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 정보/이야기46 사랑의 약속 사랑의 약속 그랜드 센트럴 기차역 안내 창구의 벽면에 붙어 있는 둥글고 큰 벽시계는 6분 전 여섯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제 막 기차에서 내린 키가 큰 공군 소위는 태양에 그을린 얼굴을 들어 눈을 가늘게 뜨고 정확한 시간을 확인했다. 가슴이 쿵쿵거리며 뛰기 시작했다. 소위는 뛰는 가슴을 억제할 수 없어서 약간 당황했다. 이제 6분 후면 그는 지난 13개월 동안 자신의 삶에 특별한 의미로 자리잡아 온 한 여성을 만나기로 되어 있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미지의 사람이지만 그녀가 보낸 편지들이 그와 함께 했고, 그녀의 마음이 언제나 변함없이 그를 지켜 주었다. 그는 가능한 한 안내 창구 가까이에 서 있으려고 노력했다. 많은 인파가 안내 창구의 여직원 앞에 몰려와 있었다. 블랜포드 소위는 특별히.. 2020. 4. 27. 한밤에 찾아온 손님 한밤에 찾아온 손님 사랑은 인간을 치료한다. 그것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양쪽 모두를. 그때 우리는 가족끼리 모험 여행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아내 주디트와 우리의 두 살 난 딸 라일라를 데리고 나는 캠핑용 소형 홈카를 한 대 빌려 멕시코의 바하 캘리포니아 지역을 여행하고 있었다. 여행이 거의 끝나갈 무렵, 그러니까 우리가 샌디에고로 돌아오기 전날 우리는 마지막 밤을 대자연 속에서 보내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해변 근처에 우리의 홈카를 주차시켰다. 한밤중에 주디트가 팔꿈치로 나를 찌르며 일어나라고 소리치는 바람에 나는 잠을 깼다. 처음 내 귀에 들려온 것은 시끄러운 소음과 몽둥이로 무엇인가를 강타하는 소리였다. 거의 방향 감각을 잃은 채로 나는 침대에서 뛰어내려 옷을 홀랑 벗고 자동차의 앞 유리창을 바라.. 2020. 4. 27. 두 가족 두 가족 금세기 초에 일본에서 이민온 한 가족이 샌프란시스코 근처에 자리잡았다. 그들은 장미 농장을 일구어 일주일에 세 번씩 이른 아침마다 장미꽃을 트럭에 싣고 샌프란시스코로 배달하는 사업을 정착시켰다. 또다른 가족은 스위스에서 이민온 사람들이었다. 그들 역시 장미 재배 사업을 했다. 이들의 장미꽃은 샌프란시스코 꽃시장에서 널리 알려져 두 가족은 웬만큼 성공을 거두었다. 거의 40년이 넘도록 두 가족은 이웃으로 살았다. 그리고 그 아들들이 농장을 물려받았다. 그러다가 1941년 12월 7일에 일본이 미국 진주만을 공격했다. 다른 식구들은 이미 미국인으로 귀화했지만 그 일본인 가정의 아버지만은 그때까지도 고집스럽게 일본 국적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 일본인 가족은 곧 강제 수용소로 끌려갈 처지가 되었.. 2020. 4. 27. 친절의 행위 친절의 행위 당신은 당신의 동료들을 위해 시간을 내야 한다. 설령 그것이 아무리 작은 일일지라도 다른 사람을 위해 뭔가를 하라. 그것을 하는 특권 외에는 아무런 보상도 바라지 않는 뭔가를. 미국 남북 전쟁이 한창일 때 에이브라함 링컨은 종종 부상 당한 병사들이 입원해 있는 병원을 방문했다. 한번은 의사들이 심한 부상을 입고 거의 죽음 직전에 있는 한 젊은 병사에게로 링컨을 안내했다. 링컨은 병사의 침상 곁으로 다가가서 물었다. "내가 당신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뭐 없겠소?" 병사는 링컨을 알아보지 못하는 게 분명했다. 그는 간신히 이렇게 속삭였다. "저의 어머니에게 편지 한 통만 써 주시겠어요?" 펜과 종이가 준비되었다. 대통령은 정성스럽게 젊은이가 말하는 내용을 적어 내려갔다. "보고 싶은 어머니,.. 2020. 4. 27. 세븐 일레븐에서 생긴 일 세븐 일레븐에서 생긴 일 몹시 추운 콜로라도 주 덴버 시의 겨울날 아침이었다. 날씨는 예측하기가 어려웠다. 먼저 따뜻한 훈풍이 불어와 눈을 녹이고는 모퉁이를 돌아 뒷골목과 낮은 지대를 지나더니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그런 다음에는 앙갚음을 하듯 혹독한 추위가 되돌아와 또다시 길과 지붕 전체를 하얗게 덮어 버렸다. 지난 번 돌풍에 휩쓸려 가지 않고 남아 있던 얼마 안 되는 것들마저 꽁꽁 얼었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은 얼음판 위에서 팔을 휘저으며 고꾸라지기 일쑤였다. 이런 날은 집 안에 있는 것이 제격이다. 코감기에 걸려 엄마가 끓여주는 따뜻한 수프를 기다리는 것이 어울린다. 그리고 뉴스로 가득한 라디오 방송을 들으면서 눈이 지붕 높이까지 내리는 그다지 나쁘지 않은 상상을 해보는 것도 좋으리라. 그날은.. 2020. 4. 27. 눈에 비친 자비심 눈에 비친 자비심 여러 해 전, 미국 북부 버지니아 주에서의 일이다. 어느 몹시 추운 저녁에 한 노인이 강을 건너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강은 무릎 정도의 깊이였지만 군데군데 얼어 있어서 함부로 건널 수가 없었다. 혹독한 추위 때문에 노인의 수염이 고드름처럼 얼어서 반짝였다. 춥고 지루한 기다림이 계속되었다. 살을 에는 듯한 북풍한설 속에서 노인의 몸은 점점 뻣뻣하게 얼어갔다. 그때 노인은 얼어붙은 길 저편을 질주해 오는 흐릿한 말발굽 소리들을 들었다. 일정한 간격으로 말을 탄 사람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말을 얻어타면 쉽게 강을 건널 수 있을 것 같았다. 노인은 초조해 하며 몇 명의 신사들이 말을 타고 모퉁이를 돌아오는 것을 지켜보았다. 하지만 첫 번째 사람이 앞을 지나가는 데도 노인은 도움을 청하려는.. 2020. 4. 27. 이전 1 ··· 3 4 5 6 7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