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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정보436

남이 하니까 나도 하는 버릇 남이 하니까 하는 의식은 이 유성에서 탈락되거나 소외되지 않기 위한 존재에의 안간힘이기도 한 것이다. 곧 유성의 생활이 철칙이 된 것이다. 어느 날, 국민학교 5학년에 다니는 아들놈이 전자 손목시계를 사달라고 정식으로 요구해 왔다. 평소에 저 하고 싶은 일에 자중하고 먹고 싶은 것 사먹으라고 돈 백 원 주어도 잘 받지 않던 놈이기에 이 요구가 이질적으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아이들이 제 욕심을 말할 때면 나타나게 마련된 아양이나 응석도 없이 정색을 하고 불쑥 요구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네 나이에 시계는 필요없다고 타이름으로써 이 요구를 거절했다. 집에 있을 때는 벽시계가 있고 학교에 가면 종을 쳐서 시간을 알려 주기 때문에 너는 시계가 없어도 불편이 없다는 것을 설득시킨 것이다. 그러나 이 아들놈은 .. 2020. 9. 26.
새것을 좋아하는 버릇 어느 한 사람이 입었거나 손때가 묻은 것은 하나의 물질이 아니라 그 사람의 영물이며 이 정령적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려는 의식을 지녔기 때문이다. 미장원이나 미용실하면 여자들만이 가는 금남의 영역이었다. 한데 근간 보도된 바로는 서울의 번화가에 있는 미장원이나 미용실에 남자들이 많아 드나들어 여자만의 영역이 아니게 되었다 하다. 지금 여기에서 남성의 중성화, 여성의 중성화를 거론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도시에서의 미장원이라는 금남 영역에 남자가 드나들어 중성화하기 시작한 것은 1__2년밖에 안 된다. 그리하여 지금은 '유니섹스 뷰티살롱'이라 하여 남자의 이발은 여자의 미장원에 가서 하는 것이 상식이 되어 있고, 따라서 미국 주요 도시의 도심지에는 남자 전용의 이발소가 자취를 감추고 있었다. 홍, .. 2020. 9. 26.
불구자를 얕보는 버릇 한국에서 오체구족이 아닌 불구자는 도태요소이지만 미국사회에서는 공존요소가 된다는 것은 그 사회가 다극상 사회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몇 차례 파티에 낙 느낀 것 가운데 하나로 그 파티에 참석한 신체장애자의 태도와 신체장애자를 둔 비장애자 태도가 우리 한국의 그것과 판이하게 달랐다는 점이다. 유별나게 발을 저는 절름발이 학생이 다른 학생들과 어울려 왕성하게 열띤 토론을 하고 있는 것은 인상적이었다. 서 있을 수가 없기에 그 절름발이 학생과 의논하는 학생은 그 앞에 허리를 굽히거나 의자를 끌어당겨 놓고 삿대질을 하며 열을 올리고 있었다. 불구자에게 너무하지 않나 하고 비정적인 느낌이 든 것도 어디까지나 느끼는 자가 한국 사람이기 때문인 것이다. 한쪽 발이 없는 사람은 한쪽 발이 없는 사람일 뿐 그 이상 그 .. 2020. 9. 26.
헐뜯기 좋아하는 버릇 모나지 않는 평균인간으로서 공존하고 싶은데 누군가가 그 평균성을 벗어나려 하면 발을 끌어내려 평균층에 있게 하려는 심리 취향이 곧 시기 질투로 발전한다. 옛 남도 농촌의 사투리에 '세덧이 있다'느니 '세덧이 있어야 한다'느니 하여 부녀자의 인덕을 말할 때 '세덧'이란 말을 잘 썼다. 세덧이 있는 마님하면 인덕이며 인성을 갖춘 마님이란 뜻이다. 시집갈 때 가난한 친정 부모가 딸에게 해줄 것이 없으면 세덧밖에 해줄 것이 없다고 말한다. 세덧은 세덕(삼덕)을 잘못 발음한 것이 아니다. 바로 이 세덧이란 말 가운데 우리 한국인의 아름다운 의식이 전통적 구조로서 존재해 내린 것이다. 세덧은 셋을 더한다는 뜻이다. 밥을 지을 때 식구 수만큼 쌀을 되어 남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짓는 것이 상식이다. 이를테면 열 식구면.. 2020. 9. 26.
본심을 숨기는 버릇 한국인은 대체로 본심을 숨기는 은폐의식이 강하며, 이 적정한 은폐를 해야만이 인간관계를 모나지 않고 원활하게 유지시킬 수가 있었던 것이다. Yes but no 프랑스 인 부인과 같이 사는 한 교수 친구가 있다. 자주 만나는 친한 친구가 아니고 길가에서 우연히 만나면 한 잔을 하는 정도의 그런 친구였다. 어느 날 우연히 길가에서 그 교수를 만났다. 외국인 부인과 같이 살기에 그에게 묻는 형식적인 안부로서 부인과의 사이는 원만한가 하고 묻게 마련이다. 한데 그 사이가 어긋나 부인은 본국으로 돌아가 버렸고 현재는 별거 중이라는 것이었다. 술이 얼근하게 취하자 그는 부인과 틀어지게 된 몇 가지 심층 이유를 이야기해 주는 것이었다. 언젠가 부인과 같이 참석한 파티석상에서 학생시절의 주임교수 내외분을 만났다. 이미.. 2020. 9. 26.
눈앞만 보는 버릇 앞을 못보고 또 말초적인 이같은 한국인의 성향에는 여러가지 복합 이유가 있겠지만 맨 먼저 만성결과주의의 병인으로서 한국의 풍토에 지속성이 없다는 것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한치 눈앞을 못 본다는 말도 있듯이 한국인의 결점으로 바로 눈앞의 일만 보고 행동한다든지 무슨 일을 할 때 먼 앞을 보지 않고 우선 편리한 대로 오솔길을 찾는 버릇이 곧잘 지적되고 있다. 런던에서 양말 하나 사고 싶어 조그마한 가게에 들어간 일이 있었다. 진열장 속에 쌓여 있는 양말 가운데 맘에 드는 회색 양말 하나를 손가락질 했다. 나는 한국에서처럼 그 점원 아가씨가 그 지적한 양말을 꺼내 줄 것으로만 알았다. 한데 내 기내와는 달리 이 아가씨 꺼내 줄 생각은 않고, "발 사이즈가 얼마입니까."고 묻는 것이었다. 비단 나뿐만이 아니.. 2020. 9.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