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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와의 대화44

30,아이가 우는 것은 정상이다 아이들이 우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진찰할 때나 치료할 때 유난히 우는 아이들은 의사들을 당황하게 만든다. 그러나 그런 기분이 의사로서의 직책을 수행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는 한, 해로울 건 없다. 어떤 의사는 아이가 우는 것이 너무 측은해서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심하면 아이가 우는데 대해 죄책감을 갖는 경우도 있다. 물론 무섭고 아프기 때문에 우는 아이에겐 안심을 시키고 또 가급적이면 불안을 덜어주는 게 좋다. 그러나 달래도 우는 아이라면 상관말고 해야 할 처치를 다 끝내야 한다. 아이들은 단지 무섭고 아프기 때문에 우는 것이다. 그 이상 어떤 것도 아니다. 아플 때는 자기 나이보다 더 어리게 행동할 수도 있겠지만, 자기 나이에 맞게 행동하는 그런 아이일 뿐이다. 아프고 두려운데도 .. 2020. 6. 3.
29.아이들은 의사를 무서워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의사에 대해 낯선 사람 이상의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아이들이 의사를 무서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긴 하지만, 주시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어린이에게 의사는 단지 낯선 사람이기보다는, 무섭고 아픈 주사를 놓는 나쁜 사람이다. 불행히도 어린이의 이런 공포증은 부모들의 태도에서도 비롯된다. 말 안 듣는 아이를 꾸짖거나 우는 아이를 달래는 방법으로 흔히 엄마들은, "순경이 잡으러 온다", "도깨비한테 혼난다", 혹은 "의사 선생님이 아픈 주사를 놓으러 온다"고 위협한다. 이런 말들은 일시적인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나중에 그 아이가 자라 꼭 필요한 치료를 받아야 할 때 의사가 무섭다는 이유로 그 자리를 피해 버리는 일을 만들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아이들이 의사를.. 2020. 6. 3.
28.말하는 것과 대화는 다르다 두서너 살 된 어린이의 경우,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기 시작하면 유아기와는 상황이 아주 달라진다. 말을 이해하기 시작하면 유아기와는 상황이 아주 달라진다. 말을 하게 되었기 때문에 의사와의 대화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 나이의 아이들은 유아기 때와 마찬가지로, 낯선 사람에 대한 강한 두려움을 갖고 있을뿐더러 과거의 경험을 통해서 의사를 더욱 무서워하기 때문이다. 말이 통하니까 무엇인가를 알아들을 수 있고, 또 설명해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의사로서는 한결 수월할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의사에 대한 두려움이 대화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그 다음 난점은 이 시기의 아이들은 무슨 말이든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마루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행동도 액면 .. 2020. 6. 3.
27.느낌으로 이해하는 아기 환자 두 돌이 되기 전의 유아는 말을 하지 못한다. 그러나 의사는 그 아이에게 말을 해야 한다. 비록 아기가 말을 이해하지는 못한다 해도 목소리를 통해 말의 뜻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의사는 아기에게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해야 한다. 유아는 말 대신 대화 중 비언어적 요소들의 의미를 감지한다. 이것이 어린아이들의 특징이다. 즉, 말을 하거나 다른 사람의 말을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예민하게 감지하는 것이다. 이런 감지력이 언제나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항상 활동하고 있고, 다라서 아이의 앞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 또한 이때 유아가 감지해 낸 의미는 어른이 의도했던 것과 다를 수도 있다. 실제로 유아가 관찰해 낸 구체적인 의미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 2020. 6. 3.
2.어린이 환자를 위하여 아른 어린이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른들에게선 느낄 수 없는 어려움에 부딪치게 된다. 대부분의 어른들은 아이들과 이야기하는 것에 익숙치 못해 실수를 저지르게 마련이다. 어린이와 이야기를 잘 나누기 위해서는 어른과는 다른 그들만의 생각과 세계를 우선 잘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어린이의 나이에 따라 대화의 방법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어른이라면 한두 살 차이는 물로. 스무 살 차이가 나는 경우에도 크게 다를 바가 없지만 아이들의 경우 한두 살 차이에도 아이를 대하는 자세며 표정, 어투까지 세심하게 주의하여 아이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2020. 6. 3.
26. 성, 그 쉽지 않은 이야기 이 책의 초판에서는 성에 관해 따로 이야기하지 않았었다. 책 전체에 걸쳐 자유롭게 언급이 되어 있으므로 특별히 논의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현대 섹스 혁명과 진료실에까지 찾아든 성 개방의 물결을 고려하여, 성에 관한 내용을 따로 마련하여 몇 가지를 덧붙였다. 섹스 혁명의 가장 충격적인 면은 그것이 가히 혁명이라는데 있다. 그것은 점진적인 성의 해방, 개방, 자유가 아니다. 성에 대한 새로운 태도나 해방은 성의 자유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만 해당하는 말은 아니다. 우리는 좋던 싫던 간에 변화의 물결에 휩싸여 있고, 변화가 계속됨에 따라 우리 역시 계속 그 영향을 받고 있다. 섹스 혁명은 진료실에서라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오늘의 환자는 어제의 환자와 다르다. 그들은 성에 대해.. 2020. 6.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