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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정보/버릇

내 나름대로 사는 지혜

by Healing New 2020. 9. 30.

  타인지향의 남 나름주의에서 내 나름주의를 구제해야만 할 것이다. 남이 한다고 
'나도...' 하지 말고, 또 남이 불안해 하고 들뜬다해서 '나도...' 하지 말고 내 
책임아래 내 나름대로 사는 지혜를 터득해야 할 것이다.

  한 나그네가 등짐을 지고 길을 가고 있었다. 도중에 빈 길마를 맨 소 한 마리를 
만나 같이 가게 된다. 나그네는 이렇게 생각한다. 기왕 빈 길마로 갈 양이면 등에 
멘 짐을 싣고 가는 것이 좋겠다고.... 나그네는 등짐을 벗어 옮겨 소 길마에 싣고 
한결 편하게 걸어간다. 다시, 기왕 가는 길이면 소를 타고 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나그네는 등짐을 벗어 옮겨 소 길마에 싣고 한결 편하게 걸어간다. 다시, 
기왕 가는 길이면 소를 타고 가는 것이 좋겠다고 가다 보니 기왕이면 보다 빨리 
하자 이제 보다 빨리 달리고 싶어졌다.
  마냥 채찍을 휘둘러 달려간다. 점점 채찍이 강해지자 이에 격앙된 소가 마냥 
미친듯 날뛰는 바람에 나그네는 소 등에서 사정없이 나가 떨어져 팔다리가 부러지고 
길마에 실었던 짐은 어디로 날아가 버렸는지 찾을 길이 없었다.
  나는 이 전승된 우리 우화를 현대를 사는 소중한 지혜로써 항상 되뇌이면서 
생활을 안락하게 해주는 근대화의 흐름에 적당히 저항을 하며 살아왔다.
  도시화, 기계화, 전화 등으로 산업화 사회는 숨가쁘게 생활을 안락하고 또 
편리하게 해왔다. 그것은 마치 나그네가 소를 두고 차츰차츰 자신을 안락하고 
편리하게 하려 했던 과정과 똑같은 것이다. 사람은 소 길마에 짐만 싣고 가는 
것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반드시 타려고 든다. 타면 빨리 가고 싶고, 빨리 가면 
달리고 싶다. 달리던 소가 천천히 가면 나그네는 불만이요, 또 불행하게 여기며 타고 
가던 소에서 내려 걷지 않으면 안 되었을 때 나그네는 불만을 느낀다.
  산업화 사회는 안락과 편리를 위한 상향을 지향하지만 그 상향은 불안정한 주변 
여건 때문에 하향할 가능성을 항상 동반한 그런 성향이다. 곧 상향과 하향의 복합 
구조를 하고 있다. 그러기에 상향만 타다 보면 소 길마로부터 내동댕이쳐져 
팔다리를 부러뜨리고 마는 하향의 함정에 빠지게 된다. 
  자동차도 없었고 냉장고도 없었고 나일론 스타킹도 없었던 옛날 사람들이 
오늘날의 현대인보다 모두 불행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또 그런 
이기가 없었던 옛 사람보다 한결 행복하다고 여기는 현대인도 아마 없을 것이다.
  곧 행복은 편리나 안락과는 별개의 차원인 것이다. 상향만 타면 오히려 불행해질 
확률이 크고 상향과 하향을 적절히 절충, 조절하여 분을 찾아 누리면 불행을 
극소화시킬 수가 있는 법이다.
  소 길마에 짐만 지우고 걸어가는, 혹은 소에게 채찍질만 하지 않는 분을 지켰던들 
이 나그네는 팔다리를 부러뜨리고 짐바리를 분실하는 불행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산업의 발달이나 물질문명의 발달은 상향성이 강한 시기와 하향성이 강한 시기가 
끝바꿈하면서 진행된다. 지금 우리 경제사회는 하향성의 시기인 것이다.
  지난 상향시기에 보다 강하게 상향만 탄 사람일수록 당황하고 불안해 하고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아예 소를 타지 않은 사람은 소가 미쳐 날뛰어도 대안의 
불이요, 아랑곳없다.
  대체로 우리 한국인은 내 나름대로 한다는 내 나름의식보다 남처럼 나도 한다는 
남 나름의식이 강한 편이다. 곧 타인 지향성이 강하다.
  그러기에 남이 메추리를 기르면 나도...하여 메추리 공황이 일고, 남들이 휴지를 
사재면 나도...하여 사재기 공황이 일며 남들이 과외를 시키면 나도...하여 
과외공황을 일으킨다.
  곧 '상향'하면 이 타인지향으로 과열상향을 하고 '하향'하면 그 하향이 전혀 
피부에 느껴지기도 이전에 불황공황이 들뜬다.
  나는 이같은 한국인의 남 나름주의를 한국인 고유의 자질이 아니라 개화기 이래 
근대화 과정에서 형성된 극히 새로운 정신자질로 보고 있다.
  농경문명은 대체로 안정사고를 하고 현상유지를 하는 보수적 성향이 강하며 
자신의 분에 맞는 수분 의식이 강한 편이다.
  한데 우세한 구미문명이 추종하는 것이 바로 근대화요, 현대화라는 잘못된 개념이 
형성된 이래 이 외래문명의 요소에 동조해야만이 현대에 살아 남을 수 있고 적자가 
된다는 그런 의식체질이 형성된 것이다.
  그리하여 시시각각 물밀듯이 밀려드는 외래물질문명에 동조하는 습성이 
체질화되었고 이 동조 현상이 남 나름주의 곧 타인지향의 새로운 정신체질을 
파생시킨 것으로 보인다.
  우세한 구미문명은 그것을 형성시킨 어엿한 정신적 척추가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한데 '속'인 이 정신적 척추는 마치 소갈비 추리듯 빼어놓고 '겉'인 
물질문명만을 도입해서 추종해 온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곧 한국적인 정신에 
접목이 되지 않았기에 남 나름주의의 추종현상이 더욱 성할 수밖에 없다. 무턱댄 
상향은 불행과 직결될 확률이 크기에 분의 지혜를 이번 기회에 터득해야 할 것이다.
  아마 소를 타고 채찍질하다 팔다리를 부러뜨려 본 나그네는 두 번 다시 그같은 
상향은 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기회에 타인지향의 남 나름주의에서 내 나름주의를 구제해야만 할 것이다. 
남이 한다고 '나도...' 하지 말고 또 남이 불안해 하고 들뜬다해서 '나도...' 하지 말
고 
내 책임 아래 내 나름대로 사는 지혜를 터득해야 할 것이다.
  분을 지키고 내 나름대로 살면 아무리 불황의 폭풍이 불어도 불경기의 역풍이 
불어도 의연해질 수가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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