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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정보436

신용을 지키지 못하는 버릇 한국 사람은 신기한 것을 보면 맨 먼저 손으로 만져보고 싶어 한다. 만져봐야만이 그 존재가치가 확인되는 이 피부감촉적 사고의 무의식적인 발동 때문이다. 뉴욕의 관광 코스에 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인 영국 성공회 사원이 꼭 끼어 있다. 이 사원에 대한 관광안내서를 보면 이 사원이 착공된 것 1775년으로 돼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영조 말년으로 그 몇 년 전에 사도세자가 뒤주 속에서 살해된 해이다. 그런데 그때 착공했다는 그 사원이 아직도 준공하질 않고 지금도 짓고 있다고 안내서에 적혀 있다. 사도세자가 뒤주 속에서 죽은 지가 언제인데 지금까지 준공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우리 감각으로는 도저히 가늠이 가지 않는다. 1979년에 우연히 그 사원 앞을 지나다가 그것이 사실인가 알고 싶어 한 번 들렀던 일이 .. 2020. 9. 26.
매사에 표변하는 버릇 설악산에 폭설이 왔다는 뉴스를 듣다가 갑자기 구봉서의 코미디가 나오는가 하면 "함께 춤을 추어요"하는 노래가 나온다. 어느 일요일, 집에 들어박혀 아이들이 노는 것을 유심히 본 적이 있다. 일부러 보려 했던 것이 아니라 유심히 봐주지 않을 수 없게끔, 노는데 일정한 계속성을 지녔기에 주의를 끌었다는 편이 옳을 것이다. 야구한다고 글러브와 방망이를 갖고 나갔던 놈이 30분도 못 되어 돌아왔다. 친구를 불러내는 시간 또 오가는 시간을 제외하면 겨우 15분도 못 놀았다는 계산이 된다. 돌아와서는 모형만들기 공작을 한다. 그 역시 15분 남짓하고는 턱을 괴고 엎어져 텔레비전을 본다. 대체로 어느 한 행동을 두고 15분 이상을 지속한다는 법이 없이 잘도 표변했다. 이것을 눈여겨 보고 나니 어느 한 소문난 과외 선.. 2020. 9. 26.
기다리지 못하는 버릇 거리를 걷는 그들의 걸음새가 안단테의 황새 걸음이라면 한국인의 걸음걸이는 비바체의 뱁새걸음이다. 우리 한국인이 열을 서서 기다리지 못하고 열 서는 것을 포기하거나 새치기하거나, 질서를 문란케 하는 통성은 바로 결과주의가 그 심리적 원흉 가운데 하나랄 수 있다. 줄서서 기다려 질서를 지킨다는 것은 과정이요, 표를 사거나 차를 잡아 탄다는 것은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 '점'을 빨리 얻고자 '선'을 못 기다리기에 공중질서가 엉망이 되곤 한다. 시애틀 국제공항에서 미국 국내항공인 아메리칸 에어라인을 잡아타고 그날 밤까지 워싱턴에 도착하지 않으면 안 되게 돼 있었다. 시애틀 공항은 구내가 복잡하기로 소문나 있으며 특히 구내 전동차의 안내표지판이 없어 초행자는 당황하기 마련이다. 시행착오의 실험이라도 당하는 쥐처럼.. 2020. 9. 26.
형식갖추기를 좋아하는 버릇 학교를 나오면 책과 멀어진다는 점을 들고 있는데 그것은 졸업장이 결과요, 결과만 얻으면 그만이라는 결과의식의 소치인 것이다. 과정주의 사회에서는 졸업장이나 학위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내용보다 우선 결과를 얻어 놓고 보려는 심성이 한국인을 형식주의로 만들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곧 형식주의의 어머니가 결과의식인 것이다. 한국인의 고급품 지향이나 외래품 지향도 바로 이 결과의식을 온상으로 한 형식주의의 소산인 것이다. 고급품에는 값이 비싼 만큼 그 고급품에 따라 다니는 스테이터스 이미지가 있다. 이를테면 미국에서 연봉 10만 달러 이상 벌이가 있는 사람들이 로렉스 시계를 찬다든가.... 한데 우리 한국 사람은 그만한 스테이터스 이미지를 얻기 위한 과정은 거두절미하고 그 결과만을 잘라 차지하려 한다. 곧.. 2020. 9. 26.
사진찍기 좋아하는 버릇 해수욕장에서 종종 목격하는 일이지만 젊은 아가씨들이 아름다운 해수욕복을 입고서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만 찍고 돌아갈 뿐 해수욕을 하지 않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서양 사람들이 나들이하는데 있어 카메라가 있으면 나쁘지는 않지만 필수의 물건은 아니다. 우리 나라의 나들이에 있어 카메라는 필수적인 휴대물이 돼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미국의 해외 취업자들이 가장 먼저 사는 것이 자동차라는데, 한국의 해외 취업자들이 가장 먼저 사는 것은 카메라라 한다. 그리하여 해외 취업자들이 고국에 돌아올 때는 어깨에 x자로 가로세로 카메라며 녹음기류를 주렁주렁 매달고 오는 광경은 적이 한국적이다. 라디오에 버금갈 만큼 카메라의 보급률을 가진 나라도 일본과 한국정도라고 들었다. 카메라를 좋아하는 이 공통심리는 명소나 명승지에서.. 2020. 9. 26.
매사에 서두는 버릇 결과는 과정 끝에 있는 '점'이요, 과정은 그 결과에 이르는 '선'이다. 가급적 선을 생략하거나 단축하거나 비약해서 점을 얻으려는 것이 결과주의다. 우리 한국인은 어떤 결과를 얻기 위해 너무 서두르는 버릇이 있다. 물론 결과를 얻기 위해 일을 한다는 데는 동서양이 다를 것이 없다. 그 결과를 얻는데 거쳐야 할 과정을 성실히 밟는 것을 과정주의라 하고, 그 결과에 너무 집착, 과정을 조금만 밟거나 날리거나 새치기하여 결과를 빨리 얻으려는 것을 결과주의라 한다면 한국 사람은 결과주의편에 속한다. 그래선지 우리 한국인은 무슨 일이든 빨리 할수록 미덕이요, 선이며, 가치를 이룬다. 잠을 빨리 자고, 빨리 일어나며, 심부름을 빨리 하고, 쇠뿔을 단김에 빼는 것은 모르나, 밥도 빨리 먹으라 하고, 공부도 빨리 하라.. 2020. 9. 26.