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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정보/이야기46

시험지에 쓰여진 글 시험지에 쓰여진 글 회색 스웨터가 토미의 텅빈 책상 위에 무기력하게 걸려 있었다. 방금 다른 학생들과 함께 교실을 나간 의기소침한 한 소년을 상징하는 물건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 교실, 이제 조금 있으면 최근에 별거를 시작한 토미의 부모가 와서 교사인 나와 면담을 하기로 되어 있었다. 갈수록 나빠지는 아이의 학업 성적과 파괴적인 행동에 대해 상의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토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내가 상대방 모두를 호출한 것을 모르고 있었다. 외아들인 토미는 늘 행복하고 협조적이며 뛰어난 학생이었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 급격히 학업 성적이 떨어진 것은 분명히 부모의 별거와 이혼소송에 따른 절망감 때문이었다. 이것을 어떻게 토미의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납득시킬 수 있을 것인가? 이윽고 토미의 어머니가 들어왔다.. 2020. 4. 27.
컴백홈 컴백홈 스페인의 어느 작은 마을에 호르게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어느날 밤 그는 사소한 문제를 갖고 자신의 어린 아들 파코를 심하게 나무랬다. 이튿날 아침 호르게는 파코의 침대가 텅 비어 있는 걸 발견했다. 아들이 가출를 해 버린 것이다. 후회하는 마음으로 호르게는 아들을 찾아 사방을 수소문하고 다녔다. 호르게는 자신의 아들이 세상의 어떤 것보다 소중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파코가 간 곳을 알 수 없었다. 마침내 호르게는 시내 중심가의 유명한 상점으로 가서 그 앞에다 큰 광고판을 써 붙였다. "파코, 집으로 돌아와라. 난 널 사랑한다. 내일 아침 여기서 만나자. 아버지가." 다음날 아침 호르게는 그 상점 앞으로 갔다. 그랬더니 그곳에 파코라는.. 2020. 4. 27.
삶을 위하여 삶을 위하여 오직 사랑을 가르치라. 왜냐하면 당신 자신은 곧 사랑이니까. 중에서 마지막 춤 어렸을 때 나에게 주어진 첫 번째 임무는 땔감으로 쓸 장작을 만드는 일이었다. 난 그 일을 좋아했다. 나는 아버지와 함께 숲으로 가서 적당한 나무를 골라 작업을 시작했다. 우리는 힘센 벌목꾼들처럼 하루 종일 함께 일했다. 우리의 가정과 집안의 여자들을 따뜻하게 보호하는 것이 아버지와 내게 주어진 신성한 의무였다. 그렇다. 아버지는 일찍부터 나에게 가족을 보호하고 돌보는 사람이 되는 법을 가르치신 것이다. 그것은 아주 기분좋은 느낌이었다. 아버지는 종종 내가 커다란 나무둥치를 적어도 500번이상 도끼질을 해야 장작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셨다. 아, 난 그 숫자를 넘기지 않으려고 얼마나 열심히 도끼질을 했던.. 2020. 4. 27.
어느 트럭 운전사의 마지막 편지 어느 트럭 운전사의 마지막 편지 증기선이라는 특이한 이름을 가진 그 산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산이다. 그래서 알래스카 고속도로를 오가며 화물을 운반하는 트럭 운전사들은 존경심을 갖고 그 산을 대한다. 특히 겨울철에는 산을 휘돌아가는 온갖 커브길과 비탈길들이 얼음에 뒤덮이고, 도로 옆에는 까마득한 절벽이 도사리고 있다. 수많은 트럭 운전사들이 그 길에서 목숨을 잃었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마지막 운행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어느날 화물 트럭을 몰고 그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에 나는 캐나다 산악 경찰대와 마주쳤다. 거대한 기중기가 동원되어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 추락한 트럭 한 대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나는 도로 옆에 차를 세우고 나서, 부서진 트럭이 서서히 시야에 올라오는 것을 말없이 .. 2020. 4. 27.
황금 종이학 황금 종이학 종이 접기 공예의 지도 교사로 위스콘신 주의 밀워키에 있는 평생 교육원에서 사람들을 가르치고 있는 아트 뷰드라이는 어느날 밀워키 대형 백화점에서 전시회를 갖게 되었다. 그는 전시장에 들른 사람들 모두에게 선물할 수 있도록 종이학 2백 개를 접어갖고 가기로 계획했다. 그런데 전시회가 열리기 하루 전날 이상한 어떤 일이 일어났다. 그의 내면에서 어떤 목소리가 금박 종이를 찾아 황금 종이학 하나를 접으라고 지시하는 것이었다. 처음엔 그것을 무시했지만 그 이상한 목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기 때문에 아트는 집에 갖고 있는 종이 재료를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마침내 구겨지지 않은 금박 종이 한 장을 찾아냈다. 그러면서도 아트 뷰드라이는 자기 자신에게 이렇게 반문했다. '내가 왜 이런 일을 하는 .. 2020. 4. 27.
단순한 말 단순한 말 삶의 가장 큰 행복은 우리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믿음으로부터 온다. 아침에 새로 피어난 꽃은 누가 봐도 아름답다. 나는 가끔씩 이른 아침에 정원으로 나가서 완벽하게 핀 장미꽃 한 송이나 다른 꽃들을 한 묶음 꺾어 이웃과 친구들에게 선물하곤 한다. 그날 아침도 나는 줄기가 긴 장미꽃들을 꺾어 향기로운 꽃 묶음 하나를 만들었다. 그것을 집안에 꽂아놓고 감상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찰나에 문득 어디선가 이런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을 너의 친구에게 주어라." 그 목소리가 어디서 들려온 것인지 모르지만 아무튼 나는 그 충고에 따르기로 했다. 그래서 나는 곧장 집안으로 들어가 화병에 그 장미꽃을 꽂았다. 그리고는 작은 쪽지에 라고 적었다. 나는 장미 화병을 들고 나의 이웃이자 가장 가까.. 2020. 4.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