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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와의 대화/성인 환자를 위하여

10. 대화를 방해하는 눈물

by Healing New 2020. 6. 2.

눈물은 생각보다 많이 환자와의 대화를 방해한다. 환자의 눈물에 약한 
의사가 의외로 많다. 화자가 우는 것을 보면 못 견디는 의사들은 환자가 
울면 울지 않게 하려고 애쓰게 된다. 환자 자신도 눈물이 나면 이야기를 
못하게 되니 의미있는 대화는 완전히 불가능하다. 
  눈물을 보이는 것이 과연 나쁜가? 환자가 눈물을 흘리면 무엇 때문에 
의사마저 안절부절하는지 나로서는 이해하기가 어렵다. 의사가 환자를 
울린 것도 아니다. 의사가 그를 불행하게 만들거나 또는 병들게 만들지도 
않았다. 환자는 그들의 사랑이나 분노처럼 자신의 개인적인 문제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것이며 의사가 책임을 져야 할 필요는 없다. 흔히 사람들은 
눈물이 저절로 그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대부분의 의사들은 환자가 
울면 그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대부분의 의사들은 환자가 울면 
어떻게든 즉시 그치게 하려고 전전긍긍한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의사가 
말리지 않아도 눈물은 그친다는 것이다. 오히려 너무 빨리 그치는 것이 
안타깝다.
  환자가 울고 싶어하면 울게 내버려 두는 편이 낫다. 조용히 앉아 
지켜보며 실컷 울도록 한다. 물론 이는 어려운 일이고 어떤 의사들은 
도저히 참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효과는 대단하다. 실컷 울고 난 
환자는 오히려 마음 가볍게 내면의 이야기를 할 수도 있고, 어떤 환자의 
경우에는 이때에만 대화가 가능할 수도 있다. 따라서 환자가 운다고 급히 
서둘러 위로하지 않아도 낫다. 특히 남자 환자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많은 
환자들이 울고 난 후 부끄러워하고 당황하기도 하나 '으레 그러려니' 하면 
된다. 
  또 한 가지 눈물에 대해 짚고 넘어갈 것은, 눈물에는 현저하게 유혹적인 
면이 있어 상당히 주의해야 한다는 점이다. 눈물은 지켜보는 사람의 
동정심을 불러일으키고, 위로하고 따뜻하게 보살펴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더 나아가 팔에 안고 달래주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이것은 
매우 순수한 반응으로 우는 아이를 달래주고 싶은 어머니의 심정과 
유사하지만, 오래지 않아 성적인 감정으로 발전하는 수도 있다. 너무 
갑작스럽게 예고도 없이 감정의 변화가 일어나므로 의사들도 스스로의 
행동을 통제하지 못하고, 의사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게 된다. 
  따라서 환자의 눈물 때문에 마음이 흔들리면 조심해야 한다. 너무 
냉담할 필요도 없겠지만, 적어도 객관적인 태도를 유지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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