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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와의 대화/어린이 환자를 위하여

32.두려움에 우는 아이, 웃는 아이

by Healing New 2020. 6. 3.

밖으로 나타난 감정이 속으로 감춰진 감정보다 신체에 해를 덜 미친다. 
이는 피하 주사를 맞으려고 병원에 온 7세 가량의 두 어린이의 사례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이 두 아이는 주사를 맞을 때 정반대의 반응을 보였고 그 결과가 크게 
달랐다. 한 아이는 진찰실에 들어오자마자 자신은 의사를 싫어하며, 믿지도 
않을뿐더러, 주사를 맞을 필요도 없다고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표현했다. 
주사기를 보여달라고 떼를 쓰다가, 막상 주사기를 보여주니 주사바늘이 
너무 크고 뾰족하다며 큰소리로 울고 아우성을 쳤다. 그 아이는 계속해서 
이것저것 물어오더니 자신을 그렇게 큰 주시를 맞을 수 없다고 버텼다. 
마침내 진찰실 주위를 도망다니다가 문 밖으로 뒤쳐나가면서 욕까지 
해댔다. 그러나 다른 한 아이는 이 아이와는 반대로 진찰실 벽에 걸린 
그림을 자세히 보기도 하고, 잡지책을 뒤적거리기도 하는 여유를 보였따. 
의사에게도 매우 친절하고 우호적이었다. 두려워하거나, 의심하거나, 또는 
적의를 품고 있는 것 같은 행동은 전혀 하지 않았다. 그 아이가 먼저 
주사를 맞았고, 주사바늘이 찔렀을 때도 살짝 웃기만 할 뿐이었다. 하지만 
첫 번째 아이는 자신의 차례가 돌아와 주사를 맞게 되었을 때 죽을 듯이 
큰 소리로 울어 댔다.
  그러나 주사를 맞고 난 후 두 아이의 반응은 아주 달랐다. 반항적이었던 
아이는 투덜거리면서 주사맞은 팔을 문지르다가 곧바로 평소 자신의 
상태로 돌아갔다.. 자기가 이전에 하던 일을 다시 시작했고, 집에 
돌아가서는 저녁이 될 때까지 신나게 뛰어 놀았고, 밤새 잠도 잘 잤다. 
어떤 신체적 반응도 없었다. 그러나 의사에게 우호적이고 여유를 보였던 
아이는 주사를 맞은 후 밖에 나가 놀려고도 하지 않았다. 가만히 집에 
앉아서 코미디 프로를 보다가, 심한 두통을 호소하면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그의 두통 증세는 급격히 악화되었고 구토까지 하다가 마침내 
지쳐 쓰러져 버렸다.
  주사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하는 방식과, 또 주사를 맞은 후의 반응에 
있어 두 아이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 주었다. 첫 번째 아이는 주사를 
맞을 당시에는 두려움과 화를 마음껏 표현하다가 일단 주사가 끝나자 어떤 
역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두 번째 아이는 두렵고 불안한 마음을 
감추면서 주사 당시는 잘 견뎌냈지만, 정신적으로 전혀 표출되지 못했던 
두려움이 심한 편두통을 일으키면서 신체 증세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공포, 화, 슬픔 등과 같은 부정적인 감성은 정신적으로 
자유롭게 표현하면 할수록, 신체에 미치는 손상은 더 적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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