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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정보/이야기46

전부 무료 어느날 저녁 내 아내가 저녁 준비를 하고 있는데 우리의 어린 아들이 부엌으로 와서 엄마에게 자기를 쓴 글을 내밀었다. 아내는 앞치마에 손을 닦은 다음에 그것을 읽었다. 거기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잔디 깎은 값 5달러 이번 주에 내 방 청소한 값 1달러 가게에 엄마 심부름 다녀온 값 50센트 엄마가 시장간 사이에 동생 봐준 값 25센트 쓰레기 내다 버린 값 1달러 숙제를 잘한 값 5달러 마당을 청소하고 빗자루질을 한 값 2달러 전부 합쳐서 14달러 75센트 아내는 기대에 차서 바라보는 아들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나는 아내의 머릿속에 어떤 생각들이 스쳐 지나가는지 알 수 있었다. 이윽고 아내는 연필을 가져와 아들이 쓴 종이 뒷면에 이렇게 적었다. 너를 내 뱃속에 열 달 동안 데리고 다닌 값, 무료. 네가 .. 2020. 4. 28.
일하는 남자 나는 누군가 얘길 나눌 때 몰래 엿듣는 사람이 결코 아니다. 그런데 어느날 밤 늦게 현관에 들어서는데 아내가 막내 아들을 부엌 식탁에 앉혀놓고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현관에 서서 조용히 그들이 하는 대화으로 엿듣게 되었다. 대화의 내용으로 보아 아마도 몇몇 아이들이 우리집에 놀러 왔다가 자기들의 아버지의 직업에 대해 자랑을 한 모양이었다. 다들 큰 회사의 사장들이었다. 그리고 나서 아이들은 우리의 아들 보브에게 물었다. "너의 아빠는 어떤 멋진 직업을 갖고 있지?" 보브는 시선를 내리깔면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아빤 그냥 노동자이셔." 아내는 아이들이 다 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우리의 막내 아들을 불렀다. "아들아, 엄마가 너한테 할 말이 있단다." 아내는 아들의 보조개 있는 뺨에 입.. 2020. 4. 28.
최고의 선물 우리는 아이들에게 반복해서 물건의 가격은 중요한 게 아니며 중요한 것은 마음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아버지가 비싼 새 물건에는 신나하면서 작은 손과 큰 가슴으로 정성들여 만든 사랑의 근원적인 징표를 무시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비싼 새 자전거나 CD플레이어를 사주는 손보다 오히려 그 작은 손이 아버지에 대해 훨씬 더 깊이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몰라 준다면 아이는 상처받을 수밖에 없다. 내가 문제에 직면한 것은 크리스마스가 되었을 때였다. 우리집 아이들은 학교에서 열린 벼룩시장에서 선물을 사기로 했다. 벼룩시장에는 일반 가게에서도 구할 수 없는 독특한 상품들이 많다. 그리고 물건들이 값이 싸기 때문에 아이들이 좋아한다. 아이들은 나를 위해 선물을 샀다. 그리고 내가 무엇을 받을 것인가에 대해 끝.. 2020. 4. 28.
어린시절의 상처 누나의 생일이었다. 소년이 가진 돈은 2달러가 전부였다. 그래서 소년은 세일 판매를 하는 잡화점에서 누나에게 줄 선물을 사기로 했다. 아이는 상점 안을 몇 바퀴나 돌았지만 별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아주 특별한 선물이어야만 했다. 아이는 마침내 선반 위에 있는 물건을 발견했다. 매우 눈길을 끄는 물건이었다. 그것은 멋지게 생긴, 플라스틱으로 만든 풍선껌 기계였다. 안에는 밝은 색깔의 풍선껌이 가득 들어 있었다. 아이는 그것을 사갖고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누나에게 당장이라도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용감하게 그 충동을 억제했다. 드디어 누나의 생일이 되었다. 누나는 또래 친구들이 참석한 생일파티에서 자신에게 들어온 선물상자들을 풀기 시작했다. 각각의 포장을 풀 때마다 누나는 기뻐서 환성을 질렀다. 그리고 .. 2020. 4. 28.
장난감 공룡을 옷에 꽂고 다니는 이유 장난감 공룡을 옷에 꽂고 다니는 이유 어린아이와 함께 있으면 영혼이 치료된다. 한 회사의 대표이고, 존경받는 한 집안의 가장인 남자가 왜 창피한 줄도 모르고 자신의 양복 옷깃에 장난감 공룡을 꽂고 다니는가? 어느날 내가 볼 일이 있어서 급히 차를 몰고 나가려는 데 내 아들이 작은 손을 내밀며 달려왔다. 아이는 얼굴에 미소를 짓고, 두 눈빛이 작은 흥분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내가 차 유리문을 내리고 쳐다보자 아들이 말했다. "아빠에게 드릴 선물이 있어요." "정말로?" 나는 흥미를 가장하며 말했지만, 내심으론 시간이 늦어지는 것 때문에 초조해졌다. 서둘러 떠나야 한다는 생각밖에 머릿 속에 없었다. 그런데 아이는 천천히 손가락을 펴서 여섯 살짜리의 보물을 내보였다. "아빠에게 주려고 이걸 가져왔어요." 그 .. 2020. 4. 28.
누가 이것을 발견하든지 도시의 어느 조용한 거리를 키 작은 노인이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가을 오후였다. 낙엽들은 그에게 지나간 다른 여름들을 생각나게 했다. 이제 이듬해 유월이 올 때까지 그는 또다시 길고 고독한 밤들을 보내야만 했다. 그때 고아원 근처의 낙엽들 사이에서 종이 쪽지 하나가 그의 눈에 띄었다. 노인은 몸고 숙여 떨리는 손으로 그것을 주워들었다. 어린 아이의 글씨체로 쓰여진 그 글을 읽으면서 노인은 눈물이 글썽거렸다. 그 단어들이 하나씩 그의 마음을 울렸다. 쪽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누가 이것을 발견하든지, 난 당신을 사랑해요. 누가 이것을 발견하든지, 난 당신이 필요해요. 난 얘기를 나눌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그러니 누가 이것을 발견하든지, 난 당신을 사랑해요." 노인은 눈을 들어 고아원을 두리번거렸.. 2020. 4.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