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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정보/심장

심장병 발병의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

by Healing New 2020. 7. 21.

  학창 시절, 무척 멋있는 남자 선생님 한 분이 계셨다. 그는 계속해서 똑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좋아, 그런데 그 원인 무엇일까? 그리고 그 원인의 원인은 무엇이며, 그 원인의 저변에 깔려 있는 원인들은 도대체 무엇일까?" 그의 질문법은 무엇이 핵심인지 알아내는 데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문제의 저변에 있는 원인을 알게 되면 더 근본적인 수준에서 문제를 다룰 수 있게 된다. 저변의 원인을 다루지 않고 겉으로 나타난 현상만을 다루면 첫째,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둘째, 과거의 문제가 재발하거나 지속할 수도 있으며, 셋째, 만일 문제의 저변에 있는 원인들이 개입하면 부작용과 함께 치료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고, 많은 비용이 지출될 수도 있으며, 더 위험해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는 근본 원인을 추구하려는 관점에서 심장병을 알아보기로 하자. 관상성 심장병은 무엇이며, 심장마비는 왜 생기며, 이를 일으키는 원인은 무엇일까? 피가 심장으로 싣고 오는 산소가 모자랄 때 심장 기능에 문제가 시작된다. 산소 부족이 일시적으로 일어나면 가슴 통증(협심증)이 일어나지만 산소 부족이 몇 분 이상 지속되면 심장마비가 일어난다. 심장에 피와 산소 공급이 줄어들게 되는 원인이 무엇일까? 아직도 해마다 수많은 환자들이 우회 수술을 받고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우회 수술이 얼마나 위험하고 충격적인 수술인지 잘 모르고 있다. 심장은 관상동맥(coronary artery)을 통해 심장 자체에 피를 공급한다. 피는 심장의 먹이가 되는 산소를 싣고 간다. 주요 관상동맥 세 개가 심장에 산소와 함께 영양을 공급한다. 오른쪽 관상동맥은 심장의 오른쪽 부위에 영양을 공급하고, 다른 두 관상동맥은 심장의 왼쪽 부위에 영양을 공급한다.(그림4) 비교적 최근까지도 살아 있는 심장을 관찰하면서 연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가 심장병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은 부검 테이블 위에서 얻어진 것이다. 누가 심장마비로 죽어 부검을 해보면 관상동맥의 한두 곳이 막혀 있었다. 이러한 폐색을 동맥경화라고도 부르는데 이것이 심장의 통증과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주원인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리고 더 깊이 분석해 보았더니 이러한 폐색을 일으키는 물질이 콜레스테롤과 그 밖의 침전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그 결과 음식물 속에 든 콜레스테롤이 혈관을 막히게 하는 주원인일 것으로 짐작하게 되었다. 수도관 안에 녹이 쌓이듯이 시간이 지나면서 관상동맥의 벽안에 침전물이 쌓여간다.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그리고 월남전에서 죽은 병사들을 부검했을 때, 젊은 병사들의 관상동맥 안에 대부분 미약한 정도의 막힘이 일어났음을 볼 수 있었다. 또 최근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보갈루사란 마을에서 사고로 죽은 어린이들의 경우에도 많은 아이들의 관상동맥이 이미 폐색되어 있었는데 콜레스테롤 수준이 높은 아이들에게서 막힘이 더 두드러졌다고 한다. 아무튼 수십 년의 긴 시간을 두고 서서히 그리고 만성적으로 이루어지는 폐색이 심장에서의 혈액의 흐름을 감소시켜 가슴 통증과 심장마비를 일으킨다. 그래서 1950년대의 외과의사들은 심장에 피의 흐름을 늘리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고안하였다. 그러나 그 매력적인 아이디어는 막힘을 일으키는 원인을 근본적으로 다루지 못하고 막힌 부위 주변에 혈액의 흐름만을 증가시키려고 하는 수술 방법이었다. 첫 번째 수술 방법은 1946년에 처음 고안했던 사람의 이름을 따라 빈네버그 수술이라고 부른다. 이 수술은 가슴 벽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과 접합시켜주는 방법이다. 이 수술법은 이론적으로 근사해 보였기 때문에 수천 번이나 시술되었다. 그러나 몇 년 후 이 수술은 별다른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수술을 받은 많은 사람들에게서 가슴 통증이 줄어들었지만 '가짜 수술'을 받았던 환자의 가슴 통증도 같은 정도로 감소되었다. 가짜 수술이란 환자를 마취하고 가슴을 열고 나선 아무런 특별한 조치도 하지 않고 그냥 꿰매어 원상태로 돌리는 것을 말한다. 1961년에는 처음으로 관상동맥 우회 수술이 실시되었다. 이 수술은 환자의 다리에서 정맥 혈관을 떠내어 관상동맥의 막힌 곳 주변에 이어주는 수술이다. 이 때문인지 1960년대와 1970년대에는 심장 외과의사가 여러 병원에서 가장 영향력이 컸던 데 반해 심장 내과의사의 영향력은 다소 내림세를 보였다. 내가 인턴이었던 때에는 우회 수술의 수요가 너무나 많아서 환자들이 수술을 받기 위해 몇 주씩 병원에 입원하여 대기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였다. 심장 외과의사들은 이 수술에 너무도 열광한 나머지 몇 년 동안 이 수술이 과연 생명을 연장시켜주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한 통제된 임상 실험에 참여하는 것조차 거부할 지경이었다.(어떤 병원에서는 심장 내과 과장이 우회 수술의 가칭 의문을 제기하는 논문을 발표한 후 플로리다로 전근되기도 했다.) 20년이 지난 1980년대 초반에 이르러서야 세 가지 중요한 논문이 발표되었는데, 이 논문들은 우회 수술이 전통적인 약물 치료와 비교할 때 심한 심장병 환자에게만 다소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다시 말해 우회 수술을 받았던 많은 환자들이 실제로는 이 수술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1987년까지 매년 20만 명이 이 수술을 받았고 수술마다 평균 3만 달러의 비용이 지출되었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그래보이스 박사와 로운 박사는 1987년 <미국 의학협회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우회 수술을 받은 환자들 네 명 중에 적어도 한 명은 수술이 불필요했던 환자들이었다고 주장했다. 우회 수술은 극단적으로 심한 심장병을 가진 환자의 생명을 연장시킨다. 그러나 무엇과 비교해서 그럴까? 모든 비교 연구가 우회 수술을 받은 환자와 심장 치료 약물(콜레스테롤 강하제 제외)을 투여 받은 환자들을 비교했을 뿐 복합적 생활 습관 변화를 시도했던 환자들과 비교한 것은 아니다. 결국 우회 수술이란 것도 심장병 발병의 원인에는 접근하지 못하는 방법일 뿐이다. 우회 수술 동안 심장마비, 뇌일혈, 감염이 발생하거나 심지어는 죽음에 이르기까지 하는 등의 새로운 문제가 발생되며, 우회 수술을 받은 환자의 3분의 1 정도에서 일시적 또는 영속적으로 신경 장애나 지능 저하와 같은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또 우회 수술을 받은 혈관의 50%가 5년 이내에 다시 막히며, 7년 후에는 80%가 다시 막힌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뇌 우회 수술을 받은 환자들에서도 뇌일혈의 사례가 늘어나는 것이 발견되었다. 이 두 수술은 대단히 값비싼 수술이고 세균에 감염될 수 있는 위험한 수술이다. 아직도 해마다 수많은 환자들이 우회 수술을 받고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우회 수술이 얼마나 위험하고 충격적인 수술인지 잘 모르고 있다. 1977년, 안드레아스 그루엔지히 박사가 풍선 혈관 성형수술(balloon angioplasty)을 개발하였는데 이 수술은 동맥 우회 수술보다는 덜 위험한 수술법이다. 이 수술은 작은 풍선을 관상동맥에 삽입한 후 이를 터뜨려 막힌 곳을 뚫어줌으로써 더 많은 피가 흐를 수 있도록 통로를 넓혀주는 수술이다. 이 수술은 환자에게 충격적 경험을 덜 주기 때문에 우회 수술보다는 개선된 방법이다. 이 수술의 도입으로 심장 내과의사는 한동안 심장 외과의사에게 빼앗겼던 명성과 위신을 되찾을 수 있게 되었다. 몇 년 사이에 전 세계적으로 많은 심장 내과의사들이 혈관 성형수술을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단 한 곳의 폐색 부위만 시술했지만 곧 여러 곳의 폐색 부위를 시술하게 되었다. 우회 수술이 처음 시작되었을 때 통제된 임상 실험을 하지 않았다고 비평했던 많은 심장 내과의사들은 혈관 성형수술의 장기 효과를 알기 위해 통제된 시험을 실시하였다. 5년 동안 혈관 성형수술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1983년에 3만2천 건이었던 것이 1988년에는 20만 건으로 늘어났으며 그에 비례하여 수술비용도 엄청나게 늘어났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심장병 발병의 원인 연쇄를 심층적으로 접근하는 데는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때때로 풍선을 터뜨리는 동안 관상동맥이 터져 응급실로 실려오는 일이 생기거나, 수술 후에 폐색이 재발되는 문제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혈관 성형수술에 의해 확장되었던 동맥 중에 3분의 1이 4-6개월 사이에 다시 막히게 된다는 것이었다. 이 수술은 우회 수술보다는 손쉽지만 여전히 값비싸고 위험하다. 또 혈관 성형수술이 심장마비를 막기 위해 고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심장마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처음 3천 건의 시술 중에 4.5%에서 수술 도중 심장마비를 보였고, 8.8%에서는 응급 우회 수술이 필요할 정도가 되었다. 심장 이식이나 인공 심장 수술도 관상성 심장병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으로 도입되었지만 이런 방법들 역시 근본 원인에 접근해 가는 데는 거리가 멀었다. 1967년 크리스천 바나드가 처음으로 심장 이식 수술을 했을 때 세상 사람들은 이 수술의 환상에 매료되었다. 이때가 심장 수술의 황금기였으며, 당시 사람들은 모든 것이 다 이루어질 수 있는 것처럼 생각했다. 그러나 불행하게 똑같은 일이 반복되었다. 이식된 심장을 신체가 거부하는 문제가 새로 나타났으며, 이식할 때는 정상적인 관상동맥을 가진 심장이라도 환자가 자신의 생활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몇 년 사이에 다시 혈관이 막히게 되었다. 거기에다 이 수술은 매우 값비싸고(한 건에 10만 달러) 세균 침입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오늘날 심장 이식 수술은 젊은 사람들이 심장 근육에 병리적 문제가 있을 때 이를 치료하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데, 이는 관상성 심장병과는 무관하다. 20년 후, 윌리엄 디브리스 박사가 바나 클라크라는 환자에게 처음으로 인공 심장을 심었다. 이 경우에도 기대를 채워주지 못하였다. 감염, 정신병, 운동의 제한성과 같은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으며, 인공 심장 안에서 혈액이 응고되거나 뇌 속 동맥이 막혀 뇌일혈을 일으키는 문제도 발생하였다. 또 이 방법은 심장 이식보다 돈이 더 많이 들고, 세균 침입 가능성 또한 높다. 수술 후에도 환자들은 커다란 펌프 장치를 매달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들은 너무나 심각하여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인공 심장 계획에 수백만 달러를 들이고 난 후 투표를 통해 결국 더 이상 계속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이 같은 여러 기술들은 모두 나름대로는 필요한 것들이다. 나도 위급한 상황에서 생명을 구해야 할 때라든가 환자가 생활 습관을 바꿀 의사가 전혀 없을 때는 이러한 방법을 추천한다. 나는 심장 내과의사와 심장 외과의사들이 이 같은 기술을 개발하고 훈련하는 데 헌신한 것에 존경과 찬사를 보낸다. 그들이 진심으로 믿고 있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 그들의 환자에 대한 최선의 봉사임에 틀림없다. 요점은 매우 간단하다. 즉 약물, 우회수술, 혈관 성형수술, 심장이식 또는 인공심장과 같은 방법은 심장병의 근원적인 원인에 접근하는 방법이 되지 못한다. 그런 까닭에 일련의 문제들이 다른 종류의 문제들로 모습을 바꿀 따름이다. 그러니 보다 효과적인 방법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심장병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부터 찾아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관상동맥의 막힘은 관상동맥의 벽에 손상이 일어나는 데서 시작된다. 그렇다면 무엇이 관상동맥의 벽을 손상시킬까?
  지금부터 심장병을 일으키는 원인 연쇄를 알아보기로 하자. 무엇 때문에 관상동맥이 막힐까? 만일 더 근본적인 원인에 접근할 수 있다면 더 효과적이고 더 값싸며, 새로운 문제나 부작용이 적은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관상동맥의 막힘은 관상동맥의 벽에 손상이 일어나는 데서 시작된다. 신체는 손상 받은 부위에 마치 반창고를 붙이는 것과 같은 생리적 작용을 하여 손상 부위를 치료해나간다. 이러한 '반창고'는 콜레스테롤, 교원질 그리고 그 밖의 물질로 되어 있다. 관상동맥의 내벽에 장기간에 걸쳐 손상이 일어나면 이 반창고 같은 덮개가 겹겹이 쌓이게 된다. 수십 년 동안 계속 이런 것이 쌓이면 관상동맥 폐색이 일어나게 된다. 이 장의 후반에서 논의되겠지만, 상처가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일어나면 처음엔 신체 스스로 치유하려던 좋은 시도가 결과적으로 오히려 신체에 파괴적이고 절망적인 상황을 부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관상동맥의 벽을 손상시킬까? 대체로 다음과 같은 요인들을 들 수 있다. 높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준, 음식물을 통해 섭취되는 과다한 양의 콜레스테롤과 포화 지방(혈중 콜레스테롤 수준과는 독립적임), 지속적인 고혈압, 니코틴 흡입. 이러한 요인들을 하나씩 검토해 보기로 하자. 최근 <미국 의학협회지>는 미국 성인의 반 이상이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콜레스테롤 수준이 높다고 경고했다. 피안에 콜레스테롤이 많으면 혈관 내벽을 폐색시킬 뿐 아니라 동맥의 벽을 손상시키기도 한다. 이 같은 유해한 작용 때문에 콜레스테롤이 관상동맥의 폐색을 일으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손꼽힌다. 최근의 <미국 의학협회지>는 미국 성인의 반 이상이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콜레스테롤 수준이 높다고 경고했다. 그러면 어떤 종류의 치료가 있는가? 사람들은 대부분-제약회사의 전문가들까지도-첫 단계의 치료는 식이요법이라는 데 동의한다. 미국 심장협회와 국립 콜레스테롤 교육원에서 발간한 프로그램의 지침에 따르면, 콜레스테롤 수준이 높은 환자는 하루 섭취하는 총열량 가운데 지방 섭취율을 40%에서 30%로 낮추고(신체가 포화 지방을 콜레스테롤로 바꾸어 놓기 때문에), 하루 콜레스테롤 섭취량을 500mg에서 300mg으로 낮추라고 충고한다. 이것이 합리적인 첫 단계 대책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런 정도의 식이요법으로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얼마 낮추지 못한다. <뉴잉글랜드 의학 잡지>에 발표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방 섭취율을 20%까지 낮추어도 콜레스테롤 의미 있는 수준으로 낮추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연구에 참여했던 의사나 환자 모두 심한 좌절감에 빠졌다. "나는 저지방, 저 콜레스테롤 식이요법을 하고 있지만 콜레스테롤 수치가 썩 달라지지 않으니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에 대해 의사들은 "그러면 이제부터 남은 평생 동안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을 듯하군요." 라고 대답할 것이다. 내가 아는 모든 의사들은 돈 버는 일보다는 사회적으로 그리고 환자들에게 유익한 존재가 되는 데 더 관심이 많다. 그런데 제약회사의 영향력이 너무나 커서 치료 방법이나 질병에 대한 인식에 큰 영향을 받는다. 제약회사는 의사의 교육에 수백만 달러를 쓴다. 제약회사는 모든 의학 잡지의 주요 광고주이다. 제약회사들은 자사 제품의 약물 효과를 검사하기 위한 임상 시험에 연구 기금을 출연하고 병원이나 의과대학에서 그 결과를 발표할 수 있도록 연구자들에게 자금을 제공한다. 만일에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생산하는 어떤 한 제약회사가 그 약물의 효과를 연구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대부분 댔다면, 연구자들은 때때로 이런 연구들을 독립적으로 감시하는 위원회의 견해와는 달리 편견을 보여줄 수 있다. 제약회사는 병원에서 열리는 간담회나 의사들의 라운지에 샌드위치나 도너츠를 제공한다. 제약회사는 자사의 견본 제품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하고, 콜레스테롤 저하의 중요성이나 콜레스테롤 강하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과학자들의 학회 모임에 스폰서 역할을 한다. 이러한 모임은 주로 휴양지에서 열리는데 여기에 참가하는 의사는 숙박비와 여흥비 외에 교통비와 잡비까지 제공받는다. 이러한 것들이 본질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제약회사에서 때로는 은근하게 때로는 노골적으로 의사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준다. "제약회사는 당신의 친구이다. 환자들은 식습관과 같은 생활 습관을 쉽게 바꾸려 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째서 당신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가? 왜 그렇게 성가신 일을 하려 하는가? 우리 회사의 약을 처방해 주는 것이 더 빨리 더 쉽게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다." 콜레스테롤 강하제는 우선 값이 비싸다. 로바스타틴과 같은 것은 한 사람의 일년치에 2,000-3,000달러가 들어가는 값비싼 약이다. 미국에는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이 1억 명이나 있기 때문에 이 약물로 모든 사람을 치료하려 한다면 정확한 추정은 불가능하지만 1년에 2,000억-3,000억 달러가 필요하다. 이 약물은 비싸다는 점 외에 부작용도 일으킨다. 로바스타틴으로 인한 단기 부작용으로 간의 손상과 백내장을 들 수 있다. 다른 콜레스테롤 강하제는 간의 이상, 메스꺼움, 위 확대증, 위통 등을 일으킨다. 그리고 이 약들이 장기적으로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콜레스테롤 수준을 낮추기 위해 때때로 니아신을 대량으로 복용하는 수도 있다. 니아신이 비타민의 일종이고 의사의 처방 없이 복용할 수 있다고는 해도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 정도로 많은 양을 복용하면 비타민의 작용보다 오히려 약물로써 작용하게 된다. 니아신의 부작용으로는 간 손상(니아신 복용을 중단하면 회복될 수 있음), 혈당에 대한 과민성, 통풍, 두통, 가려움, 피부 홍조 등을 들 수 있다. 제1장에서 말한 것처럼 콜레스테롤 강하제가 심장병을 반전시킬 수 있다고 하는 연구는 지금까지 고작 두 건밖에 보고되지 않았고 그 반전도 극소수의 환자에서만 일어났다. 1억7천만 덜러가 사용된 미국 국립 심장, 폐, 혈액 연구소의 '타입2' 와 같은 연구에서도 콜레스테롤 강하제가 관상성 심장병을 반전시키지 못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최근 콜레스테롤 강하제가 심장병을 반전시킬 수 있는지를 밝히기 위한 몇 가지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이 연구들에서 다행히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비록 그렇다고 하더라도 나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약물의 사용이 최선의 심장 치료 접근법이라고 믿지 않는다. 나는 우리가 제시하는 지침에 따라 생활 습관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 환자에게만 콜레스테롤 강하제가 보조제나 마지막 수단으로 처방한다. 우리가 제한한 심장 열기 프로그램을 실천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본다. 그 이유는 이 프로그램의 실천이 콜레스테롤 강하제보다 더 효과적이고, 이 프로그램에 뒤따르는 부작용도 좋은 것뿐인 데다가 값도 싸며, 심장병을 정서적이고 정신적인 차원에서 다루기 때문이다. 나는 지시나 명령보다 교육하고 가르치기를 좋아한다. 어떤 사람에게 심장병이 있다면 나는 이렇게 말한다. "존슨 씨, 당신은 심장병이 있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병에 어떤 방식으로든 대처하기를 바랄 테지만 만일에 당신이 복합적 생활습관 변화 쪽을 택한다면 심장병이 더 악화되지 않고 때때로 반전되는 증거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나는 생활 습관 변화가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할 때까지만 일시적으로 심장병 약을 복용하도록 권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 방법이 당신 마음에 들지 않거나 생활습관 변화를 원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콜레스테롤 강하제나 그 밖의 약을 복용할 수도 있고, 혈관 성형수술이나 혈관 우회수술을 받아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콜레스테롤 강하제가 심장마비를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두 가지 연구자 자주 인용된다. 지질 연구 클리닉의 연구와 헬싱키 심장 연구가 그것들이다. 최근 하버드 의과대학의 앨런 브렛박사는 <뉴잉글랜드 의학 잡지>에 발표한 한 보고서에서 이 두 연구의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에 관해 중요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 두 연구는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두 연구 모두 혈중 콜레스테롤 수준이 평균 290이상 되는 중년 남자들을 연구 대상으로 하였다. 또 각각 한 집단에게는 콜레스테롤 강하제인 콜레스티라민이나 젬피브로질을 주었고, 다른 한 집단에게는 아무런 효과가 없는 가짜 약을 주었다. 지질 연구 클리닉의 연구가 시작된 지 7년이 지난 후 에 나온 보고에 의하면,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복용한 1,906명 가운데 155명에서 심장마비가 나타난 데 비해 가짜 약을 먹은 사람은 1,900명 가운데 187명에서 심장마비가 나타났다고 한다(8.1% 대 9.8%). 헬싱키 연구에서는 5년 후 보고된 결과에서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복용한 2,051명 가운데 56명이 심장마비를 보인 데 반해 가짜 약을 복용한 경우는 2,030명 가운데 84명이 심장마비를 보였다(2.7% 대 4.1%). 이 데이터를 해석하면서 브렛 박사는 다음과 같은 점을 지적하였다.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먹었던 사람들은 대부분 약물 처치로 별 도움을 받지 못하였다. "약물 처지로 심장 발작을 보여주지 않을 확률은 5년 전 96%에서 5년 후 단 1%밖에 높아지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극히 미약한 효과를 얻기 위해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먹었던 것이다. 개입된 방법이 부담도 되지 않고 위험성도 없을 때는(이 책에 기술되어 있는 심장 열기 프로그램처럼) 이런 문제가 별로 중요한 것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1-2%의 작은 효과를 얻기 위해 약물을 먹도록 다루어져 왔다는 것은 새삼 주목해야 될 문제이다." "지질 연구 클리닉의 보고나 헬싱키 심장 연구의 결과에서도 전반적으로 사망률의 감소를 보여주지 못하였다." 다시 말해서 콜레스테롤 강하제의 복용은 대부분의 참여자에게서 생명을 연장하는 데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편 지질 연구 클리닉의 결과에 의하면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복용한 환자 가운데서 폭력이나 사고에 의한 사망자가 많이 발생했다. 헬싱키 연구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이 결과가 이 약물의 예기치 않은 부작용인지 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어떤 의사들은 환자의 생활습관이나 가치관을 자세하게 알아보는 것보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준을 알아보는 것이 더 쉽다고 한다. 환자들은 콜레스테롤 수준이 우리가 얼마나 오래 살고 얼마나 잘 살 수 있는가를 결정하는 수많은 변인들 가운데 하나의 변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예방 의학 주임 교수인 알렉산더 리이프 박사는 <뉴잉글랜드 의학 잡지>에 위와 같은 논제에 대해 다음과 같은 관점을 보고했다. "콜레스테롤의 평균치가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도 150이하인 사회에서는 관상성 심장병이 공시적인 건강 문제로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평균 예상 수명은 무한하지 않다. 활기차고 건강하게 사는 날이 길어지고 사망률이 감소되는 것이 보건 당국이 기대하는 가장 이상적인 목표이다. 이런 이상적인 목표 실현이 평균 예상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것은 분명하다." "콜레스테롤 수준이 높아지면 동맥경화가 일어날 가능성도 높아지지만 이것이 곧 질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위험 요인들이 콜레스테롤 수준의 증가와 감소에 영향을 미친다." 사람이 음식으로 섭취한 포화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유전적 차이에 따른다. 어떤 사람은 아무 것이나 가리지 않고 잘 먹어도 콜레스테롤 수준이 크게 높아지지 않는다. 100세 이상까지 산 사람에게 장수 비결을 물었더니 매일 아침 12개의 계란과 소시지를 먹었다고 하였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극소량의 지방과 콜레스테롤만 취해도 혈중 콜레스테롤이 올라간다. 보통 사람들은 대개 위에 든 두 극단치의 중간에 있다. 왜 그럴까? 1985년에 콜레스테롤(LDL) 수용기를 발견한 공로로 노벨 의학상을 수상한 마이클 브라운 박사와 조지프 골드스타인 박사는 이 수용기가 주로 간에 있는데 이것이 피에서 콜레스테롤을 붙잡아 퇴출시키는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콜레스테롤 수용기를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신진대사를 통해 더 효과적으로 혈중 콜레스테롤을 퇴출시킬 수 있다. 콜레스테롤 수용기가 적으면 포화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을 섭취했을 때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많이 높아지게 된다. 콜레스테롤 수용기의 수는 상당 부분 유전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나 포화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이 들어 있는 음식을 되도록 적게 먹으면 비록 유전적으로 콜레스테롤 수용기를 적에 가졌더라도 혈중 콜레스테롤이 낮아질 수 있다. 달리 말해 혈액으로부터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퇴출시키는 기능이 효율적이지 못하다 하더라도 이런 것들을 많이 섭취하지 않는다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유전적으로 높은 콜레스테롤 수준을 보여주는 사람은 5% 정도이다. 이런 경우라도 생활 습관 프로그램을 실천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우리의 프로그램을 100% 성실하게 실천했는데도 혈중 콜레스테롤이 200미만으로 떨어지지 않는 사람도 관상동맥은 열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생활 습관 요인은 콜레스테롤 수용기의 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포화 지방이나 콜레스테롤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섭취하면 '이중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음식 속의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수용기에 흠뻑 베어들 뿐 아니라 수용기의 수도 감소시키는데 이렇게 되는 것이 최악의 상태이다. 우리의 몸은 음식으로 콜레스테롤이나 포화 지방을 전혀 섭취하지 않고서도 필요한 콜레스테롤을 모두 만들어낼 수 있다. 사실 피 속에 있는 콜레스테롤의 4분의 3은 신체가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다. 약물 외에도 콜레스테롤 수준을 어느 정도까지 낮출 수 있는 물질들이 있다. 알팔파, 귀리 기울, 쌀겨, 마늘과 같은 것들이 콜레스테롤 수준을 낮출 수 있다. 살충제인 DDT가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을 높일 수 있지만 물론 이것을 추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약과 마찬가지로 이런 물질을 섭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사람들은 포화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제한하는 대신에 귀리 기울을 먹거나 수용성 섬유를 섭취하는 것이 기적처럼 자신을 보호하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준을 낮추어줄 것이라고 기대한다.(귀리 기울로 만든 머핀 중에는 초콜릿 크림을 바른 도너츠보다 지방이 더 많은 것이 있다.) 생활 습관은 바꾸려 하지 않고 이런 것들을 심장병 예방을 위한 부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잘못이다. 13년 전 내가 처음으로 연구를 시작하였을 때 한 환자가 내게 와서 "닥터 딘, 저는 오늘 아침 통밀빵으로 만든 치즈버거를 먹었어요." 라고 말하는가 하면 어떤 환자는 "나는 적색 살코기는 일체 먹지 않습니다. 지금은 스테이크를 바싹 구워 달라고 주문하죠." 라고 말했다. 심장 열기 프로그램을 실천한 많은 환자들이 보여주는 좋은 부작용의 하나는 성욕이 다시 왕성해진다는 것이다. 혈압 상승도 관상 동맥의 내벽을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폐색을 일으킨다. 혈압이 올라가면 피가 동맥벽을 밀쳐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이러한 손상에 대한 반응으로 앞에서 말한 것처럼 혈관벽에 침전물이 붙는다. 이 같은 현상은 악순환 된다. 마치 수도관에 앙금이 끼여 구멍이 좁아지면 수압이 올라가는 것처럼 동맥이 막히면 혈압도 올라간다. 또 혈압이 올라가면 갈수록 혈관벽의 손상이 심해지고 더 심하게 막히게 되어 혈압은 또 더 높아지게 된다. 혈압이 높아지면 관상성 심장병이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가 많이 발표되었다. 대부분의 의사들은 혈압 강하제를 사용하여 고혈압을 다룬다. 혈압 강하제는 혈압을 낮추는 데 유효하다. 그러나 콜레스테롤 강하제와 마찬가지로 혈압 강하제도 값이 비싸고 알게 모르게 부작용을 부르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간혹 혈압 강하제의 부작용이 치명적일 수도 있다. 의사들은 대부분 약으로 고혈압을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이에 관해 중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새로운 연구들도 있다. 최근 미국 국립 심장, 폐, 혈액 연구소는 미국 심장학회 잡지인 <하이퍼텐션>에서 혈압 강하제가 관상성 심장병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한 17가지 대규모 임상 연구 결과를 개관하였다. 17가지 연구 중에 9가지는 이완기 혈압이 105이하인 비교적 가벼운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이러한 분석을 '메타 분석' 이라고 하는데 매우 놀라운 결론이 나왔다. 평균 5.6년 동안 혈압 강하제를 복용했던 가벼운 고혈압 환자 4만 3천 명에서 나타난 결론은 약으로 혈압을 낮추는 것이 관상성 심장병의 치사율을 뚜렷하게 낮추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이 연구의 피험자 가운데 약 반수가 약물을 투여 받지 않은 비교 집단이었는데, 오히려 이들이 약을 복용한 사람들보다 치명적인 심장마비나 가벼운 심장마비 모두 적게 일으켰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놀라운 결과인가! 어째서 그럴까? 오랜 동안 다이아지드와 같은 이뇨제가 고혈압을 치료하는 가장 중요한 약으로 여겨져 왔다. 불행하게도 이뇨제는 혈당과 혈중 콜레스테롤(특히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의 수준을 높인다. 또 이 약물은 칼륨과 마그네슘의 혈중 수준을 감소시켜 급성 심장 사고의 위험률을 높일 수 있다. 심한 고혈압 환자에게는 혈압 강하제가 유익한 결과를 나타낼 것이 명백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는 가벼운 혈압 상승만 보여줄 정도이므로 이들은 우리가 제시하는 생활 습관 프로그램의 실천만으로도 유익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사람들이다. 미국 인구의 14%가 넘는 약 6천만 명이 고혈압 환자로 여겨진다. 최근 저명한 고혈압 전문가인 노먼 카플란 박사는 고혈압 환자의 80% 이상이 진료실 밖에서 혈압을 재면 낮게 나온다고 보고했다. 이런 환자들에게는 의사의 진료실이 혈압을 높이는 장소가 될 수 있다는 증거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카플란 박사는 이러한 현상을 '흰가운 고혈압(white coat hypertension)' 이라고 하였으며, 고혈압으로 진단된 한자들 가운데 최소한 20% 정도는 별도의 치료가 필요 없는 환자들이라고 하였다. 우리의 연구에서는 연구 결과를 해석하는 데 혼란을 피하기 위해 각 고혈압 환자들에게 처음부터 똑같은 약을 처방하였다. 세 번에 걸친 연구에서 우리가 발견한 것은 생활 습관 프로그램을 실천했던 환자들은 대개 혈압약의 복용을 줄이거나 아예 중단하였다는 것이다. 우리가 질병의 근본 원인에 접근하여 문제의 본질을 다룰 수만 있다면 환자는 약을 많이 먹지 않아도 될 것이다. 질병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을 다루지 않고 환자의 증세만을 일시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약을 사용하였다면 환자는 남은 평생 계속해서 약을 복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고, 복용량을 늘여가야 할 것이며, 불쾌감이나 위험스런 부작용의 가능성까지도 감수해야 할 것이다. 고혈압 강하제가 심각한 질병과 사망까지도 부를 수 있다는 연구가 많이 보고되어 있고, 식이요법, 체중 감소, 스트레스 관리, 금연, 운동과 같은 생활 습관 변화가 혈압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증거도 많이 제시되어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생활 습관 변화와 같은 비약물적 방법일 고혈압의 정도와 사망에 미치는 영향이나 콜레스테롤 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간에 걸쳐 연구한 사례가 없다. 미약한 고혈압은 흔한 사례다. 어떤 연구에서는 50대의 40% 정도가 미약한 고혈압을 나타내며, 그만큼 콜레스테롤 수준도 높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모두 약으로 다루어야 할 것인가? 부작용을 일으킬지도 모르는 약보다는 더 안전하고 건강에 도움이 되며 값싼 방법을 처방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이러한 생각을 과격한 생각이라고만 말할 수 있을까? 최근 랭포드 박사는 "혈압을 높이는 유전적인 요인과 상호 작용하는 환경적 요인만을 바꾸어도 이론적으로 고혈압을 예방할 수 있다." 라고 말하였다. 혈압과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을 많이 먹인 612명과 적게 먹인 610명을 비교한 연구가 노르웨이의 헬싱키에서 보고되었다. 약을 많이 먹인 집단에서 혈압이나 콜레스테롤과 같은 위험 요인이 평균 35% 정도 줄어들기는 하였지만 5년이 지난 시점에서 두 집단을 비교해 보았더니 많이 먹인 쪽이 오히려 두 배나 높은 심장병 발병률을 보였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나도 때때로 혈압 강하제와 함께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처방하지만 일차적 치료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심한 고혈압 환자(혈압이 160/100 이상)나 이미 말초 기관에 장애가 온 환자(예컨대 심장이 확대되었거나 신장에 장애가 있다거나 눈에 장애가 있는 환자)에게는 심장 열기 프로그램을 추천하는 동시에 약을 사용하여 고혈압을 다룬다. 심장 열기 프로그램을 실천하는 환자들에게는 혈압이 눈에 띄게 낮아지기 때문에 진행 과정을 살펴보면서 약의 복용을 서서히 멈추도록 한다. 심장 열기 프로그램을 실천한 많은 환자들이 보여주는 좋은 부작용의 하나는 성적 무력감을 빚을 수 있는 혈압 강하제나 심장 치료제의 양을 줄이거나 아예 복용을 중단하기 때문에 성욕이 다시 왕성해진다는 것이다. 또 어떤 환자들은 관상 심장 동맥의 막힘이 풀림과 동시에 음경에 피를 공급하는 동맥의 막힘도 풀리게 된다. 심장병이라고 명백하게 진단 받기 이전부터 발기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므로 만일에 관상동맥을 개선하기 위해 생활 습관을 바꾸기를 주저한다면 성 기능을 개선하기 위해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이 어떨까? 어째서 흡연이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을까? 담배를 피울 때 나오는 니코틴과 그 밖의 유해 물질은 피로 흡수되어 관상동맥의 내벽을 손상시킨다. 사람들은 흡연이 폐암의 주요 원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남자와 여자 모두 흡연 때문에 폐암에 걸려 죽는 사람보다 심장병에 걸려 죽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흡연을 하면 연기가 폐속으로 들어가므로 흡연이 폐암을 일으킬 것이란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어째서 흡연이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을까? 담배를 피울 때 나오는 니코틴과 그 밖의 유해물질은 피로 흡수되어 관상동맥의 내벽을 손상시킨다. 이 장의 뒷부분에서 다시 언급하겠지만 니코틴은 관상동맥을 수축시키고 이 동맥속의 피를 응고시킨다. 금연을 원하는 환자들에게 많은 의사가 제일 먼저 권하는 치료법은 무엇일까? 니코틴 껌이란 약물이다. 그러나 니코틴이 관상동맥의 내벽을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흡연보다 니코틴 껌이 심장에 더 좋을 리가 없다. (폐는 이 껌을 더 좋아할지 모르지만) 물론 금연이란 쉽지 않다. 그런데 나는 환자들이 복합적 방법으로 자신의 생활 습관을 바꾸기를 원하면 금연이 의외로 쉬워지는 것을 보았다. 처음에는 환자들이 "어떻게 한꺼번에 다이어트도 하고, 운동도 하고, 스트레스 관리 기법도 배우고, 담배까지 끊을 수 있겠느냐?"라고 질문한다.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느낄 때 담배를 피우는데, 담배를 피우지 않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법을 알게 되면 담배끊는 것이 쉬워진다. 또 복합적 생활 습관 변화를 시도하게 되면 흡연에 따른 유해한 효과를 잘 느끼게 되고 금연 후에 기분이 훨씬 좋아졌다는 것을 알게 되어, 강한 흡연 욕구와 금연해야 된다는 생각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일상적 갈등이 쉽게 해결될 수 있다. 관상동맥의 폐색 외에도 심장에 피의 공급을 줄어들게 하는 요인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1970년대 말에 아틸리오 마세리 박사는 심장병의 원인이 과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역동적이고 복잡하며, 폐색 이외에도 심장으로 들어가는 피를 감소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다른 메커니즘이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는 관상동맥이 납으로 만든 파이프처럼 딱딱한 것이 아니라 탄력성이 있고 수축성이 있는 평활근과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관상동맥에 수축이 일어나 피의 흐름을 역동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하였다. 그 같은 수축을 관상동맥 경련 또는 단순히 경련이라고 부른다. 콜레스테롤이나 다른 침전물에 의해 이미 막혀 있는 관상동맥에서는 매우 작은 혈액 응고만 일어나도 심장마비가 생기기 쉽다. 관상동맥이 경련을 일으키며 동맥의 내벽이 손상을 입을 수 있다. 그러면 그 부위에 콜레스테롤이 붙고 침전물이 쌓인다. 이렇게 하여 출혈성 플라크라고 부르는 또 하나의 메커니즘이 작용하게 된다. 다시 말해 경련이 관상동맥 내면에 심각한 상처를 만들어 혈관 벽 속에 출혈이 일어나고 이에 따라 동맥벽의 안쪽이 부풀어오르기 때문에 피의 흐름이 막히게 된다.(그림 5)
  우리 몸에서는 위에 든 메커니즘들이 연합해 작용한다. 관상동맥이 70% 정도 막히면 피가 동맥 속에서 조금만 응고되어도 심장으로 가는 피의 흐름이 줄어들거나(가슴 통증의 원인) 완전히 끊긴다.(심장마비의 원인) 더구나 관상동맥이 많이 막히면 막힐수록 작은 심장 경련만 생겨도 심장으로 가는 피가 줄거나 쉽게 끊긴다. 이 모든 메커니즘들은 상호 작용하며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의료계가 이를 받아들임에 따라 의사들은 이러한 기제가 작동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예컨대 아스피린은 오랫동안 혈관 응고를 막는 약품으로 취급되었다.(외과의사들이 환자들에게 수술 전에 아스피린 복용을 금하는 것은 아스피린이 혈액 응고를 막아 출혈의 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다.)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오랫동안 아스피린을 복용한 환자의 경우 출혈이 염려됐는데 이것은 아스피린이 가진 부작용으로만 생각되었다.(미국 사람들이 1년에 복용하는 아스피린 양은 무려 1,360만 킬로그램이 넘는다.) 최근에서야 의사들은 아스피린이 심장 혈관에서 피가 응고되는 것을 막아줌으로써 심장마비를 줄일 수 있다는 데 놀라워하기 시작하였다. 아스피린이 심장마비를 예방하는지 알아보기 위한 대규모의 임상 연구가 이루어졌다. '의사들의 건강 연구'라고 부르는 이 연구에서는 2만 2천명의 의사를 두 집단으로 나누었는데, 한 집단의 의사들에게는 이틀에 한 번씩 아스피린을 복용하게 하였다. 이들에게 연구가 완료될 때까지 자기가 어떤 약을 먹었는지 모르게 하였다. 두 집단 모두 생활 습관을 바꾸라고 요청하지는 않았다. 5년이 지난 후 아스피린 복용 집단은 가짜 약 복용 집단에 비해 치명적이지 않을 정도의 미약한 심장마비가 44%나 적게 발생하였다. 윤리적 이유 때문에 연구가 일찍 종결되었지만 이 사실은 뉴스거리가 되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아스피린을 복용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이 연구의 결과를 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아스피린이 심장마비 발작의 위험은 낮추었을지는 모르지만 뇌 속 혈관의 출혈 곧 뇌일혈 발생의 위험은 높였음을 알 수 있다. 아스피린을 복용한 집단은 가짜 약 복용 집단보다 뇌일혈 발생이 두 배 정도 더 많았다. 또 급성심장사의 사례도 아스피린 복용 집단이 두 배 정도나 더 많았고, 위나 장의 궤양 또한 두 배 정도 더 많았다. 아스피린 복용 집단이 심장 마비 발생은 낮았지만 심장병이나 다른 질병으로 사망한 수를 고려하면 두 집단 사이에 의미 있는 차이가 없다. 이와 비슷한 결과가 영국 의사를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에서도 발견되었다. 이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콜레스테롤이나 다른 침전물에 의해 이미 막혀 있는 관상 동맥에서는 매우 작은 혈액 응고만 일어나도 심장마비가 생기기 쉽다. 그러므로 이미 관상동맥이 굳어 있는 사람에게 혈액 응고가 일어난다면 치명적인 것이다. 아스피린이 혈전 형성을 방해함으로써 심장마비를 감소시킨 것이라면 같은 이유로 위, 뇌, 심장에서 출혈의 위험을 상대적으로 높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이 장을 통해 계속 논의해온 것과 동일한 모델을 적용한다면 아스피린의 복용은 우회 수술보다 심장병의 원인 연쇄에 단 한 단계 더 깊이 접근한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여기서도 새로운 문제들(뇌일혈, 소화기 출혈, 심장 급사 등)이 생기고 기존의 문제들(아스피린이 관상동맥 경화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관상동맥 폐색이 계속된다.)도 일어난다. 그러나 원인 연쇄에 한 단계 더 깊이 접근했기 때문에 아스피린 처방은 우회 수술보다는 더 값싸고 덜 위험한 방법임에는 틀림없다. 생선 기름도 혈액 응고를 억제한다. 그린란드에 사는 에스키모가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먹는데도 불구하고 관상성 심장병의 발생률이 비교적 낮다는 사실은 오랫동안 알려져 왔었다. 과학자들은 이들이 섭취하는 생선 기름에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이 들어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에스키모들이 불구덩이 주변에 둥글게 모여 앉아 고래의 지방을 잘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생선 기름 캡슐을 선전하는 광고가 TV에 등장하였다. 이 광고에서 에스키모가 세계에서 뇌일혈이 가장 많다는 것은 언급하지 않았는데 이는 큰 잘못이다. 또 생선기름은 콜레스테롤 수준도 높았다. 칼슘-통로 차단제(calcium-channel blockers)로 알려진 새로운 계열의 약이 관상동맥 경련으로 생기는 출혈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다른 심장치료 약들처럼 이 약들도(칼란, 카디젬, 프로카디아) 유용하지만 값이 비싸고 부작용이 있으며, 질병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의 해결에는 큰 도움이 될 수 없다. 새롭게 밝혀진 것은 음식이 심장에 미치는 영향은 몇 년씩 걸리는 장기적인 과정이 아니라 매우 빠른 시간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제부터 원인 연쇄의 또 다른 단계로 들어가 보자. "어떻게 하면 관상동맥이 막히는 것을 예방할 수 있을까? 혈액 응고는 왜 생기며 관상동맥은 왜 경련하는 것일까? 무엇이 관상동맥의 폐색을 일으키는 메커니즘을 작동하게 할까?" 등과 같은 더 흥미롭고 근본적인 물음이 제기된다. 내게 특히 흥미로운 것은 생활 습관 요인이 심장병이나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모든 메커니즘을 작동하게 한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우리가 무엇을 먹고, 어떻게 스트레스에 반응하고, 얼마나 많이 운동을 하고, 흡연이나 음주 습관은 어떠하며, 어떤 약을 복용하는가에 따라 심장병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생활 습관이 관상동맥 경련과 혈액 응고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몇 가지 예를 들어보기로 하자.
  음식물. 앞에서 말했듯이 포화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면 관상동맥의 경화를 일으키게 된다. 심장병 발생에 미치는 음식의 영향은 오랫동안 연구되었다. 새롭게 밝혀진 것은 음식이 심장에 미치는 영향은 몇 년씩 걸리는 장기적인 과정이 아니라 매우 빠른 시간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단 한끼만 기름기나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먹어도 트롬보센(thromboxane)이라는 호르몬이 나오는데 이 호르몬은 동맥을 수축시키고 혈액 응고를 가속화한다. 왜 심장병 환자가 기름기가 많은 식사를 하고 난 후 가슴 통증을 많이 겪으며, 어째서 명절 뒤에 응급실로 실려오는 심장병 환자가 그렇게 많은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문제는 심장 열기 프로그램대로 실천하면 빠르게 개선될 여지가 있다. 누구나 스스로를 치유하기 위해 다양한 생활 습관을 임의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연구를 통해 우리는 심장에 대한 혈액의 흐름이 단 몇 주일 안에도 좋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우리 프로그램에서 추천한 음식은 지방과 콜레스테롤 함량이 매우 낮기 때문에 환자의 동맥을 확장시켜 더 많은 양의 피가 자유롭게 흐를 수 있도록 돕는다.
  니코틴. 담배에 들어 있는 니코틴은 관상동맥의 내벽에 손상을 입힐 위험이 클 뿐만 아니라 혈액 응고를 촉진하고, 혈관을 수축시켜 폐색을 이룬다. 최근 주디스 옥킨 같은 사람은 금연이 심장마비의 위험을 급속도로 감소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금연 3년 후에는 심장병 발병 위험률이 64% 정도 줄어든다고 한다. 어째서 그럴까? 니코틴이 심장마비를 부르는 일차 이유는 이것이 혈관 폐색을 일으키기 때문이라기보다는 혈액 응고와 관상동맥의 경련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금연하면 니코틴이 몸밖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혈액 응고나 관상동맥 경련의 위험성이 급속하게 낮아진다. 최근 리 로젠버그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흡연 여성이 금연하면 금연 3년 후 심장마비 발병 위험률이 비흡연자 수준으로 되돌아간다는 반가운 사실을 보고한 바 있다.
  흥분제. 코카인과 암페타민은 동맥 수축, 혈액 응고, 출형성 침전물을 불러오는 가장 강력한 흥분제이다. 돈 로저스, 렌 비아스 같은 사람들은 매우 건강하고 젊었지만 함부로 코카인을 흡입함으로써 관상동맥이 수축되어 치명적인 심장마비가 일어나 마침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동맥 폐색이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심장마비가 일어났다. 근육질이고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도 관상동맥이 이미 막혀가고 있다면 건강하다고 할 수 없다. 그 밖의 흥분제, 예컨대 카페인과 같은 것도 코카인과 비슷한 작용을 하지만 그 정도가 아주 미미할 따름이다.
  운동. 관상동맥이 굳어 있는 사람은 운동을 할 때 혈액이 응고하거나 동맥이 수축하기 쉽다. 조깅을 하는 도중(짐 픽스) 또는 농구를 하는 동안(페트 마라비치) 유명한 운동 선수들이 급사한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운동하지 않고 쉬고 있을 때 이러한 메커니즘이 잘 발동하지 않는다. 평소 고지방 음식을 먹고, 흡연을 하고, 스트레스 관리를 소홀히 하고, 흥분제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심한 운동을 하면 심장 급사의 위험이 커진다. 반면에 여러 가지 생활 습관 변화와 함께 알맞은 수준으로 운동을 하면 매우 유익하다. 운동의 위험은 운동 강도와 비례하므로 알맞은 수준의 운동을 해야 유익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스트레스. 스트레스가 과연 심장병을 일으킬까? 대부분의 의사와 과학자들이 심장병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음식, 운동 부족, 흡연을 손꼽으면서도 정서적 스트레스의 중요성은 극히 최근에 와서야 안정하게 되었다. 따라서 그 동안 스트레스와 심장병을 관련지어 연구한 경우가 극히 드물었는데, 지난 몇 해 사이에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아직도 심장 재활 프로그램들 대부분에서 스트레스 관리 기술을 가르치지 않으며, 의사들도 환자에게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기술을 배우라고 충고하지 않는다. 스트레스는 급성과 만성 두 가지가 있다. 사람의 몸은 만성 스트레스에 비해 급성 스트레스에 잘 대처할 수 있도록 진화되어왔다. 우리 몸은 정서적 스트레스나 신체적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싸우거나 도망하는 반응(fight or flight response)' 과 같은 일련의 복잡한 메커니즘을 작동시킨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우리 몸은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한다. 첫째 방법은 뇌와 심장을 연결하는 길을 교감신경계라 부르는데, 이 신경계는 심장에 있는 수용기를 자극하여 더 빠르고 강하게 심장을 박동케 하여 관상동맥을 수축시킨다. 다른 방법은 호르몬에 의한 방법이다. 뇌가 부신과 같은 내분비선을 자극함으로써 아드레날린과 코티졸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고, 이 호르몬이 심장에 와 닿게 된다. 급성 스트레스는 아드레날린과 아드레날린의 사촌 격인 노르아드레날린의 분비를 촉진시키는 반면 만성 스트레스는 코티졸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이 같은 호르몬이 분비되기 시작하면 우리 몸에는 다음과 같은 생리적 반응이 일어난다.
  근육이 수축되어 '전투적 자세'를 취함으로써 상처를 입었다 하더라도 몸이 잘 보호될 수 있도록 한다.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박동할 때마다 뿜어져 나오는 혈액의 양이 늘어나 '싸우거나 도망하는' 데 더욱 많은 힘과 에너지를 공급한다. 호흡이 빨라져 역시 '싸우거나 도망하는' 데 더 많은 산소를 공급한다. 소화 계통의 활동이 멈추어져 더 많은 피와 에너지를 '싸움이나 도피' 와 관련 있는 거대 근육으로 돌려준다. 눈동자가 확대되어 사물을 더 잘 볼 수 있게 하며, 청각과 같은 다른 감각 기관도 예민해진다. 만일에 배에 상처를 받으면 감염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오줌과 똥을 누고 싶은 욕구가 커진다. 팔이나 다리의 동맥이 수축됨으로써 팔과 다리에 상처를 입었더라도 출혈이 줄어들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손발이 차지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혈액을 더욱 빨리 응고시켜서 상처를 입었다 하더라도 출혈이 줄어든다. 이러한 반응 기제는 위험으로부터 생명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오랜 세월에 걸쳐 진화해온 것이다. 위험이 뚜렷해지고 임박하면 이 기제가 작동된다. 그림 6에 급성 스트레스를 그래프로 나타내었다. 만일에 당신이 건널목을 건너려고 하는데(지점1) 갑자기 당신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려오는 자동차를 보았다고 하자. 이때 근육이 긴장되고, 힘이 치솟는 듯한 느낌을 가진다. 그리고 당신은 자신도 모르게 뒤로 물러선다. 물러서다가 신문 판매대 위에 쓰러져 손가락에 상처를 입었으나 피가 곧 멈춘다.(지점2) 당신은 그 짧은 동안에 '싸움이냐 도망이냐 하는 메커니즘(fight or flight mechanism)'의 도움으로 생명을 구했다.l 그렇게 생명을 구하고 위험을 넘기고 나면 우리 몸은 부 교감신경계의 보상적인 반응을 경험하게 된다.(지점3) 그래서 무릎에 힘이 빠져 나른해지고, 근육이 풀리며, 동맥이 늘어나는 것이다. 그랬다가 몇 분이 지나면 처음 상태로 되돌아간다.(지점4) 불행하게도 오늘날 정서적 스트레스는 급성적인 것보다 만성적인 것이 더 많다. 지난 10년 사이에 삶의 속다가 엄청나게 빨라져 이른바 가속 증후군(acceleration syndrome)이란 것이 나타나게 되었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서처럼 우리는 한 장소에 가만히 머물러 있으면서도 계속 급하게 서둘러 가려고 한다. 페더럴 익스프레스가 밤을 달려 전 세계 곳곳에 물건을 배달하고 있고, 편안한 안식처로 생각했던 집이나 자동차에도 전화와 팩스와 컴퓨터가 놓이게 되었다. 휴대 전화나 노트북 컴퓨터 같은 것이 완전히 대중화되었다. 이제는 어디나 사무실이다. 물론 이러한 고도의 기술 개발을 비난할 수는 없다. 고도의 기계화 장비가 작업 환경 선택에 탄력성을 줌으로써 스트레스를 줄여줄 수 있다. (나도 팩스, 휴대전화, 노트북컴퓨터를 가지고 있는데 이 장비로 실외에서도 작업이 가능하다.) 기계가 우리의 삶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다. 우리 몸 안의 기계 장치는 대단히 훌륭하다. 그러나 우리 몸이 이렇듯 잘 만들어져 있다고는 해도 만성 스트레스에는 잘 대처하지 못한다. 현대 생활에서는 어떤 일의 스트레스에서 회복되기도 전에 또 다른 스트레스에 휩싸이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그림 7에 만성적 스트레스의 그래프가 예시되어 있다. 이것은 존스라는 한 평범한 사나이의 하루 생활을 보여주는 것이다.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능력과 이완하는 능력, 이 두 능력은 건강 유지를 위해 똑같이 중요하다. 존스 씨는 몹시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이다. 이른 아침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지만 중요한 아침 회의에 늦었다. 간밤에 서머타임이 시작되어 출근 시간이 한 시간 앞당겨졌으나 시계 바늘을 당겨 놓지 않았던 것이다. 급히 면도를 하면서 라디오를 듣는데 한 항공사의 비행기가 비행 도중 동체의 중요 부품이 빠져나갔다는 뉴스가 들려왔다. 그는 바로 내일 이 항공사의 비행기로 여행할 계획이었으므로 너무나 놀란 나머지 면도칼을 잘못 놀려 얼굴에 상처를 내 피가 흘러내렸다. 잔뜩 화가 나서 "빌어먹을 면도기!" 하고 욕설을 퍼부었다. 아침 식사를 하면서 신문을 읽는데 그가 가진 주식이 폭락했다는 뉴스를 보고 앞으로 어떻게 주택부금을 내야 할지 그리고 아들놈 대학은 어떻게 보내야 할지 자신이 없어졌다. 식사를 하면서 가족과 함께 대화할 시간도 없었다. 이미 너무 늦었기 때문에 계란 두 개, 베이컨 몇 조각, 토스트 커피 한 잔을 황급히 먹고서는 집을 나섰다. 이번에는 출근길에 말썽이었다. 교통 혼잡으로 회사까지 가는 데 어제보다 시간이 더 많이 걸렸다. 회의가 끝날 때, 그러니까 출근 시간보다 한 시간쯤 늦게 회사에 도착하였다. 사무실로 들어서는 그를 사장과, 그와 경쟁 상태에 있는 동료가 냉소를 지으면서 노려보고 있었다. 시선을 피하며 자기 자리로 가려는데 비서가 불러 세우더니 다섯 시간 전부터 긴급히 처리해달라는 주문이 와 있다고 하며 서류 더미를 내밀었다. 자, 이제부터 오늘의 일과와 공식적인 전쟁을 치러나가야 할 판이다. 정말 정신 없이 하루가 시작되고 있었다. 스트레스 기제가 만성적으로 작동하면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되었던 반응이 오히려 해로운 것이 되어 심하면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다. 동맥 수축 반응이 팔다리뿐만 아니라 심장에도 일어날 수 있으며 혈액 응고 반응이 관상동맥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그러므로 만성적으로 심한 정서적 스트레스가 일어나는 동안에는 목, 등, 어깨 같은 큰 근육은 물론 관상동맥과 연결되는 평활근(관상동맥의 경련이 일어나는)과 심장근의 섬유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근육이 수축된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앤드류 셀윈 박사와 런던 해머스미스병원의 존 디어필드 박사는 심장병 환자의 심장으로 들어가는 피의 흐름을 재기 위해 심장 PET 관찰을 했다. 환자를 단층 촬영하는 중에 환자에게 간단한 산수 문제를 풀어보라고 주문하였다. 간단한 계산 문제를 푸는 것과 같은 스트레스도 심장으로 흘러 들어가는 피의 양을 뚜렷이 낮추었다. UCLA 의과대학의 알란 로잔스키 박사는 관상성 심장병을 가진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장이 효과적으로 뛰지 못하게 된다는 사실도 발견하였다. 앞장에서 간단하게 언급한 것처럼 스트레스와 심장의 관계에 대해서는 많은 오해가 있다.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능력과 이완하는 능력, 이 두 능력은 건강 유지를 위해 똑같이 중요하다. 이것은 한가한 마음을 갖고 뒤로 물러서서 스트레스를 피하고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흥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아니라 흥분과 이완이 모두 정상적인 반응이란 뜻이다. 이상적인 반응은 위험하거나 곤란한 상황에 직면하면 재빠르게 효과적으로 반응한 후 금방 이완 상태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은 이완하는 것보다 서둘러대는 데만 익숙하다. 급성 스트레스를 받는 동안에는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 같은 호르몬이 분비되어 많은 에너지를 발생시키고 위험에 직면하여 명쾌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러나 이 상태에서 본래의 안정 상태로 되돌아올 능력, 곧 이완할 능력을 잃어버리면 스트레스 반응이 계속 활성화된다. 이렇게 되면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 수준이 계속 높아져 불안과 불쾌감이 생기고, 관상동맥이 수축되며 혈액 응고가 늘어난다. 또 과다한 코티졸과 그 밖의 스테로이드 호르몬이 생성되어 동맥의 급격한 폐색과 함께 정서적 우울감, 성적 무력감, 여드름, 면역 체계의 이상 같은 증상을 부른다. 이러한 영향들은 다이어트나 그 밖의 다른 요인들과는 관계가 없이 일어난다.(근육 발달을 돕기 위해 스테로이드 호르몬 주사를 맞은 운동 선수들에게 관상동맥 폐색이 잘 일어나는 것이 발견되었다.) 최근 연구들에 의하면, 정상적인 관상동맥 벽에는 '내비-분피 이완 물질(endothelium-derived relaxation factro : EDRF)' 이라 부르는 물질이 생성된다. 이 물질은 관상동맥을 넓혀서 더 많은 피가 심장으로 흘러들게 한다. 관상동맥의 벽이 굳어져 손상을 받으면 EDRF의 생성이 줄어들어 동맥이 수축되고 관상도맥으로 흐르는 피가 줄게 된다. 결과적으로 경화된 관상동맥은 스트레스에 과민 반응을 보이게 된다. 다시 말해 같은 양의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더라도 부분적으로 차단된 관상동맥은 정상 동맥에 비해 더 많이 수축될 수 있다. 곧, 관상동맥의 폐색이 만이 생기면 EDRF의 분비가 줄어들고, 관상동맥이 폐색된 곳에는 경련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 교감신경계의 자극이 커져도 EDRF가 많이 분비되어 관상동맥이 늘어난다. 그러나 이미 관상동맥에 폐색이 일어난 사람은 운동하는 동안 관상동맥이 수축되어 손상된 부위가 더 악화될 수 있다. 이것은 경화로 안에 부분적으로 폐색된 관상동맥 부위에서 EDRF가 적게 분비되기 때문이다. 흡연 또한 EDRF의 생성을 감소시킨다. 데이비드 해리슨 박사는 원숭이에게 콜레스테롤이 많이 든 음식을 먹이면 관상동맥 폐색이 일어나고 EDRF의 생성이 감소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그는 원숭이에게 저지방, 저 콜레스테롤 음식과 같은 치유 음식을 먹였더니 원숭이의 관상동맥은 일부밖에 반전되지 않았지만 EDRF의 분비 수준은 정상으로 되돌아온다는 사실도 발견하였다.
  스트레스가 관상성 동맥 폐색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가장 과학적으로 보여준 증거는 보만 그레이 의과대학의 제이 카플란 박사와 토머스 클락슨 박사와 그 밖의 여러 학자들의 연구에서 나왔다. 카플란 박사는 시노몰구스 원숭이(Cynomolgus monkey)를 대상으로 연구하였다. 이 원숭이는 관상성 동맥의 폐색이 일어나는 양상이 사람과 매우 비슷하다. 이 원숭이들도 사람처럼 복잡한 사회 조직을 이루고 살아가며 그들 나름의 사회적 위계와 계급을 가지고 있다. 연구자들은 이 원숭이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싸움의 결과와 개별 원숭이 사이의 경쟁력을 비교하여 사회적 등위를 매겼다. 싸움이나 경쟁에서 이긴 원숭이를 패자에 대한 승자로 등위화시킨 것이다. 첫 실험에서는 원숭이 30마리를 두 집단으로 나누었다. 그 중 한 집단의 원숭이에게는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주는 불안정한 사회 환경을 마련해 주었고, 나머지 원숭이들에게는 스트레스를 주지 않았다. 이 두 그룹에게 고지방, 고 콜레스테롤의 전형적인 미국식 음식을 먹였다. 스물 두 달이 지난 후 만성적 스트레스를 받은 그룹에서 지배적이고 공격적이며 경쟁적이었던 원숭이들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집단의 원숭이의 비해 두 배 이상 심각한 관상동맥 폐색이 일어났다. 지배적이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원숭이는 같은 집단에 속한 비 지배적 원숭이에 비해서도 두 배 이상의 관상동맥 폐색을 보였다. 혈압이나 콜레스테롤 수준도 큰 차이를 보였다. 연구자들은 이번에는 지방이 비교적 적은 음식을 먹이기 시작했다. 기대했던 대로 첫 연구에 비해 관상동맥의 페색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지배적이고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받았던 원숭이들은 비 지배적인 집단의 원숭이에 비해 관상동맥이 많이 페색 되었다. 또 스트레스를 받은 원숭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원숭이에 비해 혈압과 콜레스테롤이 더 높았다. 만성 스트레스는 또 에스트로겐의 분비를 줄이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여성은 월경 주기가 불규칙하게 된다. 연구자들은 "우리는 관상동맥 경화에 미치는 심리-사회적 영향이 음식에 들어있는 많은 지방이나 콜레스테롤과는 상관이 없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원숭이에게 기름기와 콜레스테롤이 낮은 음식을 먹이더라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관상동맥 폐색이 생긴다는 것이다.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먹이면서 스트레스까지 많이 받으면 동맥 폐색이 일어날 위험이 30배나 커진다고 한다. 그러므로 연구 대상이 되었던 원숭이들에게는 스트레스와 음식이 둘 다 관상동맥 페색을 일으키는 데 큰 영향을 미쳤던 것이다. 잇따른 실험에서 카플란 박사는 만성 스트레스가 원숭이의 동맥벽에 콜레스테롤의 투과성을 높인다는 사실도 발견하였다. 다시 말해 스트레스가 관상동맥에 더 많은 콜레스테롤을 흡수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또한 스트레스는 HDL이란 '좋은' 콜레스테롤의 수준을 낮춘다. 연구자들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심장 박동률이나 혈압이 가장 높아지는 원숭이가 관상동맥 폐색이 가장 심각하다는 사실도 발견하였다. 지배적이고 만성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원숭이는, 이완 상태에서 스트레스 상태로 바뀌게 되었을 했을 때 심장 박동률의 변동폭이나 혈압의 변동폭이 가장 컸다. 지배적 원숭이에게는 연구자의 출현을 보는 것 자체가 심장 박동률을 뚜렷이 높이는 스트레스의 조건이 되었다.(로버트 엘리엇 박사는 이처럼 스트레스에 쉽게 반응하는 사람을 '성마른 반응자' 라고 부른다. 그의 연구에 의하면 성마른 반응자가 심장병으로 죽을 위험률이 가장 높다.) 지배적 원숭이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통제력을 지키려고 애쓰기 때문에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다. 지배적 원숭이는 새로운 원숭이가 집단에 들어올 때마다 자신의 지위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싸워야 한다. 이러한 상황은 사람이 회사나 그 밖의 조직에서 겪는 상황과 닮은 점이 많다. 원숭이나 사람 모두에게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을 많이 분비하게 하여 관상동맥의 폐색을 일으킨다. 만성 스트레스는 또 에스트로겐의 분비를 줄이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여성은 월경 주기가 불규칙하게 된다. 여성에게 에스트로겐의 감소는 심장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카플란 박사의 실험에서는 복종적인 원숭이 암컷이 지배적인 원숭이 수컷과 같은 정도로 관상동맥 경화에 걸린다는 사실도 발견되었다. 복종적인 암컷 원숭이의 절반 정도가 월경 주기에 이상이 생겼고, 그들 대부분에서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적었으며, 그 밖의 다른 여러 부작용을 보였다. 지배적인 원숭이 수컷은 다른 원숭이 보다 혼자 있는 시간이 더 많다. 반면에 다른 원숭이와 몸을 많이 부비거나 몸치장을 자주 하는 원숭이는 심장병에 걸리는 경우가 더 적다. 외딴 상자에 혼자 살게 한 암컷 원숭이는 다른 암컷 원숭이보다 동맥경화가 두 배 이상 더 많았다. 러시아의 보리스 라핀과 제냐 체르코비치 박사는 수컷 원숭이를 외딴 상자에 넣고 자신의 배우자와, 경쟁자인 다른 수컷 원숭이가 교미하는 장면을 강제로 보게 하였다. 이런 잔인한 상황을 4-5개월 겪고 나면 고립된 수컷 원숭이는 관상동맥 폐색, 고혈압, 심장 발작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고 한다. 외로움을 겪은 원숭이에게 심장병이 더 많이 생긴다면 이러한 논리는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도 혼자 외톨이로 있다고 느낄 때 가장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므로 외로운 사람이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 우리는 이 문제를 다음 장에서 더 자세하게 살펴볼 것이다. 아발라 시바이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베이루트에서 전쟁 스트레스에 14년 동안 시달렸던 사람들은 그 같은 스트레스에 시달리지 않았던 사람들에 비해 관상동맥 폐색이 유난히 많았다고 했다. 코넬대학의 피터 슈널 박사는, 어떻게 조정해볼 수도 없이 하루하루 업무를 처리해내야만 하는 심한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고 있는 노동자들이 고혈압이 될 확률이 3배 이상 더 높다고 한다. 이처럼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에게는 심장이 두꺼워지거나 확대되는 병징도 나타난다. 심장병으로 죽는 사람 중에 40%는 자신이 죽을 때까지 심장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조차 모른다. 심장병으로 죽는 사람 중에 40%는 자신이 죽을 때까지 심장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조차 모른다. 심장병으로 돌연사 하는 경우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첫째는 심장으로 흘러 들어가는 피가 줄어들어 심장마비가 일어나는 것이고, 둘째는 심장이 불규칙적으로 뛰는 것이다. 급성 심장마비도 지금까지 이야기한 심장마비와 같이 생활 습관 요인이 원인으로 작용하며, 불규칙적인 박동 곧 부정맥도 그러하다. 불규칙적인 박동에는 매우 위험한 경우와 별 위험이 없는 두 가지 타입이 있다. 누구나 때때로 박동이 그냥 건너뛰어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것은 위험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심실 세동이라 불리는 매우 위험한 불규칙한 박동이 있다. 이것은 심장으로 들어가는 피가 관상동맥 폐색이나 혈액 응고 또는 경련 때문에 갑작스레 줄어들어 심장마비까지는 아니어도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진 경우이다. 심실세동은 정서적 스트레스나 흥분제 복용에 의해 심장의 전기적 전달 기제에 장애가 생겼을 때도 일어날 수도 있다. 하버드 의대의 버나드 로운 박사는 개의 경우에 실험자를 보는 것과 같은 가벼운 스트레스만으로도 심실 세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실험 결과를 보여주었다. 베일러 의대의 엔트먼 교수는 돼지의 경우, 관상동맥에 흐르는 피가 줄어들어 있을 때 정서적 스트레스를 가하면 심실 세동이 일어나지만 비록 피가 줄어들어 있더라도 친근하고 포근한 환경에 돼지를 옮겨 놓으면 급성 심장사를 예방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마이클 브로드스키 박사가 <미국 의학협회지>에 보고한 논문에 의하면, 그는 생명이 위급할 정도의 부정맥은 있으나 관상동맥 폐색은 없는 환자 여섯 명을 연구하였는데 그 중 다섯 명은 심한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은 환자였다. 예컨대 한 환자는 크메르 루즈가 국민들을 학살하고 있는 동안 남편과 여섯 자식들과 떨어져 지낸 캄보디아의 한 난민이었다. 이 부인은 수용소에서 아이들과 상봉하는 순간 기절을 한 뒤에 심장이 불규칙적으로 뛰기 시작하였다. 하버드 의대의 토머스 그레보이스 박사는 그의 환자 가운데 한 사람은 농구 게임이 끝나는 순간 치명적인 부정맥이 발생했다고 한다. 최근 일본 정부는 과로로 인한 급성 심장사 연구에 2천만 달러를 출연하였다. 한편 부정맥을 치료하려고 사용하는 약물이 오히려 부정맥과 심장 급사를 부르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사용하는 약물이 환자에게 도움이 될지 안 될지를 예측하는 방법은 없다. 근래에 미국 국립보건원이 스폰서가 되어 두 가지 부정맥 치료약에 대한 임상 실험을 큰 규모로 하였는데, 새로운 부정맥 방지 약을 사용했던 집단에서 급성 심장사가 더 자주 일어나는 것을 알고 실험을 중지한 일이 있다. 심장병은 '지나치게 많이'가 원인이다. 따라서 '지나치게 많이'의 생활 습관을 바꾸어야 심장병에 근본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최근 관상동맥의 피의 흐름과는 별도로 심장근에 손상을 일으키는 또 다른 메커니즘이 발견되었다. 이 메커니즘 역시 생활 습관에 좌우된다. 아드레날린이나 스테로이드와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은 심장의 세포 수준에서 칼슘과 마그네슘의 통로를 열어 관상동맥을 수축시킨다.(카디젬이나 프로카디아와 같은 칼슘 차단제가 심장병 치료약으로 처방되는 이유는 바로 이런 까닭이다.) 심한 만성 스트레스는 심장근의 근섬유가 너무 강하게 수축되기 시작하여 이 근섬유의 정상적 조직이 붕괴됨으로써 심장근이 손상된다. 이러한 메커니즘을 '횡문근 수축 괴사', '근섬유 변성' 또는 '응고성 근세포 붕해' 라고 부른다. 이것은 심장근 병리 상태를 일으키는데, 이 상태가 되면 심장이 펌프질을 잘 할 수 없게 되어 심장마비가 일어난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요약하면 심장병은 기름기나 콜레스테롤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거나, 스트레스를 지나치게 많이 받거나, 담배를 지나치게 많이 피우거나 처럼 '지나치게 많이' 가 원인이다. 따라서 '지나치게 많이'의 생활 습관을 바꾸어야 심장병에 근본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사람의 몸은 알맞은 조건을 마련해 주면 스스로 병을 고치는 놀라운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몸이 신진대사로 처리해낼 수 있는 능력 이상으로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많이 섭취하여 이것들이 동맥벽에 쌓이게 된다. 게다가 우리는 만성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많은 사람이 하루 한두 갑의 담배를 피우면서 운동은 거의 않고 살아간다. 무언가 지나치다고 생각되는 자신의 행동을 하루하루 조절해나가면 이미 심장은 스스로 치유되어간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다행스런 것은 이러한 치유 과정이 우리가 지나친 것으로부터 벗어나야겠다고 다짐하는 순간부터 효과를 나타낸다는 점이다.
  "이 세상에는 단 두 가지의 비극이 있다. 바라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이 그 하나이고, 그것을 얻게 되는 것이 다른 하나이다." 오스카 와일드
  "풍족한 곳에 부족한 것이 있게 마련이다." 히포크라테스
  "욕구와 이것을 얻기 위한 싸움은 사람을 흥분시키고 영감을 준다. 그러나 승리의 순간 곧 공허함이 다가온다." 윌러엄 제임스
  "당신이 필요하다고 말할 때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은 외롭다는 거였어. 거짓말하고 있는 것 같지?" "누구도 외로움을 두고 거짓말을 하진 않아요." 도나 리드와 몽고메리 클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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