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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정보/상식137

자궁 나는 아랫배의 인대로 매달려 있는 연분홍빛 근육질 주머니이다. 나는 대충 조그마한 배의 모양을 하고 있으며, 무게는 약 60g이다. 나를 아기집이라고 부르는 것은 가정 적절한 표현이기는 하나 그것은 나의 진가를 제대로 평가한 명칭이라고는 할 수 없다. 왜냐하면 나는 우주의 신비의 극치라고 할 만한 일을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보이지도 않는 몇 개의 세포 송이를, 그것이 수조 개의 세포 복합체 즉, 새로운 한 인간이 될 때까지 보살핀다. 나는 제인의 자궁이다. 새 생명이 자랄 아늑한 방 구실을 하는 일쯤 대단치 않은 일로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그 일은 어마어마하게 복잡한 일이며 또 대단히 짜증스러운 작업이다, 사춘기로부터 폐경기에 이르기까지, 매달 나는 임신을 준비하는 정교한 의식을 치른다.. 2020. 8. 22.
췌장 나는 큰 개의 혀와 크기나 모양이 비슷하다. 길이는 15cm, 색깔은 회색이 도는 핑크색, 무게는 약 85g이다. 나는 간, 신장, 대장 등의 기관이 비좁게 자리잡고 있는 조의 복부 깊숙이(위의 뒤쪽, 척추의 앞쪽) 들어 있는 췌장이다. 나는 매우 바쁜 기관이다. 내가 생산하는 효소들이 없으면 조는 산더미 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영양실조에 빠질 것이다. 그가 눈까풀을 깜박일 때마다, 또 그의 심장이 고동칠 때마다. 세포들이 에너지를 공급해야 하는데 나는 세포의 불이 잠시도 꺼지지 않게 연료를 공급하는 데 한몫을 하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나는 하나의 보자기에 싸인 두 개의 선이다. 나는 조의 혈류 속으로 흘러 들어가는 두 가지 중요한 호르몬을 생산한다. 나의 글루코스 즉 혈당은 에너지의 주공급원인 세.. 2020. 8. 22.
조는 그의 치아, 머리털, 폐, 심장 등에 대해서는 신경을 많이 쓰지만 나의 존재에 대해서는 거의 의식을 하지 않고 있다. 나는 조의 간이다. 그가 나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는다면 나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그려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흔히들 짐작하는 그대로 생겼다. 나는 조의 몸 속에 있는 가장 큰 기관이며 무게는 1.4kg이나 된다. 갈빗대의 보호를 받고 있는 내가 조의 복부 오른쪽 윗부분을 거의 채우고 있다. 외모는 별나게 생겼지만 나는 조의 기관들 중에서 가장 솜씨가 뛰어난 존재이다. 복잡하다고 일컬어지는 심장이나 폐도 나의 복잡성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나는 500가지 이상의 일을 하는데, 만약 내가 그 중의 한 가지만이라도 실수한다면 조는 장례식 준비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나는 .. 2020. 8. 22.
나는 조의 몸 속에 있는 미운 오리새끼이다. 다른 기관들은 아주 겸손하게 처신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꾸르륵꾸르륵 소리를 내서 그를 당황케 하는가 하면 경련을 일으키기도 하고 너무 과도하게 활동하는가 하면 또 어떤 때는 활동을 너무 안하기도 한다. 나는 이런 방법으로 조에게 나의 존재를 끊임없이 인식시킨다. 나는 길이가 8m인 조의 장관이다. 조는 나를 그의 몸 속에 코일처럼 감겨 있는 관쯤으로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나는 그렇게 간단한 존재는 아니다. 정교한 식품가공공장이라고 하는 것이 나에 대한 가장 적합한 표현일 것이다. 조는 자기가 나를 먹여 살리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내가 그를 먹여 살리고 있다. 그가 먹는 대부분의 음식물들은 그의 혈류 속으로 직접 섭취되면 방울뱀의 독처럼 치명적인 결.. 2020. 8. 22.
조는 그의 몸 속에 있는 어떤 기관에 대해서보다 나에게 더 많은 신경을 쓴다. 그는 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은 나는 하나의 편리한 도구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나는 내가 없으면 조가 하루에 여섯 번 또는 그 이상 식사를 해야 할 것을 세 번으로 지낼 수 있게 해주는 음식 저장고에 지나지 않으며 소화에 관한 한 소장이 진짜일꾼이다. 나는 조의 위이다. 나는 단백질에 작용해서 그것을 폴리펩타이드로 분해한다. 그러나 이 일마저도 최종 마무리작업은 장이 해낸다. 장은 탄수화물과 지방질, 그리고 그 밖의 음식물들도 처리한다. 유감스럽지만 나는 그다지 매력적으로 생기지는 못한 것 같다. 나의 겉모양은 번들번들한 핑크색이고 안쪽은 미끈미끈한 벨벳천을 구겨 놓은 것처럼 생겼다. 갈빗대 아래쪽 복부에 구겨 .. 2020. 8. 21.
인후 조가 아침식탁에서 "잘 잤니" 하고 아침 인사를 할 때 그 소리를 내는 데 필요한 기계적 및 전기적 작용과 복잡한 통제기능은 우주선의 복잡성을 무색하게 한다. 조가 음식물을 한 숟갈 삼킬 때에도 정확한 시간에 맞춰 또 다른 일련의 작용이 일어나면 그 정확성 여하에 따라 조는 살 수도, 죽을 수도 있다. 내가 이러한 경이로운 일을 맡아 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조는 나를 코와 폐, 입과 위를 연결하는 불그스레하고 짤막한 호스쯤으로 생각한다. 대개 그는 내가 아플 때에나 나를 의식한다.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써서 나를 그저 조의 인후라고 부르기로 하자. 정원에 물이나 주는 호스라고? 천만의 말씀! 나로 말할 것 같으면 화물의 기체, 액체, 고체로 분류하고 그 분류에 따라 화물을 운반하도록 설계된 정교.. 2020. 8.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