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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정보/버릇63

나도밤나무병 회의나 세미나에서 반대 의견이 많이 나오지 않는 이유도 나도밤나무병의 소치다. 나는 아닌 밤나무로 이의를 제거하기에는 용기가 필요하며, 자칫 그것이 심하면 이단시되고 소외당한다. '나도밤나무'라는 색다른 이름의 나무가 있다. 키가 훤칠하며 10미터쯤 자라는 데다 노란 꽃이며 붉은 열매가 고와 관상수로 심어지는 큰키나무다. 한데 잎이 밤나무잎과 비슷하다는 것만으로 나도밤나무가 된 것이다. 그 나무가 밤나무이고 싶은 것이 아니라 우리 한국 사람이 그 나무로 하여금 밤나무이게 하고 싶었기에 주어진 이름이다. 나도밤나무뿐 아니라 우리 한국의 초목 이름에는 '나도...'하는 동조성 이름이 한 유형을 이루고 있다. 나도냉이, 나도바람꽃, 나도생강, 나도송이풀, 나도박달, 나도미꾸리... 나도... 그것에 동조하여 .. 2020. 9. 30.
방울샘병 정치는 all of nothing이 아니라 alternative라고 말한 것은 처칠이다. 최선책 하나만을 들고 그것이 아니면 끝장이라는 것은 방울샘병이다. 항상 차선, 차차선책을 들고 꾸준한 횡적모색을 해야 한다. 옛날 시골에서는 올망졸망한 방울샘들을 흔히 볼 수가 있었다. 논물을 대기 위한 방죽이 오래 되면 흘러든 유사로 담수능력이 없어져 쓸모없게 된다. 그럼 몽리 농민들은 각자가 그 못 쓰게 된 방죽에다 올망졸망 샘을 파 사유화한다. 그 사유 샘들을 방울샘이라 한다. 몽리 농민끼리 서로 횡적으로 타협하여 준설을 하면 몽리수량도 많아지고 서로 좋을 텐데 몽리면적, 몽리거리 등 약간의 이해 때문에 타협 못하고 방울샘이 생겨나고 만다. 이 방울샘이 우리나라 도처에 있었다는 것은 바로 우리 한국 사람의 횡적.. 2020. 9. 30.
면형사고병 공시간, 공공간에서는 공무만을 집행하는 외국인에 비해 한국인의 공시간, 공공간에는 사무가 대거 침투하여 일 보아 가면서 커피를 마시고 기안하다 말고 다방에 가며...면형인 '하면서 주의'로 업무를 한다. 1. 선형사고와 면형사고 같은 생각에도 사고하는 것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사고가 독일말로 덴켄(denken)이라면 사색은 데젠(desen)이다. 덴켄은 논리의 선을 따라 차곡차곡 축적하여 결과에 이르는 선형(Lineal) 사고다. 흔히들 독일 사람들이 덴켄을 한다고들 한다. 독일의 가정 주부들 마저도 마치 생산 공장의 공정처럼 순서있게 선형으로 가사를 처리한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독일 주부들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덴켄식 가사운행을 한다는 데 예외가 없다 한다. 그 아침부터 밤까지의 차례를 옮겨 보면 .. 2020. 9. 30.
하향거부병 우리나라에서는 병신이 육갑을 한다면 욕이 되지만 구미 사회에서는 육갑을 짚을 줄 아는 병신이 육갑을 짚을 줄 모르는 성한 사람보다 높이 평가를 받는다. 하향 잘하는 구미인 서열이 사다리처럼 선명하게 정해져 있는 종구조 사회에서는 그 사다리를 꾸준히 기어오르려는 상향의식이 강해지는 반면에 그 상향역학의 반동으로 하향을 하지 않으려는 하향억제 역학이 또한 강하게 작동한다. 이 심리적 메커니즘이 한국인으로 하여금 하향억제 의식을 남달리 강하게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우리 옛날 벼슬사회에서 일품 벼슬인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 하던 사람이 이품 벼슬인 판서를 한 사람은 거의 없다. 또 이품 벼슬인 판서가 삼품 벼슬인 관찰사로 낙향한 경우도 거의 이례적이었다. 벼슬은 그만두고 헐벗는 일이 있더라도 또 모래에 혀를.. 2020. 9. 30.
서열병 우리 한국 사람에게 이토록 강한 서열의식이 체질화된 데는 우리 한국인이 고대부터 영위해 내린 생업이 강한 정착성을 요구했던 데에서 그 뿌리를 찾아볼 수가 있다. 사물사리의 서열파악 한국인은 모든 사물이나 사리를 서열적으로 파악해야만이 사고나 행동이 안정되는 성향이 있다. 서열의식이 비교적 강한 편이다. 평등한 남남끼리 만나더라도 한국 사람이 가장 먼저 상대방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은 신분과 나이다.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와 동시에 얼마나 높은 사람인가 알고 싶어한다. 왜냐하면 나의 신분과 그 사람의 신분과를 서열적으로 파악해야만이 '관계'가 안정되기 때문이다. 동창이면 선배인가 후배인가, 종씨이면 항렬이 위인가 아래인가를 알지 않고는 관계가 안정되질 않고 불안하다. 서열을 잡을 기준이 잡히질 않으면 대뜸 형.. 2020. 9. 30.
성차별병 석화로 불리는 굴은 달팽이처럼 암수 양성을 한 몸에 지니고 있는데 영양이 나쁘면 수컷이 되고 영양이 좋으면 암컷이 된다. 아이들의 지각은 무엇이 무엇에게 이기느냐 지느냐의 대결로부터 싹튼다고 한다. 그러기에 대부분의 부모들은 어느 시기의 아들 딸로부터 귀찮을 정도로 이 대결 질문을 받게 마련이다. 호랑이가 이기느냐 사자가 이기느냐, 미국이 이기느냐 소련이 이기느냐, 황금박쥐가 이기느냐 우주 아톰이 이기느냐, 6백만 달러의 사나이가 이기느냐 두개의 얼굴을 가진 사나이가 이기느냐.... 이런 정도의 질문은 그런대로 괜찮지만 대꾸하기 난처한 짝을 지어 묻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언젠가 잡지에 난 슈퍼 스타 박신자 씨의 사진을 보고 있던 아들놈이, "박신자가 이겨, 아빠가 이겨?" 하고 진지하게 물었다. 냉큼 대.. 2020. 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