 많은 도시에서 빈민가나 불법 가건물에 살고 있는 사람의 수는 그 도시 
인구의 절반에 이른다. 총인구의 4분의 3 이상이 그렇게 살고 있는 도시들
도 있다. 남아메리카만 봐도,  2,000만 명의 아이들이 집이라고 부를 만한 
곳도 없이 길거리에서 생활한다고 한다.
  가난에 찌든 이 사람들은  물조차 제한적으로 공급받을 때가 많다. 게다
가 대부분의 집에는 화장실 시설이 없다. 그나마 운이 좋은 사람들은 마분
지나 녹슨 금속으로 만든 벽이나 옥수수 줄기, 나뭇조각 따위가 막혀 있는 
흙벽, 양철이나 종려나무 가지, 타르 종이, 너덜너덜해진 플라스틱 따위가 
뒤범벅으로 얽혀 있는 지붕으로 이루어진 집에서 산다. 더 운이 없는 사람
들은 남의 집 문간이나 다리  밑에 몸을 웅크리고 자거나, 아예 숙소를 찾
지 못하기도 한다.
  선진국은 아프리카나 남아메리카나 아시아 대다수 지역처럼 참혹한 지경
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전히 수백만에 달하는 사람들이 인간에게 부적절한 
생활환경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뉴욕 시에는 대략 30,000명에서 60,000
명의 무주택자가  있으며, 당장 무주택자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사람들이 
250,000명에 달한다. 뉴욕 주택  사업부는 다른 가족들과 함께 공영주택에 
입주한 인원이  20,000세대라고 보고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입주 순서를 
기다리는 가족들도 170,000세대가 더  있다고 한다, 주지사 사무실의 통계
에 따르면, 500,000명에 이르는  뉴욕 시민들이 기준 이하의 주거환경에서 
살고 있다.
  보스턴에서는 1985년  4월에 교파를 초월하는  세계교회주의 계열단체인 
'도시 정의를 위한 기독교인의  모임'(CUJ,Christians for Urban Justice)
산하에서 진행될 새 헤비타트 계획을 인가해 주었다. 여기에도 집 없는 사
람들이 5,000명이 넘었고, 7,000가구가 공영주택 입주를 기다리고 있으며, 
길거리에 나앉는 신세를 근근히 면하고 잇는 사람의 수는 그 두세 배에 달
했다. 그리고  대책없이 방치된 14,000가구가  재개발을 고대하고 있었다. 
CUJ위원회의 목사들은 도심 빈민가에서  가장 절박한 문제는 주택문제라고 
한 마디로 잘라 말한다.
  서해안의 로스엔젤레스에는  집 없는 사람들이  무려 30,000명을 넘어선
다. 또 수천 명의 사람들이  도저히 집이라고 할 수 없는 바람막이를 찾아 
밀려들고 있다. 기준 이하의  주택은 미합중국 전역에 걸쳐서 심각한 문제
로 대두해 잇다. 그런데도  농촌에서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면 우선 사람들
은 내쫓기듯 도시로  이사하게 마련이다. 미시시피 델타  전역, 특히 동쪽 
강둑을 따라 미시시피  주 북서부의 비옥한 평야로  뻗어있는 지역은 수천 
명의 사람들이  제3세계 지역에 버금가는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 미국 남부를 관장하는 헤비타트 지역본부인 남부 헤비타
트의 창건자인  레이 헌트는 델타 지역의  15,000세대가 수도관도, 화장실 
시설도, 단열재도, 심지어 탄탄한  벽과 지붕조차 없는 비인간적인 환경에
서  살고  있다고 추산한다.  기독교  구제  발전 기구인  '선명회'(World 
Vision)와 합작하는 헤비타트 사업이 몇 군데에서 진행중이기는 하지만 우
리 앞에 놓여있는 숙제는 어마어마하기만 하다.
  미합중국 전역에 걸쳐, 기준 이하의 주택에 살거나 아예 집이 없는 사람
들의 수가 2,000만 명에 달한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인구대비 비율로 치
자면 그 숫자는 크지 않지만(10퍼센트가  못 된다) 이 나라가 세계에서 가
장 부유하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이
다.
  오늘날 이문제의 규모는 현기증이 날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그렇다면 앞
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유엔은 2000년까지 세계인구가 무려 12억 명이
나 증가할 것이라고 추산한다. 게다가 유엔의 관측에 따르면, 새로운 인구
의 80퍼센트가 도시에 거주할  것이고, 대부분의 인구증가는 개발도상국에
서 유발할 것이라고 한다.  이들 도시의 빈민가와 무허가 주택지구의 인구
는 세계인구증가율보다 네 배나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겨우 15년도 안 되
는 기간 동안 뉴욕만한 도시를 120군데에 세워야 한다고 상상해보라!
  1970년 당시 아프리카 대륙  전체 인구는 1억 7,000만 명이었다. 10년이 
지나자 3억 5,900만  명이 되었다. 예측컨대 이  숫자는 2000년까지 두 배
로, 2020년에는 세 배로 늘어날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볼 때, 10억 명의 사람들이 도시에 살고 있다. 금세기말까
지 이 숫자는 두 배로 늘어날 것이며, 제3세계 인구 절반이 도시에 거주하
게 될 전망이다. 5억의 도시  거주자들이 겨우 60개의 도시에 어거지로 처
박힌 채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과감한 노력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도시거주자들의 비참한 사정은 상상도  못할 만큼 악화될 것이다. 안 그래
도 궁핍한 자원의 배분은 훨씬 더 어려워지고 삶을 견뎌내기조차 힘들어질 
것이다. 이렇게 끝없이 커져만 가는 문제에 해결책이 있겠는가?
  1986년 연초에, 헤비타트 운동본부는 14개 개발도상국 24개 지역에서 사
업을 추진했다. 상당수 사업장은  도시지역에 있었다. 이러한 사업의 가치
는 단순히 완성된  집의 숫자로 다질 수 없는,  무한히 값진 것이다. 새로 
지어지는 헤비타트  집들은 행동하는 그리스도인의  사랑이 무엇을 성취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횃불이 되리라 믿는다. 
  그러나 헤비타트 운동의  힘만 가지고서는 이 거대한  문제를 풀어낼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지미 카터는 게간 소식지인 '헤비타트 
월드'에 게재된 한 인터뷰에서 헤비타트의 비전을 명백히 밝힌 바 있다.
  전세계의 필요한  집들은 모두 헤비타트가 지을  재간은 없습니다. 일단 
가까운 미래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민간투자자들이나  스스로 집을 지을 
능력이 있는 자립 가능한  가족들, 국내와 국외의 국가적 대책, 국제연합, 
세계은행과 같은 국제적 기구,  기타 자선단체 등의 기존 주택건설체제 내
에 헤비타트가 자리잡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더 나아가, 어떻게 하면 아주 독창적이고 
효율적이며 진취적인 헤비타트의 개념을 활용함으로써 헤비타트와 직접 연
관을 맺지는 않더라도 전세계에 걸쳐 유사한 노력들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저는  헤비타트가 특정지역이나 특정국가에 지나치
게 노력을 편중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보다는 최대한 궁핍한 
지역들을 찾아내서 헤비타트의 씨앗을 뿌려야 합니다. 그리고 나아가 헤비
타트 사업이 타의 모범이 되는 시범적 시도로 자리잡게 해야 합니다. 특정
지역에서 한정된 수의 헤비타트  사업을 벌인 뒤에 민간투자자들이나 정부
관료들, 기타 다른 이들이 우리의 모범을 따르도록 유도해야한다는 말입니
다.
  이것이 헤비타트가 지향하는 바입니다.  우리는 전세계에 헤비타트 사업
을 뿌리내리고자 합니다. 우리는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가난한 이들이 자
신을 스스로 돕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도록 격려하며, 부유한 이들의 
양심을 깨우쳐서  개인적으로나 단체로 자기들보다  불행한 사람들과 손을 
잡고 함께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게 하고자 합니다.
  불행하게도, 이러한 조력은 현재 두 가지 커다란 장애물에 직면해 있다. 
하나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의 무심한 태도이며 다른 하나는 인구폭
발이다.
  언젠가 자이레의 킨샤샤에서 음반다카까지 비행기 여행을 한 적이 있다. 
옆 좌석에 부유한 자이레 사업가가  앉아 있었다. 그도 나를 알았고, 나도 
그를 익히 알고 있었다.  그는 음반다카의 주택공급 계획이 어떻게 진행되
는지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하더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풀러 시, 저한테도 집을 한 채 지어 주시지요."
  나는 우리  계획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것임을 상기시키고, 그에게는 
해당사항이 없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는 활짝 웃으며 이렇게 덧붙였다.
  "아시겠지만 제겐 이미 네 채의 집이 있습니다. 당신이 한 채를 더 지어
주시면 좋겠네요."
  "시 뚜와이엥."
  나는 자이레에서 통용되는 존칭으로 그를 불렀다.
  "미국, 캐나다, 그리고 유럽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가
난한 사람들의 집을 지어주기  위해 돈을 부쳐오고 있습니다. 당신은 부유
하시니, 우리 사업에 기금을  기탁하셔서 가난한 동포들이 좀더 나은 집에
서 살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는 놀랐는지 한참 동안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이렇게 대꾸했다.
  "난 쓸데없이 돈을 뿌리는 데는 관심 없습니다. 더 많이 벌고 싶을 뿐이
지요!"
  불행한 일이지만, 서방세계의 부유층들도 개발도상국의 부유층과 똑같은 
형태를 되풀이하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을 멀리하기 위해 주위에 담을 쌓
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나누려  하지 않는다. 부자들 가운데 믿는 이들은 
자신들이 하나님의 축복을 받았다는 이론을 세운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일했는데"라든가 "우리 부모나 남편이나 아내가 열심히 일한 대가로 이 정
도 재산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좀 사치스럽게 산다고 뭐가 잘못인가"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들은 특별히  재산을 타인들과 공유해야 할 필요성을 느
끼지 못한다.
  최근 '애틀랜타 컨스티튜션'지에 1년에 10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부유한 
젊은이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그는 바로 얼마 전 호화스런 대저택을 지었
다고 한다. 기사에  따르면 그는 주일학교 교사일도  하고 있었다. 기독교 
신앙에 비추어 자신의 부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하나님께서 
돈을 버는 재주를 주셨으니 자신을 위해 쓰는 게 정당하다고 대답했다. 그
는 함께 나누는 일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네브라스카의 헤비타트 사업장을 방문했을  때, 우리를 마중나온 사람과 
차를 타고 가다가 어느 지역  유지가 갓 지은 650만 달러자리 대저택을 지
나가게 되었다. 넓디넓은  대저택 주위를 높은 담이  둘러싸고 있었다. 그 
집 가족들은 서로 어디 있는지  찾을 수 있도록 집안에 초인종들을 장치했
다고 한다!
  부자들에게 사치스런 저택들을 파는 거물 부동산 회사는 콜로라도 주 덴
버에 본부를 갖고 있으며 미국내 11개 사무소와 전세계 6대주에 걸쳐 가맹
점을 거느리고  있다. 이 회사에서 매년  펴내는 안내책자인 '프리뷰즈'는 
부동산 업계의  모범답안으로 알려져 있다. 이  책자는 '포춘'지가 선정한 
1,000개 대기업 이사들과 세계의 350대 은행 간부들에게 발송된다. 계간으
로 발행되는 증보판에는 새로 나온 매물들이 게재된다.
  격월간으로 발행되는 자매지 '홈즈  인터내셔널'은 풍요의 또 다른 면을 
보여준다. 이 회사가  거래하는 저택의 가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예를 들
어, 로스엔젤레스 사무소에는 70만  달러 이하의 매물은 아예 받지도 않는
다. 상당수의 매물들이 수백만 달러  대에 거래된다. 최근에 팔린 한 저택
의 가격은 무려 1,900만 달러를 호가했다!
  '프리뷰즈'는 사람들이 점차  도시문제에서 탈출하기를 원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더구나 이 회사에 따르면 또 다른 유행이 형성되는 조짐이 뚜렷하
다고 한다. 한 개의 대저택을  소유하기보다는, 너댓 채의 집을 갖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거추장스러운 빈민들이 피하기  위해 더 높이 올라가는 방법
은 찾아냈다. '뉴욕 매거진'의 1985년 12월 9일자 호는 메트로폴리탄 타워
라는 이름의 도시형 초호화  아파트를 소개하고 있었다. 이 65층짜리 블랙
글라스 건물의  홍보담당자는 "역사상 최고의  전망"을 자랑한다고 주장한
다. 그만한 높이에  사는 사람들 눈에 먼지며  가난이며 보도 위에서 잠을 
자는 집 없는 사람들이 보일 리 없다.
  메트로폴리탄 타워는  손님들에게 분홍빛 수건으로  몸을 감은 육감적인 
모습으로 증기사우나를 즐기는 여인과 애완용 푸들 강아지를 보여준다. 기
사에 따르면 "이 광고는  부유한 사람들에게 자신의 부를 만끽하고 거침없
이 돈을 쓰도록 설득하기 위해  제작되었으며 이 건물에서 가장 저렴한 아
파트는 몸 하나 겨우 들어갈 정도의 단칸방으로 약 32만 달러이다. 디럭스 
펜트하우스는 겨우 500만 달러밖에 되지 않는다."
  1968년 헤비타트는 볼리비아와 니카라과와 인도에서 1평방피트당 겨우 1
달러를 조금 넘는 가격으로  소박한 집들을 지었으며, 덕분에 수십여 가구
가 평생 처음으로 쾌적한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다. 같은 해 뉴욕 시
에서는 최고로 비싼 호화  아파트들의 평균비용이 1평방피트당 무려 700달
러가 넘었다고 한다. 이  세상의 문제에서 등돌리기에 안성맞춤인 이 드높
은 건물들이 기세좋게 팔려나가는  동안, 저 아래 밑바닥에서는 수천 명의 
무주택자들이 도시의 길거리를 배회하고 있었다. 이 세상 부자들의 냉담한 
마음도 가난한 이들의 곤경만큼이나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임이 분명하다.
  부유한 개신교 교파의 한  간부에게 헤비타트를 지원해 달라고 부탁했더
니, 세상에 산적한 수많은  다른 문제들에 비하면 주택문제는 자신들의 우
선순위가 아니라며 일어지하에 거절했다.  우리는 부자들의 양심을 파고들
어 그들의 시각을 바꾸고 가난한 이들의 힘만으로는 엄청난 주택수요 문제
를 결코 감당할 수 없다.
  덧붙여 '부유한 사람'이라 진짜 돈이 넘쳐나는 거부들을 지칭하는 게 아
니라는 점도 주지해야 한다. 대부분의 서구인들은 개발도상국 국민 대부분
에 비해 엄청나게  부유하다. 북미의 결혼한 부부가  맞벌이로 1년에 연봉 
10만 달러를 버는 일은 그리  유별난 일이 아니다. 이들은 이 대단한 소득
을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데 쓰며 가족들을 위한 집에 거금을 투자한다. 미
국에서는 거의 100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인구보다 주택의 숫자가 훨씬 더 
빠르게 증가한 결과, 1985년 당시 주택 한 채당 거주자의 숫자는 겨우 2.8
명에 불과했다.
  제3세계 주택상황은 이와 천양지차의 대비를 보인다. 헤비타트는 해외에
서 1,000달러에서 3,000달러 사이의 비용으로 400에서 1,000평방피트의 면
적에 집을 짓는데. 5명에서 15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집에 살게 된다.
  볼리비아 북부 지역에 있는 헤비타트 사업 책임자 안젤리노 치파노는 대
나무 벽과 초가지붕, 진흙으로 만든 마루로 된 전통적 주택에서 사는 삶을 
이렇게 묘사했다.
  일 년 중 7개월은 거의  매일 비가 옵니다. 벽이라고 세워놓은 대나무들 
사이로 빗줄기가 집 안으로 곧장 들이칩니다. 모든 집기가 물에 흠뻑 젖는
데 건기가 올 때까지 그렇게 젖은 채 보냅니다. 가금씩 개미들이 몰려오지
요. 3,4일 전에 불개미들이 떼를  지어 우리 집을 습격했습니다 엄청난 개
미군단이 내 잠자리 속으로 들어왔지요. 한밤중에 온몸이 불개미로 뒤덮인 
채 잠이 깼습니다. 이불과 머리  속과 옷 속에 개미들이 온통 들러붙어 있
었습니다.
  풍요로운 서구에서 우리들은 내 몸  하나 편안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들
이는 경향이 있다. 미국에는 9,000만 채에 가까운 집들이 있는데 그 중 절
반 가량이 에어컨 설비가 되어 있다. 온대지방인데도 말이다. 그러나 열대
지방에 사는 가난한 형제  자매들에게는 가끔씩 산들바람이 드나들 탁트인 
창 하나가 아쉬운 실정이다.
  자기 안위만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교회들도 별로 나을 것이 없다. 전국
을 돌며 강연을 하면서, 나는 사치스런 교회건물과 그 안의 인색한 사람들
을 보고 낙심한 적이  많았다. 언젠가 플로리다의 한 교회에서 헤비타트를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마침 그 날은 그  교회가 새로운 주일학교 건물을 
완공해 헌정하는 날이었다. 그 건물은 80만 달러짜리였다.
  예배가 끝난 뒤 목사는 내  어깨에 팔을 두르고 헤비타트의 봉사를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하나님의 축복이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이 훌륭한 사업을 지원
하겠습니다. 다음주에 수표를 우송해 드리지요."
  그는 약속을 지켰다. 3일 후  우리는 35달러를 받았다. 그 후 그 교회에
서는 아무 소식이 없었다. 
  다른 교회들도 다  이런 것은 아니다. 실제로  수천 개의 교회와 기독교 
단체들이 헤비타트 운동을 아낌없이  후원해 주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사치스런 건물을  지어놓고 다른 사람들을  위한 봉사사업에는 쥐꼬리만한 
액수를 내놓는 교회들 또한 수천에 달한다.
  "나는 감옥에  갇히고 배고프고 목마르고  헐벗고 병든 나그네였습니다. 
그러나 당신들은 새로운 주일학교 건물을  짓고, 더 큰 오르간을 사고, 더 
두툼한 카펫을 깔기로 결정했습니다."
  여러분이 다니는 교회의 예산을  한번 살펴보라, 목회 자체를 위해 쓰는 
돈이 얼마나 되는가?  바로 당신의 교회가 이  문제를 더욱 더 악화시키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구증가 문제에 관해 말하자면, 주거환경이 향상될 때 가족계획과 같은 
효과가 있다는 데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제3세계에서 자식을 많이 낳는 
주된 이유는  노후를 보장할 필요가 절박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아이들이 
몇이라도 살아남아 나이든 부모를 돌봐줄 테니 말이다.
  미국에서 이루어진 연구들에 다르면,  지난 1세기 동안 주거환경이 개선
된 것이 건강증진의 주된  요인이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들도 전세계의 헤
비타트 사업장에서 이를  확인했다. 자이레의 응톤도에 있을  때, 한 영국 
침례교 파견간호사가 내게 감탄조로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25년 동안 병원 일을  해준 것보다 당신이 이 집들을 지어준 게 
이들의 건강을 위해  훨씬 더 좋은 일이에요.  수많은 질병의 원인을 미리 
없애 버렸으니까요!"
  유아사망률이 감소하고 자기 소유의  튼튼한 주택으로 이사하게 되면 사
람들은 자기 환경에 안정감은 갖게 된다. 따라서 자식을 되도록 많이 낳아
야 한다는 절박한 필요성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인구증가를 부추기는 또 다른  요인은 가족계획을 어떻게 하는지조차 모
르는 무지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교육받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직접 나서서 빈민들과 함께 일하며 보금자리라는 기본적 문제의 해
결을 돕게 되면, 양측은 급속도로 가까워질 것이다. 그러면 사람들은 기꺼
이, 그리고 열성적으로 출산율을 줄이는 방법과 사고방식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빈민들에게서 멀리 물러나  주위에 높은 담장을 둘러치는 것은 이 
심각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이 문제의 규모를 타진할 때 우리가 고려해야 하는 마지막 요인은 제3세
계 발전을 전반적으로 계획할 때 주택문제의 중요성을 간과한 결정적인 잘
못이다. 1984년 세계은행이 펴낸 책자인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지
속적인 발전을  향하여)은 교육, 건강, 인구,  농업연구, 임업관련 사업의 
중요성을 광범위하게 논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에 주거문제는 한 마디도 
언급되어 있지 않다. 아프리카의  인력자원을 개발할 필요성은 인정하면서
도, 이 목표와 주택문제개선  사이의 관련성은 미처 꿰뚫어보지 못하고 있
는 것이다.
  이처럼 전세계적 주택수요의  어마어마한 규모라든가, 인구폭발, 부유층
들의 자기중심주의, 쾌적한 주거환경과  전반적인 발전의 관계를 꿰뚫어보
지 못한 실패 등은  다방면에서 복합적으로 닥쳐오는 시련을 말해준다. 그
러나 하나님과 함께라면 불가능한  일은 있을 수 없다. 하나님의 도움으로 
우리는 이 시련에 대처해나갈 수 있다.
  문제의 현실적 규모를 똑바로  파악하고도 물러서지 않고 헤비타트 사업
에 참여해준 헤아릴 수 없는  사람들을 보며 나는 새삼 감동하곤 한다. 그
들은 오히려 도전을 기꺼이  받아들였으며 대담한 발자욱을 내디딜 비전을 
가지고 있었다.
  1978년, 잭 타카야나기라는 정력적인 목사가 (보코톨라)를 읽었다. 40년
대에 캘리포니아 론 파인에 세워졌던 만자나 일본계 미국인 수용소에서 성
장기를 보낸 잭은 집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보코톨라)를 
읽은 뒤 몇 주 후 잭은  자신이 이끄는 산호세의 알마덴 밸리 연합 그리스
도 교회의 모든 신도들에게 이  책을 한 권씩 나누어주고, 이 절박한 문제
에 대해 뭔가 해야 한다고 호소하는 설교를 했다.
  당시 캘리포니아에는 헤비타트와 동맹을 맺은 교화가 하나도 없었다. 그
러나 산호세의 신도들은 아예 대담한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알마덴 밸리 교회는 서부  헤비타트를 결성하고, 들어줄 사람이 있는 곳
이라면 어디든 가서 헤비타트의 개념을 전파하는 데 전력투구했다. 그들은 
캘리포니아의 요지마다 찾아다니며 연설하고 기금을 모았으며, 자원봉사자
들을 보내고 해외 주택건설  비용으로 쓸 기부금을 정기적으로 아메리쿠스
에 전달하기 시작했다.
  8년 후인 1986년 봄, 캘리포니아 지역에는 여섯 군데의 헤비타트 사업장
이 생겨났다. 그 중 한  군데가 프레즈노로서 바로 1년 전에 100번째로 결
연을 맺은 곳이었다. 프레즈노  사업의 주된 공로자는 바로 잭 타카야나기 
목사로, 그는 당시 그 곳에서 칼리지 커뮤니티 조합교회를 이끌고 있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어야 겠다는 그의 비전은 
굉장했다. 
  미국의 다른 지역에서도 헤비타트의  동역자들이 영감을 받아 유사한 조
직들을 결성했는데, 이  조직들은 현재 '지역본부'(Regional Centers)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각각의  지역본부는 몇 개 주씩을 책임지며 연설자
라든가 길잡이가 될 정보 등  모든 자원을 해당 지역 헤비타트의 자매조직
들과 관심을 보이는 기타  단체들에 제공한다. 이들은 도한 헤비타트 운동
이 벌이는 전세계적 사업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후원을 촉구한다.
  1985년 12월 뉴저지  주 저지 시에서는 갓  태어난 헤비타트 자매조직이 
아주 큰 성탄절 선물을 받았다. 스킵 돌런 회장이 "전쟁터"라고 표현한 지
역 한가운데 버려진 건물을 인수한  것이다. 판자로 둘러막아 놓은 이 5층
짜리 벽돌건물은 원래 47세대가  살 수 있는 아파트였다. 자이레의 음반다
카에서는 적도를 따라 500채의 집을 짓는 계획이 진행중이었지만, 미국 내 
사업으로는 저지 시의 이 재개발이  헤비타트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사업
이었다.
  이 작은 위원회는  주님의 인도를 믿고 이  일에 뛰어들었다. 그들은 시
장, 시의회, 그리고 그  지역 국회의원의 지지를 약속받았다. 영어와 스페
인어로 발간되는 지역 신문들,  교육위원회, 민간산업협회, 지역 부동산업
자, 노조들이  모두 팔을 걷고  나서서 도와주었다. 1986년  2월까지 무려 
100여 가구가 신청서를 냈는데, 저지 시 헤비타트는 1년 내로 대부분의 아
파트에 입주를 끝낸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그들의 믿음과 결의로 보
아 그들은 반드시 해내리라 믿는다.
  우리는 모든 사람에게 쾌적한 보금자리를 마련해 줄 수 있다. 우리는 온 
세상에서 판잣집을 없애버릴 수  있다. 우리가 당면한 과제의 규모가 아무
리 크다고 해도 주님 앞에서는 아무 것도 아니다.
  유엔총회는 1987년을 '무주택자들을 위한 보금자리 마련의 해'로 선포했
다. 이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책자의 서문에는 이런 말이 쓰여 있다. "전세
계에 걸쳐 집중적 조직적인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바로 지금." 헤비타트 
운동에 참여한 우리들에게 이보다 더 반가운 말이 있으랴.
  우리가 여기에 모아놓은 통계들과 문제의 규모는 가히 위압적이다. 그러
나 결코 풀 수 없는  문제는 아니다. 만약 우리가 자신의 편안함을 추구하
고 타인들의 불행에 눈을 감게  만드는 끔찍한 유혹에 굴복한다면 우리 자
신이 이 문제의 일부가 되고 말 것이다.
이제 문제의 일부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해결책의 일부가 되는 길을 찾아보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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